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7 -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7 -

페이지 정보

조회 1,341 회 작성일 24-02-24 10:37 댓글 0

본문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7부>


화르르르르...

준의 앞에서 불에 휩싸인 흑색 기마병 하나가 나뒹굴렀다.준은 천천히 마유미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눈망울은 떨
리고 있었다.아울러,J의 얼굴은 분노와 치욕으로 물들고 있었다.

부우우우..

준은 뮤즈를 불어 J의 몸 근처에 공기 저항막을 만들어 주고는,그대로 뮤즈의 은빛 몸통을 횡으로 그었다.길이가
늘어나는 바람에 공격반경이 넓어진 뮤즈의 몸통에 여러명의 적들이 걸려 넘어지고 있었다.

"저...저 개같은 년이!"

J의 분노어린 시선에,마유미는 어쩔줄 몰라했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그녀는 분명히 자신의 오너인 그의
위기상황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허나 자신도 모르게,화염의 창은 J를 공격하던 기마병이 아닌,준을 노리는 그
녀석에게 쏘아버린 것이었다.

"저아이가..도대체 왜.."

준은 마음속 깊이 의구심이 솟구쳐 올랐지만,상황이 상황인지라 뭐라고 물어볼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게다가 전
투형 페어리가 아닌 리미의 신변도 꼼꼼히 살펴야만 했다.

투우웅!

둔탁한 음성과 함께,리미가 쏜 총탄이 흑기사의 심장에 박혔고,그와 동시에 그는 딱딱한 돌로 굳어버린다.그녀
가 며칠밤을 새며 연구해서 만든,화약이 아닌 마나로 작동되는 총이었고,그것은 상대를 석화(石化)시키는 무시
무시한 기능을 탑제하고 있었다.

"노에스!"

노아의 외침과 동시에 순식간에 땅이 푹 하고 꺼지며,후방에서 밀려들던 기마부대는 그대로 생매장 되어 버리
고 있었다.역시 발동 시간과 효과에 있어서는 그녀는 가히 최강이었다.

"하지만..."

준은 뮤즈를 휘둘러 또한번 시야를 확보한 다음,천천히 전장을 둘러보았다.


한쪽팔을 못쓸정도의 중상을 입은 J가 자신의 공기 저항막 안에서 끙끙거리며 마유미만을 노려보고 있었고,
마유미는 여기저기서 창들이 쏟아지는 마당인지라 큰 마법대신 작은 마법만으로 근근히 방어하고 있었다.
또다른 J의 페어리인 유리는 비스트 마스터라는 칭호답게,고양이의 움직임을 빙의시켜 날렵하게 피하고 있었
지만,적에게는 그닥 큰 데미지를 입히지 못하고 있었다.

허나,준쪽도 그다지 좋은 전투를 하고있다고는 할수 없었다.

타격이 좋은 세라와 노아가 고군분투 한 덕에,많은 기마부대들이 주춤거리고 있었지만,문제는 유나와 리미에
있었다.유나의 경우 발동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적들의 창을 피하기에 바빴고,리미역시 무기로 대항하는것은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쪽이 자멸한다.적들은 계속해서 소환되고 있어."

준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적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흡사 역사속 살수대첩처럼,말도 안되는 수적 열세였다.게
다가 그나마 숫자를 좀 줄여보나 싶으면 어디선가 계속해서 기마부대들이 소환되고 있었다.

"차우쪽은...?"

준은 침착하게 마음먹으며 날렵하게 뮤즈를 운용했다.스치기만해도 뼈가 으스러질것만 같은 무시무시한 흑색
창들의 공격을 피해가며,그의 시선은 차우부대를 향해 있었다.

"타앗!"

차우의 몸이 빙글빙글 회전하며,적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소소와 샤이는 그런 차우의 뒤에 꼭 붙
어서 서로의 등을 맞대고 저마다 독과 번개의 마법을 구현하고 있었다.즉,오너인 챠우가 마법형 페어리인 소
소와 샤이를 위해 엄호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저거다.역시 차우는 효율적인 전투를 하고 있어."

