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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역) 음란한 집 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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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039 회 작성일 24-02-22 11: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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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이번엔 시영의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차분했다.

[ 어디까지 알아? ]


[ 뭘 어디까지 알아요? 다 봤다니까요. 근데 이상해요.]


[ 뭐가? ]


[ 아까, 집에서도 그림을 보고있었거든요.]


[ 근데.]


[ 그림을 보고 있는데, 사장님이 내려오셨어요.]


[ 응.]


[ 그림 앞에 있는 나를 바라보는 사장님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았었는데... 누나도 그런거 같아서요. 그림에 뭐가 있어요? ]


 

시영 나는 눈을 찡그려 요오꼬의 눈빛을 흉내냈다.

[ 호호호호! 아무튼 그 안엔 들어가지 마. 나도 들어갔다가 혼난적 있었거든...]


[ 네에...]


[ 피곤할텐데 눈 좀 붙여. 새벽에 일어나야 해.]


[ 누구 만나야 하는거 아니에요? ]


[ 새벽에 만날거야.]


[ 새벽요? ]


[ 응. 자고 있어. 들어와서 깨워줄께.]


[ 어디 가게요? ]


[ 볼일 좀 보고 올께. 그리고 혹시 머리아프면 이 약 먹어, 금새 나 질거야.]


 

티피티로 포장된 알약을 경대위로 던졌다.

[ 무슨 약인데요? ]


[ 두통약. 장시간 운전해서 머리 아플지 몰라.]


[ 괜찮아요. 그까짓것 운전했다고...]


[ 이따가 봐...]


 

[ 일찍 올거에요? ] 라는 물음에 그녀는 [ 몰라.] 라고 대답하며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나가자 방안은 금새 지루해졌다.
거실로 나가 티브이를 켰다. 막 아홉시 뉴스가 시작되고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모 부대 방문 연설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일기예보가 끝나갈 때 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오른 쪽 귓속으로 젓가락을 쑤셔넣어 반대편 골을 헤집는 것처럼 찌익거리며 머리가 갈라지는 듯한 통증이 순식간에 머리통을 점령했다. 양 손바닥으로 머리통을 눌러대고 정신없이 때려도 보았지만 깨져버릴것 같은 통증은 그칠줄 몰랐다. 절로 눈물이 흐르는 아픔속에서도 의식은 살아있었다.


나는 방안으로 달려가 시영이 던져 놓고간 알약을 찾았다.
5분 쯤 지났을까, 신기할 정도로 통증이 사라졌다.

( 두통약. 장시간 운전해서 머리 아플지 몰라.)

 

머리가 아파질 것을 시영은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어제도 비슷한 통증을 느꼈던것 같다. 무언가 좋지 않은 예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홉개의 알약이 남은 티피티를 주머니에 넣었다.


자정이 다 될때까지도 시영은 돌아오지 않았고 졸린 눈을 껌뻑이며 나는 잠자리로 들었다.


 


한밤중이었다. 거실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비몽사몽 정신이 없었다. 일어나 조명을 켜고 거실로 나갔다. 시영이 어떤 남자와 머리를 맞대고 신중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뒤를 향한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대화를 나누던 시영이 나를 보곤 날카로운 눈초리를 보냈다.

 

남자는 방을 나갔다. 그리고 시영은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시영과 함께 침대에 누었다.

그리고 어찌된 영문인지 시영의 몸짓에 순응하고 있었다. 서로의 옷이 벗겨졌고, 본능적인 애무가 시작됐다.

 

시영의 농염한 애무에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나의 몸은 금세 달아올랐다.

나는 시영의 애무를 즐기고 있었다. 조금 더 지체 되었으면 하는 나의 바램과는 무관하게, 그녀는 마치 성난 짐승처럼 흔들어 댔고 마지막 깨물림에 세상을 처음 본 연약한 열매는 터져버리고 말았다.

쭈욱, 쭉, 쭈욱 세번을 뽑아내며 털끝까지 힘이 들어간 나의 육신은 늘어지고 말았으나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시영의 욕망은 더욱 사나와지려는 파도처럼 거칠게 물결을 일으키다 마침내 몸을 떨었다.

일을 마친 시영이 서두르며 말했다.

 

[ 어서 옷 입어. 빨리 가야돼.]


 

 

26화

 

그제서야 부끄러운 내 처지를 느끼곤 엉거주춤 옷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영이 씨익거리며 나를 흘겨본다.

 

[ 너, 처음이었지? ]


치마 속으로 휴지를 넣어 벌어진 가랑이를 닦으며 시영이 물었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 빨리 나가자.]

종용하며 시영이 급하게 서둘렀다.


[ 늦었어요? ]


[ 일은 다 끝났어. 서울로 가는거야.]


[ 저랑 같이 가는게 아니었나요? ]


[ 상관없어. 혹시 아줌마가 물으면 같이 갔었다고 말해. 다음에 혼자 오게 되면 내가 알려줄께.]


