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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 2 - 그 여름의 시작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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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9 회 작성일 24-02-26 15: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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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 2 - 그 여름의 시작



두 번째..이야기..


 


 


1교시의 수업시간은 엉덩이 부분이 꼭 끼는 타이트한 청바지에 가슴이 불룩한 스웨터 차림의 최윤아 선생님 때문에..
다들 고요한 침묵과..가끔씩 그 정막을 깨는 침넘어가는 소리로 끝이 나고 말았다..


쉬는 시간...


"야..한 동주 얼굴이 그게 뭐냐..."


"응..내 얼굴이 뭐..."


"꼭...죽을병에라도 걸린 것 같아..뭐..걱정 거리라도 있는거야.."


"아..아니..."


영호 녀석..날 생각해 주는 것처럼 말하네..그래봤자...아니..그나마 그런 척이라도 해주는게 어디야...


"아무튼 걱정해 줘서..고마워..하지만..아무 일도 없어..."


동주는 왠지 좀 비굴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자리에서 일어섰다...잠시 어디로 가야 할지 머뭇거리던
 동주가 교실 뒤의 거울로 향했다...거울 앞에서 동주가..멍한 눈으로 거울을 바라본다...


정말 내 안색이 그렇게 안 좋은가...뭐..학교 생활이 좋을게 있어야지..인상을 피고 다니지...정말 내가 봐도..암울한 얼굴인데...
이런 얼굴이라면..다들..어디 아픈 사람으로 본다고 해도 무리는 아는겠는걸...아픈..얼굴..아퍼보이는 얼굴이라...어쩌면..좋은 기회일지도...


시끌시끌한 복도를 지나 동주는 교무실앞에 섰다...그리고..잠시..쉼호흡을 하고는 문을 열고 교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저..선생님..."


"어..동주구나..무슨 일이니..."


2학년 1반의 담임인 오동식..나이는 42세..왠지 푸근해 보이는 인상이지만..뭔가..맥이 빠져버린 그런 얼굴이다..


"몸이 좀 안좋아서요..."


"어디 아프냐..열이 있나..한번 볼까..."


잠시 동주의 이마에 손을 집어본...동식의 얼굴에 약간의 의혹이 감돈다...


"글쎄..열은 없는 것 같은데..어디가 아픈거니..."


"그..그게...속이 좀 메스껍고..좀 힘들어요..."


"음..그래..양호실에 가서..약먹고 좀 쉴래..."


"저..선생님..그보다는 조퇴해서..집에서..좀 쉬는게 낳지 않을까요...좀 피곤하기도 하고..."


"피곤..왜..."


"그냥..어제 잠을 잘 못잤어요..."


동식이 손가락 사이에 볼펜을 끼운채..신경질 적으로 까딱 거렸다...


"그래..그게 더 낳을 것 같다면...흠..그리고..동주야...언제든지 힘든일 있을면 찾아와서..말해라..선생님이..뭐든지..."


"예...그만 가볼께요...좀 많이 피곤해서..."


동식의 말을 끊으며..동주가..교무실을 나선다....


훗..언제든지 힘든일 있으면 찾아오라고..설마..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을 하려는 건가..그정도의 양심도 없는 인간이란 말인가...


동주 녀석...많이 힘든건가...미안하다...동주야...나..이 선생님은 말야...


동식은 멍하니 창밖의 풍광을 바라보았다...왠지 그의 이마에 자리잡은 주름이 한층 더 깊게 패여 보인다...


"명진아..."


"왜..."


"담임한테는 말했는데..나..몸이 좀 아퍼서..조퇴하려고..명진이가 반장이니까..말하고 가려고."


"그래..."


"뭐야..이 녀석 꾀병 아냐...너..내가 자꾸 괴롭히니까..꾀병 핑계로 도망치려는 거 아냐..."


어디서 나타났는지..준석이..동주의 목덜미에 팔을 둘러 조이며..희죽거리며 말했다...


"준석아..나둬라..아프대잖아...그래봐야..내일이면..또..볼껄..."


"에이..그래도..이 녀석이 없으면..담배는 또..누구보고 사오라고 하지...아...그래..."


"야..빡대..."


준석이...대호쪽을 바라보며..소리를 질렀다...


"나.."


"그래..너 빡대호..너..말야...이따..점심시간에 담넘어가서..담배 좀 사와..."


"다..담배...점심시간에.."


"그래..왜..싫어..."


"아니..그..그게..."


"오늘 동주가 아퍼서 조퇴하신단다..그러니..니가 대신하는 거야...원망하고 싶으면..동주를 원망하라구...흐흐..."


"아..알았어..."


"준석아..그나저나..저 박대호는 덩치는 산 만한 놈이...진짜..먹은 밥이 아깝다니까..."


