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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16년 만에 만나게 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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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043 회 작성일 24-03-28 19:2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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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라는 [기호] 같은것으로는 표현할수없는 감정의 기복은 원하든,원하지않든..
자의이든지,타의이든지..  한번이든지,백만번이든지.. 누구나 격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칠전 새벽시간에 대형마트에 갔습니다.
저는 쇼핑해야 하는것을 미리 젂어두고, 한가한 새벽시간 마트에 갑니다.
특별히 이유가 있어서서 아니고.. 퇴근하는 시간이 새벽이라..
퇴근하며 마트에 가는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냉동식품 몇가지 사고, 컵라면 몇가지 사고, 야채 몇가지 사고, 여자속옷 구경하고,
지극히 평범한 마트쇼핑이였고, 지극히 평범하게 계산대 로 갔습니다.
계산마친 물건들을 주섬주섬 쇼핑카트에 줏어 담으면서..
계산해주는 여자분의 명찰을 봤습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하며 간이 뚝 떨어지는것 같았습니다.
무슨 코메디장명처럼 간이 뚝 떨어져 바닥에 또로록 굴러가고, 남자는 턱을 내밀며 멍청히 서있고..
이유없이 눈을 마주칠수 없어서 모자를 더욱 눌러쓰고, 덜덜 떨며 계산하고 뒤돌아 서는데 씁쓸하더군요.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복잡한 감정입니다.
[ 배신감? 그리움? 애뜻함? 아쉬움? 성욕구? 궁금함? ]
여러가지 감정으로 정신이 없는데 눈을 떠보니 주차장에 제차가 없습니다.
헉.... 왜 다른층에서 헤메고 있지?
또 여러가지 감정에 정신이 없는데 눈을 떠보니 집앞에 서있습니다.
이런 야릇한 감정 최근에는 처음 갖게 되는지라.. 더 이상하더군요.
다른남자 좋다고 이혼한 아내를 보내면서도 이렇게 혼란스럽지 않았는데..
 
사실은 조금전 집으로 오기전에 그녀를 봤던 대형마트에 다시 갔습니다.
새벽에만 일하는지 안보이더군요.
처음 만나고, 알고 지내던 16년전 그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러니 얼굴도 기억 안나는게 당연했을텐데.. 한눈에 알아보겠더군요.
스위치의 on버튼을 딸깍하고 누르듯 그냥 그렇게 눈에 딸깍 들어오더군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그녀는 유난히 눈웃음을 잘치던 사람이였습니다.
작은키에 귀여운 얼굴, 얼굴에 어울리는 목소리, 통통한 몸, 항상 상대방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이야기했고,
그리고 빤히 쳐다보며 눈 웃음을 쳤습니다.
특이했던 그녀의 이름도 기억합니다.
특이한 이름때문인지.. 예명을 사용했습니다. 당시 저는 예명을 사용하는 사람은 처음이였고,
그 예명이라는게 너무 흔하고 평범해서 왜 그렇게 부르길 원하는지 물어본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저의 제일 친한친구의 여자였습니다.
 
18살,19살,20살.. 그때 저는 그리고 친구들은 모두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습니다.
mx오토바이를 타고, 남들보다 튀는 옷을 입고, 머리에 뇌는 반만 담고 다니던 때 였습니다.
거친말투로 이야기하고, 과장되게 행동하고, 항상 여자와 자는 궁리만 했었습니다.
그녀는 제 친구의 여자였습니다.
그리고 순결의식이 투철했습니다.
뭐.. 그래도 시시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녀는 상당히 귀여운 아이였고, 눈웃음도 이쁘고, 언제쯤 순결이 깨질지도 흥미롭고..
그당시의 우리는 대책없이 남에게 상처주고, 남의 상처를 가까이 보는것에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저와 그녀간에는 특별한 일이 없었습니다.
무슨 이유로 몇칠간 내 오토바이로 그녀를 출퇴근 시켜주었고, 그녀 친구와 사귄것 말고는..
아참 그녀가 내친구와 잠자리를 갖은날..
나도 옆방에서 그녀 친구와 잠자리를 갖고, 아침에 같이 해장국을 먹은것과,
내친구와 그녀가 헤어진날 펑펑 우는 그녀를 태우고 밤새 그녀집 근처를 돌아다니다 동네주민신고로 파출소에 잡혀갔던일..
 