게다가 차우는 따로 명령을 내리거나 하지 않고 있었다.그것은 그만큼 그들이 수많은 연습과 시뮬레이션 속에
서 다수의 적을 상대할때의 행동강령을 몸에 숙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허나 반대로 준의 부대는 제각각이었
다.심지어 각자 떨어져서 싸우고 있는 형상마져도 띄고 있다.개개인의 능력을 특화시킬 생각만 했지,팀웍을
다진 적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런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모두,세라가 있는곳으로 모여."

준은 통신구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고,페어리들은 전투속에서도 고개를 끄덕거렸다.준은 뮤즈를 휘두르며 리미
가 있는곳까지 간후,다시 그녀를 등뒤에 붙이고 세라가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리미의 경우에는 다
른 페어리들보다 훨씬 더 더딜것이라는 생각때문이었다.

"리미.들리니?"

"말씀하세요."

"지금부터 최대한 빨리.가장 효과적인 전투대형을 짜주지 않을래?"

"전투대형이라면?"

"이렇게 따로국밥처럼 놀다간 승산이 없거든."

"알겠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더 소요되고 난 후에,세라의 주변으로 모두 모일수 있었다.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자,J를 감싸고
있던 준의 보호막은 해제되었고,재빨리 유리가 J의 곁으로 가 그를 엄호하기 시작했다.

"아으으!주인님!쟤들땜에 내 피부 다 상했어요!"

"칭얼댈때가 아냐 유나."

준의 말에 유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샐쭉한 표정을 지었고,노아는 뭐가 재밌는지 유나를 보며 쿡쿡 거렸다.

스스스스..

세라의 검기가 원형으로 크게 형성되며,모여있는 그들을 애워싸듯 두르는가 싶더니,이내 다가오는 기마병들에
게 단번에 폭사되었다.힘이 분산된 기술인지라 큰 데미지는 주지 못했지만,어느정도 시간벌이는 가능했다.

"리미.아직이니?"

"아뇨.다됐습니다."

리미는 무기들을 점검하며 말했다.살짝 고개를 끄덕인 준은 리미의 말을 경청하도록 페어리들에게 명령했다.

"우선.모두 제가 하는 말에 따라주세요.적들은 우리를 원형으로 애워싸고 있습니다.따라서,일 자로 된 진형으
로는 비효율적입니다."

"그러면?"

준은 뮤즈를 늘어뜨려 리미에게 다가오는 병사의 몸통을 밀어낸후 재촉하듯 물었다.

"우선 북쪽은 세라가 섭니다.중요한것은,전방 뿐만이 아니라,오른쪽 부분 까지도 공격범위를 신경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세라는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고,리미의 말은 이어졌다.

"그리고 세라의 옆은 유나.세라가 엄호할 동안 마법을 준비해줘.단 큰 마법은 쓰지마.적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
으니까,손해일지도 몰라."

"알았어."

유나역시 그녀의 말대로 세라의 오른편에 거리를 두고 섰다.

"나는?나는?"

노아가 재촉하듯 물었고 리미는 전장속에서도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노아는 세라의 남쪽,그러니까 세라의 뒷편에 서줘.너역시 한개체의 상급정령보다,여러개체의 중급정령으로 싸
우는 편이 좋을거야.주인님이 마나를 운용할때엔 엄호를 해주면 되고."

"응응!"

노아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그녀의 또다른 자아인 정령의 여왕으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주인님은 왼쪽입니다.중요한 것은,저를 엄호해 주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엄호?"

"네.제 임무는 이 병사들이 아니니까요."

"무슨뜻이야?"

"어디선가 분명 소환술법자가 존재할 것입니다.저는 그것을 찾아내어 소환수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보겠
습니다."

"혼자서는 위험해."

"일단 뒷쪽에 있는 적들만 없에면,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소환술사는 원래 직접전투는 약한 타입이 대부분입니다.저도 어느정도 커버할수 있을겁니다."

준은 살짝 고개를 돌려 리미를 바라보았다.갈색 브리지 머리를 위로 질끈 묶어 올린 그녀의 모습.날렵한 옆선과
너무나 똑똑해 보이는 그녀의 눈망울. 준은 그녀의 두뇌를 믿어보기로 했다.여태까지 그녀를 믿어서 손해를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엄호를 부탁드립니다."

