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그녀는 이중인격자...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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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후-
우리 지금 만나 - 리쌍(feat with 장기하)
빰빠빠빠라바빠밤 빠빠빠빠라라빠밤 빰빠빠빠라바빠밤 빠빠빠빠라라빠밤 ♬~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당장 만나)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당장 만나)
말문이 막혔을 때 니가 웃는지 우는지 나는 몰라 (몰라 몰라 나는 절대로 몰라)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당장 만나)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당장 만나)
휴대전화 너머로 짓고 있을 너의 표정을 나는 몰라 (몰라 몰라 나는 절대로 몰라)
자취방...휴대전화 벨소리가 요란하다.
잠이 안깬 몸이 저절로 손을 더듬거려 종료버튼을 누르고 다시 잠에 빠져들려고 하는데
[쿵쿵쿵쿵]
"배달 왔습니다."
이번엔 또 뭔 소리가 숙면을 방해 하는거야 피곤해 죽겠구만.. 밍기적거리며 이불을 덮어쓰고 다시 자려는데
"형 배달 왔어 일어나"
"야 씹새야 밥 왔다 일어나"
아...맞다. 나 혼자가 아니지. 이놈들이랑 같이 자고 있었지...
아...맞다. 그리고 이놈들이 배고프다고 뭐 먹자고 했는데 없다고 하고 다시 잤었지..
아...맞다. 이놈들 누구인지 소개해야지. 한 명은 동기인 박이호 왠지 인터넷 아이디는 baiho를 쓸 것 같은 이름...더이상 설명은 패스 ... 한명은 후배 김소소 . 변태..초절정 변태... 왠지 아이디는 신소소생이라는 아이디를 쓸거 같은 아무튼 변태....
"아...벌써 왔냐? 졸라 빨리 오네 하~아아 으으으~"
한껏 기지개를 폈는데도 불구하고 온몸이 뻐~~~근하다. 피로가 덜 풀렸다. 어제 술을 마시고 클럽가자고 난리를 쳐서 결국 클럽가서 3명이 함께 온 아가씨들을 꼬셔다가 술을 먹으며 신나게 놀고 각자 찢어졌었는데 요 잡놈들은 방주인은 딴데 가있는데 지들이 먼저 들어와서 자고 있었다. 결국 주말 상쾌한 아침, 아니 오후를 이 두 놈과 같이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하암~~ 우으으으 야!!!! 난 왜 복음밥이야. 나도 국물 먹고 싶어 짬뽕줘"
"이런 씹새 아까 뭐 시킬거냐고 물어볼 때 복음밥 먹는다며"
"내가? 그런 기억 없는데"
"닥쳣 아무튼 내꺼 뺏어먹을 생각은 꿈에도 하지마 나도 속 쓰려서 이거 먹는거니깐"
"아 치사해서 안먹는다."
티격태격하면서 방금 배달온 복음밥 포장을 뜯고 있는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빰빠빠빠라바빠밤 빠빠빠빠라라빠밤 빰빠빠빠라바빠밤 빠빠빠빠라라빠밤 ♬~
"아놔~ 밥 먹으려고 하는데 누가 귀찮게 하는거야"
궁시렁대면서 전화기를 들어서 어느 개념 없는 놈이 전화 하는거야 하고 보는데...
부재중 전화 18통...[울여우마마♥]...켁!!!!!!!!!!!!!!!!!!!!!!!!!!
"헉! 부재중 전화 언제 이렇게 많이 왔어? 아 미치겠네 어떡하지? 야이 씹새들아 전화 왔으면 이야기를 해줘야지"
"응 형 그거 계속 울리는데 형이 계속 알아서 끄던데"
"후르릅 하~ 야 아까 계속 울렸어 자는데 짜증나 죽겠더라 우리 그것 때문에 잠에서 깼자나."
"와 돌겠네 아 미치겠네...아 난 죽었다."
"후르릅 하~ 형 지금이라도 받아요 더 안받으면 형수 또 여기로 쳐들어 올라"
"하아...."
