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그네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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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젊은 가정부.
"와와!맛있겠다!"
"많이 먹어.은수학생."
은수는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저녁상을 보며 박수까지 치면서 좋아했고,미진은 그런 은수를 보며 미소를 지
어 보였다.
"오빠오빠!이거 오빠가 좋아하는거잖아.그치?"
"아..응.그래.."
은수는 싹싹한 성격답게 준후의 밥위로 생선 한점을 얹어 주었고 준후는 대충 대답하고는 그것을 입에 밀어 넣었
다.밥을 먹으면서도,준후의 의식은 미진에게로 가있었다.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저번에 목격한 미진의
행동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뭘 그리 생각하니?"
몇분동안 계속 씹기만 하는 준후를 보며 은채가 살짝 그의 팔을 건드렸다.준후는 깜짝 놀라 고개를 저어보였다.
"아..아냐."
은채는 너무나 청순한 눈망울을 빛내며 아직도 멍해져 있는 준후를 바라보았다.
"무슨일이 있나?"
착한 은채에게는 그냥 넘겨버릴 일이 아니었다.늘 준후는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알수없는 아이긴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뭐에 홀려버린 사람처럼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은채는 귀 밑으로 내려오는 머리칼을 살짝 뒤로 넘기며 준후의 눈치를 보았다.그녀는 이 집안의 어머니나 다름
없었다. 큰언니인 은하는 도통 집에 정을 붙이지 않으니,차녀인 자신이 동생들을 돌볼 의무가 있다고 늘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요새 이 아이 좀 이상해."
언제부터인가,준후의 눈빛이 약간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그리고 딱 집어 이유는 알수 없지만
그런 준후를 볼때마다 늘 묘한 감정에 휩쌓이기도 했다.
"밥 더먹고 싶으면 말들 해~"
미진은 살짝 웃으며 부엌의 여기저기를 행주로 닦기 시작했다.준후는 밥을 먹는둥마는둥 하며 그런 미진을 계속
해서 바라보았다.
이제보니 정말 썩 나쁘지 않은 몸매같았다.원피스 위로 앞치마를 둘러 확실히는 알수 없지만,윗부분이 봉긋하니
볼륨도 뛰어나 보였고 무엇보다 원피스 치마 밑으로 가늘게 뻗은 하얀 다리가 시선을 즐겁게 했다.
그녀는 늘상 하는 집안일에 방해가 되기 때문인지,늘 머리를 단정하게 위로 묶어 올리고 있었다.그 점은 은채와
많이 비슷했다.짧은 단발머리를 고수하는 은하나,긴 생머리를 묶지 않고 늘어뜨리는 은수와 다른점이기도 했다.
하얀 얼굴밑으로 보이는 가느다란 목선. 비록 가정부이긴 하지만 잘만 꾸미면 미인이라는 소리도 들을법 할것
같다고 준후는 생각했다.
"늘 그걸 하는걸까?성욕을 주체 못해서?"
준후는 미친듯한 호기심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아무리 그가 또래에 비해 생각이 많고,남들이 하지 않은 경험
을 많이 갖고 있다한들,어쩔수 없는 한창때의 청년이 아닌가.게다가 이제 막 여자라는 것에 대해 알게된,너무나
새파란 청춘이었다.
"남자는 없는걸까?"
이상하게도 그녀는 결혼을 했냐는 은수의 질문에 그저 싱긋 웃기만 했었다.하기야,결혼을 했다면 굳이 이 집에서
같이 가족들과 합숙을 할리도 없다.또한 남편이 있는데 굳이 이곳에 살면서 외로움을 혼자 달랠리도 없다.
그날밤 미진의 행동을 상상해버린 준후는 식탁밑으로 자신의 바지가 불룩해지는것을 느꼈다.정아와 미진은 어떻
게 다를까?상상속에서는 미진의 알몸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었다.
"젠장.이래서는 다 먹어도 일어날수가 없겠군."
한때.준후는 잠깐 은채는 벗으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을 했던적이 있긴했다.하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해본적이 없었다.왠지 모르게 상냥하고 청순한 은채의 알몸을 생각하는것은 죄악처럼 느껴지기
도 했기 때문이었다.은수의 경우에는 자신보다 어렸기에 더욱더 죄를 짓는 느낌이었고,은하도 이쁘긴 했지만 지
랄맞은 성격탓에 그녀는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완전히 다르군.마치 싸이코 패스처럼."
그날밤,미진의 얼굴에 가득했던 색기를 준후는 잊을수가 없었다.당시만 해도 정아보다도 더 색기가 흘러 보일
정도였다.그런데 오늘처럼 저녁을 해줄때는 마치 엄마처럼 상냥하지 않은가.두 사람이 같은 인물이라고는 믿
을수 없을 정도로.
"윽...더이상 이러면 안되겠다."
준후는 바지가 가라앉긴 커녕,계속해서 불룩한 상태를 유지하자 안정될때까지 기다리는것을 포기하고는 쓰윽
일어나 버렸다.물론,대각선 반대편에 앉아있는 은수나,맞은편에서 서있던 미진이 못보도록 급히 몸을 돌리는것
을 잊지 않았다.
뒤에서 더 먹으라는 미진의 상냥한 말투가 들려왔지만,준후는 그럴수록 그것이 마치 신음소리로 들리는 것만 같
아 미칠 지경이었다.하반신이 빳빳하게 당겨올 정도로 아팠다.그는 마치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쭈뼛거리며 겨우
계단을 올라갈수 있었다.
"후우...."
준후는 가슴이 답답해짐이 느껴졌다.다시 기주가 있는곳으로 가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었다.차라리 이럴때에
정아를 찾아갈수 있다면 어느정도 욕구해소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냐.그건 어차피 돈을 내고 하는 거나 다름없잖아."
생각해보면,정아는 그곳의 직원이었고,자주오는 손님들을 접대하는 접대부가 아닌가.분명 기주가 자신을 상대한
만큼의 페이를 정아에게 지불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생각하니,그땐 그렇게 짜릿했던 정아와의 행위가 왠지 재미
없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그렇지.그런건 누구라도 돈만 있으면 할수 있을테니."
물론,정아는 자신이 맘에 든다고 했었지만,그런것따위에 준후의 기분은 유쾌해지지 않았다.그제서야 그는 입양되
고 나서 여러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당시엔 그저 다른 아이들은 온실속에서 자란 나
약한 꼬맹이들로만 보았기에,말도 통하지 않는 그들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지만,왠지 그때 같이 놀았
더라면 여자란 존재에 대해 좀더 빨리 알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자들 속에 파묻혀 사는 주제에 그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니...나도 참 웃기는군."
사실,준후는 아직도 같이 사는 은채와 은수,은하,그리고 강회장까지 친 가족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그들에
게 조금의 정도 없다는 의미가 아니었다.워낙 머리가 다 크고 나서 입양이 된 터일지도 모른다.은수의 경우에는
늘 편했지만,그렇다고 해서 친동생처럼 허물이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독한 맘 먹고 그 집을 먹을 생각을 하던지....해라-
문득 기주의 말이 떠올랐다.당시엔 몰랐지만,그의 말에는 뭔가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는 것만 같았다.
"설마 그 녀석..."
