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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Circle-A...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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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538 회 작성일 24-02-25 03: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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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5월-(2)


찬웅이 선자의 집에서 시체처럼 지낸지 두 달이 지났다. 화장실을 가는 시간을 빼면 거의 선자의 방에서 아기와 함께 누워 있었다. 선자는 아기와 함께 찬웅을 씻겨주었고, 끼니때마다 방으로 들어와 아기에게 젖을 먹였고, 찬웅에겐 밥을 먹였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섹스를 했다.




아침 먹기 전에 한 번...저녁 먹기 전에 한 번...그리고 장사가 끝나고 새벽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두 번...두 사람은 아무대화 없이 섹스로, 몸으로만 대화를 했다. 다른 것은 필요 없었다. 두 사람에겐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선자의 가게에 있으니 찬웅은 여러 가지 소식을 저절로 들을 수 있었다. 찬웅의 동창들을 비롯한 학생들이 오가며 찬웅의 얘기들을 했다. 그 중, 상철과 태영, 형우는 매일 가게에 들르며 선자에게 찬웅의 소식을 물었다.




찬웅이 학교에 나오지 않아, 선생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선생들도 찬웅의 상황을 아는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상철은 찬웅의 담임이 거의 매일 찬웅의 집과, 그의 삼촌 집을 찾아다니며 그를 찾고 있다고 했지만 찬웅은 관심이 없었다.




아줌마들도 가게에서 찬거리를 사가면서 모두들 숙정과 동석의 얘기들을 했다. 어디서들 알아냈는지 가지각색의 정보들을 갖고 수다를 떨어댔다. 그리고 밤이 되면 하나 둘, 남자들이 찾아와 동석과 미자를 안주삼아 술을 마셨다. 여자들도 그렇고 남자들도 그렇고 모두들 하나같이 동석과 미자, 그리고 숙정과 찬웅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었다. 그저 줄기차게 씹어댈 뿐이었다.


 


미자도 찬웅과 거의 같은 상황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느꼈다. 그간 찬웅과의 사랑 놀음에 빠져서, 공장 상황을 파악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이었다. 동석이 운영하면서 그동안 겉으로 들어나지 않았지만, 방직공장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읍내에 더 큰 방직공장이 생겨 경쟁을 해야 했는데, 동석은 그 상황을 이겨낼 만큼의 능력이 없었다.




모든 거래처가 끊긴 상황에서 미자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그녀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기계들을 팔아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줘서 보냈고, 연주에게는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땅과 집을 내주고 떠나보냈다. 이제 그녀에겐 집과 텅 빈 공장뿐이었다. 자신의 청춘을 다 받쳐 일군 모든 것들이 자신이 낳은 아들로 인해 우수수 무너져 버렸다고 생각하자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남편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했고, 아들에게도 버림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를 슬프게 하는 것은 공장이 망하자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젠 찬웅도 자신을 찾지 않자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다. 부자 집 딸로 태어나 배울 만큼 배웠고, 그 지식을 남을 위해 썼고, 있는 것 아끼지 않고 남들과 함께 하려고 했던 자신의 삶이 너무나 허망했다. 50년간의 삶이 그저 모래성을 쌓은 것이라는 생각에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없어져 미자는 방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붉고 큰 대야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선자와 찬웅은 그녀의 아기와 함께 목욕을 하고 있었다. 선자는 아기를 안고 있었고, 찬웅은 선자를 뒤에서 안고 있었다. 이미, 찬웅의 터질 듯 발기한 자지는 선자의 보지 속에서 뱀장어처럼 움직이며 그녀의 보지 벽을 긁어댔고, 선자는 아기를 안은 채 가는 신음을 뱉어댔다.




“흐으응!~ 하아~!!!~~~아!~~”




찬웅은 선자의 보지 살이 자신의 자지를 옥죄고 들어오자, 찌릿찌릿한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져왔다. 술, 담배, 섹스는 고통을 이기는 가장 자극적인 것이었지만 끝나고 나면 더욱 큰 고통이 밀려오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동안 찬웅이 들은 얘기로 동석은 숙정과 함께 떠난 것이 아니었다. 동석은 정미라는 36살의 다방 레지와 함께 떠났는데, 그녀는 동석의 애를 임신한 상태라고 했다.




