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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즉석만남의 위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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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079 회 작성일 24-03-29 08: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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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어디선가 또는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를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에는
상당히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이렇게 게시판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마치 자신이 겪은 이야기인양 전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더욱이 직접 현장에서 느낀 생생함이 없이 진행되는 얘기는
거짓과 과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왜곡될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경험을 전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 객관적인 부분만 전해야 할 것입니다.

마침 친구에게 들은 재미있는 얘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는 진실성은 차치하더라도 뭔가 중요한 요소가 담겨있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전합니다.
다 알고 나면 중요한 재산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떡생활에 피가 되고 살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내 친구중에 마징가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상상력이 뛰어나고 순발력이 강한 친구입니다.
빛나리와는 또 다른 계통으로 쌍벽을 이루는 친구입니다.
다만 빛나리와 달리 이 친구 얘기는 너무 일반적이어서
빛나리처럼 극적인 요소가 없을 뿐이지 어지간히 황당한 경험이 많은 선수입니다.


1.

오래전 전화방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업소를 찾아가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으로 등록하여 요금을 내고,
정해진 번호로 전화를 걸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당연히 이 물좋은 폰팅을 개척한 사람은 빛나리였고 나는 그 뒤를 이어 계승발전 시켰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는 인생의 황금기라도 해도 좋을만큼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혜택을 매우 늦게 받은 친구가 있었으니 그게 마징가였습니다.
이 친구는 당시 지방에 근무하느라 그 좋은 시절 다 놓치고
폰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각종 알바가 판치는 시대로 전환할 무렵에서야
이 세계를 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초창기 폰팅의 순수성이 제법 남아 있었고
나름대로의 묘미를 살릴 수 있는 환경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 마징가가 재미에 빠질 무렵 폰팅과 전화방은 알바의 천국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화려했던 폰팅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2002년 월드컵 이전이었으니 그게 벌써 6년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2.

그렇게 폰팅 시대는 막을 내린줄로만 알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행복했던 폰팅 시대는 확실히 막을 내린 것입니다.
그런데 뒤늦게 합류한 마징가라는 녀석만 그 감동을 잊지 못하고
그 폰팅 서비스에 계속 미련을 두고 있었습니다.
해봐야 설속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미련에 계속 했고,
쪽팔려서 나와 빛나리에게는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가 계속 폰팅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 친구가 당한 몇가지 사례를 통해서였습니다.
나는 아직도 그 폰팅회사가 영업을 하고 있으리란 생각은 꿈에도 못했었으니까요.

이제부터 전해드리는 마징가의 사례는
채팅이던 폰팅이던 누군가를 만나게 될 때 알아둬서 나쁠 것 하나도 없는 소중한 정보니
다른 사람의 경험담이라고 무시하거나 진실성없게 받아들이지 마시고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3.

어느날 마징가가 폰팅을 하고 여자를 만나기로 했답니다.
폰팅에서 여자를 만날 때에는 매우 중요한 철칙이 있습니다.
만날 장소를 내가 정하거나 혹은 합의에 의해서 정하더라도
그 장소는 내가 움직이는 동선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폰팅하는 장소가 시내 한복판이고 집은 일산인데 분당에서 만날 수는 없습니다.
신촌이나 광화문 같이 일산으로 들어가는 직행버스가 반갑게 기다려주는 장소로 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바람을 맞거나 혹은 폭탄이 나왔을 경우 그 충격이 반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어차피 집에 들어가면 되니까요.
그런데 조금이라도 욕심을 내어 분당행을 나서게 되었다가 폭탄을 만났을 때는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후유증 세배로 커집니다.
그러니 이것은 어쩌면 폰팅이나 채팅 및 기타 즉석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그러나 마징가는 뒤늦게 폰팅의 세계에 합류하여 너무도 기본적인 그 철칙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결국 전화 상대방이 만나자는 곳으로 약속장소를 잡았고 그 여자가 앞장서는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자, 얘기가 이렇게 진행되니 다음 진행은 뻔하지 않겠습니까?????

만난 여자가 앞장서서 들어간 카페에 가더니 친구 한사람 와도 되냐고 묻더랍니다.
당연히 여자겠지요. 안된다고 하기도 뭐하니 당연히 괜찮다고 했겠지요.
그럼 기다렸다는 듯이 여자가 나타난답니다.
그리고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칵테일 두잔을 주문한답니다.
상당히 자연스럽지요?
대부분 양주도 아니고 칵테일 두잔이니 가격에 대한 생각은 미리 하지 않을 겁니다.
메뉴판도 보지 않을테죠.

한잔 더 주문하려는 것을 느낌이 이상하여 만류하고 자리를 뜨려고 계산을 하려 했더니.....
칵테일 한잔이 무려 6만원이었답니다. 메뉴판에도 그렇게 적혀있었답니다. 안본 거죠.
이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황당한 일이 생긴 겁니다.
3잔이면 18만원입니다. 미치겠죠?
그렇다고 상대의 홈그라운드일텐데 아무런 대비가 없겠습니까? 싸워도 승산없는 게임이죠.

마징가는 똥밟았다 생각하고 계산하고 나와서 뒤도 안돌아 봤답니다.
아마 이것은 즉석만남에서 생기는 가장 기본적인 사기 수법인 듯합니다.
인터넷에서나 보던 얘기를 나는 고맙게도 절친한 친구가 직접 경험한 거죠.
이게 약 3년전 얘기였습니다.


4.

작년인가요?
마징가가 또 황당한 경험을 고백했습니다. 그때도 녀석은 그 폰팅을 이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징그러운 녀석입니다. 이번엔 더 황당하더랍니다.