준후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경영학도의 길을 걷고,크게 삐뚫어지지만 않는다면 준후는 안정적으로 강회장이 일
궈 놓은 것들을 맘편하게 받아먹을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늘 자유를 속박당한 새처럼 괴로울지도 모른다.그는
하고 싶은것을 하지 못하면 미쳐버리는 성격이었다.덧붙여서 하기 싫은것을 억지로 하는 것은 절대 못하는 성격
이기도 했다.
"나보고 큰 맘먹고 이 집안을 콩가루로 만들라는 거였나?"
여기까지 생각한 준후는 피식 웃어버렸다.비약이 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그렇게 되면 두마리 새를 잡을수 있긴 하겠다."
계속해서 그쪽으로 생각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던 준후는 고개를 저어 떨쳐버렸다.가슴속 아련한 곳에서부터 뭔가
가 두근거린다.오늘도 왠지 늦은 밤이 되면 미진이 저번처럼 혼자 자위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
가만히 누워만 있던 준후는 노크소리에 평소보다 지나치게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다.
"누구야?"
"오빠 나야!"
준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어째서 안심하고 있는지는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들어와."
준후는 살짝 몸을 일으켜 침대끝에 걸터 앉았고,이윽고 문이 빼꼼히 열리며 은수가 고개를 내밀었다.
"헤헤...뭐해?"
"그냥 뭐좀 생각했어."
"여자 생각했지?"
"또 까분다."
은수는 뭐가 재밌는지 쿡쿡 거리며 웃었다.그녀의 팔에는 자그마한 문제집이 하나 들려있었다.
"근데 왜 왔어?"
"치!동생이 오빠방도 못와?"
"하지만 1년만에 오빠방에 온 동생은 뭔가 목적이 있어 보이는데?"
준후의 말에 은수는 귀엽게 베시시 웃었다.준후의 얼굴이 그닥 나빠보이지 않자,그녀는 쪼르르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오빠.나 이거 가르쳐 줄수 있어?"
준후는 멀뚱히 언어영역 문제집을 내미는 은수를 뚱하니 바라보았다.은수는 그런 준후의 표정에도 불구하고,싱
글거리며 웃기만 했다.
"....너...내 석차 알고도 이런거 물어보는거야?"
"응.알아.아빠가 한숨쉬면서 걱정하는거 들었어.1학기 석차 전교 384등."
"근데 이걸 나에게 물어본다고?"
아무리봐도 은수는 장난을 치는거 같지 않았다.준후의 묘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은수는 준후를 책상으로 잡아
끌었다.
"난 다 알아.오빠 원래 이런거 다 아는데 일부러 공부 안하는 거잖아."
"무슨소리야?"
"치!내눈은 못속이네요~~오빠가 우리 가족이 된것도 머리좋아서 인거 나 다 안다고."
준후는 찔끔하며 은수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연신 싱글거리며 멍해져 버린 준후를 책상에 앉히고는,그 옆에 살짝
허리를 구부리고 섰다.
"이 녀석이..."
준후는 뭐라고 화도 내지 못하고,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말을 부정하지도 못하며 그저 그녀의 자그마한 손길에
저도 모르게 책상에 앉을 뿐이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일지는 몰라도,그것은 준후에게 있어서는 약간의 쇼크가 될수있기에 충분했다.
집안의 막내인 은수도 자신이 일부러 시험을 적당히 떨어뜨려놓고 유지하고 있는것을 알고 있다면,눈치빠른 강회
장이 모를리 없다.준후는 왠지 기분이 씁쓸해지는것이 느껴졌다.
"빨리 빨리!안가르쳐 줄거야?"
"둘째누나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면 되잖아.대학생이라고."
"언니는 물리학과 인거 몰라?문과가 아니잖어."
"휴...알았다.줘봐."
준후는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은수의 책을 펼쳐들었다.그 와중에도 은수는 쫑알쫑알 은채의 이야기를 했
다.저번에 국어문제를 물어봤더니 문과쪽은 잼병이라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었다는 별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들
이었다.
"이건 2번,이건 4번,이건 3번...."
"뭐야!그렇게 갈켜주는 선생님이 어딨어."
"난 니 선생이 아니잖아."
"칫!그럼 어떻게 그렇게 빨리 풀었는지 요령이라도 가르쳐줘!"
준후는 이래저래 영 귀찮아 지는것 같다는 생각에 한숨을 푹 하고 내쉬어 버렸다.
"자...우선 지문이 길때는 지문부터 읽는게 아니라,문제부터 읽어야해.여기 1번문제.밑줄친 부분의 의미를 가장
잘 설명한것을 고르라고 되어있지?"
"응응!"
"그럼 밑줄친 부분부터 보는거야.그리고 다음문제도 이런식으로 미리 머리에 넣어 놓고 나서, 지문을 읽으면서
그때그때 지문에 해당하는 문제를 풀면 불필요한 부분은 안읽어도 되니까 시간이 절약되는거야."
"와...그렇구나.이렇게 간단한걸 왜 몰랐지?그럼 이 문제는 답이 뭐야?"
"이거는...."
문득 설명을 해주려던 준후는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은수가 허리를 숙인탓에,그녀의 헐렁한 티셔츠가 밑
으로 내려가며 그녀의 속살을 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어..어린애 인줄 알았는데..."
준후는 적잖이 놀랄수 밖에 없었다.자신하고 두살밖에 차이는 안나지만,그래도 처음 준후가 왔을때 은수는 갓 중
학교에 들어간 소녀나 다름없지 않았는가.그런데 지금 티셔츠 안으로 보이는 앙증맞은 브라안은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게다가 이 집안 딸내미 아니랄까봐 백옥같이 하얀 피부까지...
"응?무슨생각해?"
"아...미안.그러니까 이걸...."
준후는 설명을 해주면서도 머릿속에는 온통 여자의 나체 생각만이 가득 메워져 버렸다.안그래도 이제 막 성에 눈
을뜬 준후에게,미진의 야릇한 모습이 지워질리 없다.설사 지워진다 해도 은수마저 그런 생각이 들게끔 하니 그는
도저히 정신이 산만해져서 견딜수가 없었다.
"헤~~오빠 고마워!나 간다!"
"그래그래."
집이라서 일까,그러고보니 은수는 너무나 편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헐렁한 긴팔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또래들
처럼 토실토실한 다리가 아닌,정말 아가씨 다리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너무나 잘 빠져 있었다.
준후는 건성으로 대답하는 척 하면서도 은수가 나갈때까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휴우..."
그는 한숨을 푹 쉬고는 창문을 열었다.얼굴이 화끈거리고 더워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왜이러지."
아까부터 바지는 볼록해져 있는 상태였다.이제는 아랫배가 뻐근하기 까지 할 정도였다.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말
을 가장 많이 하는 은수를 상대로 야한 생각이 들 정도면,적잖이 흥분을 한 모양이었다.
"빌어먹을."
욕실에서 담배를 피워도,뜨거운물로 샤워를 해도 머릿속에서 피어오르는 야릇한 생각과 혈기 속에서 들끓는 욕정
은 주체할 길이 없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정아에게 전화를 하기는 싫다.아니,이제 그곳에 가지 못하는 자신을
위해 정아가 몸을 줄지도 의문이었다.그녀에겐 그곳이 나름 직장일테고,하룻밤에 억대로 돈이 오가는 곳이니 페
이도 짭짤할 것이다.그런데 뭐하러 준후에게 나오겠는가.그럴바에는 지난밤 땄던 돈으로 유흥업소를 가는게 나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준후는 돈을 내고 하기는 싫었다.왠지 모르지만 자존심이 상했다.처음 정아와 할때는 첫 경험이라 신나
고 설렜을 뿐이지만,지금은 왠지 "당연한 듯이 하는 섹스"는 전혀 호기가 당기지 않았다.