기가 막혔다. 자신의 엄마 숙정은 동석에게도 버림을 받은 것이었다. 그렇게 버림받은 상태에서도 자신과 아버지를 버린 것이었다. 차라리 동석과 함께 도망가서라도 잘 살기를 바랐는데, 그래서 알콜 중독자가 되지 않기를 바랐는데 이젠 그것조차도 바랄 수가 없게 되었다.
 

찬웅은 다시 태어나기 전 불구의 몸으로 무능력하게 태어난 자신을 비관했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정상인으로 태어났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정상인으로 태어났다면 적어도 엄마를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었고, 고모인 춘희와 숙모인 자영이 비참해 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또, 외삼촌 석현과 외숙모 주연, 그리고 이모가 처참하게 죽어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처참했다. 찬웅은 무능력한 자신이 너무나 비참했다. 건강한 신체와 명석한 두뇌로 다시 태어났지만 지옥 같았던 과거를 막을 수가 없었다.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너무나 무기력한 자신이 비참해 미칠 것 같았다.






선자의 아기는 배가 고픈지 계속 그녀의 젖을 빨아 먹고 있었고, 그녀는 아기를 보다가 자신의 보지에 자극이 오자, 신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려 찬웅의 입을 빨아댔다. 찬웅은 선자의 혀를 빨며 자지를 타고 올라오는 쾌감에 울컥! 사정을 해버렸다. 아기는 선자의 젖을 빨았고, 선자는 코 소리를 내며 연신 찬웅의 입을 빨았다.


 


“상훈이가...젖을 잘 먹네요...”




“호호...너무 잘 먹어서 탈 이지 뭐...시도 때도 없이 가슴을 열어젖혀야 하니까...”




상훈이 젖을 다 먹자 선자가 그의 등을 문질러줬고, 곧 상훈이 트림을 하더니 이내 하품을 했다. 선자는 그 모습을 보고 상훈을 안아들고 몸을 일으켰고, 그녀의 보지에선 찬웅의 정액이 흘러나와 물 위에 떨어졌다. 선자는 키가 156센치 정도로 매우 작아보였다. 연옥처럼 얼굴은 동안이어서 어려 보였는데 젖가슴과 엉덩이는 매우 컸고, 허벅지와 종아리엔 근육이 잡혀서 그런지 굵어보였다. 찬웅은 선자가 무슨 일을 했기에 이렇게 팔과 다리에 근육이 잡혀있는지 궁금했다.




선자가 엉덩이를 실룩이며 상훈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고, 그 모습을 보던 찬웅도 일어나 수건으로 몸을 닦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상훈은 옷을 입고 누워서 정신없이 잠에 빠져 들었고, 선자는 그 모습을 한 없이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바라보며 가슴을 토옥~ 톡 두드려 주었다.




방 안으로 들어오던 찬웅은 선자의 그 모습을 보고 기분이 묘해졌다. 숙정도 선자처럼 자신을 위해 목숨이라도 버릴 것처럼 행동했었다. 하지만 또, 자신을 버렸다. 선자도 힘들어지면 자기 자식을 버릴까? 지금의 모습에선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힘들어진다면 선자도 별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찬웅은 선자의 뒤로 다가가 그녀의 엉덩이를 잡았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다가 우뚝 솟아있는 찬웅의 자지를 보고는 엉덩이를 높게 들었다. 그는 선자의 큰 엉덩이와 이미 벌어져 실룩거리고 있는 그녀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찔러 넣었다. 선자는 또 다시 신음소리를 내며 얼굴을 바닥에 대고 두 팔로 버텼고, 찬웅은 서서히 좆 질을 시작했다.




“아줌마...후우~~! 나랑 도망가서 함께 살래요?”




선자는 신음소리를 내며 보지로 찬웅의 자지를 조였다. 이미, 찬웅의 정액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그가 계속 좆 질을 하자, 찌걱대는 소리와 함께 선자의 보지는 크림 같은 허연 액체가 생겨났다.




“흐으응~~! 하아아아!~~~바보 같은 소리!~~~”




그녀의 말에 찬웅이 더욱 강하게 좆 질을 해댔다.




