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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펌]내 남자의 남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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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981 회 작성일 24-02-26 01: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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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열기

세련은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왜 이렇게 멍하게 돼 버렸는지 알 수 없었다. 비를 많이 맞아서 그럴지도

몰랐다. 갑자기 몸이 들리며 어깨로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는 희준의 품에 안겨있자니 너무 포근했다.


그제야 그녀가 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그런 거요?"


희준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나 있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럴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지금까지 몇년을 홀로 버텨온 그 체력이 바닥난 모양이었다.


"손이 물에 닿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붕 떠있던 몸이 가라앉았다고 생각될 때 커다란 손길이 느껴졌다.


"뭐, 뭐하는 거예요?"


"이러다 감기 걸리기 딱 좋아 감기 걸리기 좋으니 가만히 있으시오."


지금 희준이 그녀의 옷을 벗기려하고 있었다. 추위로 떨리던 몸에 서서히 열기가 퍼졌다. 희준에게 알몸


을 보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첫날밤에도 불을 끄고 눈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흐른 것이 전부였었다. 그


런데 지금은 불빛도 선명했고, 색다른 열기도 느껴졌다. 옷을 벗기려 하는 손길에 당황이 되었다. 거부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내가 따뜻하게 우유를 데워다 줄 테니 마시고 잠들라고."


언제 옷이 벗겨졌는지 물기는 사라지고 침대에 눕혀져 시트가 덥혀져 있었다. 모든 것을 희준에게 의존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발 희준이 그녀의 알몸을 자세히 보지 않


았기만을 바랐다.


"조금만 기다려."


세련은 희준이 따뜻하게 데워온 우유를 마시자마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희준의 품에 안겨 마시는 우


유가 그렇게 달콤한지 몰랐다. 우유의 위력은 마치 마법과도 같았다. 사시나무 떨리듯 떨린 몸은 가라앉


아 있었고, 생각들로 머리속이 복잡했는데 그런 것들도 사라지고 없었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자는 게 좋겠소."


세련은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졸음이 쏟아져 희준이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희준은 세련이 들어오지 않아 노심초사 했었다. 지금 눈앞에 곤히 잠들어있는 아내는 상처받기 쉬운 모


습이었다. 또한 안아주고 싶고 사랑해주고 싶은 성숙한 여인이었다. 젖은 옷을 벗기면서 남자의 욕망을


눌러야 했다. 이제야 정상적인 남자가 된 것 같았다.


"몸이 안 좋은 아내 곁을 지켜주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다면..."


흘러내린 세련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는데 뜨거운 살결이 만져졌다. 비를 많이 맞아서 그런지 열이 오르


고 있었다. 자신때문에 이리 된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병난 것이 분명해."


희준은 물수건을 준비해 세련의 이마에 올려주었다. 식은땀을 흘리는 잠든 모습이 안쓰러워 차라리 자


신이 대신 아팠으면 했다. 밤새워 간호하다가 세련의 열이 내리자 안도감이 밀려와 의자에 기대앉았다.
잠시 눈을 감고 있는 다는 것이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따가운 햇살에 눈이 떠져 세련을 보니 열이 내


려서 그런지 편히 잠들어있었다.


"일어나면 먹을 것이 있어야 겠군."


희준은 세련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침실을 빠져나와 주방으로 갔다. 유학생활 동안 음식을 자주 만들


지는 않았지만 급할 때 끼니는 해결할 줄 알았다. 외국생활에서 공부이외에 얻은 게 있다면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였다. 밤새 열에 들떠 입맛이 없을것 같아 속을 편하게 만들어 주기위해 스프를 끓이


고 세련이 미리 반죽해놓은 빵을 구워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주는 음식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푸근해 졌다. 이런 간단한 일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던것이 아쉬웠다.


"이 정도면 되겠군."