"알았어."

리미는 자그마한 단검을 입에 물고,품안에서 자신이 연성해낸 총을 꺼내어 쥐더니,이내 기마부대들이 밀려오는
반대편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부우우우..

준은 달려가는 리미의 주변으로 아까 J에게 했던 보호막을 만들어 주었고,노아의 손동작에 따라 리미의 좌우에
있는 지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둘의 엄호덕에,리미에게 다가오던 적들은 그녀의 털끝하나도 건들수 없었다.
리미는 엄호가 되지 않는 부분은 단검을 던져 활로를 뚫었다.

"은폐 엄폐할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

리미는 신속한 몸놀림으로,재빨리 사각으로 빠졌다.노아가 소환한 땅의 정령이 그들의 시선을 분산하는 그 시간
을 잘 이용한 덕분이었다.

"천천히 생각해보자."

리미는 숨을 고르고 골랐다.그녀가 몸을 숨긴곳은,전투 때문에 거이 허물허질 위기에 놓인 작은 통나무 집이었
다.그녀는 몸을 숨긴채로,조그마한 거울을 꺼내어 전장을 관찰했다.섣불리 고개를 내밀었다가는,모처럼 은폐엄
폐한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소환되는곳은 저 뒤쪽.그러니까...북쪽에서 부터구나."

세라의 검기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후에도,뒤쪽에서 끊임없이 병사들이 몰려오는걸로 봐서는,어딘가 이들을
이 세계로 끄집어 내는 차원의 문이 존재할 터였다.

"그런데 왜...소환술사의 마나는 느껴지지 않는걸까."

이상한 일이었다.마나 자체를 감지하는것은,백법사인 유나보다 오히려 리미가 한수 위였다.그녀는 마나를 수족
처럼 이용하여 연금술을 시전하는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소환술사의 마나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저 기마부대에게서 음침한 기운이 느껴지는것도
어찌보면 본체라 할수있는 소환술사의 마나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쩌면...체질 자체가 마나가 감지되지 않는 체질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전투는 힘들어진다.이쪽은 소규모인데,저쪽은 100만대군이 부럽지 않을 대규모이기 때문이었다.지
금 전장에 있는 준과 차우의 부대,그리고 J의부대는 모두 강하긴 했지만,마나가 고갈되는 순간 목이 달아날 지
도 모르는 일이었다.

리미는 거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기 시작했다.이렇게 되면 일일이 수색하는거 외에는 도
리가 없었다.하지만,그렇게라도 술사를 찾지 못하면 여기가 모두의 무덤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녀는 앙증맞은 입술을 살짝 다물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전략을 세우거나,연구에 막힘이 있을때 주로 하는 그
녀의 버릇이었다.

"내가 만약...저 소환술사의 입장이라면 어떨까."

소환술사라고 해서,무턱대고 이계의 생물들을 끄집어 내기만 하는것은 아닐것이다.적들의 움직임에 맞춰 소환
수들을 조종해야 할것이고,또한 적절히 완급을 조절해 주는것도 필요하다.즉,소환술사란 장기의 말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그렇게 저들을 조종하려면,전장이 잘 보이는 높은 곳이어야 하겠지.그리고 더불어 전장에서의 공격들에 영향을
받지 않을 만한 곳."

리미는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떴다.그리고 이번엔 반대편으로 거울을 움직여 비춰 보았다.거울속에 아주 희미하
게, 전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숲으로 둘러쌓인 조그마한 언덕이 비춰지고 있었다.

"저곳이겠군."







"프리즈랑스!"

유나의 시동어와 동시에,수많은 얼음송곳들이 들쑥날쑥 하게 지면에서 솟아 올랐고,그것은 정확하게 각각의 기
마병의 심장부위를 뚫고 지나갔다.

"칫!정말 해도해도 끝이 없잖아!"

유나는 울상이 되어 투덜거렸다.섹시해 보이던 그녀의 은발머리와,거기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앙증맞은 그녀의
얼굴은 이내 먼지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늘상 싱글거리는 노아역시 마찬가지였다.물론 정령의 여왕이라는 그녀의 다른 자아가 지배하고 있어서겠지만,
그녀는 반짝이는 그녀의 고운 입술을 꼭 깨물고 있을 뿐이었다.

