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그녀는 이중인격자...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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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에는 끝이 없다.
특히 남자의 여성에 대한 소유욕은 끝이 없다.
자신이 죽어서도 딴 남자가 자신이 소유한 여자를 소유하지 못하게 하고
[열녀문]이니 [은장도]니 하는 것을 만든 문화에서 태어난 남자의 소유욕은 오죽할까?
꽃다발
남아 있는 찝찝함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편의점 알바가 끝나고 집에서 돌아가 잠을 자려는데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녀의 행동이 나를 가지고 놀기 위한 행동은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내가 내린 결론 말고 그녀의 진심을 들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쉽게 잠들지 못한 채로 몇 번이나 핸드폰을 들어서 통화 버튼을 누를까? 문자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일에 방해되지는 않을까? 이게 과연 전화나 문자로 할 이야기 인가? 고민하면서
뒤척이고 뒤척이다가 깜빡 선잠이 들었는지 깨어보니 어느새 6시였다.
지연이의 인턴이 퇴근 시간이 5시라고 했으니 그녀가 집에 돌아왔을 시간.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녀의 방문 앞에서 전화를 할까? 벨을 누를까? 한참을 한참을 서성이고 있는데
바로 그때 덜컹하고 문이 열렸다.
일찍 도착했는지 어느새 화장도 지운 채 트레이닝복으로 갈아 입고 있는 그녀.
평소와는 다르게 머리를 뒤로 질끈 매어 묶은 그녀가 쓰레기 봉투를 양손에 들고 나왔다.
"이리 줘"
얼른 그녀가 들고 있는 쓰레기 봉투를 들었다. 제법 묵직하다.
"어?...아..아니"
"이런 건 남자가 들어야 해. 어디다 버리면 돼? 요기 골목길 앞에 쓰레기 더미 있던데 거기다 버리면 돼?"
"어?...어"
살짝 목이 잠긴 듯한 목소리가 신경 쓰였다.
쓰레기를 양손에 들고 가는 내 뒤를 조용히 따라오는 그녀.
"앞으로 이렇게 무거운 거 버릴 땐 나 불러"
"어?...어"
쓰레기를 버리고 손을 탁탁 털면서 뒤를 돌아보자 고개를 살짝 숙이고 발끝으로 땅을 톡톡 치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어색해 하는 그녀의 모습. 충분히 이해가 갔다. 오늘 아침의 그 난리법석과 화해는 뭐랄까 좀 그랬다.
"밥..먹었어?"
"어?...어"
"아..밥 먹자고 하려고 빨리 온 건데.."
"....."
"......얘..얘기 좀 할까?"
"어?...어"
"나한테 할 말....없..어?"
"어?.....어 없..어.."
"....없어?.....난...난 너한테 할 말 있어. 여기서 말하긴 좀 그렇고 집에 가서 이야기 하자."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가 왜 두 가지 모습. 아니 클럽에 가는 것을 아니 거기서 나를 만난 것을 이야기 안 하려고 하는지, 물론 나 역시 똑같은 입장이니 잘한 것은 없지만 그녀의 태도는 왠지 나만 잘못한 것처럼 이야기 하는 듯해서 확실하게 따지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길바닥에서 할 내용은 아니었다. 그녀의 손을 낚아채 잡고서 내 자취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자취방이 더 가깝긴 했지만 그녀의 동생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지금 없다고 해도 이야기 하는 도중 올지도 모를 일이고, 아무튼 이야기 중에 누가 끼어드는 것이 싫어서 그렇게 손을 잡고 끌고 가는데….
"어?? 아...아니 어? 어디?"
"내 방"
그녀의 태도에 살짝 화가 났다. 나와 말을 하지 않으려는 듯 평소와 다르게 말을 흐리는 모습이나 내 손을 잡고 있는 그 손에 힘. 그러니까 마지못해 잡혀 있는 듯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은 채 그냥 끌려오기만 하는 손, 그리고 내 자취방 앞에서 미적미적거리는 그 태도. 들어와서도 평소처럼 앉지 않고 어색한 듯이 서있는 것도 그렇고 생소한 것처럼 두리번두리번거리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바보가 아니다. 난 바보가 아니다. 이것은 거리감. 그것도 엄청난 거리감. 그녀가 나와의 그 동안 있었던 관계에서 거리를 두려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았다. 물론 거리감을 두는 행위가 헤어지려는 사전 포석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그렇게 난리법석을 피우고 화해를 했는데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이렇게 쉽게 헤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어색함이 흘렀다.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어색함이 흐리고 있었다.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뭔가 없을까 하고 돌아본 방 한구석에 그녀가 정리해놓은 씨디가 보였다. 그래 음악!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기로 하였다. 사실 이건 그녀가 했었는데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씨디를 뒤져서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는 하던 그녀였는데...그녀가 나에게 두려는 거리감이 두려웠다. 그녀가 하지 않으니 내가 할 수 밖에, 그녀가 다가 오려 하지 않으니 내가 다가갈 수 밖에
"노래 틀어줄게 뭐 들을래? 건즈앤로지스? 레드 재플린? 메탈리카? 핑크플로이드?"
"어?.....어..싫어 됐어.."
폭발할 지경이었다. 인내심의 한계. 그녀가 우리 사이에 두려는 벽이 뚜렷하게 보였다.
"노..녹차 마실래?"
거의 인내심의 마지막 밑바닥까지 박박 긁어서 끌어 모아 물어보았다. 더 이상의 인내심을 발휘할 힘도 여력도 여지도 없어서 밑바닥 찌꺼기까지 죄다 모아서 힘들게 꺼낸 내 화해의 제스처도 역시나 무용지물이었다.
"어?....어...아니.."
"모..목걸이는?"
"어?....어..아..지..집에"
끝이다.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 폭발.
생소한 듯 어색한 듯 나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나를 폭발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목걸이를...심지어 그 일요일 새벽 클럽에 가면서도 차고 있던 목걸이를 지금은 벗고 있다는 것은 그냥 헤어지겠다는 의미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말해봐 왜 그랬는지"
"어?...."
"난 네가 거기...그러니까 클럽 다닌다고 뭐라고 하려는게 아냐. 난 네가...."
"그럼.."
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가 나에게 물어본 질문은 나를 당황하게 하기 충분하였다.
"그럼...오...빠는 그때 왜 도망갔어요?"
가슴으로는 이해했는지 의문이지만 머리로는 완벽하게 이해한 모범답안, [첫좃처럼] 포스터의 소리와 커트 형님들의 과외로 완벽히 마스터한 모범답변, 그러나 고등학교 까지의 시험답안이 그냥 외우기만 한 내용을 복사하듯이 써서 내는 것이라면 대학교 답안은 그 내용을 이해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것처럼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진짜로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 들였는지를 묻는듯 날카로운 타이밍에 들어오는 그 질문에 당황하고 말았다.
"난 당황했어. 처음엔 당황했어. 그런데 그날 깨달았어 니가 클럽에서 노는 행동과 평소의 행동이 다른 것처럼...그래.. 나 역시 그래..그렇게 행동..아니 나 역시 클럽 다니고 여러 여자 만나고 그런걸 너한테 이야기 안 한 것처럼 너 역시 나 만나기 이전에 그런거 이해해 그런데 말야..그러니깐 "
"오빠 나 한심하고 더럽죠?"
"아냐 그런거 아냐 넌 그렇지 않아 난 절대 그렇게 생각 안해"
"오빤 여자다운게 좋죠?"
그녀의 질문에 살짝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는 마치 숙련된 면접관처럼 날카로운 타이밍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질문을 던져서 당황하는 면접자에게서 달달 외운 모법 답안이 아닌 면접자가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바로 꺼내게 하려는 듯한 공격적이고 빠른 질문들. 나 더럽고 한심하지? 여자다운게 좋죠? 섹시한 모습 그러니깐 클럽 죽순이의 모습이 한심하고 더럽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렇다면 이 질문은 천사의 모습과 마녀의 모습 중 어떤 모습을 좋아하느냐?에 대한 질문인 것일까? 그녀 역시 클럽죽순이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걸까? 나처럼? 그래서 나에게 천사의 모습으로 다가온 걸까?
