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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젖과 꿀이 흐르는 숲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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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11 회 작성일 24-03-04 14: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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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운명


도훈과 해연이 부른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는 상황이 정리된 후였다. 

윤석과 미정은 불에 탄 시체로 발견되었고, 귀신에게 홀린 사람들은 윤석이 미정을 죽인 뒤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도훈과 해연은 그들이 마약에 당했을지도 모른다며 약물검사를 주장했지만, 검사 결과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다른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자잘한 부상 외엔 크게 다친 곳도 없어서 그들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졌다. 

사건은 여러 사람에게 의문을 남기며 미정을 죽인 윤석이 미정과 함께 동반 자살한 것으로 정리되었다.


우림은 저택을 떠나 아파트형 펜트하우스에 입주했다. 

김 집사와 해연이 집안일을 도와주고 도훈이 경호팀으로 붙었으나 예전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지는 않았다.


“꽤 감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도 쓸모없어.”


우림의 손바닥에는 작은 상흔이 남았다. 태오는 그걸 볼 때면 그날 경찰보다 늦게 도착한 걸 자책했다.

회사에 있었으니 소식을 듣고 바로 출발해도 근처의 지구대보다 늦게 도착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해 줘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우림은 태오의 감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그는 귀신같이 그녀가 위험할 때를 알았다.


그날 태오가 우림을 구하러 오지 못한 건 실은 우림이 위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꽃잎을 한 장으로 줄여 준 순간 자신은 안전해졌다는 걸 우림은 알았다.

우림이 진짜로 위험한 순간이라면 태오는 항상 우림을 찾아냈으니까.


* * *


13년 전.


태오가 납치당했던 우림을 구해 준 뒤의 이야기였다.


“고등학생?”


“예. 다니던 학교의…… 고학년도 건드리지 못하는 실세라고 합니다.”


태오에 대해 알아 온 것을 백 회장에게 보고하던 비서는 어색하게 말을 흐렸다.


사태오는 상당히 특이한 학생이었다. 공부하는 학생과 양아치가 반반쯤 섞인 학교에서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싸움을 잘했고 1학년 때부터 전교 1등을 쭉 유지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다.

양아치도 아니고 모범생도 아닌데 가진 능력은 출중하다. 그야말로 낭중지추긴 한데 사연이 찝찝했다.


비서가 알아본 정보에는 태오의 부모에 대한 것도 있었다. 부모가 사망한 날 태오의 행적이 미심쩍다는 보고도 있었다.

백 회장은 여러모로 범상치 않은 삶의 기록을 보며 눈가를 찡그렸다.


“김진태가 오른팔로 키우려고 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놈이라면 우리 우림이를 납치한 그 썅놈의 개새끼가 아닌가!”


비서는 서류를 패대기치며 씩씩대는 백 회장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태오는 범인과 한패인 듯 한패가 아니었다. 진태를 배신하고 우림을 구해 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기묘하지 않은 게 없군…….”


백 회장은 문득 오래전의 일이 떠올랐다.


‘묘한 관상이군요. 어린것이 벌써부터 홍염살과 도화살이라니. 귀와 인을 가리지 않고 온갖 잡것들을 다 불러 모을 텐데 어찌하누…….’


백 회장이 자주 찾던 무당, 강 도사가 갓 태어난 우림의 얼굴을 보고 한 말이었다. 

인큐베이터에 누운 아기에게 쏟아지는 불길한 말에 백 회장도 심각해졌다.


‘하나 다행인 건 이리 떼에 섞인 호랑이가 있다는 겁니다. 그가 귀인(貴人)이에요. 귀인을 잡으셔야 해요.’


‘내가 뭘 하면 좋겠는가.’


‘무언가를 한다면 그건 회장님이 아니라 아기님일 겁니다. 아기님이 귀인을 불러올 테니까요.’


그 말을 듣고 고심하던 백 회장은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 줬다.


만날 우(遇), 수풀 림(林).


우림(遇林). 산군(山君)을 만날 숲이 되라는 뜻이었다.


“그날 일이 왜 하필 지금 떠오르는 것인지…….”


공교롭지 않은가. 백 회장은 종이를 들어 태오의 사진을 빤히 쳐다보았다. 

중학교 졸업 사진이었다. 중학교 졸업 사진이라면 흑역사가 될 만한 우스꽝스러운 게 대부분인데 태오의 것은 그렇지 않았다. 

