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비안베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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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까만은...그래도 간다고 자랑하며 글을 올렸기에 이렇게 어제 일을 올립니다.
급하신분을 위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만..(이곳에서까지 거짓말 할 이유는 없겠죠) 혼자 다녀왔습니다. 외로움 무지 잘타는 저로썬 이해할수도 없고, 내가 진짜 혼자?? 라는 의구심마져 들긴 하지만...여하튼 혼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임에도 의외로 차가 막히지 않아..30-40분만에 도착하고선...입구에서도 무척이나 망설였죠. 서성거리며 담배도 무지 피웠습니다. 초조하기까지 하더군요. 그냥 용인까지 드라이브하며 바람쐰걸로 치고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문득 들었던 생각은...호주를 혼자 배낭여행 할때도 씨월드며 무비월드며 스노클링 할때도 혼자 신나게 놀이기구타고 수영하고 했었는데...까짓꺼 연인들의 천국 캐리비안베이...못갈꺼 뭐있냐.
(누가 물으면 앤이랑 싸웠다고 하지뭐...)
대한민국 여인네들의 평균 몸매나 가슴사이즈나 보고 가자.
요즘 수영복 패션 동향이나 좀 보고 가자.
별별 이유를 찾아서..위안을 삼고는...결국 혼자 입장하였습니다.
이때부턴 좀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구명조끼도 빌려 파도풀도 타고(파도풀에서만 1시간 넘게 놀았네요)...다만 서핑이나 미끄럼틀 같은건 워낙 겁많아서 못탔지만....모래사장 바닥 처럼 해놓은곳에 앉아서 선탠도 하고 재밋게 놀았습니다. 물론 여자 구경도 많이했죠.
그곳에서 제가 본건 남자나 여자나 개성이 너무나들 강하더군요.
남의 시선 정돈 이제 아무것두 아니구나...다들 멋쟁이들이였습니다.
그렇게 3~4시간 가량을 혼자 -_- 재밋게 놀았습니다.
그리곤 상쾌한 마음으로 집근처 헬쓰장으로 직행
운동하다 쓰러질뻔하곤 집에 왔는데...주말이라 놀러온 조카에게 굉장히 미안하더라구요.
올 여름이 가기전에 조카애들 데리고 다시 한번 와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어제일이 많은 생각을 하게한 이벤트였기 때문에 저의 생각도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이제껏 제가 살아오기를...남의 시선, 의견들의 눈치를 엄청 봐왔던것 같습니다. (저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라면 흔히들 그럴것 같네요. )
완고하신 부모님 슬하에서 전 동네어른들께 담배피는 모습도 보이면 안됐고, 여자랑 같이 동네를 걷다간 소문이 자자하게 퍼집니다.
서울 하늘 아래건만 참 좁은 동네죠. 물론 저희 부모님도 그런 모습을 싫어하신다는겁니다. 동네에서 조그맣게 가게하시는 부모님께선 저에게 그런 남존여비 모습을 보이시는 부부사이도 아니시고, 부자집 집안도 아닌데...왜 저에게서 분위기가 느껴지는지.
초등학생때 공부 못했던 사람없겠지만...동네어른들 사이에선 전 모범생중에 모범생이였죠. 커서 들었지만 저 참 재수없었답니다.
커서보니 저도 그랬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전...동네 어른들은 담배도 안피고, 술도 안마시고...
참 올바른 청년...으로 인식되어져있습니다. 그래서 대놓고 하지는 못하고.. 뒤로 몰래 섹스도, 담배도, 술도 마시는....그런 호박씨 까는 응큼한 청년으로 자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들 만났을때 한 여자애가 그러더군요.
재훈이넌 여자손도 안잡아봤지? 하구요....
자랑이다 싶어...응 그래~ 라고 대답했지만
저는 응큼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가 없습니다. 제 얼굴에 순진! 이라고 쓰여있기때문이죠.
이런 생각을 해보게된 이유는
그까짓 이벤트 당첨이 뭐라고 이렇게 외로움에 몸부림 치는 내가 또 외로움을 즐기러 왔을까. 그냥 당첨 안된걸로 치면 되자나.
그럼 평소 주말처럼 보내면 되는데...
하지만 전 의식하지못한체...찾아오게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회사 사람들에게...난 친구 많다. 아는 여자친구도 많다. 케리비안 베이도 여자랑 간다. 이제껏 이런 자랑을 해왔던터라.
예상대로 전 내일 출근하게되면...살짝 그을린 피부를 보여줄 것입니다. 누구와 같이 갔냐하는 문제는 거짓말을 할것 같습니다.
남자로서 허영된 자존심때문이죠. 차마 혼자갔단 말 못하겠네요.
ps1. 누구를 만날진 모르겠습니다만, 저를 올바른 바른생활 청년으로만 알고 결혼하고...그렇게 같이 살면서 저의 본심을 아는 날엔...
이혼 당할것 같습니다. 걱정이군요.
ps2. 뭔가 화끈한걸 기대하신분껜 죄송합니다.
다음에 화끈하고도 응큼한...일이 생기면 자세히 올리겠습니다.
좀더 솔직하고, 진실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