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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초삽십육결~~3장 무예 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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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97 회 작성일 24-02-22 19: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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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장  무예 겨루기


 



 그러자 그 황소는 쿵하니 땅바닥에 쓰러졌다.


 

 "하하! 정말 효과가 있군! 너희 짐승들은 금후 감히 버르장버리 없이 놀지 못할 것이다."

 

 말이 끝나자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산동굴로 달려들어가 영웅이 되는 거창한 꿈을 꾸게 되었다.

 

 이튿날 진시(오전7-9시) 말쯤 되었을 때 뚱보 소년은 과연 싱글벙글 웃으며 약속대로 찾아왔다.

 

 가석은 그의 옷이 새것이고 또 화려한 것을 보자 크게 질투심이 복받쳤다.

 

 "빌어먹을! 싸움을 하러 오면서도 새옷을 입다니, 나중에 내가 그 새옷을 모조리 찢어 주겠다. 그런데도 네가

 

신이 나는지 두고 보겠다."

 

 그리고 큰소리를 내지르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뚱보는 호통을 내질렀다.

 

 "좋았어!"

 

 그리고 가석의 두 팔을 잡더니 오른발을 옆으로 쓸어쳐 왔다.

 

 가석은 그대로 서 있지 못하고 흔들흔들하더니 쓰러지게 되었고 그 바람에 뚱보 역시 쓰러지게 되었다.

 

 가석은 훌떡(빠르게 또는 남김없이 ) 몸을 굴려서는 뚱보 소년의 등 위로 올라탔다.

 

 그리고는 화태화가 가르친 방법으로 즉시 손을 뻗쳐서는 뚱보소년의 뒤허리께 혈도를 움켜잡으려 들었다.

 

 그러나 그는 혈도를 때리고 잡는 재간은 연마하지 않았으니 어찌 그 혈도가 단 한 번에 잡힐 수 있겠는가?

 

 따라서 겨냥이 약간 틀어지게 되었고 그 순간 뚱보소년은 어느 새 홱 몸을 뒤집어 그의 왼팔을 잡고는 힘주어

 

뒤로 비틀었다.

 

 가석은 부르짖었다.

 "아이구! 살살해라!"

 

 뚱보는 웃었다.

 

 "웃기지 말아라! 싸우는데도 사정을 두냐?"

 

 가석은 그가 말을 할 때 기운이 약간 흐트러지는 순간 전신의 힘을 다해 그의 뒤허리께에 부딪쳐갔다.

 

 그리고 등심을 그의 머리에 갖다 붙이고 오른손을 그의 겨등랑이 밑으로 집어넣어서는 힘주어 위쪽으로 내던

 

졌다.

 

 뚱보의 몸뚱아리는 그의 머리 위를 지나 쿵하니 땅바닥에 쓰러졌다.

 

 뚱보는 벌떡 튀어 일어났다.

 

 "너 역시 영양괘각이라는 일초를 알고 있었구나!"

 

 가석은 영양괘각이라는 것이 어떤 수법인지 잘 몰랐다.

 

 그저 우연히 한 수 이겼을 뿐이라 의기양양해서는 말했다.

 

 "이 일초는 잔재주에 불과해. 나는 많은 무서운 수법을 않았다."

 

 뚱보 소년은 웃으면서 말했다.

 

 "한신은 용병에 있어서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 했다. (한나라의 장수 한신이 고조(高祖)와 장수의 역량에 대

 

하여 얘기할 때, 고조는 10만 정도의 병사를 지휘할 수 있는 그릇이지만, 자신은 병사의 수가 많을수록 잘 지휘

 

할 수 있다고 한 말에서 유래한다.) 손을 써봐라."

 

 "제기랄! 큰소리 치는데는 밑천이 들지 않는다. 한신이 용병이고 뭐고간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뚱보는 그가 언제나 쌍소리를 하는데 버릇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뜻박에도 상대방이 달려드는 기세는 가짜였다.

