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 음란한 집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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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색깔의 속옷을 가져다 달라고 했는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 모하니! ]
요오꼬의 목소리가 큰 소리로 들려왔다.
[ 네! ]
침상에 엎드려 거품칠을 받고있던 요오꼬가 나를 보며 웃었다.
[ 그게 마음에 들었니? 조 위에 놓고 가. ]
세면대 위 작은 선반을 요오꼬는 턱으로 가르켰다.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나는 선반위에 속옷을 살며시 올려놓았다.
[ 네..]
한풀 긴장은 풀렸으나 눈은 더욱 멀뚱거렸다. 요오꼬가 시영이라 불렀던 여자의 얼핏 본 모습이 자꾸만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잠시 후 머리에 수건을 두른 요오꼬가 속이 비취는 가운을 입고 내 앞에 나타났다.
[ 잘 모르겠습니다.]
[ 말투 고치라고 했지. 왜, 잘 안되? ]
[ 왜? 나 이상하니? ]
불안해 하는 나의 시선을, 마치 이제서야 눈치 를 챘다는 듯 요오꼬는 웃으며 말했다.
[ 누나처럼 생각하라 그랬지. 누나 없니? ]
[ 네.]
[ 그래서 그랬구나. 괜찮아 누나처럼 생각해.]
그런 요오꼬를 수궁하게 된것은, 나를 보면 요절한 남동생이 생각난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난 후였다.
그 후론 그녀의 행동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정말 남동생처럼 편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격 없는 성격이라고만 생각했다.
며칠이 지난 후에야, 이런 나의 속마음을 훤하게 들여다보며 즐기고 있었을 성격의 소유자란 걸 알게 되었다.
단추 없이 허리 끈 하나로만 여미어 묶게끔 만들어진 나이트 가운은 길쭉하게 솟아오른 젖꼭지를 수시로 드러냈고, 꼬운 다리를 몇차례 교체하면서 이미 흘러내린 아랫부분은 하이얀 다리 속 깊은 곳까지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요오꼬는 나를 성의 노예로 서서히 길들여가고 있었다.
한번도 본적없는 여자의 깊은 곳에 두근대며 꿈틀거리는 말초신경을 요오꼬는 감질나게 키워가고 있었다. 나는 운전기사로 취직된 것이 아니라, 다까하끼 요오꼬란 성에 굶주린 일본년의 성욕 충족을 위해 팔려온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헤어날 수 없는 마약에 중독된 뒤였다.
첫 날의 베려였다. 다 큰 사내의 엉덩이를 서슴없이 두드리며 요오꼬는 목 계단을 따라 일층으로 내려갔다.
잠시 후 모르는 여자가 양손에 의복을 들고 올라왔다. 요오꼬가 말했던 또 다른 여자인것 같았다. 시영이라는 여자와 같은 차림의 옷을 입고 있었다.
굳은 표정이 시영이라는 여자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아무말도 붙일 수 가 없었다. 의복만 받아든 채 돌아가는 여자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 방문을 두르리는 소리에 문을 열었다. 시영이라는여자였다.
[ 식사하세요, 일층입니다.]
그녀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식사하라는 한마디만 남긴채 문 앞에서 멀어져 갔다.
곧 바로 그녀를 따라 일층으로 내려갔을 때, 펼쳐진 실내조경은 나를 놀라게 했다.
그 화려함과 특이함에, 벌어진 입은 한동안 다물어질 줄 몰랐다.
실물 크기의 한마리 말이, 사나운 기세로 앞발을 들고 서있는 거대한 돌 조각과 한쪽 벽 전체를 장식한 벽화가 독특한 인상으로 눈 안에 들어왔다.
벽화는 요오꼬가 예술이라 말하는, 보기 민망한 그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중간에 위치한 길다란 식탁에서 두 여자와 함께 식사 중인 요오꼬가 나를 향해 손짓했다.
[ 네, 편해요.]
[ 집안에 있을 땐, 늘 그렇게 입도록 해. 앉아라.]
[ 네.]
둥그런 소변 받이가 마치 실내용 슬리퍼 모양으로 길다랗게 코를 내밀었지만, 그것은 분명 대리석으로 깍아 만든 수세식 변기였다. 작은 칸막이 하나 없이 변기는 오픈되어 있
었던 것이다.
[ 네에.]
[ 시영아.]
[ 네에.]
[ 태희도 왔고하니 술 파티 해야겠지? ]
[ 네.]
술을 가지러 시영이 일어서자 요오꼬의 질문은 다시 나를 향했다.
[ 술 잘하니? ]
[ 잘 못해요.]
[ 못먹긴... 잘 먹게 생겼는걸. 하영아, 태희 술 잘하게 생겼지? 아차! 너희들 아직 인사도 못했구나. 서로들 인
사해라.]
식사와 곁들이며 시작한 반주는 굳은 그녀들의 표정을 서서히 풀어놓았고, 경계심에 긴장되었던 내 마음 또한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었다.
[ 내집처럼 생활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이곳이 진짜 내집이다, 라고 생각해야 편하게 오래오래 함께 살 수있어. 무슨말인지 알겠지? ]
아랫층에서 누군가 올라오거나 요오꼬가 깰때 까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거실에 위치한 요오꼬 커다란 책장을 구경했다.
나는 곧장 다음 폐지로 넘겼다.
네 발로 서 있는 말 밑으로 들어선 여인이 다리를 벌린채 쭈구려 앉아 커다랗게 발기 된 말의 성기를 주무르는 그림이다.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고 무엇에 들킨 사람처럼 가슴이 쿵쿵 거렸다. 누군가 금방이라도 나올것 같은 불안감에 얼른 책장안에 책을 끼어 넣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슴은 금새 가라앉았으나 얼굴은 아직도 후끈거리고 있었다.
요오꼬와 아랫층은 여전히 조용했다. 허기를 참지 못해 연신 울어대는 위장을 달래려 물을 한 사발 들이키곤 방안으로 들어갔다.
무엇을 하는 여자일까......
[ 일어나 차 드세요...]
작은 쟁반을 든채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 조금전에요. 곤히 주무시는 것 같아 깨울 수가 없었어요.]
[ 지금 몇시죠? ]
[ 11시 조금 넘었어요.]
그녀가 건네주는 찻잔을 받아들었다.
[ 아직 주무시고 계세요.]
[ 어젯밤 과음하셨나보죠? ]
그 물음에 시영은 가볍게 웃기만 했다.
[ 차 드시고 편히 쉬세요.]
빈 찻잔을 바라보다 챙겨 일어섯다. 일층에 가져다 줄 생각이었다.
여전히 인기척이 없는 요오꼬의 방을 스쳐보며 목 계단을 따라 일층으로 내려갔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큰 소리로 그녀들을 찾았다.
[ 차 잘마셨어요! ]
[ 아!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