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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회전그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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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425 회 작성일 24-02-25 00: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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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달라지는 생활.


준후는 천천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양주의 탓도 있을수 있겠지만,정아의 손길은 너무나 매혹적이었기 때문이었
다.그는 본능적으로 그녀가 꽤나 경험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자신과는 다르게.

"내가 벗겨줄게."

정아는 준후의 귓가에 나즈막히 속삭였다.그리고는 준후의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씩 벗겨나갔다.그의 눈에 정아의
아찔한 몸매가 아른거린다.이런 경험이 처음인 것도 있겠지만,술기운은 준후를 급속도로 무너뜨리고 있었다.

준후의 손이 정아의 원피스 어깨끈으로 향했다.그녀는 마치 벗겨 달라는듯 어깨를 살짝 내밀며 열심히 준후의
옷을 벗겨나갔고,준후역시 그녀의 원피스를 위에서 밑으로 내려버렸다.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봐?"

정아는 고양이처럼 베시시 웃었다.원피스는 어깨끈을 풀자마자 허리까지 스르르 내려왔다.그녀는 보라색 란제
리를 입고 있었고,그 모습에 준후는 난생처음 느끼는 짜릿한 흥분감이 밀려오는것이 느껴졌다.

"내가 기분좋게 해줄게 오빠."

준후는 어느덧 자신이 알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야만 했다.정아가 어느틈에 준후의 바지와 속옷을 내려버렸으
니까.물론 자신이 살짝 엉덩이를 들어주었겠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계속해서 브라속에 감춰진 정아의 뽀얀
가슴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쪼옥.

준후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을 뻔했다.정아의 입술이 불끈 솟아오른 자신의 불기둥을 휘감아 들어왔기 때문이었
다.정아는 고개를 숙인채로 열심히 입술로 빨기 시작했다.준후의 눈으로 그녀의 하얀 등이 보였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하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그에게는 첫경험의 순간이겠지만,정작 본인은 그것
을 인지하지 못했다.술기운 때문도 있었고,정아의 애무가 자극적인 이유도 있었다.

준후는 손을 뻗어 앞에 보이는 정아의 등부분에 있는 브라의 후크를 끌러버렸다.처음이라 쉽게 풀지는 못했지만
양손을 사용하니 수월했다.정아는 입안가득 준후의 물건을 머금은 그순간에도 살짝 어깨를 비틀어 스스로 브라
를 벗어버렸다.

덕분에 준후의 허벅지에는 그대로 정아의 젖꼭지 감촉이 전해져왔다.

쪼옥..추읍...쪽..

그녀가 빠는 소리는 너무나 자극적이었다.게다가 살짝살짝 혀를 낼름 거리며 예민해진 귀두를 핥아대는 통에
준후는 정신이 없었다.

"하아..."

한참을 애무해서 숨이 막혔는지,정아는 입을 떼고는 나즈막히 한숨을 쉬었다.정아의 침이 잔뜩 묻어서인지,그
의 보물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정아는 베시시 웃어주고는 몸을 일으켰다.그와 동시에 허리에 걸려있던 그녀의 원피스는 발목으로 툭하고 떨어
졌다.준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몸매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여우같은 새침한 표정으로 천천히 자신의 팬티를 벗었다.그것은 마치 준후에게 대놓고 보여주려는 것처럼
은근하기 그지 없었다.잘빠진 허벅지와 종아리로 마지막 한장 남은 천조가리마져 내려가자,너무나 균형잡혀 있는
정아의 몸매가 보였다.

가슴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몸과 적당히 조화롭게 부풀어 오른 크기였다.게다가 허리선이 무척이나 이쁘다.준후
의 시선은 조금 내려가,거뭇거뭇한 털이 나있는 그녀의 하체로 향했다. 모범생은 아니었지만,생전 처음 보는 여
자의 신비의 성역이었다.

"오빠...키스도 안해봤어?"

정아는 그대로 앉아있는 준후의 무릎위로 마주보며 걸터앉았다.덕분에 잔뜩 성이난 그의 물건은 그녀의 꽃잎과
맞닿는 형상이 되어버렸다.

"안해봤어."

"어머...그럼 실장님 말이 진짜구나..."

"그자식은 무슨 그런 쓸대없는 소리를..."

"이렇게 멋진 오빠가 왜 여자가 없었을까?"

정아는 준후의 양볼을 살짝 잡더니 그대로 입을 맞췄다.순간적으로 그역시 움찔할수 밖에 없었다.자신의 눈 바로
앞에 곱게 감겨져 있는 그녀의 눈과 속눈썹이 보였고,이윽고 정아의 혀가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준후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본능적으로 정아의 가슴을 움켜쥐었다.그녀의 혓바닥은 마치 뱀처럼 준후의
혀를 계속해서 감아대기 시작했다.준후는 한손에 가득 잡히는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기도 하고,손가락으로 젖꼭지
를 어루만져보기도 했다. 무엇보다,정아의 보지와 맞닿아 있으니,피가 모두 귀두로 쏠리는것만 같았다.

"흐응.."

정아는 교묘하게 꽃잎의 갈라진 틈사이를 준후의 불기둥에 비벼대었다.그리고는 준후의 젖꼭지를 혀로 살짝 핥
아주기도 했다.그로써는 난생처음 느끼는 기분에 당혹스러운 애무였지만,그래도 기분이 좋은것은 어쩔수가 없었
다.