 

 그리하여 가석이 달려들게 되었을 때 그는 이미 자세를 거두워 들이고서는 몸을 옆으로 기울려 피하면서손을

 

뻗쳐서는 그의 등 뒤를 밀었다.

 

 가석은 그만 허공을 덮치게 됨에 따라 발을 거둘 수 없게 되었는데 다시 그에게 밀리게 되자 그만 자빠지고 말

 

았다.

 

 뚱보는 환호성을 내지르며 펄쩍 뛰어올라 그의 등에 올라타고 소리쳤다.

 

 "승복했느냐?"

 

 가석은 큰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냐?"

 

 그리고, 그는 허리에 힘을 주면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별안간 허리께가 한차례 시큰하며 마비되어 오는 것이 아닌가?

 

 뒤허리께의 두 곳 혈도가가 어느 새 그의 뚱보의 구부린 손가락에 잡혀 있었다.

 

 이것이야말고 그가 바로 어제 배운 수법이었고 또한 그의 비밀무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먼저 선수를 써서 사용한 것이다.

 

 가석은 몇 번 몸부림쳐 보았지만 종내 떨쳐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부르짖지 않을 수 없었다.

 

 "좋다! 한 번 승복했다."

 

 뚱보는 껄껄 웃으면서 그를 놓아주고 몸을 일으켰다.

 

 가석이 갑자기 발을 뻗쳐 걸었다.

 

 뚱보 소년이 몸을 옆으로 기울이며 쓰러지려고 했다.

 

 그 순간 가석은 주먹을 내질러 그의 허리께를 쥐어박았다.

 

 이렇게 되자 뚱보 소년은 그만 아파서 쿵하는 소리를 내지르게 되었고 허리를 구부리게 되었다.

 

 가석은 등 뒤에서 덮쳐들어 두 손으로 그의 목 양쪽을 얼싸안았다.

 

 그러자, 뚱보는 그만 어지럼증을 느끼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가석은 크게 기뻐서는 두 손으로 꼭 쥐고 놓지 않고 물었다.

 

 "승복했느냐?"

 

 뚱보 소년은 흥하더니 갑자기 두 팔꿈치로 힘주어 뒤로 쳤다.

 

 가석은 그 순간 가슴패기의 늑골이 부러질 것처럼 아픈 것을 느끼고 큰소리를 내지르며 뒤로 벌렁 쓰러졌다.

 

 뚱보는 몸을 뒤집어 그의 가슴 위에 올라탔다.

 

 이번에도 그가 다시 이긴 것이었다.

 

 그러자 이기긴 이겼는데 그야말로 숨이 크게 차서 물었다.

 

 "너는.... 승...복... 했느냐?"

 

 "승복 좋아하네, 너는 요령을 피웠다. 나는 승복할 수 없다."

 

 "하하하! 승복할 수 없다면 일어나 다시 싸우자."

 

 가석은 입술을 깨물며 두 손으로 땅을 짚고는 힘주어 몸을 튕겨내려고 했다.

 

 그러나,

 

 가슴패기의 요혈을 상대방에게 잡힌 이상 근본적으로 어떤 힘을 쓸 수가 없었다.

 

 한참 버티다가 다시 한 번 항복을 하고 말았다.

 

 가석은 힘주어 몸을 일으키고는 몸을 일으키고는 몸을 휘청거렷따.

 

 "빌어먹을! 네가 만약... 맘이 있다면 내일.. 다시 싸우자... 내가 어떻게 너를 패줄 것이지... 두고 보아라."

 

 "좋다! 한 마디로 약속했다."

 

 "좋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상관없이 삼가 왕림해 주기를 기다리겠다."

 

 가석은 뚱보 소년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보고 소리쳤다.

 

 "빌어먹을! 두 수를 배우기 전에는 좀  괜찮았는데 두 수를 배우니 더 빨리 지게 되었으며 전신이 아파 죽을 지

 

경이 아닌가?

