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의 덫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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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의 덫5-1
초보들의 호기심
초보들의 호기심
-네년에게 내 지시를 내리겠다. 향후 누가 되었든 네년한테 접근하여 지시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거부하지 말고 무조건 이행해라!
자신을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고광석으로부터 교도소 면회를 마치고 전달받은 그의 메세지가 떠올려졌다.
휴대폰에 표시된 발신자 전화번호는 처음 접하는 번호였다.
설이는 심하게 갈등하며 망설였으나 결정을 내렸다.
"아아!"
샤워기로 구석구석 깨끗이 몸을 씻은 설이는 화장대 앞에 앉았다.
지금도 그녀가 목숨처럼 사랑하는 모친 하영과 아끼는 동생 송이 때문에 이미 꿈많은 여고 시절에 박재두에게 성의 노예가 되어 굴종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고광석에게 철저하게 덫에 걸려 길들여진 상태였다.
최초 박재두에게 예속된 이래 그의 딸 박유라, 지금은 고광석으로까지 이어진 변태의 덫은 계속되고 있었다.
설이의 모친 하영이 박재두가 교묘하게 안배한 덫에 걸린 채무를 갚지못해 스스로 서약한 신체포기각서는 하영과 송이는 물론 설이까지 지배하는 절대적인 장치였다. 따라서 편지로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던 지배자 고광석의 지시를 거역하는 것은 설이의 의식에 있어 상상하기 어려웠다.
낯선자가 보낸 문자메세지는 설이를 공원으로 호출했다.
설이의 입장에서는 광석의 지시라고 믿어야했지만 뭔가 찜찜했다. 어떻게 하든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결심을 내린 설이는 월차 휴가를 제출했다. 그리고 호출자의 지시에 따라 공원에 나가기 전에 자신의 본 모습을 위장하기로 작정했다. 이만해도 과거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설이의 용기였다.
용기를 준 근원은 자신의 하체를 구속했던 정조대와 가슴을 조련하던 피학의 브래지어에서 자유로워진 탓일 것이다.
거울을 바라보며 그녀는 안구에 도수없는 짙은 갈색의 렌지를 착용했다. 그녀의 맑고 서늘한 검은 동공 대신, 갈색의 눈망울 만으로도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그리고 왼쪽 볼과 오른족 턱에 간단하게 지워지지 않는 녹두 크기의 까만 점을 찍은 것으로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시간을 보자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설이는 부지런히 화장을 시작했다.
한편, 도심에 위치한 은하공원은 88올림픽 시절에 개장되어 어느덧 시민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였다.
넓은 공원의 중앙에 비교적 커다란 호수가 있고, 수변을 따라 우거진 녹음아래 한가로이 산책하는 시민들로 늘 북적거렸다.
거울을 바라보며 그녀는 안구에 도수없는 짙은 갈색의 렌지를 착용했다. 그녀의 맑고 서늘한 검은 동공 대신, 갈색의 눈망울 만으로도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그리고 왼쪽 볼과 오른족 턱에 간단하게 지워지지 않는 녹두 크기의 까만 점을 찍은 것으로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시간을 보자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설이는 부지런히 화장을 시작했다.
한편, 도심에 위치한 은하공원은 88올림픽 시절에 개장되어 어느덧 시민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였다.
넓은 공원의 중앙에 비교적 커다란 호수가 있고, 수변을 따라 우거진 녹음아래 한가로이 산책하는 시민들로 늘 북적거렸다.
"정선배, 진짜 그년 나올까?"
"안 나와도 할 수 없지만, 분명 나올 거야. 그러니까, 판대 너는 내가 준 대본대로 제대로 해야 해!"
호수의 중앙에서 조금 떨어진 봉고차 안이었다.
차량은 짙은 선팅으로 밖에서는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차내에 1남 1녀가 심상치 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호텔스페이스의 커피숍에서 서빙을 하는 정선미와 그녀의 대학 후배이자 작년까지 선미의 욕정을 해소해 주던 섹스파트너였던 양판대였다.
차량은 짙은 선팅으로 밖에서는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차내에 1남 1녀가 심상치 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호텔스페이스의 커피숍에서 서빙을 하는 정선미와 그녀의 대학 후배이자 작년까지 선미의 욕정을 해소해 주던 섹스파트너였던 양판대였다.
"기가 막혔었어."
정선미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굉장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다.
