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이혼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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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에 진입하기전 내용이 지루한지 1편에 비해 2편의 조회수와 추천이 줄었군요. 3편부터는 슬슬 분위기가 조성되니 믿고 봐주세요.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녀에게 얘기했다.
"지금 가면 차는 막히지 않겠네. 그나저나 다음에 볼 때는 차 놓고와서 만나자. 술 한잔도 못하니까 섭섭하네."
그러자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그러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늘 즐거웠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말을 놓지 않고 꼬박꼬박 존대말을 쓴다는걸 뒤늦게 알아챘다.
"말 놓기로 해놓구선 아직도 그대로네. 아직 어색한가?"하고 물으니 그렇단다. 그러면서 다음에 보게되면 말을 놓겠다고 하였다.
금요일쯤 다시 보자고 하였더니 그녀는 잠시 생각한 후 그러자고 대답했다. 물론 그날은 차를 놓고 오기로 하였고 장소는 그녀가 전철을 타고 올 경우를 고려해서 그냥 사당역에서 보기로 했다. 오늘 만난 까페에 들어가지 말고 문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최종으로 정하고난뒤 그녀에게 휴대폰 번호를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명함을 꺼내서 내게 주었다. 물론 이미 그녀의 핸드폰 번호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번호를 받는다는건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법이다.
그녀는 가는길에 나를 집에 내려다주고 돌아갔다. 그렇게 그날은 지나갔다.
어쨌거나 그녀 덕분에 무료했던 내 생활에 활기가 감돌았다. 금요일에 만나면 어떻게 그녀와 진행이 될것인가 생각만해도 기분이 상승했으니까..
그렇다고 그녀와의 육체적인 관계를 구체적으로 떠올리진 않았다. 물론 함께 부르스를 추면서 느꼈던 그녀의 풍만한 가슴의 느낌은 뚜렷이 남아있었지만 거기서 더 진전된 몽상은 아직 들지 않았다.
목요일 밤에 그녀에게 전화를 하였다. 다음날 있을 약속을 최종 점검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전화번호를 받은 상태에서 아무 연락을 안하는것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전화를 받은 그녀는 대뜸 내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반가웠다.
여전히 말을 안놓길래 얼굴 안보는 상태에서 말을 놓으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어색한듯 말을 놓았다.
내가 굳이 그렇게 말을 놓으라고 요구했던 이유는 좀더 친밀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아무래도 말을 놓고 대화하다보면 쉬 친밀감이 들지 않겠는가.
전화통화는 한시간 가량 하였다. 오히려 만나서 얘기 할때보다 더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통화를 하면서 느낀건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여자라는 점이었다. 평생 같이 살줄 알았던 남자와 이혼을 하고 애까지 떨어져서 지내면서 주변에 기댈 곳이 없는 사람인지라 그럴만도 하였다.
현재 자신의 처지가 남에게 내세울만한 입장이 아니다보니 주위 아는 사람과의 접촉도 피하게 되고 그럴수록 외로움은 더해가는 막막한 경우였다.
그런 상태에서 전혀 모르는 나를 만나니 되려 맘이 더욱 편했고 화요일의 짧음 데이트에서 자신이 다시 여자가 된듯한 기분을 느꼈음을 고백했다.
다만 잘 모르는 남자와의 데이트가 처음이라 질 나쁜 사람이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내 인상을 보니 그런 사람 같지는 않아서 안심했다는 말도 아울러 덧붙였다.
그런 말을 듣는 내 심정은 뿌듯함고 착잡함이 엇갈리게 맴돌았다. 나에 대해 호감을 갖는다는 사실은 기분이 좋았지만 그녀의 처지에 대한 일말의 연민과 내가 그녀에게 근본적인 만남을 가져다줄 대상이 아님을 내 자신이 잘 알기 때문이었다.
목요일의 통화는 그렇게 많은 생각과 과제를 내게 준 채 끝났다.
금요일이 되었다.
