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경험한...중반부 합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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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부수수한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질하듯 쓸어 넘겼다.
불과 며칠사이..핏기없이 누렇게 뜬 듯한 얼굴이 거울속에 힘없이 앉아 있다.
분명 나 자신의 모습인데도 전혀 낯선 여자처럼 보인다.
치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나,
그곳에 가서 만나게 될 사람들을 생각하며 하는 수 없이 크림을 손바닥에 떨어뜨린다.
파운데이션을 살짝 바르고, 컴팩트를 두드려도 얼굴에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웬만해선 바르지 않는 핑크색 립스틱을 집었다가 이내 동댕이쳤다.
화장을 확! 지워 버리고 싶은 심술이 갑자기 일어 크리넥스를 뽑아들었으나,
부릅뜬 눈으로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에, 나는 그만 어깨를 축 내려뜨리고 말았다.
맑게 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환한데, 내 마음속에는 구름이 끼어 있는 느낌이다.
스스로 그 불안한 구름덩이를 걷어내야 하는가,
아니면 누군가가 걷어내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가를 잠시 생각했다.
남편에게는 수연이 오픈한 까페에서 카운터를 봐 준다고 거짓말을 하구,
오늘이 벌써 일 주일째 서준 그 남자의 사무실로 출근(?)을 하는 것이다.
"나쁜넘..사기꾼..자식...지가 무슨 대표나 된 것처럼 사람을 부려.."
메이크업이 얼마나 중요한데..화장이 그게 뭐냐,
옷차림은 또 왜 그래..시장 장보러 나가는 아줌마도 그렇게 입지않는다.
뭐야..자세가..그게...너무 뻣뻣하쟎아..?
고분고분 말 잘 들으면 힘들게 연습 안 해도 돼!
커피 한 잔 타 줘! 벌써 잊었어? 원두 내릴 줄도 몰라? 공손하게 내밀어야지..
하나에서 열까지 시비를 걸어오는 넘,
나, 참 어이가 없어서..출근 첫 날,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대뜸 한다는 소리가.. 동갑인데..말을 트잰다.
그러라구..그랬더니..이튿날, 자기는 하대를 하지만, 난..그러지 못하게 한다.
우아한 여성이..뽀대가 안난다나..그리고 뭐, 말투가 습관이 되어야 한다나..
어디 그뿐이면 내가 이러지 않을텐데..
개뿔, 아무 것도 가진 것도 없으면서...척은 얼마나 또 하는지..
승용차는 광고주의 차를 얻어타지..
스튜디오라곤 코딱지만 해서 벌써 두 번이나 남의 학원을 기웃거렸지..
웃겨요.
뻔히 내가 돈 없는 줄 알면서..수리비에서 깐대나 어쩐대나 하면서,
레스토랑 식사비는 물론 수영장 미용실 사용료도 매일 나에게 부담케했다.
그 와중에도 다행이라면..다행인 것은, 자기의 개인 오피스텔은 사용하지 않는 점이다.
혹시라도 동건씨를 만나면 어떻게 할까 내심 고민이었는데..
참, 동건씨는 그날 이후 한 번..전화 통화를 하구는 아직 만나지는 못했다.
어슬프게 대충 찍어바르고 눈썹과 입술을 그리고는 집을 나선다.
옷차림도 집에서 입는 그대로..틀림없이 도끼눈을 뜨겠지만 나도 지고 싶지는 않았다.
수 틀리면 그만 두면 되니까.
"후~! 생각만 그렇지..막상 이제와서 그만 둘 수는 없는데.."
형식적이지만 간이 계약서까지 이미 작성한 나,
일방적인 것은 아니지만 왠지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원하시면 언제든지 파기할 수 있도록..단서 조항을 달아두죠..
형식적이지만 일단 계약서는 작성해야.."
마을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는 내 머릿속으로,
갑자기 모케이블 방송에서 스폰브로커를 취재한 연예인 이야기가 떠오른다.
"일반인들도 사창가나 마사지방 등에서 돈을 주고 관계를 하지 않느냐"
"금액만 다를 뿐이지 그와 똑 같다고 보면 된다"
연예인 스폰서의 의미를 그렇게 정의한 그 브로커는,
스폰서로 나서는 사람들과 해당 연예인의 몸값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다
"실제로 수백 억원의 돈을 가지고 있어 몇 억 정도는 돈 같지도 않은 사람들"
"스타급 연예인들의 경우 몸값이..월 5억 원에서 최대 20억 원까지 올라간다"
"신인들은 월 1,000만 원 정도며, 인기가 예전보다 많이 떨어지거나
불미스런 일로 방송 출연을 못하는 연예인들은, 월 3억 원 정도에서 몸 값이 정해진다"
"지금까지 월 5억 원을 준다고 했을 때 거절하는 연예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원하는 금액의 80% 정도만 준다고 해도 거절하지 않는다"
"하지만..나는 연예인도 아니구..별 볼일 없는 가정 주부.."
"조만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인 모델 선발..홍보가 나갈겁니다.
은애씨만 잘 협조해 주신다면..
뭐, 일등으로 당선되는 것은 받아놓은 밥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직은 광고주 그 분을 만나뵙지 못했지만.."
남자는 계약을 운운하기전에 그런 말들로 나를 혹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는, "운 좋게도 일등이 되면, 그리고 그 회사 신제품에 걸맞는 이미지로,
홍보용 광고에 출연하게 된다면..내가 거머쥐게 될 약간의 일등 상금과,
모델 출연료만 필요할 뿐..남자가 "차 수리비 정도는 될거라고 했으니까" 하고
여타한 내용은 세밀히 검토하지도 않았었다.
계약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취재 내용중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나는 몇 가지.
"을은 갑이 원하는 시기, 날짜에 "파티 등 이벤트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갑은 이를 위해 임시주택을 준비할 수 있으며 거주자로서의 강제성은 없다"
"을이 원하면 반드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취재에 응한 그 브로커는 그런 계약서의 조건가운데..
"파티 등 이벤트 행사"란 문구가 스폰서와 연예인 간의 성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로 호텔 스위트룸이나 외국 등에서 만남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그런 세세한 부분은 주의깊게 보지 않았으므로,
"아..그 바닥은 그런 일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인식할 뿐이었다.
"신인들은 얼굴을 알리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디 스폰서 해 줄 사람이 없느냐"
기획사에서 먼저 전화가 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연예인 스폰 계약이 예상보다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이,
브로커와의 취재에서 확인되자, 시청자들 의견도 물위로 부상했다
"충격적이다"
"월 최고 20억이라니, 연예인들은 돈 벌기 쉽구나"
"그런 연예인들 때문에 정작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하는 연예인들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이다" 등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앞으로 연예인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못할 거 같다"
"갑자기 뜬 연예인들에겐 의혹이 생길 거 같다"
또 다른 시청자들은 위와 같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는가 하면, 연예계 관계자들은,
"연예인 스폰은 전체가 아닌 일부 연예인들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
"연예계에 만연한 일이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단다.
그리고 해당 프로에서 공개한 계약서에 대해서도,
"계약이 끝난 뒤에라도 연예인에게 큰 약점으로 남게 될 게 분명한데,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계약서를 작성할 이유가 없다" 란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는데..
* * *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그런 망상들로 어지러진 머리를 가볍게 털어낸 나는,
사무실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남자가 등을 돌린 채 앉아 있다.
내가 나직하게 헛기침을 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들어와" 한다.
바깥은 이미 늦은 오후의 햇살이 기울어 가고 있었으나,
창문이 없는 사무실안은 시간을 가늠할 수 없게 했다.
평소와 다르게 오늘은 왜 오후 늦게 오라고 한 건지 모르겠지만, 인사는 일단 건넸다
[뭐.. 하세요?]
