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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누나 -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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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917 회 작성일 24-03-13 02: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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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편
(내용에 앞서, 이번 글에서는 NTR을 비롯해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강간 장면이 일부 포함되기에 정서에 맞지 않으신 독자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예전에 컴퓨터에 써두었던 글이 생각나서 한번 올려봅니다. 내용은 상, 중, 하로 총 3편입니다. 감사합니다.)


고교생 병수에게는 늘 가는 미용실이 있었다. 아파트 상가에 딸린 손바닥만 한 작은 미용실이었다. 딱히 커트를 잘해주는 곳도 아니었지만, 사실 고교생의 짧은 스포츠머리는 어떻게 자르던 거기서 거기였다. 그래서 처음엔 순전히 커트 요금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그 미용실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몇 번 다니고 난 이후에는 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바로 그 미용실의 원장 누나 때문이었다. 누나인지 아줌마인지 헷갈리는 외모이긴 했지만 그 나이대의 남고 학생에게 있어 연상의 여인이란 로망에 가까운 존재였기에 병수는 그녀를 마음속으로 누나라 여기고 있었다. 비록 처음부터 누나라고 부르기는 힘들었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그 원장 누나는 그 작은 미용실의 주인이자 유일한 직원이었다. 가게는 인적이 뜸한 상가의 지하 구석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위치를 알고 있지 않는 이상 찾아가기도 힘들었고, 구태여 계단을 내려가야만 했기에 평소엔 거의 손님이 없다시피 했다. 단골이 몇 있다고 해도 같은 아파트 주민이 대부분이었다.

“어서 오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수는 그 미용실에 가는 것이 좋았다. 아니, 오히려 손님이 없어서 더욱 즐거웠다. 아무도 없는 미용실에서 원장 누나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것도 좋았고, 그 조용한 공간에서 그녀가 머리를 잘라주는 것도 왠지 특별한 느낌을 선사했다. 미용실에 있는 동안은 마치 그 작은 가게가 병수와 그녀만을 위한 공간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다.

얼마나 상상력이 풍부한 시기인가. 병수는 기껏해야 몇 평 되지 않는 그 아담한 미용실 안에서 그야말로 온갖 망상을 꿈꾸었다. 손님도 없고 인적도 뜸하니…… 원장 누나에게 몹쓸 짓을 하더라도 아무도 듣지 못할 거란 생각을 할 때마다 병수의 몸은 묘한 흥분으로 덜덜 떨리곤 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게 눈이 번쩍할 만큼 미인도 아니었다. 그저 시내에 나가보면 드문드문 보이는 조금 성숙한 수준의 30대 중반 정도……? 하지만 그녀가 그토록 병수에게 있어 치명적이었던 이유는 아마도 그 센슈얼한 공간이 주는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으레 그 나이대의 남학생이라면 판타지에 민감한 법이다. 단 둘 뿐인 공간에서 머리를 잘라주는 연상의 연인이란, 이미 그 존재만으로 병수에게 있어 일종의 판타지였다.

“어머, 또 커트하려고? 자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 네…… 하, 학교에서 두발검사가 있어서요.”
“지금도 충분히 짧은데?”
“아, 안 되나요?”
“안될 게 어디 있어. 아줌마 입장에선 좋지. 호호.”

그 미용실에 한번이라도 더 자주가려고 병수는 그 밤톨만한 머리를 틈만 나면 잘라댔다. 어머니는 물론이고 학교 선생들까지 의아해 할 정도였다. 이번에도 그 짧은 머리를 또 자르겠다며 나타나자 원장 누나는 뜻 모를 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그럼 그냥 정리만 할게.”

그녀가 가위를 손에 쥐고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할 때면, 병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또 혼자만의 망상에 빠지곤 했다. 가위질을 하던 손이 움직이다 어깨나 팔꿈치에 그녀의 몸이 언뜻 아슬아슬하게 닿을 때면 병수의 아랫도리엔 힘이 바짝 들어가곤 했다.