희준은 쟁반에 김이 모락 모락 올라오는 스프와 갓 구운 빵, 신선한 과일을 담고, 작은 화병을 찾아 마당


에서 꺾어온 꽃을 소담하게 꽂아 장식했다. 한번도 이런 일을 한적이 없어 쑥스러웠지만 마음만은 따스


함이 퍼지고 있었다.


"훗! 마치 신혼 같은데."


희준은 희죽거리며 쟁반을 들고 세련이 잠들어있는 침실로 들어갔다. 음식냄새에 서서히 깨어나는 세련


곁으로 다가가 쟁반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일어난 거요?"


세련이 창백한 얼굴로 일어나려하자 부축해 침대에 기대앉게 한 뒤 쟁반을 앞에 놓았다.


"당신이 모두 만든거예요?"


"당신이 만든 것보다는 못하겠지만 먹을 만 할 거요. 내가 먹여주겠소."


세련의 놀라는 얼굴을 못 본척하고 음식을 먹여주었다. 처음엔 거절하며 고개를 돌리던 세련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얼굴을 붉히는 세련이 사랑스러웠다. 서로의 감정 보다는 지금 이순간의 평화가 더


중요했다. 옛날의 아픈 기억들은 행복속에 잠시 묻혀져 희미해 지고 있었다. 희준은 세련에게 해줄수 있


는 모든것을 해주고 싶었다. 아니 못해주었던 것을 해주고 싶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해보았던 일들을 세


련과 같이 해보고 싶기도 했다.



이틀이 지나자 세련은 거뜬히 일어났다. 몸과 마음이 편해서 인지 학교생활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해나


가고 있었다. 그가 하는 보디가드역할이 마음에 안들지 모르지만 처음처럼 거부하지도 않았다. 아무말


없이 묵묵히 받아들이고있는것도 고마웠다.


"정말 여기서 지낼 건가요?"


"난 마음을 바꾸지 않을 거요."


세련은 희준이 다가오는 게 두려웠다. 스스럼없이 파고들어오는 남자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도 몰랐다


. 최대한 캠퍼스에서 지내려고 노력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희준이 시간표를 알고 있어서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이런 시간을 계속 보낸다면 숨통이 막힐 것 같았다. 거센물결에 휩쓸리기전에 아무


래도 희준과 대화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이야기 좀 해요."


"뭐 필요한 것 있소?"


"우리 술 한 잔 할까요?"


세련은 주방에서 선물 받은 와인을 꺼내고 과일을 준비해 쟁반에 담아 희준이 기다리는 응접실로 나갔


다.


"내가 할게요."


희준이 일어나려는 것을 말리고 잔에 와인을 따랐다. 와인을 희준이 즐겨 마셨다는 것을 알지만 오늘만


은 예외였다. 술을 못마셨기에 희준에게 잔을 건내고는 와인을 음미하는 것도 없이 잔을 비워냈다. 말리


려는 희준을 무시하고 연거푸 마셨다. 답답함과 긴장감을 없애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할 이야기가 뭐요?"


"언제 가죠?"


희준의 거처가 문제가 아니라는것을 알고 있지만 우선 그것부터 서두를 꺼내야 할것 같았다.


"내가 이곳에 있는 게 불편하면 가까운 곳에 집을 얻겠소."


따로 지내자고 이런 말을 꺼내는것은 아니었다. 보는것만으로도 가슴에서 배속에서 낯선 열기가 퍼지자


감당하기가 버거워지고 있었다.


"그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회사도 안가고 이곳에서 이렇게 있으면 안 되잖아요."


"일이라면 지금도 하고 있잖소."


세련은 희준의 대답이 못마땅했다. 그녀가 물어보는 요지를 알면서도 답을 회피하는 것이 싫었다.


"당신은 회사 오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떨어져서 무슨 일을 하겠다고요. 회의도 많고, 출장도 많잖아


요."


세련은 은연중에 결혼생활동안 힘들었던 것을 털어놓고 있는지도 모르고 쏟아내고 있었다.