[궁금해..? 은애 스케쥴 점검..]
애써 속을 가라앉히지만 "은애" "은애" 그럴 때마다 기분이 상한다.
나이도 나와 동갑인 자식이..내가 자기 막내 여동생인양 이름을 쳐 불러대니..
하지만 깍듯이 대해주기로 했으니, 이제와서 뭐라 그럴 수는 없다.
[스타일이 바뀌었네요. 머리...]
숱 많고 치렁치렁한 머리를 깔끔하게 올려 묶어, 마치 새꼬리같은 남자의 머리스타일..
내 물음에 그제사 고개를 돌리는 남자,
옆으로 늘어뜨려진 머리 몇 가닥이 흔들거리는 모습이 지나치리만치 섹시해 보인다.
잘 생긴 얼굴이며 듬직한 어깨는 남성 그 자체지만,
스타일이 바뀐 머리때문에 묘하게 중성적으로 보여지는 것 같았다.
[어울려요, 꽁지머리..연예인처럼..]
[내 머리에 신경 쓸 시간있으면, 자기..옷차림이나 한 번 더 살펴보시지..]
차마 섹시하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할 수가 없어서 돌려 말하자,
이 남자 대뜸 퉁을 주며 눈알을 부라린다.더럽고 아니꼽고 치사해서..
[낮시간에 뭐 했어요?]
조금은 미안했나.. 아쭈! 왠 존댓말, 뭐야 지금 이 분위기는,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쟎아.
[그냥, 이것저것 밀린 집안일 좀 하구..TV보구...밥 챙겨먹구..]
[아이세도우는 괜챦네요. 한결 신비로워 보이는..근데 김치 드셨어요?]
[네, 마늘 장아찌랑..양파가 들어간 야채...]
[아니, 뭐라구요? 식단 조절하랬더니..]
그럼 그렇지, 그여코 고 넘의 남성우월주의 성향이 튀어나온다.
"나쁜넘...코는 개코네..김치 냄새에 양파 냄새면..크크! 수작 부리지는 못할거다"
몸매는 훌륭하지만, 뭐는 먹으면 안된다..이건 가려 먹어라,
아줌마처럼 게걸스럽게 먹으면..꽝이네 뭐네..한 순간에 조진다나 어쩐다나..
걱정마라 이 남자야..난 아무리 막 먹어두 살 안찌는 체질이니까..
눈살을 찌푸리던 남자는 슬그머니 말머리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으음, 앞으로는 조심해요..홍보모델 선발전도 가까워 오는데..]
나는 힐끔 사무실 한쪽 벽에 걸려있는 전신거울을 쳐다보았다.
거리가 조금 멀어 얼굴이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집에서 나오기 전에 충분히 봐서 눈앞에 선하다.
립그로스까지 살짝 덧바른 핑크빛 반짝거리는 입술과,
여신의 눈처럼 환상적인 아이 세도우를..
은색에 가까운 아이세도우와 가느다란 코발트색 아이라인,
원래 인조눈썹을 붙이지 않아도 될만큼 길었던, 마스카라를 바른 긴 속눈썹,
남자는 외면하는 척 하면서도 그런 내 얼굴에서 쉽게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애당초 험악하게..나오시니까..근데 오늘은 왜 조근조근해요?
내가 중도에 그만 둘까봐..이젠 당근을 내미는 건가요?]
[내가 언제요..모델 지망하는 연습생들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지저분한지
알기나 하구 그런 말 하는 거에요]
[피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난..적어도..]
[그래요, 은애씨는 적어도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드신 분이죠..
해서 처음부터..녹녹치않은 상대는...]
남자는 다시 한 번 말꼬리를 흐리며 행거쪽으로 시선을 던진다.
[다 은애씨 잘되게 하려구..거기 앞에 걸려 있는 옷..]
남자가 눈짓으로 가리킨 그것은 옷이라기 보다는 "드레스"에 가까웠다.
드레스라고 하기에는 치마길이가 좀 짧지만,
치렁치렁한 레이스자락에 보디스는 얇은 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더군다나 네크라인도 푹 파여서 젖가슴이 한가운데까지 드러날 것 같은 디자인.
"무대복인가..? "
치맛자락이 끌리지 않도록 잘 들고 남자앞으로 오자,
그는 한 걸음 물러나 듯이 의자뒤로 몸을 젖히며 입을 열었다.
[외출복 벗고 그걸루다 입어 봐요.. 속옷도 다 벗고...]
[네에..? 뭐라구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쳐다보자 얼른 하라는 듯 손을 내젓는다.
[시간 없어요.. 다른 데 또 나가봐야 하니까..]
[이거.. 내 옷이에요?]
[따지지 말구요..역할 모델이라고 생각해서 입어봐요..
선이 어떻게 나오는지.. 콘셉트가 어울리나 보고 싶으니까..]
살짝 붉어진 얼굴을 숙인 채 옷을 들고 한쪽 구석으로 향했다.
하지만 한 걸음 옮기기도 전에 남자가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더니 말한다.
[그냥 거기서 갈아 입으라니까...]
[뭐에요..? 속옷도 벗으라면서..]
[처음 보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그래도, 그때는 어쩔 수 없이..더군다나 여긴 불도 환하고..또..누가 들어올 지도 모르는데..]
[이 시간에 사무실에 누가 와요..그리고 불이 환하다니..대회장 무대에 비치는 조명이
얼마나 밝은지 아시구 그런 말을 해요..?]
[알아요..그치만.. 저쪽에서 갈아입고 오면 안 될까요?]
[내 손으로 벗겨 드릴까요..?]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쑥스럽구, 부끄럽구, 그런 감정 다 버리라구...
주눅들지 말구 과감하고 당당하게 그리고 자신감있게 행동 하라구요.."
저번에 수영장에서도 똑 같은 말을 늘어 놓았던 이 남자,
내게 훈계하는 폼이 꼭 시골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같다..
그리고 생긴 건 꼭 제비 꼬랑지같이 미끈하게 빠진 이 넘,
저, 저, 밴밴한 얼굴 살가죽속에 변태끼를 꽁꽁 숨겨놓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집에서 살림만 하고 가끔 취미생활이나 즐기던 가정주부가 다 그렇지,뭐..
어떻게 벌거벗은 알몸이나 다를바 없는 비키니 차림으로,
그것도 외간 남자앞에서, 쑥쓰럽고 주눅들지 않을까..
오늘은 선글라스를 끼진 않았지만, 그날은 눈가를 다 가릴 듯한,
요상한 안경(바깥에서 눈이 안보이는 짙은 색깔)을 쓰고는,
유연성을 봅네, 포즈를 체크하네 어쩌네 그러면서..
요모조모 내 몸의 들어가고 나온 부위만 은근 슬쩍 다 훔쳐보는 것 같았었다.
원피스형 디자인도 아닌, 외국의 여배우들이나 입을 법한 비키니,
팬티속에 언더웨어도 부착되지 않은 그 노랑색 수영복.
스판 재질의 천이 얼마나 얇고 신축성이 뛰어난지,
내가 위에서 내려다봐도 살틈새의 폭 패인 자국이 선명하게 보이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수영강습을 받는 회원들이 모두 퇴장한 뒤라, 보는 사람들이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칫! 알았네요..대표님!]
윽박지르는 듯한 그의 말,
더구나 여차하면 당장이라도 성큼 다가와 내 옷을 벗길 것같아,
나는 더 이상 반론 제기하는 걸 포기하고,
약간 떨리는 손으로 블라우스 버튼을 풀기 시작했다.
