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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와의 조우-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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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230 회 작성일 24-02-22 20: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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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새벽, 포크레인 기사에게 부탁해서 차를 안전한 하게 견인했지만, 그 과정에 뒷 범퍼가 찌그려졌습니다. 안 좋은 일은 연달아 일어나는 법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맞아요. 아스팔트에서 밤을 보내서 몸이 쑤시고. 배는 고픈데... 늦는다고. 은사님에게 전화할까? 괜찮겠지. 앞으로 한 시간 반 정도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 아슬아슬 하겠군... 하며 차를 몰았습니다.
 한 10분쯤 몰았을까? 그러고 보니 사흘 전 쯤 먹다 남긴 초콜릿 생각이 났습니다. 여기 어디 있을 텐데... 운전하며 조수석 서랍에 손을 넣고 찾는데 갑자기 곁눈질에 사람형태가 나타났습니다. 잽싸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쿵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이 사라지고 타이어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멈쳤지요. 숨을 헐떡이며 왜 내 인생은 이렇게 꼬이는 거야?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빽밀러 뒤로 쓰러진 사람이 보이자 문을 열고 뛰쳐나갔지요. 쓰러진 사람에게 가보니 찢어지고 흙투성이인 잠바를 입고 아랫도리는, 홀딱 벗은 상태였습니다. 그녀의 오른쪽 정강이 중간부분이 푸른색으로 변하여 조금 부풀에 있었고요. 이곳을 부딧쳤군. 다른 부위에 다친 부분은 없나 하며 잠바를 벌리자 그 안엔 아무 옷도 없었습니다. 브래지어나 팬티도 없는 알몸이었지요. 다만 눈길이 닿는 게 허파사이 명치로부터 배꼽을 지나 groin(사타구니)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 금(마치 수술자국같은)이 나있었습니다. 이게 뭐지? 이런 칼자국은 본적이 없는데?
 정강이 빼면, 몸 앞쪽엔 외상이 없어, 등 쪽을 다쳤거나 내부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어 우선 의식을 살펴보려 눈꺼풀을 들어 올리려고 손을 뻗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그녀가 내 손목을 붙잡았습니다. 눈을 마주치기 싫은 건지 왼손으로 살짝 눈을 가리고 서툰 우리말로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그냥 가셔도 돼요."
 그러면서 일어나려 상체를 굽혔습니다. 저는 버럭 소리를 질렸습니다.
 "전 의사입니다. 의사 말을 들으셔요. 움직이지 말고 누워 있으세요. 구급차를 부를 테니깐."
 양복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려고 했는데 그녀는 더더욱 제 팔목을 아프도록 붙잡았습니다.
 "제발 부탁이에요. 구급차 부르지 마세요. 병원에 데려가지 마세요."
 그러면서 제 손등을 얼굴에 대고 울 먹어 댔습니다.


 보통 한국사람들은 기본상식 없기로 유명하기까지 하죠. 그중 하나가 교통사고 당한 부상자를 무턱대고 병원에 데려가는 짓입니다. 교통사고 당했을 때는 병원에 데려가지 말고 안전한 구급차가 올 때까지 그냥 놔 둬야 해요. 교통사고의 피해자는 정작 사고 자체보다 어설픈 이동 때문에 더 큰 피해가 생긴답니다. 제가 병원에서 근무할 때도 그런 사람들이 간간이 있어서 충분히 치유가 가능한 것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남긴답니다. 아마 구급차가 올 때까지 못 기다리겠다는 한국사람 특유의 성질 급함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 때 전 원칙을 무시하고 그녀를 제 차로 이송하기로 맘먹었습니다. 내가 고통사고를 내 사람이라 차체에 온 충격으로 감 잡으니 아주 심각한 충돌은 아닌 듯 했습니다. 물론 그런 판단은 금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충돌의 크기가 아닌 충돌의 내용이니깐. 그러나 내 자신이 의사라는 자만심도 좀 있었고. 길가에 잠바만 입은 벌거벗은 여자이니 어쩌면 불법감금에서 탈출했다든가 하는 어떤 사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도 들었고... 그런 범죄현장의 피해자들은 심리상태를 무시하면 자해를 벌이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나 솔직히 판단해보건 데 여자가 눈물로 부탁하는 게 제 평생에 그 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인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유혹에 이기지 못한거죠.
 전 제 차 트렁크에서 응급상자를 꺼냈습니다. 길가에 적당한 나뭇가지를 꺾어 다리에 부목을 대고 다른 부위에 피해가 있는지 등을 조심이 매만지고. 차 뒷좌석으로 옮겨 눕게 한 뒤 차를 출발했습니다.
 우선 은사님에게 내일 아침에 방문하겠다고 전화를 하자 수화기에서 종알대는 잔소리. 변명없이 죄송합니다.로 일관했습니다. 통화 끝나고 백미러로 뒷좌석에 눈을 감고 누워 있는 그녀를 보았습니다. 의사인지라 여자 알몸은 질리도록 봤지만, 시신의 알몸과 환자의 알몸과 타인의 알몸은 느낌이 다릅니다. 이렇게 뒷좌석에 태우고 가는 여자를 보니 비소소 환자라기보다 타인으로 느껴지고, 그 알몸이 조금씩 떠올랐습니다. 흙이 좀 이 곳 저 곳 묻긴 했지만 아주 깨끗한 하얀 피부, 그렇다고 백인종의 피부는 아니였고, 늘씬한 몸매, 그리고 윤기 나는 아주 검은 머리카락이 허리 아래에 닿을 정도로 길었습니다. 얼굴 골격은 혼혈인처럼 조금 달랐고. 다만 유방이 A컵이랄까? 납작했습니다. 그 상황을 보니 아마도 불법 감금되어 인형처럼 길러진 범죄피해자일거라고 행각하였습니다. 다만 그 때 이해 못한 것은 배에 난 수술자국. 혹 불법시술이나 인체실험을 당한 건 아니겠지... 말을 시켜 보자.
 "자고있어요?"
 "아니에요."
 "그 옷은 어디서 났어요?"
 "강가에 쌓인 쓰레기더미와 함께 나무에 걸쳐져 있는걸 입었어요."
 생뚱맞게 왠 잠바얘기를 꺼냈지? 우선 휴게소가 나타나면 티셔츠나 트레이닝복을 사야겠군.
 "배고프지 않나요? 초콜릿이라도 드릴까요?"
 기다렸다는 듯이 "예!"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먹던 것이라도 일단 괜찮겠지 하여 조수석에서 초콜릿을 꺼냈습니다. 은박지로 잘 싸 놓긴 했지만 조금 눅눅해졌습니다. 괜히 말 꺼냈나, 이걸 주면 기분상하지 않을까?하며 생각했지만 그녀가 손을 내미는 통에 초콜릿을 건네주었습니다. 그녀가 초콜릿을 먹는 모습을 보며 중요한 걸 빼먹었구나 하고 깨닳았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뭔가요?"
 "미리, 미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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