왜 이 여자가 처음만난 나에게 몸을 줄까?하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그녀로써도 이것이 일종의 "일"일수도
있는거니까.계기야 아무래도 좋다.겜블이라는 짜릿한 일탈보다도 백배는 더 황홀한 일탈이었다.

"이제 넣을게 오빠."

정아는 준후의 귓가에 속삭이더니,손을 뒤로 뻗어 준후의 자지를 쥐고는 자신의 입구로 인도하기 시작했다.준후
는 그녀가 입구에 들이대는 동안 계속해서 찌릿한 느낌이 들어오는 것을 알수 있었다.마주본 상태에서 정아는
그대로 주저 앉듯이 준후의 것을 받아들였다.

"흐으응..."

준후는 처음 느끼는 이런 감촉에 몸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뭔가 부드러운것이 자신을 꽉 물고 있었다.게다가
정아는 능숙하게 상체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하고 있었다.부드러운느낌이 자신의 하체 전체로 전달되자,준후의
숨결은 더더욱 뜨거워지며 정아의 허리를 감싸쥐었다.

"흑..흐응..."

정아의 샘에서는 더욱더 많은 애액이 샘솟기 시작했다.그녀역시 이런 행위가 업무에 포함되어 있지만,진심으로
흥분하고 있었다.매일 아저씨들만 보다가,젊은 준후를 보니 비록 마스터인 기주의 말이긴 했지만 정말 즐기면서
일을 할수 있을것만 같았다.

"헉..헉.."

준후의 호흡이 거칠어 졌다.본능적으로 상하로 움직이는 그녀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경합을 맞춰 주었다.그
녀의 입구에서 들락날락 할때마다 상상도 못할 쾌감이 밀려오는것이 느껴졌다.

"흐응...아앙.."

더 참을수 없는것은 그녀의 신음성이었다.시각과 촉각,그리고 청각을 모두 자극하는 그 모습에 준후의 팔에는 더
욱더 힘이 들어갔다.

정아역시 굳이 자세를 바꾸고 싶지 않았다.경험이 없다고 들어서 자신이 리드하는 방향으로 택한것인데,꽤나 만
족스러웠다.또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자신의 가슴을 혀로 살짝 건드려보는 준후가 기특할 지경이었다.

"오빠아...하앙....나올거 같아?"

혹여나 미숙한 준후가 안에다가 사정하면 곤란했다.원래는 콘돔을 착용하게 하지만,급하게 분위기가 조성된 탓에
능숙한 정아도 미쳐 캐치하지 못한것이었다.

준후는 순간적으로 숨이 턱하고 막히고 골이 울리는것이 느껴졌다.술기운은 이미 자신의 몸을 흠뻑 적신 땀과
함께 저멀리 달아난 후였다.뭐라고 말을 할순 없지만 무언가 뜨거운것이 올라오자 준후의 숨은 거칠어졌다.

"아앙..."

한참이나 엉덩이를 들썩이던 정아는 급하게 허리를 위로 쭉 빼올렸다.딱 봐도 준후가 사정할것 같은 기운이 보였
기 때문이었다.

"하아....하아.."

준후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그녀가 자신의 몸에서 준후의 물건을 빼내자 마자,하얀 정액이 거침없이 분출되
었다.정아가 준후쪽으로 몸을 밀착한 탓에,그것은 애꿎은 테이블위로 툭툭 떨어져 버린다.

"잘했어...잘했어 오빠."

정아는 기특하다는 듯이 준후를 쓰다듬어 주었다.그는 여전히 진정이 되지 않은듯,정아의 가슴을 살짝 움켜쥐며
후희를 즐겼다.

"너무 잘하는데?오빠처럼 괜찮은 사람이 왜 아직까지 총각이었을까?"

정아는 준후의 몸위에서 내려오더니,티슈로 정성스레 준후의 물건을 닦아 주었고,자신의 밑부분도 닦아내었다.
그리고는 테이블위에 놓인 담배에 불을 부텨 준후의 입에 물려주기 까지 했다.

"그냥....그런거에 신경을 안써서."

차마 아직 미성년자라 그렇게 신기한 일도 아니에요 라고 말할수는 없었기에,준후는 솔직히 이야기 해버렸다.정
아는 옷도 입지 않고는 알몸상태 그대로 다리를 꼬며 준후의 팔짱을 끼었다.

"해보니까 어때?"

준후는 달콤하게 들려오는 정아의 말에 고개를 떨궈 한차례의 전투를 마치고 축 늘어진 자신의 보물을 바라보았
다.약간 붉게 상기되기 까지 한 그 모습.자신의 신체 일부였지만 정말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좋아...이렇게 좋은건지 몰랐어."

그 답지 않은 얼빠진 대답이지만,사실은 그의 본심이었다.자기에게 귀띔도 안해주고 이런자리를 만들고는 내빼버
린 기주가 약간은 괘씸하기도 했지만,그는 늘 그런 스타일이었기에 할말은 없었다.

"오빠 내이름 기억하지?"

준후는 고개를 끄덕였다.며칠전일도 아니고 불과 한시간전에 들은 이름인데 까먹을리가 없었다.