 

 그리고,

 

 땅바닥에 드러누워서는 한 차례 쉰 이후 다시 화태화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들어가서 보자마자 즉시 말했다.

 

 "화노형! 그대의 두 수는 김셌어요!"

 

 "김새다니? 혹시 자네 또 졌는가?"

 

 "그 역시 그 두수를 알고 있었으며 또 선수를 쓰느데 내 어찌 지지 않을 수 있겠어요?"

 

 "정말이냐? 어디 펄쳐보아라."

 

 가석은 그에게 등을 돌린 채 팔꿈치를 천천히 뒤로 내밀었다.

 

 그리하여 그 팔꿈치가 그의 가슴에 닿게 되었을 때 멈추고는 말했다.

 

 "그가 팔꿈치로 이렇게 나를 쥐어박았다오."

 

 화태화는 웃었다.

 

 "이것은 유성추로 별로 대단한 것은 없다.

 

 가석은 그의 팔을 잡고서는 천천히 뒤로 비틀었다.

 

 화태화는 말했다.

 

 "음, 이것은 전마술의 제삼수이다. 또 무엇이 있는가?"

 

 가석은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그에게 덮쳐들자 그 녀석은 여프올 번쩍 피하면서 나의 뒷등을 그대로 밀어 버렸습니다. 나는 하마터면

 

그야말로 나가 떨어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지경이였으며 코가 시퍼래지고 얼굴이 부어오르게 도리 판국이었

 

죠."

 

 "음, 또 무엇이 있는가?"

 

 "그 녀석이 비단 나의 뒤허리께를 누를 뿐 아니라 나의 가슴을 움켜 잡압소이다. 그렇게 되자 나는 숨을 쉴 수

 

가 없어서 부득이 한 번 항복하는 수밖에 없었소이다. 빌어먹을! 정말 김새는군!"

 

 화태화는 중얼거렸다.

 

 "이것은 모두 북천산의 금나수법일세. 하지만 그 녀석도 그토록 익숙하게 익히지는 못했어. 자, 내가 자네에게

 

이초를 가르쳐 줄 테니 다시 시험해 보기로 하게."

 

 가석은 신이 나서 말했다.

 

 "정말 좋소이다! 하지만 좀 무서운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제일 좋겠소. 적어도 먼저 그를 한 번 이겨야만이 체

 

면을 되찾을 것이 아니겠소? 체면을 세운 이후에 다시 싸우기로 하는 거외다."

 

 "대나무 젖가락으로 버섯을 집어드는 격으로 자네는 너무나 분수를 모르는군. 당장의 조건으로서는 자네가 근

 

본적으로 절초를 익힐 수가 없다네."

 

 가석은 어리둥절해져서는 울상을 지었다.

 

 "그렇다면 내일 나는 김새게 되겠구료?"

 

 "안심하게, 자네가 이길 것을 보장하지."

 

 그리고, 즉시 몸을 일으켜서는 동굴 밖으로 걸어나가 자세를 취하고 한 번 펼쳐보였다.

 

 "이 일초는 신준구제라는 것일세. 자네가 먼저 몇 번 연마를 해보게. 그리고 모르는 데가 있으면 다시 묻도록

 

하게."

 

 가석은 한 번 보아 잊지 않는 기억력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대로 한 번 펼쳐보였다.

 

 화태화는 칭찬을 했다.

 

 "정말 천재로군! 다시 이 일초 귀양인비(歸揚人飛)를 보게나."

 

 그리고,

 

 말이 끝나자 그는 왼손을 홱 뒤집어 그의 손목을 잡고는 그대로 떨쳐 그의 몸을 뒤쪽으로 나가 떨어지게 만든

 

이후 웃으며 입을 열였다.

 

 "소형제 기억했겠지?"

 

 가석은 덜어지게 되면서 어깨쭉지가 나무에 부딪치게 되었다.

 

 다행히 화태화가 손 쓰는 것이 무척 가벼웠다.