"미안하오. 당신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소. 당신이 떠나고 회사 시스템을 좀 바꿨소. 그


래서 출장보다는 회사 안에서 일을 처리해도 괜찮다오. 전혀 출장을 안 가지는 않겠지만 말이오."


세련은 희준의 대답에 화가 났다. 그 당시에 그렇게 했더라면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희준은 그


렇게 하지 않았었다. 속이 타서 그런지 와인이 술술 잘 넘어갔다. 희준이 말리려 해도 소용없었다. 술에


약한 세련은 몇 잔의 와인에 현기증이 일어났다. 이러다가는 희준 앞에서 추태를 보일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순간 몸이 휘청하며 쓰러지려는 것을 그가 잡아주었다.


"에이씨...이거 놔요. 나 혼자서도 갈 수 있으니까."


희준의 품에 안겨 흐릿한 눈을 들어 올려다 보았다. 희준은 뭐가 그리 좋은지 미소짓고 있었다. 그 모습


도 못마땅했다. 마치 그녀가 추태를 보여 무시당하는것도 같았다. 침대에 눕혀지는데 세상이 빙빙 도는


것 같았다. 속도 이상하고 머리도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이런 술을 왜 먹느냐고."


"옷 벗고 자는 게 어떻겠소? 술기운에 상당히 더울 텐데."


세련은 희준에게 두 번이나 옷을 벗기게 만들 수 없었다. 처음에도 이상했는데 지금은 더 의식이 될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다고요. 나 안 취했다고요."


세련은 휘청거리는 몸을 일으켜 옷을 벗으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또 다른 현기증에 바로 누워야 했다


. 희준의 예견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덥고 끝까지 채워진 단추가 답답했다. 그렇다고 희준에게 맞길수 없


었다. 온몸에 번지는 열기는 술기운도 있었지만 희준을 강하게 의식해서 번기는 낯선 열기도 한몫하는


것 같았다. 이런 이상한 기운은 거부하고 싶었다.


"아씨. 나가라고요."


"그러지 말고 내가 해주지."


세련은 희준이 손을 뻗어 옷을 벗겨주는 것을 말리려고 했지만 술기운탓인지 헛손질만 해야 했다. 얇은


속옷만 남겨놓고 시트를 덮어주는 희준의 손길에서 낯선 열기가 퍼졌다. 자신은 이렇게 가슴이 쿵쾅거


리고 화끈거리는데 희준은 얼굴색하나 변하지 않는것이 못마땅했다.


"이젠 자는 게 좋을 거요."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냉정하게 뒤돌아 나가는 희준의 등 뒤로 베개를 집어던졌다. 어디


서 그런 과감한 행동이 나왔는지 모르지만 닥치는 대로 던졌다.


"나쁜 인간. 매번 도망가기나 하고. 당신 진심이 뭐야? 난 당신 싫어. 그러니까 가버리란 말이야."


"당신 흥분한 것 같소. 내가 재워줄까?"


희준이 다독이며 재워 주기위해 다가왔지만 그녀를 안게 놔두지 않으려고 몸부림쳤다. 소리도 지르고


단단한 가슴을 때리기도 하고, 할퀴려고도 했다. 하지만 모두 소용없었다. 그녀를 막기 위해 희준이 온


몸으로 내리 눌렀기 때문이었다. 꼼작할 수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혀 들어갔다. 순간 서서


히 내려오는 희준의 얼굴에 동공이 커졌다. 희준을 막아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강렬한 열기에 힘


이 빠져나갔다. 두 사람의 입술이 겹쳐졌다. 혀끝에선 와인을 마신 탓인지 알싸한 와인 맛이 느껴졌다.


"이건 술기운 때문이야."