"주인님."

세라는 검을 휘둘러 몇명을 휩쓸어 버리고는,조용히 준을 불렀지만, 준쪽의 상황도 그닥 밝지는 않았다.그나마
노아가 불러낸 불의 정령덕에 어느정도 근근히 막아내고는 있지만,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것은 정말 어쩔수 없
는 노릇이었다.게다가...

"저 아이는 왜 혼자서 있는거야!"

고전하는 마유미가 시선에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게다가 J와 함께 있는 유리라는 아이도 언제 쓰러질지 모르
는 위급한 상황이었다.J가 한쪽팔로 겨우겨우 장력을 내뿜어 그녀를 돕긴 했지만,얼마나 버텨줄지 의문이었다.

마유미의 심정을 다 이해할수 없지만,적어도 준은 조금은 알수있었다.자신의 페어리를 흡사 노예다루듯 하는
J의 지랄맞은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마유미는 섣불리 J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아무래도 아까 주인이
아닌 다른이를 구했었으니까.

때문에 준은 간간히 음파공을 날려 마유미를 보호해야만 했다.세라가 준을 부른 이유역시,그녀에게 신경을 끊
으라는 경고와도 같았다.그녀를 돕다가 준의 신변이 위험해 질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마유미 역시 그런 준의 배려를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오히려 주인인 J와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에 눈물이 날만큼
감동하고 있었다.하지만, 기사가 아닌 그녀로써는 공격전 발동시간이 필요했고,때문에 겨우겨우 도망다니면서
마법하나씩 날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녀는 전형적인 원거리형 파이터였기 때문이었다.

"내가 왜그랬을까..."

되뇌여도 어쩔수 없었다.그녀는 순식간에 J와 준이라는 두갈래 길에서 준을 선택해 버린것이다.아마 이 한순간
의 선택으로,그녀는 오너없이 버려지는 페어리가 될지도 몰랐다.오너와 함께 공유해야 하는 페어리의 특성상
자신은 존재 자체가 무효화 될지도 모르는 큰 위기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그때의 행동에 대해,마유미 자신도 딱히 그 이유를 댈수는 없었지만,왠지 후회는 없었다.

그녀는 양 손을 화염으로 물들인 채로,자신에게 슬금슬금 다가오는 기마부대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역시....이쪽이 틀림없다."

리미는 어렴풋이 느낄수 있었다.비록 소환술사의 마나는 느낄수 없었지만,대기의 마나가 어느 한쪽으로 계속해
서 흘러가는 느낌을 받을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그것은 필시 저런 대 군대를 소환할 정도의 큰 기술을 쓰는 탓
에 대기중의 마나로 보충하고 있는 것일 것이었다.

리미는 최대한 기척을 죽이며 마나가 집중되는 단 한곳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연성술을 쓰지 않는이상 적에게
자신의 마나를 읽힐 염려따윈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총알을 장전했다.되도록이면 빨리 소환술사를 제거해야만 했다.그래야만 준 일행이 조금이라도
마나의 손실을 적게받을 것이니까.

츠츠츠츠...

리미는 어디선가 들리는 괴성에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뿔싸!"

그녀는 신속하게 몸을 뒤로 뺐다.전혀 예상 못했던 일이었다.자그마한 스톤골렘 하나가 자신을 향해 괴성을 지
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칫!"

리미가 던진 단검은 바위로 되어있는 골렘의 몸에 되려 튕겨져 나와 버렸다. 소환술사는 제법 꼼꼼한 성격임에
틀림없었다.한명이 전장을 빠져나올 것을 대비하여,자신의 주변에도 이런 보호병사를 배치한 것이니까.

"발각되었나..."

여기저기서,스톤골렘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이정도의 소란이라면,어딘가에 숨어있는 소환술사에
게도 자신의 존재가 들켰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취이이익!

골렘들의 육탄공세가 이어졌고,리미는 날렵하게 이리저리 몸을 피했다.자신이 만들어낸 무기들 중에서,파괴력이
좋은 투척용 무기들을 계속해서 던졌지만,골렘들은 계속해서 생성되고 있었다.

"침착하자.침착해야해."