만약 그가 조금 더 성숙했다면 그럴 때는 알아서 팔을 빼주거나 자세를 바꾸어 주는 것이 매너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의 병수는 그런 것도 몰랐을 뿐더러, 설령 알았다 하더라도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촉각으로 전해지는 누나의 살결이 어떤 느낌인지를 조금이라도 더 뚜렷하게 느끼기 위해 집중할 따름이었다.

오히려 병수는 일부러 모르는 척, 몸이 닿았음에도 그것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팔꿈치를 좀 더 슬그머니 원장 누나의 몸 쪽으로 들이밀었다. 그러자 옆면을 손질하고 있던 그녀의 다리 사이, 허벅지 꽤 깊숙한 곳에 병수의 팔꿈치가 살짝 닿았다.

순식간에 병수는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 표정을 관리했다. 하지만 표정을 관리했다고 느낀 것은 순전히 풋내기의 착각일 뿐이었다.


*


‘어머, 얘 좀 봐라.’

한편, 미현은 줄기차게 자신의 몸 곳곳을 터치해보려는 철없는 남학생의 끈질긴 시도에 속으로 실없는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억지로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너무도 뻔히 보이는데도 눈앞의 남학생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줄기차게 눈을 감고 있었다. 게다가 그러면서도 자꾸만 슬금슬금 팔꿈치를 안쪽으로 더 밀어 넣고 있지 않은가.

무모함과 어설픔이 도를 지나치니 화가 난다기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귀엽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터치하고는 내가 못 느낄 거라 생각하는 건가? 만약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그 나이에 걸 맞는 순수함이라고 밖엔 할 말이 없었다.

헛기침이라도 해서 주의를 줘볼까 생각했지만, 왠지 장난기가 발동하여 미현은 그냥 내버려둬 보았다. 그러자 남학생은 일종의 용기 비슷한 것을 얻었는지 한층 더 과감하게 팔꿈치를 문지르더니 점점 더 위로 올라왔다. 이대로는 가랑이 사이까지 더듬을 기세였다.

“고개 좀 들어볼래?”
“네, 네?”

그녀가 불쑥 말을 꺼내자 남학생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치켜들었다. 미현은 숱을 고르는 척 하면서 남학생의 뒤통수가 은근히 자신의 가슴팍에 닿게끔 유도했다. 말캉한 봉오리에 남학생의 머리가 아슬아슬하게 닿자 그 학생이 자신도 모르게 헛숨을 헉 하고 들이켰다. 그녀는 크게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이름이 뭐랬지? 병수?”
“네…… 네. 김병수요.”
“그래. 병수는 왜 아줌마네 미용실에 계속 오는 거야? 머리도 짧은데 보통 그 나이 때 남학생들은 이발소에서 자르고 그러지 않아?”
“아…… 그게…… 미, 미용실에서 자르는 게 더 깔끔해보여서……”

마냥 귀여울 뿐이었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데 그런 거짓말이라니…… 아마도 이런 말을 하면서 스스로는 꽤나 그럴싸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나?

바보가 아닌 이상 이 구석진 미용실까지 2주에 한 번씩 꼬박꼬박 찾아오는 그 순진한 속을 모를 수는 없었다. 지금은 마냥 어리숙해 보이는 이 학생도 아마 나이를 조금만 더 먹으면 이 당시의 자기 행동이 어떻게 보였을지 자연스레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미현은 구태여 지금 그것을 지적해주지는 않기로 했다.

사실 꽤 재미있기도 했다. 한 때는 나름대로 알아주는 대형 미용실 체인점에서 실장으로 근무했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남편이 조그맣게 하나 차려준 이 아파트 미용실에서 그저 무료하게 시간만 보내고 있을 뿐이었으니.

그 당시에는 돈 많은 놈팡이 하나를 잡아서 결혼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에 이르고 보니 남편은 이 코딱지만 한 미용실에 그녀를 버려두고는 출장을 핑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바빴다. 그러면서 어린 계집들이나 탐하고 있겠지…….

어차피 남편의 정조관념을 믿어본 적은 없었기에 미현은 그러려니 싶었다. 다만 하루하루가 무료해서 그것이 싫을 뿐이었다. 손님도 없는 가게를 우두커니 지키고 있는 기분을 그 누가 좋아라할까. 그런 무료한 일상에서 이렇게 매번 찾아오는 순진한 남학생의 존재는 그녀에게 딱히 즐거움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은 유희거리 정도는 되었다.