술을 탓하기엔 그 열기가 너무 강했다. 희준의 혀가 입술을 간질이며 안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과감하게


다가오는 혀와 술에 의한 현기증이 아니라 열정 때문에 아찔했다. 그녀의 혀를 빨아들이는 희준 때문에


숨을 쉴 수 없었다. 서로의 타액이 엉키면서 두 사람의 거친 호흡도 빨려 들어갔다. 희준이 조심스럽게


입술을 때려하자 아쉬움과 허전함에 흐릿한 눈빛에 간절함을 담았다. 언제 희준의 목에 팔을 두른 것인


지 짧은 머릿속에 그녀의 두 손이 얽혀 들어가 있었다.


"당신은 너무 달콤해."


희준의 손길이 키스로 인해 부풀어 오른 세련의 붉은 입술을 쓸었다. 욕망과 갈등이 뒤섞인 눈빛에 세련


은 혀로 마른입술을 축였다. 그 동작이 도화선이 되어 희준은 신음을 흘리며 세련의 아랫입술을 깨물었


다.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은 희준의 입안으로 스며들어갔다. 여자로 살아오면서 이런 흥분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었다. 유치원생의 우정의 뽀뽀는 해보았었다. 친구들이 말하는 첫키스는 스치듯


지나가서 흥분을 느끼지 못했었다. 설레임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온몸을 휘젓고 다니는 낯선


열기는 온몸을 혼미하게 만들고 이성적으로 생각할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키스가 다가 아니란 것을 알


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받아들이기 위해 몸을 밀착시켰다. 이선에서 더 벗어난다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이란 사실을 두 사람 모두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멈출 수도 없다는 것또한 잘 알았다. 술의 힘은 대


단한 것 같았다. 늘 소심하던 여인을 대담하게 변신시켰으니 말이다.


"세, 세련아."


희준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가라앉아있었다. 세련은 희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내린 손길로인해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얼굴을 지나 굵은 목선을 따라 셔츠 안으로 손


을 밀어 넣었다. 희준의 단단한 근육들이 긴장해서 굳어지는게 손바닥에 고스란히 전달되어 기분이 좋


았다. 그녀를 다른 사람이 아니라 여자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 흥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조금


더 내려가면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다.


"자, 잠깐. 세련아 당신 너무 취했어. 당신이 계속 이러면 난 참지 못하게 돼."


희준이 세련의 손을 잡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날 또 거부할건가요?"


세련은 희준의 제지에 화가났다.


"그게 아니야. 당신이 술에서 깨어났을 때 후회하게 만들 수 없어."


"난 당신을 지금 원해요. 후회는 개나 줘버려."


세련은 희준의 손을 뿌리치며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가슴에서부터 배꼽까지 수북


하진 않지만 체모가 만져 달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매료될 것 같았


다.


"이것으론 부족해."


세련은 두 손으로 셔츠를 찢듯이 벗겨버렸다. 어디에서 그런 거친 힘이 나오는지 몰랐지만 통쾌한 생각


이 들었다. 눈을 감고 상상하던 것과 똑같았다. 그녀와는 다르게 조그마한 유두가 일어서있었다. 그 위


에 입술을 가져가고 싶었다. 손가락 끝으로 퉁겨보자 희준이 신음소리를 흘렸다. 얼굴을 들어 그 위에


입술을 가져다대고 혀끝으로 눌러보았다. 그녀의 자극에 딱딱해지자 또 다른 짜릿함에 흥분됐다. 희준


이 참지 말고 그녀를 만져주기를 바랐다. 온몸에 타오르는 불꽃을 식혀주기를 바랐다.


"그, 그만."


희준은 참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바랐던 일인가, 하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세련의 차가운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 잠깐의 고통이 미래의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면 참을 수 있었다. 여


자의 몸은 언제든지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원하는 것은 여자가 아닌 아내인 세련의 몸과 마


음 모든 것이었다. 두 사람의 뜨거워진 몸을 달래기위해선 극약처방이 필요할 듯싶었다. 그에게 달라붙


어있는 세련을 안아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차가운 물줄기가 두 사람의 열을 한꺼번에 몰아내주었다.


"헉!"


세련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려는데 고개를 돌리는 세련 때문에 가슴이 미어


졌다.