"미치겠군.벌써 몇시간째야."
준후는 아무리 뒤척거려도 잠이 오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했다.내일은 일요일이라 학교에 안가도 되었
지만,잠이 안오는것은 굉장히 괴로운 일이었다.게다가 야한생각때문이라면 더더욱.
시계는 벌써 열한시를 가리키고 있었다.은수가 다녀가고,준후는 벌써 한갑 가까이 담배를 피웠고, 또 세네번이
나 샤워를 한 후였지만,머릿속을 잠식한 생각은 좀처럼 사그라 들지 않았다.
"물이라도 마셔야겠다..."
처음엔 단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저 계속 뒤척인 탓에 갈증이 났을 뿐이었을 수도 있다.준후는 살짝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다들 자는건가?"
고요했다.자신이 있는 2층에는 큰 방이 두개나 있었다.하나는 자신의 방이었고,하나는 이미 집에 살지 않는 은
하의 것이었다. 1층을 살짝 내려다보니,은채의 방과 은수의 방은 불이 꺼져있었다.
삐그덕.
계단을 밟는 소리가 마치 성당의 종소리처럼 준후의 귀에는 크게 들렸다.그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천천히
층계를 내려가기 시작했다.어째서 그렇게 주의해서 내려가야만 하는지는 정작 본인도 모르고 있었다.
꿀꺽.
또한번 귓속에서 천둥이 친다.늘 영특하고 똑 부러졌던 준후도,이런 상황에서 만큼은 자신이 침삼키는 소리에
놀라고 있었다.
조금씩 층계를 내려가면서,준후는 오늘도 그녀의 방문이 열려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그전 처럼 아주활짝 연 것
도 아니고 아예 닫은것도 아닌,사람주먹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오늘도다..."
준후는 또다시 눈이 휘둥그레졌다.혹시나 해서 봤더니 역시나 였다.미진의 방 모니터에는 여전히 살색의 화면이
가득차 있었다.짜고 하는것이 아닌,진짜로 여자의 다리사이로 우람하게 발기된 자지를 박아대는 영상은,포르노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준후는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하지만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연신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
며 거칠게 숨을 내쉬는 미진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하고 있는걸까."
그녀의 다른 한손은 치마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그녀의 뒷모습만 어렴풋이 보자니 답답했다.준후에게는 영상속
에 있는 알몸보다는,옷에 감춰져 있더라도 현실로 보이는 미진의 모습이 백배는 더 궁금했다.
"흡...하악..."
미진은 최대한 소리를 안내려고 노력하려는듯 신음을 연신 참으며 거칠게 호흡했다.준후는 자신의 아랫도리가 거
대하게 발기된 것도 멍하니 그것을 바라볼 뿐이었다.
"조금만...조금만 더 봤으면 좋겠는데..."
준후는 한쪽눈을 감고 문틈으로만 보고 있자니 감질맛이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그는 두 눈으로 똑똑히,좀더 자
세히 보기위해 조금더 앞으로 다가갔다.
끼이이이.
그것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준후가 좀더 다가가는 바람에,문은 끼익 소리를 내며 조금더 열려버린 것이다.순간 준후는 심장이 내려앉는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미진의 뒷모습역시 그대로 경직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당황한 준후는 주방으로 도망치듯 뛰어가 버렸다.2층으로 도망가기에는 자신이라는게 바로 탄로날거 같아서 였
다.왜인지는 모르지만,준후는 주방테이블 밑으로 숨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추스러진 옷가지를 정리한 미진이 살짝 방문으로 고개를 빼고는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이 테이블 밑
에 있는 준후에게는 어둠속이지만 똑똑히 보이고 있었다.심장은 계속해서 콩닥콩닥 뛰었고,등뒤로는 계속해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딸칵.
다행히도 미진은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는 들어가서 문을 닫아 버렸다.준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여전
히 요동치는 심장박동은 진정되지 않고 있었다.
"제길..도대체 왜 문은 열어놓고 있는거야."
자위를 하면서도 문을 여는 미진이 원망스럽기 까지 했다.어쩌면 첫경험때보다,미진의 자위를 본 것이 더욱더 머
릿속에서 떨쳐내기 힘든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준후는 냉장고를 열고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계속해서 마른 목에 냉수를 넘겨도,이상하게 자꾸만 목이 타는
게 느껴졌다.마치,이렇게 깜짝 놀라고도 수그러들지 않는 야릇한 생각처럼.
-
"힝...언니 진짜 내일 모레오는거야?"
"응.과 엠티라서 어쩔수가 없어."
"왜 엠티를 일요일에 가?"
"오늘 친구네서 같이 자고 내일 출발 할거야."
"싫은데..."
"이그...열일곱이나 되가지고 일곱살처럼 구네?"
은수는 엠티를 가기위해 가방을 멘 은하의 가디건 자락을 계속해서 잡아 당겼다.은채는 은수에게 있어서 언니
이상의 존재였다.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한 은수에게는 그녀가 엄마이자,동시에 좋은 친구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언니 엠티가는거 처음보니?갔다올게."
"알았어..."
"그럼 언니 간다."
은수는 은채가 마당을 지나 대문을 나갈때까지 손을 흔들었고,준후는 2층 난간에서 그것을 턱을 괴고 바라보고
있었다.
"참내...뭐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저 녀석도 참..."
그렇게 생각은 해도,가슴 한구석에서는 준후도 은채를 2박 3일동안 못본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섭섭했다.뭐라고
딱 집어서 말할수는 없지만,은채는 준후에게 있어서 음악 다음으로 큰 활력소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은수 너는 어디가?"
"친구네서 놀려구요!"
"너무 늦으면 안되요."
"네에!"
잠시후 은수역시 부리나케 어디론가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고,늦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미진의 목소리도 들렸다.
"저녀석은 좋겠군.저렇게 자유로우니."
신기할정도로 강회장은 딸들에게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집에 있을때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는 거
같이 보일정도였다.하기야,그렇기 때문에 은하가 혼자 나가서 살아도 아무런 터치도 하지 않았겠지만.
방으로 돌아온 준후는 담배나 한대 필까해서 욕실로 들어갔다.저번에 처음 여기서 담배를 피운 이후로,준후는
이제 거의 상습적으로 피우게 되었다.환풍기도 틀어놓을 뿐더러,늘 냄새를 지우기 위해 끝나면 샤워를 말끔히
하기도 했기 때문에 별 걱정은 안해도 될거 같았다.
"은수녀석이 없으니 집안이 조용하겠구만..."
문득 그런생각을 하며 비누칠을 하던 준후의 손이 뚝하고 멎었다.
"그럼....미진이 누나랑 나랑만 이 집에 있는건가."
갑자기 어젯밤의 생각이 난 준후는 다시금 가슴이 뛰었다.그녀는 모르고 있을까.그러고보니 아침에 아무렇지 않
게 자신에게 밥을 퍼주던 것이 생각났다.
거기까지 생각한 준후는 수도꼭지를 잠궈 버리고는 수건으로 몸을 닦아내었다.집 안에 단 둘....뭔진 모르지만
이 말은 뭔가 은근한 기대감을 주게 만들었다.