다음날이 쉬는 토요일인 관계로(토요 격주 휴무거든요)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갔다. 암만 술을 마셔도 다음날이 쉬는 날이니 얼마나 즐거운지는 주당들은 다 아는 법이다.
도착하니 이미 그녀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검정색 롱코트를 입고서 추운 듯 웅크리며 서있었다.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고기집으로 곧장 이동했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숯불구이에 소주 한잔이 제격이니 말이다.
방에 앉아서 그녀가 롱코트를 벗으니 검정색 원피스가 나타났다. 내 생각인지는 몰라도 차림에 신경쓴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차가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에 들어와서 술을 마시니 취기가 금방 오는듯 하였다. 그녀도 차를 놓고 와서인지 비교적 잘 받아 마셨다.
전날 전화통화를 통해 많은 얘기를 나눠선지 스스럼없이 대화가 진행됐다. 아무래도 술의 힘도 컸으리라.
그렇게 한시간을 넘게 술을 마시고 난 후 장소를 옮겨 맥주를 마시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뭐 작정하고 술을 먹은건 아니지만 마시다보니 취중에 흥이 겨워 점점 무리를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언제 오늘처럼 그녀가 차를 놓고 나를 만날지 알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음주에 대한 생각이 더욱 컸었다.
군말 없이 호프집으로 나를 따라온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근래 들어 남자와 단둘이 이렇게 술을 마신적이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소 빼려는듯한 그녀의 표정에 예의 못된 악동기가 발휘된 나는 맥주를 거듭 권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나처럼 다음날이 쉬는 토요일임을 알았기에 난 그걸 핑계 삼아서 거듭 그녀와 잔을 부딪혔다.
술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다.
다소 조심성 있게 술을 마시던 그녀도 혀가 조금씩 꼬이고 눈이 풀리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 역시 취기가 올라옴을 느끼고 있었다.
다소 풀어진 모습의 그녀를 보면서 새삼 농익은 여성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녀가 갑자기 얘기했다.
"나 무슨 생각으로 만나는데? 총각이 아쉬울 것도 없는데 왜 나같은 이혼녀를 만나?"
어찌보면 그녀가 나에개 가장 하고싶었던 얘긴지도 모른다. 나는 애매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나도 그 정답을 모르니까..
"느낌이 좋아서.. 일단은 나랑 통하는게 있는것 같아서 편했어."
그녀는 피식 웃더니 자기도 그렇단다. 그러면서 나와의 만남이 굉장히 신선하고 좋은데 나중을 생각하면 걱정도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일단은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자는 말로 그녀를 달래주었다.
시간이 10시 30분쯤 되자 그녀는 이제 집에 가야겠다며 일어섰다. 그런데 휘청거리는 모습이었다.
얼른 계산을 하고 부축을 하며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비록 몸은 휘청거리지만 정신은 똑바로 차릴려고 무던 애쓰는것 같았다.
그냥 그 상태로 그녀를 혼자 보내기는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바래다 주겠다고 말하고 택시를 잡으려 했다. 그러자 그녀는 술도 깰겸 전철로 가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바래다주면 집에 돌아가기 힘드니 그냥 가라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안심이 안된 나는 그녀와 같이 전철을 탔다. 밤이 깊어선지 전철은 한가했고 난 그녀와 나란히 앉아서 산본으로 향했다.
두 정거장쯤 지났을 무렵 그녀는 내 어깨에 기대어 졸기 시작했다. 하긴 따뜻한 전철 내부는 술 마신 후 졸기에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이윽고 산본역에 도착해서 그녀를 깨우고는 같이 전철을 내렸다. 그녀는 시간이 갈수록 취기가 오르는것처럼 보였다.
"내가 왜 이러지."를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내 부축을 계속 받아야 했다.
역에서 내린 후 난 그녀의 집 위치를 물었고 그녀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를 알려주었다. 택시를 타야한다는 말에 택시를 잡고 가보니 기본요금 거리에 아파트가 위치했다.
