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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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웅아, 미안한데 니가 수고 좀 해줘라. 아, 거, 멍청한 마누라가 컴맹이라서 말이야. 고스톱이나 칠 줄 알았지, 뭘 알아야 말이지...!]
승백은 아침부터 몹시 화가나있었다. 누군가 자신의 차를 긁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그동안 준규의 차를 타고 다니느라, 차를 방치해서 정확히 언제 그랬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 더 문제였다. 난 승백의 전화를 받고 흔쾌히 승낙한 뒤, 경비실에서 파일을 받아, 병숙의 만화방으로 향했다. 그녀는 내가 들어가는 것도 모른 채 컴퓨터 맞고를 치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뒤에서 껴안았다.
“아~! 자기야, 깜짝 놀랐잖아~”
병숙은 내 어깨를 한 번 치고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병숙과 이런 관계가 된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이곳은 말이 가게지 거의 손님이 없었다. 유일한 손님인 나와 고스톱을 칠 때, 티브이에서 야한 영화가 나오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그 당시 승백은 내가 소개해준 여자들과의 경험에 푹 빠져있을 때였다. 남편이 아내를 방치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원래 병숙이 그런 여자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저 난 먼저 병숙에게 키스를 했을 뿐이었고, 그녀는 내 입술을 빨았을 뿐이었다. 병숙이 안된다고 했지만, 난 그저 누나가 예쁘다는 말을 계속 했을 뿐이었고, 그녀는 내 말에 열정적으로 내 입을 빨아댔을 뿐이었다. 병숙이 거절했다면 난 이 여자와 섹스를 하지 않았을 것이었고, 애초에 이런 멍청한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최형사에게 아내의 행방에 대해 듣자마자, 난 이곳으로 바로 달려왔었다. 이곳이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다행이었지, 만약 아내가 아프리카에 있었다면 난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비행기를 대절해 버렸을 것이었다.
새벽에 도착한 나는 아내를 확인하기까지 6시간을 차에서 뜬 눈으로 보냈다. 그렇게 냉정하던 박찬웅은 사라지고, 어느새 촌스런 박형민으로 변해있었다. 아무리 돈으로 내 자신을 도배를 해도, 내 안에 있던 지지리 궁상맞은 박형민은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날, 아내를 처음 보던 날엔 안개가 자욱했었다. 수민은 정희와 함께 웃으며 내 차를 지나, 상가 슈퍼로 들어갔다. 두 여자가 찬거리를 사들고 나올 때, 병숙과 혜경, 양순이 다가오다가 내 차 앞에서 마주치고는 수다를 떨어냈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여자들의 입 모양만이 수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흐으응!~~으으음~~”
병숙은 내가 뒤에서 안은 채로 젖가슴과 보지를 자극해주자, 호흡이 가빠졌다. 그녀는 마우스에서 손을 놓고 뒤로해 내 반바지 속에 넣고 내 자지를 만졌다.
병숙이나 혜경에게처럼 내가 수민에게 접근하면, 과연 아내는 어떤 반응을 할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정란과 정희에게 하듯이 내가 아내에게 접근한다면 수민이 어떻게 나올지 심장이 떨릴 정도로 흥분이 됐다. 내 밑에 깔려서 헐떡이는 수민을 보고 싶었다. 다른 남자와 뒤엉켜서 짐승 같은 소리를 내 지르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서로의 본질을 봤을 때, 국현과 수민의 반응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흐으으으음!~~~아흐으응!~~”
병숙은 고개를 돌려 내 입술을 빨며, 계속 내 자지를 자극했고, 내 손 가락은 벌써 그녀의 보지 속에 들어가 자극하고 있었다. 병숙은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큰 엉덩이를 내 엉덩이에 비벼댔다. 난 그녀의 헐렁한 치마를 허리까지 들어올린 뒤, 팬티를 내리고 그녀의 보지를 빨아댔다. 재밌는 것은 나와 섹스를 한 여자들은 그 후, 팬티가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흐음!~~으음!~~~”
그녀는 소리를 안으로 참느라 애를 썼다. 아무리 가게에 손님이 없다고 해도 함부로 소릴 지를 수는 없었다. 가게에 들어오기 전에 신호가 오긴 했지만 병숙은 이곳에서의 섹스가 두려움과 함께 커다란 쾌감을 주는 지 매우 좋아했다.