오명진이 한심하다는 듯이 날카로운 눈으로 박대호를 바라보며..비릿한 미소를 지었다...명진의 눈에..왠지 불만스런 표정의 윤영호가 눈에 들어온건 바로 그때였다..


뭐야..영호녀석..왠지 눈빛이...뭐...그래봐야...지 녀석이 별수 있나...2학년 1반은 나랑 준석이 우리 둘 손아귀에 있는걸....후후...


 


동주는 가방을 챙기고는 조용히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스르르..뒷문을 통해..밖으로 나갔다...


휴우...이제야 숨이 좀 트이는 기분이야...동주는 삐걱거리는 고물 자전거 패달을 가볍게 밟으며..교문을 지나..학교를 빠져 나왔다...


왠지 익숙치 않은 오전의 고요함이 동주의 기분을 들뜨게 했다...잠시 동안의 평화..아주 잠시 동안의 평화였다...아무래도 좋다..지금은 평화인 것이다...



2교시가 끝나고 다시 쉬는 시간...


"에이..하필..동주녀석..왜..아픈거야..점심 시간에 밥먹어야 되는데..지금 미리 먹어 버릴까...영호야..같이 도시락 까먹을래..."


"임마..넌..준석이 녀석이..시킨다고..그 덩치에 찍 소리도 못하냐..."


"그럼 어떻게..나보고 준석이랑 맞짱이라도 떠서..맞아 죽으라는 거냐..."


"야...맞짱을 뜨면 준석이가 죽으면 몰라도..니 덩치에..니가 왜..죽어..왜..."


"싸움을 덩치로 하냐..싸움은 악과 깡으로 하는 거야..알겠어..악과 깡...."


"뭐..무슨깡..."


"자기 힘을 넘어서는 일을 하는 초인적인 힘이 악이고..두려움을 모르는 강인한 마음이 깡이야...
고로 싸움은 힘과 덩치로 하는게 아니라..정신적인 대결이라는 거지...알겠냐..."


"어쭈..어디서..줏어 들었냐..."


"너..논산 가봤냐..논산 훈련소..."


"군대..말야..."


"우리 형이 그러더라..논산 가니까..훈련병들 쓰는 막사가 있거든 거기 앞에..구령대같은 네모난 파란돌이 아주 큰 돌이 하나 있는데...
물론 파란 페인트로 칠한 거지...시멘트 덩어리에 말야..거기에..시뻘건 글씨로..이렇게 쓰여 있데..."악과..깡..." 이렇게..결국..
싸움에서 승패는 정신력의 문제라고나 할까..."


"그러니까..너는 덩치도 있고 힘도 좋은데..악도 없고..깡도 없고...정신력 제로의 인간이라..그 모양 그꼴이라는 거군..자랑이다..자랑이야..."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아무리 힘이 좋고..덩치가 좋으면 뭘하나...정신이 이모양인데...산 만한 덩치에 순둥이에 겁쟁이인 박대호...
하지만..악까지는 아니어도..깡만 좀 있어도..한 번 해볼만 할텐데 말야...음..아무래도..녀석은 나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동주의 어머니 최미옥은 일찌감치 선물 가게의 문을 닫았다..장사도 별로 안되는 가게이기도 했지만..오늘은 약속이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옷장을 열었다...왠지 쇠락한 듯한 음침한 집 분위기와는 달리..미옥의 옷장에는 화려한 듯 고급스러운 옷들이 들어 있었다...
미옥은 옷장 밑의 서랍을 열었다...그리고..붉은색의 천초각을 집어 들었다...


"훗..정말..이런걸 입어야 하나..정말 창피한데...."


미옥은 천조각을 두 손으로 천천히 펴들었다..빨간 색의 팬티였다..하지만..팬티의 가랑이 부분이 너무 좁아서..마치 끈처럼 되어 있는 T팬티였다...
그나마..조금 넓은 천으로 되어 있는 팬티 앞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가려주는 곳은 망사로 되어 있어서...입으면..
속이 투명하게 비칠정도였다..그리고 팬티 앞의 윗부분에는 화려한 금빛 버터 플라이 장식이 수놓여 있어서..화려하면서도..섹시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미옥은 천천히 입고 있던..평범한 바지와..니트 상의를 벗어 버렸다..배에 약간의 살은 있었지만..나
이에 비하면..군살없는 날씬한 배와 허벅지가 드러낳다...미옥이 입고 있는 팬티와 브레지어는 그저 평범한 아이보리색의 것이었다...평범한 가정주부의 속옷이었다..


미옥은 브레지어를 풀고..팬티를 끌어 내렸다..화장대 앞에 전신 거울에 미옥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 비치고 있었다...
아직 탄력을 잃지 않은 적당한 크기의 유방과...그 밑으로 날씬한 배..그리고..요염하게 부풀어 있는 볼록한 비너스의 언덕과..
그 주변의 검은 음모의 숲...왠지 차분해 보이는 얼굴과..잘 어울리는 여성적인 몸이었다...