은채는 오지 않을 것이고,은수역시 어두워져서야 돌아올 것이다.강회장이야 새벽같이 나갔으니 갑작스레 들어올
리가 만무했다.
준후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편한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밑으로 내려갔다.미진을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막
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그저 그녀가 어제 자신이 훔쳐본것을 알까 모를까,그 반응을 보고 싶었을 뿐
이었다.
그가 1층으로 내려왔을때,미진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이제 막 식사가 끝났으니,치우는것 역시 미진
의 몫이었다.성격좋은 은채가 있을적에는 종종 도와주었지만,역시나 대부분은 미진의 해야할 과제였다.
"흠..흠!"
준후는 괜시리 헛기침을 하며 테이블위에 놓인 물컵에 물을 따르기 시작했다.뭔가를 하는것인지 그녀는 자신의
쪽은 바라보지 않고 싱크대 쪽에서 등을 보이고 있었다.
"아이참...너무 높네."
미진이 중얼거리는 소리에 준후는 슬쩍 그녀쪽을 바라보았다.안그래도 온신경이 그녀쪽에 가있으니 어찌보면 당
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미진은 찻잔을 다 닦고는 찬장위로 올리려고 하고있는 듯했다.하지만 찬장은 너무 높아 그녀의 팔이 닿을듯 말
듯했다. 미진이 지나치게 작다기 보다는,찬장이 보통의 그것보다 약간 높은 탓이었다.
"저기...준후학생 이것좀 올려줄래?"
"예?"
준후는 괜시리 살짝 놀랐다가,이내 자신을 진정시켰다.미진은 자신쪽은 돌아보지도 않고 찻잔을 든손을 계속해서
찬장쪽으로 뻗고 있었다.까치발까지 하고 있는 모습이 사뭇 위태로워 보여,준후는 물컵을 내려놓고는 그녀의 뒤
로 가서 섰다.
"이쪽이요?"
"응응 그래 그쪽."
"이제 되었나요?"
"아니 여기 몇개 더있는데...잠깐만..."
미진은 미안하다는듯 베시시 웃고는,마른헝겊으로 찻잔을 정성스레 닦더니 머리위로 살짝 그것을 올려들었다.준
후는 그녀의 한발자국 뒤쯤에 서서는 그것을 찬장으로 옮겨주고 있었다.
"다행히 어제일을 눈치챈거 같지는 않군."
자신을 보며 웃는것을 보고는 준후는 약간은 안심할수 있었다.그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미진을 도와 찻잔들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와...역시 키가 크니까 좋네...이건 손님왔을때나 쓰는것 같으니까 좀더 위쪽으로 올려줄래요?"
"알겠어요."
준후는 찻잔을 받아들었지만,이번에 미진이 부탁한 위치는 그에게도 조금 높았다.자연히 준후역시 까치발을 들었
지만,아슬아슬하게 그것은 찬장 선반위에 닿을락 말락 하고 있었다.
"조금 높잖아..."
자연스레 준후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버렸고,이윽고 미진의 몸과 닿았다.
"이크..."
준후는 저도 모르게 움찔할 뻔하고 말았다.비록 옷 위였지만,미진의 엉덩이 부분과 자신의 바지 앞섬이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자...계속 전달해 줄게요."
준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미진은 연신 헝겊으로 닦은 잔을 위로 올려주었다.그녀가 살짝 옆으로 비키면
되었지만,미진은 조금도 지금의 상황에 대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반대로 준후는 죽을 지경이었다.그녀의 뒤에서 까치발을 하고 있으니,그녀의 앞섬이 조금씩 보이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은수의 것을 보았던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뭔지 모를 풍만함이 있었다.게다가 어제의 기억이 또
머릿속에서 곰실곰실 올라오기 시작한다.
"음...이거는..."
어디다가 올려라고 해야할 터인데,미진의 말끝이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했다.무언가가 단단한 것이 자신의 엉덩이
골 사이를 조금씩 압박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알아챈건가..?"
준후는 가슴이 뛰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야릇해졌다.자신이 뒤로 가면 그만이지만,그러고 싶지 않았다.미진이 눈
에띄게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디가 놓을까요?"
준후의 말투는 여유로워 지기 까지 했다.그는 이 상황이 설레면서도 재미있었다.지금까지 겪어본적 없는 짜릿한
느낌이었다.
"으...응...그건 저쪽에..."
"이쪽이요?"
준후는 한쪽 팔을 찬장쪽으로 높게 쳐든채로,또다시 반발자국 앞으로 다가갔다.얇은 면트레이닝바지의 앞섬은
누가봐도 티가날 정도로 불룩하게 솟아올랐고,그것은 미진의 치마위 엉덩이 부분을 교묘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그...그래 그쪽에.."
준후는 웃었다.미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옆으로 가면 그만인것을..."
준후는 어쩌면 미진도 이것을 즐기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서른 초반의 여성이었고,미인은
아니지만 꽤 동안이었다.밖에 잘 꾸미고 나가면 인기도 꽤 있을지 모른다.하지만 그녀는 높은 페이로 가정부를
하는 대신에,이 집에서 합숙을 하고 있었고, 밤마다 자위로 욕구를 해소하고 있었다.
준후는 결정을 내렸다.그런 미진이 지금 이 상황에서 옆으로 피하지 않는것은,어찌보면 그녀도 이 것을 즐기는
것일지도 몰랐다.아니,그것은 어느의미로는 유혹이나 다름없었다.마치 조금만 더 수위를 넘어가 보라고 도발하
는것 같기까지 했다.
"흐음..."
준후도,미진의 한숨소리가 조금씩 짙어진다.이미 찻잔은 모두 찬장안으로 들어간 뒤였지만,미진은 보통 주방에
서 쓰는 컵까지도 준후에게 건내고 있었다.
그 역시 모른척했다.다만 계속해서 그녀의 하체에 자신의 앞부분을 비빌 뿐이었다.아주 미세하지만,그녀의 팬티
끈의 감촉도 느껴지는 듯했다.
"으음..."
준후는 살짝 한손을 그녀의 허리춤에 대었다.대놓고 잡지도 않았고,그렇다고 해서 아예 터치가 없는것도 아니었
다.준후에게 있어서는 짜릿한 게임과도 같은 한수였던 것이다.
잘록했다. 비록 아련하게 느껴지지만 미진의 허리는 움푹 들어가 있었다.왠지 조금 손을 올려서 가슴을 더듬어
도 될것 같기도 했다.
"그...그만 됐어.고마워요 준후학생."
준후의 손이 그녀의 브라를 툭 하고 쳤을때,갑자기 미진은 몸을 돌려 도망치듯 방안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쳇...한창 괜찮았는데..."
준후는 살짝 고개를 내려 불쑥 솟아오른 바지 앞섬을 바라보았다.뭔가 아쉬움과 함께 짜증이 밀려왔지만,그는 계
속해서 웃고 있었다.
"저 여자...알고도 피하지 않았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어차피 기대도 하지 않았던 전개 아니었는가.준후는 미진과 더욱 더 노골적인 스킨쉽을 하지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어려워 보였던 게임의 공략집을 찾은것과 비슷한 종류의 쾌감을 느꼈다.
준후는 반사적으로 시계를 바라보았다.시간은 오후 다섯시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틀림없어."
준후는 찬장의 문을 닫으며 미진이 들어간 방문을 바라보았다.
