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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아니..당황한 기억...화장실에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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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03 회 작성일 24-03-20 09: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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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회사다니던 곳은 뒤에 산이 있었지요.
그 산에는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를 빨리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봄이면 파릇파릇 새삭이 돋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름이면 나무들이 진녹색으로 변해서
가을이면 단풍들과 겨울이면 앙상한 나무가지들을 보는 재미..
전 그 회사가 참 맘에 들었답니다.
어느날도 전 잠깐의 짬을 내서 창가에서 산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나무에서 핀 꽃향기인지 참 향기가 좋더군요.
직장동료와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전 이렇게 말했지요..

유정 : 으흠~~이향기 좋다...이거 무슨 꽃이야?

남자동료 : 너 이거 무슨 꽃향기인지 몰라?

유정 : 응..이거 무슨 꽃인데?

남자동료 : 밤꽃.

유정 : 아하...밤꽃이구나..몰랐네..꽃향기 참 좋다.

남자동료가 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군요
남자동료 : 진짜로 좋아??

유정 : 응...진짜로 좋다니깐..왜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그래?

남자동료 : 너 바부지? 이거 남자 그거 냄새다.

유정 : 남자 그거 냄새? 그게 뭔데?

남자동료 : 너 진짜로 몰라서 묻냐? 이거 정액냄새야.ㅋㅋㅋ 바부야..
여자가 밤꽃향기가 좋다고 하면 좀 이상한 눈으로 보는거 맞지.
너 어디가서 밤꽃향기가 좋다고 하면 무쟈게 대쉬할거다.

유정 : 그래서? XX씨가 나한테 대쉬하게? 난 XX씨 줘도 싫다.
2분만에 끝나서 하소연했으면서...ㅋㅋㅋ2분만에 끝나도 그 냄새 나?


그때일이 4년정도 지났건만...아직도 그냄새가 밤꽃향기와 같은지
확인을 못했습니다.
밤꽃이 피는 시기에 싱싱한 밤꽃하나 따와서 싱싱한 넘과 비교를 해봐야할듯.....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황당이라...황당이 아니라 당황했던 기억이네요..
아니..어쩜 황당했던 기억일수도...이거 끝까지 보시고
황당인지..당황인지 판가름 해주세요...

방금 말한 직장을 다닐때의 일입니다.
여의도의 모기업으로 외근을 나갔을때의 일이지요.

그날도 똑같이 무지하게 잘생기고 키 큰 거래처직원을 만나서
반 노가리겸 반은 일을 겸하면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화장실을 가고 싶어졌습니다.

잠깐만 기다려요..금방올께요..
여자화장실은 칸이 두칸이였는데...모두 사람이 있더군요
그래서 기다렸지요...
근데..이 여자두명이 변비가 있는지...아님 거기에서 무얼 하는지...
도대체 나올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똑똑!! 빨리 나오세요...
아이씨..끝나야지 나가지요...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그러나.....그 두칸의 아가씨들은 모두 나의 인내심과 내 똥배의 가득찬
물들을 기만하고 시험하는지 나올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어쩝니까???
그렇다고 바닥에다가 실례를 할수도 없는 거구...
금방 들어가겠다고 했으니 분명 기다릴테고...
어쩔수가 없겠더군요.

그래서.........
옆의 남자화장실로 가서 살짝 봤더니 아무도 없는 것 같았지요.
살금살금 구두발자국 소리가 안나게 조심조심 걸어서
빈칸의 자리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작은일을 보고서 옷을 추스릴때쯤....
발자국소리가 들리더니 조금있다가 물소리 졸졸졸....
나가야되는데...나가야되는데...
그래..저 사람만 나가면 나도 가면 되..조금만 기다리자..

그러나..ㅠ.ㅠ
뭔 남자들이 계속해서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기다가 내가 있는 칸까지 똑똑...
헉...정말 클났습니다..
그래도 남자들은 큰일보단 작은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나마 그게 다행이였지요..
만약에 내가 있는 칸에다가 왜 안나오냐고 소리라도 질렀다면...헉...끔찍합니다.
더군다나 그 회사에서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무튼..그렇게 애간장을 태우면서 시간이 참 많이 흘렀을 때입니다...
이젠 더이상 발자국 소리가 안들리는 것 같아서 후다닥 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문을 열고 나왔지요..

그때...........
전 저와 같이 노가리를 까던 그 남자직원과 마주쳤습니다.
ㅡ.ㅡ;;
마침 서서 볼일을 보고 있던 그 남자는 내쪽으로 몸을 돌려서....
나를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고....나 역시도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고..
그러다가 내 눈은 아래로 향하고...
그런 내 눈을 보고 그 남자 무지 당황하면서 옷을 추스리고...
ㅡ.ㅡ;;
유정씨.....왜 여기 있어요...
몰라요.....미안해요...
ㅡ.ㅡ;; 뭘봐요....빨리 나가요....다른 남자들도 오겠다..
네에............

자리에 돌아와서 내 가방을 챙기면서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어찌나 어색하던지요.....
내가 어색해할까봐 자기도 당황스러웠으면서 나를 생각해주면서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이더군요..
신발을 봤더니...소리 안나는 슬리퍼..거기다가 평소에도 발자국 소리
안나게 조심조심 걸었던 겁니다..

비밀로 할께요..아무한테도 말 안할테니까...
유정씨도 비밀로 해주세요..

네에....................

그날 일하기로 했던 건 하나도 못하고.....
얼굴이 벌거진채로 그냥 와버렸습니다.

그 남자직원 어디에서 무얼 할까요...
참 매너좋은 남자였는데....
근데...제가 그 남자의 거시기를 봤을까요? 안봤을까요??


^^
전 이만 갑니다.
저 위에 밤꽃향기가 무슨 향기인지 알려준 남자동료를 오랜만에 만나서
밥한끼 먹기로 했습니다.
전화 참 많이 오네요..빨랑 나오라구....
간다 가~~ 기둘려...밥 맛있는거 안사주기만 해봐라...

허접글이였구요..여러분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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