물론 미현에게 어린 학생을 유혹해보려거나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남학생의 어수룩한 욕정을 지켜보는 것이 나름대로 재미있다면 재미있었다고 해야 할까. 욕정에 대고 순진함이란 표현을 쓰는 것이 어폐가 있긴 했지만, 만약 ‘순진한 욕정’이란 게 있을 수 있다면 그녀는 아마 그 나이 때에만 가능한 것일 거라 생각했다.

어찌되었든 하루에 손님이 많아봐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심심하고 지루했던 그녀의 일상에서, 누군가 매번 이렇게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선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비록 그게 어린 학생이라 해도 말이다. 게다가 그녀도 여자는 여자였기에 그런 욕망 어린 시선이 한편으론 썩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꼬맹이의 욕정에서 위안을 얻을 만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 생각 정도는 들게 해주었던 것이다.

“이리 와. 샴푸하자.”
“네…… 네.”

남학생이 기대감에 가득 찬 표정으로 일어나려다 멈칫거렸다. 미현은 그 이유를 알아채고는 도저히 못 참고 작게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남학생은 불룩 솟아오른 가운 앞쪽을 추스르느라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지 못했다. 연륜을 발휘해서 모르는 척 뒤돌아서주니 남학생은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샴푸대까지 힘겹게 걸어왔다.

“온도는 괜찮아?”
“네에…….”

부드러운 물살과 함께 손길이 짧은 머리카락 사이를 파고들자 학생이 몸을 슬며시 떨었다. 남자들에게 있어 여성 미용사의 이런 손길이 하나의 판타지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현은 알고 있었다. 솔직히 그녀 자신도 젊었을 적엔 일부러 맘에 드는 남자 손님을 유혹하기 위해 은근히 그러한 부분을 활용했던 적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순간에 그녀 자신이 의도한 것도 아닌데, 남학생이 알아서 그런 판타지에 빠져 혼자 허우적대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녀로서는 마냥 재미있기만 한 일이었다.

‘어?’

샴푸가 다 떨어져서 아래쪽 선반에서 꺼내려고 허리를 숙였던 미현은 이질적인 감촉에 조금 놀라고 말았다. 엉덩이에 너무도 노골적인 감촉이 느껴졌던 것이다. 미현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남학생이 아차 하는 표정으로 손바닥을 뒤로 빼고 있었다.

“흠, 흠…….”

아무리 그래도 이건 조금 심하지 않나 싶어서 미현은 헛기침을 했다. 남학생은 그녀가 처음으로 반응을 보이자 덜컥 겁이 났는지 눈을 꾹 감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잠깐 고민하던 미현은 이내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샴푸를 바르고 계속해서 머리를 감겨주었다.

그녀가 젖은 머리를 닦아줄 때까지도 남학생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


병수는 혹시라도 그녀가 무섭게 나올까 싶어 속으로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TV에서 듣기로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중범죄에 속한다고 했었다. 만약 원장 누나가 작정하고 혼을 내기로 한다면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생각하니 진땀이 줄줄 흘렀다.

실수였다고 할까? 아니면 솔직하게 말할까? 미성년자니까 처벌받지 않을지도…… 등등의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정작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차라리 그녀가 무슨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더 미칠 노릇이었다.

그러게 왜 그런 짓을 했을까? 변명일 뿐이겠지만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손이 멋대로 움직였다. 아마도 그날따라 반응이 없었던 원장 누나의 태도 때문에 용기를 넘어선 무모함이 작용해버린 것 같았다.

허벅지 안쪽에 이어 가슴에까지 접촉이 있고 나니 호르몬이 있는 대로 분비되어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샴푸대에 누워 마사지를 받고 있자니 아랫도리가 미친 듯이 들끓었고, 슬며시 고개를 돌렸을 때 허리를 숙이고 진열장을 뒤지고 있던 원장 누나의 뒤태를 보고 말았던 것이다.