정면을 무심하게 응시하는 두 눈동자가 새까맸다. 표정이 빠져나간 건조한 입매와 음울한 안광은 지나치게 잘생긴 얼굴 탓에 더 섬뜩했다. 끈적하고 질척한 늪지대와 같았다.


이것이 이리인가 호랑이인가, 가늠해 보는 백 회장의 눈동자가 차가웠다.


“다행히 수술이 잘되어 위험한 시기는 지났다고 합니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담당 의사들이 놀랄 정도로 회복력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내가 직접 봐야겠네.”


백 회장은 수술을 끝낸 태오를 찾아갔다. 백 회장의 호의로 1인실로 지정된 태오의 병실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었다.


“오빠, 이거 먹어 봐요. 오렌지주스 싫다고 해서 다른 거 골라 왔어요.”


살짝 열린 병실에서는 우림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병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우림의 경호원들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어떻게 된 거냐?”


백 회장이 비서에게 눈짓했다. 우림이 왜 저기 있냐는 얼굴이었다. 

비서는 당황했다. 그도 알지 못하는 사실이었다. 비서는 황급히 경호원에게 눈치를 줬다.


“병문안 가겠다고 조르셔서…….”


큰일을 겪고 쓰러진 우림은 한동안 시름시름 앓았다. 그럼에도 정신적 후유증이 크진 않다는 것이 전문의의 진단이었다. 

우림은 침울해하며 집에 숨기보다는 태오를 만나려 했다. 계속 조르는 우림을 감당하지 못한 경호원들이 우림을 이곳으로 데려온 거였다.


백 회장은 조용히 병실을 바라보았다.


“안 먹어.”


태오는 제 입술로 젤리를 들이대는 우림을 피하며 심드렁한 얼굴을 했다. 

사실 안 먹는 게 아니라 배가 총에 뚫려서 못 먹는 거였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우림은 귀여운 목소리로 젤리가 얼마나 맛있는지 재잘재잘 늘어놓았다.


“너 학교 안 가냐?”


“오빠도 학교 안 가잖아요.”


“……집에 가라.”


태오는 한숨을 푹 내뱉었다. 퍽 귀찮다는 얼굴이었다.

우림은 그걸 뻔히 듣고도 못 들은 척했다. 어색하게 흥얼거리던 우림은 보조 침대에 앉아 젤리를 씹었다.


“나 졸려요.”


어떻게 해야 여기 더 있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우림은 보조 침대에 덜렁 누웠다. 태오는 늙은이처럼 깊은 한숨을 쉬며 병실 너머를 바라보았다.


“…….”


일흔이 넘어 남의 병실이나 훔쳐보고 있던 노회장은 눈썹을 들썩였다. 노인의 무표정한 얼굴에서는 거리끼는 기색이 하나도 없었으나 사실 그는 전율하고 있었다.


우림은 확실히 순한 아이였다. 그러나 소극적이기도 했다. 누가 감히 우림을 저렇게 밀어내는 걸 본 것도 처음이지만, 그런데도 우림이 물러나지 않고 친근하게 달라붙는 건 무척 의외였다.


“…….”


태오는 눈빛으로 애 데려가라고 쏴붙이다가 말이 통하는 것 같지 않자 눈가를 찡그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만만치 않은 상대를 두고도 전혀 기죽은 얼굴이 아니었다.


확실히 범상치 않은 물건이구나 싶었다.


백 회장은 가까이서 태오를 좀 더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태오는 퇴원 후 백 회장의 후원을 받게 되었다. 증거품을 신경 쓸 일도 없게 김진태를 확실히 치워 준 것도 그였다. 태오가 백 회장의 집에서 지내는 것이 후원 조건 중 하나였다.


태오가 같은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제일 기뻐한 사람은 우림이었다.


* * *


그렇게 9년이 흘러 우림은 스무 살, 태오는 스물일곱 살이 되었다.

그때쯤 백 회장은 태오를 9년간 지켜보며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백 회장의 마음에 확신을 준 건 그날의 일이었다.


“김 집사님! 저 잠깐 이 앞에 다녀올게요!”


“혼자서 어디를요?”


“정원이요! 잠깐이면 돼요!”


미국에 있던 태오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우림은 분주해졌다. 

