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팬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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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질펀한 나의 자취들.
난 완전히 그녀의 자취가 사라지자 가게의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정갈하게 꾸며진 욕실은 그녀의 성격을 말하듯 그렇게 말없이 내 앞에서 부끄러운 듯 소리 없이 나를 맞이했다.
향기 나는 조그만 욕실의 향취에 취해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난 나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서둘러 주변을 살폈다.
푸른빛 세탁기가 눈에 띄고 그 바로 옆 조그만 바구니에서 잠시 나의 눈을 어지럽히는 반짝임을 느꼈다.
앙증맞게 웅크리고 자리 잡은 팬티 한 장이 눈에 띄었다. 어김없이 색상은 분홍빛이었다.
그녀는 확실히 분홍빛을 선호하고 있었다.
난 팬티를 가슴속 깊숙이 품에 안고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밖으로 나오자 잠시 후 그녀는 가계로 들어서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오랫동안 기다림이 미안하다는 듯 홍조 띤 얼굴로 나에게 미소를 보내왔다.
난 그녀의 미소에 살짝 웃음으로 대신했다.
"죄송해요. 너무 늦었죠?"
가쁜 호흡으로 인해 얇은 옷감 안으로 출렁이는 젖가슴에 시선을 띄지 않은 채, 난 그녀의 진심을 웃음으로 대하곤 지갑에서 돈을 꺼내었다.
수표 한 장을 권하며"다음번에도 부탁드릴게요"라는 말을 하고 그녀를 등지었다.
나의 뒷덜미로부터 거스름돈에 관한 얘기가 들렸지만, 잰걸음으로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
한편, 정갈한 휴게 방안에서는 민우의 아내 정희와 그의 절친한 친구 자영이 테이블에 놓인 술잔을 홀짝이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얘 어제 내가 친구들하고 천안을 내려갔는데 거기서 정말 멋있는 남자를 만났잖니?"
". . . . ."
"한참을 얘기하다가 술을 한잔하게 됐는데 글쎄, 자기가 좋은 술집을 안내한다는 거야 뭐 술값도 저렴하다나?"
"그래서?"
"안내하라고 했지, 그랬더니 세상에나."
"왜?"
"거기도 호스트 바가 있더라고. 나 참 서울에서 굴러먹던 찬우란 놈도 만나고, 정식이도 있던데. 음. 넌 잘 모르지! 하여간 서울에서 잘나가던 놈들인데 우연히 거기서 만났거든."
"네가 얘기했던 그 사람들?"
"그래, 괜히 물건도 시원찮은 놈들에게 차 하나씩만 날렸지만, 하여간 녀석들이 나를 보자 삐끼 녀석은 찬밥이 되고 가계에서 난 완전히 공주가 됐지.
하긴, 들어서자마자 노래 한 곡 부르고 50짜리 한 장을 음악 보던 녀석에게 던져 줬으니. 후! 후! 가계에선 몸살이 났어."
". . . ."
"근데 정말 웃기는 건 술 잔뜩 퍼먹고 계산 한 푼 안 하고 그냥 나온 거 있지! 호! 호! 뭐 내가 VIP라나? 다음번에는 친구분들하고 내려오라고 서비스 차원에서 대접한다나?"
"여전하구나! 너"
"쳇! 그러는 넌 얌전만 빼더니 결국은 나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나왔잖아."
"어머! 얘는."
그랬다. 난생처음 따라간 호스트바에서 집요한 애무에 못 이겨 2차를 따라갔는데 그냥 포장마차에서 한잔하자고 하는 말에 부담 없이 갔다가 결국은 못 넘을 선까지 넘어 버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친구인 자영인 동질성을 띠기 위해 자신이 겪어본 호스트 중 가장 뛰어난 녀석을 소개한 것이었다.
사실, 그 사실을 처음부터 어렴풋이 알았지만, 육체적 욕구가 정신적 교감을 일으켜 결국은. 후후, , , ,
나도 꽤 밝히는 여자라는 사실을 그때야 비로소 자각하기 시작했다.