그 엉덩이…… 그 엉덩이가 문제였다. 조금은 펑퍼짐한 듯도 하지만 너무도 육감적이고 풍만한 엉덩이가 바지를 터뜨려버릴 듯 팽팽하게 부풀어있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있으니 엉덩이의 볼륨감이 더욱 부각되어보였고 검은색 면바지 위로 잔뜩 물이 오른 그 살덩이의 모습은 그 상황의 병수가 견뎌내기엔 너무도 어마어마한 유혹이었다.

꿀꺽, 하고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한 순간 저절로 손이 움직였다. 미처 자각하기도 전에 이미 병수의 손바닥이 검은 바지 위로 원장 누나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고 느낀 것은 그 직후였다. 이것은 도저히 모른 척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행동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역시나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는 원장 누나……. 가슴 한 구석이 덜컥 내려앉았다. 겁이 나서 그냥 두 눈을 꾹 감아버렸다. 마음속으로는 그녀가 호통을 치는 순간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어야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주는 걸까?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지만 차마 먼저 입을 열 수가 없어서 병수도 잠자코 있기만 했다. 머리의 물기를 닦아준 그녀가 마침내 병수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조금은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에 또 그러면 혼난다.”

병수의 얼굴이 순식간에 피가 몰려 새빨갛게 물들었다. 역시 알고 있었던 거구나. 도저히 원장 누나를 마주볼 자신이 없어서 정신이 어질해졌다. 병수는 자기도 모르게 스프링처럼 벌떡 일어나 미용실 밖으로 도망쳐버렸다.

“죄, 죄송해요!”
“어머, 얘. 잠깐만!”

뒤에서 원장 누나가 뭐라고 소리치는 것이 들렸지만 병수는 두 눈을 꾹 감고 그저 지칠 때까지 뛰었다.


*


그 뒤로 한동안 남학생은 미용실에 오지 않았다. 미현은 단골 하나가 끊겼다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어린 마음에 그럴 만도 하겠다 싶어 구태여 더 생각하지 않았다. 솔직히 엉덩이를 추행 당했을 땐 꽤 놀라기도 했지만, 다 큰 사내놈도 아니고 기껏해야 고교생을 상대로 분개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그렇게 한 달이 넘게 지났을 무렵이었다. 손님들의 발길은 여전히 뜸했기에 미현은 그 학생이 다시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타났을 때, 내심으로 꽤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쭈뼛거리며 문을 열고 나타난 남학생은 여느 때와는 다르게 자리에 앉지 않고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은 지폐를 내밀었다.

“이게 뭐니?”
“이거…… 저번에…… 계산을 안 하고 가서……”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더듬더듬 말하는 모습을 보니, 미현은 왠지 모르게 성추행을 저지른 몹쓸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꼭 남동생을 보는 것처럼 귀여운 마음이 들었다. 혹시나 학생이 민망할까봐 미현은 애써 웃음을 참으며 그 지폐를 받아들었다.

“그렇구나. 오늘은 커트 안 할 거니?”

그러고 보니 그 사이에는 머리를 자르지 않았는지 그동안 학생의 머리는 눈에 띄도록 길게 자라있었다. 그래봤자 스포츠머리가 조금 길어진 것뿐이지만 그동안 미현이 본 것 중에서는 가장 길었다. 하지만 남학생은 여전히 푹 숙인 얼굴로 대답했다.

“네.”
“왜? 꽤 길었는데.”
“이제 이발소 가서 자르려구요…….”

그 대답이 어찌나 웃겼던지 미현은 결국 풋 하고 웃음이 터졌다. 웃음기를 잔뜩 머금은 채 그녀가 물었다.

“왜? 이제 아줌마한테 오기 싫어져서?”
“그, 그게 아니고…….”

눈으로도 보일 만큼 심각한 갈등을 하더니 남학생은 마지못해 대답했다.

“너무 죄송해서…….”

