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입생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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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러나 말이 없기 때문에 더 불안했다.
진이는 그저 조마조마 하기만 했다.
딱 걸린 것만 아니라면 어떻게 변명이라도 해보겠건만 변명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현은 진이의 허리를 꾹 꼬집었다.
지현이 보기에는 진이가 예진과 규리에게 이렇게 안전부절할 이유가 없었다.
저 두 선배가 마치 진이의 부인이라도 되는 양 눈에서 불길을 내뿜는 게 더 우스운 일이었다.
진이와 지현이 못할 짓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진이가 끽 소리 못하고 두 선배를 따라가고 있자 심통이 났다.
지현은 다시 한 번 진이의 허리를 꾹 꼬집었다.
심통이 나는 만큼 손가락에 과한 힘이 들어갔나 보다.
진이가 신음 소리는 못내고 펄쩍 뛰는 것이 느껴졌다.
‘고것 샘통이다.’
지현은 진이에게 혀를 쑥 내밀었다.
규리와 예진이 진이와 지현을 데리고 온 곳은 다름아닌 규리의 방이었다.
“애들한테 연락했지?.”
예진이 규리에게 말을 했다.
비디오방에서 진이를 본 뒤에 처음 꺼내는 말이었다.
진이는 흠칫했다.
“응, 좀 있으면 다 올꺼야.”
규리의 목소리도 가라앉아 있었다.
평상시의 지기 싫어하고 재기 넘치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진이야.”
예진선배가 차분한 목소리로 진이를 돌아보면서 불렀다.
그 목소리에도 힘은 없었다.
하는 수 없다는 체념의 느낌이 강했다.
“선택 한거야?”
예진이 턱 끝으로 지현을 가리키며 물었다.
진이는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아무도 없을 때 한번 즐길 요량이었다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진이는 지현을 돌아다 보았다.
지현도 진이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에 진이가 즐기기만 한 것이라고 대답한다면 분명히 상처 받을 것이었다.
진이는 예진을 다시 쳐다보았다.
만약에 지현이 좋다고 말한다면 상처받을 게 분명한 얼굴이었다.
진이는 어쩔 줄을 몰랐다. 양쪽 다 상처주고 싶진 않았다.
모두 다 같이 좋아하면 안되는 건가 싶었다.
예진누나는 예진 나름대로 좋았고, 지현은 지현 나름대로 좋았다.
규리도, 희연도, 민정도, 아영도 제각각의 매력이 있었다.
누가 더 좋고 누가 덜 좋은지 진이는 알 수가 없었다.
진이가 그렇게 대답을 못하고 있자 지현은 눈물이 핑 돌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은 사람이었다.
아니 자신에게는 모든 것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
자신이 진이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쯤은 지현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비디오방에서 그렇게 행동할 때는 진이가 각오를 한 것인 줄 알았다.
이런 상황이 오면 진이가 자신을 보호해 줄 줄 알았다.
그렇지 않다면 비디오방에서 자신의 처녀를 줄 생각은 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진이는 그만한 각오도 되어있지 않은 듯 보였다.
“니 생각을 듣고 싶은데. 정확히 사실만.”
예진의 목소리도 약간 갈라져 있었다.
“어차피 진이 너의 선택이잖아.”
규리가 옆에서 거들었다.
진이는 지현의 손목을 잡고 털썩 주저앉았다.
“술 좀 있어요?”
정말 술이 좀 필요했다.
간단한 술상이 차려지고 말없이 서로 술잔만 비웠다.
차가운 소주는 오늘따라 너무 잘 넘어갔다.
그러나 그 맛은 너무도 씁쓸했다.
어느 틈에 도착했는지 다른 선배들도 조용히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어떻게 전해 들었는지는 몰라도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진이와 지현, 예진, 규리는 말없이 계속 술을 넘기고만 있었다.
“지현인 참 예뻐요.”
이윽고 진이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왔다.
지현은 눈을 꼭 감았다. 더 듣고 싶지 않았다.
“저 지현이 많이 좋아해요.”
지현은 술상 아래로 진이의 손을 꼭 잡았다.
그러나 진이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근데 선배들도 좋아해요. 저 참 못됐죠?”
아무도 진이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지현의 손이 진이에게서 풀려났다.
진이는 다시 한잔 쭉 들이켰다.
“욕심이라고 생각하지만 다 좋아요. 그냥 그래요. 아직 누가 더 좋고 누가 덜 좋고 그런 일은 없을 꺼에요.”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지현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세어 나왔다.