우림의 유학 시절과도 겹쳐 태오를 오래 못 본 건 아니었으나 그의 입국이 우림보다 조금 늦었으니 입국을 축하해 주고 싶었다.


우림은 정원사들이 사용하는 오래된 창고로 달려갔다.

깜짝 선물은 거기에 숨겨 놓았다. 방에 두거나 하면 청소하는 분들에게 들킬 것이고 그러면 태오의 귀에 들어갈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편지도 써야지!”


숨겨 놓았던 신발 상자를 찾아낸 우림은 쪼그려 앉아 편지를 쓰고 있었다.


툭, 화르르르!


창고 입구에 놓여 있던 재떨이에서 불씨가 떨어진 건 그때였다. 가을의 마른 낙엽으로 떨어진 불꽃은 순식간에 크기를 키웠다.

타는 냄새가 났다. 우림은 편지를 다 쓰지도 못하고 일어났다. 우림은 재빨리 입구로 향했다.


“문이…….”


창고 입구를 막은 거대한 나무 문에서 불꽃이 넘실넘실 새어 나왔다. 우림은 주춤 물러났다.


* * *


화재 발생 5분 전.


태오는 백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인제 졸업도 했으니 회사로 들어오거라. 경영지원본부 정도면 너도 불만이 없겠지. 1년쯤 뒤에는 책임지고 맡아 봐.”


1년 정도만 일반 사원으로 지내다가 사내 핵심 직급인 경영지원부 본부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시키겠다는 말이었다. 

이 정도면 태오를 후계자로 내정했다는 선언과 다름없었다.


태오는 얼간이가 아니었으므로 백 회장의 말을 단번에 알아들었다. 하지만 태오는 그러겠다고 대답하는 대신에 어딘가에 한눈을 팔고 있었다.

밖이 소란스러웠다. 그는 냄새를 맡은 개처럼 얼굴을 찡그리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바쁜 일이 생겨서 가 보겠습니다.”


태오는 백 회장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뛰쳐나갔다.


“저런, 저…….”


백 회장은 황당해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태오에게 달리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걸 백 회장은 알고 있었다. 그

럴 거면 회사나 맡으라고 큰 결심을 입 밖으로 꺼냈는데 저렇게 박차고 나가 버리다니? 이것보다 급한 일이 어디 있다고? 

제정신인가 싶어 괘씸함도 느끼지 못했다.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그때, 비서가 크게 소리치며 달려왔다.

다급하게 뛰쳐나가던 태오의 뒷모습이 백 회장의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뛰는 발걸음으로 방을 나온 태오는 밖의 소란스러움을 듣고 눈을 사납게 치떴다.


“제발, 좀…….”


주변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우림이 보이지 않았다. 태오는 활활 솟구치는 연기를 보고 그쪽으로 뛰어갔다. 

그 근처에 우림이 없기를 바랐으나 태오는 직감했다. 저 불구덩이 속에 우림이 있으리라는 걸.


“백우림!”


창고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본 태오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문 앞에 서서 주춤거리고 있던 우림이 태오를 보고 눈을 반짝 빛냈다.


“손 떼! 그거 건드리지 마! 당장 이리 와! 당장!”


불꽃이 넘실거리는 문 앞에 선 우림을 본 순간 태오는 분노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며 버럭 소리쳤다.

우림이 쪼르르 다가와 고개를 내밀었다.


“나 어떻게 해요?”


우림은 울상을 짓고 태오를 간절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게 왜 거길 쳐들어갔냐는 원색적인 비난이 혓바닥 위를 마구 굴러다녔다. 태오는 그것들을 꾹 삼키고 상황을 살폈다.


누가 이렇게 창고를 개떡같이 지어 놨냐고 소리치고 싶었다. 

오래전에 대충 지어 놓은 별관의 창고는 창문이 너무 좁았다. 체격이 작은 우림도 이 창문으로는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그는 겉옷을 벗고 정원의 호스로 옷과 몸을 적셨다.


“덮어. 입 막고.”


매캐한 연기가 창고 안을 뒤덮고 일렁거렸다. 

콜록거리던 우림이 젖은 옷으로 입을 막았다. 

소란을 듣고 나온 사람들이 창고에 난 불을 끄려 하고 있었으나 창고 구조가 너무 약했다. 불이 꺼지기 전에 무너질 것이다.


“창문 앞에 똑바로 서 있어! 꼼짝도 하지 마!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면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알겠어?”