"여기 자주올거야?"

"글쎄.그건 잘 모르겠어."

"왜?실장님 친구잖아."

"그렇긴 하지만.자주 올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야."

사실 준후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이미 머릿속에서는 아까의 포커생각과 정아의 알몸이 뒹굴듯이 교차하고 있었
다.정아는 준후의 가슴에 안겨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간지럽혔다.정아의 가슴감촉이 준후의 옆구리쪽으로 은근
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다시오면...나 다시 꼭 찾아야해..알았지?"








"저기.저쪽에다가."

"넵."

술을 먹은 터라 대리운전수를 부른 기주는 자신의 옆자리에서 잠들어 있는 준후의 머리를 툭툭하고 건드렸다.
부하를 시켜도 되긴 했지만,지금 준후는 교복을 입고 있었기에 조금 걸렸다.

"얌마.일어나 다왔어."

준후는 한쪽눈만을 슬쩍 뜨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시간은 11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자율학습을 한다고 해
도 약간은 늦은 시간이었지만,그는 별로 개의치 않는듯 크게 기지개를 켜보였다.

"피곤했냐??아주 숙면을 취하시더만."

"니가 날 피곤하게 했으면서 뭘."

"어쭈.호강시켜줬더니 떠미는거여?"

준후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는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들었다.멀리 보이는 거대한 2층짜리 주택.아직 안자는
사람들도 많은지 불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들어갈게."

"그래.다음에 보자.언제든지 놀러오고.위치는 알지?"

"그래.알았어."

준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기주의 차는 몸체를 돌려 다시금 미등불빛을 흩뿌리며 멀어져 갔다.준후는 저번과는
달리 한참이고 그 미등을 바라보다가 그제서야 집쪽으로 발을 돌렸다.준후는 그제서야 품안을 뒤적거리기 시작
했다.현관문은 도어락이라 번호를 누르거나 지문을 대면 열리지만,대문은 열쇠로 열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덜컹.

품안에서 대문키를 꺼내려던 준후는 살짝 놀라고 말았다.누군가가 집안에서 대문이 열리는 버튼을 누른 모양인
지 자동으로 덜컹하고 열려버렸기 때문이었다.

"쳇...귀찮게 되었네.몰래 들어가려고 했는데."

다른 인물이면 모를까,상대가 강회장이라면 조금 피곤해진다.입양아이지만 자신에게 그가 남달리 애정을 쏟고
있기 때문에,분명 훈계로 일장연설을 늘어놓을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멋드러진 정원을 지나 현관으로 다다랐을때 현관문역시 빼꼼히 열려있었다.준후는 한숨을 푹 쉬고는 현관문을
살짝 열었다.

"왜 이제서야 와?"

준후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쉴수 있었다.다행히도 강회장의 둔탁한 목소리가 아닌,언제나 상냥한 그 목소
리였다.지금은 약간 걱정이 깃들어 있긴 했지만.

"그냥.좀 일이 있어서."

은채는 살짝 고개를 갸웃하며 준후를 바라보았다.뭔가 분위기가 바뀐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지금 오는거야?너 데려다 준 차는 누구차니?"

은채는 조심스레 준후에게 물었다.

준후는 저도 모르게 은채를 바라보았다.화장기없는 깨끗한 얼굴에,위로 살짝 틀어올린 머리,파자마를 입었지만
꽤 큰 키에 잘 정돈된 몸매까지.이상했다. 늘 그녀를 잘 쳐다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자신있게 그녀의 눈을 바라
보고 있었다.오히려 은채가 살짝 눈을 피할 정도였다.

"친구네 부모님.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그래...피곤하겠다.어서 들어와."

은채는 연이어 상냥하게 말을 해주었다.오피스텔에선 기주의 옷을 입고 있었던 탓에,담배냄새나 술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다행이었다.가까이서 대화하면 금새 입에서 나는 술냄새를 알아채겠지만,다행히 그녀는 모르는 모양
이었다.

"아...버지는?"

아직 준후는 아버지라는 말이 어색했다.매일 이 집에 대한 일탈을 꿈꾸는 주제에,아버지라고 부르는 자신이 가
끔은 우습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직.매일 늦으시잖아 요새.밥먹었어?누나가 밥차려줄까?"

"아니.괜찮아.어서자.늦었잖아."

"그래.너두 공부하느라 피곤하겠다.얼른자.알았지?"

"근데."

"응?"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준후의 말에 은채는 또 살짝 웃었다.저도모르게 심장이 흔들려 버리는것 같은 느낌에 준후는 애써 냉랭한 표정
을 지어보였다.

"응.너무 늦길래 창문으로 내다봤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은채는 핏하고 웃어보인다.너무나 싱그러운 미소에 준후는 살짝 찔리기도 했지만,이내 몸
을 돌려 2층으로 향했다.

"어머!깜짝이야..."

막 2층계단으로 가려던 준후의 앞에 누군가가 소스라치게 놀란다.앞치마를 두른 젊은 여자였다.

"누구...?"

"아..준후야!그분 새로오신 가정부 아주머니셔."

"아...안녕하세요."

"네...네...안녕하세요."