한쪽 팔이 의수인데다 얼굴에 횡으로 가로지른 험상궂은 흉터, 그리고 혐오스런 인상만큼이나 포악스런 주복동을 떠올리는 찰나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그런 주복동에게 최면에 걸린 것처럼 꼼짝 못하고 치욕의 지시를 고분고분 따르던 굴종하던 여자, 설이의 태도에 이르자 선미의 머리가 뜨거워졌다. 그런 그녀는 지금은 변장과 짙은 화장으로 범벅되어 본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 정선미의 몸이 흠칫 긴장했다.
"어머! 저 여자 같다."
"어디?"
양판대의 눈에 불안정한 태도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둘러보는 얇은 바바리 코트 복장의 아가씨가 눈에 들어왔다.
사전에 정선미로 부터 설명을 들은대로 늘씬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는 기막힌 몸매의 아가씨였다.
특히 도발하듯 융기한 가슴에 이어 급격하게 잘록한 허리를 돋보이게 바바리 코트의 허리를 질끈 묶은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그러나 뜻밖에 얼굴은 평범해 보이는 것이 아쉬웠다.
사전에 정선미로 부터 설명을 들은대로 늘씬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는 기막힌 몸매의 아가씨였다.
특히 도발하듯 융기한 가슴에 이어 급격하게 잘록한 허리를 돋보이게 바바리 코트의 허리를 질끈 묶은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그러나 뜻밖에 얼굴은 평범해 보이는 것이 아쉬웠다.
"선배? 저 여자면 저 여자지, 같다는 것은 또 뭐야?"
"모습은 비슷한데, ……얼굴이 영 다른 사람으로 보여. ……낮이라 그런가?"
양판대가 아쉬움을 느꼈던 여자의 얼굴을 선미가 지적하며 갸우뚱거렸다.
"그렇다면 선배, 저년한테 문자를 보내보면 되잖아."
"뭐라 보내지?"
벌써 선미의 얼굴이 상기되며 호흡이 거칠어졌다.
"문자로 아무거나 지시하는 거지 뭐. 만약 그년이라면 뭔가 태도를 보일 것 아냐?"
"그러니까 뭐라고 보낼까?"
"바바리를 벗고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라고 하는 거야."
양판대가 말을 다 마치고기도 전에 선미가 빠른 손놀림으로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문자가 발송되자 양판대는 여자의 모습을 주시했다.
이때 설이는 눈을 내려 깔고 바닥에 시선을 두었지만 한껏 긴장한 상태였다. 그녀의 의식에는 광석의 의뢰를 받은 자가 자신을 호출 한 것으로 믿고 나온 터였다. 그러나 오감을 열고 주변에 있는 물체는 물론 지나치는 사람들도 예사로 보지 않고 관찰했다.
그때 진동으로 버튼을 조작한 휴대폰이 요란스레 울렸다. 순간 긴장감에 감싸인 설이의 신체가 부르르 떨었다.
발신자 표시를 확인하자 자신에게 지시를 내렸던 번호였던 것이다.
-일단 시간을 지켰군. 바바리를 벗어 한 손으로 들고, ……한 바퀴 돌아!-
문자가 발송되자 양판대는 여자의 모습을 주시했다.
이때 설이는 눈을 내려 깔고 바닥에 시선을 두었지만 한껏 긴장한 상태였다. 그녀의 의식에는 광석의 의뢰를 받은 자가 자신을 호출 한 것으로 믿고 나온 터였다. 그러나 오감을 열고 주변에 있는 물체는 물론 지나치는 사람들도 예사로 보지 않고 관찰했다.
그때 진동으로 버튼을 조작한 휴대폰이 요란스레 울렸다. 순간 긴장감에 감싸인 설이의 신체가 부르르 떨었다.
발신자 표시를 확인하자 자신에게 지시를 내렸던 번호였던 것이다.
-일단 시간을 지켰군. 바바리를 벗어 한 손으로 들고, ……한 바퀴 돌아!-
설이는 문자로 전달되는 지시에 입술을 깨물며 바바리 코트를 벗었다.
그리고 시키는대로 천천히 주변을 돌았다.
한 바퀴를 돌며 눈을 깔고 주위를 재빨리 훑었지만 특별하게 의심되는 것은 감지되지 않았다. 다만 열 걸음도 떨어지지 않은 봉고차의 모퉁이에 몸을 숨긴자가 있나 살폈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때 이런 설이를 주시하는 정선미와 양판대는 환호성을 터뜨렸다.