폰팅으로 여자와 대화를 하고 이야기가 잘 진행되어 만나기로 했답니다.
다행히 회사 근처였답니다. 돈도 요구하지 않았고 대화도 잘 되었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 하나는 여자가 내 친구에게 여관방을 하나 잡을 것을 요구했고
방을 잡은 뒤 호수를 알려주면 바로 가겠다고 제의했답니다.
이 정도 제안이면 뭔가 이상해서 포기해야 함이 당연한데,
마침 일이 꼬이려고 그랬는지 마징가는 당시 형집에 얹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형집도 인근 신도시라 오가는 길이 불편하고, 늦은 시간에 들어가기도 불편해서
늦게 끝나면 회사 근처에 여관을 잡고 하루를 보내는 일이 잦았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마징가는 어차피 여관에서 잘 예정이었으니 별로 손해보는 일은 아니라고 판단한 겁니다.
그리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겁니다.

모텔을 잡고 전화를 했답니다.
다행히 여자는 전화를 받았고 묶고 있는 방호수를 알려 주었겠지요.
잠시 후에 누군가 벨을 누르더랍니다.
마징가는 자연스럽게 방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어느 여자가 방으로 뛰어 들 듯 들어오면서
마치 트랜스포머의 자동차가 로보트로 변신하듯 입고 있던 옷을 훌러덩 벗어버렸답니다.
인사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알몸이 된 거죠.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그러더니 불쑥 욕실로 들어가더랍니다.
이 황당한 상황에 정신을 차린 마징가가 다시 더듬어 보니
엄청난 폭탄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몸매라는 말은 아깝고 체격이란 단어도 아까운, 떠바리나 몸집이란 단어를 써야 표현이 가능한
뚱뚱한 체격에 가히 핵폭탄급이었던 셈입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

이 여자는 카페나 호프집에서 만나면 당연히 거절당할 걸 미리 알고
모텔 방에서의 만남을 약속한 것이고, 모텔방에서도 쫓겨날 것을 대비하여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옷부터 벗어던진 것입니다.
다 벗었는데 내보낼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혼란의 틈에 바로 욕실로 피신한 거죠.
마징가는 난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손해본 것은 없으니 잘 설득해서 돌려보내려고 했답니다.


5.

그러나 샤워를 마친 용감한 여인은 바로 침대속으로 슬라이딩 세이프.
알몸으로 누운 채 그때서야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누더랍니다.
벗을 여자를 쫓아낼 수도 없어 고민하던 마징가는 고민만 했지 아무런 대책이 없었습니다.
일단 자신의 일단계 작전이 성공한 것을 확신한 용감한 여인은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마징가 옆에서 슬슬 여기저기를 만지작거리더랍니다.
허리띠 풀르고 팬티속에 손 넣고, 팬티 내리고 거기 한번 빨아주고....
마징가의 표현에 의하면, 그 상황에도 거시기가 섰다는 사실에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마징가 생각은 한번 해주면 가겠지로 결론 지어졌답니다.
그래서 정말 마지못해 시작했답니다.
체중이 얼마나 나가는지 여자가 위에서 누르는 데 질식할 뻔 했다면서,
복상사의 경우도 다양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답니다.
어쨌든 한번이지만 하긴 하다보니 쌀 때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때를 놓치지 않고 그 용감무쌍녀는 어떤 제안을 하더랍니다.

"나 갈 때 차비 좀 줘 오빠~"
".......????"

마징가는 기가 막히더랍니다. 그러나 더 기가 막힌 말은 그 다음 대화였답니다.

"차비 안주면 나 그냥 여기서 자고 간다!!!!!!"

결국 마징가는 차비를 줘서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차비라는 게 설마 버스비나 택시비를 말하는 거겠습니까?????

돈 버리고 몸 버린다는 말을 실감나게 체험한 공포의 밤이었을 겁니다.


6.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에 공짜는 없나 봅니다.
뭔가 조건이 좋으면 그에 상응하는 단점이 있고,
뭔가 분위기가 잘 흘러간다면 당연히 위험 요소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길을 걷다가 예쁜 여자가 말을 걸어주고 작업을 걸어온다면 뭔가 속셈이 있거나
아니면 미치 여자일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자들은 간혹 황당한 꿈을 꿉니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상상이죠.
이 상상은 나이를 먹어도 바뀌지 않는 일종의 마법인 듯합니다.
어디서든 인정받는 좋은 여자가 불현듯 자신 앞에 나타나 호감을 보이는, 즐거운 상상이죠.
그런 상상들이 남자들을 잡아먹는 여자들에게 중요한 무기가 되는 모양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세상엔 그런 일 절대 없습니다.


축구 경기를 보면 전술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팬들을 봅니다.
4-4-2 나 3-4-3 같은 전술이 뭔가 획기적으로 다른 줄 알지만 큰 차이 없습니다.
축구에서는 남들이 깜짝 놀라거나 당황할 만한 확기적인 전술이란 것 있지도 얺습니다.
오히려 2:1패스 같은,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게 가장 무서운 전술입니다.
여자 문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거, 이게 제일 무서운 겁니다.

즉석만남을 좋아하시는 분들,
뻔히 예상되는 사기가 제일 무서운 것이라는 사실 항상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즉석으로 여자를 꼬시려는 남자분들,
어떤 화려한 작전이나 작업기술보다  시간 있으면 차 한잔 할래요? 같이
뻔히 알면서도 당하게 되는 멘트가 더 중요한 겁니다.


우리는 오늘 마징가의 비참한 경험을 통해 알면서도 당해야 하는 무서움과,
알면서도 당하게 하는 것이 고급 작업전술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앞으로 이 게시판에서 내 친구 마징가 같은 경험담이 안올라 오길 바랍니다.

 

그 시절 그 전화방이 가끔 생각납니다.

 

 

일산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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