“아, 알았……. 어디 가요?”


우림이 소리쳤지만 태오는 무시하고 뛰었다. 더 망설였다가는 창고가 무너질 것 같았다.

그는 전속력으로 달려가 차에 탔다. 시동을 걸고 울퉁불퉁한 정원을 빠르게 달렸다. 사람들이 놀라든 말든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죽기 싫으면 비켜!”


그는 짧은 경고만 남긴 뒤 낡은 창고 벽을 향해 차를 몰았다.


부아아아앙! 퍽!


낡은 창고 벽이 차에 부딪혀 무너졌다. 반대편에 서 있던 우림이 터진 벽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창고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떨렸고 넘실거리는 불꽃이 자동차를 집어삼키려 했다. 

차에서 거칠게 뛰어내린 태오가 띨띨하게 굳어 있는 우림을 무서운 속도로 낚아챘다.


벽이 무너지며 떨어진 나뭇조각이 두 사람 위로 떨어졌다. 태오는 우림의 머리를 거칠게 눌러 몸으로 감쌌다.


“……!”


어깨가 타는 듯 뜨거웠으나 고통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다. 그는 정신없이 우림을 끌고 달렸고 사람들도 창고를 피해 도망쳤다.


펑!


자동차가 불꽃에 휩싸여 터지고 창고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오, 오빠…… 흑, 미안해요…….”


덜덜 떨리는 손이 태오의 어깨뼈 주위를 맴돌았다. 그곳에는 커다란 나뭇조각이 박혀 있었다.


“누구 죽었어? 안 그쳐?”


태오는 사납게 성질을 내며 으르렁거렸다. 시커멓고 낡아 빠진 창고에 혼자 기어들어 가다니 제정신인가 싶었다. 

정신머리를 고쳐 놔야지 가만두면 안 될 애였다.


태오는 이를 으드득 갈며 눈으로 분주히 우림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겁도 많고 아픈 것도 잘 못 참는 애가 불타 죽을 뻔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어땠을까 저절로 상상하니 끔찍하게 불쾌했다.


곧이어 소방차가 달려와 불길을 진압했다.


“우림아!”


백 회장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태오는 얼굴을 와락 찡그리며 그에게 눈빛을 보냈다. 당장 이 덜떨어진 거 챙겨 가라는 뜻이었다.

큰 상처를 입고도 그에게선 기세가 조금도 줄지 않았다. 상처를 입을수록 사나워진다는 맹수가 떠올랐다.


‘순리대로 흘러가게 두세요. 그대로 놓아두기만 하면 인연이 겹쳐 필연이 될 운명이에요.’


강 도사의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백 회장은 더 다가가지 못하고 우뚝 멈추었다.


저 둘이 운명이 아니라면 무엇도 연(緣)이 아니리라.


* * *


펜트하우스로 이사 온 후부터 우림은 태오와 둘만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그는 일이 바빠 퇴근하면서도 일거리를 싸 들고 왔으나 퇴근은 제때제때 하려고 노력했다.


“칼 들지 말라고 했지?”


레시피를 보며 수선을 떨던 우림이 뒤를 돌아봤다. 퇴근 후 씻고 나온 태오가 성큼성큼 걸어와 우림의 손에서 칼을 빼앗았다.


“손가락 잘라 먹으면 얼마나 아플지 네가 알기나 해?”


“그냥 파만 조금 썰려고 했던 건데……. 칼질도 자꾸 해야 실력이 는다고 했어요.”


“그거 늘어서 뭐 하려고.”


탁탁탁탁! 탁탁탁!


태오는 인상을 찡그리며 도마에 놓인 파를 대신 썰었다. 이래 봬도 태오는 요리 학원을 다닌 경력까지 있었다. 제대로 배운 칼 솜씨가 현란했다.


“이사님은 잘하잖아요.”


“그게 왜.”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내가 잘한다고 너까지 잘해야 해?


태오의 비꼼을 알아듣고도 우림은 본인의 궁금증을 풀기에 바빴다.


“요리 학원은 어쩌다 다니게 된 거예요? 좋아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회장님이 시켰어. 요즘은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라나 뭐라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면서 꽤 본격적이었지.”


“할아버지가요?”


“심술이 왜 그렇게 덕지덕지 붙었나 했는데 인제 알겠어.”