긴장된 마음으로 공손히 무릎을 꿇고 조심스레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어디야? 어제 어디 있었길래 전화를 안받아?
"아 지연아 김후달 알지? 걔가 여자 친구랑 헤어졌다고 해서 걔 위로 해주느라 술 마셨어 진짜야"
-술 마셨다고? 어디서?
"어디서 마시긴 요 근처에서 마셨지"
-요 근처? 요 근처에서 술 마시는데 왜 전화는 안받아? 요 근처가 아니시겠지 클럽이시겠지."
"뭐? 클럽? 어휴~ 무슨 소리야 저~기 학교 앞에 잘 가는데 있어 진짜진짜야...거기서 술만 먹었다니깐"
-학교 앞이라고? 그렇지 학교 앞 맞겠지 그런데 학교 앞 술집이 아니고 클럽이겠지 어제 클럽에서 오빠 봤다는 사람 있거든?
"뭐? 클럽에서 누가 날 봤다고? 헐~~ 내가 무슨 쌍둥이냐? 그 사람이 잘못 본거야"
-거짓말하는거 다알어 지금이라도 불면 용서해줄게 어제 갔어 안갔어?
"진짜 아냐 진짜진짜 그 사람이 클럽에서 본 사람은 진짜로 내가 아냐 진짜 내가 너한테 거짓말하는 거면 내가 성을 간다"
-진짜 안 갔다고? 좋아 그럼 엄마 걸고 맹세해봐
"뭐? 아니 뭔 그런거에 엄마를 걸어. 유치하게 무슨 초딩도 아니고"
-결국 못한다 이거네? 갔는데 거짓말 한다 이거네?
"그런게 아니지 지연아 내 말 좀 들어봐 지연아? 지연아? 야!!!!! 아놔~~~~~~~~~"
전화는 끊어졌다...큰일 났다. 지연이는 진짜 진짜 화났다. 아놔 휙 고개를 돌려서 사건의 원흉인 원수덩어리 두 놈을 째려보았다. 아~ 그런데 이 잡놈의 개자식들 나는 심각한 위기에 있는데 꾸역꾸역 쳐먹느라 정신이 없다.
"야이 개색기들아!"
[빡!!!!!!!!!!!!!!!!!!!!!!!! 빡!!!!!!!!!!!!!!!!!!!!!!!!]
바로 뒤통수를 휘갈겼다.
"아우 왜 때려 형"
"켁켁 야 밥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뭐 하는 짓이야!"
"야이 개색기들아 지금 목구멍으로 뭐가 넘어가냐? 지금 이 형님은 니 놈들 덕분에 깨지게 생겼는데?"
"아 ..씨밤...지가 제일 신나게 놀아 놓구선 지랄이래.."
"그러게요"
"아오~~~ 씨발 이 개색기들이...아오...아 미치겠네 아 얘는 무슨 토익시험본다고 공부해야 된다면서 또 언제 이런건 주워 들었데..."
"야야 그러지 말고 일단 뭐라도 먹어둬...보아하니.. 한 두시간 싸울 일이 아닌거 같구만..크크크"
"크크크 그러게요 좀 먹어둬요 형 그리고 어제 힘좀 뺐자나 충전해야죠 크크크"
"아 맞다 씹새끼 너 어제 델고 간 애 어떻게 했어? 이 개생키 지만 쏙 빼먹고"
"아 씨발...몰라. 시끄러...야 짬뽕 국물좀 줘봐"
"아 그럼 첨부터 짬뽕 시키지 형만 복음밥 시켜놓구선 왜 국물 달래요"
"허~~~~ 이게 미쳤구나? 좀 맞고 줄래 그냥 줄래?"
"아~~ 진짜 그럼 첨부터.." [빡!!!!!!!!!!!!!!!!!!!!!!] "아이 씨!"
"어쩌구리?"
"이씨~ 여기요"
"탱큐베리감사머취다."