“그렇게 이야기해서 기대하게 만들면 안 되는 거잖아.”
지현의 목소리는 울 것 같이 떨렸다.
아니 이미 울음이 섞여있었다.
“첨부터 좋아하게 만들면 안되는 거잖아. 흑..”
지현은 그대로 술상에 엎드렸다.
지현의 술잔이 진이 쪽으로 엎어져서 팽그르르 돌았다.
“선배들이 너한테 하는 짓도 모르면서.....”
울면서도 지현의 목소리는 계속 되었다.
“니가 선배들과 이미 잠자리 가진 거 다 알아.
선배들이 너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다 알아.
근데 그건 아니잖아.
그런 건 서로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
왜 이렇게 되도록 가만히 있는 건데?
왜 니가 선배들 장난감으로 지내야 하는 건데?“
진이는 멍하니 지현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혹시나 하던 문제였다.
사실 진이가 완전히 그 일을 모를 수는 없었다.
술 마시고 깨어보면 가끔 이상한 분비물이 그의 것에 말라붙어 있기도 했고,
가끔은 아직 덜마른 상태일 때도 있었다.
그냥 묻은 것이라고 보기에는 장소가 이상했고, 몽정이라고 보기에는 냄새가 달랐다.
그렇다면 그 범인이 될 사람은 선배들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냥 신경쓰지 않고 있었던 문제였다.
무슨 상관이 있으랴 싶었다.
그런데 지현이는 아니었나 보다.
자신의 그런 모습을 어느 틈에 봤나 보았다.
그것이 지현의 가슴속에서 쌓여온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한마디 말 못할 정도로 착한 애였다.
진이는 모두가 보고 있다는 사실을 다 잊었다.
그저 지현이를 달래주고 싶었다.
지현이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
진이가 지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끅끅 거리며 울고 있는 지현의 등을 쓸어주었다.
선배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진이는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울고 있는 지현의 등을 계속 쓸어주기만 했다.
갑자기 지현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진이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나로는 안 돼? 응? 나만 봐주면 안 돼?”
지현의 눈동자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지현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고는 길게 키스를 했다.
그리고 가만히 지현을 꼭 안았다.
지현은 한동안 가만히 진이의 품에 안겨 있었다.
진이의 품안에서 지현의 울음이 점차 가라앉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지현은 꼼지락 거리며 진이의 혁대를 풀기 시작했다.
“왜?”
진이는 지현의 행동을 막으면서 물어 보았다.
“마지막이니까. 그래도 너한테 주고 싶어서.”
지현은 진이의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다시 진이의 바지를 끌어 내렸다.
한꺼번에 팬티까지 잡고 끌어 내렸는지 그 녀석이 튕기듯이 튀어나왔다.
지현은 그 녀석을 꼭 붙잡았다.
“헉.”
진이의 입에서 헛바람 소리가 빠져나왔다.
지현은 그 녀석을 멍하니 붙잡고 있다가 몸을 아래로 숙였다.
“보지 마.”
갑자기 그 녀석이 따뜻한 느낌에 감싸였다.
할짝거리는 소리가 작게 방을 채웠다.
처음 느끼는 느낌이었다.
진이는 허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지현의 움직임은 결코 진이에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더 깊숙이 느끼고 싶었다.
지현은 열심히 진이의 것을 할짝였지만 경험이 없는 지현의 혀놀림은 그저 어린애 장난 같았다.
다만 그녀가 열심히 그의 것을 시중 들어준다는 느낌에 진이는 강하게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시선은 다른 곳에 두고 있었지만
어색한 혀놀림에도 점차 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마침 업드린 그녀의 둔부가 높게 솟아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가는 허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뭇 풍만한 엉덩이였다.
진이의 손길이 그리로 향했다.
진이가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르자 그녀는 흠칫 그의 것을 빨던 것을 멈추었다.
진이는 그녀를 끌어 올리며 자신의 아래로 눕혔다.
“후회 안 해?”
지현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이는 지현의 얼굴을 끌어당겨 긴 키스를 했다.
오만가지 생각이 깃든 키스였다.
지현은 자연스럽게 그런 진이의 키스를 받아주고 있었다.
지현이 키스에서도 그녀의 생각의 향기가 묻어나오고 있었다.
진이의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짭쪼름한 눈물이 키스에 섞여 들어왔다.
지현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키스에 합쳐지고 있었다.
진이는 가만히 지현의 옷을 하나씩 벗겼다.