옷자락이 벌어지며 맨살이 드러나고 속옷이 나타나자,
괜히 얼굴이 불그레해져, 나는 몸을 돌려야만 했다.
아무리 남자의 오피스텔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속옷 차림의 몸을 보였지만,
불빛이 환한 데서 속옷을 벗는 다는 것은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벽에 걸린 전신거울을 통해 슬그머니 남자의 동정을 살피자..
왠일인지 먼 산을 보듯 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희안하네..수영장에서는 그렇게 뚫어져라 내 몸매를 살피더니.. 내가 너무 오바를 한 걸까.."
내 마음속 한켠에서 오기같은 감정이 생긴 탓인지,
일견..남자가 봐 줬으면 하는 터무니없는 이상한 생각도 들었다.
[왜..왜...?]
블라우스와 치마를 벗고 마악 브래지어를 호크를 똑 따는데..
의자에서 일어난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나는 지레 겁을 먹고, 마악 벗고 있던 브래지어를 움켜잡으며 몸을 웅크렸다.
근데..남자는 피식! 웃으며 갈아입을 드레스를 집어주는 게 아닌가.
"이 넘이.. 사람 헷갈리게.."
젖가슴이 해방되는 느낌에 나는 낮게 숨을 들이켰으나, 그는 상관하지 않고서 낮으막이 속삭였다.
[팬티는 드레스 입은 다음에..아래로..]
바로 내 등뒤에 남자가 다가와 서 있다는 사실에,
두 개의 꼬돌꼬돌한 젖꼭지가 만져 달라는 것처럼 뾰족하게 솟아난다.
[음..흠..!!]
[자..자리에 가 계세요..]
[자꾸만 미적거리니 답답해서..원..]
그 순간, 벽에 걸린 거울속에서 딱 마주친 우리 두 사람의 눈길,
내가 한 손으로 얼른 젖꼭지를 가리긴 했지만,
이미 볼 건 다 본 듯..남자의 귓불 아래가 발그레 상기해 보였다.
"나쁜넘..이 넘 속을 정말 알 수가 없네..구렝인지...아님 진짜 잰틀한 건지.."
잠시 숨도 크게 쉬지 못한 채 옷을 껴 입으려 했으나,
서두른 나머지 제대로 입어지지가 않는다.
남자는 손을 들어올려 살짝 내 어깨를 쓰다듬는가 싶더니 옷 입는 걸 거들어준다.
가느다란 끈으로 연결된 보디스 때문에 제대로 입기가 상당히 어려웠지만,
다행히 남자의 도움으로 잠시 꼬물거린 끝에 간신히 옷을 걸칠 수 있었다.
[런웨이..무대뒤에선 2~3분 내에, 옷 한 벌을 갈아입고 나와야할 때가 허다한데..]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의자쪽으로 걸어가는 남자..
근데.. 팔을 끼우고 나니 "출렁" 한쪽 젖가슴이 바깥으로 삐져나오는 게 아닌가..
소스라치게 놀라 거울을 쳐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팔을 엉뚱한 부분에 끼웠다.
"에휴~ 이게 무슨 꼴이람.."
네크라인이 거짓말 조금 보태 거의 배까지 내려와서,
자칫 잘못 움직이면 젖가슴이 그대로 드러날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나는 남자가 의자에 앉는 모습을 확인하고 몸을 구부려 팬티를 벗었다.
다행히 치마 길이가 짧아 옷자락에 걸림없이 발끝에서 속옷을 들어올렸다.
"꼭..팬티까지 벗어야 몸매가 살아난다니.."
누드모델들은 촬영 하루전부터 숫제 속옷을 입지않는다나..
아주 미세한 자국도 카메라에 포착된다느니 어쩌니..
나 참, 그런 어처구니 없는 사실이 나랑 무슨 상관일까?
기껏해야 평상복 차림의 홍보모델이 한계일텐데..
나는 잠시 그렇게 생각하면서,
벗은 팬티와 브래지어를 잘 말아서는 들고왔던 가방속에 넣었다.
[되..됐는데...요]
[..............!!?]
남자가 미적미적..잠시 주춤거린 후에 엉거주춤 일어난다.
그리곤 느릿하고 어색한 몸동작으로 나와의 시선을 비껴 말을 했다.
[도..돌아서 봐요]
"앞을 보는 거 아닌가..?"
나는 그 짧은 순간 남자의 바지 지퍼 부분을 유심히 보고 말았다.
금새 바지를 뚫고 나올 듯 무언가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윤곽!
미적거리고 엉거주춤한 그 이유를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남편이 그날..크크, 뭐라 그랬지..? 흥분해서 꼴려...뭐라 그랬나..?"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확! 떠오르자,
내 몸 역시 끈끈한 열기가 피어오르며 사타구니 사이가 욱신한다.
하지만 허벅지를 꼭 붙이고서 아무런 반응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속으로 노력했다.
남자가 태연한 척 행동한다면 나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틀림없이...
[으음..웨딩드레스는 역시.. 미시에게는 무리인가..
가슴은 넘치구..엉덩이는 너무 끼는데..후~~콘셉트를 바꿔야 할까 보네..]
나에게라기 보다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남자는 이리저리 눈대중을 재고있다.
그렇게 잠시 동안 요모조모 내 몸과 옷차림을 살피던 남자.
[가만 있어봐요.. 움직이지 마시구요..]
가까이 다가온 그의 손이 잠깐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불쑥 내 허리 근처에 닿는다.
나는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주춤 한 걸음 뒤로 물러서려는데..
이번에는 남자의 다른 손이 내 목덜미를 단단히 움켜 잡아왔다.
[뭐..뭐에요...!! 왜 이래...?]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선 남자는 억센 힘으로 나를 끌어당기며 내 얼굴을 향해서..
나는 남자의 얼굴을 피하기 위해 정신없이 고개를 흔들었으나 요지부동,
두툼한 손이 목덜미와 허리를 틀어쥔 상태라 도리질조차 칠 수가 없다
남자의 강한 포옹에 젖가슴이 압박되면서 숨이 막힌다.
순식간에 남자의 뜨거운 입김이 내 입술위로 쏟아져왔다.
[이게..뭐...읍..흡!]
남자는 몸을 한번 "부르르" 떨더니 더 적극적으로 내 입술을 탐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순간적으로 입술을 빼앗기고 이 남자에게 농락당한다는 생각이 들자,
가장 먼저 남편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는데..이렇게 또 다시..
[아..읍! 이 이 씨이..나쁜..흡!!]
"와르르" 뭔가가 무너지는 요란한 소리가 내 머릿끝에서 천둥처럼 울려온다.
웨딩..드레스.. 하얀..그 하얀 드레스가!!
순수와 정결, 생명과 사랑을 의미하는 밝고 하얀 빛이..
점점이 뿌려지는 검은 물감에 한 땀씩 까맣게 물들어 가는 듯했다.
남자의 입술이 여기저기 내 입술위에 새겨놓는 흔적들 처럼..
근데..근데...입술과 입술이 맞닿는 순간 그 모든 걸 잊어버리는 나.
나란 여자는 도대체..그 내면의 실체에 무엇이 채워져 있는걸까.
"아~안돼..이럴 순 없어...어..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나 소리는 입안에서만 맴돌뿐이다.
남자의 입은 마치 나를 통째로 집어 삼킬 것처럼 더욱더 내 입술을 압박해 들어왔다.
[흡..이 나쁜...넘!! 사기꾼..]
[음음, 이러면 안되는데..나도 모르겠어..죽을 때 죽더라두..!!]
[읍...제발....이러면 안돼..이건...헉! ]
남자 입에서도 단내가 나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내가 팔을 들어올려 남자를 밀어내려는 순간,
허리를 감싸고 있던 남자의 손이 부지불식간에 젖가슴으로 쑥 올라왔다.