사실 죄송하다기보다는 부끄러운 탓이 더 컸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남학생으로서는 최선의 대답이었으리라. 미현은 픽 웃으며 남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별로 상관없는데. 좀 아쉽네. 그럼 이제 못 보겠구나.”
“…….”
“언제 한번 또 들르렴. 네가 매번 아줌마 가게 와줬으니까 마지막으로 한번 무료로 해줄게.”
“정말요?”
“그래.”

미현은 스스로 말해놓고도 꽤 철없는 대사라고 생각했다. 어린애 맘을 흔들기라도 하고 싶은 건지. 물론 화색이 도는 남학생의 얼굴을 보니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남학생이 가고 나자 미현은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며 지폐를 넣었다. 분명히 남학생은 다시 올 것이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기를 해도 좋았다.

“저기…… 그냥 커트하고 갈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간 지 5분도 안 되어 돌아올 줄은 미처 몰랐기에, 미현은 그저 깔깔 웃을 수밖에 없었다.


*


“병수는 학교에 친구 많니?”

샴푸대에 누운 병수의 아랫도리가 어김없이 불룩하게 섰다는 사실을 미현은 일찌감치 눈치 채고 있었다. 하지만 모른 척 해주었다. 아까부터 병수가 주머니 안쪽으로 그것을 누르려고 애쓰고 있는 것 또한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다른 이야기를 꺼내주었다.

“아, 아니요. 별로…… 없어요.”
“왜? 친구 많이 사귈 때잖아.”
“…….”

어쩐지 병수는 조금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미현은 혹시나 따돌림이라도 당하는 건가 싶었지만 구태여 더 캐묻지 않았다.

“남고 다닌댔지?”
“네.”
“남고 애들끼리는 서로 모이기만 하면 야한 얘기밖에 안 한다던데. 너도 그러니?”
“그, 그건……”

우물쭈물 대는 남학생과 대화하는 것은 미현에게 있어 단언컨대 남자와의 대화가 아니라 남동생 내지는 조카뻘과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미현은 그 자체로 조금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조차 즐거움이 될 정도로 일상이 팍팍했기 때문일까.

“야한 생각은…… 자주 하는 편이에요.”
“풋.”

소심하기 짝이 없는 그 나이 때의 꼬맹이 치고는 제법 진솔하게 대답한 편이었다. 마치 쓰다듬듯이 샴푸를 발라주며 미현은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그렇다고 또 못 참고 여자애 엉덩이나 함부로 만지고 그러면 안 돼. 알지?”
“…….”

혹시나 또 부끄럼을 못 이기고 뛰쳐나갈까봐 미현은 병수의 머리를 쥐고 있었지만 다행히 이번엔 얼굴만 벌개졌을 뿐 뛰쳐나가진 않았다. 병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괜찮아. 네가 단골이니까 서비스했다고 생각할게.”
“저, 저기…… 그러면……”
“응?”
“앞으로 계속 자주 오면…… 또 서비스 해줄 수 있어요?”
“…….”

미현은 말문이 막혀 병수의 머리를 가볍게 꽁 하고 쥐어박았다.

“얘도 참, 못 하는 말이 없네,”
“죄송해요. 그치만……”
“그치만 뭐?”
“누나가…… 너무 예쁘고…… 그래서.”
“풋…… 푸훗. 푸하하하핫!”

결국 미현은 박장대소를 터뜨리고야 말았다. 배를 잡고 웃어대는 미현을 보며 병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쨌든 그녀가 화를 내지는 않으니 조금은 안도하는 기색이었다. 한참을 웃어댄 미현은 웃겨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했다.

“나 아줌마야. 남편도 있는데 누나는 무슨…… 게다가 너 대학가면 나보다 이쁜 애들 천지에 널렸어. 그러니까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
“아, 아니에요. 제 눈엔 누나가 제일……”

너무 뻔하디 뻔한 말이라서 오히려 기특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조카뻘쯤 되는 남학생으로부터 이런 뻔한 멘트를 듣고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 역시 아직까지는 젊음을 느끼고 싶은 걸까.