"오늘밤에도....저여자는 분명...."
"와와!맛있겠다!"
"많이 먹어.은수학생."
은수는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저녁상을 보며 박수까지 치면서 좋아했고,미진은 그런 은수를 보며 미소를 지
어 보였다.
"오빠오빠!이거 오빠가 좋아하는거잖아.그치?"
"아..응.그래.."
은수는 싹싹한 성격답게 준후의 밥위로 생선 한점을 얹어 주었고 준후는 대충 대답하고는 그것을 입에 밀어 넣었
다.밥을 먹으면서도,준후의 의식은 미진에게로 가있었다.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저번에 목격한 미진의
행동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뭘 그리 생각하니?"
몇분동안 계속 씹기만 하는 준후를 보며 은채가 살짝 그의 팔을 건드렸다.준후는 깜짝 놀라 고개를 저어보였다.
"아..아냐."
은채는 너무나 청순한 눈망울을 빛내며 아직도 멍해져 있는 준후를 바라보았다.
"무슨일이 있나?"
착한 은채에게는 그냥 넘겨버릴 일이 아니었다.늘 준후는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알수없는 아이긴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뭐에 홀려버린 사람처럼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은채는 귀 밑으로 내려오는 머리칼을 살짝 뒤로 넘기며 준후의 눈치를 보았다.그녀는 이 집안의 어머니나 다름
없었다. 큰언니인 은하는 도통 집에 정을 붙이지 않으니,차녀인 자신이 동생들을 돌볼 의무가 있다고 늘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요새 이 아이 좀 이상해."
언제부터인가,준후의 눈빛이 약간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그리고 딱 집어 이유는 알수 없지만
그런 준후를 볼때마다 늘 묘한 감정에 휩쌓이기도 했다.
"밥 더먹고 싶으면 말들 해~"
미진은 살짝 웃으며 부엌의 여기저기를 행주로 닦기 시작했다.준후는 밥을 먹는둥마는둥 하며 그런 미진을 계속
해서 바라보았다.
이제보니 정말 썩 나쁘지 않은 몸매같았다.원피스 위로 앞치마를 둘러 확실히는 알수 없지만,윗부분이 봉긋하니
볼륨도 뛰어나 보였고 무엇보다 원피스 치마 밑으로 가늘게 뻗은 하얀 다리가 시선을 즐겁게 했다.
그녀는 늘상 하는 집안일에 방해가 되기 때문인지,늘 머리를 단정하게 위로 묶어 올리고 있었다.그 점은 은채와
많이 비슷했다.짧은 단발머리를 고수하는 은하나,긴 생머리를 묶지 않고 늘어뜨리는 은수와 다른점이기도 했다.
하얀 얼굴밑으로 보이는 가느다란 목선. 비록 가정부이긴 하지만 잘만 꾸미면 미인이라는 소리도 들을법 할것
같다고 준후는 생각했다.
"늘 그걸 하는걸까?성욕을 주체 못해서?"
준후는 미친듯한 호기심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아무리 그가 또래에 비해 생각이 많고,남들이 하지 않은 경험
을 많이 갖고 있다한들,어쩔수 없는 한창때의 청년이 아닌가.게다가 이제 막 여자라는 것에 대해 알게된,너무나
새파란 청춘이었다.
"남자는 없는걸까?"
이상하게도 그녀는 결혼을 했냐는 은수의 질문에 그저 싱긋 웃기만 했었다.하기야,결혼을 했다면 굳이 이 집에서
같이 가족들과 합숙을 할리도 없다.또한 남편이 있는데 굳이 이곳에 살면서 외로움을 혼자 달랠리도 없다.
그날밤 미진의 행동을 상상해버린 준후는 식탁밑으로 자신의 바지가 불룩해지는것을 느꼈다.정아와 미진은 어떻
게 다를까?상상속에서는 미진의 알몸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었다.
"젠장.이래서는 다 먹어도 일어날수가 없겠군."
한때.준후는 잠깐 은채는 벗으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을 했던적이 있긴했다.하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해본적이 없었다.왠지 모르게 상냥하고 청순한 은채의 알몸을 생각하는것은 죄악처럼 느껴지기
도 했기 때문이었다.은수의 경우에는 자신보다 어렸기에 더욱더 죄를 짓는 느낌이었고,은하도 이쁘긴 했지만 지
랄맞은 성격탓에 그녀는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완전히 다르군.마치 싸이코 패스처럼."
그날밤,미진의 얼굴에 가득했던 색기를 준후는 잊을수가 없었다.당시만 해도 정아보다도 더 색기가 흘러 보일
정도였다.그런데 오늘처럼 저녁을 해줄때는 마치 엄마처럼 상냥하지 않은가.두 사람이 같은 인물이라고는 믿
을수 없을 정도로.
"윽...더이상 이러면 안되겠다."
준후는 바지가 가라앉긴 커녕,계속해서 불룩한 상태를 유지하자 안정될때까지 기다리는것을 포기하고는 쓰윽
일어나 버렸다.물론,대각선 반대편에 앉아있는 은수나,맞은편에서 서있던 미진이 못보도록 급히 몸을 돌리는것
을 잊지 않았다.
뒤에서 더 먹으라는 미진의 상냥한 말투가 들려왔지만,준후는 그럴수록 그것이 마치 신음소리로 들리는 것만 같
아 미칠 지경이었다.하반신이 빳빳하게 당겨올 정도로 아팠다.그는 마치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쭈뼛거리며 겨우
계단을 올라갈수 있었다.
"후우...."
준후는 가슴이 답답해짐이 느껴졌다.다시 기주가 있는곳으로 가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었다.차라리 이럴때에
정아를 찾아갈수 있다면 어느정도 욕구해소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냐.그건 어차피 돈을 내고 하는 거나 다름없잖아."
생각해보면,정아는 그곳의 직원이었고,자주오는 손님들을 접대하는 접대부가 아닌가.분명 기주가 자신을 상대한
만큼의 페이를 정아에게 지불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생각하니,그땐 그렇게 짜릿했던 정아와의 행위가 왠지 재미
없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그렇지.그런건 누구라도 돈만 있으면 할수 있을테니."
물론,정아는 자신이 맘에 든다고 했었지만,그런것따위에 준후의 기분은 유쾌해지지 않았다.그제서야 그는 입양되
고 나서 여러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당시엔 그저 다른 아이들은 온실속에서 자란 나
약한 꼬맹이들로만 보았기에,말도 통하지 않는 그들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지만,왠지 그때 같이 놀았
더라면 여자란 존재에 대해 좀더 빨리 알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자들 속에 파묻혀 사는 주제에 그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니...나도 참 웃기는군."
사실,준후는 아직도 같이 사는 은채와 은수,은하,그리고 강회장까지 친 가족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그들에
게 조금의 정도 없다는 의미가 아니었다.워낙 머리가 다 크고 나서 입양이 된 터일지도 모른다.은수의 경우에는
늘 편했지만,그렇다고 해서 친동생처럼 허물이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독한 맘 먹고 그 집을 먹을 생각을 하던지....해라-
문득 기주의 말이 떠올랐다.당시엔 몰랐지만,그의 말에는 뭔가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는 것만 같았다.
"설마 그 녀석..."
