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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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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679 회 작성일 24-03-24 03: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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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식열풍이 한차례 격동을 일으킨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주식 열풍의 기세가 남아 있어 술자리가 생겨도 크고 거나하게 벌어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비싼 술을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한자리에 수십만원 또는 백여만원이 들어가는 자리가 항상 만들어지고 있었으니

이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큰일이었습니다.

일주일에 백만원이 넘는 술자리가 4번이나 있었던 적도 있고

또 그중에 두번 반에 해당하는 술값을 낸 적도 있으니 허리가 휘어져도 한참 휘어져서

다시는 떡도 못칠 정도의 물질적, 육체적 타격을 입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후 급격한 주가의 하락과 과도한 부채의 압박이 맞물려, 항상 커다란 사건을 만들던

친구 빛나리와 선배 Y와 함께 다시는 술집에 가서 여자 먹는 일 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때 빛나리 새끼는 쫀쫀하게도 새끼손가락을 걸자고 했습니다.

돈도 몇 번 안낸 놈이 아끼자고 할 때는 유난히 큰소리쳤습니다.

그래서 내가 손가락 대신 자X를 걸고 약속하자고 하니

두 사람은 나를 소닭보듯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무때나 자X 얘기를 꺼내면 왕따 당한다는 사실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2.

그 굳은 약속을 한 다음주에 우리는 또 만났습니다.

이미 전화로 그날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상태라 가볍게 맥주나 한잔하기로 하고

일산과 가까운 화정에서 빛나리를 만났습니다.

Y형은 오고있는 길이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조그만 카페에서 Y형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아가씨가 메뉴판을 들고 왔습니다.

갑자기 날씬한 아가씨를 본 빛나리 새끼는 메뉴판을 뒤적거리더니

‘양주 조그만 거 하나!’라고 온갖 폼을 잡았습니다.

녀석은 날씬한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씁니다.

술을 마시러 온 것도 아니고 단지 Y형을 기다리는데 양주 한병이라니요.

게다가 술 마시는데 큰 돈 안 쓰기로 약속한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 아닙니까?

그래서 얼른 양주를 취소시키고 커피 두 잔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빛나리에게 큰소리 쳤습니다.

빛나리는 쪽이 팔린 모양이었지만 상황과 정황을 파악한 뒤

순간적인 자신의 만행을 반성하고 이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Y형이 도착했습니다.

날씬한 아가씨가 또 메뉴판을 들고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각자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폼을 잡으며 단호히 말했습니다.


“곧 나갈거거든요. 헤헤헤....”



조금 비굴했지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의 피비린내 나는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단한 변화였습니다.

IMF도 새마을운동도 우리들의 이 비장한 정신상태보다 못했을 것입니다.

이후 카페에서 나와 갈만한 곳을 찾았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었습니다.

화류계의 대가인 Y형이 말했습니다.


“야! 일단 일산 쪽으로 가보자”


택시를 타고 일산으로 이동하는 동안 어디를 갈 것인가 심각한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중에 누군가 제시한 나이트클럽이 제일 만만했습니다.

양주 한병 먹고 부킹 잘하면 2~30만원이면 재미있게 보낸다는,

우리의 결심을 흐트러지지 않으면서도 아주 저렴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20만원이란 돈이 작은 돈은 결코 아니지만 그동안 망가진 액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보여

그건 내가 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 정도면 싸게 쏘고 생색도 낸다는 잔머리였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그 복잡한 수학적 계산을 순식간에 해낸 나의 잔머리에 스스로도 감동하고 있었습니다.


3.

일산에 있는 로마라는 나이트클럽에 도착해서 룸에 자리잡았습니다.

그런 곳에 가면 일산이 낳은 화류계의 대가 Y형이

모든 정치와 대담, 협상, 조율, 쇼부, 외상 등의 업무를 맡아 하는데

그 실력이 가히 천재적입니다. Y형은 큰소리쳤습니다.


“야! 밖에 삼삼한 아줌마들 있으면 좀 들여보내. 오케?”


만 원짜리 몇 장을 손에 쥔 웨이터는 고개를 숙이고 나갔고 양주 한 병이 들어왔지만

아줌마든 아가씨든 여자는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화류계의 대가 Y형은 다시 웨이터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여자 데려오라고 온갖 땡깡을 부렸습니다.

형이라고 부르지만 아주 나쁜 놈입니다. 웨이터가 봉입니까?

하지만 형이 잘되야 나도 잘된다는 사악함으로 옆에서 계속 Y형을 부추겼습니다.

나는 더 나쁜 놈입니다. 반성합니다.

하지만 웨이터는 머리를 계속 긁적거렸습니다.



“근데요... 오늘요.... 물이 안좋습니다 형님.

보통 때는 안 그런데 오늘 진짜 안좋습니다 형님.”



표정으로 보나 상황으로 보나 여자 손님이 없다는 건 사실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Y형이 그냥 물러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야! 빛나리, 너 나가서 스테이지 가봐. 물 좋으면 니네 오늘 죽는다"



하필이면 자기를 시켰다고 입이 삐죽 나온 빛나리는 가기 싫은 발걸음으로 룸을 나섰습니다.

하지만 곧 룸으로 돌아온 빛나리는 아까 웨이터보다 더 힘이 없었습니다.


“형~ 진짜 물 안 좋아. 씨발....’