준후는 은채의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자신의 앞에 있는 여자를 뚱하게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그가 갑자기 툭 하고 튀어나와서 놀란듯한 그녀는 인사를 하고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준후는 살짝 놀라고
있었다.예전 식모아줌마에 비하면 엄청 젊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기껏해야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이었다.식모 아줌마라 부르기 뭐할정도로,미인은 아니었지만 꽤
나 동안이었다.전에 일하던 아줌마가 급히 고향에 가게 되면서,자신의 땜빵으로 추천하고 간 여자라고 들었기
에 자신의 엄마뻘을 생각했던 준후는 적잖이 놀랐다.

"죄송해요.깜박하고 2층청소를 안해서 지금 하느라..."

"괜찮아요."

준후는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그녀를 스쳐 지나갔다.잘자라고 인사를 하려던 그녀는 준후가 휙 지나가자 고개를
갸웃했다.

"술냄새...?"

뭐라고 말을 하려던 그녀는,그의 누나인 은채가 가만히 있자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첫날인데다가,자신이 고용
된 부잣집 외동아들이 술을 마셨다고 해서 뭐라고 할 입장도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아."

준후는 샤워를 할 생각도 하지 않은채로,그대로 침대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별거 아닌데...체력소모가 있네 은근히..."

계속해서 정아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그리고 포커판에서 처참히 깨졌을때 비웃음을 머금던 상대방의 얼굴도
같이 떠올랐다.

"쳇.갑자기 열받네.별거 아닌거 같은데."

거의 패턴을 알았다 싶었는데 그만뒀으니 열이 받을만했다.하지만 준후는 웃고 있었다.왠지는 모르지만,자신은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

"근래에 오늘이 가장 즐거웠던거 같다."

물론 도박에 미쳐서 자주가거나 할 성격은 아니었지만,그래도 다시 한번 가서 꼭 포커에서 이기고 싶은 그였다.

"두고보자...내가 언젠가 전재산 다 꼴고 집까지 걸어가게 만들어줄..."

준후는 다짐을 하면서도 무거운 눈꺼풀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스르르 눈을 감아버렸다.오늘은,정말 별거 없는것
일지도 모르지만 너무나 행복한 날이었다고 생각하면서.





-
이틀이 지났고,다시금 휴일이 찾아왔다.

준후는 슬슬 몸이 근질거려 죽을것만 같았다.

정아와의 섹스경험이후,여체의 맛을 알아버린 그는 학교에서도 몸매가 뛰어난 여학생이 지나갈때 마다 자연스레
그녀의 알몸을 생각하게 되어 버렸다. 게다가 머리속에는 자꾸만 포커판의 정경이 그려지기 시작했다.마치 처음
에 피아노에 미쳐버렸을때 머릿속이 온통 음표들 뿐이었던 것처럼,그것과 비슷한 현상이 다시한번 나타나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잘 먹겠습니다."

강회장은 출장덕에 자리에 없었고,저녁상은 은채와 준후,그리고 은수 세명만이 지키고 있었다.은하야 그때 한번
온 이후로 다시 돌아갔기에 당연히 자리에 없는것이었다.

"와~언니 너무 맛있어요!"

"정말요?고마워요 은수학생."

새로온 가정부는 젊은 덕택에 아줌마가 아닌 언니라는 칭호로 불리고 있었다.은채역시 상냥하게 늘 언니라고 불
렀고,그녀역시 그것이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다만 준후쪽이 조금 애매할 뿐이었다.

"근데,저는 뭐라고 불러야 하죠?아주머니라고 하기도 그렇고."

"에이..편할대로 불러요."

"준후야.우리는 그냥 다 미진이 언니라고 하니까..너도 그냥 미진이 누나라고 하면 어때?"

은채의 말에 준후는 그제서야 가정부의 이름이 "미진"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그녀의 얼굴을 힐끗 바라본 준후
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렇게 불러도 되요?"

"그럼요.그렇게 하세요."

미진은 살짝 웃어주었다. 준후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전에 있던 아주머니가 워낙 친절하고 꼼꼼해서,다른
구린 가정부가 오면 짜증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다행히 미진은 야무졌고 착해 보였다.음식도 곧잘 했지만,이상하게도 개인적인 것들을 물어보면 늘 싱긋 웃으며 대답을 피했다.

"잘먹었습니다."

"더 안먹어?"

"별로..."

은채는 한참이나 준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지만,준후는 은채의 물음에 건성으로 대답해 버리고
는 2층으로 올라갔다.새로운 가정부인 미진이 깔끔하게 치워놓은덕에,아무렇게나 하고 나가도 늘 새로 입주한 것
처럼 깨끗한 방안상태 그대로 복원되어 있었다.

"휴우..."

수능은 코앞이었고,양부인 강회장은 늘 경영학과에 진학하길 바라고 있었다.준후는 그런 강회장을 놀리기라도
하듯,언제나 성적을 아슬아슬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달랐다.고아원에서만 자라던 준후에게 공부는 재미있었다.하지만 어느순간부터,그는 음악이 아닌것에
는 흥미를 잃어버리고 만것이다.게다가...

"음악 못지 않게 재밌는게 있다니."