그리고 몇달뒤 그녀를 만났습니다.
토요일 다른친구의 군부대 면회를 같이 가자는 전화를 받고 덤덤하게 그러겠노라 약속을 했고
종로에서 머리를 다듬고,명동에서 옷을 사고,돈암동에서 남자향수를 사고는 그녀와 만났습니다.
홍천의 어느부대까지 어렵게 찾아가 외박을 허락받은 친구를 데리고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셨습니다.
나는 아침부터 많이 움직여선지 무척 지쳐있었고, 두통이 심했지만..
정말 불편했던것은 친구녀석의 의아해하는 눈초리와, 자꾸 같은 질문을 하는것 이였습니다.
"너가 왜 그녀와 왔니? 그녀는 니여자친구가 아니잖아?"
"둘이 그러고 다니는거 그녀석은 아는거니? 언제부터 그렇게 된거니?"
등등 의 똑같은 내용의 호기심 또는 장난섞인 농담에 질려버렸던게 기억남니다.
저는 지치거나,기분이 상하거나,몸이 안좋을때면 아에 말을 한마디도 안해버립니다.
컨디션이 안좋을때면 어김없이 내머리속 뜻과는 상관없이 가시돋친 단어가 튀어나오는걸 알기때문입니다.
그래도 그날은 힘든 군생활을 위로하는 자리였고,군대간 남자친구 만나러 찾아온 친구의 여자도 있었고,
또 그녀도 있었기에 엄청 참으며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던것도 기억남니다.
 
홍천이라는 도시의 토요일 저녁 인구구조와, 일찍 끝나버리는 밤문화에 대한 농담을 했고,
모두 이해 못하고 되묻더군요.
그냥 레스토랑을 찾으며 봤던 주변풍경이...
민간인 여자둘, 민간인 남자하나,군인 하나로 이뤄진 네명의 무리가 대부분이여서 이상했던것과,
뭐가 급한지 저녁만 먹고는 모두 여관으로 가버리니 이렇게 술마실곳이 없다는 내용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급하게 여관을 찾아다녔습니다.
당시 깨끗해 보이는 여관에 방을 두개잡고, 술을 좀 더 먹자고 했더니..
군대 들어가 딸딸이 한번 마음놓고 못쳐봤다며 자기 여자친구를 데리고 후다닥 가버리더군요.
 
그녀와 여관복도를 걸을때까지도 의식을 못했습니다.
멀리 찾아왔는데 그렇게 급하게 방으로 들어간 녀석이 서운하다는 생각뿐이였는데
뒤따라온 그녀가 방문을 딸깍하며 잠그는 소리가 무슨 스타트 신호처럼 서먹해지는것 이였습니다.
침대에 걸터앉아 어정쩡한 얼굴로 9시뉴스를 봤습니다.
양말을 벗고 싶은데, 남방을 벗고 싶은데 괜히 걸치고 있는것을 하나라도 벗으면 더 서먹해질까봐
그냥 각잡고 앉아서 티비만 봤습니다.
그러다 그녀가   "  우리 일찍 자자 " 그러며 화장실에 가더군요.
담배하나 태우고, 창밖 구경을 하고, 편하게 옷을 벗고 누웠더니 그녀가 나왔습니다.
"  야~~~ 너 샤워했어~~???? "
내 목소리에 나도 놀라고, 그녀도 놀랬습니다.
갑자기 음량조절이 안되고 째지는 큰소리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상하다는듯이 쳐다보는 그녀를 뒤로하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욕조에 묻어있는 여자머리카락,걸려있는 젖은수건,사용한 칫솔..
이상하게 현실감이 없어 보이는 풍경이였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침착하자~ 생각하며 꼼꼼히 샤워를 하고 나왔습니다.
 
침대밑에 베게하나를 내려놓고, 홑이불 하나를 깔아 놨더군요.
"침대 밑이든,침대위든 상관없는거 아니니? 너가 잠들면 무슨 상관이 있는거니?"
하고는 침대위 그녀옆에 누웠습니다.
조심스럽게 침대밑으로 내려가주길 부탁하는 그녀에게
"내가 무슨짓을 하려면 어디든지 상관없잖아.."
"그냥 어디서 자라고 하지말고.. 어떻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게 옳은것 아니니?"
그리곤 천천히 청바지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불을 껏습니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두손을 배꼽에 올려놓고 눈을 감았습니다.
 
