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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의 덫(외전, 새신부의 비애)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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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001 회 작성일 24-02-23 08: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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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의 덫(외전)신부의 비애-에필로그

‘뭔가 이상해!’

자칫 시간이 늦을까봐 몹시도 부산하게 허둥거렸던 고광태였다. 자신이 목숨처럼 사랑했던 여자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이역만리에서 처음 들었을 때는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지는 비통한 마음에 밤새 울었다. 그러나 꼭 한 번 보고 싶은 열망과 진심으로 사랑했던 설이가 그래도 행복해져야 한다는 자신의 믿음을 전달하고 싶어 멀고 먼 이국땅에서 불야불야 건너온 고광태였다. 그러나 자칫 흥분하여 자신의 순수하고 진심어린 마음이 폄훼될까봐 손 수건으로 범벅이 된 땀을 씻으며 마음을 다잡는 고광태의 눈은 점차 침착해졌다.

‘설이야, 행복해야한다.’

고광태는 짐짓 마음을 진정시킨다음 신부의 뒷모습을 향해 나지막이 주문을 외웠다. 이윽고 자세를 바로하며 찬찬하게 새 신부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마침 식장의 입구에서 보이는 신부의 모습은 뒷 모습만 보이고, 전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눈을 가져간 순간 신부의 앞 모습이 크게 클로즈업되었다.
거대하고 선명한 화질 탓에 고개를 깊게 숙인 신부화장이 잘 어울리는 새신부 설이의 얼굴이 커다랗게 클로즈업 되는 순간 백설같은 솜털의 모공까지 생생하게 보였다.

‘아!’

눈부신 신부의 모습에 식장의 하객들은 물론 광태의 입도 쩍벌어지며 감탄성을 절로 토했다. 면사포와 잘 어울리는 윤기 흐르는 머리칼은 어깨를 덮고, 고개를 숙여 백옥같은 기다란 모가지에 이어 파격적으로 드러난 양 가슴의 깊게 파인 굴곡의 음영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티하나 없는 뽀얀 젖살에 시선이 모아졌다. 신부의 내려뜬 축축한 눈가에 자리잡은 긴 속눈섭과 조각처럼 깍은 콧등, 그리고 핑크빛으로 젖은 앵두같은 입술과 군더더기 하나없는 갸름한 턱선은 그야말로 천사가 하강한 듯 보였다.

‘아! 서, 설이야!’

조명은 신부화장이 환상적인 신부의 얼굴에 집중되었다가 서서히 순백의 새하얀 웨딩드레스의 신부의 전신 모습을 훑었다. 순간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고스란히 투과하여 노출되는 새신부 설이의 신체에 광태의 눈은 부릅떠졌다. 백옥같은 신부의 몸매가 S자의 굴곡 그대로 실루엣으로 드러나는 광경에 광태는 경악했다. 웨딩드레스 안에 드러나는 신부의 상반신은 하얀 브래지어 이외의 속옷은 괄찰되지 않았다. 더구나 하체를 가리는 속옷은? 광태는 숨이 가빠졌다.
면사포가 흔들리는 순간 고스란히 드러나는 정조대에 착용된 탐스러운 둔부, 누리끼리한 정조대는 T백의 팬티처럼 풍만한 히프를 수직으로 가로질러 외설적으로 구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시 조명이 신부의 앞모습으로 이동한 순간 뽀시시한 신부의 목덜미가 붉어지며 기다란 속눈섭들이 파르르 떨면서 으스러져라 입술을 앙다무는 모습에 기어코 광태를 흥분하게 했다.

‘허헉! 서, 설이야!’

그러나 접입가경이었다.
그때 침까지 흘리며 음침한 표정으로 전면의 화면을 주시하던 고광석이 희미한 조명에 의지해  리모콘의 버튼을 다시 한 번 조작했다.

"서, 설이야!"

분명하게 보이는 신부의 자연스럽지 못한 관능적인 신체에 이어 갑자기 비틀대는 걸음, 비명을 토한 광태의 눈이 재빨리 객석의 반응부터 살폈다. 다행히 하객들은 신부가 긴장한 탓으로 돌리는 듯 대부분 의문의 눈빛을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어! 혀, 형이?"

광태의 눈이 원탁의 객석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광석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때 광태의 눈에 비친 광석의 험악한 얼굴에 스치는 가학적인 표정을 분명히 보았다. 광태는 천하의 인간말종으로 집 안에서도 인정하지 않는 이복형이 왜 이곳에 있는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아 놀란 눈을 풀지 않았다. 신부가 준모의 손에 의해 신랑측에게 인계되는 와중에 리모콘의 버튼을 -강, 약 교대로-로 조작한 상태에서 막 -강하게-로 작동하는 딜도, 설이의 상체는 순간 휘청대며 쓰러졌다.

"어어!"