"야호! 해냈다!"
그리고 시키는대로 천천히 주변을 돌았다.
한 바퀴를 돌며 눈을 깔고 주위를 재빨리 훑었지만 특별하게 의심되는 것은 감지되지 않았다. 다만 열 걸음도 떨어지지 않은 봉고차의 모퉁이에 몸을 숨긴자가 있나 살폈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때 이런 설이를 주시하는 정선미와 양판대는 환호성을 터뜨렸다.
"야호! 해냈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서로 마주보며 손바닥을 마주쳤다.
"선배, 얼른 문자보내!"
희열을 감추지 못하고 양판대가 정선미를 재촉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이미 정선미는 휴대폰의 플립을 젖히고 대본에 있는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지시한 휴대폰 수신기를 찾아 귀에 꼽고, 지금부터 전달되는 지시대로 이행해라!-
설이는 이어지는 문자 지시에 갑자기 오한이 돋았다.
머뭇거리며 어깨에 걸었던 숄더백을 열어 휴대폰의 수신기를 찾아 귀에 꼿았다. 첨단 최신기종의 수신기는 워낙 작아 귓속에 꼽자 보이지도 않았다. 그때 기다렸다는 듯 휴대폰이 울리고 설이는 덮개를 열자 수신기를 통해 낯선 음성이 또렸하게 들렸다.
"이년아! 잘 들리냐?"
이어폰을 꼿자 생생하게 전달되는 사내의 목소리는 처음 듣는 묵직한 음성이었다.
"내 말이 잘 들리면 왼 손을 들어!"
대본에 있는 대로 양판대가 지시를 하자 설이가 손을 드는 것이 차창밖으로 보였다.
"휴대폰은 가방에 집어 넣어!"
양판대는 이어지는 자신의 지시에 여자가 무대위의 배우처럼 행동하는 것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설이를 주시하며 양판대가 마이크를 막고 뒷좌석에 앉은 정선미를 향해 물었다.
"됐어 선배?"
"응, 나는 이제 저 아가씨 근처로 갈테니, 너는 내가 준 대본에 있는대로 해야하는 거야. 오바하면 안돼. 알았지?"
봉고차의 도어의 걸쇠에 손을 가져가며 정선미가 신신 당부했다.
"알았어. 선배."
"어떻게 상황이 변화 할지 모르니까 내 폰 항상 대기하고, 내폰하고 연결된 이어폰 귀에서 빼지 마. 그리고 절대로 욕심 부리면 안돼."
다시 한 번 더 당부하며 선미는 사내처럼 모자를 눌러 쓴다음 양판대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 계속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차에서 내렸다.
"걱정마. 선배."
정선미의 관음에 대한 욕구는 점점 도를 넘었다. 지금부터 설이가 자신이 설정한 각본대로 후배 양판대의 지시대로 따라만 준다면 자신의 관음욕을 충족시켜줄 터였다.
이제 홀로 봉고차에 남은 양판대는 심호흡을 한다음 마이크에 입을 가져갔다.
"지금부터 내 말을 수신하면 왼손을 살짝 들어라. 알았나?"
묵직한 양판대의 지시에 설이는 왼손을 들었다.
"네년은 결코 나를 볼수 없으니까 나를 찾으려고 마음 먹지도 말고 또한 시도하지도 마라."
주저하는 기색이었으나 알겠다는 의사로 그녀가 왼손을 가만히 드는 모습이 보였다.
"알았으면 지금부터 간단한 복장 확인부터 한다. 웃도리 재킷을 벗어라!"
난데없이 지시가 떨어졌다.
복장확인이라니?
설이의 얼굴은 빨갛게 물들었다. 여고때부터 숱하게 경험한 복장확인이었으나 지금과는 사뭇 다른 환경이었다.
더구나 불특정 다수가 왕래하는 공원에서의 복장확인이라니 설이의 머리는 어지러워졌다. 그러나 지금와서 거부할 수 없었다. 설이가 머뭇거리며 베이지색 재킷을 벗자 순백의 블라우스 복장이 나타났다.
"그 자세로 뒤로 돌아!"
거침없이 양판대가 마이크에 대고 지시를 내렸다.