난 병숙의 보지를 빨다가 발기한 내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찔러 넣었다. 그러자, 병숙이 허리를 활처럼 휘며 거친 숨을 내 쉬었다. 그녀는 특히, 이 체위를 좋아했다.
내가 G-스팟을 건드리자, 뜨거운 물이 울컥 쏟아지며 그녀의 보지가 내 자지를 꽉 물었다. 승백은 항상, 병숙의 보지가 헐거워서 재미없다고 했고, 병숙은 승백의 자지가 작아서 싫다고 했었다. 승백은 바보였다. 병숙의 보지는 절대로 헐겁지 않았다. 병숙도 바보였다. 승백의 자지는 나 보다 컸다. 모든 것은 뇌가 만든 편견 일 뿐이었다. 난 그동안 섹스를 하며 병숙의 성감대를 깨워주는데 주력했고, 이제 그녀의 보지 조임은 장난이 아니었다.
탁, 탁, 탁, 탁!~ 저벅, 저벅!~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난 좀더 섹스를 지속하고 싶었지만, 화들짝 놀란 병숙이 내 자지를 빼고 일어나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언니!~ ...아무도 없나?”
딸랑이는 소리와 함께 이 건물, 1층에서 분식집을 하는 효정이 들어왔다. 그녀는 정희와 동갑으로 나와 같은 아파트 1105호에 살고 있는 여자였다.
“오셨어요?”
효정은 나를 보더니 얼굴을 붉혔다. 이상하게 그녀는 나를 보던 순간부터 내외를 했고, 생긴 것만큼 너무나 조신해서 잘 못 건드렸다간 큰 일 날 것 같았기 때문에 내 계획에서 제외를 했다.
“혼자 있어?”
“누나는 화장실에 갔어요.”
효정은 내가 있는 곳으로 들어오지 못한 채 주저하고 있었고, 내가 바닥에 있는 병숙의 팬티를 손으로 쥐고 반바지 주머니에 넣을 때, 병숙이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무슨 일이야, 효정아?”
효정은 병숙을 보고서야 방처럼 꾸민 곳으로 들어와 앉았다.
“미정 아빠 차가 망가졌다며?”
“어, 그래서 찬웅이가 cctv에 녹화된 걸 가져와서 지금 확인하려고 했지 ....왜?”
효정은 반바지를 입은 채로 두 발을 옆에 두고 엉덩이로 깔고 앉는 여성 특유의 자세를 하고 있었다. 엉덩이에 깔린 그녀의 두 발이 너무나 귀엽게 느껴졌다.
“어제, 우리 그이가...뭔 갈 본 모양이야...술이 떡이 된 상태라 확실하진 않지만...아무래도 우리 옆집 고딩들 짓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
“옆 방, 그 고딩들? ”
병숙이 효정의 말에 발끈해서 묻자, 효정이 나를 똑바로 보지 못한 채 한숨을 몰아쉬었다.
“어제 밤에도 장난 아니었다니까... 걔네들 부모들은 지 새끼들이 그러는 거 알까 몰라...”
“기영씰 ...깨우지 그랬어?”
“그 인간 ..술이 떡이 돼서...흐음!~~”
효정은 병숙의 물음에 답하다가, 말을 끊고는 한숨을 내 쉬었다. 그녀도 양순의 상황과 별반 차이는 없었다. 그녀의 남편 기영은 트럭운전 일을 했는데, 벌이가 시원찮았다. 거기다가 그나마 있던 트럭도 누군가 못쓰게 만들어서 일도 못하게 되자, 거의 매일을 술로 살고 있었다.
뭐 내 계획에 동참을 시키려고 결정했다면 다른 남자들처럼 도와줬겠지만, 기영도 그렇고, 효정도 그렇고 이상하게 예상이 잘 안되는 사람들이어서 난 접근하지 않았다. 대협이나 기혁, 그리고 은아와 최형사, 또 이 아파트에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내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사람들이었다.
하긴...내 생각이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정란 자매도 그렇고, 승백과 준규도 내 예상을 초월하고 있었고, 그것은 혜경과 병숙, 그리고 규식과 영인도 마찬가지였다.
효정 덕분에 확실한 날짜를 알게 되어서 금방 범인을 잡겠다 싶었는데, 공교롭게도 승백의 차가 주차된 곳은 사각지대였다. 반대편에서 잡힌 화면에 고딩들이 언뜻 보였지만, 화질이 너무 안 좋은데다 결정적이라고 할 만한 장면이 없어서 증거가 될 순 없었다.