동,호수를 묻자 그녀는 이제 됐다며 혼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마저 바래다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추후에 그녀가 망설인 이유는 아파트 경비원 눈에 띄는게 꺼림칙해서 그랬다고 들려줬지만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 야심한 밤에 이제 세번 만난 남자를 집에 끌어들이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으리라.
모르긴해도 절대 맨정신의 그녀라면 나를 집으로 끌어들이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그녀는 술로 인해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내가 춥다며 보채자 그녀는 집으로 올라갔다. 나는 말없이 그녀를 따랐다. 집에 다와가자 더욱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애쓰는것 같았다. 걸음도 똑바로 걸으려고 노력하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맘 따로 몸 따로 였다.
열쇠를 따고 문을 열자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바래다주는 임무는 끝났으니 여기서 돌아가나 아니면 집에 들어갔다가 가나 하는 문제였다. 물론 그때도 집에 들어가서 뭘 어찌 해보겠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그녀의 사는 모습에 대한 궁금증과, 다시 이렇게 그녀 집을 구경할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컸을 따름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마음의 결정을 했다. 그리고 먼저 선수를 쳤다.
"추운데 따뜻한 차라도 주고 보내겠지?"
그런데 그녀는 별무반응이었다. 다만 술에 취한 몸을 어디 눕히고 싶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한것 같았다. 나는 자연스레 그녀를 뒤따라갔고 문을 닫았다.
불을 켜자 그녀의 집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집이 참 아늑하게 보였다.
휘청이듯 들어간 그녀는 핸드백과롱코트를 소파에 던지듯 올려 놓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아마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려나 생각했다.
집 요모조모를 살펴보며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10여분이 되도록 감감무소식 이었다.
세수라도 하고 나오나 생각도 했지만 손님을 거실에 두고 씻는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것 같아서 의아하기는 했지만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허락도 없이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도 무례한듯 하여 가만히 소파에 앉아 있기를 10여분이 더 지났다. 일부러 소리를 들으라고 티브이까지 켰는데도 그녀는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안했다.
더 기다리기 힘들다고 생각된 나는 이쯤에서 조용히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냥 가자니 현관문을 잠글 수 없다는 사실이 떠올라 아무래도 그녀와인사는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녀의 방을 똑독 두드렸다.
그런데 방에는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은선씨"하고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방을 살며시 열었다. 방문을 여는 순간 화장품과 향수 냄새가 은은히 풍겨왔다.
아파트가 새 아파트라선지 난방이 잘되었고 방안은 덕분에 더운 느낌을 주었다.
방은 불이 꺼진채 있었지만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녀는 원피스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숨을 쌕쌕거리며 자고 있었다. 숙취를 견디기 힘들었던듯 입까지 조금 벌린채 큰대자로 뻗어있었다.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건 당연한 노릇이었다.
나도 모르게 침대 쪽으로 다가가 다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으나 그녀는 반응이 전혀 없었다.
예전에도 간혹 술을 마시다가 술취한 파트너와 밤을 같이 보낸 적은 있지만 여자의 집에서 이런 상황에 처하기는 처음이었다.
술이 조금 올랐던 머리 속은 언제 그랬냐는듯 바싹 깨었고, 판단이 서지않던 나는 단지 잠든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조심스레 그녀를 흔들어 깨워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귀찮은듯 뒤척이더니 계속 잠에 취해 있었다.
뒤척임 중에 오른쪽 다리가 구부려졌고 덕분에 말려올라간 원피스 아래로 그녀의 허벅지가 보였다. 그 광경은 세상의 어떤 남자도 흔들어 놓을것 같은 뇌쇄적인 모습이었다.
흔들었는데도 깨지 않는 그녀를 확인하곤 나는 떨리는 손길로 그녀의 몸을 원피스 위로 쓰다듬었다.
팔과 복부를 매만지다 슬쩍 가슴 위에 손을 얹어 보았다. 일전에 부르스를 출때 느꼈지만 역시 풍만한 가슴이었다. 브래지어 위로도 적잖은 가슴살이 뭉클 잡혔다.