준후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경영학도의 길을 걷고,크게 삐뚫어지지만 않는다면 준후는 안정적으로 강회장이 일
궈 놓은 것들을 맘편하게 받아먹을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늘 자유를 속박당한 새처럼 괴로울지도 모른다.그는
하고 싶은것을 하지 못하면 미쳐버리는 성격이었다.덧붙여서 하기 싫은것을 억지로 하는 것은 절대 못하는 성격
이기도 했다.
"나보고 큰 맘먹고 이 집안을 콩가루로 만들라는 거였나?"
여기까지 생각한 준후는 피식 웃어버렸다.비약이 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그렇게 되면 두마리 새를 잡을수 있긴 하겠다."
계속해서 그쪽으로 생각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던 준후는 고개를 저어 떨쳐버렸다.가슴속 아련한 곳에서부터 뭔가
가 두근거린다.오늘도 왠지 늦은 밤이 되면 미진이 저번처럼 혼자 자위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
가만히 누워만 있던 준후는 노크소리에 평소보다 지나치게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다.
"누구야?"
"오빠 나야!"
준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어째서 안심하고 있는지는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들어와."
준후는 살짝 몸을 일으켜 침대끝에 걸터 앉았고,이윽고 문이 빼꼼히 열리며 은수가 고개를 내밀었다.
"헤헤...뭐해?"
"그냥 뭐좀 생각했어."
"여자 생각했지?"
"또 까분다."
은수는 뭐가 재밌는지 쿡쿡 거리며 웃었다.그녀의 팔에는 자그마한 문제집이 하나 들려있었다.
"근데 왜 왔어?"
"치!동생이 오빠방도 못와?"
"하지만 1년만에 오빠방에 온 동생은 뭔가 목적이 있어 보이는데?"
준후의 말에 은수는 귀엽게 베시시 웃었다.준후의 얼굴이 그닥 나빠보이지 않자,그녀는 쪼르르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오빠.나 이거 가르쳐 줄수 있어?"
준후는 멀뚱히 언어영역 문제집을 내미는 은수를 뚱하니 바라보았다.은수는 그런 준후의 표정에도 불구하고,싱
글거리며 웃기만 했다.
"....너...내 석차 알고도 이런거 물어보는거야?"
"응.알아.아빠가 한숨쉬면서 걱정하는거 들었어.1학기 석차 전교 384등."
"근데 이걸 나에게 물어본다고?"
아무리봐도 은수는 장난을 치는거 같지 않았다.준후의 묘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은수는 준후를 책상으로 잡아
끌었다.
"난 다 알아.오빠 원래 이런거 다 아는데 일부러 공부 안하는 거잖아."
"무슨소리야?"
"치!내눈은 못속이네요~~오빠가 우리 가족이 된것도 머리좋아서 인거 나 다 안다고."
준후는 찔끔하며 은수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연신 싱글거리며 멍해져 버린 준후를 책상에 앉히고는,그 옆에 살짝
허리를 구부리고 섰다.
"이 녀석이..."
준후는 뭐라고 화도 내지 못하고,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말을 부정하지도 못하며 그저 그녀의 자그마한 손길에
저도 모르게 책상에 앉을 뿐이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일지는 몰라도,그것은 준후에게 있어서는 약간의 쇼크가 될수있기에 충분했다.
집안의 막내인 은수도 자신이 일부러 시험을 적당히 떨어뜨려놓고 유지하고 있는것을 알고 있다면,눈치빠른 강회
장이 모를리 없다.준후는 왠지 기분이 씁쓸해지는것이 느껴졌다.
"빨리 빨리!안가르쳐 줄거야?"
"둘째누나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면 되잖아.대학생이라고."
"언니는 물리학과 인거 몰라?문과가 아니잖어."
"휴...알았다.줘봐."
준후는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은수의 책을 펼쳐들었다.그 와중에도 은수는 쫑알쫑알 은채의 이야기를 했
다.저번에 국어문제를 물어봤더니 문과쪽은 잼병이라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었다는 별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들
이었다.
"이건 2번,이건 4번,이건 3번...."
"뭐야!그렇게 갈켜주는 선생님이 어딨어."
"난 니 선생이 아니잖아."
"칫!그럼 어떻게 그렇게 빨리 풀었는지 요령이라도 가르쳐줘!"
준후는 이래저래 영 귀찮아 지는것 같다는 생각에 한숨을 푹 하고 내쉬어 버렸다.
"자...우선 지문이 길때는 지문부터 읽는게 아니라,문제부터 읽어야해.여기 1번문제.밑줄친 부분의 의미를 가장
잘 설명한것을 고르라고 되어있지?"
"응응!"
"그럼 밑줄친 부분부터 보는거야.그리고 다음문제도 이런식으로 미리 머리에 넣어 놓고 나서, 지문을 읽으면서
그때그때 지문에 해당하는 문제를 풀면 불필요한 부분은 안읽어도 되니까 시간이 절약되는거야."
"와...그렇구나.이렇게 간단한걸 왜 몰랐지?그럼 이 문제는 답이 뭐야?"
"이거는...."
문득 설명을 해주려던 준후는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은수가 허리를 숙인탓에,그녀의 헐렁한 티셔츠가 밑
으로 내려가며 그녀의 속살을 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어..어린애 인줄 알았는데..."
준후는 적잖이 놀랄수 밖에 없었다.자신하고 두살밖에 차이는 안나지만,그래도 처음 준후가 왔을때 은수는 갓 중
학교에 들어간 소녀나 다름없지 않았는가.그런데 지금 티셔츠 안으로 보이는 앙증맞은 브라안은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게다가 이 집안 딸내미 아니랄까봐 백옥같이 하얀 피부까지...
"응?무슨생각해?"
"아...미안.그러니까 이걸...."
준후는 설명을 해주면서도 머릿속에는 온통 여자의 나체 생각만이 가득 메워져 버렸다.안그래도 이제 막 성에 눈
을뜬 준후에게,미진의 야릇한 모습이 지워질리 없다.설사 지워진다 해도 은수마저 그런 생각이 들게끔 하니 그는
도저히 정신이 산만해져서 견딜수가 없었다.
"헤~~오빠 고마워!나 간다!"
"그래그래."
집이라서 일까,그러고보니 은수는 너무나 편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헐렁한 긴팔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또래들
처럼 토실토실한 다리가 아닌,정말 아가씨 다리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너무나 잘 빠져 있었다.
준후는 건성으로 대답하는 척 하면서도 은수가 나갈때까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휴우..."
그는 한숨을 푹 쉬고는 창문을 열었다.얼굴이 화끈거리고 더워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왜이러지."
아까부터 바지는 볼록해져 있는 상태였다.이제는 아랫배가 뻐근하기 까지 할 정도였다.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말
을 가장 많이 하는 은수를 상대로 야한 생각이 들 정도면,적잖이 흥분을 한 모양이었다.
"빌어먹을."
욕실에서 담배를 피워도,뜨거운물로 샤워를 해도 머릿속에서 피어오르는 야릇한 생각과 혈기 속에서 들끓는 욕정
은 주체할 길이 없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정아에게 전화를 하기는 싫다.아니,이제 그곳에 가지 못하는 자신을
위해 정아가 몸을 줄지도 의문이었다.그녀에겐 그곳이 나름 직장일테고,하룻밤에 억대로 돈이 오가는 곳이니 페
이도 짭짤할 것이다.그런데 뭐하러 준후에게 나오겠는가.그럴바에는 지난밤 땄던 돈으로 유흥업소를 가는게 나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준후는 돈을 내고 하기는 싫었다.왠지 모르지만 자존심이 상했다.처음 정아와 할때는 첫 경험이라 신나
고 설렜을 뿐이지만,지금은 왠지 "당연한 듯이 하는 섹스"는 전혀 호기가 당기지 않았다.