얇은 드레스, 더군다나 네크라인이 깊이 패인 옷,
헉! 하는 한마디 짧은 비명을 토해낸 나는..팔에 힘이 쭈욱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흠..흠! 잠깐만..네? 은애씨...가만 있어..]
[어..어떻게...당신이?!]
[나도 이러면 안돼는 줄 알지만..은애씨..은애씨가..너무..너무..!!]
그가 입술에 떼고 흥분된 목소리로 속삭이며 손을 움직였다.
잘 익은 수밀도같다고..탐스러운 젖무덤이 정말 아름답다고 칭찬하던 남편..
그 유방을 외간남자의 손길이 마구 일그러뜨리며 짓이겨 주무른다.
미쳤어..나란 여자는 얼이 빠진거야..내 몸아! 왜 왜 도대체..왜..?
강하게 거부하고 혐오해야 할 남자의 손에 쉽게 반응해버리는 몹쓸 내 몸..
어느새 젖꼭지가 꼿꼿하게 솟아오르며 사타구니까지 근질근질해진다.
남자의 손에 쓸려지는 젖꼭지가 따끔거리고 다리 사이에서 맥박이 고동치는 느낌마저 들었다.
불룩하게 튀어나왔던 남자의 바지 앞섶이 허벅다리를 압박해온다..
뜨거운 열기가 전해오는 듯한 그 감촉에 머리끝이 쭈삣 곤두섰다.
그리고 촉촉하게 젖어드는 사타구니의 음부입구..
비단천처럼 보들보들한 드레스의 옷감이 팬티도 입지않은 맨살에 스쳐진다.
여자의 근원지가 움찔거리는 게 느껴지고, 울컥! 베여나온 꿀물이,
흘러내리기 직전처럼 아슬아슬하다.
"으, 으응! 아아~~옷을 적실 것 같애..."
분명 남자가 뭐라고 중얼거린 듯한데..미친 듯이 "펄럭펄럭" 뛰는 내 심장소리 때문에,
마치 환청이 울리는 것처럼 "윙윙"모기 울음만 들려왔다.
일각이 여삼추같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머뭇거리며 한쪽 눈을 살짝 뜨다가 남자와 시선이 마주치는 바람에 도로 꾹!감았다.
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 듯이 입술로 물어 당기는 남자,
감질나는 그 움직임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열려는 바로 그 순간.
남자의 손 움직임이 딱! 멎는다.
그리고 낮으막한 한숨소리와 함께 떨어져 나가는 남자의 가슴패기.
"바보..용기가 그것 뿐이라면..차라리 시작을 말지"
내 몸은 그의 용기를 부추기고..아이러니 하게도 나의 이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미안해요..강제성을 띌 생각은.. 없었는데..]
[하아~~하~~~]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하는데..
싸대기라도 한 대 올려붙이던지, 욕지기를 퍼 붓던지..
이 사기꾼같은 넘의 정강이라도 한 대 걷어차야 하는데...
손도 입도 다리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거칠어진 숨결만 "학학"거리며 길게 토해질 뿐.
그리고 남자에게 가해져야 할 응분의 댓가는,
내 입술위에 여운을 남긴 남자의 향기에 섞여 희석되는 듯했다.
잠깐 동안 침묵이 흘렀고,
남자는 헝클어진 내 옷 매무새를 어색한 동작으로 매만져주며 입을 열었다.
[조금 있다가..신인들과 은퇴한 패셔니스트 쇼가 있는데..음! ]
[지금..그딴 얘기가 입에서..나와요..? 어이가 없네요..정말]
[사실은..아, 아닙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없었던 걸루...
제가 너무 무례한 행동을 해서...흠! 용서되지 않겠죠?]
[기가 막혀서..]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 솔직히 은애씨를 처음 만난 그날..
아~이런 여자라면..하구요...이 나이 되도록 저도 믿지는 않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첫 눈에 반한다는..그 말이요..근데...]
[이봐요..대표님! 뭔가 착각을 하셨나 본데...
나는 엄연히 임자가 있는..아니, 남편이 있는..가정주부에요..아시겠어요?
그리고 이번 일 당장.. 그만 두...]
나는 말꼬리를 슬며시 내리고 만다.
어쩌면 내가 이 남자를 유혹한 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어느 남자가 있어, 옷갈아 입는 여자를 쳐다보면 회가 동하지 않을까.
더구나 나같이 한 몸매하고 얼굴까지 받쳐주는 여자에게 말이다.
(훗! 이건 쫌 공주병인가)
나 스스로도 몸이 젖어들었으니..따지고보면 남자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 누그러진 듯한 내 말투에 잔뜩 굳어있던 남자의 표정이 좀 풀리는 것 같다.
[어쩌시겠습니까? 같이 가셔도 되고..아님 샵에 계시면..제가 이따가..]
나는 마지못한 듯 고개를 한 번 까딱했다.
어쨌던 광고모델 선발대회에 참석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관심도 없었고 볼 기회도 없었지만..
기회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패션쇼를 보는 것도 괜챦을 것 같았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야..그냥 VIP고객들 바자 행사의 한 부분이니까..]
남자는 나와 함께 주차장으로 걸어가며 물어온다.
[저번에..그 차는 어떡하구..버스를 이용해..요?]
[남편 자가용, 그 날은 내가 빌려 탄거에요. 수리비 갚으려면..
백 원이라도 아껴야지.. 요즘 택시도 잘 안타요]
[허허..근데 밥값에..커피까지 부담을 시켰으니..속으로 욕 많이 했겠는데..]
아쭈! 이 남자, 내가 좀 풀어줬더니 금방 말투가 느슨해지네..
그래, 아는 넘이 그래? 이 나쁜 넘 변태 자식아..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내 몸을 놓아준 남자의 묘한 매력에 자꾸만 빨려들어가는 감정을 느꼈다.
조수석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려, 나는 당연하다는 듯 난짝 올라탔다.
운전석에 올라앉은 남자가 내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이 넘이..불과 몇 분이나 지났다구..또 수작질이야, 수작질은..
진정된 듯한 내 심장이 갑자기 또 콩닥콩닥 뛴다.
하지만 그의 손은 내 목 뒤로 넘어가는가 싶더니 안전벨트를 당겨 매 주었다.
남자의 팔이 젖가슴을 슬쩍 스치자 식어가던 몸이 은근히 움찔해진다.
착각은 자유지만 정말 바보같다..나 자신이..
무언가에 단단히 홀린 것처럼 남자의 그 작은 접촉에도 사타구니가 꼼질거리니..
내가 미처도 단단히 미친겨..
아님, 쌕쌕이에 환장한 요상한 귀신이 달라 붙었던지.
* * * *
패션 쇼는 호텔 볼룸의 특별연회장에서 열렸다.
백화점과 연계된 듯 얼핏봐도 상당한 물건들이 바자에 나온 듯했다.
그리고 VIP 고객이 어느 정도나 씀씀이가 큰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냥 평범해 보인다.
간혹 요란하게 치장한 여자들도 하나 둘 눈에 띄긴했지만,
다양한 연령대에..남자들도 몇 몇 참석한 것같았다.
한켠에 마련된 뷔페 코너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집어먹으며 조금 기다리자,
팡파레 음악과 함께 쇼의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 멘트가 나왔다.
휘황하고 화려한 조명아래, 런웨이를 우아하게 걸어 나오는 모델들..
개성이 넘치는 헤어스타일, 펄을 바른 듯 반짝거리는 얼굴화장,
태닝을 한 걸까? 건강미가 넘치는 갈색 허벅지가 반이상 드러나 펄럭이는 옷,
목선이 아까 내가 입었던 그 옷보다도 더 깊이 패였는데도,
전혀 신경을 쓰지않고 당당하게 워킹하는 여자 모델.
