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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으로 깡으로...인내는 달다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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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410 회 작성일 24-03-28 04: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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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시작합니다.
 
보름 정도 지나, 퇴근 후 특별한 일이 없어 다시 채팅 사이트에 접속을 해 있는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그녀는 제 핸폰 번호를 알고 있으니깐 전화를 종종 했었습니다. 집앞으로 갈테니 술 한잔 사달라고...그녀의 목소리는 술 때문에 이미 많이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술 많이 먹은 것 같은데 집에 가라는 저의 정중한 충고를 묵살하고 또 욕짓거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분 살짝 나쁠 뻔 했지만 "거져 주겠다는 것이냐? 그러면 다 받아주마"하고 택시타고 내릴 곳을 알려주었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는 그녀는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생각보다 다리가 굵더군요. 그에 비하면 제 다리는 왜소한(?) 편이었습니다. (이건 서막일 뿐입니다.) 호프집에 들어가서 부대찌개와 소주 한병을 비워갈 쯤 제 전화를 빌려 여기저기 전화를 하더니 결국은 가정에 문제 있는 친구의 부부싸움에 중재를 하면서 제 전화기를 한시간동안 쓰더군요. 이런 쌍!! 니가 사랑과 전쟁의 신구냐? 왜 중재를 니가 해?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친구한테 가야하니 택시비를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줬습니다. 저 돈 많냐구요? 절대 아닙니다. 그냥 주고 싶었습니다. 일종의 묻지마 투자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듯 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그녀를 최초 만날 날로 2달 정도 지나) 일요일 오후,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 청소를 하고 한껏 좋아진 기분을 채팅으로 풀어볼까 해 접속을 했는데...그녀 집 근처 피씨방에서 몇 시간째 게임하고 있는데 와서 겜비 좀 내달라고 합니다. 전 갈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WBC 한일전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2연승을 거두고 이제 일본만 즈려 밟으면 결승이기 때문에 더더욱 갈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남자는 여자보다 한 수 아래입니다. 남자가 아무리 멋진 데코레이션을 한 창(?)을 들고 여자의 계곡에 입성하면 결국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방 잡아서 같이 야구보자....또 아니, 내가 날 선물해(?) 줄지도...이런 쌍! 왜 그런 결정타를 날리는거야 엉? 조금 있으면 경기 시작하는데...기다려라. 가마.
그 후 30분 뒤...그녀를 데리고 집 근처 모텔에 입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여러 선,후배님들은 많은 상상을 하시고 계시겠지만 전 오버하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전 티비를 켜서 야구를 시청했고, 그녀는 피씨를 켜서 사이버상의 수많은 오빠,친구들과 채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뭐하는 짓이냐? 너.." 그럴수도 있지만....
 
모텔에 들어오자마자 티비를 켜는 저나, 피씨를 켠 그녀나 뭐가 다르겠습니까? 이미 창을 들고 계곡에 입성할 그런 전투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말이죠. 우리나라 패배가 거의 확실해 질 쯤, 전 그녀에게 "난 이만 갈테니 채팅 즐겁게 해라"하고 방을 나왔습니다.
나와서 채 1분도 안돼...다시 그 모텔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구요???
 
그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담배를 놓고 왔거든요. 그래서 다시 그 방을 두드려 그녀를 불렀습니다. 나중에 그녀 그러더군요. "니가 그럼 그렇지..남잔데 그냥 가겠어..? 너도 어쩔 수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제 행동은 여지없이 그녀의 짧은 생각을 싹뚝 자르고 담배가 가지고 나오는 저의 태도에 무척이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증언을 하더군요.
 
<<그럼,,,한국 야구가 쪽바리한테 작살나는 꼴을 보고 뭔 흥에 겨워 나랑 침대에서 뒹굴겠냐??>> 전 사실 이런 맘이었거든요.
 
그리고, 시간이 또 흘러 일상에 묻혀 피곤한 삶을 이어가던 중, 간만에 채팅 싸이트에 접속을 해서 새로운 이벤트가 없을까 눈을 번뜩이고 있을 무렵..그녀가 귓말로 말을 걸어옵니다.
 