"그런데 어제 형 데리고 나간 걔 어떻게 했어요? 응 얘기 좀 해봐요"
"후르릅 하~~~ 뭘 어떡하긴..후르릅 하~~~ 크크크크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 크크크크"
"아 씨발 이 개새키 또 따먹었구나 맨날 지만 따 먹고"
"미친놈 술은 다 같이 먹었는데 거기서부턴 니들 능력이지 "
"와~ 진짜 좀 어케 했는지 좀 알려줘요 맨날 혼자만 따 먹어"
"하아~ 진짜 이런 찐따들을 데리고 내가 어휴~ 후르릅 하~~ 그러니깐 말야 너넨 벌써 시작부터 글렀어"
"응? 시작?"
"에? 형 뭐가요?"
"후르릅 하~~ 야! 이 찐따들아 너네들은 그래서 안되 봐봐 내가 데려간 애가 거기서 젤 별로였지?"
"응응"
"어어 그래서 난 니가 그 젤 예쁜 애 꼬실줄 알았는데 걔 꼬셔가서 되게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러니깐 너넨 안되..너 자신을 알라 몰라? 어? 그 위대하신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님의 말씀 몰라? 딱 보고 아 이건 얜 너무 콧대 세우겠다 하면 후딱 버리고 쉬울 거 같은 애을 찾으란 말이야 어? 못생긴 애들도 못 꼬시는 놈들이 예쁜 애들은 왜 넘봐"
"에이.. 그래도 "
"하아~ 이 답답한 놈들 그리고 봐봐 어제 딱 분위기가 내 파트너 말고 너네 파트너 그 예쁜애 2명은 찰떡같이 딱 붙어 있었자나. 그런 애들은 절대 안 떨어져 아마 방을 잡아도 둘이 같이 들어간다고 했을걸"
"아 그래서 안 간건가? 어제 이제 적당히 찢어져야지 하고 내 파트너 보고 나랑 둘이서 모텔 가자고 했더니 정색을 하고 그냥 둘이서 집에 간다고 하고 가버렸어"
"에구 이 병신 모텔 가서 먹자고 하는건 술이 아주 떡!! 떡이 된 애들한테만 하라고 했자나 한잔 더하고 하던지 해야지 에휴이 병신"
"씨발 하여간 저 새끼는 도움이 안되요...니가 분위기 초쳐서 괜히 나까지 피해 봤자나! 야 아무튼 그래서 걔 어떡했어? 응 얘기 좀 해 봐"
"후르릅 하~~~ 흐흐흐 그러니까 걔가 먼저 간다고 해서 내가 바래다 준다고 같이 일어났자나 그런데 영 걷는게 글러 먹었더라고 그리고는 막 춥다는 거야 어제가 좀 추웠지 않았냐? 크흐흐흐 그래서는 뭐 내가 으흐흐 아주 그냥 제대로 따뜻하게 해주겠다면서 끌고 가는데 뭐 그냥 아무 말 안하고 따라오는 거야"
"그래서요?"
"크크 그래서요는 뭘 그래서요야 그냥 끌고 아무말 없이 모텔에 들어가서 이렇게 눕혀놓고 쪼물딱 거리면서 샥샥 벗겨가지고는 으흐흐 가슴을 딱"
[쾅!!!!!]
갑자기 쾅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열린 현관문을 바라보자. 왠지 지금이 겨울이라는 아니 한겨울이라는 것을 너무나 명확하게 인식시켜주는 찬바람이 현관문이 아닌 현관문을 거세게 열어재낀 사람의 얼굴에서 폭풍처럼 불어 닥치고 있었다.
지연이었다.
"가.슴.을?"
아....죽.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동화에 나오는 얼음 여왕이 하는 대사 같았다.
아....나 떨고 있니?
"가.슴.을?"
"아...아 가...가슴이...후달이가 헤어져서 가슴이 아프다고 그..그렇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와 달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이 개새끼들을 돌아다 봤는데
헉! 없다. 아니 어느새 현관문에 신발을 제대로 신지도 않고 든 채로 나가고 있었다.