그것은 바로 도박과 여자였다.생각만해도 기분이 흐뭇했다. 여자와의 관계에 전혀 관심이 없던 준후는 그 날의
경험 한번만으로 그만 여체의 신비에 푹 빠져버렸다.아직도 정아와의 관계가 끝난후 사정을 했을때의 그 쾌감
이 몸에 남아있는것만 같았다.

"나가볼까..."

이미 관심사는 책상을 떠난지 오래다.머릿속에 아른거리는 것들은 모두 고3 학생에게는 필요가 없는...아니,생
각해서는 안될 것들 뿐이었으니까.

준후는 벌떡 일어나 옷을 챙겨들었다.눈앞에 아른거리는 그것들 이외엔 관심이 뚝 하고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준후학생?어디가요?"

아까의 식사때문에 이제 말문이 튼듯,부리나케 뛰어가는 준후를 보며 미진이 물었지만,준후는 얼굴조차 바라보
지 않고는 신발을 신었다.

"독서실이요."

준후는 나가면서도 가끔은 고3이라는 신분이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절대적인 핑계거리가 하나 있지 않은가.
그저 공부에 관련된 것을 대면 모두들 입을 다물게 된다는 것이다.

"우스운 거지."

자신이 핑계를 대면서도,준후는 조소를 흘렸다.물론 공부라는 절대적인 핑계뒤에는 엄청난 책임이 기다리고 있
겠지만,적어도 준후는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단 절반만으로라도 줄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
"후우..."

기주는 조금씩 밤이 찾아오는 창밖의 밤하늘을 보며 길게 연기를 내뿜었다.담배를 쥐고 있는 그의 손에는 무언
가에 베인적이 있는듯 손등부터 손목까지 길게 상처자국이 남아 있었다.

"잘하고 있는건가."

기주는 지루했다.고아원에 있을 시절부터,그는 늘 목이 말랐다.하위 1퍼센트에서 시작했으니,상위 1퍼센트로 올
라가고 싶은 욕망은 불처럼 타올랐지만,고아 출신인 그가 할수 있는것은 거의 전무했다.

"준이는 어떤가."

문득 하나뿐인 자신의 친우를 생각해보았다. 머리하나는 기막히게 좋았던 그 아이. 그리고 담당교사에게 음악적
인 재능마저 인정받은 아이.거기에 천운이 닿아 부유한 집안으로 입양되기 까지 했다.

"하지만...행복해 보이지는 않았지."

문득 기주는 준후의 씁쓸한 표정을 떠올려보았다.그 때문에 나쁜것이라는것을 알면서도,준후에게 포커와 여자를
가르쳤는지도 모른다.그는 반사적으로 준후의 위치에 자신을 대입해 보고는,이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나라도 싫어.그런건 의미가 없거든."

기주는 타고난 승부사였다.기왕에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가 되려면,자신의 힘으로 얻고 싶었다.그렇게 환경이
뒷받침 해주는 성공은 지루해 보이기 그지없었다. 그에게는 삶 자체가 게임, 게임에 있어서 치트키를 쓰는것은
그것의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는가.

그제서야 기주는 준후의 표정에 드리워진 그늘의 이유를 파악할수 있었다.그역시 고아출신. 밑바닥은 지긋지긋
할 정도로 경험한 녀석이었다.하지만 그런 그 역시 거저로 떨어지는 제벌2세의 자리가 싫었을 것이다.그는 아마
도,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1등이 되고 싶었을 테니.

"뭐...어떤 방식이든..1퍼센트면 되겠지."

기주는 어둠의 세계에서 자신의 꿈을 찾은 행동을 그렇게 합리화 시켜버렸다.그리고 만약 자신이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준후를 밀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똑똑.

기주는 노크소리가 들렸지만 대꾸조차 하지 않았고,잠시후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오피스텔 내부에 많이
있는 여자직원중 하나였다.

"실장님.누가 찾아오셨는데요."

"누군데?"

"남자분이신데요.조금 어려보이는...성함이...아! 강준후씨라고....."

기주는 그제서야 담배를 끄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준이?"

"네.어떻게 할까요?"

"들여보내.정중하게 모셔.손님이니까."

"네."

이곳의 여느 여자들처럼,교태어린 복장을 한 그녀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내가...괜한짓을 했나?"

사실 기주는 준이 자기발로 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그저 그에게 하룻동안의 일탈만 제공하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이 오피스텔 곧 정리해야겠군."

자신의 호의가 왠지 독이 되버릴수 있을거 같아,기주는 도박장을 정리하고 다른곳으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을 했
다.어차피 곧 그리 할 예정이었고,다만 조금 앞당겨지는것 뿐일테니까. 어려운것은 없었다.기주에게는 운영자금
도 충분했고,입주가 되지 않은 오피스텔 하나만 다시 구하면 되는 것이었다.

"왔냐?"

이윽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준후의 모습에 기주는 피식 웃어보였다.

"돈 빌려줘."

대뜸 입을 여는 준후의 말에 기주는 피식 웃으며 서랍을 열었다.

"오늘은 자신있는 모양이지?"

"당연하지.그때 그자식들 오늘도 있지?"

"물론.지 재산을 갉아먹으면서도 매일같이 출근하는 족속들이니까."

"어딘지 가르쳐줘."

기주는 칩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서랍에서 꺼내고는 준후에게 던져주었다.