“왜요?...제가 마음에 안 들어요?”




“아!~~~~~좋아~~! 니가 좋아!~~~아아앙!~~하지만~흐응!~~넌~~우으으응!~~하으으응!~~~날 사랑하지 않잖아!~~~후으으응~~하응!~~”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후욱!~~~~그냥~~살 면 되지!~~~이렇게!~~이렇게요!~~”




찬웅의 강력한 좆 질에 선자의 신음소리가 커졌고, 살 부딪치는 소리가 방 안을 온통 뒤 덮었다.




“아흑!~~하으으윽!~~ 이런 건!~~후으응!~~너 아니어도 할 수 있어!~~”




선자의 말에 찬웅이 우뚝, 좆 질을 멈췄고, 엉덩이를 움직이던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한동안 교차되다가 찬웅은 이내 그녀에게서 좆을 빼고 이불 위에 몸을 뉘였다. 그러자 선자가 다가와 찬웅 위로 올라가 그의 자지를 다시 자기 보지에 끼우고는 찬웅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껴안았다.




“이런 건 아무하고나 할 수 있지만...사랑은 아무하고나 할 수는 없어..”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거예요?”


 


“중요하지...남자와 여자와의 사이에선 너무 중요해...부모 자식처럼 천륜이 아니기 때문에...돌아서버리면 남이 되어버리기 때문에...너무나 중요한거야...”




찬웅은 선자의 말에 반발심이 들어서 자지를 움직여 그녀의 보지 벽을 긁어댔다.




“천륜이요?...그 까짓게 뭐가 대수예요? 떠나버리면 그만인데...!”




“후으으응!~~흐응!~~ 찬웅아!~~아흑!~~그런다고!~~떠나버린다고!~ 부모자식이!! 형제, 자매의 관계가 사라지진 않아!!~흐으으으응!~~아!~~ 아무리, 남보다 못한 가족이라도!~~ 항상, 이 가슴에 남아있어!”  




선자의 말에 찬웅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의 말은 정확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태어나기 전에도 찬웅은 자신의 엄마 숙정을 그렇게 원망하면서도 항상, 그리워했었다. 원망보다 그리움이 몇 배나 컸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원망과 미움이 가득했지만, 숙정을 걱정하는 마음이 더욱 컸다. 선자는 지금 그것을 말하고 있었다.




선자는 이제 찬웅의 젖꼭지를 빨고, 깨물며 엉덩이를 위, 아래로 움직이다가 좌, 우로 움직이며 미친 듯이 신음을 내 질렀다.




“아웅!~~미치겠어!~~미치겠어, 찬웅아!~흐으으으응!!!하악!~~”




찬웅은 선자의 움직임으로 단전에 뭔가가 꽉 들어찬 느낌이 들다가 밑으로 내려가 자지에 그것이 모이나 싶더니, 울컥 울컥! 정액을 쏟아냈고, 선자도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고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오줌 같은 물을 내 쏟고는 찬웅의 가슴에 안기듯 쓰러졌다. 자신의 가슴에 안겨 숨을 몰아쉬는 선자를 보자, 자신이 선자에게 안주할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자신을 정말로 좋아해 줄 남자가 필요하단 것이 더 맞을 것 같았다. 사랑에 목말라있는 것은 자신과 선자가 똑 같았던 것이다.




찬웅은 다음날부터 선자에게 새로운 치킨 요리를 가르쳐주었다. 2009년을 경험한 찬웅은 정통 치킨과 함께 교촌이나, 굽네치킨 같은 새로운 치킨요리를 모두 가르쳐 주었고, 소스의 개념을 설명해 주었다.




“너무 맛있다, 찬웅아!~ 넌 어째, 못하는 게 없니?”




선자는 찬웅이 만든 치킨에 매료되어 호들갑스럽게 말했다. 찬웅은 선자의 말에 가슴이 답답했다. 다시 태어나 새로운 자신의 몸에 익숙해졌을 때는 선자의 말대로 못 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자신과 가족들의 비극적인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었다. 그런 믿음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엄마 숙정이 떠나버렸다.