[ 일 다 봤으면 천천히 가죠, 아직 캄캄한데...]


[ 그럴일이 있어.]


 

가방을 들고 앞서가는 그녀를 따라 나갔다. 올 때 와는 달리 가방이 무거웠다. 잠든 사이 그녀는 계획된 누군가를 만나 무엇인가를 받아왔을 거라 생각했다.
어둠속을 달리는 차 안에서 시영은 재차 당부했다.

[ 집에가면 가까운 사이처럼 굴지말어. 집에서 하던 대로 해.]


 


성적인 행동들을 배 고프면 밥을 찾듯 거리낌 없이 행하는 그들의 의식에 물이 든 건, 집안에 들어온지 보름이 지나서였다.
일주일이 지날 즈음 나는 그들의 생활에 역겨움을 느끼고 퇴직을 요구했다. 요오꼬는 쉽게 나를 보내주었다.
내겐 꿈이 있고 의지가 있었다. 마치 환상의 파라다이스인양, 보이는 곳마다 유혹의 덫을 놓아 나를 영원히 잡아두려 했겠지만, 강한 의지로 무장된 나의 정신을 그들은 무너뜨릴 수 없었다.

썩어가는 육신을 일찌기 깨달았고 난 흔들림 없이 과감하게 뿌리쳤다.

그러나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야했다. 어느새 인이 박힌 설엽차의 중독이었다. 중석으로 하루에 두번 씩 받아 마신 설엽차는 언젠가 시영과 함께 한, 부산에서 정기적으로 보급 받는 일급 마약이었다.


 

[ 일이 힘들어서? ]

[ 아닙니다. 다른 일을 해 보고 싶어서요.]


[ 알았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떠나거라.]


[ 오랫동안 일을 봐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 괜찮아, 어디 머무를거지? ]


[ 당분간 서울 친구집에 있으려구요.]


[ 알았다. 가서 쉬어...]


[ 죄송합니다. 여기...]


[ 모지? ]


[ 전에 받은 선불입니다.]


[ 됐어, 집어 넣어.]


[ 아닙니다.]


[ 집어 넣어, 나중에 갚던지... 필요할거야. 지금은 가지고 있어.]


[ 음...]


[ 어서 가 쉬어라.]


 

그날 밤 부터 설엽차가 중단 되었지만 아침이 올 때 까지 느끼지 못했다. 요오꼬가 기상할 때 쯤 되어서야 또 다시 통증이 일었다. 한번 씩 아플 때 마다 통증의 강도는 점점 심해지고 길어졌으며, 목이 타들어 가는 갈증까지 동반되었다.


마지막 통증을 거실에서 맞았고 나는 요오꼬의 발 아래에서 뒹굴어야 했다.
오랜시간 통증을 보고난 뒤 요오꼬는 하영을 불렀고 하영은 거품물린 입을 열어 설엽차를 부었다.
통증은 풀리는 마술처럼 금새 사라져버렸다.

 

[ 하영아, 태희 데려다 주고와.]

나는 사양도 하지 못한 채 하영의 차에 올라탔다. 통증의 후유증은 오랜 시간 속을 메스껍게 했다.

친구의 팔에 부축 되어 집으로 들어가는 나를 확인 한 뒤 하영은 되돌아갔다.

그날 밤 나는 또 한번 통증에 시달려야했고 반 죽음 상태에 이르러 하영을 맞았다.
그녀는 작은 병에 담아 온 설엽차를 마시게 했고 한통의 요오꼬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떠났다. 정신을 돌이킨 뒤 태희야... 로 시작되는 요오꼬의 편지를 읽어내렸다.



태희야... 너를 만나던 날 요절한 동생 생각에 뜬눈으로 하얀밤을 지샜단다. 어쩌면 말투와 생각하는 게 동생과 그리 똑같을 수 있는지...
너를 보는 순간 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너와 함께 살 수 있기만을 바랬지, 그래서 설엽차를 썼단다.
치료도 가능하단다. 네가 나를 떠나지 않을거란 확신만 든다면 언제든 약을 쓰겠다.

내겐 돈도 많아 세상위에 군림하며 살아갈 수 있을거야.
아니면 너는 거리에서 죽음을 맞겠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와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다까하끼 요오꼬.



나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 미친년! 미친년들! )


다음날 아침 찾아온 통증은 더욱 심했고 나는 실신하고 말았다. 눈을 떳을 땐 요오꼬의 침실이었다. 이틀을 더 앓고난 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약을 찾기 위해선 그들의 편이 되어야했다. 철저하게 그들의 편이 되자고 마음 먹던날, 그리고 3일 동안 점차적으로 변해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어느새 그들의 습성에 베어가고 있었다.

잔인한 섹스와 그것을 훔쳐보는 즐거움을 알게된 것도 그때 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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