이상하게도 그 순간 남편 생각이 났다. 흥청망청 돈을 쓰고 소위 ‘물 좋은 곳’에 쏘다니며 기껏해야 스무 살도 안 된 계집애들과 희희낙락 놀아대고 있을 남편…… 말이 남편이지 사실 마누라가 몇이나 더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웬수 같은 남편이 발랑 까진 젊은 계집들을 밝히는 것과 지금 그녀가 병수를 보면서 느끼는 기분은 사뭇 다른 것이겠지만, 어쨌든 그녀에게도 좋다고 쫓아다니는 어린 남학생이 있다는 사실이 왠지 극적으로 느껴졌다.

“좋아. 그럼 딱 한번 서비스해줄게.”
“네, 네에?”

병수는 도저히 귀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누운 채로 미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멍하니 넋이 나간 그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미현은 속으로 문득 괜한 말을 했나 싶기도 했다. 남편에 대한 알량한 복수심의 발로였을까? 하지만 무슨 의도였건 간에 이미 눈이 휘둥그레진 학생의 얼굴을 보니 없던 말로 하자고 주워 담기도 애매해져버렸다.

“네가 귀여워서 아줌마가 인심 한번 쓰는 거라 생각해. 대신 앞으로 또 그런 생각 하면 안 된다? 알겠지?”
“네…… 네!”
“그리고 이건 우리끼리 비밀이야. 엄마한테는 물론이고 친구들한테도 얘기하지 마. 무슨 뜻인지 알지?”
“네…… 네, 네, 네!”

미현의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것 같았지만 병수는 혼이 빠져라 미친 듯이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거렸다. 그 들뜨는 모습을 보니 뭔가 묘하게 즐겁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론 회의감도 들어서 미현은 문득 처음으로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이람?’

이건 뭐 어린 남학생 하나 살살 꼬드기는 거나 다름없지 않은가. 모 영화에서 나왔던 떡볶이 집 아줌마랑 다를 게 뭔지…… 하지만 막상 상황에 놓이고 보니 미현은 왠지 그 떡볶이 집 아줌마의 심리가 이해가 가는 듯도 했다.

순진하고 어린 꼬마가 그래도 남자랍시고, 자신의 매력에 빠져 갈구하고 욕망하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아주 기묘한 기분이었다. 그 순간 미현은 처음으로 눈앞의 남학생을 상대로 일종의 리비도(libido)를 느꼈다.

하지만 이내 그런 생각은 머리에서 지워버렸다. 철없는 남학생을 상대로 자신이 이런 기분에 빠져버리면 어쩌자는 건지……. 기왕 이렇게 말해버린 것, 남동생의 성교육을 해주는 기분으로 얼른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 너 하고 싶은 게 뭔데?”
“…….”

그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병수는 말문이 막혀 입을 다물었다. 회의감을 느낀 나머지 너무 몰아붙였던 걸까? 미현은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 때처럼 엉덩이라도 한번 만지게 해줘?”
“저, 저기…… 계속 상상했던 게 있는데……”
“뭔데?”

미현은 되물으면서도 속으로 설마 섹스라고 대답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새파랗게 어린 남학생이 무슨 대답을 하려는지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저, 누, 누나가…… 제 꺼…… 한번 만져주면 안 돼요?”
“뭐?”

완전히 의외의 대답이어서 미현은 놀라고 말았다. 거의 백 퍼센트 자신의 몸을 만지고 싶어 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질문을 받고 보니 되려 미현이 조금 갈등되기 시작했다. 물건을 만져달라니…….

어찌 생각하면 꼬맹이가 몸을 주무르게 두는 것보다야 나을 지도 모르겠다만, 그것은 또 다른 종류의 결심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어찌되었든 남성의 성기를 주무르는 것이 아닌가? 잠시 참아주기만 하면 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문제였다. 게다가 요새 학생들은 성장이 빨라서 물건 상태가 어떨지도 모르는데…….

‘어쩌지?’

우습게도 그 질문을 듣고 그렇게나 갈등이 되는 자신을 미현도 쉽사리 이해할 수 없었다. 남편 얼굴을 못 본지는 한참 되었고, 그 사이 딱히 섹스도 없었기 때문에 남성의 물건을 보는 것 자체가 오래된 일이었다. 하물며 채 성인도 되지 않은 고교생의 물건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그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 한구석에선 호기심이 자꾸만 일어나는지. 실제로 그 물건을 꺼내어 손에 쥔다고 생각해보니 이제까지의 기분과는 다른 어떤 기묘한 욕구가 미현의 마음속에서도 꿈틀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기분을 느낄수록 미현은 그것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태연한 얼굴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속마음과는 다르게 승낙을 너무도 쉽게 해버리고 말았다.