 

 그렇지 않았다면 반드시 상처를 입게 되었을 형편이었다.

 

 그는 그만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꼇다.

 

 그러나,

 

 그는 입으로 부르짖었다.

 

 "빌어먹을! 이 귀양인비는 정말 지독하구료."

 

 화태화는 웃었다.

 

 "빨리 와! 연습을 하게. 그래야만 내일 김빠지는 일이 없을 것이 아니겠는가?"

 



 

 이튿날 오전 진시 말 무렵 아니나 다를까 뚱보 소년은 다시 새로운 옷으로 바꾸어 입고 나타났다.

 

 가석은 나직이 욕을 했다.

 

 "빌어먹을! 계집애도 아닌 것이 매일같이 새옷만 입는구나."

 

 한데,

 

 뚱보는 매우 귀가 밝은 편이었다.

 

 그는 똑똑히 들었으나 겉으로는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왔다.

 

 그리고,

 

 가석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한 대의 주먹을 내질러 가석의 허리를 쳤다.

 

 가석은 그만 아파서 참담하게 비명을 내질렀다.

 

 뚱보 소년은 그 기회를 빌어 손가락을 뻗치더니 찌른데 바로 왼쪽다리를 또 찔렀다.

 

 가석은 자기의 왼쪽 다리가 마비되는 것을 느끼고 그만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게 되었다.

 

 뚱보는 뒤에서 밀었다.

 

 이렇게 되자 가석은 그만 엎어지게 되었다.

 

 뚱보 소년은 몸을 날려 그의 등에 타고 손가락을 구부려서는 그의 허리께를 누르고는 호통을 치며 물었다.

 

 "승복했느냐?"

 

 가석은 어찌할 수 없이 한 번 항복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몸을 일으킨 이후 즉시 숨을 들어마셨다.

 

 그러다가 뚱보 소년이 다시 덮쳐오는 것을 보고는 즉시 신준구제라는 일초를 펼쳐서 상대방의 손목을 내리치

 

려고 했다.

 

 뚱보 소년은 급히 손을 움츠렸으며 주먹을 뻗쳐서는 때리려고 들었다.

 

 "하하하! 너는 내 꾀에 속았다."

 

 그 순간,

 

 가석은 덥석 그의 손목을 잡고 비틀었다.

 

 그리고는 왼쪽 팔꿈치로 거의 등심을 급히 내질렀다.

 

 뚱보 소년은 크게 한소리 부르짖더니 아파서 방어할 힘이 없어지고 말았다.

 

 이번 다툼에 있어서 가석은 끝내 승리를 거두웠다.

 

 그가 한참 신이 나서 우쭐하게 되었을 때 다시 뚱보 소년에게 제압을 당하고 말았다.

 

 네 번째 회합에 이르게 되었을 때 처음부터 가석은 주의를 기울였다.

 

 그리하여 그 귀양인비를 펼쳤고 거기다가 신준구제라는 일초를 배합했다.

 

 그리하여 상대방과 얽혀서 한참 동안 싸우게 되었으나 승부를 가릴 수가 없었다.

 

 뚱보 소년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녀석아 이번에는 무승부로 하자, 어떠냐?"

 

 "빌어먹을! 무승부라면 무승부로 하지."

 

 그리고 나서 가석은 먼저 손과 발을 풀었다.

 

 뚱보 소년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음! 너와 무공을 겨루니 정말 재미 있다. 오늘 너의 재간은 많이 진보했다. 도대체 누가 너에게 가르쳐 준 것

 

이냐?"

 

 "무슨 말이냐? 이 재간은 내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너무나 일찍 펼치는 것을 싫어했을 뿐이다. 네가 놀라서

 

도망치지 않게 말이다. 만약에 네가 와서 나와 무공을 겨뤄 주지 않는다면 나는 심심해 죽을 것이 아니겠느냐?"