"휴우...기분이 이상해..그이에게 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동주와..서연이에게도..하지만..할수 없는 일인걸...여보..다..당신 때문이예요..
그 많은 돈을..그 많은 돈을..다 어디에 쓴 거죠...우리에게.는 한 번도 보여준 적도 없는 그 돈 말이예요...
우리가 본건 당신의 인감이 들어 있는 그 차용증 한 장 뿐이었는데...다..당신 때문이예요..나를 나쁜 여자라고는 욕하지 마요..알았죠..여보..사랑해요..."


거울을 바라보며..혼자말을 중얼거리던 미옥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빨간색의 화려한 T팬티가..미옥의 두 다리 사이로 꿰어 들어갔다...역시 같은 색의 하프 컵의 유방이 반쯤 드러나는 브레지어를 들고는 가슴께에..채워 넣었다...
거기에 화려한 레이스의 카터 벨트를 하고..미옥은 거울속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창녀..좀 전의 정숙한 가정주부는 어느새 사라지고..나이가 들기는 했지만..육감적인 매력의 창녀 한명이 거울속에서 미옥을 바라보고 있었다...



3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


"야..대호야..나랑 어디좀 가자..."


"어딜..."


"따라와 보면..알아.."


"안돼..나..도시락 먹어야돼..지금 안먹으면..못 먹는다구..."


"걱정마..도시락은 틀림없이 점심시간에..먹게 해줄테니까..."


"뭐..어떻게...니가..대신..담배사러 갔다오기라도 할꺼야..."


"그래..내가 대신 갔다올테니..일단..따라오기나 하라구...."


"정말..정말이야..."


영호의 말이 미덥지 않기는 했지만..대호는 속는 셈치고..영호를 따라..학교 뒤편의 창고롤 향했다...


"헤헤..여기라면..아무도 없겠지..."


"너..뭐하려고..."


"기달려봐...깜짝 선물을 줄테니까..아..여기 책상하고..의자가 있군..."


영호는 쓰레기 더미에서..해체하다만..고물..책상과..의자를 발견하고는..그 중 쓸만한 놈 하나씩을 들고는 대호 앞에..놓았다..


"대호야..여기 앉아봐..."


"왜...뭐하게..."


"그냥..앉아봐..한 번..부탁이야..시간 없으니까..자꾸 토달지 말구..응...그냥 한번 믿어보래두..."


"알았어..."


좀 뾰루퉁한 얼굴이었지만..대호는 순순히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여기 이거 말야..이게 깜빡이는 이..빨간 불 있지..이걸 이 책상에 놓을테니까..
아무생각 하지 말고..아무 말도 하지 말고...그냥 보고만 있는거야..그리고..내가 하는 애기를 대꾸하지 말고..그냥..편한 마음으로 듣고만 있으라구..."


"아..잔말 말고..듣고만 있으란 말이지..저..깜빡이는 걸 보면서...알았어..그 대신 담배는 니가 사오는 거야...약속해..."


"알았어..약속할게..."


"자..대호야..그럼..이제부터...시작이야...저..불빛을 보는 거야..깜빡..깜빡..."


깜빡..깜빡...작열하는 붉은 불빛과..묘하게..차분한 느낌의 영호의 목소리가..대호의 마음을 조금씩 가라앉히고 있었다...
 차츰..차츰..끝도 없는 밑바닥으로...서서히..서서히...대호의 마음은 그렇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동주는 한산한 오전의 거리를 자전거로 달리고 있었다..왠지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이었다..
같은 거리의 모습도..시간에..따라..무척이나..다른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태양의 각도가 다른 것일까..


이 시간이면..언제나 학교에 있었던...동주에게 아직 채...11시도 되지 않은 월요일 거리의 모습은 이상하리만큼 낯선 것이었다...


하지만...답답하던 학교를 벗어나..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자전거 패달을 밟는 동주의 발은 가벼웠다...삐걱거리는 고물 자건거가..거의 집 근처에 왔을때였다...


"어..엄마..."


상당한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분명 동주 엄마의 모습이었다...그런데 왠지 엄마의 모습은 낮설게 느껴졌다...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화사한 노란색의 투피스...짙은 립스틱의 강렬한 색상...그리고..
왠지..엄마에게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무릅 위까지 올라오는 짧고 타이트한 스커트...그리고 그 밑으로 매끈하게 엄마의 다리를 감싸고 있는 새하얀 스타킹...


처음보는 전에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것 같은 적어도..동주의 기억속에서는..처음으로 보는 낯선 모습의 엄마였다...


"데..데체...저러고..어디를...."


동주는 왠지...가슴이 뛰며..기분이 이상해져 버렸다..뭔가..의심스럽고 불길한 느낌..