이미 내 머리 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오직 그녀의 육체를 탐험하는데만 정신이 팔렸다.
여전히 반응이 없자 이번에는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두덩 부위를 꾹 눌러 보았다. 원피스와 스타킹으로 인해 적나라한 느낌은 별로 오지 않았지만 충분히 숨막히는 순간 이었다.
다시 손을 내려 스타킹에 감춰진 그녀의 다리를 쓰다듬어 보았다. 곧게 뻗은 다리가 아름다웠다. 아이를 낳은 여자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매력 있었다.
그렇게 다리를 쓰다듬다가 그녀의 치마를 살며시 올려 보았다. 고개를 숙여 안을 들여다 보니 희미하게 그녀의 팬티가 스타킹 밑으로 보였다. 침을 꿀꺽 삼키고는 손을 안으로 서서히 진입 하였다. 부드럽고 탄력있는 허벅지가 손에 느껴지는가 싶더니 손 끝으로 내가 원한 종착지에 다다랐다.
몸의 다른 어떤 곳보다 따뜻한 온기가 있고 은근한 습기를 머금은 곳, 바로 그녀의 비부였다. 한족 다리를 구부린 관계로 그녀의 비부는 살며시 손으로 덮어도 될 만큼 벌려져 있었다.
스타킹과 팬티가 가로 막은 관계로 완전한 만족을 맛볼 수는 없었지만 원피스 하나가 생략된 만큼 아까보다 더 진한 감촉을 맛볼 수 있었다.
그렇게 황홀해할 무렵 갑자기 그녀가 뒤척였다.
아무리 취중이라도 비밀스런 자신의 부분이 타인에게 접촉됨을 느낀 탓일까?
아무튼 그녀는 등을 돌려 옆으로 눕는 자세가 되었다. 순간적으로 그녀가 깼나 싶었지만 그녀의 숨소리와 자세를 봐서는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잠시 있다가 문득 그녀의 등이 보였다. 그녀의 등에는 원피스 지퍼가 목에서 허리 위까지 있었다.
그 지퍼를 보자 다시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3편 여기까지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녀에게 얘기했다.
"지금 가면 차는 막히지 않겠네. 그나저나 다음에 볼 때는 차 놓고와서 만나자. 술 한잔도 못하니까 섭섭하네."
그러자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그러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늘 즐거웠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말을 놓지 않고 꼬박꼬박 존대말을 쓴다는걸 뒤늦게 알아챘다.
"말 놓기로 해놓구선 아직도 그대로네. 아직 어색한가?"하고 물으니 그렇단다. 그러면서 다음에 보게되면 말을 놓겠다고 하였다.
금요일쯤 다시 보자고 하였더니 그녀는 잠시 생각한 후 그러자고 대답했다. 물론 그날은 차를 놓고 오기로 하였고 장소는 그녀가 전철을 타고 올 경우를 고려해서 그냥 사당역에서 보기로 했다. 오늘 만난 까페에 들어가지 말고 문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최종으로 정하고난뒤 그녀에게 휴대폰 번호를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명함을 꺼내서 내게 주었다. 물론 이미 그녀의 핸드폰 번호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번호를 받는다는건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법이다.
그녀는 가는길에 나를 집에 내려다주고 돌아갔다. 그렇게 그날은 지나갔다.
어쨌거나 그녀 덕분에 무료했던 내 생활에 활기가 감돌았다. 금요일에 만나면 어떻게 그녀와 진행이 될것인가 생각만해도 기분이 상승했으니까..
그렇다고 그녀와의 육체적인 관계를 구체적으로 떠올리진 않았다. 물론 함께 부르스를 추면서 느꼈던 그녀의 풍만한 가슴의 느낌은 뚜렷이 남아있었지만 거기서 더 진전된 몽상은 아직 들지 않았다.
목요일 밤에 그녀에게 전화를 하였다. 다음날 있을 약속을 최종 점검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전화번호를 받은 상태에서 아무 연락을 안하는것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전화를 받은 그녀는 대뜸 내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반가웠다.