조금 더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많은 결론을 유추해낼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대답을 요구하는 면접관 앞에 서있는 것처럼 생각의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 1~2초의 짧은 시간 동안 돌아가는 머리 속은 미어터질 듯 혼란스러웠다. 그녀의 의도대로 나는 무언가 뱅뱅돌리고 은유해서 말하는 평소의 대답에서 벗어난 직설적인 답변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어떤 모습의 너라도 상관없어. 아니 어떤 모습의 너라도 좋아. 난 니가 좋다."
만족스러운 대답이었을까? 고개를 숙이고 살짝 옆을 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나...도 마찬가지에요"
타이밍이다. 연애는 타이밍, 사랑은 타이밍, 스킨쉽도 타이밍, 섹스도 타이밍
지금 그녀와 나의 관계는 깊은 대화를 나누어야 하며 서로의 오해를 풀어야 하고 서로를 이해해야 하며 서로의 사랑은 더욱더 돈독히 해야만 한다.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럴 때 많은 남자가 아니 내가 한 선택은 오해를 풀어가고 대화를 하는 것 보다 사랑을 돈독히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살짝 미소가 번진 그녀의 얼굴은 지금이라면 사랑을 돈독하게 할 스킨쉽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선택지 하나짜리 질문에 대한 답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연애를 하지 않고 클럽에서 신나게 놀면서 하루 놀다 마는 여자만을 만나 원나잇을 즐기는 남자였다. 대화를 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오해를 푸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을...아니 섹스를 하여 사랑의 감정을 돈독히 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그렇다고 난 사랑과 섹스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바보는 아니다. 단지 섹스는 분명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 또한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는 점, 수많은 말을 쏟아내는 상대방을 보면서 어느게 진실이고 어느게 거짓인지를 구분하느라 머리털 빠지게 고민하고 눈치를 살피고 표정변화를 읽고 은연중 나오는 버릇을 캐치하고 목소리의 떨림과 대화의 내용, 대화에 숨겨진 말 뜻을 분석하는데 머리를 쓰는 타입이라기 보다는 그저 순간순간의 느낌을 즐기고 쾌락을 즐기는 사람인데 그 순간순간의 쾌락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만족에 한계를 느끼고 [사랑]이라는 것을 찾아 나서기 위해 첫발을 내딛은 사람. 그래서 우리 두 사람 다 표현이 서투른 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어색한 기운이 흐르는 지금의 순간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에서도 내가 한 스킨쉽, 그녀의 손을 잡고 몸을 살며시 잡아당긴 후에 손에 깍지를 끼고 얼굴을 가까이하면서 뜨거운 숨을 내쉬며 이마에 살며시 키스를 하고 움찔거리며 멀어지려는 그녀의 허리를 강하게 감싸 안고 잡아채어 몸을 밀착시킨 다음 이마와 눈썹 눈꼬리 볼 콧잔등 그리고 입술로 이어지는 키스는 분명 우리 둘 사이에 흐르던 어색한 기운이 없어지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녀는 매우 뜨거웠다. 그녀의 입술로 들어가자 처음에는 머뭇거리다가 이내 얽혀오는 혀도 뜨거웠고 트레이닝복 허리춤을 잡으면서 위아래로 허리의 라인을 느끼며 만지작거리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손에 닿은 트레이닝 복 하의의 고무줄 바로 위로 느껴지는 허리의 맨살도 뜨거웠으며 그 맨살의 감촉에 저절로 트레이닝 복 상의 안으로 들어간 손이 허리라인을 따라 올라가 브레지어 끈을 지나 닿은 겨드랑이 역시 뜨겁고 살짝 땀이 배인 듯하였으며 브레지어를 살짝 들추고 들어간 손이 만진 심장이 뛰는게 느껴지는 가슴과 같이 허리라인을 만지다가 밑으로 내려가 골반을 어루만지다가 하의를 살짝 들추고 들어가서 엉덩이를 만지다가 골반라인 따라 앞으로 와서 팬티를 살짝 들추고 들어가 울창한 숲을 지나 도착한 보지 역시 뜨거웠다. 뜨거우면서도 촉촉하였다. 그리고 그런 포인트 들을 지날 때마다 키스하면서 간간히 입을 떼내며 뿜어내는 낮은 숨소리 역시 뜨거웠다.
그리고 나의 스킨쉽에 대항하듯이 내 티셔츠를 들추고 들어와서 내 맨살을 만지는 그녀의 손바닥도 뜨거웠고 특히 내가슴을 만질 때 천천히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어번 부드럽게 쓸어 올려서 젓꼭지를 세우고는 중지와 약지 사이로 살짝 집어서 비틀듯이 쓰다듬는 그녀의 손바닥은 마치 불덩이처럼 뜨거웠었고, 내 청바지의 지퍼를 푸르고 들어와서 골반을 따라 천천히 뒤로 가면서 쓰다듬으며 내가 그녀의 뜨겁고 촉촉한 보지를 해집고 있을 때 엉덩이를 움켜쥐는 그녀의 손길과 다시 천천히 골반을 따라 쓰다듬으며 앞으로 와서는 딱딱하게 끄덕거리는 똘이병을 살며시 잡고서 똘이병의 핏줄 하나하나를 확인하려는 듯 천천히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그녀의 손 또한 불덩이처럼 뜨거웠었다.
더 이상 뜨거움을 견딜 수 없어서 허겁지겁 옷을 벗어버렸다. 그리고 내가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듯이 그녀 또한 뜨거움에 몸부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서 벗겨주었다. 벗겨주고 나자 혹시나 뜨거움이 식게 될까 염려되었다. 내 자취방에서 전라가 된 채 숨을 색색거리며 내쉬면서 힘겹게 서있는 그녀의 자태를 감상할 겨를도 없이 그녀를 잡아 어제 밤 편의점 근무를 위해 몸만 살짝 빠져나간 흔적이 고대로 있는 침대로 이끌어 눕히고 그 위로 포개어 가면서 다시 진한 키스를 해갔다. 몇 번이나 머리의 각도를 오른쪽 20~40도와 왼쪽 20~40도 중 어떤 각도가 그녀와의 키스에 적합한지 체크하여 재조정하면서, 손 역시 쉬지 않고 몇 번이나 그녀의 오른쪽과 왼 쪽 가슴 중 어느 쪽이 가장 감촉이 좋은지 체크하고,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 중 혹시나 튼 살이나 흉터는 없는지 군살이나 라인은 문제가 없는지 피부 중 어디가 가장 부드러운지 오른 손과 왼 손 모두를 사용하면서 머리끝에서부터 귓볼 목라인 쇄골 어깨선을 따라 팔뚝 손가락 허리 라인 골반선에서 엉덩이 허벅지 오금 종아리 발목 발가락 끝까지 빠짐없이 체크해가기 시작하였다.
내 짐작대로 가장 부드러운 곳은 울창한 숲 근처의 촉촉한 샘이었다. 더듬거리며 탐색하다 우연히 그곳에 빠진 오른 손은 그 부드러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한참을 입구를 탐색하면서 입구에 있는 살짝 튀어 나온 클리토리스를 만지작거리다가 슬그머니 샘에 빠져버린 손은 빠져 나오지 못하고 깊이 더 깊이 들어가고 싶어하였다. 미끈거리고 뜨거운 그 샘 안쪽에는 손가락을 슬며시 위로 구부려 긁는 듯이 하면서 만지자 곳에 살짝 오돌톨한 부분이 있었다. 이것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함에 만지작거리자 그녀가 온몸을 움찔움찔 튕기듯 하더니 이내 온몸으로 나를 껴안기 시작하였다.