"이걸로 가서해봐.하지만 조건이 있다."

"뭔데?"

"그거 다 잃으면 이제 여기 오지 말것."

준후는 멀뚱히 기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는 얼굴에서 장난기를 지운채,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준후를 응시하
고 있었다.

"알았어."

준후는 볼것도 없이 대답했다.그의 머릿속에는 오늘도 잃을수 있다는 가능성 따윈 없었다. 그날 이후 이틀동안
은,어떻게 하면 이길까하는 생각만이 가득했으니까.

"그때 그 방.거기에 그대로 있다."

"고마워."

문을 열고 나가는 준후를 보며,기주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손은 어느새,인터폰을 향해 있었다.

"나야.지금 정아있지?두세시간 후에 내방으로 오라고 전해줘."







"어이고...이 젊은 총각...한동안 안보이더니 어디서 포카학원 다니다 왔나벼?"

며칠전 그 멤버 그대로였다.뭔가 딱 집어 말할수는 없지만,한결 부드러워 진듯한 준후의 실력에 모두 살짝 놀라
는 눈치였다.준후는 대꾸조차 하지 않고는 패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우선...저기 있는 배불뚝이 녀석."

그의 시선이 옆에 있는 덩치 큰 중년사내로 향했다.그는 연신 패를 보며 끙끙 거리며 한손으로는 칩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확실한 패가 뜨지 않는 이상 절대 레이스를 하지 않는 전형적인 소심형이다."

그때의 기억과,지금 몇판을 석어 보고는 준후가 내린 결론이었다.즉,쉽게 콜을 부르지 않는 지금의 판 역시 저
남자는 좋은 패를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사투리쓰는 저녀석."

처음 준후에게 민증을 까보라면서 장난을 쳤던 남자.그는 연신 담배를 뻑뻑 피워대며 카드에 빵구가 날때까지
자신의 패를 노려보고 있었다.

"뻥카도 곧잘 치는거 같긴한데...문제는 자금이지."

지금 그의 앞에는 자금이 얼마 남지 않아있었다.깡다구 하나로 레이스 할일은 없다는 증거였다.그는 히든 카드
때까지 뭐라도 뜨기를 바라고 있는것만 같았다.

준후의 시선이 다시 정면을 향했다.검은 뿔테의 중년남성.저번에 자신을 홀딱 벗겨먹었던 김사장이었다.그는 전
혀 알수 없는 표정이었다.포카페이스 라는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모범답안 같기도 하다.

"문제는 저 놈인데...이번엔 뭘까.진짜로 가는걸까,아니면 구라일까."

준후가 가진 패는 에이스 트리플.그닥 낮은 패는 아니었다.적어도 사투리를 쓰는 남자와 뚱뚱한 남자보다는 패
가 높을 것이지만,변수는 바로 김사장이 들고 있는 카드였다.

"아냐.도박은 계산만이 전부는 아니다."

준후는 머릿속에서 쉴새없이 떠오르는 경우의 수들을 이내 접어버렸다.깔려있는 패로 보아 확률적으로는 반반
이었다.즉, 김사장이 자기보다 높은 패를 갖고 있을 확률은 50퍼센트 정도라는 것이다.

"눈치....라는게 필요하겠지.약간의 쇼도."

준후는 칩을 만지작 거리며 갈등하는 척했다.모두들 자신의 패를 보는거 같았지만,준후의 앞에 있는 셋은 그런
준후의 행동을 조심스레 관찰하고 있었다.그 중에서도,김사장은 준후의 반응을 보며 피식 웃고 있었다.

"역시...어린것은 어쩔수 없군.티가 나거든."

김사장은 투페어라는 싸구려 패가 뜬 탓에,어떤식으로 눈치작전을 벌일지 생각하던 중이었다.준후의 반응을 보
아하니,언뜻봐도 아무것도 아닌패가 들어온 듯했다.

"기껏해야 원페어겠지.지금 뻥카를 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중인건가."

김사장은 확신을 내렸다.무조건 이번판은 자신의 승리인거 같았다.

"젊은 친구.배팅 안하나?"

준후는 김사장의 말에 살짝 미간을 찌푸리는 연출을 해보였다.그리고는 마지못해 콜을 불렀다.

"에이...이 사람들 뭐가 떴길래 그랴?나는 다이할라우."

"저도..."

준후는 속으로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애초에 김사장이 아닌 두명이 목표가 아니었으니까.이들은 들러리
에 불과했다.준후의 목표는 바로 검은안경을 쓴,자신의 앞에 있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히든 받았으니.레이스를 해볼까?"

김사장은 여유롭게 웃으며 배팅을 시작했다.그는 자신의 생각에 백퍼센트 확신을 갖고 있었다.계속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준후의 행동이,별거 아닌 패를 들고 부리는 객기임을 증명해 주는것만 같았다.

"뻥카는 아무나 치는게 아니지...아직 너는 그럴 연륜이 못된다고."

김사장은 언뜻봐도 판돈이 꽤 되어 보이자 즐거운 마음에 베팅을 하기 시작했고,준후는 소심하게 계속해서 콜만
부를 뿐이었다.

"이쯤하도록 할까.."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배팅을 멈췄고,두명이 벌인 레이스에는 실로 막대한 양의 칩이 쌓였다.