“심술이라뇨?”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알면서도 넘어가야 하는 게 썩 좋지는 않아.”


태오는 이해 못 할 말을 하며 우림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건 뭐야?”


“칼국수 반죽이요…….”


물렁물렁한 밀가루 덩어리를 본 태오의 얼굴이 해괴해졌다. 그는 말없이 우림을 주방에서 밀어냈다.


“요리도 재능이야. 넌 재능이 없어.”


아무렇지도 않게 우림의 작은 소원을 -태오에게 맛있는 요리해 주기- 짓밟은 태오는 빠른 손놀림으로 반죽을 치댔다. 

조금 젖어 있는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며 무표정한 얼굴에 달라붙었다. 

반죽을 치대느라 부푼 팔근육과 함께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지나치게 붉은 사과처럼 관능적이었다. 우림은 그가 반죽 말고 다른 걸 만져 줬으면 했다.


“이사님, 요섹남이라고 알아요?”


“그게 뭔데.”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태오는 새롭게 재탄생된 반죽을 랩으로 씌워 두며 우림의 말을 못 들은 척 무시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운 것 같았다. 우림은 그의 얼굴을 빤히 감상하며 웃었다.


“뭐 도와줄 거 없어요?”


우림은 바지락을 넣은 육수를 끓이고 있는 태오에게 살금살금 접근했다. 태오는 가까이 다가온 우림을 끌어안고 속삭였다.


“지금은 안 박아. 밥부터.”


속내를 들킨 우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단번에 함락당한 몸뚱이가 의자로 쓰러졌다. 

태오는 피식 웃으며 우림의 뺨을 매만지곤 다시 요리에 몰두했다.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가 뚝딱 나왔다. 우림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예쁘게 내려 두고 시원한 물을 따라 태오와 자신의 앞에 내려놓았다.


“내가 덜어 줄게요!”


국자를 재빨리 챙긴 우림이 태오의 그릇을 들었다. 소꿉놀이하는 애 같아서 태오는 가만히 우림을 지켜보았다. 

국물이 그릇 밖으로 흐르는 등 위태위태하였으나 칼국수는 예쁘게 담겨 태오에게 전해졌다.


“잘 먹겠습니다!”


제 몫도 대충 덜어 낸 우림이 젓가락을 들며 외쳤다. 

태오는 기다란 나무젓가락을 쓱쓱 가볍게 다루며 조갯살을 분리해 내었다. 짭짜름한 맛의 바지락이 살만 남아 우림의 그릇에 쌓였다.


“나 애기 아니에요.”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 하는 게 툴툴대지 마.”


바지락을 발라 먹어야 하는 게 귀찮아 안 먹고 있던 게 사실이었기에 우림은 뾰로통한 얼굴이 되었다. 

그 얼굴을 본 태오의 입꼬리가 위로 솟았다. 기분이 풀린 우림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이사님, 나 귀엽죠?”


콜록! 태오는 다급히 찬물을 삼켰다. 그 잠깐 사이에 눈썹이 세 번이나 움찔거렸다.


“눈빛이 그래요. 이렇게 쳐다봐요.”


우림은 두 손으로 눈썹을 살짝 들고 그윽한 시선으로 태오를 바라보았다. 태오의 미간이 꿈틀꿈틀했다.


“이상한 소리 말고 그거나 먹어.”


우림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지락과 함께 면발을 후루룩 빨아 먹었다. 입 안 가득 찬 음식을 꼭꼭 씹어 먹은 우림이 다시 말을 걸었다.


“이사님, 이제 전무님 되시잖아요. 그럼 이제 이사님이라고 못 부르겠네요?”


“그만 먹으려고 수 쓰지?”


태오의 눈썹이 못마땅하게 솟구치며 눈빛이 매서워졌다. 우림은 얼른 면발을 집어 잘 먹고 있음을 주장했다. 

우림은 배가 빵빵하도록 먹은 다음에야 다시 이 주제를 꺼낼 수 있었다.


“이제 뭐라고 불러요? 여보라고 부를까요?”


“하지 마.”


태오가 질색하며 쏘아봤다. 특유의 싸늘한 안광이 무섭지도 않은지 우림은 계속 태오를 건드렸다.


“왜요? 좋아하잖아요.”


우림은 여보라고 불렀을 때 태오가 보인 반응을 기억했다. 붉어져 일그러지는 얼굴이 정말 짜릿했다.