"미치겠군.벌써 몇시간째야."
준후는 아무리 뒤척거려도 잠이 오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했다.내일은 일요일이라 학교에 안가도 되었
지만,잠이 안오는것은 굉장히 괴로운 일이었다.게다가 야한생각때문이라면 더더욱.
시계는 벌써 열한시를 가리키고 있었다.은수가 다녀가고,준후는 벌써 한갑 가까이 담배를 피웠고, 또 세네번이
나 샤워를 한 후였지만,머릿속을 잠식한 생각은 좀처럼 사그라 들지 않았다.
"물이라도 마셔야겠다..."
처음엔 단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저 계속 뒤척인 탓에 갈증이 났을 뿐이었을 수도 있다.준후는 살짝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다들 자는건가?"
고요했다.자신이 있는 2층에는 큰 방이 두개나 있었다.하나는 자신의 방이었고,하나는 이미 집에 살지 않는 은
하의 것이었다. 1층을 살짝 내려다보니,은채의 방과 은수의 방은 불이 꺼져있었다.
삐그덕.
계단을 밟는 소리가 마치 성당의 종소리처럼 준후의 귀에는 크게 들렸다.그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천천히
층계를 내려가기 시작했다.어째서 그렇게 주의해서 내려가야만 하는지는 정작 본인도 모르고 있었다.
꿀꺽.
또한번 귓속에서 천둥이 친다.늘 영특하고 똑 부러졌던 준후도,이런 상황에서 만큼은 자신이 침삼키는 소리에
놀라고 있었다.
조금씩 층계를 내려가면서,준후는 오늘도 그녀의 방문이 열려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그전 처럼 아주활짝 연 것
도 아니고 아예 닫은것도 아닌,사람주먹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오늘도다..."
준후는 또다시 눈이 휘둥그레졌다.혹시나 해서 봤더니 역시나 였다.미진의 방 모니터에는 여전히 살색의 화면이
가득차 있었다.짜고 하는것이 아닌,진짜로 여자의 다리사이로 우람하게 발기된 자지를 박아대는 영상은,포르노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준후는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하지만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연신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
며 거칠게 숨을 내쉬는 미진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하고 있는걸까."
그녀의 다른 한손은 치마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그녀의 뒷모습만 어렴풋이 보자니 답답했다.준후에게는 영상속
에 있는 알몸보다는,옷에 감춰져 있더라도 현실로 보이는 미진의 모습이 백배는 더 궁금했다.
"흡...하악..."
미진은 최대한 소리를 안내려고 노력하려는듯 신음을 연신 참으며 거칠게 호흡했다.준후는 자신의 아랫도리가 거
대하게 발기된 것도 멍하니 그것을 바라볼 뿐이었다.
"조금만...조금만 더 봤으면 좋겠는데..."
준후는 한쪽눈을 감고 문틈으로만 보고 있자니 감질맛이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그는 두 눈으로 똑똑히,좀더 자
세히 보기위해 조금더 앞으로 다가갔다.
끼이이이.
그것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준후가 좀더 다가가는 바람에,문은 끼익 소리를 내며 조금더 열려버린 것이다.순간 준후는 심장이 내려앉는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미진의 뒷모습역시 그대로 경직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당황한 준후는 주방으로 도망치듯 뛰어가 버렸다.2층으로 도망가기에는 자신이라는게 바로 탄로날거 같아서 였
다.왜인지는 모르지만,준후는 주방테이블 밑으로 숨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추스러진 옷가지를 정리한 미진이 살짝 방문으로 고개를 빼고는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이 테이블 밑
에 있는 준후에게는 어둠속이지만 똑똑히 보이고 있었다.심장은 계속해서 콩닥콩닥 뛰었고,등뒤로는 계속해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딸칵.
다행히도 미진은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는 들어가서 문을 닫아 버렸다.준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여전
히 요동치는 심장박동은 진정되지 않고 있었다.
"제길..도대체 왜 문은 열어놓고 있는거야."
자위를 하면서도 문을 여는 미진이 원망스럽기 까지 했다.어쩌면 첫경험때보다,미진의 자위를 본 것이 더욱더 머
릿속에서 떨쳐내기 힘든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준후는 냉장고를 열고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계속해서 마른 목에 냉수를 넘겨도,이상하게 자꾸만 목이 타는
게 느껴졌다.마치,이렇게 깜짝 놀라고도 수그러들지 않는 야릇한 생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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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언니 진짜 내일 모레오는거야?"
"응.과 엠티라서 어쩔수가 없어."
"왜 엠티를 일요일에 가?"
"오늘 친구네서 같이 자고 내일 출발 할거야."
"싫은데..."
"이그...열일곱이나 되가지고 일곱살처럼 구네?"
은수는 엠티를 가기위해 가방을 멘 은하의 가디건 자락을 계속해서 잡아 당겼다.은채는 은수에게 있어서 언니
이상의 존재였다.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한 은수에게는 그녀가 엄마이자,동시에 좋은 친구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언니 엠티가는거 처음보니?갔다올게."
"알았어..."
"그럼 언니 간다."
은수는 은채가 마당을 지나 대문을 나갈때까지 손을 흔들었고,준후는 2층 난간에서 그것을 턱을 괴고 바라보고
있었다.
"참내...뭐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저 녀석도 참..."
그렇게 생각은 해도,가슴 한구석에서는 준후도 은채를 2박 3일동안 못본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섭섭했다.뭐라고
딱 집어서 말할수는 없지만,은채는 준후에게 있어서 음악 다음으로 큰 활력소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은수 너는 어디가?"
"친구네서 놀려구요!"
"너무 늦으면 안되요."
"네에!"
잠시후 은수역시 부리나케 어디론가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고,늦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미진의 목소리도 들렸다.
"저녀석은 좋겠군.저렇게 자유로우니."
신기할정도로 강회장은 딸들에게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집에 있을때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는 거
같이 보일정도였다.하기야,그렇기 때문에 은하가 혼자 나가서 살아도 아무런 터치도 하지 않았겠지만.
방으로 돌아온 준후는 담배나 한대 필까해서 욕실로 들어갔다.저번에 처음 여기서 담배를 피운 이후로,준후는
이제 거의 상습적으로 피우게 되었다.환풍기도 틀어놓을 뿐더러,늘 냄새를 지우기 위해 끝나면 샤워를 말끔히
하기도 했기 때문에 별 걱정은 안해도 될거 같았다.
"은수녀석이 없으니 집안이 조용하겠구만..."
문득 그런생각을 하며 비누칠을 하던 준후의 손이 뚝하고 멎었다.
"그럼....미진이 누나랑 나랑만 이 집에 있는건가."
갑자기 어젯밤의 생각이 난 준후는 다시금 가슴이 뛰었다.그녀는 모르고 있을까.그러고보니 아침에 아무렇지 않
게 자신에게 밥을 퍼주던 것이 생각났다.
거기까지 생각한 준후는 수도꼭지를 잠궈 버리고는 수건으로 몸을 닦아내었다.집 안에 단 둘....뭔진 모르지만
이 말은 뭔가 은근한 기대감을 주게 만들었다.