입구 앞에서 부시럭대는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게 아직도 선배들은 밖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생각할까?]
진이는 잠시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은 지현이만을 생각해 주고 싶었다.
나중을 걱정하고 싶지 않았다.
진이의 손이 지현의 클리토리스 위를 스쳤다.
“음...”
지현의 입에서 아쉬운 신음 소리가 울렸다.
진이는 다시 진이의 클리토리스 주위를 아주 소중한 것처럼 원을 그리며 만졌다.
갑자기 지현이 진이의 손을 잡았다.
“그..그만.. 그냥 넣어줘.. 그러고 싶어.”
진이는 자신도 옷을 벗었다.
진이의 녀석은 커질대로 커져 있었다.
지현은 그 녀석을 잡고 자신의 구멍으로 이끌었다.
“또 이상한데 만질까봐.”
지현은 얼굴을 붉히며 속삭였다.
그런 지현이 너무 귀여웠다.
진이는 자신의 것을 그곳에 대면서 진이에게 다시 키스하기 시작했다.
귀두가 조금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아!”
그저 약간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지현은 움찔하면서 아파했다.
“아파?”
진이는 걱정이 돼서 얼른 빼고는 물어 보았다.
“아냐, 괜찮아. 다시 해줘.”
“응, 그럴게.”
진이는 다시 천천히 그것을 지현에게 밀어넣었다.
천천히 그것이 지현에게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들어가다 말고 진이의 것이 지현의 입구에 딱 걸려버렸다.
“더 안 들어 가겠는걸?”
“괜찮아, 그냥 해.”
지현은 입을 앙다물면서 힘겹게 대답했다.
무지 아픈 표정이었다.
진이는 다시 힘을 주어 그 녀석을 밀어넣기 시작했다.
그녀석이 큰 것이 이렇게 못마땅한 적이 없었다.
“악!”
지현의 큰 비명소리와 함께 갑자기 그 녀석이 쑥하고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밖에서도 갑자기 우당탕 거리는 소리가 났다.
진이와 지현은 아픔도 잊고 얼굴이 새빨개졌다.
“누나들 아직도 밖에 있나 보다.”
“어떻해..ㅜㅜ”
“그냥 하자. 뭐 어때.”
“힝~”
지현이 코맹맹이 소리로 진이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진이는 그런 지현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헝클어 뜨렸다.
완전히 내 것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너무 귀엽고 고마웠다.
“다 들어 온거지?”
지현이 진이에게 물었다.
왠지 진이의 것이 온전히 지현의 안에 들어왔다는 사실에 뿌듯해 하는 얼굴 표정이었다.
그러나 사실 아직 진이의 것이 다 들어 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진이는 차분하게 웃으며 대답은 하지 않고 지현에게 간단하게 키스했다.
그리고 조금 허리를 움직였다.
“아~!”
지현은 또다시 아픔의 비명을 질렀다.
어지간히도 아파하는 것 같았다.
진이는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진이가 움직이지 않자 지현이 말했다.
“괜찮아. 나 하고 싶어.”
“괜찮겠어?”
“참을 수 있어. 그리고 하고 싶어.”
“그래, 그럼.”
진이가 또다시 작게 움직였다.
지현은 눈을 꼭 감고 입술을 앙다물고 참고 있었다.
그러나 신음은 앙다물은 입술사이로 낮게 새어 나왔다.
기쁨의 신음이 아니라 아픔의 비명이라는 것을 진이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진이는 몇 번 움직이다가 그냥 몸을 빼고 지현의 옆에 누웠다.
뜨거운 곳에 들어있던 것이 밖으로 나오자 시원했다.
뭔가 비릿한 냄새가 방안에 감돌고 있었다.
피냄새였다.
진이의 것에서부터 주루륵 엉덩이 쪽으로 타고 흘러내리는 기분도 들었다.
“왜?”
지현은 진이가 그만하고 몸을 빼자 눈을 뜨고 진이에게 물어보았다.
“나 했어.”
“정말?”
“응.”
더 이상 아파하는 것을 차마 못 보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그저 했다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지현은 그 말을 믿는 눈치였다.
진이는 가만히 지현의 머리에 팔배개를 해주었다.
지현은 가만히 진이가 하자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있었다.
시계가 시간이 흐르는 소리를 들려주었지만
지현과 진이는 시간도 잊고 그렇게 한동안 같이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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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이 휴학했다는 것은 동기들 입을 통해서 전해 들었다.