"아~멋지다.. 어쩜..."
내가 저런 옷을 입으면..남자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비록 지금은 은퇴했지만 모델출신이니까 근사한 여자들은 많이 봤을텐데..
"후우! 첫 눈에 내게 반했다는..그 말 뜻은 뭘까? "
"설마..근데 왜..마지막 순간에 나를..."
나는 눈은 무대위로 고정한 채, 머리속으론 잡다한 생각들을 되짚어보고 있었다.
그때, 가슴이 가운데까지 풀린 셔츠를 입고 남자가 성큼 걸어나오는 게 보인다.
늘씬한 키, 셔츠 사이로 드러나는 탄탄한 가슴근육이 조명을 받아 진한음영을 나타낸다.
"아~저..넘, 은근히 감질나게 만드네.."
남자의 벗은 몸은 처음인가? 괜시리 내 가슴이 두근두근.
몸을 살짝 기울이고 서 있다가 돌아서서 걸어가는 남자.
딱 붙는 바지가 그의 엉덩이를 완벽하게 감싸고 있다.
갑자기 양볼이 더워진 나는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살짝 구석으로 물러났다.
얼마후, 배경음악이 바뀌더니 모델들의 패션스타일이 확 달라진다.
바닷가에서 입을 법한, 얇은 원피스와 수영복 비슷한 것들이다.
가슴선이 강조된 여자, 남자들은 상체를 다 드러내고 팬츠나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
나는 남자가 나타났을 때, 숨이 멎는 듯한 느낌에 두근대는 가슴을 움켜안았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 눈을 죄다 가리고.."보지마..보지마..내꺼야" 라고 외치고 싶다.
넓은 어깨, 좀전에는 감질나게 보여주었던 그 가슴이 완벽하게 드러난 남자의 모습.
화려한 조명이 남자 몸을 황금빛으로 비추면서,
팬츠아래의 남성 윤곽이 확연하게 드러나 보이는 게 아닌가.
무대위로 올라가서 포옹하고 싶은 충동까지 생겨난다.
나는 침이 고이는 입을 꾹 다물고 참으려고 했으나..
만지고, 눌러보고, 쓰다듬고 싶은 욕구에..머리가 핑 도는 현기증까지 느껴야했다.
쇼가 어떻게 끝났는지..
주위가 환하게 밝아진 후에야 간신히 몸을 추스리며 일어난 나는,
흩어지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화장실로 향했다.
"으, 으음..나 진짜...이상한 여잔가봐.."
사무실에서 나오기전 챙겨입었던 팬티가 금방 물에서 건져올린 것처럼 축축하게 젖어있다.
"단지 남자의 팬츠입은 모습만 봤을 뿐인데..어떻게 이렇게 흥분할 수가 있지..아~ 말도 안돼!! "
사타구니의 질척함.
나는 급속도로 달아오른 그 흥분감을 애써 지우려 머리를 가로저었다.
가볍게 떨리는 손으로 휴지를 한 웅큼이나 둘둘 말아쥐고는 치마를 내렸다.
"절대..남자가 알게해서는..안돼"
변기의 물을 내리고,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서도,
한참 동안 그 떨림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린 후 화장실에서 나왔다.
"뒤풀이라도 있는 건가..? 집에 가고 싶은데.."
그를 찾아 눈을 두리번거리는데 다행이 남자는 금방 나타났다.
[얼굴이 왜 그래..요 ? 재미 없었어..?]
얼굴이라니..아직도 내 뺨에 남아있는 더운 열기를 간파라도 한걸까.
[그냥, 괜챦았어요..잠깐 서 있었더니..피곤해서 그런가..?]
그렇게 얼버무리며 돌아서는데, 내 어깨에 가볍게 팔을 두르는 남자.
여기저기 몇 사람들이 남아 서성이는데..뿌리칠 수도 없구..
[갑시다..집까지 데려다줄테니..]
남자의 무심한 팔이 젖가슴을 스치는 순간, 몸이 또다시 푸들 떨린다.
그 작은 접촉은, 내 아랫배까지 약한 전기를 흘려보내며 "지리리"한 충격을 전해왔다.
[왜...그래요? 내가 무슨..]
[아, 아니에요. 아무 것두...]
[이상하네..혹시? ]
이게 뭐야..창피해서 쥐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 사이를 못참아내고 남자의 가벼운 스킨쉽에 몸이 반응해 버리다니..
내 속내를 고스란히 다 내보인 것 같아, 속된 말로 진짜 쪽 팔린다.
[그런가 보네..쇼가..아니, 내가 너무 섹시했나..?]
[세..섹시하긴..안보던 쇼라..그래서..]
[에이..몸태가 그게 아닌데, 말해봐요? 진짜 내 몸보고 흥분했어요?]
[흐..흥분은..아니라니까..욧]
[나를 봐바요..어디..눈을 보면...]
얼굴이 더 뜨거워진 나는 고개를 획! 돌려버렸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내 턱을 붙잡고는 눈을 마주치려고 했다.
[음! 오늘은 곱게 보내드릴려구 했는데..일단 차로 갑시다..]
[안돼...나 그냥 택시타고 갈래요]
[사람들 보쟎아요..차에 가서 한 가지만 확인하구.. 모셔다 드릴테니 안심해요]
먼 넘의 남자 손아귀 힘이 이따위로 세담..
남자는 매가 병아리를 채가 듯 내 어깨를 꼬옥 안은 채 걸음을 옮겼고,
나는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바닥만 쳐다보고 종종종 병아리 걸음을 걸었다.
한산한 지하 주차장.
남자는 뒷좌석에 가방을 던져놓더니 운전석에 올라앉았다.
[뭐해요..? 차에 안타고...밤새 그러고 서 계실겁니까?]
주저하고 있는 내게 재촉을 해오는 남자, 나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상체를 구부렸다.
조수석 의자에 엉거주춤 엉덩이를 걸치고 무릎위에서 손만 만지작거리자,
자신의 손등으로 내 왼쪽볼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남자.
[말해 봐, 응?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직접 알아볼거야..]
내 뺨에서 흘러내린 남자의 손이, 단단하게 뭉쳐진 젖가슴을 스치며 허벅지위에 놓여졌다.
남자의 벗은 몸을 보고 사타구니가 젖었다는 걸 어떻게 말하라구...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망설이기만 한다.
[자초한 일이야.. 심은애..얘기 안 하면 내가...]
[아앗, 이러지..마! ]
힘을 꽉! 넣어 맞붙인 허벅다리 사이로 사정없이 파고 들어오는 손,
순식간에 팬티안쪽까지 습격을 해온다.
말리고 자시고 할 시간적인 여유도 없이 갑자기 기습당한 나는,
기겁을 하고 놀라며 버둥거리기만 할 뿐이다.
[제발 이러지 마..요..응? 서준씨! 아까는 내게 미안하다고..그러구선..]
[지금은 상황이 달라.. 난, 난..당신이 드레스를 갈아 입을 때부터..
그리고 쇼하면서..옷 갈아 입는데..순간적으로 은애 생각에..후우~~
내가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알기나해요..?]
[그, 그래두..여긴...]
[흐음..구석자리라서 아무도 안와..더군다나 기둥에 가려서..음]
어디를 어떻게 건드렸는지 시트까지 뒤로 반쯤 벌러덩 제껴져 내 자세가 묘해진다.
상기된 얼굴로 더운 콧김을 씩씩 뿜어내는 남자,
내 팔목을 나꿔채서는 자기의 바지위에다 탁! 가져다 놓았다.