두 손을 얌전하게 모았던 설이가 양판대의 지시에 천천히 뒤로 돌자 티하나 없이 새하얀 순백의 블라우스 복장은 신선하기 그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둥그렇게 말린 가녀린 어깨를 감싼 견갑골을 지나는 하얀 브래지어 띠가 얇은 블라우스로 그대로 도드라져 투영되어 보이자 양판대의 눈은 충혈되기 시작했다. 순백의 블라우스는 하얀 브레이저 띠의 후크까지 비쳐 보여 육감적인 모습이었다.
"가만 움직이지마!"
양판대는 눈을 부릅뜨고 여자의 모습을 훑었다.
양판대의 기억에 눈 앞에 보이는 여자만큼 뛰어난 뒤태는 처음이었다.
한가닥으로 단정하게 크게 땋아 묶은 윤기나는 머리칼 아래 급격히 호선을 그리며 끊어질 듯 잘록한 허리를 지나 흰색에 가까운 스커트가 관능적이었다. 쥐면 부러질듯 야들거리는 허리와 달리 느닷없이 항아리처럼 풍만한 힙이었다.
"기가 막히군."
허리를 충분하게 카바하는 짧은 치마는 잘록한 허리에서 뜯겨질듯 타이트하여 도드라진 팬티라인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끈팬티 맞아?"
양판대의 절제되지 않은 질문에 여자가 잠시 머뭇거리다 왼 손을 드는 모습이 보였다.
미니스커트 아래 탄력이 넘치는 허벅지와 늘씬하게 뻗어내린 육감적인 종아리도 일품이었다.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는 살색의 스타킹은 윤기까지 흐르고 앙증맞은 발목을 지나 은색의 에나멜 하이힐도 보기에 좋았다. 이때 정선미는 설이의 근거리까지 다가가 그녀의 솜털까지 보이는 위치의 벤치에 앉아 신문을 보는 척하며 신문에 뚫린 조그만 구멍으로 설이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상체를 숙여!"
양판대의 지시가 떨어지자 설이가 땅에서 무엇인가를 집어 들 듯 상반신을 앞으로 숙였다.
"어머!"
순간 짧은 스커트가 허리로 말려 올라가며 속팬티가 분명히 보였다.
자신이 여러 날에 걸쳐 고심끝에 짠 각본이었지만 선미는 지켜보는 것으로도 흥분되었다.
물론 대본대로 거역하지 못하고 순순히 따르는 여자의 모습에 같은 여자로 안돼 보였다. 그러나 특별히 비열하게 위협하지도 않았는데 굴종적으로 따르는 이유를 딱히 판단할 수 없었다. 그것이 은근히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선미는 이것은 단지 게임일 뿐이다. 하고 애써 자신을 달랬다.
"어머! 가터야?"
양판대가 상체를 더 숙이라는 지시를 내렸을 때였다.
하얀 팬티에 이어 스타킹의 도드라진 밴드부분을 찝은 흰색의 팽팽한 가터벨트의 끈이 노출되자 선미의 입이 쩍 벌어졌다.
"뒤는 이제 됐고, 일어서서 뒤돌아 서!"
그때 양판대의 지시에 설이는 자신의 부끄러운 치태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얼른 신체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뒤로 돌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어 땅에 시선을 두었다.
"두 손을 아랫배에 모아. 그리고 고개를 들어 정면을 향해!"
양판대의 명령은 대본대로 계속 이어졌다.
바로 전에 상반신을 완전하게 굽혔던 탓에 몇 가닥의 머리칼이 흘러내려 한 손으로 훔치고 아랫배에 두 손을 모으며 고개를 들자 붉게 상기된 설이의 모습에 양판대는 숨을 들이켰다.
팔등신의 모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얼굴은 몸매를 따르지 못하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왼쪽 볼과 오른 편 턱에 녹두 크기의 까만 점이 여자의 인물을 망쳤다.
그러면 또 어떠랴. 몸매만은 일류모델이 따로 없었다. 양판대는 심호흡을 하며 주시했다.
이때 설이는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전면의 사물을 재빨리 확인했다.
우선 정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봉고차가 보였다. 봉고차와 자신과 그 사이에 벤치가 있고 벤치에 앉아 하릴없이 신문을 들여다보는 모자를 쓴 여자의 머리가 보였다.조금전까지 없었던 인물이었다. 그녀가 의심스러웠다.
그때 수신기를 통해 새로운 지시가 들렸다. 순간 설이는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그 자세에서 젖통을 앞으로 쭈욱 더 내밀어!"
