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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대학생 얼라한테 관광당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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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367 회 작성일 24-03-29 01: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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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질을 하는 중에 웬 아가씨가 댓글로 말을 걸더군요. 그쪽 블로그로 찾아가 보니 제법 인기블로거였습니다. 올라온 사진도 그냥 귀여워 보였고요. 그런가 보다, 댓글로 어쩌다 몇 차례씩 설왕설래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아가씨가 블로그에다 자기 메신저 아이디를 올려놓았더군요. 올려놓은 메신저가 마침 제가 쓰는 물건이 아니길래 농담섞어 투정 비슷하게 내가 쓰는 메신저로 해주지! 투덜대었습니다. 그러자 금새 제 블로그 댓글로 그 메신저 아이디가 뜨더군요. 친구등록하고, 대화를 나누어 보니 제법 말이 통했습니다. 알고보니 새벽에 종종 글이 올라가는 제 블로그를 종종 들어와주고 있더군요. 저는 그쪽처럼 인기 블로거가 아니었기 때문에 인기 블로거가 비인기 블로그에 관심가져주는 게 그냥 황송하고 고맙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친해졌습니다. 저는 마침 한가한 시즌이었고, 어쩌다 보니 새벽 네시 다섯시까지 채팅으로 수다를 떨어대게까지 되더군요. 아가씨는 저보다 한참 어린 대학교 학부생이었습니다. 괜히 작업을 걸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바쁜 아가씨인지 몇 번 미뤄진 끝에 보게 되었습니다. 정작 만나보자 대화가 메신저에서만큼 재미있진 않더군요. 그러려니 하였는데, 만나는 걸 기점으로 메신저 대화가 더 길어지고, 화제가 내밀해졌습니다. 두번째 만난 후에는 급기야 서로의 잠자리 습관이 오가고, 아가씨 쪽으로부터 먼저 당신이랑 자면 어떨지 궁금하다 소리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연애경력이 많지 않은 편이고, 근래에는 5년가량 쏠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야설은 가학적으로 씁니다만, 실제 여자 앞에서는 너무 숫기가 없는 편입니다.
 
 
 
  세번째 만났을 때는 몸에 기대어 오더군요. 당황했습니다. 나이 비슷한 이도 아니고 열살 가까이 어린 이다보니 스무살 첫사랑 때처럼 가슴도 뛰고 머리도 어지럽고 그러더군요. 그렇게 어줍잖게 서로 기대다 집에 보냈는데, 잘 들어갔냐는 메신저 대화질 끝에 이 아가씨가 보고싶다는 겁니다. 아까 그렇게 애매하게 헤어져서 아쉬웠다더군요. 그러더니 그쪽으로 가도 되겠냐고 물어왔습니다. 나는 얼떨떨하게 아가씨 사정만 괜찮다면 나는 무방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시간이 일요일 새벽 세시였습니다. 정말 오더군요. 그 아가씨 혼자 사는 집에서 여기까지 심야 택시비만 이만원 가까이 들었답니다. 내 방으로 와서 간단히 씻고 내 옷을 빌려입는데 서로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예, 그 상황에서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말하자면 한참 어린 아가씨한테 저는 덮침을 당한 것이었습니다. 아아니 야설도 아니고, 진짜 이런 일이 가능한가? 저는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해야 할 일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 하였습니다. 아가씨는 벗겨놓고 보니, 말로만 듣던 E컵 가슴, 역시나 무슨 망가에서나 보던 어린아이 얼굴, 성인모델 몸매의 여자였습니다. 이게 도무지 믿어지지를 않더군요. 서른살 넘은 나이에, 스무살 적으로 돌아가 첫경험을 다시 치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아가씨는 취향도 특이(?)했습니다. 제가 아는 여자들이란 기본적으로 성행위 자체보다 분위기와 이야기를 중시하고, 물건과 물건이 들락대는 행위보다는 정서적 교류와 느낌을 즐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짧은 식견으로 아, 그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가보다 했죠.
  헌데 이 아가씨는 달랐습니다. 전희란 걸 별로 안 좋아하더군요. 제가 갈고닦은 유일한 특기-.-인 오럴섹스 같은 건 아예 시도도 못 하게 막았습니다. 자긴 받는 것보다 해주는 게 좋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자 성기가 본인 성기 안으로 들어와서, 안에다가 신나게 사정해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콘돔 쓰는 것조차 싫어하더군요. 한 순간, 야설을 썼더니만 야설 속 주인공이 사람으로 둔갑해서 내 앞에 나타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첫날 이 아가씨는 저와의 일에 다소 불만족이었는데, 그건 제가 너무 놀라고 당황한 나머지 사정을 하지 못 해서였습니다! (그 외의 다른 건 나름 구색은 갖추었습니다. 의외로 제가 섬세하고 배려심 깊은 남자랍니다-.-) 무조건 육봉이 들어와 쑤셔주어야하고, 세차게 많이많이 싸주어야 만족을 하는 동안에 E컵 여자! ...앞으로 야설이나 망가따위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 따위 하지 않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아가씨는 다음날에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왜? 제가 사정을 못 했거든요. -.-; 사정을 받지 못 하면 자기는 느껴도 느낀 게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월요일을 하루종일 뒹굴고, 그래도 사정이 되지 않아서(저, 정말 많이 당황했던 것입니다;;;), 월요일 제 방에서 잔 다음 화요일에 함께 이번엔 그 아가씨 집으로 가서 3차전을 뛰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가량을 지냈고, 솔직히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이건 너무나 아저씨 취향에 부합하는 상대랄까... 봄이 되어 개강을 한 뒤에도 아가씨는 종종 제 방에 찾아와 주더군요. 저는 점점 더 심각해졌습니다.
 