"어어 지..지연씨 담에 봐요"
"어어..형수님 저흰 가볼게요 형 살아 있으면...다음에..봐요"
"야!!..야!!..."
아악!!!!이 잡놈들! 이 배신자 놈들은 나를 버리고 허겁지겁 나가는데 지연이는 그쪽으로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로 눈 한번 깜빡 안하고 나만 노려보고 있었다.
"아...그..그러니깐 지연아 아....우음.."
"잤어 안잤어?"
"에? 뭐? 잠? 잠잤지. 어제 잠 잤지. 여기서 요기 침대에서 편하게...잤지"
"잤.어. 안.잤.어?"
"그..그러니깐...여기....저놈들이랑 술 먹고..."
"잤.어. 안.잤.어?"
"꼴깍"
잡아 때야 한다. 무조건....잡아 때야 한다. 진짜 걸리면 죽을 지도 모른다.
진짜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다. 아니 변한게 아니라 몰랐다.
복실복실한 귀여운 고양이 같은 줄 알았던 지연이는 사실은 호랑이였다.
"안...잤어"
"진.짜.야?"
"꼴깍...지..진짜야"
"진.짜.야?"
"지...진짜야!! 아 지연아 나 못 믿니? 나야 나! 오빠 못 믿어?"
"그~~~래?"
"어..어! 오빠가 이렇게 이쁜 여자친구 있는데 무슨 클럽을 가고 여자랑 자고 어휴~ 말도 안되지"
"그~~~래?"
"어! 그래 진짜야 진짜 거짓말이면 내가 성을 간다"
순간 그녀의 표정이 베시시 풀리면서 그 환한 미소로 바뀌었다.
그런데....입은 하얗고 가지런한 이빨이 살짝 보일 정도 벌어지고 눈밑살과 볼살이 살짝 동그랗게 이쁘게 올려지면서 눈 모양이 초승달이 되는 것까지는 같은데........눈꼬리가 살짝 10도 가량 덜 말아져 있었다.
한마디로 저 웃음은 가짜! 웃는척하지만 사실은 화가 진짜로 많이 난 상태!!!!
헉! 이건 분명 화 풀린 척하면서 나를 살살 달래서 진실을 꼭 듣고야 말겠다는 뜻이다.
아 미치겠다. 큰일났다. 당하면 진짜 죽는다..꿀꺽....
정신일도 하사불성 정신일도 하사불성 호랭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호랭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그렇지? 나도 오빠 믿어 오빠가 클럽 갔다 오고 딴 여자랑 자고 올 리가 없지 그렇지?"
"어어! 그래 내가 무슨 어휴~ 난 너 밖에 없다 진짜"
"응응 나도 알아. 오빠 오해해서 미안해~ 그런데 그 여자친구랑 깨진 후달씨는 어떻게 된거야?"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척하면서 맹렬하게 머리를 굴려 이곳을 벗어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저 유도 심문들을 답변하다 보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서 저번처럼 걸리고 만다. 빠져나가야 한다.
그래 후달이 술 많이 마셨으니 해장국 챙겨주러 간다고 할까? 약한가?
아! 스터디모임? 아.... 시간이 이미 늦었지...
아! 맞다 지호 얘기하면서 슬쩍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할까? 아직까지도 좀 서먹서먹하니 요거 괜찮을거 같은데?
"뭐 지들끼리 알아서 하겠지. 아~참 지연아 지호는 뭐해?"
움찔! 지연이의 입꼬리가 살짝 움찔하면서 꿈틀거리는 것을 확인했다.
크크크 지연아 아직은 내가 한 수 위란다.
"간만에 지호랑 같이 셋이서 저녁이나 먹을까?"
"어? 셋이서? 아...아냐 지호 어디 가고 집에 없어"
크크크 눈에 띄게 당황해 하는군....좀 못 됐지만 나의 승리다 후후....
그러니까...
6개월 전 지연이와 지호를 헷갈려서 두 사람에게 상처를 준 나의 바보짓은 결국 두 사람 모두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녀들이 날 멀리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녀들을 멀리해서...상처 준 두 사람에게 미안해서 멀어졌었다.