리미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중요한 것은 이 골렘들을 처리하는것이 아니었다.재빨리 이것들을 만들어내는
지겨운 크룬의 위치를 파악하는것이 급선무였다.

"적은 내 위치를 알고 있다."

리미는 쉽게 이 결론을 내릴수 있었다.골렘들이 자신의 주변에서 계속해서 소환되는것을 보면,적은 리미의 움직
임도 관찰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고운 입술을 살짝 깨물며 결론을 내렸다.그녀가 쓸수 있는 방법은 단하나.최대한 자신에게 있는 시선을
교란하고,그틈을 타서 적의 심장에 총알을 명중시키는것.

"섬광탄은 총...3개."

노아의 도움을 받아,빛의 정령의 힘을 집약시킨 섬광탄의 존재가 느껴졌다.어쩌면 별거 아닌거 같은 이 섬광탄
이,지금의 흐름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파아앗!

리미는 우선 발밑으로 섬광탄을 직격시켰다.그녀의 마나와 반응하여 엄청난 섬광을 흩뿌리기 시작했다.졸지에
골렘들은 허둥지둥대며 패닉상태에 빠져버렸다.아무리 소환수라 한들,시각에 의지하는것은 어쩔수 없는 모양이
었다.

재빨리 보안경을 착용한 덕분에 리미는 전장의 상황을 똑똑히 볼수 있었다.이번것을 폭발시킨 목표는 단 하나,
소환 술사와 골렘들의 시선을 분산한하여 자신의 위치를 은폐한후,최대한 빨리 어느쪽으로 대기중의 마나가 흡
수되는가를 보는 것이었다.

"으읍..."

리미는 팔부분에 묵직한 통증을 느끼며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앞이 보이지 않는 골렘이 마구 휘두른 주먹에 어
쩌다가 부딪혀 버린것이었다.온몸이 바위로 된 종족이다 보니,리미는 팔이 찌릿찌릿해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두번째.."

리미는 아픔을 꾹 눌러 참으며 최대한 자신이 있는곳의 반대쪽으로 섬광탄을 던졌다.크룬의 위치를 대강 확인한
이상,자신의 위치를 교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예측대로,그녀가 섬광탄을 던진 위치로 몇몇의
골렘들이 소환되는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마지막."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한 리미는 크룬이 있을법한 작은 풀숲으로 섬광탄을 던졌다.마치 플래쉬뱅처럼 번쩍하는
음성과 함께,소환술사 쪽으로 던진 섬광탄이 작렬되었다.

"보인다!"

리미의 예상대로 였다.자신의 위치에서 섬광탄이 터지자,당황한 갓슈는 허둥지둥 거리며 재빨리 움직였다.한곳
에 숨어 있지 않고 움직이는 바로 그 찰나를 보안경을 쓴 리미는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

철컥.

리미의 총이 그녀의 마나와 함께 반응하며 장전되었다.양 팔로 눈가를 가리며 움직이는 갓슈의 모습이 보였지만
방금전에 골렘에게 팔을 맞은 덕에 후들후들 떨려서 제대로 조준하기 힘들었다.그녀는 크게 한숨을 쉬고는 다른
한쪽 손으로 같이 총을 움켜쥐었다.

타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리미가 방아쇠를 당기는 그 순간,갓슈는 비명하나 지르지 못한채 그대로 석상처럼 굳어 버렸다.

"크으으으으..."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자신의 뇌를 관통한 무언가.그리고 그 무언가가 관통되는 순간에 자신은 바위로 변
형되고 있었다.

스스스스....

골렘들이 사라져 간다. 그리고 전장에서 기뻐서 소리지르는 일행들의 목소리도 들렸다.아마도 기마부대 역시 소
환술사가 죽었으니 사라져 가는 것이리라.

"해냈다..."

리미는 나무등걸에 등을 기댄체 허물어지듯 스르르 주저 앉았다.아무래도 팔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었다.게다가
체술타입도 아닌 그녀가 무리하게 몸을 움직인 탓에 엄청난 피로도 몰려왔다.

"조금 쉬어야 겠다.."

리미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자신은 다른 학자들과 달리 다이나믹한 팔자라고 생각하면서.










