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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어린시절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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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909 회 작성일 24-03-29 15:3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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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보는 글이네요^^
밑에 어떤 님의 추억글을 보다 어린시절 일이 떠올라서 끄적여봅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때였더랬죠. 당시 저보다 두 살 많던 여친이랑 한참 좋아죽고못살게 사귀던 때였는데요, 아마 연말 즈음이었을겁니다. 동네 불알친구 한놈이 애인이랑 헤어져서 정신못차리고있던때라 시기도 시기인 만큼 외롭지않게 달래주려고 부어라마셔라 하루 날잡고 올나이트를 달렸죠. 한참 친구넘이랑 마시고있는데 여친에게 삐삐가 온겁니다. 여친도 친구들이랑 한잔하고 기분이 좋아졌는지 혀꼬부라지는 소리로 자갸 사랑해 보고시포 뭐 이러길래 어차피 둘다 시내에 있었던 차라 바로 여친이랑 만나서 이번엔 셋이서 또 열심히 마셔댄거죠.
어느새 밤이 깊어 술집영업시간이 다 되고(당시엔 심야영업이 금지였거든요) 아마3차나 4차쯤 되는 술자리를 찾아 관광특구지역이라 심야영업제한이 없던 유성 충남대쪽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왠걸 택시비 털고나니 도저히 술집가서 마실만치 술값이 안나오는겁니다.
뭐 좀 걸어가면 여친 자취방이 있으니까 거기 가서 소주나 몇병 더 까자하고 셋이 좋다고 노래부르면서 여친집에 도착했는데 또 이번엔 집에 남아있는 술이 없네요.
나가서 소주 몇병 사와야되는데, 동네지리를 전혀 모르는 친구넘은 못보내고 밤중에 여자혼자 보낼수도 없고 그렇다고 친구넘 혼자 남의 집에 남겨놓고 둘이 갔다올수도 없고 결국 저혼자 나가서 술을 사오기로 했죠.
혼자 가게까지 가서 소주 서너병을 사갖고 여친집엘 왔는데, 방문밖에서 신발을 벗을라는데 안에서 신음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술도 잔뜩 먹었겠다, 순간 뚜껑이 확 열려서 방문을 걷어차고 안으로 뛰어드니(웃기는게 안으로 미는 문이 아니라 밖으로 당기는 문이라 문이 아예 경첩채 부숴져버렸죠ㅋ) 두 년놈이 한참 붙어먹고 있는겁니다. 오랫동안 알고지낸것도 아니고 친구넘이랑 제 여친은 오늘 처음 만난 사인데ㅡㅜ 이건 무슨 잘못된 만남도 아니고ㅡㅜ 암튼 또 결정적으로 웃겼던건 제가 문을 걷어차 부수고 방에 신발채 뛰어들어 고래고래 욕하고 소리를 지르는데도 제 여친은 그녀석 밑에 깔려서 눈만 뎅글델글거리면서 저를 쳐다보고있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저를 쳐다보던 친구넘은 여전히 허리놀림을 멈추지않고 몇번 더 치대더니 제 눈앞에서 여친안에 사정하면서 꿈틀대는겁니다. 지금 이렇게 기억을 되살리면서 글로 적고 보니까 웃기기도 하고 디게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때는 웃기게도 그놈이 여전히 피스톤운동을 해고 있는걸 저는 잠시 말, 아니 욕을 잊고 쳐다보고있었고 그놈도 참 골때리는게 남의 여자 훔쳐먹다 딱 걸린 주제에 기어이 쌀건 다 싸댄거니까요^^;
암튼 놈이 몸을 간헐적으로 털어대는게 끝나고 나니까 정신이 돌아왔는지 여친이 우앙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전 저대로 그제서야 본연의 자세인 뚜껑열린 상태로 돌아와서 손에 들린 소주병으로 놈의 머리통을 마구 두드려대기 시작했죠 ^^;
한참 난리부르스가 끝나고 피떡이 된 놈을 구석에 차 넣고 여친을 쳐다보니 아직도 아니 제가 미쳐날뛰는걸 보고 더 꺼이꺼이 울고있더군요. 그제서야 좀 정신이 돌아와서 주위를 둘러보니 여친 옷이 고스란히 멀쩡하게 게어져 놓여있고 얼굴에 상처같은것도 없고 또 이것들이 이불까지 다 깔아놓고 하고있었던겁니다. 그때까지 술취한 친구넘한테 강간당한거라고 생각했던 저는(중학교때 첫사랑이 동네 선배한테 강제로 당한적이 있었거든요. 인생이란 쓰디쓴 카카오같은거죠뭐ㅡㅜ) 그제서야 여친이 자발작으로 친구넘한테 대준거란걸 깨달은겁니다.
이제 화가 나는게 아니라 너무 억울해서였는지 배신감이었는지 막 눈물이 쏟아지대요.
뭐냐고 여친한테 물으니까 여친이 울면서 미안하다고 술이 너무 취해서 친구넘이 난줄 알고 그런거라고 자기도 방금 내가 문 걷어차고 들어오고 나서야 뭐가 어떻게 된건지 안거라고 뭐 그런 얘기를 눈물콧물 범벅이 되서 번진 마스카라에 루즈로 떡칠이 된 얼굴꼴을 하고 변명을 하는데, 저 역시 눈에서 눈물 코에서 콧물 지대로 들떨어진 병신 얼굴을 하고서 그 얘기를 듣는데...뭐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니 그 뒤에 흥분과 배신감이 좀 가라앉고 나니 그날 그정도로 취한 상태였으니 뭐 충분히까지는 아니어도 그 뒤에 여친의 반응을 미루어봤을때 아주 말도 안되는 소리는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이건 정말 그 당시에는 도저히 납득불가능한 시츄에이션에 변명이었던거죠.
난생처음으로,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직까지는, 마지막으로, 여자를 무지막지하게 한대 후려쳤습니다. 손바닥도 아니고 주먹으로요.
어찌나 세게 때렸는지, 아니 가냘픈 여자가 무지막지한 사내한테 그것도 주먹으로 맞았으니, 코뼈는 안주저앉았는지 걱정될정도로(물론 그땐 걱정같은거 안들었죠) 코피는 쏟아지고 여친은 이제 세상 끝난것처럼 울어대고.
저는 그 상황을 뒤로 하고 바로 집을 나서서 뒷처리가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뭐 씁쓸한 추억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군데군데 황당한 장면도 있고 전체적으론 아련한 느낌도 들고 뒷맛은 무지 슬픈 그런 추억이네요 핫^^
근데 에필로그도 있답니다 이 추억에는.
솔직히 지금도 여친의 변명이 진짜였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도저히 믿을수없는 뻔하고 멍청한 어처구니없이 바보같은 변명에 개수작으로 들렸다는거죠. 뭐 지금은, 글쎄요, 어쩌면 진짜였는지도 모른다고 아니 진짜였을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야설의 주인공 남편들같은 변태(?)는 아니니 그 장면을 눈앞에서 보고 그녀와 계속해서 사귈수 있었을리는 없었을테니 그 말을 믿었대도 틀려질것은 없었겠군요. 아, 그녀가 코피터지는 일은 없었겠네요^^;
...하여튼 에필로그는 이렇습니다.
여친은 한달도 못되서 서울로 이사갔습니다. 당시 여상 나와서 큰 은행에 취직했으니 꽤 잘 잡은 직장이었을텐데 직장도 옮기면서 도망치듯이요. 그 이유는,,, 좁은 동네니 그 일이 소문나면 걸레라고 손가락질받을게 두려워서였는지도...아니면 제 얼굴 마주치기 싫어서(작은 동네니까)...뭐 어떤거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은 알수도 없고, 안다고 해도 변할것도 없는데요. 아무튼 그녀는 사라졌고 지금도 전혀 소식을 모릅니다. 나름 제 상처가 컸다고 다들 느꼈는지 그녀주위의 사람들도 제 앞에선 그녀얘기를 안 꺼내고 저도 굳이 그 얘기를 꺼내지 않으니까요.
자, 걸작은 그 문제의 친구놈입니다. 제 여자를 훔쳐먹다 딱 걸리고 막 사정한 직후라 힘빠진순간부터 소주병으로 얻어맞기 시작해 찍소리도 못하고 정신 잃을때까지 얻어터지고 두어달 입원까지 한 넘이랑 엊그제도 만나서 한잔했습니다.
어떻게 그런일이 가능하냐고요? ...놈은 퇴원하고부터 거의 1년가까이 죽이고 싶을만치 귀찮게 저를 찾아와 제 여친이 했던 변명과 비슷한 변명을 계속해서 반복했습니다. 술이 취해서, 너무 취해서, 옆에 있는 여자가 헤어진 여자라고 착각하고 그랬다, 정신차리고 보니 내가 자기를 악귀같은 얼굴을 하고 패고있었다, 사정은 병원에 있을때 친구들한테 듣고 알게됐다, 내가 죽을죄를 졌다, 이 죄는 평생 갚을테니 용서해다오, 뭐 이런 말들...결국 세뇌효과인지 진심이 통했는지 몰라도 결국 용서가 되더군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저 모든게 새빨간 거짓말이래도 상관없을것도 같습니다. 그렇게 절실하게 용서를 구했다면 설사 변명이 다 거짓이래도 녀석에게는 그렇게 공을 들여서라도 다시 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거겠죠, 뭐 굳이 그 정도의 성의가 있는 녀석이라면 게다가 제게 늘 빚을 갖고 있는 녀석이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하...역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순수와는 거리가 멀어져가는군요 ^^;
결국 그 일이 있고나서 그녀는 고향을 떠나 살고 있습니다. 놈은 저와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잘 살고 있고요. 음...왠지 여자만 손해본 스토리군요 이거...ㅋ
...암튼 결론은 저는 술잘먹는 여자는 절대로 그 후로는 안만난다는겁니다 네.
트라우마,라고나 할까요?..
 