여전히 말을 안놓길래 얼굴 안보는 상태에서 말을 놓으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어색한듯 말을 놓았다.
내가 굳이 그렇게 말을 놓으라고 요구했던 이유는 좀더 친밀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아무래도 말을 놓고 대화하다보면 쉬 친밀감이 들지 않겠는가.
전화통화는 한시간 가량 하였다. 오히려 만나서 얘기 할때보다 더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통화를 하면서 느낀건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여자라는 점이었다. 평생 같이 살줄 알았던 남자와 이혼을 하고 애까지 떨어져서 지내면서 주변에 기댈 곳이 없는 사람인지라 그럴만도 하였다.
현재 자신의 처지가 남에게 내세울만한 입장이 아니다보니 주위 아는 사람과의 접촉도 피하게 되고 그럴수록 외로움은 더해가는 막막한 경우였다.
그런 상태에서 전혀 모르는 나를 만나니 되려 맘이 더욱 편했고 화요일의 짧음 데이트에서 자신이 다시 여자가 된듯한 기분을 느꼈음을 고백했다.
다만 잘 모르는 남자와의 데이트가 처음이라 질 나쁜 사람이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내 인상을 보니 그런 사람 같지는 않아서 안심했다는 말도 아울러 덧붙였다.
그런 말을 듣는 내 심정은 뿌듯함고 착잡함이 엇갈리게 맴돌았다. 나에 대해 호감을 갖는다는 사실은 기분이 좋았지만 그녀의 처지에 대한 일말의 연민과 내가 그녀에게 근본적인 만남을 가져다줄 대상이 아님을 내 자신이 잘 알기 때문이었다.
목요일의 통화는 그렇게 많은 생각과 과제를 내게 준 채 끝났다.
금요일이 되었다.
다음날이 쉬는 토요일인 관계로(토요 격주 휴무거든요)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갔다. 암만 술을 마셔도 다음날이 쉬는 날이니 얼마나 즐거운지는 주당들은 다 아는 법이다.
도착하니 이미 그녀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검정색 롱코트를 입고서 추운 듯 웅크리며 서있었다.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고기집으로 곧장 이동했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숯불구이에 소주 한잔이 제격이니 말이다.
방에 앉아서 그녀가 롱코트를 벗으니 검정색 원피스가 나타났다. 내 생각인지는 몰라도 차림에 신경쓴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차가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에 들어와서 술을 마시니 취기가 금방 오는듯 하였다. 그녀도 차를 놓고 와서인지 비교적 잘 받아 마셨다.
전날 전화통화를 통해 많은 얘기를 나눠선지 스스럼없이 대화가 진행됐다. 아무래도 술의 힘도 컸으리라.
그렇게 한시간을 넘게 술을 마시고 난 후 장소를 옮겨 맥주를 마시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뭐 작정하고 술을 먹은건 아니지만 마시다보니 취중에 흥이 겨워 점점 무리를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언제 오늘처럼 그녀가 차를 놓고 나를 만날지 알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음주에 대한 생각이 더욱 컸었다.
군말 없이 호프집으로 나를 따라온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근래 들어 남자와 단둘이 이렇게 술을 마신적이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소 빼려는듯한 그녀의 표정에 예의 못된 악동기가 발휘된 나는 맥주를 거듭 권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나처럼 다음날이 쉬는 토요일임을 알았기에 난 그걸 핑계 삼아서 거듭 그녀와 잔을 부딪혔다.
술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다.
다소 조심성 있게 술을 마시던 그녀도 혀가 조금씩 꼬이고 눈이 풀리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 역시 취기가 올라옴을 느끼고 있었다.
다소 풀어진 모습의 그녀를 보면서 새삼 농익은 여성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녀가 갑자기 얘기했다.
"나 무슨 생각으로 만나는데? 총각이 아쉬울 것도 없는데 왜 나같은 이혼녀를 만나?"