"나가. 당장 사라져 버려."


거부당했다는 아픔이 컸던 모양이었다. 아직도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련 때문에 화가 났


다. 그런 것이 아닌데도 오해를 하는 세련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다. 찢듯이 옷을 벗어버리고 세련


앞에 섰다.


"똑바로 쳐다봐. 당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 안보이나? 당신이 떠난 뒤로 일어서지도 않았던 물건이요.


그런데 당신에 대한 감정을 깨닫고 당신을 보자마자 이렇게 날 고통에 몸부림치게 하는데 당신을 거부


했다고 생각한단 말이요? 잘 보라고 당신을 거부한 것이 아니야. 술김에 당신을 안으면 그 당시에는 좋


겠지만 잠에서 깨어났을 때 당신의 후회하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 그러는 거야. 이 바보야."


세련이 보지 않으려고 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확인시켰다. 남자의 몸을 알 리 없는 세련에게는


충격일지 모르지만 그의 진심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해는 오해만 낳을 뿐이었다. 그것을 처음부터 잡지


않는다면 두 사람의 미래는 끔찍할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충격이 크겠지만 몸으로 보여주는게 좋을것


같았다.


세련은 또다시 거부당했다는 아픔에 희준을 보고 싶지 않았다. 수치인줄 알면서도 술기운을 빌어 과감


하게 몸을 맡겼었다. 그런데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거부하고 핑계를 댄다고 생가하니 참을수가 없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상처들이 일제히 일어나 비명을 지르며 피를 흘리고 있었다. 괜한짓을 했다는 후


회와 수치심에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아무말도 듣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 필요없어.


젠장! 날 보고 나서 후회해도 늦지 않아. 눈을 뜨라고. 제발 세련아.


세련은 속내를 털어놓을것인지 말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희준에게 같이 자고 싶다고 한다면 뭐


라 반응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려웠다. 그렇다고 마주보고 말할 용기도 없었다. 그때야 술김에 일을 저


지를 뻔했다지만 지금은 맨 정신이 아닌가.


"할 말 있는 건가?"


언제 다가왔는지 물 잔을 내밀며 다가오는 희준 때문에 얼굴이 붉어졌다. 못된일을 꾸미다가 들킨 사람


처럼 가슴도 콩닥거렸다.


"다시 열이 오르는 거요?"


"그, 그게...당신이 오해할까봐."


"오해 안 할 테니 말해봐."


세련은 죄짓는것 같아 희준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생각과는 다르게 목소리까지 떨려나오자 입술을


깨물고 싶었다.


"침대에서 혼자 자기 싫어요."


드디어 말을 해버렸다. 희준이 비웃어도 어쩔 수 없었다. 눈을 꼭 감고 비난의 말들을 견디기 위해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예상과는 반대로 갑자기 TV가 꺼지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희준이 세련에게 다가


왔다. 희준의 품에 안겨 침실로 향하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침대에 눕히고 곁에 누워 팔베개를 해주는


그의 품이 따스했다.


"아무 말 하지 말고 자."


희준의 목소리는 가라앉아있었지만 세련은 서운했던 마음이 풀려서인지 잠이 쏟아졌다. 서로의 잔잔한


숨결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세련은 기분 좋은 아침을 맞았다. 희준의 품이 주었던 만족감에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곤히 잠들어있


는 희준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를 간호하느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서인지 살이 빠진 것 같았


다. 손을 올려 얼굴을 만지려다가 깰 것 같아 조심스럽게 빠져나왔다. 샤워를 하고 드레스 룸으로 들어


갔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 속옷을 꺼내들 때 뒤에서 문이 열렸다. 두 사람모두 놀라 그 자리에서 멈춰 섰


다.


희준은 옆이 허전해 잠에서 깨어났다. 물소리도 나지 않아 서둘러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다가 숨을 들이


켜야 했다. 아픈 사람에게 욕망을 들어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그렇다고 탐해


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 막 회복된 세련에게 품어선 안 될 생각을 접기 위해 돌아섰지만 세련의


부름에 몸이 굳어졌다.