이상해..저런 엄마의 모습은 한 번도 본적이...이상해...왜..저런..모습으로...


미옥은..집앞 골목을 나와...잠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다행이 동주는 길 옆..가로등 밑의 나무에 가려 미옥의 눈에 띄이지 않았다...


미옥은 인도를 따라..천천히 걷기 시작했다..또각 거리는 하이힐 소리가..고요한 거리에 혼자 울리는듯..미묘한 울림을 자아내고 있다...


동주는 자전거에서 내려..그런 미옥을 천천히 미행하기 시작했다...


뭔가..이상해..뭔가..느낌이 이상해...동주는 머릿속에 생각하기도 싫은 괴상한 생각들이 문득 문득 떠오를 때마다..
애써..부정하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지만...뭔가 있다는 의심만은 버릴수가 없었다...


걱정할 것 없어...아무일도 아닐꺼야..가끔은 엄마도 기분을 내고 싶으실때도 있겠지...옛날 친구를 만나러 가는지도..
사는게 어려우니까..일부러..더..화려하게 꾸미고 가시는지도...그래도..저런 옷들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것들인데..그리 오래되어 보이지도 않고...
그리고..너무 화려해...왠지 엄마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동주는 그런 생각을 하며..계속해서..걷고 있는 미옥을 따라가고 있었다..미옥은 큰 길에서 벗어나...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접어 들고 있었다...동주도 잘 알고 있는 길이었다...그 길로 가면...


미옥이 골목길을 따라..한동안 걷다..마침내..골목 어귀에 다다랗다..동주도..적당한 거리에서 따라붙고 있었다..골
목 어귀에 선 미옥이 갑자기 멈추어 서며..다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동주는 얼른 담벼락에 몸을 붙였다..


주의를 확인한 미옥은 천천히 골목 어귀 바로 앞에 있는 모텔로 향하고 있었다..빠른 걸음으로 모텔 뒷문을 열고는 쨉싸게 안으로 들어갔다...


동주는 골목 어귀까지 나와..모텔 문안으로 들어서는 미옥의 뒷모습을 거짓말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말..말도..안돼...엄마가..엄마가..그럴리가..그럴리가..없어..그럴 리가..."


동주는 한동안 모텔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엄마가 당장에라도 웃는 얼굴로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어쩌면..잠시..친구를 만나러 갔는지도...모텔 주인이 여고 동창이거나 그럴 수도 있는게 아닌가...그래..아무일도 아닐꺼야..아무일도...


동주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왠지 두 눈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얏호..점심 시간이다..."


"야..박대호,..여기 돈줄테니까..담배 사와라..."


준석은...왠지 야비해 보이는 미소를 입가에 지으며..천원짜리 몇장을 손에 들고 대호를 향해 흔들어 보였다...


대호는 그 소리를 못들었는지..무심하게 도시락을 꺼내..책상위에 펼치고 있었다..


"야..빡대...안들리냐..아님..미친거냐..."


약간 준석의 목소리는 높아져 있었지만..화를 내거나 하는 그런 투는 아니었다..그저..좀 어이없어 하는 그런 목소리였다...


대호는 차분하게..도시락 반찬의..김말이에 포크를 찔러..입안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야..안들리냐구...빡대..."


"준석의 목소리는 한층 더 높아졌다...


"밥 먹고..."


"뭐.."


"밥 먹고..하자구..."


"뭐..뭐..너..미쳤어...밥먹고 담배 사오겠다는 거야...."


준석의 머리로는 그렇게 밖에 해석할 수가 없었다...모든 현상은 경험과 과거의 기억을 통해 해석될 뿐이다...순
하고..아니..멍청하리만큼 겁쟁이에 순둥이..그게...준석이 아는 대호의 전부였다...


"누가...밥..먹고..담배..사온데..."


"뭐...그럼 담배는 누가 사오는데..."


"피우고 싶은 놈이 사온던가..말던가..나는 알바가 없고..알고 싶지도 않아..알았냐..."


"이 새끼까..."


"휙익..."


"퍼..억.."


잔뜩 약이 오른 준석이 화를 참지 못하고 옆자리에 있던 도시락 한 개를 다짜고짜 집어 던졌다...
대호의 어깨에 맞고 튕겨나간.. 도시락은 청소를 하지 않아 먼지투성이인 바닥에 완전히 쏟아져 버리고 말았다...



"아..아니..그..그건..내 도시락인데...."


도인은 땅바닥에 떨어진 먼지투성이의 밥과 반찬을 물끄러미 쳐다보며..나직히 중얼거렸다...


이런 급하게 오느라 아침밥도 못먹고 점심 시간만 기다리며..꼬르륵 거리는 배를 달래고 있었는데...
으으..이러다가 배가 고파 쓰러질지도....흑흑...왜..하필..내..도시락을...이준석.. 이녀석...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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