지현과 가장 가까웠던 진이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는 것이었는데
진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진이는 자괴감 때문에 한동안 아무와도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선배들도 진이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희연의 방에도 가지 않았고, 과방에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수업과 집만 왔다갔다 하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갔고, 무더운 바람이 달력의 옷을 한 장 뒤로 넘겨놓았다.
“진이야~”
마지막 기말 시험을 마치고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누군가 진이를 불렀다.
진이는 돌아보지도 않고 아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목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봉인해 놨던 둑이 터지는 것처럼 다들의 얼굴이 눈앞에 지나가는 것 같았다.
누나들 중에 가장 편한 것이 희연이라면 왠지 살갑게 대해주는 것은 아영이었다.
항상 어색해 하는 민정과 터프한 척하는 예진,
그리고 왠지 가장 신체접촉이 잦은 규리.
그들이 한꺼번에 진이를 향해 웃는 느낌이 들었다.
진이는 못들은 채 발걸음을 빨리했다.
그들을 볼 낯이 없었다.
“진이야~!”
다시 그 목소리가 진이를 불렀다.
뛰어서 쫓아오는지 헐떡이는 숨소리가 섞여있었다.
진이는 그제야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돌아볼 용기가 없었다.
“진이야~”
아영이 힘든지 헥헥 거리며 진이의 등을 탁하고 쳤다.
진이는 숨을 한 번 고르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영 누나, 오랜만이에요^^”
“뭔 발걸음이 그렇게 빨라? 너 쫓아오다가 숨넘어가겠다.”
“제가 원래 축지법에 달인이잖아요^^”
“언제부터 발걸음이 빨랐다고. 췌~”
“근데 무슨 일이에요?”
“일이 있어야 너를 부르니?”
“그런 건 아니지만...”
“오늘 너 시험도 다 끝나고 종강이라면서.”
“뭐 그렇긴 한데요....”
“안 바쁘지?”
“에...”
“바쁜 척 하지 말고 희연이네 가자.”
“그게...”
진이는 아직도 누나들을 만날 자신이 없었다.
“다들 너 기다리고 있어.”
“음, 그게...”
“자, 고고~!”
“에~~~”
진이는 못이기는 척 따라나섰다.
사실 이렇게 끌려가는 것을 원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항상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죄책감이 진이의 안에 남아있는 한
그들의 얼굴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런만큼 성큼 어려운 걸음을 해준 아영이 너무 고마웠다.
그녀에게도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쯤은 아무리 눈치없는 진이라도 알 수가 있었다.
과연 희연의 집에는 4명이 바글바글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오~ 진이 왔구나?”
규리가 먼저 진이를 알아보고 한달음에 진이에게 다가왔다.
(어차피 방에서 현관까지 2-3걸음 밖에 되지 않는다.)
“누나들도 안녕하셨어요?”
“한달 내내 기다리게 하더니 인사는 잘하네.”
역시 예진이 입바른 소리를 툭 내뱉었다.
그러자 다른 누나들의 사나운 눈길이 예진에게 날아들었다.
예진은 그 눈빛에 어머 뜨거워라 하는 표정으로 얼른 말을 바꿨다.
“그래, 잘왔다 잘왔어.”
진이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들은 자신을 걱정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이었다.
지현과 그렇게 되었어도 이들에게는 아픈 척, 힘든 척 해도 되었으리라.
하지만 진이가 그렇게 하기에는 자아가 너무 강했다.
남에게 제정신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싫었고,
특히나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더욱 싫었다.
진이가 희연의 방에 도착한 것은 술 마시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그러나 모두의 얼굴을 보자 역시 술이 필요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약간의 술기운은 모든 뻘쭘함을 녹이는 최고의 융해제인 것이다.
다들 내심 같은 생각이었는지 술을 찾았다.
그러나 점심 때부터 문을 연 술집이 있을 리도 없고 해서
결국 가면서 술을 사기로 하고 넓은 규리의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술은 지나버린 시간만큼이나 빠르게 없어졌다.
평소라면 낮술이기 때문에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마셨을 테지만
속에 쌓인 이야기는 더 취할 것을 명령했다.
모두들 지현의 이름은 꺼내지 않았지만
지현의 일이 모두에게 부담되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의 이야기는 종종 중간에서 멈춰지기 일쑤였다.
지난 한 달간 뭐했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이가 없었다.
다들 깊은 고민에 허우적대며 집과 수업만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했었기 때문이었다.