한참을 그녀를 달구었다. 귀와 귓볼 목과 목선따라 흘러 내린 쇄골라인 그리고 가슴과 가슴위의 유두 어깨선과 그 밑의 겨드랑이 허리라인과 골반 배꼽과 명치에 뜨거운 숨을 불어 넣으며 달구었다. 왼손은 그녀의 가장 부드러운 부위의 온도와 습도를 높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구자 그녀와 나의 온도차이가 너무 벌어졌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이번 섹스의 목적은 사랑을 돈독히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선 서로의 차이를 서로의 온도차이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 그녀의 온도를 빼앗기 위해서 혹은 내 온도를 높이기 위해서 살며시 샘을 온천으로 만들고 있던 왼손을 빼고 똘이병을 잡아 그녀의 샘입구에 위치시켰다. 그녀를 안아가자 이미 촉촉해질대로 촉촉해진 샘에 자연스럽게 귀두 부분이 들어갔다. 뜨겁고도 매끄덩거리는 그녀의 보지는 귀두만 넣은 똘이병을 조여온다 싶더니 순식간에 똘이병을 삼켜버렸다.
"하아~ 하"
뜨겁고 낮은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녀의 온도를 빼앗을 기회. 곧바로 입술로 그녀의 입을 덮어버리고 쪼옥 빨아들였다. 그녀의 온도를 빼앗을 생각이었는데 그녀의 혀까지 빼앗아 와버렸다. 혀를 한바퀴 돌리며 빨아들일 때마다 뜨겁고 촉촉하게 달궈진 보지 속살이 똘이병을 옭죄어 왔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도 나의 허리를 옥죄어 왔고 그녀의 한 팔은 내 등뒤로 감겨져 나머지 팔은 머리를 감싸며 옥죄어 왔다. 나 역시 그녀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한치의 틈도 없이 하나가 된 느낌. 그 상태로 5분이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키스만을 하면서 그녀의 온도를 빼앗아 오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꼬옥 붙어서 그녀의 보지와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열기만을 빼앗아 오고 있는데 그녀의 온도는 내려갈 줄을 모르고 오히려 더 올라가는 듯 하였다. 내 온도를 올려야 할 차례. 서서히 해수면 위로 해가 바다에서 뜨는 속도처럼 한참을 보고 있어야 겨우 조금 움직인 것을 인식할 수 있는 그런 느린 속도로 허리와 엉덩이 근육만 움직이는 느낌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움찔움찔 옥죄어 오던 보지속살이 가장 먼저 그 느리디 느린 움직임을 눈치채고 더 강하게 움찔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눈치챈 것은 혀였던 듯 싶다. 키스가 더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습격하기 위해 천천히 움직이던 똘이병은 자신의 공격을 그녀가 눈치채자 빠르게 제압하기 위해 스피드하게 덥쳐가기 시작하였다. 바다에 파도가 치듯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파도 소리대신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파도의 물결대신 그녀의 가슴이 출렁이기 시작하였다.
"지..지연.."
그녀의 긴 손가락이 살며시 내 입을 가로막았다.
"사..사랑해 말고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사..흐읍 사랑해 흐읍흐읍"
그녀를 진정으로 얻은 충만한 느낌. 바로 진한 키스를 하면서 움직였다.
자지 끝에서 똘이병의 끝에서 얻는 쾌감보다 그녀를 얻은 쾌감에 흥분하여서 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포인트가 어디인지 좋아하는 체위는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파악하면서 하는 섹스의 우위에서 얻는 정복적인 쾌감보다는 그녀와 함께, 아무것도 속일 것 없이 실오라기 하나 속일 것 없이 다 드러내 놓은 채로 그녀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더 큰 쾌감을 얻었다. 그러기에 평소에 하던 수많은 동요 가곡 민요 팝송 교가 대중가요 등등의 노래나 띠용띵띵 같은 잡생각없이 오직 그녀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만 집중하였기에 첫 사정은 평소보다 조금 빨랐다. 물론 그녀의 보지 속이 정말 뜨겁게 옥죄어 오는 것에도 그 이유가 있었다는 핑계를 대고 싶다..
"헉헉 사..사랑해"
사랑해 말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쌀거 같다. 싼다. 죽인다. 안에다 쌀게. 밖에다 쌀게. 등등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엉치뼈 밑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사정의 기운이 뿜어져 요도 끝까지 도달하려 하였기에 슬며시 몸을 떼어 내려고 했는데 내 몸 구석구석을 만지며 내 근육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있던 그녀가 문어가 달라붙듯이 더 강하게 나를 껴안아 오는 것을 보고 그녀의 행동의 의미가 안에다 해도 괜찮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뿐이다.
몸의 언어는 말의 언어보다 더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었다.
똘이병의 정액 박격포가 발사되었다. 시원하게...
그 쾌감은 평소에 클럽에서 만난 원나잇 아가씨들과의 섹스에서 노래 십수곡을 부르며 꾸욱꾸욱 참아서 신기록 달성이라면서 싸대던 때보다 훨씬 더 큰 쾌감이었다.
"하아~ 하아~ "
"하아~ 하아~ 하아~"
후희... 싸고 나면 그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아직 절정을 느끼지 않았다. 평소보다 더 큰 쾌감에 보답하듯이 아니 보답이라는 용어 자체가 평소에 원나잇녀보다 먼저 느껴버렸을 때 미안한 마음에 하는 애무를 지칭하는 것이니 다른 용어를 찾아야겠지만 서도... 좌우지간 그녀에게도 절정을 내가 느낀 만큼 그녀도 느끼게 해줄 필요가 있었다. 천천히 똘이병이 완전히 힘이 빠질 때까지 결합한 채로 부드럽게 그녀의 온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꼬옥 안은 채로 바로 침대 머리맡 탁자에 있는 물티슈를 뽑아다가 손가락 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그리고 특히 그녀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액까지 천천히 부드럽게 닦아 주면서 닦은 부위는 바로 뜨거운 키스를 해갔다. 평소와 다르게 발을 애무할 때도 그다지 거부감은 없었다. 물론 물티슈로 닦아 놔서 그런 점도 있었지만.. 여하튼 그녀의 발가락 사이사이를 혀로 간지럽히고 역순으로 올라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샘을 향해서 발목을 거쳐 종아리 오금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을 키스하면서 올라갔다.
다시금 촉촉해지고 있었다. 아니 뜨거워지고 있었다. 천천히 혀로 입구에 클리토리스를 좌로 돌리면서 5번 우로 돌리면서 5번 가로 질러서 수많은 종횡 대각선 직선 곡선 기하학무늬를 그리면서 굴리다가 살짝 깨물었다. 아..진짜 살짝... 그 다음 혀를 더 길게 내빼어서 그녀의 샘 입구의 살을 벌리고 깊숙이 집어넣었다. 마치 똘이병을 삽입하듯이 살짝 코가 막혀서 숨이 쉬기 곤란한 지경까지 집어넣은 다음 숨을 꾸욱 참고 혀를 맹렬하게 돌려대고 찔러대었다. 이럴 때는 평소에 자주 하는 사자 자세가 정말 도움이 되었다.
"하아~ 하앙~ 흐응~"
그녀의 숨소리에 다시금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손이 내 팔목을 잡아왔다. 그만 두라는 제스쳐가 아닌 위치의 변경 그러니까 69자세를 취해 달라는 신호였다. 평소의 나라면 왠지 풀이 죽어있는 똘이병을 여자에게 보여주는 것은 왠지 창피했다. 남자의 자존심은 빳빳히 서있는 좃대에서 나오는 것인데 그 좃대가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왠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기에 절대 사정 후 69를 하지 않았지만, 그녀라면 그녀에게는 왠지 창피한 듯한 모습도 아니 내 모습의, 가면을 쓴 내 모습이 아닌 그냥 나 자체로의 내 모습을 모두다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천히 그녀의 보지 깊숙한 곳을 찔러대던 혀를 빼내어 클리토리스를 핥으면서 풀 죽어 있는 똘이병을 그녀에게 향하게 몸을 움직였다.