[자, 확인해보라구..은애만 흥분했는지..]
후끈한 열기가 전해져오면서 손바닥 아래로 무언가가 꿈틀한다.
[지퍼 열어봐..말리지 않을테니..어서!]
[어..어떻게 열어..제발..응? 준씨, 이렇게 내가 부탁할게..]
[큭! 웃기시네..도대체 어디까지가 가식이구..얼만큼이 진솔한거야..?]
왠일일까, 갑자기 내 가슴이 "철렁" 주저앉는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내 사타구니 깊숙히 왼손을 밀어넣은 남자는 다른 손을 뒤로 뻗었다.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남자의 손을 따라간다.
뒷좌석에 팽개쳐 두었던 그 가방..
자신의 무릎위 바로 내 손이 놓여있는 거기로 끌어당겨서는 "철컥철컥" 후크를 열어 젖힌다.
그리곤 가방속에서 하얀 서류봉투 하나를 꺼내서는 내 손에 쥐어주었다.
[뭐..뭐에요..?]
[이제 그딴 거는 필요 없을 것 같아서 돌려주는거야..주인에게!]
[.............??!]
[내용물이 궁금하지않나..? ]
남자는 아주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자신의 바지춤을 거머잡았다.
봉인도 되지않은 서류봉투..내용물은 무슨 종이류 같은데?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써 심호흡을 크게했다.
그리고 천천히, 손가락 두개를 살살 밀어넣어 집히는대로 한 장을 반쯤 빼내었다.
[아악!! 이..이..]
단말마의 경악성 비명이 내 입에서 날카롭게 터져나왔다.
그..그것은 한 장의 스넵사진..
앞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올까지 선명하게 각인된 그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바로..나였다.
어..어떻게 이런 일이...?
눈을 게슴츠레 희미하게 뜬 채,
조금은 세월의 때가 묻은 남자의 성기를..그 성기를 붉은 입술 사이에 담고있는 여자!
[캬악!! 이..이..나쁜]
[내가 말했지..그 날, 은애 모습에 실망했다구..말야, 해서 양아치짓 좀 했구..
하지만 진심이야..첫 눈에 반했다는 내 고백은, 이제는 믿지도 않게 되었지만..]
[흐으..흑흑, 나..난, 그런줄은 꿈에도..모르고]
그제서야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발을 내딛었다는 허탈감에 눈물만 주루룩 흘러내린다
그렇게 내 머릿속은 수성페인트를 쏟아부은 듯 하얗게 탈색되어갔는데,
[울지마..은애에게 해꼬지할 생각은 전혀 없어,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흑흑..사기꾼..변태....양아치..읍! ]
[울지말래두..여자 눈물은 딱 질색이야..음음]
상체를 확! 기울이며 내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혀끝으로 핥아올리는 남자.
옆의 눈가도 마저 핥아 올리며 끈적한 목소리로 나를 다독거려온다.
[달라질 건 아무 것도 없어..약속할게...응? 은애야..]
아아!! 하나님, 부처님, 신령님..은애는..은애는 어떻하라구!
[후~ 제발 그쳐..응? 내 말만 잘들으면 돼, 그럼 만사 오케이야..]
개새끼! 어느새 벗어 내렸는지 아랫도리를 홀딱 깐 모습이다.
팬티까지 한꺼번에 벗었는지 반쯤 시들어진 꼬추가 오른쪽 허벅지위에 척! 걸려있다.
[술취해서 말구..맨정신으로...그래, 말짱한 정신으로 나 쫌 사랑해줘..
거기, 은애가.. 찢어버린 사진처럼..응?]
허우대는 멀쩡한 쉐이가 꼬추는 쬐끄만하네..
나도 참 어처구니없는 여자다.
그 와중에도 눈에 밟히는 남자의 꼬추를 남편 심벌과 비교질하고 있으니..
그리고 또 하나의 성기가 내 눈앞에서 오버랩되며 환영처럼 어른거렸다.
호스트 바에서 술이 취했던 그날, 잠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비몽사몽 헤매는 사이,
카메라를 들이댔던 것인가?
시원한 물을 먹여도 꿈쩍을 않고,
입술 사이에 성기를 물려도 모를 정도로 정신을 잃고 있었다니..
더구나 토 한 술이 묻은 옷을 갈아입힐 동안에도, 아무런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니...
그렇게 추잡한 사진을 찍힌 것은 이 남자만의 잘못은 아니지 않을까..
누군가가 덮쳐 눌른.. 그럼, 그 꿈속의 모든 일들이 실제가 아니었을까?
이 참담한 현실 상황을 조금은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정리를 하고 싶어도,
머릿속이 온통 난장의 잡화들 같아서, 앞뒤 정황을 분간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 남자 절대 그렇게 나쁜 짓을 저지를 인간은 아닌데..
도저히 믿기지 않는 남자의 파렴치에 나는 다욱더 분노의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
나의 가슴 시린 사연도 모르는 남자가,
내가 호스트바에서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실망을 느꼈다.
그래서 여차하면 나에게 올가미를 씌울려고 작정하고..양아치짓을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날, 아침에 내게 보였던 그 행동들은...모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이젠 믿지않을 거쟎아..
갈증을 호소하길래 물 먹여주었고..그리구 버린 옷 갈아입힌 것밖에는..
사진은, 사진은 나중에..그래...아기처럼 곤히 잠든 모습을 보니..
아~ 무슨 사연이 있었구나..라고 이해가 되더라구..
순간, 은애가 넘 넘 사랑스러워, 꼭 내 여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더라..
그래서 그 이쁜 입술에 장난처럼 내 자지를 물리고 몇 컷 자동셔트가 눌러지게 하긴 했지만..
결코 뭐, 남편에게 알리니, 인터넷에 올리니, 그런 협박용으로 사용하려고 했던 건 아니야..]
[그게 사진을..돌려주는 이유면, 내가 믿을 것 같애..?
양아치, 파렴치한들이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쉽게 저지르는 찰칵제비 행동을..]
[말 했쟎아..이젠 필요없다구...은애가 내게 마음이 있다는 것,
무대에서 벗은 내 몸을 보구.. 여기 은애 틈새가 젖었다는 사실로 반증된 거니까..]
[저..젖다니...무슨..?]
[아직도..내숭은, 음..물론 그 정도 내숭은 좋아..여자니까..당연하겠지..
그리구..내가 급한 마음에 좀 거칠게 행동한 건 사과할게..받아줘]
[...............!?]
[내 몸을 보면서 흥분했다면...정말 그랬다면, 사진은 필요없지 않을까 생각했어.
그리구..원본은 이미 지웠다구...믿지 않겠지만,
호텔에서 여기 차로 오면서 난 자신했어...
그런 파렴치한 짓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은애와 좋아질 거라구 말야..
굳이 싫다면..더 이상 강요하지는 않을께..흠..그냥 집까지 데려다 줄게..
그리구..이일은 미시모델건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니까.. 괜히 그만 둔다는 말은 하지마..
솔직히 그럴 게재도 아니지만, 노파심에서 정말 은애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처음엔, 남자의 성기를 확! 잡아당기고 달아날까도 생각했지만,
우유부단한 성격의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갈등만 겪고있다.
남자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그럼 첫눈에 내게 반 했다는 그 고백, 정말 진심일지도 모르는데..
그러나, 그러나.. 동건씨와의 관계도 외줄타기처럼 불안하고 아슬아슬해,
하루하루를 가슴 졸이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내왔는데..
이제와서 또 다시...이 남자의 구애를 수용한다면...
세상에 비밀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언젠가 남편이 나의 일탈을 모두 알게 되었을 때.. 나란 여자의 운명은..?