[섹스는 너 아니더라도 할 수 있어!~]




찬웅은 선자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선자의 말대로 섹스는 아무하고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랑은 아무하고나 할 수는 없었다.




[엄마는 ...사장을 사랑한 것일까?...]




숙정이 처한 상황과 지금, 선자의 처지는 비슷했지만 반응은 달랐다. 선자는 찬웅과 섹스를 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찬웅은 그동안 여러 여자와 섹스를 했었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처한 상황에서 떠오르는 인물은 미자였다. 자신이 마주한 상황이 힘들어 선자와 짐승처럼 섹스를 하면서 지냈지만 미자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걱정되었다. 그는 자신이 미자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남녀간에 섹스는 중요한 것이었지만,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일지도 몰랐다. 찬웅은 자신이 만들어준 치킨에 흥분해 있는 선자를 지켜보며 머릿속에 꽉 들어차있던 안개가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미래가 어찌되는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기다려보자...]






선자는 새로운 개념의 닭 요리에 관심을 보이더니, 이내 그녀만의 독특한 소스까지 개발했다. 선자의 새로운 치킨요리는 안주뿐만 아니라 아이들 간식으로도 엄청나게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읍내에까지 소문이 나고 말았다.




찬웅은 선자에게 떠나겠다는 말을 했다. 선자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치킨 요리를 묵묵히 포장을 해, 찬웅의 손에 쥐어줬다. 찬웅은 그런 선자의 모습에 짠!~ 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남녀간의 관계는 천륜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선자의 말이 계속 찬웅의 귓전을 때렸고, 그럴수록 그는 미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두운 밤길을 따라 걷는 찬웅의 발길이 초조했다. 그동안 자신만 생각하느라 미자를 잊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미자의 황망함이 더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자신의 아픔만을 생각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다시 태어나기 전에도 그리고 다시 태어난 후에도 미자는 자신에게 진심으로 대해줬던 유일한 여자였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찬웅은 서둘러 미자를 찾아갔다. 도착해 보니 공장엔 불빛이 꺼진 채 텅텅 비어 있었고, 너무 조용해 이상했다. 언제나 불빛을 내며 요란하게 돌아가던 기계소리가 들리지 않자, 너무나도 적막해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집으로 가자 대문이 잠겨있었다. 한번도 그 문은 잠긴 적이 없었다. 헌데 문이 잠겨있어 덜컥 겁이 났다.




그는 담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 온 사방에 소주병이 뒹굴고 있었고, 미자는 죽은 듯 누워있었다. 덜컥 겁이 난 찬웅이 미자를 깨우자 그녀가 풀린 눈을 한 채로 깨어났다.




“...왔냐, 박찬웅? 이 나쁜 놈! 개새끼야! 너 까지 날 버려? 너까지...!! 그래, 모두 다 꺼져버려!!! 나란 년은 원래 그런 팔자니까...흐흑...!!”




찬웅은 미자의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는 게 너무나 생소했다. 항상, 기품 있고 우아했던 그녀는 참담한 현실에 추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랬다. 저런 여자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알콜 중독자로 전락한 채 경찰에게 이끌려 자신에게 돌아왔던 그의 엄마 숙정의 모습이었다. 추하게 변한 숙정이 자살하는 것을 방치했듯이 다시 태어난 지금의 자신은 또,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이렇게 방치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억장이 무너졌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찬웅은 미자를 들쳐 업고 욕실로 들어갔다. 지랄 발광을 하는 미자는 이미 170센 치 가까이 커버린 찬웅에겐 어린애에 불과했다. 그는 미자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찬물을 틀었다. 두 사람의 몸으로 냉수가 쏟아져 내려왔다. 계속 반항하던 미자는 결국 찬웅을 껴안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요...제가 나빴어요...이제는 절대로 혼자두지 않을게요...!”




삼십 여분을 울던 미자를 겨우 달랜 찬웅은 선자가 만들어준 치킨을 미자에게 건넸다. 미자는 그런 찬웅의 정성에 또 눈물을 흘렸다. 이러다간 그녀가 치킨을 먹지 못할 거 같아 찬웅은 미자를 안고 치킨을 먹여주었다. 미자는 어린애처럼 그의 품에 안겨 울면서도 치킨이 너무나 맛있다며 한 마리를 모두 먹어치웠다.