생소한 느낌이었다. 기절해 있는 똘이병을 누군가가 천천히 숨을 불어 넣고 혀로 간지럽히고 이 말썽만 일으키는 고문관 놈을 살짝 머금으면서 요도와 귀두와 몸체 사이를 혀로 살살 간지럽히고 붕알...을 부드럽게 손으로 만지작거리다 어느 순간 입으로 머금어서 주름을 펴는 듯이 쭈욱 잡아 당기는 그 느낌.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똘이병과 붕알에 자극을 당하면서 그녀의 보지에 대한 커너링구스에 집중하기는 힘들었지만 그 생소한 느낌 생소한 기분 자체가 참 좋았다. 생소한 자극에 똘이병은 금방 회복하였다. 처음의 그 단단한 돌도 때려부술 듯한 기세의 단단함은 아니었지만 제법 굳세게 일어났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자세를 잡아갔다.
"사랑해"
그녀의 요구대로 오늘 섹스에서는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똘이병을 찔러 넣으면서 어때 좋아? 어디가 어떻게 좋아? 보지가 벌렁벌렁해? 보지가 씹창나는거 같아? 간질간질해? 가슴 빨아줘? 겨드랑이에서 느껴? 왼쪽으로 찔러 넣어야 느껴? 아님 이렇게 털어 넣으면서 돌려줘? 이렇게 하면 느껴? 보지가 쫄깃쫄깃한데? 가슴 너무 이쁜걸 자연산이야? 등등 온갖 자극적인 말을 하면서 할 필요가 없었다. ‘사랑해’ 라는 말이면 충분해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분이 되었다. 살짝 덜 단단한 똘이병을 잡아서 그녀의 뜨거운 보지 안에 삽입하였다. 이미 뜨겁고 촉촉한 기운을 머금고 있던 그녀의 보지는 살짝 힘이 덜 들어간 똘이병을 무리 없이 빨아들였다.
다시 처음처럼 한치도 빈틈없이 꼬옥 붙은 채로 진한키스를 했다. 숨을 쉬기 곤란해서 서로 잠시 입을 떼면서 깊은 숨을 몰아 쉬어야 할 정도로 한참을 그렇게 삽입만을 한 채로 한참을 키스하다가 보니 어느새 똘이병이 처음의 그 단단함을 회복하였다는 보고를 하였다.
"이!병! 똘!똘!이! 체력 회복하였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이!기!자!"
‘이런 고문관 색히....오늘의 목표는 이기자가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느끼는 것이다. 절대 호승심이 넘쳐서 뻘짓 하는 일이 없도록 알겠나?’
‘네~~~엡!’
이 고문관색히를 믿긴 어렵지만 내 새끼인 것을 어찌하겠나? 그냥 믿는 수밖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린아이를 재우기 위해 안고 달래는 어머니들의 흔들거림처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진한 키스를 하던 입술을 떼어내고 어머니 품에 안긴 아이의 옹알이같은 뽀뽀를 시작하였다. 눈썹 눈꼬리 이마에 3번 콧날 콧잔등 인중 입술 입꼬리 왼쪽 볼에 3번 오른쪽 볼에 3번 턱 왼쪽 턱라인따라 3번 한 다음 왼쪽 귓볼에 한번 그리고 다시 턱라인을 따라 뽀뽀하면서 오른쪽 귓볼에 한번 한 다음에 살짝 깨물으면서 뜨거운 숨을 불어 넣으며 뜨거운 기운을 회복한 똘이병을 천천히 박아대면서 속삭였다.
"사랑해"
같은 박자로 허리와 엉덩이 근육만을 이용해 똘이병을 움직이면서 입술을 두텁게해서 목 오른쪽 라인과 어깨선 쇄골라인을 따라 왼쪽 어깨선 목을 머금으면서 왼쪽 어깨를 살짝 깨물으면서 허리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그녀를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이었지만 그녀의 쾌감을 이끌어 내고 싶은 그녀과 쾌감을 느끼는 순간을 공유하고 싶은 느낌에 전에 없는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자극을 주는 그 보지의 느낌을 충실히 음미하면서 그녀에게도 자극과 쾌락을 주기 위해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허리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흐응 흐응 하아 하앙"
살짝 이전의 섹스와는 달랐다 아니 지금까지 내가 해온 어떤 섹스와도 달랐다. 나는 어떤 자세의 변화도 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계속 그녀를 껴안은 채로 허리와 엉덩이 근육만을 움직였다. 쾌락을 쫓는다기보다 그녀를 느낀다는 생각으로 그저 그녀를 꼬옥 끌어안고 한치의 틈도 없이 그냥 꼬옥 안은 채로 움직였다.
그녀의 온몸이 뜨겁게 느껴질 때 그녀의 보지에서 뜨거운 샘이 넘쳐흐를 때 그녀의 입에서 나직하면서도 뜨거운 긴 한숨 소리가 흘러 나올 때에도 그냥 꼬옥 껴안은 채 있었다.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은 자세 때문인지 사정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녀의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두근거려지고 조용해질 때까지 가만히 그녀의 가슴에 귀를 기울이고 꼬옥 끌어안은 채로 있었다.
숨을 고르고 있는데 문득 가슴...아니 얼굴 주변에서 느껴지는 살짝 익숙한 essell 라이트의 담배 냄새가 섹스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나게 했지만 그녀의 숨소리와 심장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너무나 편안해서 그냥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 그 편안함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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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보니 11시였다.
그녀의 숨소리와 심장소리를 듣다가 어느새 잠이 들은 듯 하였다. 살며시 눈을 뜬 내가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냄새였다. 어머니의 김치찌개 냄새 같은 맛있는 냄새가 자취방에 가득하였다. 어제 저녁의 우렁각시가 이번에는 요리 솜씨를 발휘한 듯 하였다. 눈을 뜨고 방을 둘러 봤지만 그녀는 집에 가버린 듯 없었지만 대신 맛있는 냄새를 남기고 갔다. 가스렌지 위 작은 냄비에 맛있게 끓여진 김치찌개가 살짝 식어 있었다. 편의점 가기 전에 밥을 먹고 가라고 배려해놓은 듯 했다.
"흐음 쳇 그러면 어제 우렁각시 해줄 때 이왕이면 속풀이 해장국도 끓여주지 왜 오늘 끓여준담..."
흐흐 아직 난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 이런 배부른 소리를 지껄이다니...
행복했다. 배부른 행복. 맛있는 행복. 지연이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다.
[김치 찌개 짱 맛있다 낼은 더 맛있는거 해줘^^]
흐흐 아직 난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 이번에 해준 것만도 고마운데 내일은 더 맛있는걸 해달라니...
간만에 든든하게 먹고 편의점을 가기 전에 간단한 샤워를 하고 나왔다.
식후 샤워땡을 하기 위해 담배를 꺼내었는데 없었다. 분명 돗대가 남아 있었는데....그녀가 피웠나보다.
편의점에 도착해서 이것 저것 인수인계 받고 정리하고 청소하고 보니 어느새 1시였다.
슬슬 사람이 없을 시간 또 다시 여러 가지 잡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와의 몸으로 한 대화 같은 아주 시간 보내는데 더없이 좋은 그런 야한 생각과 그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딸랑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손님이 들어왔다.
트레이닝복 뒤에 달린 후드를 깊게 눌러 쓴 그 사람은....지연이었다.
"지연아"
후드를 깊게 눌러 쓰고 고개를 숙인 지연이의 낯빛은 굉장히 어두워 보였고 목소리는 살짝 잠긴 듯 하였다.