놀란 준모가 순간 재치있게 신부의 허리를 한 손으로 부축해 때마침 가까이 다가온 신랑에게 인계했다.
신랑 정태화는 준모가 그랬듯이 설이의 잘록한 허리에 손을 둘러 부축해 단상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제멋대로 맹렬하게 자극하는 딜도에 필사적을 맞서는 신부의 인내는 경이롭기 이를데 없었다.

‘아니 저건 뭐야? 리모콘? 그렇다면 형이? 설이네 집안을 풍지 박살 낸 주인공이 바로 저 새끼였단 말야?’

광태는 천하의 패륜아인 광석이 부녀자 납치 및 유괴, 감금, 강간 등의 폭력행위로 현장에서 체포되어 징역형을 산 전과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피해의 당사자들이 설이네 가정이라고는 바로전까지만해도 생각하지 못했다.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탓이었다. 재빠르게 염두를 굴리며 광태는 광석을 향해 서슴없이 다가갔다.

"아!"

이때 설이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초인적인 의지로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딜도가 제멋대로 수축하고 팽창하기를 반복하는 자극에 맞서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지만 머리까지 타오르는 본능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아흑! 이..이.......’

질벽을 헤집으며 무자비하게 유린하는 딜도는 거칠것이 없었다. 성능이 좋은 딜도는 진동과 함께 앞 뒤로도 움직이고 때로는 회전까지 하자 설이의 신경은 온통 사타구니에 쏠렸다. 더구나 가슴의 정점인 유두에 전달되는 전류도 감당하기 힘들었다. 찌릿거리며 엄청난 자극이 더해져 저절로 손이 자꾸 가슴으로 올라가려하자 설이는 절망감에 휩싸였다.
설이가 기대하는 것은 어서 빨리 식이 끝나기를 간절하게 소원했다.

‘아 ...아윽! 아흑! 이..이..이..이걸..어째?’

설이는 신음성을 삼키며 근엄한 주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윽고 시작된 주례의 주례사는 10분이 지나고 20분이 되도록 끝마칠 조짐이 안 보이고 그때쯤 설이는 눈동자의 동자까지 풀려 앞의 정경이 어릿어릿하게 보였다.

‘하아! 하아! 이..이...이.. 하아! 하아! 하아!.....’

설이의 은밀한 부분에서는 마침내 이성적인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애액이 벌컥거리며 분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페닉에 이른 상태에서도 황급히 부케를 사타구니에 밀착해 드레스를 가렸으나 안심이 되지 않았다. 계속하여 딜도가 작동한다면 아무리 초인적인 인내력을 가진 설이라도 이성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한편 그시각 예식장 주차장에 진입하는 화물차가 있었다.
화물차의 적재함에는 화환들이 실려있어 결혼식이 끝난 예식장을 돌며 재활용을 하기 위한 화환을 전문적으로 수거하는 차량으로 보였다.

"너무 일찍 왔군."

화물차운전석의 창문을 내리며 담배를 입에 꼬나 무는 사내의 얼굴은 꼬불거리는 노랑머리칼의 세모꼴의 두상에 길고 가늘게 뜬 눈과 뻐드렁니의 혐오스런 인상의 사내였다.

같은 시각, 고광석에게 다가서는 고광태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목숨처럼 사랑했던 설이를 위한 일이라면 어떤일이든지 감수할 수있는 광태의 의식이었다.

"씨팔, 뭐하는 짓이야?"

흡사 포효하듯 광석을 향해 내뱉는 광태의 음성에는 살기마저 감돌았다.

"뭐? 이런, 싸가지 없는 놈! 이리나와 개새끼야."

처음부터 기세에 있어 한치도 지지 않겠다는 자세로 광석은 자신에게 다가서는 광태를 향해 으르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며 미리 봐 두었던 원탁위의 나이프를 슬그머니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그러나 광태 역시 천하의 인간말종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광석에게 응징을 하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숨기지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하아! 하아! 이..이...이.. 하아! 하아! 하아!.....’

광태와 광석이 대치하고 있는 그시간에도 장내에는 여전히 식은 계속되고 있었다.
고광석의 손에 의해 비부에 강제로 삽입된 딜도로 무참하게 유린당하는 새신부 설이의 능욕은 계속되고 있었다. 설이는 연신 바르르 떨며 얼른 식이 끝나기를 기원했지만 그러나 야속하게도 주례사는 장황하기만했다.

"...특히 신부 강설이양은 아까도 하객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명문의 대학교를 졸업한 수재출신인데다 현재 모고등학교에서 교육을 책임진 교사의 신분으로.....미래의 우리나라 교육을..."

결국 요지는 뻔하고 상투적인 주례사였다. 그러나 주례 역시 평생 교육자의 외길을 걸은 학자 답게 근엄한 주례사는 멈출 것 같으면서도 쉽게 끝이 나지 않았다.

