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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유리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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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37 회 작성일 24-03-24 12: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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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구 한 녀석과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같이 마시던 친구가 약속이 있다며

갑자기 자리를 떴습니다.

이제 술을 본격적으로 마실 듯했는데 혼자가 되어버리니

이 또한 허무했습니다. 그렇다고 술집에 혼자 찾아가 모자란 술을 마시기에는

조금 궁상맞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갑자기 눈앞에 반가운 간판 하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남성 휴게실
--------------


나는 분명히 남자고 지금은 술먹다 지쳤으니까

내가 저곳에 들어갈 이유는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들어갔습니다.

가고 싶어 간게 아니라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예전에는 보통 ‘남성휴게방’이라고 하면

그것은 전화방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전화방이 점점 감소하는 국제적인 추세에 따라

이제 보기 힘들어진 ‘추억의 장소’가 되었고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유형의 업소가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일명 ‘유리방’이라는 곳입니다.

예전의 전화방과 흡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전화를 통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고 대화할 사람이

직접 방에 들어오는 방식이었습니다.

다만 한평 남짓한 공간의 가운데에는 커다란 유리로 칸막이가 되어 있어

매우 가까운 곳에서 상대를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손 하나 접촉을 못하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곳을 일명 유리방이라고 합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가보니 조금 허망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술 한잔 했으니 다행이지 맨정신으로 왔다면

민망해서 앉아있기도 곤란한 곳이었습니다.



상대가 들어왔습니다. 40살쯤 되어보이는 여인이었습니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대화가 오갔습니다.

다음은 그 대화 내용입니다만 이글을 보시는 수준 높은 유저들을 위해

대화의 말투를 의도적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상황을 파악하여 이를 잘 해석하고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마루 :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이옵니까?

유리 : 이렇게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기타 다른 여흥을 즐기기도 하지요.

마루 : 그게 전부인가요?

유리 : 뭐 그게 전부는 아니고 소인이 신체의 특정 부분을 보여줄 수도 있고

당신의 신체 일부의 맛을 볼 수도 있사옵니다.

마루 : 그러면 일단 가벼운 것부터 시작해보시지요.

유리 : 어렵진 않사오나

이벤트 하나마다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셔야 하옵니다.

물론 세금은 없지요.

마루 : 허허. 그러시군요. 가격은 어느 정도 합니까?

유리 : 신체 일부분을 보여주는 노출 프로그램은 3만원,

같이 나가서 비디오방에서 무비 감상 및 일부 신체 더듬기는 7만원이옵니다.

마루 : 그렇다면 그 위의 등급은 어떻게 되는지요?

유리 : 20만원 되겠습니다.


3.

한마디로 이상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대충 얼굴보고 함께 나가서

알아서 하는 곳인 셈이지요.

쪽팔리지만 같이 나가서 모텔에 가는데 12만원만 하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별로 이쁘지도 않은 여인이 그것은 도저히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내게 가진 돈이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10만원이라고 대답했지요.

그랬더니 유리녀는 화가난 얼굴로 물었습니다.


“근데 왜 12만원에 나가자 그랬어?”

하는 수 없이 나는 솔직히 말했습니다.

“일단 나가서 2만원 깍을라 그랬지”

그랬더니 유리녀는 혼잣말로 대꾸했습니다.

“씨발.....”

그러더니 내게 다시 제안을 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우리 그냥 비디오방 가자. 거기서도 다 해줄께.”

“......”


하지만 나는 섹스를 할 때 여러가지 지형지물이나 상황에 맞는

다양한 방법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섹스는 일단 갖출 것 갖추고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당연히 싫다고 하고 다음 여인을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 그걸로 그냥 끝이라더군요. 뭐 이런 집이 다 있나요.

그러면서도 유리녀는 그러니 나랑 잘 해보자며 이미 떨어진 성욕을 지피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갈데없이 오긴 했지만

정말 영양가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4.

며칠뒤 이 시대의 변태 빛나리를 만났습니다.

유리방 갔던 얘기를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얘기했습니다.

빛나리도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가본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매우 반가워했습니다.

그 친구는 당연히 반가워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술 안 먹으면 민망해서 못 갈 거라고 말했더니

녀석은 이빨 2개를 보이며 씨익 웃었습니다.

하긴 그 변태는 술도 안 먹으면서 못가는데 없이 가는

이 시대 최고의 변태니 못갈 이유가 없겠지요.

무척 행복한 표정을 보이는 빛나리를 보면서

저 시키가 한번 가봐야 그 실상을 알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세상을 제대로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실 이상으로 유리방을 미화시켰습니다.

녀석은 내 얘기만 듣고도 벌써 침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 녀석은 일주일내로 유리방을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안간다는 말을 내게 하게 될 것입니다.


5.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난 뒤 빛나리를 만났습니다.

빛나리는 매우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루야, 나도 유리방 가봤다. 근데....”