숙정은 미친 듯이 동석을 추적해 기어코 그의 거처를 찾아내고 말았다. 경리일까지 함께 봤던 경희가 동석이 부천에도 집을 갖고 있다고 하는 소릴 들었기 때문이었다. 동석이 사라지고, 숙정은 본능적으로 그가 부천 집으로 떠났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사장실을 뒤져 주소를 알아냈던 것이었다.




이제 숙정의 머릿속엔 대협도, 찬웅도 없었다. 온통 동석의 생각만이 가득 들어차 있어 그녀의 눈을 멀게 하고 있었다. 나이도 많은 정미라는 다방 레지에게 자신이 밀렸다는 것이 자존심 상했고, 분명 여우같은 년에게 순진한 동석이 넘어간 것이라고 믿었고, 자식까지 버리고 찾아가면 자신의 진심을 동석이 받아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녀의 집착은 더욱 큰 수렁으로 자신을 몰아넣는 계기가 되고 만다.






“여,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 온 거야?! 너 미쳤어!!”




집을 나서는 동석과 정미 앞에 모습을 보인 숙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동석의 손이 숙정의 뺨을 때렸지만, 풀썩 쓰러지면서도 그녀는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동석은 정미를 데리고 걸어갔고, 정미는 주저앉은 숙정을 고개를 돌려 쳐다보다가 이내 동석에게 이끌리듯 걸어갔다.




숙정은 정미를 보는 순간, 미자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너무나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고, 붉은 손자국이 뺨에 나 있었지만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사장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우리는 그냥...노예일 뿐이지..노예...>




<그럼, 누굴 사랑하나요?>




병기엄마의 말이 숙정의 귀를 때렸고, 그녀는 너무나 기가 막혔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어...옛 말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동석씨는 ...큰 사장님을 ...흐흑!~~ 흑!~~]




기가 막히고 어이없었지만 숙정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석은 자신의 엄마인 미자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병기 엄마의 말대로 모르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었다. 숙정은 자기 발등을 자신이 찍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밀려왔다. 남편과 자식까지 버리고 미친년처럼 달려왔던 자신이 한없이 저주스러웠다. 이젠, 어느 곳에도 갈 수 가없었다.




자식까지 버리고 떠났다는 것은 이미, 온 동네에 소문이 다 났을 것이었다. 이 상태로는 오빠, 석현 집에도 갈 수 없었다. 더 이상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숙정은 마치, 자신이 고아가 된 것처럼 두려움이 밀려왔다.






고모 춘희와 숙모 자영은 힘들더라도 자신들과 함께 지내자고 했지만 찬웅은 그럴 수가 없었다. 찬웅이 그곳에서 산다고 하더라도 대성이 하는 짓을 막을 수는 없었다. 숙정의 일을 보더라도 아무리 자신이 전능한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사람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했는데 그것은 완벽한 경제적인 독립이었다. 찬웅은 50년을 산 논리로 춘희와 자영을 설득해, 땅문서와 집문서를 자신이 보관하면서 미자와 상의한 일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미자와 함께 세운 계획은 찬웅이 옷을 만드는 것이었다. 미자는 찬웅이 만든 옷이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이제 찬웅의 나이 10살...그녀는 찬웅을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었다. 미자에게 찬웅은 남편이상이었고 그의 능력에 존경심까지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하려니 자금이 부족했다. 미자가 은행에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세상, 인심이란 것이 이런 것이었다. 20년간을 그렇게 지역 사회를 위해 노력했던 미자였는데 막상, 공장이 망하자 누구도 그녀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의 꿈이 벽에 막혔을 때 연주가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연주는 미자에게 안겨 함께 살게 해달라고 울면서 애원했다. 찬웅은 아직 젊고 창창한 연주가 왜 다시 돌아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도 결혼 생활을 했고, 엄마인 숙정처럼 남자가 그리울 텐데 왜 돌아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미자가 물려준 돈이라면 어떤 남자와도 지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찬웅이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당연했다. 




상황은 이상하게 돌아갔지만 연주로 인해 다시금 두 사람의 사업에 활기를 띌 수 있었다. 일단 서울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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