"얘. 그나저나 오늘 정식이가 지 후배들하고 서울 온다고 하던데 너 나랑 같이 안 갈래?"
"글쎄."
말은 그렇게 했지만, 갑작스레 음부의 움찔거림은 나의 대답을 대신했다. 그것은 아마도 조건 반사적인 육체적 반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 자신의 정욕이 강했는지도 모른다.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벌써 보름 가까이 잠자릴 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잠시 후 난 못 이긴 체 친구 자영의 손에 이끌려 어느 락카페에 도착했다.
사실 난 29이란 나이지만 친구 자영이나 나나, 모두 20대 초반으로 보일 만큼 자신들의 육체에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
강렬한 비트음이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귓전을 파고들었다. 잠자던 욕망이 소리와 함께 서서히 일깨워가는 것을 느끼며 구석진 자리를 잡았다.
자영은 웨이터에게 주문하고 녀석의 귀를 잡아당기며 몇 마디를 건네고는 주머니 안에 무언가를 쑤셔 넣듯 넣었다.
아마도 수표 두어 장은 족히 될 거 같았다.
체 오 분도 되지 않아 말끔한 정장 차림의 마네킹 같은 녀석 세 명이 우리 앞에 미소를 띠며"저 좀 아는 척해주세요"라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자영은 녀석의 그런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은 체 양주를 자신의 잔 가득 채운 채 서둘러 목구멍에 털어 넣었다.
"여기서 누가 제일 힘이 세니?"
". . . . ."
"임마! 그거 말이야 똥인지 된장인지 알려 줘야 알아듣니?"
자영은 언제나 그랬다. 물질로 녀석들을 한 수 아래로 짓누르고 시작했다. 하지만 백이면 백 모두 자영의 말에 말대꾸조차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런 그녀의 비위에 맞추려 어떻게 하면 환심을 살까 노력했다.
말끔한 녀석 중 한 명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그래 너 좀 힘있게 생겼다. 저기 언니 잘 모셔라. 보수는 걱정하지 말고. 너 하기 나름이라는 건 정식이한테 들어 알고 있겠지? 짱 아니면 잘린다."
비굴한 모습이 잘생긴 얼굴에 가득하여 보이자 왠지 느물거리는 벌레를 씹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 또한 자영의 비위를 상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그냥 녀석을 옆에 앉혔다.
"야! 넌 내 옆에 앉고, 너는 저 언니 옆에 앉아 서빙이나 해라."
결국 나의 양옆에는 남자 둘이 자영이 옆에는 남자 하나가 자리했다.
나의 몸은 이상하리만치 경직되었고 불편한 가운데에서도 쑥스럽지 않기 위해 양주를 털어 넣었다.
싸한 느낌이 기도를 타고 위장 깊숙한 데로 밀려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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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외출을 알고 집으로 돌아온 민우는 가슴에 품었던 속옷 한 장을 꺼내 들고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서랍을 열어 팬티 주인공의 사진을 꺼내었다.
방긋이 웃는 여자의 모습은 금세라도 음성을 들려주듯 또렷이 네모난 틀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민우는 사진에 가벼운 키스를 한 후, 서서히 지퍼를 열어 검푸른 성기를 꺼내었다.
두 시선은 사진에서 띄지 않은 체 성기를 속옷으로 감싸고 서서히 자극을 가했다.
잠시 후 분출하는 정액의 느낌을 대뇌로부터 전달받고 경직된 근육을 풀었다.
어찌 보면 개운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쩌면 그녀를 간음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건 나 자신의 욕망보다는 부끄러움이 앞서서 그랬는지도 몰랐다.
팬티 안에 하얗다 못해 노란빛을 띤 정액이 마치 살아 있는 듯 꿈틀거리는 착각을 들게 했다.
강한 밤꽃 내음이 코를 자극했다.
반쯤 쾌감에 감긴 눈으로 사진 속의 그녀를 난 다시금 쳐다보았다. 언젠간 정복하리라.
난 그녀의 미소진 얼굴의 사진을 정액으로 범벅된 분홍팬티로 감싸았다.
그녀의 미소는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감추어졌다.
나의 욕망처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