"괜찮으세요 주인님?"

"응.나는 괜찮은데...아무래도.."

걱정어린 세라의 말에도 준은 리미가 있는 방이 신경이 쓰인다.다행히 다른오너에게 "힐러"라는 페어리가있어,
치료를 받긴 했지만,그녀는 꽤나 피로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도,다른 페어리들도 마찬가지였다.일대일로 붙는것도 그렇지만,역시나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것은 힘에 부쳤다.설사 그 다수의 전투력이 약하다 할지라도.

"차우쪽은?"

"아까 치료를 받는것을 확인하긴 했습니다.J의 쪽도...그렇구요."

세라의 말에 준은 약간은 씁쓸한 마음을 금할수 없었다.아무리 얄밉긴 하지만,체술가인 J가 어깨죽지 깊숙히 창
이 박혀버린것은 아마도 상당한 데미지일 것이다.그리고....

"그 마유미라는 녀석은 도대체 왜 날 도운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수 없는 일이다.중요한것은,아무리 자신들이 강해졌다해도 전투후의 휴식은 불가피하기 때문
에 아이들이 쉴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생각에 준은 한동안 자리를 피해주기로 했다..

그는 복도로 나와,약간은 침울하기 까지 한 홀을 바라보았다.또다시 여기저기로 출동을 한 모양인지,남아있는 오
너는 별로 없었다.그나마 남은 인원들은 위스키로 긴장되는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씁쓸했다.전장이란 늘 이런것
인가 보다라는 생각에서 였다. 비록 모두가 원하던 전투는 아니지만,어쩔수 없이 치르는 전쟁에는 무수한 희생이
뒤따른다.예전에 대회의 때와는 달리 홀에 있는 오너와 페어리의 숫자가 현저하게 적은것 역시 바로 그 때문이리
라...라고 준은 생각했다.

"쳇...저 재수없는 자식.."

준은 여유롭다 못해 즐거움까지 느껴지는 윌리엄스의 표정을 보며 이를갈았다.그에게는 이 전쟁이 일종의 기회
가 된다는 것을,준과 차우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뭘그렇게 부들부들 떨고 계세요?"

옆을 보니,차우가 준에게 샴페인 한잔을 건내고 있었다.잠시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준은 잔을 받아 벌컥벌컥
들이켜 버렸다.도수는 낮지만,나름 진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리미양이 잘 해줘서 다행이긴 한데,저희도 타격이 크군요."

"어.정말이야. 덕분에 리미는 몸져 누웠고,유나도 마나의 대부분이 손실됐어."

"J라는 녀석은 거의 한쪽팔이 너덜너덜해 졌더군요."

차우의 말에 준은 씁쓸한 마음을 금할수 없었다.아무리 까칠하고 지랄맞은 녀석이지만,그래도 지금은 동지가 아
닌가.

"그래도 형님은 전투속에서 많이 성장하고 계신듯 해요."

"휴..그래 말만이라도 고맙다."

차우의 칭찬에 피식웃던 준은 순간 아까의 기억이 떠올라 황급히 차우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맞다.너에게 묻고 싶은게 있었어."

"뭔데요?"

"사실 말이지.."

준은 약간은 두서없지만,유나와 사랑을 나눈 후에 냉기가 몸안으로 침투했고,그것이 전투중에 자신도 모르는 사
이에 방출되었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준의 말을 들으며 차우는 알것 같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흠...놀라운데요.빠른 성장이군요."

"무슨 뜻이야?궁금해 죽겠다고.빨리 설명해봐."

차우는 곰곰히 생각에 잠기더니,이내 주머니에 찔러넣고 있던 오른손을 준의 앞으로 펴보였다.

"잘보세요."

차우가 잠시 마나를 운용하는가 싶더니,그의 손에는 이글거리는 뇌전의 기운이 서려지기 시작했다.준은 놀라운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차우는 담담한 얼굴로 그 기운들을 사라지게 한후 말을 이었다.

"이건 벽력장이라고 하는 기술입니다.중국의 가전무술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원래는 저는 뇌전의 기운을 다룰수 없는 몸이에요.오행이란것은 자기에 맞는 타입의 속성이 있거든요."