어찌보면 그녀가 나에개 가장 하고싶었던 얘긴지도 모른다. 나는 애매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나도 그 정답을 모르니까..
"느낌이 좋아서.. 일단은 나랑 통하는게 있는것 같아서 편했어."
그녀는 피식 웃더니 자기도 그렇단다. 그러면서 나와의 만남이 굉장히 신선하고 좋은데 나중을 생각하면 걱정도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일단은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자는 말로 그녀를 달래주었다.
시간이 10시 30분쯤 되자 그녀는 이제 집에 가야겠다며 일어섰다. 그런데 휘청거리는 모습이었다.
얼른 계산을 하고 부축을 하며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비록 몸은 휘청거리지만 정신은 똑바로 차릴려고 무던 애쓰는것 같았다.
그냥 그 상태로 그녀를 혼자 보내기는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바래다 주겠다고 말하고 택시를 잡으려 했다. 그러자 그녀는 술도 깰겸 전철로 가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바래다주면 집에 돌아가기 힘드니 그냥 가라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안심이 안된 나는 그녀와 같이 전철을 탔다. 밤이 깊어선지 전철은 한가했고 난 그녀와 나란히 앉아서 산본으로 향했다.
두 정거장쯤 지났을 무렵 그녀는 내 어깨에 기대어 졸기 시작했다. 하긴 따뜻한 전철 내부는 술 마신 후 졸기에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이윽고 산본역에 도착해서 그녀를 깨우고는 같이 전철을 내렸다. 그녀는 시간이 갈수록 취기가 오르는것처럼 보였다.
"내가 왜 이러지."를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내 부축을 계속 받아야 했다.
역에서 내린 후 난 그녀의 집 위치를 물었고 그녀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를 알려주었다. 택시를 타야한다는 말에 택시를 잡고 가보니 기본요금 거리에 아파트가 위치했다.
동,호수를 묻자 그녀는 이제 됐다며 혼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마저 바래다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추후에 그녀가 망설인 이유는 아파트 경비원 눈에 띄는게 꺼림칙해서 그랬다고 들려줬지만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 야심한 밤에 이제 세번 만난 남자를 집에 끌어들이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으리라.
모르긴해도 절대 맨정신의 그녀라면 나를 집으로 끌어들이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그녀는 술로 인해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내가 춥다며 보채자 그녀는 집으로 올라갔다. 나는 말없이 그녀를 따랐다. 집에 다와가자 더욱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애쓰는것 같았다. 걸음도 똑바로 걸으려고 노력하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맘 따로 몸 따로 였다.
열쇠를 따고 문을 열자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바래다주는 임무는 끝났으니 여기서 돌아가나 아니면 집에 들어갔다가 가나 하는 문제였다. 물론 그때도 집에 들어가서 뭘 어찌 해보겠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그녀의 사는 모습에 대한 궁금증과, 다시 이렇게 그녀 집을 구경할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컸을 따름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마음의 결정을 했다. 그리고 먼저 선수를 쳤다.
"추운데 따뜻한 차라도 주고 보내겠지?"
그런데 그녀는 별무반응이었다. 다만 술에 취한 몸을 어디 눕히고 싶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한것 같았다. 나는 자연스레 그녀를 뒤따라갔고 문을 닫았다.
불을 켜자 그녀의 집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집이 참 아늑하게 보였다.
휘청이듯 들어간 그녀는 핸드백과롱코트를 소파에 던지듯 올려 놓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아마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려나 생각했다.
집 요모조모를 살펴보며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10여분이 되도록 감감무소식 이었다.
세수라도 하고 나오나 생각도 했지만 손님을 거실에 두고 씻는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것 같아서 의아하기는 했지만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허락도 없이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도 무례한듯 하여 가만히 소파에 앉아 있기를 10여분이 더 지났다. 일부러 소리를 들으라고 티브이까지 켰는데도 그녀는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안했다.
더 기다리기 힘들다고 생각된 나는 이쯤에서 조용히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냥 가자니 현관문을 잠글 수 없다는 사실이 떠올라 아무래도 그녀와인사는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녀의 방을 똑독 두드렸다.