"자.그럼 내패부터 볼까.난 사실 큰 패가 아니거든.."

김사장은 준후가 당황할 것이라 생각하며 퀸 투페어를 뽑아보였다.이윽고 묵묵히 자신의 패를 오픈하는 준후의
모습을 보며 김사장의 눈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뭐...뭐라고?에이스 트리플?"

준후는 좌중의 경악속에 묵묵히 자신의 앞에 쌓여있는 칩을 끌어 당겼다.워낙 많은 양이 쌓여 있던 탓에 우두두
하는 소리를 내며 준후의 앞에는 곧 큰 양의 칩들이 쌓여있었다.

모두가,아니, 특히 김사장이 멍해져 있는 모습을 보며 준후는 살짝 조소를 흘렸다.

"오늘은 운이 좋군요.이런 낮은 패로 먹는걸 보면...그렇죠?"






-
"아앙...아흑!아앙!"

기주의 방안은 정아의 신음소리로 가득 채워졌다.은은한 조명,그리고 널부러진 술병. 그앞에 있는 쇼파에는 실
한오라기 걸치지 않은 두명의 남녀가 엉켜붙어 쉴새없이 서로를 탐닉하고 있었다.

"오빠!더세게..아흑!"

정아는 연신 준후의 목에 팔을 걸고 신음을 뿌려대었다.준후의 허리가 강하게 움직일때마다,정아는 하늘이 노래
지는 것만 같았다.며칠전 동정을 처음 벗어난 사람이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였다.

"나올거 같아..."

"아앙!안에...해도돼!아앙..."

준후는 안전한 날이라는 정아의 말에 허리를 그녀의 다리사이에 깊숙히 파묻은채로 부르르 떨었다.정아는 몸속
으로 무언가 뜨거운것이 들어오는 것만 같은 느낌에 준후의 등에 깊이 손톱을 파묻으며 신음했다.

"하아...하아.."

"오빠...전보다 훨씬 는거 같아."

준후는 몰려오는 쾌감에 부르르 떨며,대답대신 그녀의 몸안에서 축 늘어진 자신의 물건을 꺼내었다.이미 애액이
범벅 된 후였지만,정아는 물티슈로 깨끗이 준후의 보물을 닦아내주었다.

"오빠.그 사람들 상대로 엄청 땄다며?"

"응.싹쓸이 했지.씩씩거리는 모습들이 고소해 죽겠는데."

준후는 큰소리로 웃고싶은 심정이었다.그때 당한 치욕을 되 갚아 주었을 뿐만 아니라,그날이후 계속해서 뜨거워
지던 몸도 오늘 욕정을 해소했으니까. 어찌보면 한창때인지라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나이거 채워줘."

준후는 속옷을 대충 걸치고는 정아의 브라 후크를 채워주었다.보기좋게 부풀어 오른 가슴은 브라를 하자마자 보
기에도 이쁘게 가운데로 모이며 더욱더 섹시한 느낌을 자아내었다.정아는 팬티와 원피스 까지 입고는 화장을 고
쳤다.

"오빠 또 언제 올거야?"

정아의 말에 준후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사실 오늘은 충동적으로 온 것이기는 하지만,자주 올수는 없는 노릇이었
다. 무엇보다 자신의 양부인 강회장이 알게되면 기주역시 무사히 버티기는 힘들것이기 때문에,그는 약간은 고민
해야만 했다.

"글쎄.자주는 못올지도."

"정말?"

정아는 진심으로 서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퇴근시간은 한참이나 지났지만,그녀는 계속해서 준후가 심심
하지 않도록 종알종알 말을 붙여 주었다.

"오빠.핸드폰 줘봐."

"핸드폰?지금 없는데."

집에서 밖에 전화가 오지 않으니,휴대폰을 들고 나왔을리 만무했다.정아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펜과 종이를
가져오더니 무언가를 적었다.

"이게 뭐야?"

"뭐긴 뭐야.내 번호지.나중이라도 올때 전화해.알았지?"

그녀는 테이블위에 올려있는 준후의 바지 주머니에 메모지를 꾸겨 넣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옷갈아입고 가봐야 할거 같아.곧 실장님도 오시고."

"알았어."

"그럼 나중에 봐 오빠!"

정아는 준후의 볼에 입을 맞춰 주더니 요염하게 걸어나갔고,준후는 테이블위에 놓인 담배를 집어 들었다.

"꽤 땄다며?"

문득 뒤에서 기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아가 나올때까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응.꼰대들 아마 열좀 받았을거다."

준후는 고소하다는 듯이 킥킥 거리며 웃었고,기주는 그런 준후를 말없이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

"여튼.당분간 오지 않는게 좋겠다 너."

"단속 때문이냐?"

"아니.너 때문이지."

"뭔소리야?오지말라고 했던 건 내가 다 잃었을때라고 했잖아."

준후는 담배를 끄고는 기주를 바라보았고,언제 불을 붙였는지 기주가 길게 허공에 연기를 뿜고 있었다.

"여기를 계속 들락거리는건 너에게 도움될게 하나도 없어."

"여기 처음 데려온게 너잖아."

"야 준아."