과연 남편에게서 용서 받을 수 있을까?
평소 호수의 수면처럼 잔잔하던 남편의 태도,
하지만 오빠의 그 불뚝 성격이 활화산처럼 폭발하면 아무도 말릴 사람이 없는데..
후우~ 더 망가지기 전에..아니, 한 걸음 더 진창의 수렁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차라리 모든 걸 털어놓고 남편에게 도움을 청할까?
근데..사업형편이 뻔히 어렵다는 걸 알고 있는데..
괜히 몇 천 만원 수리비 운운하면..내가 큰짐만 하나 더 안겨주는 꼴이 되지않을까.
기회에 동건씨와의 일탈도 고백하면 어떻게 될까?
나의 순수와 정숙함을 믿었던 오빠 신념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히게될까.
아~ 안돼! 안돼! 절대 그것만은..
하지만..하지만....어떻해야 좋을까?
영영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것만 같아..순간 순간..내 가슴은 미어지는 듯 아려왔다.
근데 또 다른 내 마음속의 악마는 잔인하게 속삭여온다.
"저 남자, 말은..그렇게 했지만..사진을 찍은 의도는 뻔하쟎아..
은애 네가 말을 듣지않으면.. 남편에게 알린다는 덫으로, 사용할 게 뻔한데..
사기꾼, 파렴치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구...알어? 이 순딩아..!"
"괜히 남자를 화나게 하지말구...순순히 거시기를 입으로 함 빨아줘..
미시 홍보모델이라도 되어야 수리비를 갚을게 아냐.."
"너만 잘하면 남편의 어려운 사업을 도울 기회가 될지도 모르쟎니..
광고주가 오너의 사위지만 차기 대표이사로 낙점된 후계자나 다름없대..
재산이 몇 백억 되는데 그깟 4~5억쯤은 그 사람들에게 껌값이라구..."
"아파트 팔지않아도..남편이 보란 듯이 일어설거야..안 그래..? 은애야!"
"한 번 믿어봐..! 그게 모두 너에게 반했기 때문이 아닐까..응?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구..."
"남편..그래, 문제는 남편인데...조심하면 들킬 염려는 없지..
그리구 동건이와도 살을 섞었는데.. 까짓,
한 번 더 몸을 버린다고 무슨 표시가 나는 것두 아니구 말야..."
그렇게 얼마동안 시간이 흘렀을까..?
내 머리맡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다시 한번 은근히 종용하는 눈짓을 해온다.
"후~ 동건씨와는 상황이 만든 일탈, 하지만 이 남자는..
나도 모르겠어...왜..왜, 남자의 벗은 몸을 보는 순간..내 음부가 젖어들었는지.."
얼만큼이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남자의 진위를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어느새 내 마음은 현실과 타협하는 긍적적인 사고로 기울어갔고,
이성적으로 하나하나 풀어나가던 엉킨 실타래를 팽개치곤,
그냥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악마의 그 속삭임에 동조를 해가고 있다.
웅크리고 있던 등을 젖혀 시트에 기대고는, 눈을 감은 채 왼쪽손을 천천히 움직였다.
잘 다듬어진 조각상같았던 남자의 상체..풀어 헤쳐진 셔츠자락이 손끝에 걸린다.
"후우~ 용서해요..오빠...은애는..."
여유만만하던 남자의 몸도 긴장을 한 탓일까..
내 손이 가슴패기, 배꼽을 스쳐 지날 때,
하복부의 굴곡진 근육이 조금 더 단단하게 뭉쳐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배꼽 주위의 지저분하게 돋아있는 털들은 쇼전에 미리 제거를 하는 걸까.
대리석같이 매끈한 촉감이 더듬이처럼 촉각을 세운 내 손가락끝에 전해져왔다.
[으..음! ]
짧은 신음을 한모금 내뱉으며 불두덩을 불쑥 앞으로 내미는 남자.
1밀리 2밀리..그렇게 느릿느릿 다가가던 내 손에, 마른 수세미같이 까칠한 지털이 닿았다.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움츠리며 흠칫한다.
외간남자, 외간남자의 사타구니 불두덩을, 내 자의로, 나 스스로 더듬고 있다니...
[음..흠흠!!]
운전석 시트깊숙히 몸을 가라앉힌 그는, 헛기침을 어색하게 두어 번 하면서,
자신의 한 팔을 들어올려 내 뒷머리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나는 남자의 성기 중심을 향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하나를 천천히 세우며 입술을 열었다.
[후..진짜..나를 한 번 보고..첫눈에 반했어요..?]
[으, 응..! ]
[아무리...프..플레이보이들, 입에 발린 작업멘트 아네요?]
[절대 입에 발린 작업멘트 아냐..뭐라고 표현할까...은애의 첫인상!
으,응..그래...남자의 혼을 잡아 당기는 백도화같았다고 할까..
맞아, 하얀 복숭아꽃..청순하면서도 놰쇄적인 관능미가 물씬 풍기는 그런.. 이율배반적인 매력!
내 표현이 어울리나 모르지만.. 은애는..한마디로 너무나 고혹적이었어..]
"청순..? 놰쇄적인 관능미..? "
[왜 있쟎아..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소문.. 으으..요즘 뜨는 스타..들은,
도화살을 한 두개 가지고 있다는데..흡사...그 도화살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 은애에게 빨려드는..시쳇말로 쥑인다..랄까.. ]
"도화...도화살..?
[그리고 이제와서 말이지만..내가 그날 왜 뿅갔는지 알어?
처음엔, 술이 너무 취한 탓인지.. 은애 얼굴이 하얗게 질려..창백했는데..
새벽 무렵..양 볼이 발그스레 혈색이 도는데..으..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
"도화..복숭아꽃...도화살은 언젠가 자미정 "선혜" 어머니가 내게.."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남자의 그 말이, 언젠가 어머니가 내게 들려주었던,
도화이야기와 매치되면서..묘하게 내 가슴 깊숙히 비수처럼 꽂힌다.
"복숭아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옛말이 있어..
그만큼 여자가 아름다우면 벌과 나비가 많이 날아들기 마련이란.."
"살(煞)은 죽을 사(死)자와 같은 뜻이야.
남자를 죽일 수도 있다는 살벌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옛날엔 도화살이 사주에 끼어 있으면 결혼도 못했어.."
"개미허리, 진한 쌍꺼풀, 갈색빛나는 머리칼, 그리고..
근데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도화살을 끼게 만들려고 안달한다지.."
그 당시는 "선혜"어머니의 그 얘기를 무심코 들어 넘겼는데..
새삼 곰곰 생각하니 복숭아의 에로틱한 표현이 맞물리면서 내 마음을 떨리게 했다.
"그래서..오빠도 내 수밀도같은 젖가슴에...혹했다고.. "
"인기 연예인도 아닌 내가..평범한 가정주부에게..도화살...아! 그래서..?"
내 손은 어느새 남자의 불두덩 중심부분에 이르러,
물컹한, 마치 스펀지를 몇 겹 눌러만든 듯한 따뜻한 육질 덩어리를 손아귀에 쥐어잡았다.
오로지 남편밖에 모르던 내가, 남편에게만 길 들여진 내 손이,
외간남자의 성기를 부여잡고 아우러고 있다니..
내 손안에서 "발락발락" 숨을 쉬는 또 다른 남성의 부속생명체..
아~ 보드랍은 내 손아귀에서 점점 그 모양새를 달리하고 있는 남자의 성기,
육물의 끄트머리가 화살촉처럼 뾰족하게 벼려지고,
물이 베여든 스펀지같이 점점 그 무게를 더해가는 생명줄기..