 
  저는 한번도 여자 쪽에서 대쉬를 받아본 일이 없었습니다. (어느 쪽이냐면 역시 일방적으로 차이는 쪽이었습니다) 심지어 여자가 새벽에 방으로 찾아와서 덮쳐주는-.- 일따위, 이야기 속에나 있는 게 아니라면 어디 먼나라 킹카들 스토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서른이 넘어서 이런 일이 생기자, 꺼벙한 저는 저 아가씨 선수가 아닐까? 생각하는 대신 이건 운명의 상대다, 날 위해 찾아와준 여신이다! 따위 감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불타올랐습니다.
  새벽 세시의 일이 있은 후 한 달이 조금 더 지날 때까지요.
 
 
 
  이 아가씨가 찾아오는 게 점차 뜸해지기 시작합디다. 벌써 권태기인가? 생각하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았고, 내가 너무 열이 올랐으며, 나름 마음이 동하여 아가씨한테 잘 대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바빠서 그러려니, 개강이니까, 4학년이니까... 생각했습니다. 불안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막 좋아지내기만 했지, 애당초 근데 왜 날 좋아한 거야? 왜 새벽 세시에 그렇게 찾아왔지? 정식으로 물어보지 않았더군요. 그저 당연하게 운명이라고, 우린 제대로 눈이 맞은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불안해진 다음엔 더더욱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난데없이 아가씨가 그러더군요. 우리 걍 친구하면 안 되겠냐고, 당신이랑 연애는 좀 그런 것 같다고요.
 
 
 
  알고보니 이 아가씨는 저한테 말 걸기 직전까지 나름 열애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벌써 알고 있었습니다) 헤어지고 얼마 안 되어 말하자면 나한테 작업을 건 것이었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헌데 그건 제 생각과 달리 이전 관계에 대한 청산, 정리가 안 되어 있던 상태였습니다.
  말하자면 이전 연애가 애매해지고, 이대로 헤어질까 말까를 갈등하던 과정에서 어쩌다 눈에 띈 저한테 그래 작업을 걸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고마 홀라당 넘어갔던 것이고요. (솔직히 열 살 가까이 어린... 가슴 예쁜 아가씨가! 그렇게 정면으로 덤벼오는데 넘어가지 않을 노총각이 많지는 않지 않겠어요?)
 
 
  아가씨는 나와 그렇게 지내면서도 틈틈이 헤어진(?) 남자와도 만나 썸씽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관계 중 당신이 제일 좋아! 따위 소리가 흥에 겨운 오버 내지는 립써비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알고 보니 그게 이 아가씨의 나름 자기최면이랄까, 여튼 분명한 비교 대상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양쪽 남자를 오가면서, 낯익은 육체랑 낯선 육체를 비교검토하면서...
  그러다 결국 나만의 연애백일몽은 끝나고 만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는 내게 친구로 지내자고 했습니다. 그것은 말하자면 나랑 관계엔 연애 제목을 붙이지 말고 이전 관계에 연애 간판을 붙이고 그렇게 지내면서, 나하고는 가끔 만나 (내가 제일 좋다는-.-)섹스나 나누자는 것이었습니다. 아연하더군요.
 
