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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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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15 회 작성일 24-03-13 01: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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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또 언제더라.....?
울 애기가 태어나기 얼마 전이었으니까 아마도.... 한 5년 전쯤??

남대문 시장에서 쇼핑을 한 후 지하철을 타고 청량리역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좌석버스에 올라탔다.. 집까지는 약 1시간 정도 되는 거리이고 종점이어서 한숨 자도 될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등받이에 깊게 기대어 파노라마 처럼 스쳐지나가는 창밖의 도시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졸음이 몰려왔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한지 얼마 후 버스의 정차하는 소리에 문득 깨어
무심결에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출입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양복 윗저고리를 한 쪽팔에 걸치고 다른 한손으론 스포츠신문을 들고 타는 화이트 칼라에 금테 안경의 신사.. 그런데 웬일일까..? 외모에서 풍겨지는 스마트한 분위기가 웬지 불안하게 느껴지는 건...

예전 버스에서 경험했던 충격적인 일이 다시 생각나는 게 이상하게도 꺼림칙 했다..
이런 내 마음을 짐작이라도 했을까?? 그 많은 자릴 다 놔두고 왜 하필 내 옆 좌석에 앉는
것일까..?

그런 내 생각에 더욱 확신을 주는 그의 행동..
한 쪽팔에 걸쳐있던 양복 윗저고리를 닿을 듯 말 듯한 그와 나의 다리위에 자기 팔과 더불어 덮어놓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위장이라도 하듯 신문을 펼치고 읽는 시늉..

한 번의 경험이 있던 난 자세를 고쳐 앉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자릴 옮길까도 생각해 봤지만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에 걍 앉아있었는데..

이론.. 아니나다를까.. 슬며시 내 다리를 더듬으려 움직이는 그의 손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확실한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난 가만 있었다.. 잘못하면 오히려 내가 망신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잠시 후.. 내 예상대로 그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순간 난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 고함을 질렀다.. "야~ 이 변태새꺄~~!!"

내 고함 소리에 버스를 운전하던 기사 아저씨의 놀란 얼굴이 백미러를 통해 보였고 얼마
안되는 승객들은 무슨 일인가 좌석 위로 고개를 들어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쿠쿠쿠.... 그 인간은... 뻔하지 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신문이 떨어지는 지도 모르구
서둘러 계단쪽으로 나가고 기사 아저씨는 정거장에 채 도착하지 않았음에도 도로가 정체되어 있는 틈을 타 문을 열어주고..

난..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그래더 웬지 가슴은 좀 떨리더라.. 처음 당했을 때보다 훨씬 덜하긴 했지만서도.. 글구.. 내 용기더 가상하구..
그 일로 깨닫게 된건.. 사람을 외모만 가지구 평가할 건 아니라는 거와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도 속으로는 어떤 음흉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더 모른다는 것...
그말이 그말인가..? 암튼 그렇다는 거쥐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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