"희준씨."


세련은 희준의 뒷모습에 용기를 그러모아 다급하게 불러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거절당하면 어쩌나 싶어 타월로 몸을 가렸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희준을 붙잡은 것이다. 술기운


이 아니라 본능에 충실하려고 했다. 천천히 희준이 돌아섰다. 그의 눈속에서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키스해줘. 세련아."


희준의 목소리는 갈라져있었다.


세련은 홀린 것처럼 입술을 열었다. 희준의 손에 의해 턱이 들려지고 벌어진 입술 사이로 흐느낌이 세어


나오려했다. 그와 키스하고 싶었다. 혀끝으로 메마른 입술을 핥았다.


그를 초대하고 있는 입술을 향해 천천히 입술을 내렸다. 스치듯 닿았다가 떨어졌다. 갈망으로 눈빛이 흐


려지며 입술 선을 따라 가다가 혀로 입술 끝을 핥았다. 세련은 부드럽고 달콤한 자극에 온몸이 떨리며


축축한 열기가 퍼져갔다.


희준은 벌어진 입술 사이를 간질였다. 입술을 번갈아 빨고 깨물며 애를 태웠다. 세련의 깊은 곳에서 흐


느낌이 세어 나올 때까지 몰아붙였다. 키스에서 나는 촉촉한 소리들이 욕망을 부추겼다.


세련은 키스에 매료되어 정신이 혼미해졌다.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뜨거운 불꽃이 온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아..."


애태우는 희준의 혀를 받아들이기 위해 혀를 내밀었다. 하지만 그는 교묘히 피하며 세련을 몰아갔다. 서


로의 혀가 얽혀들기까지 세련의 애간장이 타들어가게 만들었다. 안타까움에 몸부림칠 때 달래듯 부드럽


게 휘감았다.


그의 혀가 들어옴과 동시에 참을 수 없는 짜릿함을 맛보았다. 온몸에 전달되는 짜릿함에 몸을 부르르 떨


었다. 키스를 깊게 받아들일수록 타액이 섞이며 호흡이 거칠어졌다. 입안 곳곳을 유린하며 그녀의 혀를


휘감았다. 뽑아 버릴 듯이 강렬한 흡입력에 서로의 몸이 밀착되었다.


"아!"


그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기위해 발을 들어 올려야 했다. 서로에 대한 욕망으로 상대의 몸을


더듬었다. 희준이 욕망으로 가득한 입술을 떼어냈다. 아쉬워 매달리는 그녀의 귓불로 입술을 가져갔다.


그녀는 쾌감에 머리가 한껏 뒤로 젖혀졌다. 그 틈을 이용해 희준의 입술은 턱 선을 지나 긴 목덜미로 내


려갔다. 하얀 목덜미에 끌려 거칠게 빨아들였다. 손은 가녀린 어깨선을 지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엄지


손가락으로 유두주위를 맴돌며 간질이고 자극해갔다.


세련아!


세련은 본인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떨리는 손으로 희준의 셔츠 단추를 끄르고 그 안에 손


을 밀어 넣었다. 부드러운 체모가 손끝에 닿았다. 탄탄한 근육과 매끄러운 피부의 감촉이 느껴졌다. 두


사람의 눈이 욕망으로 짙어졌다.


어느새 내려갔는지 희준은 굶주린 짐승처럼 젖가슴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세련의 허리가 휘어졌다. 거


칠면서도 부드러운 그의 손길과 애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꼿꼿하게 일어선 유두를 세차게


빨아들였다. 손을 아래로 내리며 수풀이 무성한곳에 손바닥을 가져다 눌렀다.


"핫...아!"


희준의 손에 뜨거움이 묻어났다. 허리를 휘며 흐느적거리는 세련을 받치고 질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


었다. 뜨거운 반응에 손가락을 움직였다.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삽입에 몸부림치는 세련을 지켜보았다.