“하아, 우림아……. 까불지 마라, 좀.”


골이 쑤신 태오는 머리를 짚으며 경고했다. 깊고 어두운 눈동자를 본 우림은 움찔 떨었다. 

순하디순한 눈망울이 데굴데굴 굴렀다. 이쯤에서 그만할까 고민스러웠으나 계속 가 보기로 했다.


“여보야, 우림이 이제 젖 안 나와요.”


우림은 헤실헤실 웃으며 태오를 끌어안았다. 젖가슴에 얼굴이 푹 파묻힌 태오의 낯빛이 3단계로 변했다. 의문과 기막힘을 거쳐 분노로.


“넌 말로 하면 안 듣더라.”


우림을 덜렁 들어 올린 태오가 침대로 향했다. 뜻을 이룬 우림이 맑은 목소리로 웃었다.


* * *


태오는 우림의 팔을 목에 걸고 고개를 숙였다. 

태오의 위에 앉아 있던 우림이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앉아 있던 몸 안으로 성기가 깊숙이 파고들었다.


“하으, 깊어요, 으응…….”


살이 푸지게 오른 젖가슴을 손에 움켜쥔 태오가 입술로 젖꼭지를 빨았다.


“흐응, 젖 안 나와서, 아쉬워요……?”


“까불지 말라고 했어.”


태오는 질척하게 젖은 젖꼭지를 혀끝으로 빙빙 돌리며 속삭였다. 

젖은 이제 흐르지 않았지만 가슴은 여전히 예민했다. 물고 빨릴 때마다 개발이라도 되듯 더 심해졌다.


“아으, 쑤시고 싶어, 흐…….”


우림은 앓는 신음을 내다가 엉덩이를 들썩였다. 꼿꼿하게 발기한 성기가 안을 쳐 대며 찌걱거렸다. 

축축한 골에 고환이 부딪혔다. 수컷의 거칠거칠한 음모로 끈적끈적한 액이 늘어졌다.


“오줌이라도 쌌어? 좆털까지 다 젖었잖아.”


출렁출렁 흔들리는 젖꼭지가 입술에 빨려 당겼다가 풀렸다가 했다. 태오는 젖을 짤 때처럼 손으로 가슴을 다 뭉개 버렸다.


“아흐응!”


빳빳이 서 있던 젖꼭지가 손가락에 눌려 움푹 들어갔다. 태오는 버튼 누르듯 젖꼭지를 클릭했다.

누르고 뗄 때마다 톡 튀어나오며 우림이 교성을 터트렸다.


“흐, 으아, 흣, 앗!”


뜨거운 손가락이 젖꼭지를 지지며 꼬집었다. 

위로 휙 들어 올리자 젖꼭지가 꼿꼿하게 서며 가슴 전체가 위로 당겼다.

뜯길 것처럼 바짝 뽑힌 젖꼭지가 아리고 거대한 부피감에 배가 불룩해졌다.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은 우림이 자지를 보지 깊숙이 끼우고 경련했다.


“우읏, 흐…… 아, 아으, 아…….”


“우림아. 예쁜 얼굴이 그게 뭐야. 질질 젖어서는 우는 것밖에 할 줄 모르지…….”


태오가 우림의 허리를 붙잡아 가볍게 들어 올렸다. 말 좆처럼 기다란 자지가 주르륵 빠져나왔다가 단숨에 처박혔다.


“흐앗!”


퍽! 퍽! 몇 번 박아 주지도 않았는데 우림은 벌벌 떨며 애액을 지리고 있었다. 

물방울을 퓻퓻 내뱉는 푹신푹신한 내벽을 무자비하게 가른 살덩이가, 찌를 때마다 느끼는 내벽을 거푸 갈겼다.


“쑤시고 싶다며, 하아…… 내가 쑤셔 주잖아. 즐겨야지, 우림아.”


우림을 침대로 넘어트린 태오가 엎드려 누운 우림의 하체에 육중한 체중을 실었다. 

배가 눌리며 가뜩이나 비좁은 내벽이 울퉁불퉁한 좆기둥에 짓이겨졌다. 

내장이 위로 밀려 압박되는 감각이 오싹하고 자극적이었다. 몸이 저절로 비비 꼬이고 떨렸다.


“아흣, 으흣! 앗! 앗!”