 
 
PS. 혹시 이 글을 읽으시고 가슴아픈 옛추억이 떠오르신다는 제 이야기의 주인공여성분...술마시고 너무 취해서 큰 실수를 하고 오해도 못풀고 도망치듯 고향에서 떠나오신 당신...당시 너무 어리고 이해심없던 녀석을 용서해주세요. 어쩌면 당신이 나보다 더 큰 상처를 입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난 여기서 피해자라고 위로받으면서 살았고 당신은 낯선곳으로 떠나야했으니까요. 모쪼록 좋은 사람 만나서 나쁜 기억일랑 잊고 행복하게 살고있기를 바랍니다.
 
 
PS2. ...근데 주인공여자분...혹시 내가 생각한 그 오해가 오해가 아니라면....예끼! 여기까지 보고있는 당신, 양심도 없수? -.-;; 벌받는다 너, 그러면...
 
...결정적으로...왠지 네이버3 여성횐님중에 그분이 계실 확률이 너무 적을듯..ㅋ 아니 애초에 여성횐님이 과연 몇분이나 있을런지 ㅋ
 
 
PS3. 여봐~친구, 요새 내가 자네한테 이 얘기 안 꺼내서 다 잊은줄 알았나본데 천만의 말씀-.-+
......-.-+ 제수씨 간수 잘하라구 ㅋ 어때 섬칫하지 않나 ㅋ..
 
..왠지 니놈은 네이버3횐일 확률이 상당히 높을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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