".....쉽게 설명해줄래?"

"흠...즉,전 체질상 뇌전의 기운을 담을수 없다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제 페어리중에 샤이라는 아이,기억 나시나요?"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모를리가 없다.유나가 빙계의 법사,마유미가 화염의 법사라면,샤이는 뇌전의 법사가 아니
던가.

"형님과 같은 원리입니다.저 역시 샤이와의 교감중에 샤이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내게 되었죠."

"뭐?"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법사 계열의 페어리에게만 있는 특징이죠.하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지진 않아요.오너
와 페어리와의 궁합,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신뢰의 정도와 마나의 융합도에 따라서 생성되는 것이죠.
때문에 J녀석은 죽었다 깨어나도 마유미의 화염력을 몸에 지닐수 없는겁니다."

준은 여지껏 한번도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에 깜짝 놀라 입을 쩍 하고 벌렸다.차우의 말에 의하면,법사 계열의
페어리를 가진 오너는 자격만 주어진다면 그 법사의 능력을 몸으로 받아들일수 있다는 뜻이었다.차우의 경우에
는 그 뇌전력을 자신의 가전무공으로 승화시킨 것이었고,준역시 은연중에 음파공으로 빙계의 술법을 행한 것이
다.

"그리고 덧붙여서,유나양에게도 엄청난 발전이 생길겁니다.샤이의 손목에 있는 뇌전의 인 역시 제가 뇌전력을
다루고 나서부터 생겨났거든요."

"뇌전의 인?"

"네.조만간에 유나양을 잘 관찰해 주세요.어디에 그 인이 세겨질지 모르지만,유나양은 분명 "빙백의 인"이 세겨
진 최강의 빙계법사가 될지도 모릅니다."





준은 차우의 말을 곱씹으며 걷고 또 걸었다.유나의 능력을 일부 받아들였다라....좋은 현상일지도 모르지만,아
직 본인만의 음파공이 다 완성되지도 않은 시점에 유나의 힘을 제대로 사용이나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덜컥
들어왔다.

"비냄새..."

비가 오기전,특유의 흙먼지 냄새를 맡으며 준은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다음 전투를 위해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만 했지만,왠지 그럴수가 없어 준은 정원을 걷고 있는 중이었다.

"적의 진지라도 안다면 급습이라도 할 것을."

누가봐도 짜증나는 전세가 아닐수 없다.적은 진지를 정해두지 않고,자유롭게 이동하며 파괴를 일삼고 있었다.
어찌보면,단 한방에 이 세계가 작살나는 흑마법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허나,위치를 파악했다고 해서 우르
르 달려갈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그렇게 하면 그들은 또 단 한명의 크룬만을 남기고 도망칠 테니까.

"이건 뭐..작전을 짤수도 없는거고...그냥 기다려야 하는거잖아."

준은 솔직히 지겨웠다.세계언론은 공포에 휩쌓였고,전쟁에 따른 폐허는 늘어만 갔다.하루빨리 이 전쟁을 종결하
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리고...자신이 사랑하는 페어리들과 평화롭게 살고만 싶었다.불법이지만,사립탐정 시절
이 훨씬 그립기도 했다.

"흑...흑..."

이제 그만 돌아가려던 준은,건물 모통이에서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멈칫했다.그것은 여자의 우는 소리
였기 때문이었다.

"저...아이는..."

살짝 저택뒤편에 고개를 내민 준의 표정이 굳었다.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그리고 붉게 타오르는 아름다운 머리
결을 빗물에 적시며,조용히 흐느끼고 있는 마유미가 보였다.



추천112 비추천 62
관련글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完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46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45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44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43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42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41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40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39 -
  •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38 -
  • 실시간 핫 잇슈
  • 야성색마 - 2부
  • 굶주린 그녀 - 단편
  • 고모와의 아름다운 기억 5 (퍼온야설)
  • 그와 그녀의 이야기
  • 모녀 강간 - 단편
  • 단둘이 외숙모와
  • 아줌마사장 수발든썰 - 하편
  • 그녀들의 섹슈얼 판타지
  • 학교선배와의 만남 - 단편
  • 수진이네 가족 -학교편- - 단편
  • Copyright © www.hambora.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