조용히 작은유리병 소리에 정신이 들더군요.
무척 조심하려는듯한 소리였고, 분명 작은 화장품샘플병 소리였을겁니다.
눈을 살짝 떠보니 아침인지 주변이 환합니다.
몸은 어제 잠든 그모양 그대로 입니다.
분명 밤새 그런자세로 잠을 잤다면 온몸이 뻐근할텐데.. 너무나 몸이,기분이 가볍습니다.
두통도 싹 사라지고, 완벽한 개운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그렇게 완벽한 수면은 그날이 처음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스르륵 작은소리를 내며 그녀가 내옆에 다시 눕더군요.
침을 삼키고 싶은데.. 눈을 뜨면 다시 서먹해 질것 같아 잠든척 했습니다.
침을 안삼키면 되는데.. 침을 안삼키는게 못견디게 힘듭니다.
그냥 잠꼬대인양 으으응~ 하며 그녀를 안았습니다.
한아름에 쏙 들어오더군요.
손과 허벅지 감촉으로 그녀는 면티와 속옷만 입은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그순간.. 아찔할만큼 아득한 감정이 온몸을 휘감아 붕뜨게 합니다.
좀더 그녀와 밀착하려고 몸을 꼼지락 거리며 다가서는데.. 그녀는 어떤생각이였는지 모르지만
저를 마주보며 눕습니다. 그리고 딱맞아 떨어지는 블록처럼 완전히 밀착했습니다.
 
완벽한 개운한 느낌위에 아찔한 감정이 얽혀서 다른생각은 전혀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서로 안은체 한참을 있었습니다.
그리고 몸을 이르켜 그녀의 몸위에 올라갔습니다.
이게 무슨감정이지? 도대체 이런느낌은 뭐지??? 도대체 감을 잡을수 없는 주인의 마음과 같이 행동하는
나의 성기는 어정쩡하게 반쯤 발기되어있었고, 또 그녀의 둔턱에 딱 맞아 있었습니다.
이런 위치에서는 이렇게 하는게 의무인것처럼 엉덩이가 나도 모르게 위아래로 움직였고,
반쯤 발기된 성기는 그녀의 둔턱 살두덩이를 느끼고, 반으로 가르고 있었습니다.
머리끝부터 발가락끝까지 전기가 통하는듯이 짜르륵 합니다.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지렁이가 꿈틀거리듯 몸을 밀착한체 아득한 느낌이 도망가지않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눈을 뜨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눈을 뜨면 아득한 느낌이 도망갈까봐 많이 망서리다가 그녀의 얼굴을 봤습니다.
그녀도 눈을 감은체 있었고..나는 무슨말이든 해야할것 같았지만 무슨말을 해야하는지 감을 잡을수 없었습니다.
분명한것은 성욕구 나 배설을 위한 섹스를 하고싶다...는 아니였다는겁니다.
아니.... 그때의 처음 느껴보는 아득한 감정으로 섹스까지 갔다면 정말 완벽한 섹스였는지도 모릅니다.
완벽한 수면과, 완벽한 개운함, 완벽한 섹스...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왜 가만히 있니?  "   라고 물었고
"  장난인거 아는데 뭐..  "  라고 대답하더군요.
 
누군가 [안녕하세요?]  라고 말을 걸어온다면
지극히 당연히 내가 해야하는 말은 [네 안녕하세요] 라는 공식처럼..
"  왜 가만히 있니?  "
"  장난인거 아는데 뭐  "    라는 대답의 다음 공식은 일어나는거겠죠.
느릿느릿 몸을 이르키고 나니 아득한 감정이 확 잡아 뜯긴것 처럼 흩어져 버렸습니다.
화장실에 거울을 보며  [ 젠장 왜 그렇게 말을 했을까 젠장 젠장 젠장... ]
그래봤자 어쩔수 없는 순간이였고, 줏어담을수 없는 무식한 단어였습니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 그녀를 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당시 저는 그렇게까지 뻔뻔하지 못했습니다.
씻고 나오니 그녀는 어제밤 내모습처럼 어정쩡한 얼굴로 각잡고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는 시외버스 안에서 그녀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계속 후회하고,후회하고,후회했습니다.
[젠장 왜가만히 있니?젠장 젠장]  [ 왜 가만히 있는거니? 젠장 젠장 젠장 젠장]
 
그리고 그후 몇달사이 그녀와 몇번인가 만났습니다.
그녀의 친구무리들과의 만남이였고,
나의 친구들 무리속에서 만남이였고
단둘이 있을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6년간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의 요점은 이것입니다.
그녀를 다시 새벽시간 마트에서, 그것도 계산대 앞에서 마주친다 해도 나는 모른척 할겁니다.
지나간 옛기억은.. 여행가는길 창넘어 보이는 근사한 경치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가보니.. 그저 그런 흔해빠진 풍경이였네..  라는 맥빠진 기분이여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그녀도,  나도..
좀더 근사한 장소에서
좀더 근사한 모습으로
좀더 근사한 사람들 사이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더욱 긴장하며 부지런하게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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