머리의 지시에 따라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인체의 기관은 손밖에 없다는데,
조금 더 아래로 성기줄기를 내려잡은 내 손은,단단해지고 있는 기둥을 스르르 미끄럼 타내렸다.
손아귀를 훨씬 벗어나는 남편의 기둥, 딱 알맞게 내 손에 쥐어지던 동건씨의 심벌,
그리고 세 번째 이 남자..내 손톱이 포개질 만큼 좀 얄팍한 두께다.
[우우~ 저..정말..은애 손은..부드러워, 읏! ]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 듯이 맨질맨질한 화살촉 끄트머리를 살살 어루만져주자,
남자의 입에서는 거침없이 진한 탄성이 흘러나온다.
[가녀리면서 옥처럼 귀한 여자의 손을 "섬섬옥수"라고 말하는데..은애의 손이..바로..]
[칭찬도 정도껏 해요..살림만하던 여자의 손이..뭐, 그럴라구요]
[으으..저, 정말이야..보들보들한 실크천이..내 자지에 마찰되는 것같애..]
[아이~자..자지...그런 단어는]
뜨거워진 살가죽 너머로 맥동하는 남자의 심장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몸을 살짝 기울인 나는, 절대자앞에서 양손을 비비는 비굴함으로,
이제는 두 손을 번갈아가며, 남자의 성기를 조물조물 어루만진다.
엄지와 검지로 고리를 만들어 대궁에 씌운 채,
나머지 손가락으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 듯 줄기를 "톡톡 "자극을 가해주며..
다른 손으론 물렁하니 축! 늘어진 남자의 알사탕 자루를 움켜간다.
"꽉! 움켜..비틀어...봉알을 터지게 해버릴까부다.. 나쁜 넘"
손은 여전히 "꼬장꼬장"하게 기운을 실은 남자의 성기기둥을 쓰다듬으면서.
나는 전혀 엉뚱한 아까 그 얘기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순결하거나 정숙한, 또는 품위있는 우아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유혹을 내재한 관능적인 복숭아꽃의 자태.
그 자태속에는 역설적으로 죽음에의 유혹도 스며있는 도화살의 의미.
흔히 어떤 삶의 절정에 도달했을 때 우리가..
"아, 정말 죽어도 좋아. 이대로 죽고 싶어." 라고 뇌까리듯이..
나란 여자, 내 몸속에는 그런 놰쇄적인 염기가 잠재해 있어 벌, 나비가 꼬이는 걸까.
그래서일까?
정말 내게 그 도화살이라는 것이 끼기라도 했을까.
그 때문에 나 자신은 모르고 있는 이상하고 묘한 매력이 발산되나?
내가 웬만큼 생겼다는 선입관 이전에 그 도화살 때문에 나에게..남자가..?
그리고 내가 간과하고 지나온 또 하나의 진실,
나는, 시람에게는 성페로몬이 있어서 성적반응에 관여한다고, 그리고..
여자의 음부속에 성적 충동을 유발하는 물질이 있다고, 최근 어느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음부에서 분비되는 그 물을 채취하여 남자가 먹는 음식에 섞어 놓으면,
남자가 평소보다 더 발광을 하게 된다."
실제로 남편의 바람기를 막으려고 이 방법을 실천해서 성공했다는 사례와 함께,
배란기가 되면 호르몬 분비가 평소하고 달라져,
입에서까지 특이한 냄새(여자호르몬에는 황 성분이 들어있다)가 난다고 했다.
또한 평소 느끼지 못하는 남자의 페로몬을 배란기 때 느끼게 된다고, 했는데..
배란기..배란기...그럼 내 몸에서 발산되는 육향때문에 이 남자도..
그리고 내 몸이, 옷을 벗은 남자의 모습만 보고도 젖어들었다면..
나 자신도 남자의 체취에 매우 민감해진 것은 아닐까.
그렇게 도화살, 페르몬 그런 것들로 나는 나 자신의 일탈을 합리화 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남는다.
여지껏 오빠랑 잘 지내다가 왜? 갑자기...이런 일이 연속으로 내게 생긴 것일까 하는..
나의 도화살이 오빠의 강한 기에 눌려지내다가, 어느 순간 오빠의 그 기가 느슨해진 틈을 타,
내 속에 잠재해 있던 살이 드러나기라도 한 것은 아닐까?
만약 내가 상상하는 이런 이상한 논리가 맞는다면...
아냐, 그럴리가 없어..
분명 오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여자 특유의 육감이,
잠깐 내 머릿속에 스쳤지만, 나는 애써 도리질을 치며 부정해버렸다.
"그래, 오빠는..나를 두고 절대..나 아닌 다른 여자를..푸우~~"
눈을 꾹 감은 나는,
마치 남편의 그 우람한 성기를 쓰다듬는 것처럼 계속해서 남성을 더듬어 나갔다.
가끔 이렇게 내가 손으로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부끄러워 하면서도 남성을 즐겁게 해 주는 손기술을 익힌 것인데..
하필이면 묘한 상황에서 그 기교를 사용하게 되다니...
"음~다행이.. 이 남자.. 내 손질에 훅~ 빠져드네.."
끄트머리 작은 구멍을 중심축으로, 부비고 쓰다듬고, 살짝 손톱끝으로 긁기도 하고,
이따금씩 꼬집고, 남자가 깜짝깜짝 놀라면 부드럽게 어루만지기도 하면서,
나는 그 힘의 강약조절과 속도의 빠르고 늦음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남자의 성기가 한계점까지 도달하도록 테크닉을 구사했다.
[좋아요..?]
[으, 응..기가 막혀..손이 이 정돈데.. 만약, 그 사진처럼 은애의 입이..]
[후~~당신 정말 미워요..내가 좋다느니, 첫 눈에 반했다는 그 말은 다 거짓부렁인가봐..
가, 가정이 있고, 임자가 엄연히 있는 여자가..외간남자의 성기를..]
[으으..알아, 아까 사무실에서도.. 그래서 멈춘 거쟎아.
정말이야, 강제로 은애를 덮쳐 누를 생각은 없었어..]
[그..그럼, 오늘은 이렇게..내 손으로만 만족하세요]
[그, 그래..근데...은애는...은애는 참을 수 있어..? 거기가 축축하게 젖었던 걸..]
[.............!!?]
나는 그제사 잊고 있었던 내 몸을 둘러본다.
순간적인 혼란으로 식었던 사타구니가, 어느새 흥건한 물기로 젖어있다.
내보이지 않으려고 그렇게 노력했건만 어쩔 수 없이 반응해버린 내 몸,
나는 내심으로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살그머니 눈을 떴다.
운전석가까이 상체를 기울인 나는,
좀 더 날렵하게 성기의 위 아래로 기둥타기를 반복하며,
알사탕 주머니를 동시에 흔들리게 만드는 기막힌 손의 맵시를 보여갔다.
남자의 성기는 칡넝쿨처럼 얽혀있는 검붉은 혈관들이 비명을 내지르며 불끈거렸고,
금새 폭발해서 산산 조각이 날 것처럼 잔뜩 팽창된 화살촉과 줄기는,
내 손바닥을 데일 것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맨질거리는 끄트머리 작은 구멍에서 가느다란 실줄기같은 물기가
"질질~"흘러나와 내 손에 묻는다. 남편이 겉물이라고 했나?
나는 그 말간 물기를 화살촉 주변에 골고루 펴 바른후,
좀 더 세게 기둥을 거머쥐고는, 한 템포 빠른 손놀림으로 남자의 성기자루를 "쭉쭉"훑어댔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알사탕을 하나씩 나누어, 공깃돌 굴리듯 데굴데굴 굴려대자..
남자는 아프다고 "아파!아파!"하면서도 쾌락에 젖은 신음을 연속으로 토해낸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