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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아저씨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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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956 회 작성일 24-03-20 14: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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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지각을 했습니다..
ㅡ.ㅡ;; 지각할것 같아서 택시를 탔는데도 5분지각해서 경고 먹었습니다...
오늘이 어버이 날이더군요...
전 꽃한송이 달아드리지 못하고 말한마디도 못하고 왔습니다..

택시기사아저씨...
전 어제 늦게까지 컴과 놀아서 비몽사몽으로 화장도 안하고
옷도 티셔츠에 청바지하나 달랑입고 빨리 가달라고 하면서
재촉을 했답니다.
택시기사아저씨가 내가 말하는걸 잘 못알아들으시더군요..
알고봤더니 귀가 좀 안좋아서 내일 삼성의료원으로 입원하신다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랑 대화하는 도중 내내 큰소리로 서로 주고받으면서..
그렇게 갔답니다.



흰머리가 검은머리보다 더 많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아저씨..
척 보기에도 우리 아버지 또래처럼 보였으나
알고봤더니 우리 아버지보다 4살이 어리셨습니다.

아저씨가 오늘 꽃을 달아드리고 왔냐고 저한테 물었지만
전 건성으로 그냥 네..그러고 말았지요.
그때부터 아저씨의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아저씨는 몇년전에 부인과 사별을 하고 지금은 26살된
서울대출신의 외아들과 함께 사신다고 하시더군요.
부인이 19살에 시집와서 암으로 죽기전까지 계속 직장을
다니셨고 참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첨 봤을때도 아름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인의 주름진 얼굴이
아름다워보이고 그렇게 사랑스러울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뚱뚱해지고 몸매가 엉망으로 되고
피부도 많이 상한 모습조차도...
이렇게 나이든 아저씨가 부인을 아름답다고 표현하시는 걸 보니..
과연 몇명이나 저렇게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 부인은 마지막 유언으로 자신이 죽으면 3억의 보험금이 나올건데
그돈으로 꼭 좋은 여자와 재가하여 혼자 사는 남자티를
내지말라고 하셨더랍니다.
그러나 아저씨는 몇년이 지난 지금도 부인이 입으셨던 옷을
새탁해서 비닐로 싹 덮어서 장롱안에 보관중이고
신발들 역시 깨끗히 빨고 닦아서 신발장안에 보관중이라고 합니다.


그러지말고...부인의 말씀대로 재가하세요...

전 싫어요...어떻게 부인이 남기고 간 돈으로 다른 여자를 만나요...


아저씨는 혼자사는 남자의 티를 내지않기 위해서 항상 바지나
와이셔츠를 깨끗히 세탁해서 다림질을 하시고 구두도 항상 깨끗히
닦고 다니시면 집안도 항상 깔끔하게 하신다고 합니다.
혹시나 혼자 있는 아들이 엄마의 빈자리를 허전해할까봐
더욱더 아들을 챙기고 그러신다고 합니다..

어제밤엔 아저씨는 쉬는 날이라서 분당을 한바퀴 도셨다고 합니다.
분당을 할일없이 빈차로 돌아다니다 집에 오니
아들은 없고 썰렁함만이 가득했다고..
첨으로 여자가 그리웠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불꺼진 집에 혼자 있으려니 먼저 죽은 부인이 그렇게 미울수가
없엇다고 합니다..
이런 기분은 첨이라고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시더니 결국엔 손수건을 꺼내서 눈을 훔치시더군요...
저도 그모습을 보니 코끝이 찡해졌었습니다.

아직도 죽은 부인을 생각해서 그돈을 어떻게 써야될지 모르고
통장에 보관하고 계신 아저씨..
그런 그 아저씨에게 오늘 아침엔 아들이 카테이션 두송이를 주었다고 합니다.
한송이는 아저씨꺼..또 한송인 돌아가신 어머니꺼..

전 그얘길 듣고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었지요.
홀로 되신 아버지께 예전의 아픔을 상기시키는 행동을 한건 아닌가싶어서요..

그러나...
그 담에 이어진 아저씨의 말씀은...
서울대학을 나오고도 아직도 취업이 안되고 있는 아들이
아버지도 이제 택시를 그만하고 자기와 같이 편의점을 하자고 했더랍니다.

엄마가 남긴 유산과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
아저씨는 과연 그게 수지가 맞는 장사인가 싶더랍니다.
아들이 장가갈때 쓸려고 돈을 모아두었는데...
그게 부인이 원하던 일인것 같아서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아들의 제안은 충격이랍니다.
자신은 아들과 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아들이 자신을 떠나서 홀로서서 직장을 다니면서 자기손으로
힘들게 돈 벌기를 바랬는데...

그렇게 말하는 아들의 말이 충격이더랍니다..

꽃을 전해주면서 말했다는 아들의 모습이...
전 아버지의 힘든 택시일을 그만두게 하고 싶어서 그런건지..
아님 취업이 안되는 자신의 도피처로 생각하는 건지...
과연...꽃을 드리면서 그게 아버지께 할 얘기인가 싶더군요..



전....
그 택시기사 아저씨가 항상 오래오래 사시고...
아저씨가 원하진 않아도 아들을 생각해서...
그리고 아저씨의 노후를 생각해서 재가하시라고도 말했습니다..
외아들이지만 아들과의 일도...
택시기사 아저씨가 원하는게 어떤건지 모르지만...
원하시는 대로 되시길 빈다고 말하고 내렸답니다...

그런데...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저씨가 돌아가신 부인을
사랑하는 모습이 너무 애절해서...
재가하시라고 말하는게 잘하는건가 싶더군요...
제가...잘 말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부인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신적이 있으신지요..
쭈글쭈글하게 주름지고 흰머리가 나오고 배도 나오고
가슴은 축쳐진 그런 모습을....
과연 나중에 죽기직전에도 아름답다고 생각하실것 같으신지요...
또한 여자분들은 자신의 남편이 늙어서 쭈글쭈글해진 모습을
끝까지 사랑할수 있을까요...



출근시간에.....졸려서 좀 잘려고 탔던 택시에서.....
택시타도 차가 많이 막혀서 50분이나 걸려서
오랬동안 나의 코를 찡하게 만든 분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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