“좋아. 바지 한번 내려 봐.”
“…….”

막상 미현이 승낙하자 병수는 안색이 굳어 극도로 긴장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도저히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지 그 와중에도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미현은 병수가 갈등하는 동안 출입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잠그고 커튼을 쳤다.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스스로 쐐기를 박는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으니 짐짓 어른답게 대수롭지 않은 척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커튼을 치고 돌아서는 순간, 미현은 또 한 번 흔들리고 말았다. 마음을 먹은 병수가 바지를 끌어내리자 팬티 위로 불룩하게 솟은 텐트가 드러났는데…… 그 크기가 미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뭐야…… 꼬맹이 주제에.’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텐트의 윤곽을 이모저모 뜯어보았다. 하기야 키는 성장기가 끝날 때까지 어떻게 자랄지 모른다지만 남근은 어릴 적부터 떡잎을 알아볼 수가 있는 법이니……

“남자니까 비밀 지킬 수 있지? 정말로 아무한테도 얘기하면 안 돼.”
“네……! 약속할게요.”

그런 말을 할수록 병수로 하여금 괜한 기대감만 부추긴다는 사실을 그녀도 알고 있었지만, 알게 모르게 미현도 조금 기분이 묘해졌는지 재차 약속을 받아냈다. 더 끌어봤자 득 될 게 없음을 느끼고는 미현은 샴푸대에 누운 병수의 곁에 무릎을 쪼그리고 앉았다.

“만지기만 하면 돼?”
“그, 그거 한번 해주세요……”
“뭐?”
“딸딸이……”
“…….”

딸딸이라니.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신선한 단어가 아닌가. 혹시나 펠라치오를 요구하는 건가 싶어 조금 긴장했던 미현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마음 한편으론 이 철부지의 남근을 입에 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머리에서 지우려고 애썼다.

“이렇게?”
“어흑……”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텐트 속으로 불쑥 손을 집어넣어 기둥을 움켜쥐자 병수가 벼락을 맞은 것처럼 펄떡 뛰었다. 귀두의 끝이 닿은 팬티 부분에는 이미 쿠퍼액이 흥건하게 흘러나와 축축한 얼룩을 만들고 있었다.

어차피 할 거라면 팬티를 벗기는 편이 차라리 편했다. 미현이 두 손으로 팬티를 아래로 끌어내리자 병수가 몸을 한차례 떨었고, 그 이후 용수철이 퉁기듯이 우뚝 솟은 남근이 천장을 향해 고개를 뻣뻣이 치켜들었다.

“너…… 원래 이렇게 커?”

대수롭지 않게 물으려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조금 떨려나온 것을 미현도 느꼈다. 끄트머리에서 찐득한 액체를 흘리고 있는 그 물건의 크기는 그녀의 예상을 한참 뛰어넘어 있었다.

“지, 지금…… 완전 흥분해서 그런 것 같아요.”
“요새 애들은 다 이런가……”

기껏해야 고교생의 남근을 보고 놀랐다는 사실에 조금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시선을 떼기 힘들다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었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수컷의 물건이 아닌가……. 게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우람한…….

‘미친…… 황미현. 무슨 생각하는 거야? 나이가 스무 살 가까이 차이 나는 남자애한테……’

적어도 어른으로서의 면모는 지켜야만 했다. 미현은 한 손으로 슬며시 기둥을 쥐고는 부드럽게 위아래로 쓸어 올리고 내리고를 반복했다. 그녀의 손길이 점점 빨라지면서 병수의 숨결도 거칠어져갔다.