 
 
  나는 그 아가씨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섹스뿐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요.
  달려들어준 게 고마워서 스스로 콩깍지를 끼운 것이라 해도 말입니다.
 
 
 
  아가씨한테 환멸이 들었고, 배신감을 느꼈으며, 무엇보다 남자로서의 자신감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나는 성기에 붙은 존재인가요. 아니, 그뿐이라면 뭐 자부심을 느껴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알고 보니 이 아가씨에겐 그런 식으로 어쩌다 섹스 나누는 친구가 이미 여러 명이 있었습니다.
  우습데요. 섹스친구가 나 혼자뿐이라도 어쩌면 받아들였을지 모릅니다. 그 남자들과 육체 관계를 지속하더라도, 하다못해 내가 명목상 애인이라면 그조차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그들 중에서 유일하게 선택된 것 아닙니까) 하지만 나는 그들 중 하나일 뿐이었고, 더 나쁜 건 어떻게 확인되는가 싶은 연애 테두리에서마저 이미 정리된 줄 알았던 남자한테 밀려난 것이었습니다.
 
  가장 우스운 건, 그럼에도 유혹이 들더란 겁니다. 저 여자한테, 하다못해 섹스 파트너로서라도 계속 붙어있고 싶다! 이따위 욕구와 미련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는 겁니다.
 
 
 
  여자 자체보다도, 그런 욕구를 느끼는 나 자신이 너무 싫어서 너 못쓰겠다, 나는 그런 친구 같은 거 만들지 않는다 메일로 답을 보냈습니다. 하필 메일로 보낸 건 직접 만나거나, 심지어 전화로 목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섹스 파트너라도 좋아, 곁에만 있게 해 줘! 소리가 나올 것 같아서였습니다.
  답장은 없었고, 다음날 짤막한 문자가 오데요. 알았다고, 혹시 더 할말이 있으면 전화하라고. 전화따위 할 수 없었습니다. 최소한의 자존심이기도 했고, 결국 비굴해질 것 같은 스스로를 믿지 못 해서이기도 했습니다. 전화하는 대신 아직도 아가씨의 체취가 느껴지는 침대에 쭈그리고 눈물도 조금 찔금거렸습니다.
 
 
 
  그게 며칠 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동안, 틈만 나면 메일함을 뒤적거렸죠. 그렇게 일방적으로 (메일로)퍼부어놓고 내가 먼저 연락할 순 없었습니다. 위의 두 가지 이유 때문에요. 하지만 내 쪽에서 할말을 하였으니, 이번엔 그쪽에서 뭔가 말이 있길 바랬습니다. 생각해 보니 역시 니가 좋다, 그니까 걍 우리 둘이 연애하자 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미안하다는 말,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었다는 해명이라도.
 
 
  어제 그 아가씨의 블로그에 들어갔습니다. 한참동안 글이 없던 블로그에, 너무 행복하다, 세상이 참 아름답구나 따위 이야기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내가 친구신청(?)따위 씹어버린 게 그래 행복했을 리는 없으니까, 필시 예전 남자친구와의 재결합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관자놀이로 경련이 치밀더군요. 그 블로그는 뻔히 제가 드나들었고, 서로가 알게 된 장소였습니다. 쿨한 척 행복을 빌어주기에는, 그 아가씨와 그와 같은 심경 변화와 상황 변화에 대해 사과 한 마디, 양해 한 마디 구해주지 않았고.
 
 
 
  친구들이 이야기해준 바... 그리고 틀림없이 여기 분들 중에서도 그러시지 싶은데, 어찌 보면 이건 제가 관광을 당했다기보다 걍 땡을 잡은 겁니다. 아무 책임질 필요없이 어리고, 귀엽고, 가슴까지 풍만한-.- 아가씨와 한동안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니까요. 분명히 밑에 댓글로 뭐야, 실연담 청승을 가장한 염장이잖아! 하실 분이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풍만한 염복이었을런지도...
  근데 왜 저 자신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걸까요.
  왜 농락당한 것 같을까요. 왜 혼인빙자 간음, 혹은 심지어 일방적 강간을 당한 느낌일까요.
 
 
  어째서 떠올릴 때마다 분노와 서글픔이 반쯤 배합된 눈물이 핑 도는 것일까요.
 
 
 
 
  애정결핍 환자나 지나치게 덤벼오는 상대따위 믿어선 안 된다는 걸 나이 서른 넘어야 알았습니다.
  쉽게 찾아오는 행운은 일단 의심해볼 일입니다. 거기 빠져들어 중독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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