"오빠...."
"지연아 왜 그래? 어디 아파? 무슨 일 있어?"
"오빠....아...아니"
"무슨 일 있어 보이는데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오빠....흑...오빠..."
"지..지연아? 울어?"
"흑...아..아니..오빠...오늘 밥 사주기로 했자나. 오늘 안 사줬으니 내일 사줘...응? 흑흑"
"어어 그럴께 그것보다 무슨 일이야 진짜 괜찮아?"
"흑흑..진짜 괜찮으니까 내일 꼭 사줘야 해 알았지? 꼭! 흑흑"
"어어 꼭 사줄께 그러니깐 진정하고 왜 우는지 얘기 좀 해봐 무슨 일이야?"
"흑흑흑...아냐 그냥 좋아서 그래...오빠 나 사랑하는거 맞지? 흑흑"
"어 사랑해 진짜로 사랑해 그러니까 진정하고 얘기해봐 응?"
얼른 카운터에서 나가 지연이를 안아주고 토닥이면서 어르고 달래주면서 왜 우는지 물어보았지만 지연이는 그냥 훌쩍거리며 울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참 어려웠다. 난감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고 도대체 왜 우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고보니 지연이는 정말 종잡을 수 없었다. 복잡하였다. 청순미의 극치를 보여주던 편의점 아침 6시의 모습, 손가락으로 겨우 담배를 가리키고서는 부끄러워하는 모습, 친하게 되자 터지기 시작한 그녀의 신나는 따발총 수다의 활달한 모습, "치~ 치~ "거리며 튕기지만 순진함과 순수함이 가득 찬 몸짓으로 살짝 떨리면서 안기고 키스하는 모습,
그리고 클럽에서 보여준 섹시한 모습, 가슴 떨리게 흥분되게 하는 춤추는 모습, 다리를 꼬고 앉은 채로 카운터 앞 의자에 앉아 긴 손가락으로 담배 끝부분을 위태위태하게 잡고서 길게 연기를 내뿜는 모습, 침대 위에서 불타오르는 야한 모습,
그리고 지금처럼 비 맞은 작은 새마냥 바들바들 떨면서 내 품에서 훌쩍이고 있는 모습
오늘 그렇게 분명하게 사랑을 확인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품 안에서 울고 있는 모습이 얼핏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하지만 이런 종잡을 수 없이 복잡한 그녀를 이해해주는 것이 바로 사랑 아닐까?
내 품 안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작은 새의 은은한 체리향을 느끼며 꼬옥 끌어안은 채로
그녀에 대한 사랑, 나는 바보가 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모든 것을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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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저녁
중요한 자리였다. 첫 데이트다운 데이트. 할 얘기가 무척이나 많은 자리.
서로가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는 이야기가 나올 자리.
때문에 얘기하는데 방해 받지 않을 조용한 레스토랑을 골랐다.
연한 화장을 하고 평소 편의점 아침에 올 때처럼 머리를 잘 정돈해서 묶은 지연이와 핑크색 원피스 그리고 자수정 목걸이는 무척 잘 어울렸다. 그녀의 핑크색 원피스는 그 클럽에서 그녀를 처음 만난 그때의 그 옷.
천사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마녀일 때의 매력을 뽐내기 위한 센스있는 차림.
당연히 흥분될 수 밖에 없었다.
"와~ 여기 분위기 엄청 좋다. 와~ 야경 너무 예쁘다~"
"좋아? 마음에 들어? 다행이다."
"응. 너무 맘에 들어. 그런데 오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아니야. 나름 데이트다운 데이트 한번도 못 했었자나. 사실 그 목걸이 여기서 걸어주려고 했었는데"
"이거?"
지연이가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집어서 들어 보였다.
지연이의 손에 걸린 자수정 목걸이가 살랑살랑 흔들린다.
그것의 흔들거림을 보자 토요일 새벽 모텔에서 있었던
그녀와의 섹스 도중 출렁이던 목걸이의 흔들림이 생각나 버렸다.
새하얗고 길다란 목과 누워있어도 풍만했던 가슴 사이에서 좃질의 반동에 따라 흔들리며
이내 목으로 밀려올라 가서 목 위에서 격렬하게 출렁이던 그 환상적인 목걸이의 춤.
솔직히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그냥 마녀라고 생각하고 섹스를 했을 때는 뭐 그냥 그저 그런 수많은 골뱅이들과의 섹스와 그닥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그 섹스가 천사인 지연이와 했다고 생각하자 일요일 새벽의 섹스는 내 기억에 남는 굉장한 섹스로 바뀌었다. 특히 천사와 마녀라는 상반된 이미지의 매력적인 여자 두 명이 같은 여자라는걸 알았을 때,
지연이의 진심이 천사인지 마녀인지 헷갈려 하고 있을 때, 그 섹스는 마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어 버렸고 할 때는 그저 그랬던 섹스가 고민과 고뇌를 거듭할 수록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점점 상상에 상상이 더해져 도저히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다.
어제의 섹스가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얌전한 섹스였다면 토요일 새벽의 섹스는 성적 매력이 충만한 성적 흥분만을 위한 최고의 섹스가 되어 버였다.
"오빠 뭘 그렇게 빤히 바라봐..부끄럽자나"
"아..아니 목걸이 본거야"
"치~"
목걸이를 본 것인데 지연이는 가슴을 보았다고 오해한 듯 하다.
참나 이 건전한 도시남자를 뭐로 보고...
그런데 "치~" 할 때의 미소. 그녀가 마녀일 때 짖는 썩소..또다시 일요일 새벽에 있었던 섹스가 생각나 버렸다.
큰일 났다. 지연이의 천사일 때의 미소도 분명 매력적이지만, 마녀일 때의 미소 또한 매력적이다. 아니 섹시했다.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아니 더 확대되어서 재생산 되는 육체에 맞닿음의 물결. 섹스의 기억, 섹스에 대한 상상, 상상이 망상으로 망상이 욕망으로 점점..커져갔었다.
"오빠네 옥상도 멋졌어"
"하하 거긴 100만불 짜리 야경이라서 아무한테나 보여주는데 아닌데 특별히 너한테만 보여 준거야"
"치~ 입에 발린 소리 한다."
"진짜야 지연아...나한테 지연이 너는 특별해"
"오빠......나 미소말고 또 어디가 좋아?"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 신호인가? 내가 먼저 스타트를 끊고 싶었지만 저놈의 목걸이와 미소 때문에 선공 기회를 놓쳐버렸다. 그녀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의 대답.
사실 "섹스" 라고 말할 뻔했다.
지연이의 천사표 초승달 미소를 제외하고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사실 "섹시함" 이었다.
클럽 죽순이답게 그녀의 춤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같이 춤을 춰본 죽돌이로서 단언하건데
그녀의 춤은 당장 옷을 벗고 헐레벌떡거리며 달려들 만큼 남자를 당기는 구석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침대에서의 스킬은 남자를 자신의 매력에 빠기게 하는 섹시함이 있었다.
남자의 흥분을 최대한 짜내는, 남자를 참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남자를 조루로 만들어 버리는
그 매력에 빠진 남자의 좃은 좃물을 금새 짜내고도 다시 벌떡 서버리게 할만큼의 관능미.
말로는 설명 못할 몸으로 느끼는 매력.
그녀의 그 매력을 생각하자. 민망하게도... 서버렸다.
참 이렇게 앞뒤 사정 못 가리고 서버리는 똘이병을 볼 때마다
살짝 "이놈의 고문관 새키 이러니 니가 고문관이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놓고 "섹시함"이라고 하면 민망한 이 고문관 똘이병의 상태를 알리는 것 같아서 돌려서 이야기 하기로 했다.
"지연이랑 이야기 하면 활기차. 생기가 넘쳐. 에너지가 재충전 되는 느낌이야. 너는 나의 에너지♬~"
"치~"
분명 그녀는 천사일 때나 마녀일 때나 언제나 활발하다.