이제, 이들은 안정된 생활 속에서 점점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었다.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벌써부터 나는 흥분되기 시작했다.
해 질 무렵이 돼서 아파트에 도착한 나는 입구 쪽에서 들리는 소리에 신경이 예민해졌다. 소리 나는 쪽으로 가 보니, 고등학생 여자애가 바닥에 쓰러진 채, 다른 여학생에게 발로 밟히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고등학생 남자 한 놈이 경비아저씨의 멱살을 잡고 있었고, 두 놈은 팔짱을 끼고 서있었다.
“에이 씨발~ 이 늙은이가 미쳤나! 왜 남의 일에 참견이야! 죽고 싶어!!”
좀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녀석들은 갈 때까지 간 놈들이라 어떤 식으로든 엮이면 피곤하게 될 게 뻔했다. 단순히 주먹으로 현 상황을 제압하는 것으로는 하이에나 같은 녀석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할아버지뻘이나 되는 사람에게 행패를 부리는 지금 상황을 피할 수 도 없었다.
일단 기혁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전화로 통화를 하자, 두 녀석이 나를 보더니 소리를 치며 내게로 달려왔다. 난 먼저 달려온 녀석을 밀쳐 쓰러뜨리고 뒤에 따라오던 녀석의 목을 쳤다. 목을 맞고 쓰러진 녀석이 고통스러워하며 뒹굴자, 먼저 쓰러진 녀석이 일어날 때 난 녀석의 바지 뒤춤을 잡고 내 던진 다음 수거함에 있던 나무를 잡아 놈의 허벅지를 강하게 내리쳤다.
녀석이 다리를 잡고 버둥댈 때 다른 다리를 내리치자, 녀석이 비명을 내 지르며 나뒹굴었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마, 눈이 뒤집혀 있을 것이었다. 난 원래 싸움을 모르고 살았었다. 살면서 누구를 때린 적이 없었지만 아내가 도망가고 개처럼 살다보니 변했고, 싸움에 엮이는 일도 많아졌었다.
목을 맞고 쓰러진 녀석에게 다가가자, 놈이 두려운지 잘못했다며 손을 비볐다. 난 녀석의 어깨를 내리쳤다. 내리 치고 또 내리쳤다. 수위 아저씨의 멱살을 잡은 녀석과, 쓰러진 여학생의 머릴 밟던 여학생이 놀란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수위 아저씨가 멱살잡은 손을 풀고 내게 달려왔다.
“찬웅아!~ 그만해!!...이러다 애 잡겠어...”
난 수위 아저씨의 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다. 내게 맞은 녀석들이 울면서 버둥대고 있었다. 수위 아저씨의 멱살을 잡았던 놈과 머릴 밟던 여학생이 내가 노려보자 줄행랑을 쳤다. 버둥대던 두 놈이 그것을 보곤 욕을 해대, 갑자기 실소가 터졌다. 친구와 부부관계는 항상, 극단적인 상황에서 본색이 들어나기 마련이었다.
머릴 밟히던 여학생은 깨진 안경을 들고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일어나, 인사도 없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오늘 여러 가지로 어이없는 꼴을 보고 있었다. 난 아직도 다리를 잡고 우는 녀석에게 도망간 애들을 부르라고 했다. 줄행랑을 쳤던 두 년, 놈이 다시 돌아왔다. 승희, 동남, 봉섭, 성태라는 이름과 모두 고3이라는 것을 알아냈을 때 기혁이 도착했다.
승희는 효정 옆집에 살았고, 윤경은 내 옆의 1905호에 살았다. 그동안 누가 사는지 몰랐었는데, 갑자기 난감해졌다. 난 가정집인 줄 알았는데 고등학생이 살 고 있었다니 ...혜경만 의식했지 고딩이 사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기혁은 녀석들을 차에 싣고 어딘가로 데리고 갔다. 그는 나를 대신해서 애들이 다시는 내게 덤비지 못하게 타이(?)를 것이었다. 경비아저씨와 맥주를 한잔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맥주를 좀 더 사들고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윤경이 비상계단 입구 옆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아저씨...나랑 술 마실래요?”
내가 돌아보자 윤경이 길게 연기를 뿜었다. 저 나이에 저 정도로 삶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니 놀라웠다. 그녀의 교복 치마가 올라가 제법 물이 오른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보였지만 난 모른 척 집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