진이는 모르겠지만 그날 이후 여자들끼리도 이렇게 다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학기 내내 뭔가에 홀려있다가 지현이 울면서 ‘이건 아니잖아.’라고 하던 목소리가
그 최면을 깨뜨려 버린 기분이었다.
“그래도 난 진이가 좋아.”
한참 다른 이야기로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를 갑자기 깬 것은 민정이었다.
오늘따라 술을 빠르게 마신다 싶더니 벌써 취한 듯한 얼굴이었다.
“나... 나두!”
희연도 지지 않겠다는 듯이 나섰다.
술기운인지 몰라도 더 이상 붉어질 수 없을 만큼 얼굴은 빨개져 있었다.
진이도 이러한 고백에 얼굴이 붉어졌다.
이미 좋아한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직접 입으로 듣는 것은 또다른 의미가 있었다.
“그게 그동안 생각해봤던 결론이야?”
예진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전 포기 못해요.”
“다들 그래?”
“네.”, “네.”
아영과 희연이 각각 대답했다.
예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도로 원점이네.”
“진이 너는 아직도 선택 못했고?”
규리가 화살을 진이에게 돌렸다.
“........”
진이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긴 침묵이 방안을 감쌌다.
그리고는 진이 옆에 가서 털썩 앉았다.
모두의 시선이 규리에게 집중되었다.
규리는 그대로 진이를 덥쳐 누르며 키스하기 시작했다.
진한 키스가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 규리는 키스를 하면서 진이의 허리띠를 풀기 시작했다.
진이의 까만색 보디가드 팬티가 밖으로 나왔다.
규리의 손은 그 팬티 안으로 뱀처럼 기어 들어갔다.
“헉!”
진이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뒤로 물러섰다.
“왜?”
“나도 포기 못하겠거든. ^^”
규리의 입가에 야한 미소가 흘렀다.
마치 원초적 본능에 나오는 샤론스톤과 같은 미소였다.
규리의 손이 천천히 아래위로 움직였다.
진이의 물건이 점차 힘을 내기 시작했다.
“잠...잠시만요.”
진이는 규리의 손을 치우며 벌떡 일어났다.
바지가 아래로 흘려 내려가는 것을 간신히 손으로 잡았다.
그러나 이미 커진 진이의 물건은 그 머리를 팬티사이로 내보이고 있었다.
“전 아직 마음의 준비가...”
“날 부끄럽게 할꺼야?”
규리가 비음섞인 목소리로 진이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는 다시 진이에게 다가와 진이의 손을 치웠다.
간신히 잡고 있던 진이의 바지가 주르륵 아래로 떨어졌다.
규리는 진이의 팬티를 치우며 진이의 물건을 입안으로 보듬었다.
진이는 따뜻하고 물컹한 감각에 다리에 힘이 빠져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나 물건이 규리의 입에서 빠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규리가 진이의 물건을 빠는 소리가 부끄럽게 방안에 울렸다.
다른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시선에 진이의 감각이 배가 되었다.
아랫배가 뿌듯해져 왔다.
쾌감이 온몸에 퍼지기 시작했다.
“아, 누나.”
진이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진이의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감각이 모두 자신의 물건에 집중되는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이 보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이율배반적인 쾌감을 주고 있었다.
허리가 절로 들썩였다.
그때였다.
다른 손이 진이의 티셔츠를 위로 밀어 올렸다.
그리고 진이의 젖꼭지를 따뜻하게 감싸는 느낌이 들었다.
진이는 눈을 떴다.
예진이었다.
진이는 예진의 머리를 가슴에 꼭 안았다.
“아흑.”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신음소리가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어차피 이것이 처음은 아니라고 했다.
아니 자신이 술에 취했을 때 몇 번이고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신이 있을 때는 처음이었다.
진이의 온몸이 긴장으로 팽팽해지고 있었다. 곧 쌀 것 같았다.
“아, 그...그만.”
진이는 비명을 지르듯이 말했다.
그러나 규리와 예진은 전혀 멈출 생각이 없었다.
결국 진이는 튕기듯이 규리의 입안에서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지현과의 행위 이후에 오늘까지 참고 참았던 것이었다.
양이 적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규리는 눈쌀하나 찌푸리지 않고
그것을 한방울이라도 놓칠 새라 입안에 다 받아 주었다.
그리고 예진이 규리에게 휴지를 건넸으나 규리는 그것을 받지 않고 정액을 그대로 삼켰다.
“괜찮아?”
“응, 진이꺼니까.”
진이는 그 대화를 들으며 가슴이 뿌듯했다.
그랬다. 이미 자신의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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