"나, 오빠네 집 근천데....피씨방비가 부족하다. 데릴러 오면 안돼?? 나 오늘 오빠랑 같이 있고 싶은데..."
이런 쌍!!! 내가 니 물주니?? 맨날 니 제2금융권이냐? 피씨방비 대납하게..?
 
전 그냥 옷을 갈아입고 어느새 피씨방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묻지마 투자 도대체 언제 끝나는거야? 이런 속셈을 하면서 걸어갔지요..그녀 며칠 째, 머리도 못 감았는지 꽤재재한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면서 게임을 하고 있더군요....가자! 피씨방 비를 대납하고 근처 모텔이 무지도 많은 곳 근처 편의점으로 가서 거사(?)를  치루기 위한 제수를 장만하고 있었습니다. 소주 2병, 맥주 한병, 간식으로 간단한 패스트 푸드 몇 가지......
 
모텔에 들어갔는데, 그전과 다름없이 피씨를 켜더군요...이런 쌍!! 뭐하자는 플레이야...?
 
전 집에서 틈틈히 준비해 두었던 장비(?)...고무장화, 러브젤 등등은 주머니에 가득 넣고 왔는데 뭐하자는 플레이야...? 그러나, 모텔비, 제수를 장만하기 위해 들인 비용, 택시비를 감안하면 충분히 참았어야 했는데....
술을 한 두잔 먹다보니 슬슬 화도 나고, 피곤하기도 하고, 이것이 날 물로 보는거야 뭐야?(그 전 행동을 보면 전 그녀에게 "삼다수"였던 것입니다.)
 
채팅도 지겨웠는지, 티비를 보더군요. 그래서, 은근한 목소리로 "이제 그만 씻을까?". 먼저 씻으랍니다. 저 여자 말 잘 듣습니다. 나오는 콧노래를 눌러가며 깨끗이 씻고 나와 침대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녀, 기다렸다는 듯이 가서 씻고 나오는데 이제 사람같습니다. 머리가 약간 젖은 여자가 주는 그 섹시함이라..남자는 누구나 다 공감할 것입니다.
 
술도 적당히 마셨겠다..(전적으로 그건 제 판단이었던 것입니다. 소주 두병을 마셨으니..그건 적당히가 아니죠) 분위기도 잡혔겠다....제 옆으로 오라고 재촉을 했더니...지금 티비 보고 있으니까 건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녀의 과거를 알기에 전 티비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만, 그 지루함은 슬슬 짜증으로, 짜증은 자괴감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렇게 화를 내고, 새벽 2시경에 집으로 와 버렸습니다. 그 시점이 이미 그녀를 만난 지 3개월이 훌쩍 넘은 5월 중순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 충격 때문인지 2주 정도는 채팅과 담을 쌓고 지냈습니다.
 
바둑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복기라고 들었습니다. 내가 그녀의 계곡에 위풍당당히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몇 번의 술자리에서 그녀 저에게 상당한 호감은 있다고 하였습니다.(제가 좀 매력이 있거든요.^^)
그럼 다른 이유 때문인데....그렇습니다. 문제는 첫만남에서 심어주었던 과음에 대한 불쾌한 기억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지난 주 수요일 경, 채팅 싸이트에 접속하여 낚시질을 하고 있는데 역시나 귓말이 하나 날라옵니다. "뭐하냐? 노친네!"...이런 쌍!! 너는 항상 20대 해라..
 
이런 저런 대화 중 전 그녀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 좀 도와주라...."...뭐냐고 당연히 물어보겠죠.
"나 발정긴가 보다...니가 좀 도와줘야겠다." 저 역시나 좋은 소리 못 들을 줄 알았습니다. 그녀 저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더군요...변태냐는 둥, 미쳤냐는 둥....그런 시답지 않은 농담을 뒤로 하고 드뎌 문제의 토요일이 되었습니다.
 
16강 진출이 좌절된 절망을 친구와 술로 풀고, 그 술이 다 깰 때 쯤되어 토요일 밤 9시 경...채팅 싸이트에 접속해 있었습니다.
 
그녀가 말을 걸어오던군요...
 
 
 
역시 너무 길어진 감이 있어... PART 3 결말로 넘어가 이 장편을 마무리 짓고자 하오니, 선,후배님들의 넓은 아량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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