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판타지야설) 자매인 두 여자와 섹스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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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만약에 자매 사이인 두 여자와 섹스한다면?
그래 딱 둘까지가 좋겠다. 셋은 부담스럽다.
자매라도 일란성 쌍둥이는 아니면 좋겠다. 어차피 똑같은 얼굴인데 뭣 하러 정자를 두 배로 쓰나.
뭐 이란성 쌍둥이까지는 괜찮겠다.
생각해 보니 일란성이라도 성격이 판이하다면 또 모르겠다.
그래 외모보다는 성격이 아주 달랐으면 좋겠다.
언니는 언니답게 책임감 있고 청순한 느낌의 맏이였으면 좋겠다.
동생은 왈가닥에다가 수다쟁이였으면 좋겠다.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맏이 제인과 둘째 리지의 그런 성격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렇게 “우리의 섹스에는 알파도 오메가도 없다”라는 식의 동양적 순환 사고를 근거 삼아 “오늘 섹스는 내일 섹스의 전희”라는 마음으로.
“단 한 번의 섹스를 평생에 걸쳐서 한다"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뭉근하게 계란찜 중탕하듯이.
동생과는 번갯불에 콩과 고추를 함께 구워 먹어버리고 싶다.
하의는 정강이에 상의는 허리에 말아 올려놓고 브래지어는 급한 대로 내 머리에 걸쳐놓고(아니면 입에 물고 있어도 괜찮고).
짐승처럼 헐떡이면서 간간이 서로 등이나 엉덩이나 뺨에 스매시도 날려가면서 현관에서 시작해 침대에 도착하며 끝나버리는 섹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둘 다 침대에 드러누워 그제야 뽀뽀도 하고 허리와 정강이에 걸쳐 둔 옷도 마저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서로 간지럼도 태우며 키득거리는 그런 섹스.
우리의 섹스가 얼마나 불꽃놀이처럼 뜨겁고 짧았는지를 자랑스레 대화하다가 느닷없이 “맥주 같은 여자가 좋은가 와인 같은 여자가 좋은가?” “개 같은 남자가 좋은가 낙타 같은 남자가 좋은가?” “잦은 섹스는 코로나 예방에 효과적인가 ?”와 같은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다가 열이 올라 논쟁으로 번지고 급기야 말싸움으로 치닫는.
쌍욕과 베개가 오가는 후희.
렇게 서로 토라진 참에 배도 고프겠다 라면을 끓이다가 라면 익는 냄새가 구수한 이유로 얼른 냉장고를 침대 삼아 서서 섹스를 시전하고.
결국 물이 졸아 불어 터진 라면을 수챗구멍에 버리며 “엄청나게 빨리 쌌는데도 라면 물 쫄 시간은 되는군!”이라고 생각하며 왠지 뿌듯해하고.
라면을 다시 끓이는 대신 족발 소자 한 개를 전화 주문한 다음 또다시 족발 배달과 콩과 고추 볶아먹기 간의 속도 경쟁을 벌이는 그런 섹스.
하지만 쓰리섬은 싫다(물론 자매일 경우에만).
이 기묘한 삼각관계를 알고도 서로 인정해버리는 쿨함도 싫고.
그냥 서로 모르게 쉬쉬했으면 좋겠다.
그러다 어느 날 내가 카톡을 반대로 보내거나 약속을 이중으로 잡거나 굳이 자매가 사는 동네에서 길거리 데이트를 즐기다 마주치는 말 같지도 않은 일을 벌이는 거다.
물론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럼 자매는 서로 머리채를 붙잡거나 아니면 힘을 합쳐 내 좆을 후려잡거나 하게 되겠지.
해서 둘은 원수가 되거나 더욱 돈독한 자매 사이가 될 것이고 어느 쪽이건 나는 자매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으리라.
그녀들의 자매 관계를 새로이 재설정해 준 천하의 개 쌍놈으로.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이 그랬듯이 나 홀로 욕을 죄다 뒤집어쓰고서는 어둠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세월이 흐른 뒤 어느 날 나는 불특정 그녀를 앞에 두고 예전에 어느 희자매가 동시에 나를 사랑하는 바람에 바람처럼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아름다운 거짓말을 털 것이다.
그리고 “내가 당신의 다크 나이트가 되겠다"라며 조커처럼 징그럽게 히죽댈 것이다.
덧붙여 요번 달에 배트카를 수리하느라 출혈이 심해서 그러니 오늘은 그녀가 모텔 대실비 정도는 감당해 줬으면 좋겠다고 빌려준 돈 갚으라는 듯 당당하게 말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