그런데 방에는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은선씨"하고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방을 살며시 열었다. 방문을 여는 순간 화장품과 향수 냄새가 은은히 풍겨왔다.
아파트가 새 아파트라선지 난방이 잘되었고 방안은 덕분에 더운 느낌을 주었다.
방은 불이 꺼진채 있었지만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녀는 원피스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숨을 쌕쌕거리며 자고 있었다. 숙취를 견디기 힘들었던듯 입까지 조금 벌린채 큰대자로 뻗어있었다.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건 당연한 노릇이었다.
나도 모르게 침대 쪽으로 다가가 다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으나 그녀는 반응이 전혀 없었다.
예전에도 간혹 술을 마시다가 술취한 파트너와 밤을 같이 보낸 적은 있지만 여자의 집에서 이런 상황에 처하기는 처음이었다.
술이 조금 올랐던 머리 속은 언제 그랬냐는듯 바싹 깨었고, 판단이 서지않던 나는 단지 잠든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조심스레 그녀를 흔들어 깨워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귀찮은듯 뒤척이더니 계속 잠에 취해 있었다.
뒤척임 중에 오른쪽 다리가 구부려졌고 덕분에 말려올라간 원피스 아래로 그녀의 허벅지가 보였다. 그 광경은 세상의 어떤 남자도 흔들어 놓을것 같은 뇌쇄적인 모습이었다.
흔들었는데도 깨지 않는 그녀를 확인하곤 나는 떨리는 손길로 그녀의 몸을 원피스 위로 쓰다듬었다.
팔과 복부를 매만지다 슬쩍 가슴 위에 손을 얹어 보았다. 일전에 부르스를 출때 느꼈지만 역시 풍만한 가슴이었다. 브래지어 위로도 적잖은 가슴살이 뭉클 잡혔다.
이미 내 머리 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오직 그녀의 육체를 탐험하는데만 정신이 팔렸다.
여전히 반응이 없자 이번에는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두덩 부위를 꾹 눌러 보았다. 원피스와 스타킹으로 인해 적나라한 느낌은 별로 오지 않았지만 충분히 숨막히는 순간 이었다.
다시 손을 내려 스타킹에 감춰진 그녀의 다리를 쓰다듬어 보았다. 곧게 뻗은 다리가 아름다웠다. 아이를 낳은 여자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매력 있었다.
그렇게 다리를 쓰다듬다가 그녀의 치마를 살며시 올려 보았다. 고개를 숙여 안을 들여다 보니 희미하게 그녀의 팬티가 스타킹 밑으로 보였다. 침을 꿀꺽 삼키고는 손을 안으로 서서히 진입 하였다. 부드럽고 탄력있는 허벅지가 손에 느껴지는가 싶더니 손 끝으로 내가 원한 종착지에 다다랐다.
몸의 다른 어떤 곳보다 따뜻한 온기가 있고 은근한 습기를 머금은 곳, 바로 그녀의 비부였다. 한족 다리를 구부린 관계로 그녀의 비부는 살며시 손으로 덮어도 될 만큼 벌려져 있었다.
스타킹과 팬티가 가로 막은 관계로 완전한 만족을 맛볼 수는 없었지만 원피스 하나가 생략된 만큼 아까보다 더 진한 감촉을 맛볼 수 있었다.
그렇게 황홀해할 무렵 갑자기 그녀가 뒤척였다.
아무리 취중이라도 비밀스런 자신의 부분이 타인에게 접촉됨을 느낀 탓일까?
아무튼 그녀는 등을 돌려 옆으로 눕는 자세가 되었다. 순간적으로 그녀가 깼나 싶었지만 그녀의 숨소리와 자세를 봐서는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잠시 있다가 문득 그녀의 등이 보였다. 그녀의 등에는 원피스 지퍼가 목에서 허리 위까지 있었다.
그 지퍼를 보자 다시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3편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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