 

 뚱보 소년은 그가 다시 큰소리르 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즉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좋다. 내일 내가 오게 되었을 때 네가 더욱 무서운 수법을 나에게 맛보여 주기 바란다."

 

 "하하하! 절대 너에게 실망시켜 주지는 않을 것이다."

 

 뚱보 소년은 담담히 웃으며 몸을 돌리더니 천천히 떠나갔다.

 

 가석은 끝임없이 조금 전 싸웠던 정경을 머리에 떠올리며 손과 발을 끊임없이 사방으로 뻗쳐내며 휘둘렀다.

 

 그 바람에 짐승들이 놀라 다투며 피했다.

 

 가석은 그와 같은 광경을 보고는 흐믓해서는 뒷산으로 올라갔다.

 

 화태화는 가석을 보자 웃으며 입을 열었다.

 

 "소형제, 자네가 싱글벙글 하는 모양을 보건데 오늘은 여세를 만회한 것 같군. 어디 이야기를 해보게."

 

 가석은 당당히 말했다.

 

 "첫번째는 내가 이기지 못했죠. 그러나 두 번째는 내가 이겼죠. 그리고 세 번째는 그가 갑자기 압습을 가해오

 

는 바람에 이겼다고 할 수 없고 네 번째는 무승부였죠."

 

 그리고 나서 그는 일초일식을 설명했다.

 

 화태화는 고개르 끄덕였다.

 

 "음, 자네는 꽤 빠른 진보를 하는 셈이군. 또다시 이초를 배우겠는가?"

 

 "물론 배워야지요. 빨리 가르쳐 주세요."

 


 

 

 

 가석은 잇달아 뚱보 소년과 반 달 동안 싸움을 했다.

 

 초식은 적지 않게 익혔으며 반응은 더욱 더 민첩해졌다.

 

 하지만 내공의 근기가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지는 수가 많았다.

 

 이날 묘시 초 무렵에 가석은 한 마리의 산토끼를 잡아서 불을 피우고 굽기 시작했다.

 

 가석은 언제나 세상을 우습게 알며 불손한 언사를 쓰고 있었지만 마음 속은 여간 감정을 중시했다.

 

 이 며칠 동안 서로 얽혀서 싸우는 바람에 그는 이미 뚱보 소년에 대해서 매우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오늘 무공을 겨룬 이후 그에게 산토끼고기를 대접할 셈이었다.

 

 그런데,

 

 언제나 신간을 잘 지키던 뚱보 소년이 오늘은 약속대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진시 말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가석은 그만 좌불안석이 되었다.

 

 간신히 사시가 되었을 무렵 멀찍이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가석은 속으로 생각했다.

 

 빌어먹을! 뚱뚱보는 혹시 똥을 누려다가 헛간에 빠져 이제사 기어나온 것이 아닐까?

 

 그런데,

 

 가석으로 하여금 기이하게 생각된 것은 그 사람의 그림자가 달려오는 속도가 뚱보 소년보다 빠르다는 사실이

 

었다.

 

 그리고 몸도 가냘폈다.

 

 분명히 뚱보 소년이 아니었다.

 

 그는 암암리에 경각심을 돋구었다.

 

 그러자,

 

 한 명이 온몸에 남색옷을 걸치고 머리에 무사모를 썻으며 고운 눈썹에 둥근 눈, 우뚝선 코에 붉은 입술을 한 나

 

이 십 오 세쯤 되는 소년이 신속하게 달려와 가석 앞 다섯 자 되는 곳에 섰다.

 

 가석은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이 어떤 내력의 사람일까 생각을 했다.

 

 남삼의 소년은 가석을 한동안 훑어보더니 고운 치아를 드러내고 나직하고 목쉰 듯한 음성으로 물었다.

 

 "이봐. 까만 얼굴의 녀석아, 너는 혹시 그 누구와 싸우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

 

 가석은 어리둥절해져서 물었다.

 

 "네가 어떻게 알지?"