그렇게 그녀들을 잊고서 지내려고 했는데..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았다.
어떤 일을 하건 어떤 생각을 하던지 간에 모든 것이 그녀들에게로 연관 지어졌다.
결국 추석 지내고 서울로 일찍 출발하던 내차가 향한 곳은 서울이 아니라 고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그녀들의 고향 10대 도시 여수였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지연이를 만났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섹스나 스킨쉽에 관련된 주제로 연관 짓기 위한 내 방해 공작이 없어진 지연이와의 대화는 너무나 진지하였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지연이는 우음 변했다.
아니 본래 성격이 나온 것인가 여하튼 지간에 귀여운 고양이인줄 알았던 지연이는 무서운 호랑이였다.
평소에는 너무나 애교 많고 치~ 치~ 하며 귀엽게 삐죽삐죽거리지만
이렇게 내가 클럽에 갔다 왔다거나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밤을 세고 난 다음 날은 아주 그냥 나를 쥐 잡듯이 잡는다.
그래도 나는 지금 아주 만족스럽다. 그녀의 표정 변화를 세세히 살피며 눈치를 보고 매달리고 애교를 부리고 장난을 치고 대화 하는 내내 집중해서 뭐라고 하는지 파악하고 대화의 진의나 의미심장한 말에 대한 해석이 안되었을 때 안절부절하고 진실이 뭘까 가늠하고 표정을 탐색하고 상대방의 작은 동작에도 큰 신경을 쓰고 하는 것이 재미 있었다. 지금 지연이가 이렇게 나오는 것 자체가 나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재미 있었다
아 그런데 왜 아직도 클럽을 다니느냐 하면 이건 내가 갈려고 한게 아니라 순전히 저 배신자 2놈이 꼬셔서 간 것이다.
진짜다. 나는 지연이 하나뿐이다. 그럼 거기서 여자애는 왜 꼬셨냐고?
아니 고양이가 생선가게 그냥 지나쳐 가는거 보셨남???
"오빠! 또 잔머리 굴리지?!! 아무래도 수상해..."
헛 딴생각 하는 사이에 지연이가 내 표정을 심층분석 했나 보다.
"지금 말하면 3일만 삐지고 용서해 줄게"
헐...빅딜인데.....보통 삐지면 최소 일주일은 가는데 이건 대박인걸? 그래도 거래의 기본은 흥정!
"이틀로 하면 안될까?"
"흐음....결국 갔다는 거네? 흥!!!!!!!!!!!!"
아.....나 바보인가봐 이런 것에 속다니.....
아~~ 대략 일주일은 삐질 지연이를 달래줄 생각하니
정말
미치겠다.
--------------------------------------보너스----------------------------------------------
"휴....머리에 하나도 안 들어와....."
책을 펴놓았는데 공부가 전혀 되지 않는다.
아직도 뭐랄까 찝찝한 마음이 남아있나 보다.
분명히 정리했지만 아직도 은근히 나 혼자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나 보다.
지금쯤 오빠는 열심히 아부하고 애교를 떨고 있을 테지....
자연스럽게 담배에 손이 갔다.
[essell lite]
사이가 나빴었다. 정말 사이가 나빴었다. 그녀의 모든 것이 싫었었다. 중학교 때 첫사랑인 남자애가, 내가 언제나 숨죽이며 훔쳐보다
가 조심스레 고백의 연애편지를 보낸 남자애가 나와 쌍둥이여서 외모가 같은 그녀가 고백한 줄 알고 그녀와 사귀었을 때. 나는 이세상 모든 것보다 그녀를 싫어했었다.
그래서 더 공부에 매달렸는지도 모른다. 같은 외모의 쌍둥이인데 더 멋부릴 줄 알고 더 예뻐보이는 그녀를 이기기 위해서 내가 공부를 더 잘하는데도 나보다 더 애교스럽고 살갑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더 사랑하는 부모님 때문에라도....