천사일 때의 지연이가 밝은 햇살같이 말과 미소를 통해 활발하다면
마녀일 때의 그녀는 그 몸짓, 춤을 출 때나 섹스를 할 때의 그 몸짓 하나하나가 활발하다.
활발하다 못해 그 활기를 옆으로 주변으로 퍼트려버린다.
그리고 지금의 지연이는 마녀로서의 매력을 천사일 때도 퍼트릴 모양인 듯 했다.
그리고 여기..그 활기에 전염된 한놈...똘이병이 또다시 끄덕인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살짝 테이블을 당겨 앉았다. 이 개념 없는 똘이병이 바지에 탠트를 쳤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가 살짝 민망했다.
마침 그때 메인디쉬가 나왔다. 휴~~
"오빠 잠깐만 이거 사진 찍자."
"에? 뭐를? 이거?"
"응 너무 예쁘자나 찍어다가 싸이에 올려야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먹는걸 왜 찍는건지...하지만 어제 다짐하지 않았는가? 뭐든지 이해해 주기로
아직 민망하게 서있는 상태인 나에게 이쪽으로 건너와서 나란히 앉아서 사진 찍자고 하는 지연이에게 사정사정하면서 겨우 말렸지만 결국 지연이가 건너와서 나란히 음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말았다.
휴...무슨 제사상 차리는 것도 아니고, 먹는 음식 앞에서 몇 분째 이러고 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어제 다짐하지 않았는가? 뭐든지 이해해 주기로...
한참 사진이 잘 찍혔는지 확인하고 같이 사진을 보면서 웃어주기까지 한 다음에야 겨우 먹을 수 있었던 스테이크의 맛은......돈이 아까웠다. 아니 맛있는데 이 가격을 내고 먹을 정도로 맛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어머니가 해주시는 막 담은 김치에 된장이랑 그 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양념을 그때그때 사정 봐가며 풀어서 삶은 돼지고기 수육이 더 맛있게 느껴졌었다.
"어때? 맛있어?"
"응! 오빠 여기 너무 맛있어."
"입맛에 맞는다니 다행이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간단한 대화, 주변의 신변 잡기들, 아니 핵심을 피해가는 말들, 농담 따먹기.
사실 나는 지연이의 매력에 전염된 그 어떤 놈을 진정시키느라 곤욕을 치루는지라 다른데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무언가 미적지근한 아니 확실하게 못을 박고자 하고 시작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는 그렇게 흐지부지 끝이 났다.
아니 어떤 것을 못을 박을지를 결정 못했다고 하는 것이 더 명확할 것이다.
사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 나오면서 지연이에게 마녀로서의 그녀에 대해 이야기하러 나왔었다.
그런데, 남자의 마음도 갈대인가? 굳이 그럴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괜히 그런 이야기해서 겨우 진정된 둘 사이의 따귀 한마당을 다시 끄집어 낼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도 못한다는 불안감도 있었고,
"마녀의 매력도 그녀의 일부분이다. 사랑한다면 지연이의 모든 면을 감싸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더 올바르지 않겠는가?" 하는 자기합리화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아니 더 사실대로 이야기 하자면 섹시한 매력의 마녀 지연이가 좋았다. 물론 천사로서의 매력이 마녀로서의 매력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아니다. 그녀의 매력이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현모양처
굉장히 낯익은 이 단어의 뜻은 남자의 로망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그런 단어이다.
무슨 이야기이냐 하면은 "현모양처"에서 "현모"란 낮에는 현숙한 어머니의 역할을 하고, "양처"는 밤에 올바른 처의 도리, 그러니깐 낮에는 얌전한데 밤에는 요분질을 한마디로 지아비를 만족시키는 그것, 섹스를 잘하는 여자를 의미한다.
내 심정이 그러하였다. 현모양처를 눈앞에 두고 굳이 양처를 잘라내라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매력의 반을 뭉텅 잘라내서 내가 얻을게 무엇이 있겠는가? 굳이 여러 매력이 어우러진 그녀를, 여러 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한데 묶인 화려한 꽃다발 같은 그녀에게서 안개꽃만 놔두고 장미꽃을 버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생각의 흐름이 어디까지나 지연이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행위임을 마음속으로 여러 번 강조하면서 합리화 하였다. 나는 어디까지나 여자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에 이러는 것이라면서 너무도 이기적이고 지극히 남자다우면서 완전히 마초다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단지 고민하고 것이 있다면 요조의 매력, 장미의 그 빠알간 불꽃 같은 열정의 매력과 향기가 오직 나를 향한 것이었으면 한다는 이기적인, 지극히 남자다운, 너무나 마초다운 발상. 그 발상을 어떻게 지연이에게 설명하고 이해 시키느냐 하는 것.
그리고 그 설명의 방법을 "섹스"로 생각하는 것 역시 너무도 이기적이고, 지극히 남자다우면서, 완전히 마초다운 것이었다.
연인이 된 남자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데이트? 여자의 마음?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것들? 로맨틱한 이벤트?
아쉽게도 남자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들은 그런 로맨틱하고는 거리가 멀다.
남자의 연인에 대한 생각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첫째는 섹스, 두번째는 스킨쉽, 세번째는 진도.....그렇다. 사실은 "섹스" 생각뿐이다.
로맨틱한 말들은 어떻게 하면 빠르게 여자의 마음을 안심시키고 만질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고
로맨틱한 행동도 어떻게 하면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며
로맨틱한 이벤트도 어떻게 하면 빠르게 자빠뜨릴 수 있을까 하는 궁리에서 나온 것을 뿐.
남자들은 연애를 하는 자신을 수많은 미사여구로 로맨틱하게 포장하지만 결국은 목표는 단하나. "섹스"
그리고 이미 섹스를 한 상대와의 로맨틱한 데이트는...섹스를 한번 더 하고 싶다는 신호일뿐이다.
물론 그것이 아니라는 변명을 운명이라는둥, 영혼의 끌림이라는 둥의 양념을 하지만
로맨스로 포장하고, 사랑으로 치장한다고 해도 그 남자라는 XY염색체의 동물은 그 생물학적인 본능,
그 옛날 수렵채집시대의 생존과 종족 번식에 대한 욕망의 유전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레스토랑에서 나온 이후의 내 행동은 지극히 동물적 감각의 욕구에 충실하였지만
동시에 범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인간에 존재 아니 남자의 존재 이유에 합당하였으며,
또한 남자의 삶의 목표, 존재의 이유에도 일치하였다.
그 동안 모은 카드 할인에 이통사 제휴에 별의별 생쇼를 해도 경제적 타격이 큰 매우 훌륭하고 비싼 저녁식사의 화룡정점을 찍기 위하여 자연스럽게 담배를 꺼내었다. 식후땡은 매우 근사하다. 특히 이렇게 비싼 음식, 육류 섭취후의 식후땡은 매우 근사하다.
"우웅 피지마 몸에 안 좋아"
"에?"
"...냄새 싫단 말야"
뭐지? 자기도 담배 피면서 어젠 담배 냄새 실컷 풍기면서 잘만 섹스....아하. 한번 야한 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머리는 무엇이던지 그쪽과 연관 짖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지연이가 담배를 피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지연이가 어떤 행위 아니 정확히 말해서 키스와 섹스를 할 때 자신의 몸에서 나는 담배냄새가 부끄럽고 나에게서 나는 담배냄새가 싫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야한 소재는 놓치지 말고 써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에? 으흐흐흐..언제 냄새 나는데? 우음? 언제~?"