‘하악!....하윽!...으윽!...학!’

설이는 필사적인 인내력으로 신음성을 삼켰으나 이제는 애액이 흘러 넘쳐 앞 뒤로 왕복하고 있는 딜도의 추잡한 마찰소리가 자신의 귀에도 분명히 들렸다.

‘찔적’ ‘찔적’‘찔적’ ‘찔적’‘찔적’ ‘찔적’...
‘하아! 하아! 이..이...이.. 하아! 하아! 하아!.....’

설이는 부들거리는 두 다리를 의지해 간신히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다다라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그 시간 광석의 뒤를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간 광태는 분노에 억눌린 음성으로 광석을 향해 일갈했다.

"콩밥 먹고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뻔뻔한 짓을 계속 하는 거지?"
"이런 개새끼, 너 그렇잖아도 잘 걸렸다."

광석 역시 배다른 이복동생인 광태에게 평소 품고있던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광석의 의식에는 광태의 모친인 계모 때문에 자신의 모친이 홧병으로 죽었다고 여기고 있었다. 따라서 계모나 광태나, 자신의 인생에서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인간들로 애초부터 구분된 두 사람이었던 것이다.

‘타닥’ ‘탁’
‘퍼버벅’ ‘퍽’

둘이 성격은 판이 했지만 피가 섞였다고 그래도 외모에서 비슷하게 닮은 각진 얼굴에 단추 구멍처럼 작은 두 사람의 눈에서 시퍼런 한광이 뿜어졌다다. 순간 두 사람의 신체가 거의 동시에 공중을 향해 도약했다. 서로 필사의 응징을 하겠다는 광석이나 광태의 무술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자들이었다.

‘탁’‘타다다닥’
"어라! 저게 누구야?"

그때였다. 화물차에 앉아 무료하게 결혼식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가늘게 찢어진 사내의 눈이 놀라 부릅떠졌다.

"우, 위원장님!"

가재미 눈처럼 찢어진 사내의 회색빛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주차장의 통로에서 대치한 두 사람이 공중을 날며 상대방에게 필살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전력을 쏟는 모습이 들어왔던 것이다.

"하하! 오늘 내 그 못된 짓을~ 하~아! 다신 못하게 할거야!"
‘타닥’ ‘탁’
"흥, 하아아~! 개, 개새끼 하아~! 어따대고 지랄이야."
‘퍼버벅’ ‘퍽’

상대방의 기세를 제압하는 한편 숨을 가뿌게 몰아 쉬며 두 사람은 거리를 좁힌다 싶은 순간 또 다시 공중으로 도약했다.
화물차 운전석에서 관전하는 사내의 눈에 이내 두 사람의 격전의 우열이 눈에 들어왔다. 광석의 열세가 분명해진 것이 보였던 것이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은데다 오랫동안의 감옥에서의 수형기간, 그리고 절제되지 않은 방탕한 생활로 허송한 광석에 비해 평소 운동을 습관화한 광태의 실력과는 애초 비교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태권도, 유도, 합기도등을 유치원때 부터 고루 익힌 자신의 격투기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바닥에 착지하는대로 광태는 또다시 비호처럼 도약하여 오른발을 180도 일자로 펴 광석의 턱을 향해 가격하였다.

‘타닥’ ‘탁’
"아악!"
‘퍼버벅’ ‘퍽’

화물차 운전석의 사내가 광태의 멋진 폼을 관찰할 사이도 없이 광석의 턱에 광태의 오른발이 작렬하자 광석의 커다란 신체는 실 끊어진 연처럼 주차장의 통로를 청소하듯 주르륵 쓸면서 구석까지 밀려나 기둥으로 쳐박히는 모습이 보였다.

‘타닥’ ‘탁’
‘퍼버벅’ ‘퍽’
"악! 헉!"

전광석화처럼 순신간에 벌어진 장내의 상황에 화물차 운전사는 넋을 잃으며 입을 쩌억 벌렸다.
그러나 이내 장내를 이해하려고 간신히 눈을 껌벅이는 순간 바닥에 쓰러진 광석이 비틀대며 일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흥, 하아~! 개, 개새끼 하아~! 씨팔놈! 주, 죽여버릴거야."

광태의 필살의 일격에 입가에 선혈이 낭자한 가운데서도 천하가 알아주는 건달답게  광석의 의지도 대단했다. 광태와 거리를 좁히며 다시 대치하는 눈빛은 새파란 독기가 지독하여 보는 사람을 섬찢하게했다.

"이야압!"
‘파바박’
‘타아앗!’
‘파아악’

다시 또 두 사람은 지면을 박차며 흡사 표범처럼 공중으로 도약하여 순식간에 일합을 겨루었다. 바로 전의 대결에서 손해를 많이 본 광석이 이번에는 수비에 치중하며 호시탐탐 공격기회를 노리다가 이내 사생결단을 하고야 말겠다는 듯 또 다시 공중으로 뛰어 오르며 광태의 안면을 향해 공중에서 주먹을 내질렀다.