은채는 오지 않을 것이고,은수역시 어두워져서야 돌아올 것이다.강회장이야 새벽같이 나갔으니 갑작스레 들어올
리가 만무했다.
준후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편한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밑으로 내려갔다.미진을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막
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그저 그녀가 어제 자신이 훔쳐본것을 알까 모를까,그 반응을 보고 싶었을 뿐
이었다.
그가 1층으로 내려왔을때,미진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이제 막 식사가 끝났으니,치우는것 역시 미진
의 몫이었다.성격좋은 은채가 있을적에는 종종 도와주었지만,역시나 대부분은 미진의 해야할 과제였다.
"흠..흠!"
준후는 괜시리 헛기침을 하며 테이블위에 놓인 물컵에 물을 따르기 시작했다.뭔가를 하는것인지 그녀는 자신의
쪽은 바라보지 않고 싱크대 쪽에서 등을 보이고 있었다.
"아이참...너무 높네."
미진이 중얼거리는 소리에 준후는 슬쩍 그녀쪽을 바라보았다.안그래도 온신경이 그녀쪽에 가있으니 어찌보면 당
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미진은 찻잔을 다 닦고는 찬장위로 올리려고 하고있는 듯했다.하지만 찬장은 너무 높아 그녀의 팔이 닿을듯 말
듯했다. 미진이 지나치게 작다기 보다는,찬장이 보통의 그것보다 약간 높은 탓이었다.
"저기...준후학생 이것좀 올려줄래?"
"예?"
준후는 괜시리 살짝 놀랐다가,이내 자신을 진정시켰다.미진은 자신쪽은 돌아보지도 않고 찻잔을 든손을 계속해서
찬장쪽으로 뻗고 있었다.까치발까지 하고 있는 모습이 사뭇 위태로워 보여,준후는 물컵을 내려놓고는 그녀의 뒤
로 가서 섰다.
"이쪽이요?"
"응응 그래 그쪽."
"이제 되었나요?"
"아니 여기 몇개 더있는데...잠깐만..."
미진은 미안하다는듯 베시시 웃고는,마른헝겊으로 찻잔을 정성스레 닦더니 머리위로 살짝 그것을 올려들었다.준
후는 그녀의 한발자국 뒤쯤에 서서는 그것을 찬장으로 옮겨주고 있었다.
"다행히 어제일을 눈치챈거 같지는 않군."
자신을 보며 웃는것을 보고는 준후는 약간은 안심할수 있었다.그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미진을 도와 찻잔들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와...역시 키가 크니까 좋네...이건 손님왔을때나 쓰는것 같으니까 좀더 위쪽으로 올려줄래요?"
"알겠어요."
준후는 찻잔을 받아들었지만,이번에 미진이 부탁한 위치는 그에게도 조금 높았다.자연히 준후역시 까치발을 들었
지만,아슬아슬하게 그것은 찬장 선반위에 닿을락 말락 하고 있었다.
"조금 높잖아..."
자연스레 준후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버렸고,이윽고 미진의 몸과 닿았다.
"이크..."
준후는 저도 모르게 움찔할 뻔하고 말았다.비록 옷 위였지만,미진의 엉덩이 부분과 자신의 바지 앞섬이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자...계속 전달해 줄게요."
준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미진은 연신 헝겊으로 닦은 잔을 위로 올려주었다.그녀가 살짝 옆으로 비키면
되었지만,미진은 조금도 지금의 상황에 대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반대로 준후는 죽을 지경이었다.그녀의 뒤에서 까치발을 하고 있으니,그녀의 앞섬이 조금씩 보이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은수의 것을 보았던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뭔지 모를 풍만함이 있었다.게다가 어제의 기억이 또
머릿속에서 곰실곰실 올라오기 시작한다.
"음...이거는..."
어디다가 올려라고 해야할 터인데,미진의 말끝이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했다.무언가가 단단한 것이 자신의 엉덩이
골 사이를 조금씩 압박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알아챈건가..?"
준후는 가슴이 뛰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야릇해졌다.자신이 뒤로 가면 그만이지만,그러고 싶지 않았다.미진이 눈
에띄게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디가 놓을까요?"
준후의 말투는 여유로워 지기 까지 했다.그는 이 상황이 설레면서도 재미있었다.지금까지 겪어본적 없는 짜릿한
느낌이었다.
"으...응...그건 저쪽에..."
"이쪽이요?"
준후는 한쪽 팔을 찬장쪽으로 높게 쳐든채로,또다시 반발자국 앞으로 다가갔다.얇은 면트레이닝바지의 앞섬은
누가봐도 티가날 정도로 불룩하게 솟아올랐고,그것은 미진의 치마위 엉덩이 부분을 교묘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그...그래 그쪽에.."
준후는 웃었다.미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옆으로 가면 그만인것을..."
준후는 어쩌면 미진도 이것을 즐기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서른 초반의 여성이었고,미인은
아니지만 꽤 동안이었다.밖에 잘 꾸미고 나가면 인기도 꽤 있을지 모른다.하지만 그녀는 높은 페이로 가정부를
하는 대신에,이 집에서 합숙을 하고 있었고, 밤마다 자위로 욕구를 해소하고 있었다.
준후는 결정을 내렸다.그런 미진이 지금 이 상황에서 옆으로 피하지 않는것은,어찌보면 그녀도 이 것을 즐기는
것일지도 몰랐다.아니,그것은 어느의미로는 유혹이나 다름없었다.마치 조금만 더 수위를 넘어가 보라고 도발하
는것 같기까지 했다.
"흐음..."
준후도,미진의 한숨소리가 조금씩 짙어진다.이미 찻잔은 모두 찬장안으로 들어간 뒤였지만,미진은 보통 주방에
서 쓰는 컵까지도 준후에게 건내고 있었다.
그 역시 모른척했다.다만 계속해서 그녀의 하체에 자신의 앞부분을 비빌 뿐이었다.아주 미세하지만,그녀의 팬티
끈의 감촉도 느껴지는 듯했다.
"으음..."
준후는 살짝 한손을 그녀의 허리춤에 대었다.대놓고 잡지도 않았고,그렇다고 해서 아예 터치가 없는것도 아니었
다.준후에게 있어서는 짜릿한 게임과도 같은 한수였던 것이다.
잘록했다. 비록 아련하게 느껴지지만 미진의 허리는 움푹 들어가 있었다.왠지 조금 손을 올려서 가슴을 더듬어
도 될것 같기도 했다.
"그...그만 됐어.고마워요 준후학생."
준후의 손이 그녀의 브라를 툭 하고 쳤을때,갑자기 미진은 몸을 돌려 도망치듯 방안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쳇...한창 괜찮았는데..."
준후는 살짝 고개를 내려 불쑥 솟아오른 바지 앞섬을 바라보았다.뭔가 아쉬움과 함께 짜증이 밀려왔지만,그는 계
속해서 웃고 있었다.
"저 여자...알고도 피하지 않았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어차피 기대도 하지 않았던 전개 아니었는가.준후는 미진과 더욱 더 노골적인 스킨쉽을 하지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어려워 보였던 게임의 공략집을 찾은것과 비슷한 종류의 쾌감을 느꼈다.
준후는 반사적으로 시계를 바라보았다.시간은 오후 다섯시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틀림없어."
준후는 찬장의 문을 닫으며 미진이 들어간 방문을 바라보았다.
"오늘밤에도....저여자는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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