"...치~ 저리가"
"으흐흐흐 언제 냄새 나는데? 그걸 알아야 안 피지 그렇지 않으면 펴버린다~"
"치~~ ......키..키스할 때"
얼굴을 잔뜩 붉힌 채로 이야기하는 지연이의 매력은 참 신비로운 것이었다. 어제 그 뜨거운 사랑의 확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키스 이야기 만으로도 얼굴을 수줍게 붉히는 지연이의 매력에 나는 자연스럽게 손에 깍지를 끼고 걷기 시작하였다. 깍지 껴 잡은 손과 손사이가 충분히 따뜻해지고 수분이, 땀이 어느 정도 배었다 싶었을 때부터는 살짝 잡은 상태로 검지손가락만 구부려 그녀의 손바닥을 살살 긁었다. 애무=섹스를 하고 싶다는 신호. 은밀하면서도 가벼운 그래서 당하는 상대는 에이 뭐 이정도야 하고 허락하는 그런 약한 애무.
한참을 그 손바닥 자극에 집중하면서 걸었다. 손바닥을 자극할 때마다 살짝살짝 떨리는 지연이의 손을 잡은 채로 향한 곳은 와인바였다.
"술"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자 최악의 발명품. 어느 특정 종교에서 술을 악마의 물로 표현하면서도 포도주는 허용할 수 밖에 없었던 정말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유혹. 그 유혹을 마시기 위해, 아니 그것을 마시게 해서 취하게 하기 위해, 아니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그것을 마시게 해서 취하게 한 다음에 나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와인바로 갔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은 요상한 이름의 와인을 시키고 테이블 건너에 앉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전체적으로 살짝 어두우면서 붉으스름한 색의 조명이 그녀의 얼굴을 살짝 섹시하게 보이게 하고 있었다.
"하아~ 오빠 여기 비싼거 아냐?"
"으응 아냐아냐~ 걱정마시고 분위기를 즐기시죠 공주님"
"치~"
두리번거리며 가게 분위기를 살피는 그녀를 보면서 살짝 옆자리로 이동하였다. 반달 같은 눈으로 웃음 지으면서도 "뭐야?"라는 듯 살짝 경계하는 눈.
"어 저기"
초고전 수법. 경계심을 풀기 위한 살짝 유치한 장난부터 시작해 들어갔다. 고개를 돌린 사이에 손가락을 지연이의 볼 옆에 댔다. 역시나 내가 가리킨 방향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지연이가 다시 고개를 제자리에 돌렸을 때 내 손가락이 지연이의 볼을 찔렀다.
"치~ 뭐야 유치해 치~"
"크히히 재밌자나"
와인을 두어잔쯤 마셨을 때. 지연이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모습이 조명과 어우려져 너무나 이뻐보였다. 급격히 키스를 하고 싶은 욕구가 무럭무럭 생겨났다. 하나둘셋! 하고 기습키스를 날려야지 하면서 살짝 어제와는 다르게 경계심이 가득해 보이는 지연이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그 때 울린 핸드폰 진동 소리. 주머니를 뒤적거려서 꺼내든 핸드폰 액정에는 모르는 번호가 찍혀있었다.
아 또 "고객님 사랑합니다." 같은 어이없는 기계음이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대출해 드립니다." 따위의 멘트가 나올 것 같아서 그냥 종료 버튼을 눌러 버렸다. 중요한 전화라면 다시 올테고, 그것이 아니라면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지연이에게 키스할 생각에 괜히 재촉하는 사람없는데 마음은 바빴다.
"어? 오빠 왜 안받아?"
"모르는 번호던데? 뭐 보나마나 [대][출][상][담]이나 그런 거겠지 뭐 전화비 아까워"
"중요한 전화일지도 모르자나?"
"중요한 전화면 다시 오겠지 뭐"
"흐응 이리 줘봐"
지연이가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으려는 핸드폰을 뺏으려는 듯 살짝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서 손을 뻗었다.
기회다!
"어허 어디 남의 핸드폰을 함부로 볼려구"
"어? 치~ 우리가 남이야? 줘봐~ 한번 보게"
"어허~"
핸드폰 쥔 손과 몸은 최대한 지연이의 반대쪽으로 빼면서 놀고 있는 손은 살짝 지연이의 허리를 잡았다. 여전히 핸드폰에 정신이 팔린 지연이는 눈치채고 있는지 아니면 눈치채지 못하였는지도 모르지만 어느새 자세는 지연이가 나를 덮치는 듯한 포즈가 되어 버렸다.
"치~ 빨랑 줘봐~ 응?"
"내꺼만 보는게 어딨냐? 니꺼도 보여줘 핸드폰 어딨어? 어디 보자~"
오늘 그녀가 입고 온 원피스에는 핸드폰이 없어 보이는게 확실했지만 핸드폰을 뒤진다는 핑계로 살살 더듬었다.
"어머 아이~ 치~"
은근슬쩍 만진 엉덩이. 그리고 은근슬쩍 일어난 똘똘이. 은근슬쩍 껴안고 있는 걸 깨달은 지연이.
지연이는 그제서야 살짝 몸을 바로 하고는 핸드백을 뒤적거려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주었다.
"자! 이제 오빠꺼 줘"
쳇~ 좀 더 끌었어야 하는데.
"자! 뭐 볼게 있다고 그렇게 보려구 해"
뭐 이미 지워서 정리한 몰래몰래 찍은 골뱅이들의 술 취해 널부러진 사진 말고는 딱히 찔릴 구석도 여지도 없는 핸드폰이었다. 어떤 여자에게도 번호를 가르쳐준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안심하고 핸드폰을 건네어 준 다음에 지연이의 핸드폰을 열어서 보았다. 그냥 평범한 핸드폰. 문자 목록에는 별 이상한 점 없었다. 친구들과의 안부문자와 [수업 언제 끝나?] 정도? 뭐 딱히 볼거리가 없었다. 통화 목록에는 "동생" "우리집" "친구로 보이는 여자 이름들" 평범한 통화 목록...남자로 보이는 이름은 없었다. 아! 내 전화 번호는 "옵빠♡"로 저장 되어 있는가 보다. 통화 목록에 여러 개 찍힌 이름의 전화 번호는 내 번호였다. 흐음 이렇게 많이 전화를 했었나? 아! 앨범 사진 찍어 놓은거나 봐야겠다는 생각에 앨범을 눌렀다. 비밀번호 4자리를 누르라는 메시지.
"이거 비밀번호 뭐야?"
비밀번호를 묻기 위해 고개를 들었을 때 지연이는 내 전화기 버튼을 긴급하게 연타하고 있었다.
"뭐해?"
"어? 어.. 아 그냥 어디서 전화 왔나하고 보는 거야"
"흐음 수상한데 막 이상한 야한 사이트 들어가 보고 그런거 아냐? 핸드폰으로 그런거 보면 비싸단말야 보지마"
"치~ 내가 오빠같은 줄 아나봐. 아니거든요?"
"흐음..수상해수상해 이리 와봐!
"안돼~ 조금만 더 보고"
기회다!
손에 든 내 전화기를 뺏기지 않으려고 몸을 뒤로 빼는 지연이에게 찰싹 들러 붙어서 뒤로 길게 뺀 손을 접으려는 시늉을 하면서 지그시 몸으로 지연이를 눌렀다. 한참을 티격태격 아웅다웅하면서 어느새 와인바의 소파에 살짝 드러누운 지연이를 덮치는 자세.