"이얍!"
‘타아앗!’

어느새 두사람은 어지럽게 얽히며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하며 맹수들처럼 눈빛을 빛낸 채 호시탐탐 상대방의 허실을 탐지하며 대치한 채 빙빙돌았다. 그때 비로소 정신을 차린 화물차 운전자의 입이 야비하게 비틀어졌다.

"씨불,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저 새끼를 그냥..."

이내 마음을 정한 사내는 화물차에서 조심스레 내려섰다.
홀쭉하고 작달막한 사내의 손에는 묵직한 스패너가 쥐어져 있었다. 한편 장내의 상황은 긴박하기 이를데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었다.
지금 막 자신의 안면을 향해 재차 정권으로 공격을 시도한 광석의 주먹을 기민하게 피하며 광태가 공중으로 도약하며 일자로 쭉뻗은 두 발 앞차기는 현란하기 그지 없었다. 광태의 묵직한 공격에 정통으로 다시 한 번 명치를 가격당하고 비명을 지르며 또 다시 바닥으로 널부러지는 광석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기계체조선수가 텀블링을 하듯 공중에서 한바퀴돌아 가볍게 바닥에 착지하는 광태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는 이내 마지막 마무리를 하기 위해 광태가 광석에게 다가설 때였다.

"이야압!"
‘파박’
"아악!"

광태의 뒤를 향해 다가간 화물차 사내의 손에 들린 스패너가 천장을 향해 번쩍 들렸다가 광태의 오른쪽 어깨를 사정없이 무자비하게 가격했다.
그 순간 광태는 외마디 비명을 터뜨리며 이미 쓰러진 광석의 몸을 향해 널부러지고,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던 광석의 손에 들린 나이프가 광석의 가슴을 전광석화처럼 찔렀다.

"아악!"

광석이 내지른 힘과 쓰러지는 힘이 결합하여 광석의 손에 들린 나이프는 손잡이까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태의 가슴에 깊숙히 박혀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순간 장내는 갑자기 적막감에 싸였다.

"헉! 내, 내가 과, 광태를~"

페닉상태에 빠진 광석은 안절부절 못하며 허둥거렸다.
평소 냉혹했던 광석의 얼굴은 자신과 광태의 피로 씨뻘개져 악귀가 따로 없었다. 비틀거리며 바닥에서 일어난 광석은 자신을 향해 가까이 다가서는 화물차 운전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밀어 넘어 뜨리며 열려진 화물차에 재빨리 올라탔다. 이내 시동을 건 광석은 가속기를 힘껏 밟았다.  

‘부르릉’
"아악!"

이미 이성을 잃어 공황상태에 빠진 광석의 화물차의 바퀴는 바닥을 손으로 짚으며 막 일어서려던 화물차 사내의 오른팔을 타고 넘어 버렸다. 화물차에 오른팔을 치인 사내의 비명소리가 장내에 가득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광석이 모는 화물차는 쏜살같이 밖을 향해 내달렸다.

한편, 주차장에서 벌어진 처참한 상황과 달리 결혼식은 막바지로 가고 있었다.
마침내 사회자의 마이크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이상으로 주례님의 훌륭하신 주례사가 계셨고 다음은 ...신랑신부 맞절이 있겠습니다."

그러나 사회자의 음성이 마이크를 타고 장내에 울려 퍼졌지만 이제 신부의 의지대로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설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거의 필사적으로 입술을 깨물며 참았지만 본능적으로 육체에서 반응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마침내 딜도의 움직임과 함께 울컥 울컥하고 애액을 토하여 스타킹을 타고 종아리로 흐르고 있는 느른한 애액이 드디어 마루에 떨어지는 참담한 상황이었다. 유심히 신부를 관찰 한다면 추잡한 신부의 상태를 누구라도 간파할 정도가 돼 버린 것이다.
참담한 심경에 하얗게 질린 설이는 신랑의 팔에 상체를 지지한 채 또 다시 휘청거렸다.

"어, 언니가 빈혈이 있는 것 같아요!."

심상치 않은 새신부 설이의 모습에 안절부절 못하며 살펴보던 동생 송이가 재빨리 앞으로 나서는 시의적절한 행동에 행사는 잠깐 중지되었다.

"언니 괜찮아?"
"소, 송이야! 화, 화장실을...."

장내의 하객들이 당황하고 우려하는 시선을 감당하며 동생 송이에게 의지해 화장실을 찾는 능욕당하는 신부의 모습은 결코 예사로 보기 힘든 광경임이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장래 또 다른 준비되지 않은 능욕의 시초이기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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