녀석의 말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내가 말한 곳이 아니라 빛나리가 지나다 간판을 본 업소였다는데

생각보다 몹시 괜찮은 여인을 만나 모텔에서 떡을 쳤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리방에 괜찮은 여인이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녀석은 입에 침을 튀어가며 흥분하고 매우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녀석의 말로는 매우 몸매가 좋고 얼굴도 괜찮은 여인이 들어와

유리방 안에서 옷도 벗어주더니 내가 알고 있는 금액보다 약간 싼 가격으로

같이 모텔에 동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모텔에서도 매우 상냥하고 적극적으로 대해주었고

물건만 컸지 매우 짧은 시간이면 모든게 다 흘러내리는 녀석의 특성을 알고는

음으로 양으로, 입으로 몸으로 다양하게 만족을 시켜주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얘기를 들으면서 몹시 열이 받았습니다.

녀석에게 세상을 제대로 살라고 가르쳐준 업소에서 횡재를 하다니

참으로 열이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잠시 이성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흐뭇한 표정을 짓는 빛나리를 무섭게 쏘아보며

내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어디라구?”


6.

그리고 또 며칠 뒤 녀석이 가르쳐준 업소를 찾았습니다.

내가 갔던 곳이랑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았지만 일단 녀석이 그랬다니

믿어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인이 들어왔습니다. 아니었습니다.

그런 스타일의 여인은 마을버스 타고 가는 길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여인 없냐고 물으니 전에 그랬던 것처럼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관없으니 너 나가고 다른 여인 오라고 했습니다.

여인은 입을 한뼘이나 내밀고는 사라졌습니다.

다른 여인이 들어왔습니다.

아, 하늘도 원망스럽지 아까 그 여인이 훨씬 나았습니다.

또 다른 사람 없냐 물으니 지금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점점 더 하늘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원망은 점점 허탈로 바뀌었으며 그 허탈은 다시

새로운 성욕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생각은

그냥 이 여인이라도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나마 20만원 달라는 걸 깎아서

빛나리와 같은 액수로 데리고 나가게 된 걸로 애써 자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텔에 갔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잘못되어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모텔에서 떡을 쳤습니다.

성욕이 떨어져서 겨우 세워서 했습니다.

그 여인은 별로 도와주지도 않았습니다. 더 얄미웠습니다.

겨우겨우 필살의 밀어넣기 방법을 시도한 끝에 ‘한번’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이성을 찾고 모텔 천정을 보니 더 약이 올랐습니다.

화풀이 할데라곤 그 여인밖에 없어 매우 화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마루 : 야! 니네 이쁜 애도 있다며?

여인 : 누가 그래? 여기 다 별로야.

마루 : 이쁜 애도 있다던데.

여인 : 에구. 없어. 내가 제일 이뻐.

마루 : 니가 제일 이쁘다고? 에구... 너 솔직히 말해봐.

니 나이면 데리고 나오는 사람도 없지?

여인 : 뭔 소리야? 하긴... 요즘 손님이 너무 없어서 못나가긴 하지.

마루 : 손님이 얼마나 없는데?

여인 : 으이구 말 말어. 지난주엔 한사람 왔다니깐.


한사람?

아, 그 순간 나는 머릿속에 그 한사람이 생생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묻지 말아야 할 말들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마루 : 그 한사람 혹시 머리숱이 없지 않냐?

여인은 별로 크지도 않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어라? 그걸 어찌 알지?”


그리고 그 사람의 인상착의에 대해 일일이 말했는데 다시 되묻지 않아도

그 사람은 빛나리가 확실했습니다.

갑자기 그 녀석이 떡을 쳤다는 미모의 여인 얘기며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그 사람이 와서 뭘 했냐고 물었습니다.

뭐 그런걸 다 묻냐는 얼굴로 나를 잠시 쳐다보던

여인은 담배를 한대 물고는 천천히 애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별 변태같은 사람 다봤어.

이 여자 저 여자 다 들어오라 그러고는 이것저것 시키는거야.

평소 같으면 이상해서 안했겠지만 손님도 없겠다 또 유리벽이 있으니

뭐 어쩌기나 하겠어?

아 그랬더니 그 사람은 지 바지를 내리더니 물건을 쑥 꺼내데?

참, 물건은 진짜 크더라.

그리고는 딸딸이 한번 치고 가는거야. 나참 재수없어서.

갈려면 그냥 가지 가면서 뭐라고 하고 가는지 알아?”


“뭐라 그러던?”


궁금해진 나는 바싹 다가가듯 자세를 바꾸고 물었습니다.

재를 한번 턴 여인은 조금 전의 그 말투로 얘기를 했습니다.


“나 참... 글쎄 가면서 고작 한다는 말이 어떤 미친 놈이 여기와서

니네들 데리고 나가겠냐는 거야.

빙신. 이렇게 와서 데리고 나가는 사람도 있는데....”


“.....!”





그날 이후 나는 빛나리 새끼만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만나면 가만히 안두겠다고 찾아다니는 중이지요.

전화만 하면 빛나리는 웃어 죽겠다며 큰 소리로 웃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지금 나는 그 녀석을 찾는게 급한 게 아니라

그 녀석에게 복수할 방법을 찾는 것이 더 급합니다.

누가 좋은 방법 있으면 알려 주실래요?






글을 마치는 한마디 -



유리벽은 투명하다.

세금도 투명해야 한다.

추천75 비추천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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