양판대의 지시였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도발하듯 튀어나온 유방이었다. 설이가 그런 가슴을 앞으로 의식적으로 내밀자 순백의 새하얀 블라우스의 단추가 뜯겨지며 탱글거리는 가슴이 튀어나오는 환상에 양판대는 침을 삼켰다.
"으음! 신문지 때문에 누구인지 알 수 없네. 그리고 분명히 남자 목소리인데 이게 어떻게 된 노릇이지?"
설이는 의문의 사내가 시키는 대로 계속 따라야 할지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생각하기도 싫은 과거의 주복동처럼 정말 광석의 의뢰를 받은 자라면 지시를 거역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아직 정체를 모르는 인물이었기에 설이는 긴장한 채 주변의 인물들을 살피기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아!"
그러나 수 없이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모두 자신을 주시하며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는 일당으로 보여 갑자기 혼란스러웠다.
"윗도리 단추를 하나 풀어라!"
그때 수신기를 통해 사내의 음성이 들렸다.
사내의 거리낌없는 지시에 반사적으로 얼굴을 붉히며 설이는 블라우스 상단의 단추를 풀자 시원한 바람이 가슴까지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하나 더!"
"하나 더!"
그러나 이어지는 사내의 지시에 설이는 호흡이 다시 가빠졌다. 단추를 하나 더 푼다면 가슴이 절반은 노출될 처지였다.
"안돼!"
설이는 입속으로 거부를 했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손은 블라우스 단추로 가 있었다.
"지시에 따라라. 똑같은 지시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설이가 주저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거침없는 사내의 목소리에 설이는 단추에 손을 가져갔다.
단추를 풀었다. 그러나 순간 가슴이 노출될 것 같아 손을 치울 수 없어 옷깃을 놓지 못하는 설이를 향해 사내는 인정없이 말했다.
단추를 풀었다. 그러나 순간 가슴이 노출될 것 같아 손을 치울 수 없어 옷깃을 놓지 못하는 설이를 향해 사내는 인정없이 말했다.
"손내려!"
설이가 손을 내리자 블라우스가 벌어지며 브레지어 컵에 감싸인 가슴이 반쯤 튕겨나왔다.
그러자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눈이 그런 설이의 모습을 힐끗거리며 들여다 보았다. 이때까지도 하나같이 화보촬영하는 모델이 공원에 등장한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들이었다.
전전긍긍하는 설이였으나 별다른 대책이 없는 설이는 의뢰자가 자비를 베풀기만 기원할 뿐이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행동하기 바란다."
그때 설이의 귀에 양판대의 음성이 들렸다. 순간 설이는 긴장했다.
"지금부터 계속해서 네년에게 노출을 요구할 것이다. 알아들었으면 왼 손을 들어라!"
묵직한 양판대의 말에 설이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왼손을 들었다. 자신을 지배하는 광석의 요구로 공개된 음식점에서 노출은 물론 행위까지 했던 그녀였다. 고광석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였다.
긴장한 설이의 신체가 저절로 부르르 떨었다.
긴장한 설이의 신체가 저절로 부르르 떨었다.
"지금부터 내가 원하는 네 년의 노출은 속옷을 탈의하는 것이다."
여과되지 않은 양판대의 말에 설이의 모습은 눈에 띄게 경직되었다. 공원에서 가슴을 가리는 브래지어는 물론 팬티까지 탈의해야 한다는 절대자의 지시에 설이의 머리는 탈색되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자, 그래서 네년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겠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이어지는 양판대의 말에 설이는 귀를 모았다.
"그 자리에서 네년 스스로 부라자부터 벗을 수 있으면 오른 손을, 그렇지 않으면 도우미의 협조를 받기를 원하면 왼 손을 들어라!"
거침없는 양판대의 제안에 설이는 망설이다가 천천히 왼손을 들었다.
"벗겨달라? 그렇다면 남자가 벗겨 주기를 원하면 오른 손을, 여자가 벗겨주기를 원하면 왼 손을 들어라!"
사내가 원하는 결과는 하나였다. 설이가 노브래지어가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설이는 왼손을 들어야했다.
"그렇다면 결정되었다. 네년은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벤치에 앉은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결국 저 여자였어.
설이는 신문지를 은폐하여 자신을 관찰하는 벤치에 앉은 여자를 다시 보았다.
그때 기다렸다는 듯 신문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는 큼직한 선그라스 때문에 얼굴의 인상은 물론 표정마저 알 수 없었다.
사내의 지시에 설이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벤치에 앉은 정선미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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