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7부(섹스의 개념)-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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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후씨는 내 얘기를 들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가만히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으음...그런 일이 있었군....그런 아픈 과거가 있는 줄은 몰랐어... "
나는 얘기하는 가운데 어느새 울고 있었다. 그는 더욱 힘을 주어 나를 안으며 내게 길게 키스를했다.
"영후씨...나...더럽죠...?"
"아니...절대로...그렇게 생각안해....당신은 잘 버텨주었어...지금까지...당신 얘기를 잘 들었어...이제 당신이 남편과 섹스를 할 때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말해줄께...나는 그동안 당신의 그런 증상의 원인이 무얼까 많이 생각해 봤어...나하고 섹스할 때는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금방 흥분하는 당신이 왜 남편과는 안되는걸까...?...당신은 남편에게 죄의식을 느끼고 있는거야... "
"죄의식...?"
"그래...죄책감...당신은 지금까지 여러명의 남자들과 섹스를 해 왔지....어려서부터 남편에게 섹스로 길들여진 당신은 부모 몰래 섹스를 한다는 죄책감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었어...그러다가 어머니의 불륜을 보면서 그것을 정당화시키려고 노력했어...자신의 섹스와 어머니의 섹스를 상쇄시킨거지...그러면서 자신의 섹스를 개방해버린거야...남편과 고모의 섹스를 보면서 스스로는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당신의 잠재의식속엔 그에 대한 반발심이 있었어...그리고 그것은 아버지와의 섹스로 시작해서 남편의 친구인 준호, 친구의 남편인 성욱, 선배인 민수와의 섹스로 이어진 거야...남편이 고모와 섹스를 할 때마다 당신에겐 그에 대한 반발이 쌓이고 있었어....그러다가 적당한 기회가 오면 그것을 터트린 셈이지...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자기합리화로 당신이 그들을 섹스로 치료해주는 것이라고 여겼지...남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었어....그러다가 수영강사에게 ***을 당하면서 그 잠재되어 있던 죄의식이 밖으로 드러나 버린거야...지금까지는 합리화가 가능했지만 당신의 의사에 반해 ***을 당한 것은 합리화시킬수가 없었던 거지....그 탈출구로 훈이라는 사람과의 섹스로 이어졌고 당신을 그를 통해 당신의 과거 어머니의 불륜을 다시 연상하여 상쇄시키려고 한거지...그렇게 해서 잠재의식속으로 다시 밀어넣은 죄의식이 소멸되지 않고 한동안 그렇게 잠자고 있다가 마침내는 무의식의 늪을 뚫고 나온거야...남편과 섹스를 하려고만 하면 당신은 무의식중에 감각의 문을 닫아버리는거지..."
"그런데 왜 당신과는 섹스가 되는 거죠...? "
"당신의 무의식은 나를 통해 치유받고 싶었던 거야....과거 당신이 남자들을 섹스로 절망에서 빼내어준 것처럼 이번엔 의사인 나를 통해 절망에서 빠져나오기 원했던 거지...당신...그 훈씨와의 섹스 이후에 다른 사람과는 섹스한적이 없지...?"
"네"
"당신은 과거의 남자들과 섹스를 하고나면 그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몸을 주지 않았어...대신 그들에게서 느낀 욕정을 남편에게 더욱 강하게 퍼부어 주었지....그건 당신이 남편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던 거야...그들과의 두 번째 섹스에는 치료해준다는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지...그것은 당신의 욕정을 채우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거든...섹스의 개념은 그렇게 당신의 의식속에 왜곡된 형태로 어려서부터 잠재해 버린거지..."
"그럼 치료할 수는 없는 건가요...?"
"한가지 방법밖에는 없어... "
"그게...?"
"남편에게 모든 것을 말하는 거야...남편과 고모님과의 섹스를 당신이 알고 있었다는 것...그리고 당신이 그동안 가져왔던 모든 섹스행위를 남김없이 다 말해야 해...당신이 남편의 행위를 진심으로 용서하고 또한 남편으로부터 당신의 모든 불륜을 용서를 받을 때에만 치료가 될거야..."
"만약 남편이 날 용서안해주면 어떻해요...? "
"그땐 내게로 오는 수밖에...난 이미 당신의 모든 과거를 다 알고 있고 당신도 나와 인옥의 관계를 다 알고 있으니까...나하고 섹스가 안되는 일은 없을거야.... "
바로 그말이 듣고 싶었다.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이미 내 마음은 남편에게서 떨어져 나와 있었던 것이다. 그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내 스스로 만든 가면일 뿐이었다. 이제 난 더 이상 그이를 사랑하고 있지 않았다.
"남편과 이혼하겠어요...더이상 그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어요...당신....나를 받아줄거죠...?...그렇죠...? "
"물론이지...당신을 사랑해...상아..."
그는 나를 꼬옥 껴안으며 길게 키스를 해주었다.
"당신은 뜨거운 여자야...미리 말해두지만 당신이 만약 나 말고 다른 남자에게 욕정을 느끼게 된다면 그와 섹스를 가져도 좋아... "
"정말이예요...?"
"그럼....난 당신을 사랑하지만 독점할 생각은 없어...내가 독점하겠다고해서 독점되는 것이 아니니까...그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지... "
"그럼...당신도...다른 여자와 섹스를 할건가요...?"
"만약 내 욕정을 자극하는 여자가 생긴다면 할수도 있지... "
나는 그의 말을 곰곰히 생각하며 병원을 나왔다. 확실히 영후씨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나의 그동안의 섹스행각은 결국은 끝없는 나 자신에 대한 자기기만에 불과했다.
나는 이제부터 그때그때의 느낌에 충실하기로 마음 먹었다. 누군가와 섹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와 섹스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만큼은 오직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