결국 우리는 양주 한병을 놓고 셋이서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전날 과음을 해서, 빛나리는 속이 안 좋다고, 그리고 Y형은 치과에서

이 치료를 받는중이라며 한잔씩 따라둔 양주도 비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남자 셋이 방안에 있자니 죽을 맛이었습니다.


“야! 그럼 여기 아가씨 나오냐?”


다시 룸에 들린 웨이터에게 Y형이 말했습니다. 웨이터는 얼른 대답했습니다.


“예 있습니다. 7만원씩인데요”

“음... 그래 알았어. 나가 있어!”


웨이터는 나가고 우리끼리 다시 얘기했지만 그래봐야 괜히 호기를 부려본 거고

만나기 전에 약속한 일들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바보짓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돈 많이 나가는 술은 먹지 말자고 약속하고 처음 만나는 건데

또 아가씨를 부를 수는 없었습니다.

또한 모두들 그 제안과 결심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모두 가만히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없는 것은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야, 우리 그러지 말고 아가씨 부르자 응?”


Y형이 읍소하듯 동정을 얻는 방법으로 작전을 바꾼 듯 나와 빛나리에게 동의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가씨를 부르면 되나요? 절대로 안될 일이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빛나리 녀석이 배신을 때리고 나섰습니다.


“좋아, 여자값은 내가 쏜다!”


갑자기 계산이 복잡해졌습니다.

여자값은 지가 쏜다니 내게는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고 Y형 또한 아무 영향이 없을테지요.

또한 지돈 지가 쓰겠다는데 다른 반대가 있을 수 있나요.

그리고는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곧 아가씨가 들어왔습니다.

3명중 두명은 별로인데 한 아가씨는 몹시 괜찮았습니다. 물론 내 옆에 앉았습니다.

나도 눈높이가 높지 않지만 빛나리는 눈높이도 낮은데다 가리지도 않습니다.

참 좋은 친구입니다.

상황이 그렇게 바뀌니 분위기도 달라지고 갑자기 술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양주 한 병이 금방 없어지고 또 한 병이 금방 없어지니

또 한 병을 주문해야 할 상황이 왔습니다. 앗, 갑자기 술값 생각이 났습니다.

술값은 내가 낸다고 했으니 지금 마시고 있는 이것들도 내가 내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큰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틈에 빛나리 녀석은 술을 주문하며 내게 말했습니다.


“마루야, 잘 먹을게~”


벌써 3병째이니 16만원으로 계산해도 사...사...사십만원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헉,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질세라 나도 옆에 있던 여자를 껴안고 빛나리에게 말했습니다.


“빛나리야 나도 잘 먹을게~”


빛나리도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룸차지 정도나 낼 줄 알았는데 먹겠다는 말은 2차까지 가서 떡까지 치겠다는 말이니

빛나리도 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빛나리와 나는 서로 한푼이라도 남의 돈을 축내야 상대적으로 이익이라는

엉터리 경제학 이론을 되새기며 생각으로 술을 엄청 퍼마시고 또 2차까지 갔습니다.

평소에 한번 거나하게 먹던 액수보다 더 많은 돈이 나왔습니다.

비싸게 술 먹지 말자는 약속이고 뭐고 모든 게 다 원점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중간에 끼인 Y형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이게 웬떡이냐는,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4.

그날 이후로 나는 돈을 주고 떡을 치진 않습니다.

꼭 돈을 많이 쓴 이유만은 아니었고 그것이 참 의미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요즘은 채팅방에서 음악방송을 하거나 또는 그러면서 알게 된 사람들과

교감이 만들어지면 만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사랑표현까지 하게 됩니다.

사람도 변했습니다.

떡이라고 해야 할 말을 사랑표현이라니 이 얼마나 점잖은 표현입니까.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니 이젠 왠지 술집에서 아가씨랑 2차 나가는 게 어색합니다.


이러한 말들이 맞는 말이긴 하지만 여기서 내가 이러면 안됩니다.

나는 상당히 큰 잘못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안가면 술집 아가씨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들은 누가 도와줍니까?

아무래도 다시 힘을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소한 일산지역의 건전한 문화를 위해서 내가 다시 움직여야겠습니다.

가만 있자? Y형 전화가 몇 번이더라?



* * *



<말하지 못한 이야기>

그날 술이 떡이 되어 일산의 명소 캘리포XX에 갔지만 힘 한번 제대로 못썼습니다.

특히 욕실에서 술에 취한 채 쓰러지는 바람에 아래층에서 떡치던 빛나리가 올라오고

Y형이 올라오고..... 아무튼 난리 부르스에 쌩쑈를 했습니다.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서 며칠간 사람도 못 만나고 술도 못 마셨지요.

그 정도가 아니라 병원에서 X-RAY도 찍고 MRI, CT도 찍었습니다.

그날 아침까지 옆에 있으면서 하라는 떡은 못하고 대신 간호사 역할을 해준

아가씨가 고마워서 며칠 후에 만났습니다. 옷을 사달라더군요.

고맙다고 만난 놈이 안 된다고 하기에도 곤란했습니다.

꽤 비싼 옷을 골랐고 할 수 없이 사줬습니다. 물론 떡도 쳤습니다.

치고 싶어 친 게 아니라 단지 돈이 아까워서 쳤습니다.

그 느낌이 그리 좋지만은 않더군요. 아마 그래서 술집 여자와 떡치는 일이 싫어졌나봅니다.




글을 마치는 일산마루의 한마디 -

떡을 돈으로 사는 자는 떡으로 망한다



- 일산마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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