단단한 껍질 속에는 뜨거운 여자가 잠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깨울수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


이 못내 기뻤다. 질척한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세련의 신음소리도 듣기 좋았다. 엄지손가락으로 꽃잎을


문지르자 다리를 오므리며 격한 쾌감을 만끽하는 세련을 당장 안고 싶었다. 그녀가 더 많은 것을 느끼기


를 바라며 손을 거칠게 움직였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끈끈한 액체에 입맞춤이라도 하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질퍽한 소리에 힘입어 격한 손놀림은 계속되었다.


"하흣!"


신음과 함께 늘어지는 세련을 부둥켜안았다. 욕망에 가득 차 흐릿해진 눈빛으로 기대고 있는 그녀의 안


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옷을 뚫을 듯 아우성치는 성기를 다독이며 그녀를 안아들었다. 침대에 그녀의 몸


을 살며시 눕히고 작고 여린 몸 위에 자리를 잡았다.


"세련아 거부하려면 지금이야."


희준은 자신이 말해놓고도 지킬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몸과 마음은 어서 세련의 안으로 들어가고 싶


다고 재촉하면서도 말은 그렇게 하는 게 모순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


가 참다가 터지는 한이 있어도 한 번 더 물어본 것이다.


"안아줘요."


하늘이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는 것 같았다. 그녀의 가라앉은 목소리에 응답하듯 다급한 키스와 손놀림


에 다시 한 번 세련의 몸을 달아오르게 했다. 풍만한 가슴과 그녀의 은밀한 다리사이가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언제 옷을 전부 벗어버린 것인지 희준도 알몸이었다. 아프도록 커진 성기를 그녀의 다리에 문지


르며 욕망에 몸을 뒤트는 그녀의 몸에 키스를 퍼부었다.


"날 위해 문을 열어줘."


희준의 말에 수줍게 문이 열렸다. 그녀의 허벅지 안쪽에 닿아있는 성기는 미친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터질 것 같은 성기로 수풀이 무성한곳을 쓰다듬자 그녀의 입에서 헐떡이는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어


서 연주해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한껏 초대하고 있는 그녀의 안에 욕


망으로 부풀어 오른 자신을 밀어 넣었다. 망설임도 없이 밀고 들어간 곳은 너무 좁았다. 빡빡하게 조여


오는 곳에서 터져버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일그러진 얼굴에 걱정이 앞섰


다.


"아픈가?"


"야, 약간..."


희준은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지만 이미 늦어 버렸다. 아픔을 사라지게 해주려고 격정적인 키스를 퍼부


었다. 그는 부드럽게 허리를 움직이며 안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그 느낌은 천국의 맛을 느끼게 했고, 황


홀하면서 몽롱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의 허리에 감긴 다리가 조여오자 은밀한 곳을 공격해 들어갔다. 자


연스럽게 터득한 것인지 그가 밀고 들어갈 때마다 그녀도 리듬에 맞추어 몸을 움직였다. 뜨거운 신음과


거친 마찰음이 침실 안에 가득 퍼졌다.


아...핫!


세련은 그녀 안에 들어와 있는 그를 게걸스럽게 빨아들이려 했다. 온몸을 쪼갤 것 같은 아픔과 쾌감에


욕망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었다. 깊숙이 밀고 들어와 그녀를 채우는 그의 느낌이 너무도 짜


릿하고 황홀했다. 끝자락에 다가갈 때 그는 짐승처럼 달려들어 그녀를 밀어붙였다. 그 순간 화산이 폭발


하듯 불꽃들이 피어났다. 거친 호흡과 함께 서로의 몸을 부둥켜안았다. 질척거림과 호흡이 잦아들자 조


심스럽게 빠져나와 그녀를 끌어안았다. 땀으로 미끈거리는 몸을 쓰다듬으며 완벽한 소유욕에 몸을 떨었


다.


"이젠 내 여자야."


"마치 첫날밤 같군."