남근을 애무해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거라고는 그저 육변기처럼 남편의 물건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그가 정액을 사정할 때까지 하염없이 기계적인 행위를 반복했던 것뿐이었다. 심지어 남편은 그녀를 내려다보지도 않고 TV를 보거나 잠을 자기 일쑤였고, 그럼에도 그녀는 끝까지 노예처럼 의무를 다해야만 했었다. 그가 완전히 자신에게 시들해질 무렵이 되었을 때까지 말이다…….

“으윽……! 아윽! 하아악…… 헉……”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었다. 자신의 가벼운 손놀림 하나에도 숨이 넘어갈 듯 신음을 토하며 몸을 배배 꼬는 남학생의 모습을 보는 기분이 이다지도 야릇할 수 있다니…… 겨우 이까짓 행위로 뭔가가 충족되는 기분을 느낀다면 어불성설이지만 적어도 이것이 남편에게서 느껴보지 못한 기분임엔 틀림없었다.

“너…… 기분 좋아?”
“네…… 네…… 너, 너무…… 미칠 것 같아요.”

그 말만은 결코 겉치레가 아니었다. 학생은 그야말로 미쳐버릴 것처럼 흥분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미현 역시 조금은 아래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역시나 그녀는 내색하지 않기 위해 오히려 더욱 행위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하윽! 아윽…… 헉…… 어윽……”

몇 번이고 기괴한 신음성을 토해댔지만 좀처럼 사정할 기미는 보이지 않자 미현은 반대쪽 손으로 살며시 병수의 불알 아래쪽을 건드렸다. 은근한 손길로 고환을 자극하며 동시에 기둥에 펌프질을 가하니 병수가 미현의 얼굴에까지 닿을 만큼 뜨겁고 무거운 숨결을 턱 내뱉었다.

“누, 누나…… 쌀 것 같아요.”
“으응.”

흔들고 있는 미현의 손에도 확실히 느껴질 만큼 몸이 경련하는 기색이 보이자 미현은 더욱 애무의 템포를 올려주며 불알도 더 과감하게 만져주었다. 그러자 아찔한 신음성을 토한 병수가 이내 눈을 질끈 감으며 세차게 정액을 뿜어 올렸다.

찌익, 찌익, 거리는 소리와 더불어 흩뿌려진 정액 줄기들이 애무하던 미현의 얼굴에도 몇 가닥 튀었다. 희뿌옇고 끈끈한 액체가 그녀의 얼굴 곳곳에 뿌려지자 병수가 그 와중에도 기겁해서 옆에 놓인 휴지를 집어 들었다.

“미, 미안해요 누나! 괜찮아요……?”
“킥…… 괜찮아.”

그녀는 무덤덤하게 휴지를 뽑아 얼굴을 대충 닦아냈다. 휴지에 묻어나오는 끈끈한 줄기들을 잠시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그녀는 병수의 쪼그라들기 시작한 물건을 돌아보았다. 사정 후에 잠깐 풀이 죽긴 했어도 그 물건은 여전히 컸다.

“자…… 이제 만족해?”
“네, 네에…….”

어딘가 아직도 아쉬움이 남은 눈빛이었지만 더 이상 떼를 쓸 수 없다는 걸 병수로서도 느낀 모양이었다. 아니면 사정 후에 조금이나마 이성이 돌아온 걸지도 모르고.

“이제 다시는 이런 상상하면 안 된다, 알겠지?”
“네…… 고마워요, 누나. 평생 못 잊을 거예요.”
“뭘 평생씩이나. 얼른 가봐.”

서로 조금씩 민망했기 때문일까. 병수도 더 말을 늘어놓지 않고 냉큼 바지춤을 주섬주섬 올렸다.

“그럼 가볼게요, 누나……”
“응.”

미현이 걸어 잠갔던 문을 열고 병수는 나가버렸다. 작은 가게에 홀로 남은 미현은 그제야 손을 들어 올려 아직도 얼굴 곳곳에 남아있는 정액의 파편들을 닦았다. 손끝에 묻어나오는 희뿌연 액체들의 흔적에서는…… 우습게도 수컷의 향기가 너무도 물씬 풍겨져왔다.

‘입에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하니 아래쪽에서 찔끔 뭔가가 새어나오는 게 느껴졌다.


- 중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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