그녀가 처음 클럽에서 본 어느 이상한 남자, 매번 혼자 와서 여자에게 찝적대지도 않고 춤만 추다 간다는 이상한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나는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그 남자에게 접근했었다. 매일 아침 그 남자가 일하는 편의점에 들렸었고 결국 그 남자와 사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약했다. 내가 당한 아픔은 훨씬 컸다.
그녀에게 분홍색 원피스를 권한 것과 자수정 목걸이를 권한 것도 나였었다.
내 첫사랑 남자애처럼 이 오빠도 그녀와 나를 헷갈려 할 때 내가 사로 잡아서 내가 더 사랑 받을 수 있음을
그녀보다 내가 더 사랑 받을 수 있음을 확인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그것이 육체관계로 까지 갈 줄은 예상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장난처럼 시작했던 관계는 진지해져 버렸다.
처음 동생과 오빠가 모텔에서 자고 온 다음날, 토익시험이 끝나고 몇 번이나 전화하는데도 안받는 이 바보 오빠를 욕하는데 내가 전화할 때마다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혹시나 하고 열어본 동생의 방에서 나는 이 바보 오빠의 전화기와 지갑을 발견하였다. 그 때 심정은 정말 복잡하였었다. 장난이었는데 또 다시 빼앗긴 느낌..
거의 한숨도 자지 못하고 피곤한 얼굴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짙게 하고 편의점에 찾아가서 다시 한번 지호가 아닌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확답 받고 안심하였는데 너무 피곤해서 살짝 잠들어 버린 사이 그녀를 만난 오빠가 보낸 문자에는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었다.
그제서야 장난처럼 시작한 이 게임이 진짜가 되어 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상처 입느냐 아니면 동생을 상처 입히느냐의 게임.
나는 꽤나 잔인하고 꽤나 영리한 방법으로 승리를 차지했다.
첫 데이트 중에 와인바에서 오빠의 핸드폰으로 동생에게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문자를 보내고
레스토랑에서 찍은 사진을 싸이월드에 올려 연인 사이임을 확고히 했다.
승리.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누려야 하는데 내게 남은 것은 비참함이었다.
분명 내가 원하던 대로 되었는데 느껴지는 것은 비참함이었다.
예전에 나는 그녀에게 쌀쌀맞고 못되게 굴었는데 오히려 예전의 그 일을 미안해하는 동생의 얼굴을 보고
나는 더욱더 비참해져 버렸다.
그래서 거리를 두었었다. 가까이 다가 오려는 오빠에게 나도 모르게 선을 긋고 있었다.
오빠가 나에게 욕을 했던 그때는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빠를 뒤로 하고 내가 택한 것은 지호와의 관계 회복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릴 적 중학교 3학년 이전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모든 것을 함께하는 절친한 쌍둥이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 다시 친하게 되고 오빠의 얼굴을 안본지 두어달 쯤이 되었던 어느 날 아마 추석 다음날 이었을 것이다. 불쑥 찾아온 오빠를 보았을 때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그것도 내가 아닌 지호를 만나고서는 나와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오빠를 보았을 때는 더욱더 혼란스러웠다.
그래서.....다시 게임은 시작되어 버렸다. 단지 이번 게임은 우리가 중학교 3학년 전에 자주 했던
같은 사람인 척하는데 누가 걸리나 게임이다. 벌칙은 진 사람이 동생 되기였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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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났습니다..지금 심정은 유쾌상쾌통쾌시원섭섭아쉽네요.
뭐 사실 9편까지가 끝이고 이번은 말 그대로 에필로그 입니다.
쩝...영 네이버3스탈이 아닌가봐요...ㅡ.ㅜ 별 반응이 없네요.
그리고 스포일러 달지 말아달라고 말아달라고 애걸복걸했는데 다신 분들....후후후
lost 외국인의 한국말 흉내를 살짝 내보겠습니다.
[너눈 여태까쥐 스뽀일뤄 리뿔을 달궈 이똔고야? 나눈 니가 뵨태케릭으로 출혀날거슬 알고 있쥐]
다음글은 고시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