준후는 대꾸도 하지 않고 기주를 바라보았다.그는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널 여기 데려온 이유는 니가 워낙 찌들어 있어 보였기 때문이야.너 타짜만들려고 데려온게 아니란 말이야."

"그건 알고 있지만..."

"그리고.언제까지 그런 빡빡한 집안에서 니 어설픈 행각이 먹힐거 같냐?"

"뭐?"

"잘 생각해 임마.독한맘먹고 그 집안을 먹을 생각을 하던지.아님 하고 싶은걸 하고 살기 위해서 강하게 니 의사
를 밀어 붙이던지."

준후는 할말을 잃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기주의 말이 틀린것은 없었다.어쩌면 준후는 그 사이에서 매일 갈등
하며,어설픈 행보만을 걷고 있는것일지도 몰랐다.

"알았다.어차피 자주 올 생각도 없었으니까.오늘은 나 혼자 들어갈게."

준후는 옷을 챙겨입고는 기주를 스쳐 지나갔다.기주는 준후가 나가자,창밖으로 걸어가 창문을 열었다.

자신의 친구라는것을 아는 탓에,부하 몇명이 나가는 준후를 향해 90도로 인사를 하는것을 보며 기주는 담배를
비벼껐다.어찌보면,자신과 같은 성격을 지닌 준후에게는 입양이 약이 아닌 독이 될지도 모른다.자신이 했던 말
처럼,준후는 후계자로써의 입지를 국건히 하던지,애초에 하고 싶은걸 할수 있도록 강회장을 선택하던지 두가지
길중 하나는 반드시 선택해야 했다.

"뭐....더 좋은 방법이 있기는 하지."

기주는 혼잣말로 중얼거렸고,이내 바람이 불어와 짧은 머리칼이 흩날렸다.멀리서 준후가 택시를 잡아타는 모습을
보며,기주는 또 한가피의 담배를 꺼내 물며 중얼거렸다.

"그 집안 여자들을....모두 네 것으로 만드는 것 말이야."






-

"자는건가...다들?"

사실 누군가 자신을 기다리면 그것이 오히려 더 귀찮은 준후였다.독서실에 간다고 해놓고 술냄새를 풍기고 돌아
왔으니,안걸리는게 차라리 편할지도 몰랐다.

"어라?"

몰래 현관문을 열고 소리가 안나게 들어오는것에 성공한 준후는 어두컴컴한 가운데 한 방에만 은은하게 불빛이
세어나오자 살짝 놀랐다.

"가정부 누나...아..이름이 미진이라고 했던가."

이 집에서 같이 숙식을 하는 미진의 방에서만 은은하게 불빛이 세어나오는 것이었다.은채의 방도,은수의 방도
모두 불이 꺼져있었다.물론 출장에서 돌아오지 않았을 강회장의 방도 마찬가지 였다.

"설마 나를 기다리는 짓을 하는건 아니겠지?"

애석하게도 준후의 방은 2층에 있었고,미진의 방은 층계 바로 옆에 위치했기에,그녀의 방문앞을 지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까치발로 조심조심 한발자국씩 내딛었다.계단 올라갈때 삐그덕 소리만 나지 않으면,완벽한 완전
범죄가 될 테니까.

"응?"

그녀의 방문앞을 지나던 준후는,미진의 방에서 세어나오는 불빛이 형광등 불빛이 아니라는 사실에 살짝 놀랐다.
형광등은 꺼져 있었다.그것은 티비화면에서 나오는 빛인것 같았다.

"뭘 보는거지..."

방문이 살짝 열려 있으니 들여다 보기도 쉬웠다.준후는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방문틈 사이로 얼굴을 갖다
데었다.손가락 하나 크기만 살짝 열려있을 뿐이지만,대충 안의 광경은 보였기 때문이었다.

"뭐..뭐야..."

준후는 헉!소리가 날뻔한 것을 겨우 참아내었다.티비에서 나오는 불빛이 아니었다.그것은 미진의 방안에 있는
모니터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모니터 속에는 살색인영 둘이 알몸으로 서로 엉켜있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마..맙소사."

준후는 마른침을 꿀꺽 삼켜야만 했다.가정부 누나 미진.그녀는 그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녀의 손이 자신의 치마 속에서 꿈틀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흑...흑..."

그녀는 억지로 신음을 참는 듯했다.약간은 발그래 해진 듯한 그녀의 얼굴표정,그리고 연신 자신의 하반신을 쓰
다듬는 그녀의 모습은 준후에게 있어 가히 충격이었다.

"하아..하아.."

잠시후 그녀는 티슈를 몇장 뽑더니 치마를 들춰 자신의 밑을 확인하고 있었다.준후는 더이상 서있을수 없을것만
같았다.하나는 이제 그녀의 행위가 끝났으니 걸릴수도 있다는 우려였고 하나는 아련하게 전해져 오는 흥분탓이었
다.

끼이익.

몰래 계단위로 올라온 준후는 자신의 방문을 열고 침대위로 허물어지듯 쓰러졌다.정아와 화끈하게 논 탓에 몸은
피곤했지만,미진의 충격적인 모습을 본 이후로는 정신은 말똥말똥 해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여자들도....하는군."

준후는 새삼스레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왠지 모르게,오늘은 잊지 못할 기억이 많이 만들어진다는 쓸대없
는 상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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