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의 비슷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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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분의 글을 보니 글쎄요.
제 생각엔 양성애적 성향을 가졌다기 보다는 금기시 되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 강한게 아닐까 싶네요. 특히 군대에서 여성적인 느낌을 주는 동기나 쫄다구와 스킨쉽을 했다는 건 동성에 대한 호기심 보다는 상대 남자의 여성성에 끌린거 아닐까요?
저의 군대 때 기억은 정말 거의(?) 동성애자들(심증은 100% 이지만 물증이 없는 관계로)과 같이 생활한 기억입니다. 저의 할아버지 군번과 그 두달 밑 병장의 이야기 입니다.
할아버지 군번은 제가 입대할 때 병장이었고, 그 밑은 상병 말호봉 쯤이었던거 같네요. 둘이 아주 내놓고 연애를 했지요. 둘 다 짠밥도 먹을 만큼 먹은데다가 상병 말호봉이었던 인간은 대대에서도 개차반으로 소문난 놈이었습니다. 아무도 안 건들였죠.
매일 잠 잘 때는 둘이 한 침낭에 들어가서 침낭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잡니다. 겨울엔 커다란 욕조에 더운 물 받아 놓고 둘이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 내쫒고 목욕을 했지요. (제가 있던 부대는 그 당시에도 패치카를 때고, 수도가 없어서 계곡물을 끌어다 수도처럼 받아서 썼는데 한 겨울 그나마도 얼면, 페인트통으로 만든 물통으로 개울에서 물을 떠다가 세면장에 있는 커다란 욕조에 받아 놓고 고참들 쓰게 해줬거든요. 그럼 이 인간들은 자기보다 위 고참들 다 씻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자기 차례오면 그 욕조에 패치카에 올려서 데워둔 물을 붓고 둘이 들어가서 목욕을 하는 거죠. 물론 그 밑으로는 계곡으로 나가서 씻어야 하구요.)
이 얘기를 길게쓴 이유는 당시 그 둘의 외모와 성격은 전혀!!! 여성적이거나 부드럽거나 간들어지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병장의 얼굴은 심각할 정도로 여드름이 많이 나서... 언뜻 보면 살짝 얽힌거 같아 보이고 몸매도 왜 통 몸매.. 얼굴 넙적하고 목은 짧고 굵으며 가슴, 허리와 엉덩이가 평평한...
개차반은 더 심하구요. 누구랑 걸어가도 찍혀서 신분증 검사 받을 만한 외모의 소유자였습니다.
그 들의 외모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구요. 다만 동성애는 동성에 끌리는 거겠죠. 동성이 가지고 있는 이성성이 끌리는 것이 아니라 동성이 가진 동성성에 끌리는게 동성애가 아닐까요. 이 말을 하고 싶어서 글을 길게 썼네요.
동성이 가진 이성성에 끌리는 건 자연스러울 지는 모르지만 드문 경우는 아닌거 같습니다. 누구나 한 두번 쯤, 더구나 동성만 폐쇄적으로 생활하는 군대나 중/고등학교를 다닌 경우 경험할 거 같습니다.
특히 트랜스젠더에 호감을 느끼는 건 동성애가 아닙니다. 그건 이성애죠.
하리수를 보고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간다고 동성애자는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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