조용히...마치 부지불식간에 이런 자세가 된 것을 그제서야 깨달은 마냥 침을 살짝 꿀꺽 삼키는 척도 해가며 지연이를 응시하였다. 한참의 장난스러운 티격거림에서 급격히 조용해진 내 모습을 보고 그제서야 지연이도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참 매력적이었다. 지연이는 참 희한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섹스할 때의 그 선정적인 유혹적인 매력대신 순진하고 순수한 말괄량이 아가씨 같은 매력이 느껴졌다. 다시 한번 지연이의 모든 것을 받아주기로 한 내 결정이 올바른 것이었다는 자화자찬을 하면서 1mm씩의 아주 조심스럽고 은근한 전진. 얼굴을 점점 가까이 해갔다. 입술과 입술 사이가 5cm도 남지 않았을 때. 살포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들려 오는 주변의 소리, 와인바랍시고 들리는 요상한 발음의 잔잔한 리듬의 외국곡, 유리 창문 밖에서 흐미하게 들리는 떠들썩한 술에 취한 사람들의 고함소리, 옆 테이블에서 들리는 어떤 여자의 억제된, 분명 손을 가리고 최대한 내숭 떨며 웃는 듯한 나지막한 웃음소리, 그리고 바로 코앞에서 들리는 그녀의 숨소리, 끊긴 듯 조용하다가 나지막이 내뱉는 깊고 억제된 듯한 숨소리, 그 숨소리를 듣자 그녀가 눈을 감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연이의 숨소리와 체리향과 섞인 와인의 향기가 느껴질 때 눈을 떴다. 지연이는 눈을 감고 있었다. 꼬옥 감긴 눈에 속눈썹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정복감. 모든 저항의 손길을 포기한 사냥감을 바라보는 사냥꾼의 느낌.
정복의 맛을 음미하기 위해 가만히 입술을 포개어 갔다. 체리향의 그리고 와인향이 살짝 감도는 입술의 부드러운 맛을 느끼자 조금 더 그 향기롭고 더 부드러운 맛을 더 느끼고 싶었다. 포개어진 입술을 사이로 살며시 이동하여 윗입술을 살짝 빨면서 혀로 그 맛을 보았다. 조금 더 진하게 느껴지는 향기, 조금 더 부드럽게 느껴지는 맛.
부족하다.
조금더 조금더 맛보고 싶었다. 인간의 욕심에는 한계가 없다. 특히 나라는 인간은 더욱더. 살며시 얼굴의 각도를 틀고 그 맛과 그 향을 조금더 느끼기 위해 입술 사이로 혀를 조금더 과감하게 집어 넣었다. 속눈썹은 이제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고 혀는 그것보다 더 떨리고 있었다. 힘주어 볼을 움추려 그녀의 혀를 빨아 당겨 끄집어 내었다. 난폭하게. 다잡은 사냥감에게 자비로운 사냥꾼은 없다. 특히 나라는 인간은 더욱더.
일주일을 물을 못마신 사냥꾼이 사냥감을 잡기 전에 술로 목을 축이듯 지연이의 침을 삼켰다.
그리고 손은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한 손은 목을 잡고 지연이의 머리를 고정시켜 키스에 집중하고 한 손은 허리를 강하게 움켜서 끌어 잡아당겼다. 강하게 압박되는 하복부. 느껴질 수 밖에 없는 똘똘이 이병.
"하아~"
똘이병을 느낀 것일까? 지연이가 살짝 키스에 열중하던 입을 떼어 내면서 나를 살며시 밀치는 기색을 보였다. 지연이의 입에서는 단내가 물씬 풍기는 와인향과 체리향이 섞인 깊고 달콤한 한숨 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절대 거부의 표현이 아닌 은근한 수락의 몸짓. 더 강하게 허리를 끌어 안으면서 더 농염한 키스를 시작하였다.
이 정도면 되었다.
와인바. 아무리 구석진 자리의 깊숙한 소파라고 하여도 이곳은 공공장소 노출된 곳. 나의 의사는 명확히 전달 되었다고 생각됬다. 내 의사는 똘똘이 이병이 너무도 명확하게 전달하였을 것이다. 단지 걱정이 되는 것은 지연이의 의사. 하지만 그것도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처음이 어려운 것이지, 한번 열린 곳간은 다음에는 더 쉽게 열린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연이는 나의 의도대로 스킨쉽에 너무도 쉽게 응해주었다.
살며시 허리를 끌어 안은 팔을 풀면서 키스하던 입술을 떼어내고, 마치 처음부터 눈을 뜨지 않았던 것처럼 눈을 감고서 가벼운 키스를 얼굴 이곳저곳에 살며시 하였다. 볼, 이마, 코, 눈썹, 귓볼,,,사랑한다는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마치 방금 전의 무자비한 사냥꾼 같은 스킨쉽은 의도하지 않았었던 것처럼, 사실은 너를 너무 사랑해서 참지 못하고 강하게 했지만 너를 지켜주고 싶어서 중간에 자제한다는 뉘앙스의 로맨틱으로 포장하기 위해서 최대한 느리고 가볍게 충분히 키스한 후에 살며시 끌어안았다. 멘트 날릴 타임.
"사..랑..해"
"......."
"너무 예뻐서 참을 수 없었어..진짜 겨우겨우 참았다."
"치~ "
떡밥은 다 풀었다. 이젠 거둬들일 차례.
와인바를 나서면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지연이의 허리를 안고 있는 내 손은 온갖 상상의 시작을 위한 전주곡을 펼치고 있었다. 살며시 허리에 얹은 손은 살며시 쓰다듬다가도 세게 움켜쥐고 확 끌어안고 다시 풀어주고 마치 클럽에서 춤을 추듯 움직이고 있었다.
지연이의 허리를 꼬옥 끌어 안은 채로 향한 곳은 당연히 내 자취방. 자취방으로 향하는 동안 계속 지연이에게 말을 걸었다.
자취방 방문 앞까지 아무런 저항 없이 따라오는 지연이, 그래서 허락의 의미로 생각했다. 여느 남자와 마찬가지로 섹스 성공을 눈앞에 둔 상황, 뭐 다른 생각의 여지가 없었다. 그저 지연이의 행동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연이의 자그마한 행동에도 큰 의미를 부여해 가면서 지금의 지연이가 섹스를 허락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예측하느라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
내 손을 잡고 쭈뼛쭈뼛 들어오는 지연이는 내가 침대에 앉아 어쩔 줄 몰라 하며 시선을 회피하고 있었다. 나는 지연이의 행동이 아니 오늘 데이트에서의 모든 행동이 어제의 그녀가 말한 "여자다운게 좋죠?" 라는 질문의 영향. 그러니간 여자다운 "척" 한다고 생각했다.
"오...오빠 노래 들을까?"
그녀의 행동이 여자다운 "척"하는 것이라면 받아줄 용의가 있었다. 나는 관대하니깐~~
그래서 그녀의 행동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어제와는 다르게 알아서 분위기를 끌기 위해 노래까지 알아서 틀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응 그래 지연이가 생각한 제일 야한 노래로 부탁해요~"
"치~ 뭐야 늑대"
"크크크 내가 늑대면 댁은 여우 여우겠네 크크. 이봐요 여우양 녹차 드실라우?"
"치~ 누가 여우야...
"크크 저 눈 치켜뜨는거 봐 여우 맞구만 크크 이봐요 여우양 녹차 드실거유?"
"응....노래 메탈리카로 튼다?"
"뭐야 헐~~ 여우양 메탈리카가 제일 야하면 건즈엔 로지스는 아주 그냥 포르노를 뛰어 넘는거야??
흐음 여우양 너무 야한거 아냐?"
"치~~ 이씨~~ 놀리지 말구"
메탈리카 노래를 틀고서는 계속 힐끔힐끔 내 눈치를 보며 경계하는 지연이를 보자 웃음이 나왔다.
여자다운 행동이라 어제 그 화끈한 모습을 보이고서 하는 저 내숭 100%의 행동은 확실히 여자다운 행동이었다.
"여우양 왜 이렇게 저를 힐끔힐끔 훔쳐보신데? 늑대군이 너무 잘생겼나?"
"치~ 웃겨 "
녹차를 가득 채운 청자 주전자와 셋트로 된 작은 찻잔을 들고서 씨디 플레이어 앞에 앉아서 잔뜩 경계하고 있는 지연이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주춤주춤 거리를 두는 지연이의 모습에 그냥 웃음이 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