세련은 희준의 품에 안겨 만족감에 젖어있었다. 그의 땀 냄새가 좋았다. 부드러운 손길과 머리에 입 맞


추는 느낌도 좋았다. 모든 것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싫증난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그러면 또 다시 버려지게 될 것이다. 그때는 살아갈 자


신이 있을까? 아마 그때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희준이 그녀를 간절히 원한다고해도 마음은 움직


이는 것이다. 파트너에게서도 움직이지 않았는가, 그녀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무슨 생각하는 거요?"


"아무것도요."


희준은 안고 있는 아내가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아직 마음을 완전히 열지 않았다는 것과 같았다. 그렇


다고 지금 다른 말로 이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손안에 느껴지는 감촉에 서서히 아래로 쓰다듬


어 내려갔다. 잘록한 허리를 지나 탱탱한 엉덩이를 한손에 움켜쥐었다. 그 아래에 뻗어있는 긴 다리와


그 사이에 자리 잡은 은밀한 감촉과 상상에 그의 것이 요동치고 있었다. 머리를 뒤로 넘겨주며 열망을


담아 키스했다. 모든 것을 잊게 해주고 싶었다.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동작으로 다시 한 번 점령해나가자


다른 생각들은 떨쳐버리고 매달리는 세련을 몸 위로 들어올렸다. 잘록한 허리를 붙잡아 움직이게 하자


풍만한 가슴이 출렁거렸다. 욕망에 들뜬 눈빛에 가르랑 거리는 신음소리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속도


를 높여가며 몸을 뒤트는 그녀 때문에 아득함이 몰려왔다.


"내 모든 것을 주지."


산의 정상에 오를 때 단발마로 흘러나온 말이었다. 이를 악물며 내뱉는 말을 그녀가 들었기만을 바랐다.


몇 번의 사랑은 두 사람을 침대에 묶어놓기에 충분했다.


세련은 잠든 줄도 몰랐다. 꿈과 현실을 혼동하며 깨어났다. 눈을 감고 희준과 벌인 일들을 생각해 보았


다. 격한 사랑에 혼절까지 했지만 그의 타는 듯 한 손길에 깨어나 몇 번이고 사랑을 나누었다. 그는 정말


눈으로 봤던 것과 같이 그녀를 두 동강이 내려는 듯 움직였었다. 사람이 아니라 짐승들의 격한 몸부림처


럼 쉼 없이 이어졌다. 그런 생각들이 뇌리를 스치자 온몸에 불이 붙은 것 같았다.


"세상에."


창피함과 부끄러움에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철인 삼종경기라도 하고 온 사


람처럼 온몸이 뻐근하고 아팠다. 다리사이에서도 아릿한 열기와 통증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순간 차가


운 느낌에 몸이 움찔거렸다. 그를 또 받아들인다면 큰일이란 생각에 눈을 번쩍 떴다. 하지만 희준은 물


수건으로 그녀의 다리사이를 정성스레 닦아주고 있었다.


"그, 그만해요."


"쉿! 가만히 있어. 내가 당신을 혹사한 것 같아서 이건 보너스요."


윙크까지 해주며 가벼운 깃털처럼 움직이는 손놀림에 온몸이 붉어졌다. 그렇게 냉정하던 사람이 이런


일까지 손수 해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본인이 알몸이란 사실도 상관하지 않고 손길도 멈추지 않았


다.


"내 작품이 마음에 드는데."


"자, 작품이요?"


세련은 희준의 말에 몸을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그녀가 잘 보이도록 시트를 내려주는 손길을 따라 시선


을 돌리다가 온몸 곳곳에 선명하게 나있는 붉은 꽃잎들에 부끄러워 고개를 돌려버렸다. 격렬했던 사랑


의 흔적들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희준은 세련의 얼굴에 홍조가 떠오르자 뿌듯했다. 성숙한 여인과 정열적인 여인이 동시에 존재했다. 다


른 사람이 아니라 그의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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