 

 그 사람은 흰 이를 드러내고 웃으려 하다가 갑자기 웃음을 참고는 무거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나 물론 알고 있다. 우리형은 오늘 볼 일이 잇어 내가 대신 싸워 주러 왔다. 됐냐?"

 

 "너희 형이라고? 그럼 너는..."

 

 "이봐, 너는 나의 이 옷차림이 보이지 않느냐? 물론 나는 그의 동생이지?"

 

 가석은 눈길을 들어 그 남삼소년의 약간 볼록하게 돌라온 젖가슴쪽과 가는 허리, 그리고 둥글고 큰 엉덩이를

 

바라보며 불쑥 부르짖었다.

 

 "틀린데? 근본적으로 닮지를 않았단 말이야?"

 

 남삼의 소년은 얼굴이 붉어져서 급히 자기 자신을 훑어 보았다.

 

 그리고,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야 가석을 노려보았다.

 

 "어디가 잘못되었다는 거냐? 터무니 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구나."

 

 가석은 웃었다.

 

 "화내지 말아라. 너희 형은 그토록 뚱뚱한데 너는 이토록 삐쩍 말랐으니 너희들이 어째서 형제란 말이냐? 정말

 

농담도 잘 하는 구나."

 

 남삼 소년은 노하여 말했다.

 

 "정말 견문이 좁군! 조그만 일에 호들갑을 떠는구나."

 

 "제기갈! 똑같은 어미 뱃속에서 나온 몸인데 어째서 그토록 차이가 크냐?"

 

 남삼의 소년은 얼굴을 붉히더니 훌쩍 날려서는 냅다 손을 들어 가석의 오른쪽 뺨을 치려고 했다.

 

 가석은 재빨리 고개를 숙여 피하며 부르짖었다.

 

 "빌어먹을! 너희 형은 어제나 싱글벙글했다. 그런데 너는 다짜고짜 얼굴을 붉히다니 정말 멋이 없구나."

 

 "잔소리 작작하고 손을 써라!"

 

 "빌어먹을!소리 지르는 것이 꼭 계집애 같구나."

 

 남삼의 소년은 둥근 눈을 부릅뜨고 호통을 내질렀다.

 

 그리고,

 

 크게 한소리 부르짖고는 즉시 달려들었다.

 

 남삼의 소년은 몸을 재빨리 날리며 기회를 봐서 가석을 쓰러트리려고 했다.

 

 "빌어먹을! 너도 너의 형의 그 한 수를 배웠구나! 졸리면 자고 꿈은 꾸지 말아라."

 

 그리고,
 
 왼발은 몸을 굴리게 되었을 대 신속하게 남삼의 소년은 뒷발꿈치 뒤쪽으로 쓸어갔다.

 

 남삼의 소년은 싸늘히 코웃음치더니 가볍게 훌쩍 뛰어 올라 그 횡소천군의 발길질을 피하더니 가석이 미처 자

 

세를 가다듬기 저에 질풍과 같이 덮쳐왔다.

 

 가석은 그저 한차례 향긋한 냄새가 풍기는 것을 보고 속으로 어리둥절해졌다.

 

 바로 그와 같이 어리둥절해지게 되었을 때 복부를 그 남삼소년의 오른쪽 무릎에 얻어맞게 되었다.

 

 그리고 목둘레도 상대방의 두 손에 움켜잡히게 되었다.

 

 가석은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고 황망히 상대방의 두 손을 잡고 힘주어 바깥 쪽으로 끌어 내칠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방의 몸이 수척했지만 손 힘은 모척 세서 가석이 ㅏ우밀 힘을 주더라도 여저히 떨쳐 버릴수가 없었

 

다.

 

 이때,

 

 상대방이 호통을 내질렀다.

 

 "너는 승복했느냐?"

 

 가석은 버둥거리느라고 검은 얼굴이 새빨개졌다.

 

 다급한 김에 그는 두 손을 들어 남삼소년의 가슴패기를 밀었다.

 

 그의 팔은 상대방보다 비교적 길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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