동그랗게 올라붙은 엉덩이를 딴딴한 불알이 철퍽철퍽 때렸다. 

상체는 팔로 지탱했지만 하체는 푹푹 쑤시며 내벽을 터트렸다. 

두꺼운 허벅지에 눌린 두 다리가 인어의 꼬리처럼 달라붙었다. 

발가락이 꺾이고 비틀리며 시트를 구겼다.


태오가 푹 찌를 때마다 우림은 점점 더 침대에 파묻혔다. 따뜻한 태오와 푹신한 침대에 끼여 녹아 버릴 것만 같았다.


“흣, 사정할까? 응?”


우림의 귓바퀴를 간질이며 태오가 속삭였다. 


우림은 낮고 냉랭한 목소리가 쾌감에 신음하는 순간을 좋아했다. 

귀가 꿀에 젖은 듯 축축했다. 우림은 붉어진 얼굴로 할딱거리며 태오의 손을 붙잡았다. 

그는 우림의 손을 깍지 껴 잡아 주며 몸을 숙여 허리를 쳐 댔다. 푹! 푹! 살을 쳐 대는 소리에 우림의 작은 목소리가 묻혔다.


“싸, 으…… 싸 줘, 하으응, 여보야…….”


조그만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은 태오가 얼굴을 굳히며 우림의 가슴을 콱 움켜쥐었다.


“내가 그거 하지 말랬지.”


하체는 침대로 꽉 눌리고 상체만 위로 쳐든 자세에 각도가 이상해졌다. 두툼한 좆머리가 자궁 쪽을 쿡 찔렀다.


“아흐읏!”


퍽! 퍽! 퍽! 찔릴 때마다 우림의 안이 벌벌 떨렸다. 

야차처럼 드센 성기는 힘을 줄이지 않고 욕심껏 안을 벌렸다. 

벌건 구멍에서 희멀건 액이 뚝뚝 떨어지고 좆뿌리까지 핏줄이 섰다. 

묽은 과육 같은 구멍이 푹푹 쑤시는 검붉은 자지를 푹신하게 감쌌다.


“여보, 하응, 좋, 흐, 앗! 으응…… 조아……!”


“크흣, 아……. 우림아…….”


태오는 우림의 이름을 속삭여 부르며 그녀를 꽉 껴안았다. 허리만 사납게 들썩거렸다. 깊게 박힌 좆이 푸르르 떨며 정액을 싸질렀다.


“흐, 하윽…….”


태오의 뜨거운 몸이 빨판처럼 들러붙었다. 에어컨 때문에 주변 공기가 차가워서 그 느낌이 더욱 좋았다. 우림은 눈을 감고 늘어졌다.


“무거워?”


“아뇨, 하응…….”


아니라고 했는데도 태오는 우림을 끌어안고 옆으로 돌아누웠다. 

뺨에 키스하며 조심스레 빼낸 성기가 하얀 허벅지 사이에 꼈다. 

태오가 손으로 콘돔을 잡아 빼자 희끄무레한 정액이 허벅다리를 허옇게 칠갑했다.


“여보랑 하는 거, 흐읏, 너무 좋아요.”


우림은 더 안아 달라며 태오의 팔을 제 몸에 둘렀다. 오동통한 허벅지 사이에서 쉬고 있던 생식기가 벌떡 서 버렸다.


씨발. 태오는 욕설을 삼키며 귓바퀴 아래의 연한 살을 입술로 문질렀다.


“네가 그렇게 부를 때마다 미치겠어. 기분 이상해…….”


태오는 발기한 성기를 문지르며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사정 직후의 태오는 유하고 나른하게 풀려 있었다. 

여러 번의 경험으로 그 사실을 깨닫게 된 우림이 태오를 떠보며 물었다.


“그럼 오빠라고 불러요?”


“그건…….”


“나 홍길동이에요? 오빠를 오빠라고 못 부르는 이유가 뭐예요?”


태오가 홧홧한 이마를 우림의 어깨에 비비며 웅얼거렸다. 잘 들리지 않았다.


“응? 뭐라고요?”


“하아, 몹쓸 짓 하는 것 같다고…….”


“몹쓸 짓?”


“이미 해 버렸지만.”


우림이 어렸을 때는 태오도 그녀를 성애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그때는 오빠라고 부르는 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쪼끄말 때야 오빠, 오빠 해도 괜찮았지. 근데 다 커서도 그러니까…… 너는 변한 게 없는데 내가 진짜 좆 걸레 새끼 같았다고. 애한테 세우는 건 이상하잖아.”


커서가 문제였다. 애는 여전히 오빠, 오빠 하며 귀엽게 따르는데 정작 그는 애를 애로 보지 못했다. 

태오는 우림이 자신을 오빠라고 부를 때마다 죄책감을 느꼈던 것이다.


우림은 대강의 문맥을 파악했다. 죄 없이 가장 만만한 호칭을 금지당한 우림으로서는 정말 황당한 이유였다.


“다 컸으면 그때부터는 애가 아닌데요?”


“난 네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봤다고.”


“그땐 오빠도 학생이었는데?”


“이었는데? 말이 짧다?”


“고작 일곱 살 많으면서…….”


우림은 매서운 시선을 피하며 소심하게 항변했다. 태오는 불이 나도록 엉덩이를 때려 줄까 하다가 참았다.


“그런 이유면 이제 오빠라고 해도 돼요? 이미 끝난 문제잖아요.”


넌 이미 내 구멍을 좆걸레처럼 쑤시지 않았냐는 말을 부드럽게 돌린 거였다. 적어도 태오에게는 그렇게 들렸다.


“그래. 네 말이 맞네. 난 이미 쓰레기야. 뇌는 없고 좆밖에 없는 개걸레 새끼야…….”


그는 과도하게 자신을 비난했다. 우림은 당황하며 손을 내저었다. 침대에 떨어져 있던 리모컨이 탁 눌리며 TV 화면이 켜졌다.


“난 이사님 좋아요. 이사님이랑 하는 것도 좋아요.”


- 내 딸한테서 당장 떨어져!


오디오가 겹쳤다. 화면 속 중년 배우가 남주인공의 얼굴에 김치 싸대기를 갈기고 있었다. 

철썩! 찰진 소리에 우림의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갔다. 자극적인 장면에 홀린 우림은 자신도 모르게 드라마에 빠져 버렸다.


태오는 우림을 묘하게 바라보았다.


우림이 그의 침대에 누워 다리를 벌린 걸 알면 백 회장이 기함하고 병상에서 뛰쳐나올 줄 알았다. 

그 노인네라면 김치 싸대기보다 더한 짓거리를 할 수도 있었다. 멀쩡해 보여도 혈육에 대한 집착만큼은 미치광이 못지않은 노인네였다.


소식은 진작 들었을 텐데 이상하게 잠잠했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며 폐공장에 끌려갔으면 -물론 태오는 순순히 당해 주지 않았을 테지만- 그게 차라리 덜 놀라웠을 것이다.


‘날 우림이의 짝으로 인정한다고? 그 노인네가?’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왜 몰랐나 싶을 정도로 노인네는 노골적이었다.


‘만날 우(遇), 수풀 림(林). 그래서 우림이를 네게 맡기는 거다, 태오야.’


무당에 심취한 노인네는 애당초 노망이 났던 것이다.


‘이래서 종교가 무서운 거지.’


태오에게 우림은 하얗고 몽글말랑한 구름 같은 것이었다.

술주정뱅이와 개망나니의 더러운 피를 이어받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태오는 쭉 생각해 왔다.


우림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거듭 선을 긋고 거리를 둔 것도 그래서였다. 개망나니의 피를 이은 자신이라면 우림을 해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인네는 노망이 난 데다 늙어 빌빌댔다.

구름 같았던 우림은 알고 보니 음탕한 기질이 심하여 -태오는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돌봐 줄 사람이 꼭 필요했다. 

뻑하면 비실거리는 게 의외로 섹스 할 때는 나자빠지지도 않았다. 

커다랗다고 울먹거리면서 처먹기는 얼마나 잘 처먹는지 꼭 뿌리까지 넣으려 들었다. 한 번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두세 번 조르기도 했다.


사실 우림에게 정말 필요한 건 젖 빨아 줄 입술과 음탕한 구멍을 만족시킬 자지가 아닐까?

태오는 엉뚱한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결론지었다. 그런 거라면 우림에게 자신보다 더 나은 짝은 없다고.


“헉! 어머, 어떡해…….”


태오의 생각을 알 리 없는 우림은 자극적인 막장 드라마에 빠져 움찔거리며 태오의 품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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