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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역) 음란한 집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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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941 회 작성일 24-02-22 11: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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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한발 한발 요오꼬 앞으로 다가갈 때 마다 심장은 더욱 요란하게 쿵쿵 거렸다. 나는 아무말도 못한 채 요오꼬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 부탁좀 할께. 내 방 가면 가운데 농 아래서 두번 째 서랍에, 본홍색 팬티가 하나 있을거야. 그것좀 찾아서 갔다줄래? ]

요오꼬를 바라보는 동안 시선을 어디에 두었었는지 하나도 기억 나지 않았다. 그저 하얗게 빛나는 광채에, 잠시 눈이 멀었던 것만 같았다.

서랍을 열면서 나는 혼돈이 왔다.
어떤 색깔의 속옷을 가져다 달라고 했는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 모하니! ]


요오꼬의 목소리가 큰 소리로 들려왔다.


[ 네! ]


 

나는 검정색 속옷을 집어들어 요오꼬에게 달려갔다.
침상에 엎드려 거품칠을 받고있던 요오꼬가 나를 보며 웃었다.

[ 그게 마음에 들었니? 조 위에 놓고 가. ]


세면대 위 작은 선반을 요오꼬는 턱으로 가르켰다.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나는 선반위에 속옷을 살며시 올려놓았다.


 

[ 고마워. 나가면서 문좀 닫아줘...]

[ 네..]


욕실의 문을 닫고서야 제 정신이 돌아왔고 헐떡이는 가슴을 부벼대며 소파로 돌아와 앉았다.
한풀 긴장은 풀렸으나 눈은 더욱 멀뚱거렸다. 요오꼬가 시영이라 불렀던 여자의 얼핏 본 모습이 자꾸만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알몸에 고시마키만 두른 채 요오꼬의 몸을 만지고 있던 그녀의 요염한 모습이, 후끈거리는 머릿속에서 독특하게 남아 지워질 줄 몰랐다.

잠시 후 머리에 수건을 두른 요오꼬가 속이 비취는 가운을 입고 내 앞에 나타났다.


 

[ 생각해봤니? ]

[ 잘 모르겠습니다.]


[ 말투 고치라고 했지. 왜, 잘 안되? ]


건너편에 앉으며 내 앞에 놓인 두개의 찻잔을 탁자 중간으로 끌어놓았다. 그 사이 브래지어를 하지않은 요오꼬의 젖가슴이 늘어진 가운속에서 훤히 들여다 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노출되고 있는 것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 왜? 나 이상하니? ]


불안해 하는 나의 시선을, 마치 이제서야 눈치 를 챘다는 듯 요오꼬는 웃으며 말했다.


[ 누나처럼 생각하라 그랬지. 누나 없니? ]


[ 네.]


[ 그래서 그랬구나. 괜찮아 누나처럼 생각해.]


[ 네.]

 

요오꼬는 이상할 정도로 내게 자상했다. 집안에 일을 돕는 같은 처지의 시영이란 여자와는, 대하는 태도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대조적이었다.
그런 요오꼬를 수궁하게 된것은, 나를 보면 요절한 남동생이 생각난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난 후였다.
그 후론 그녀의 행동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정말 남동생처럼 편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격 없는 성격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행동을 편하게 바라볼 수 만은 없었다. 그녀의 몸가짐 하나하나가 자극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며칠이 지난 후에야, 이런 나의 속마음을 훤하게 들여다보며 즐기고 있었을 성격의 소유자란 걸 알게 되었다.

가운을 걸치고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은 몹시도 말초신경을 자극시켰다.
단추 없이 허리 끈 하나로만 여미어 묶게끔 만들어진 나이트 가운은 길쭉하게 솟아오른 젖꼭지를 수시로 드러냈고, 꼬운 다리를 몇차례 교체하면서 이미 흘러내린 아랫부분은 하이얀 다리 속 깊은 곳까지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요오꼬는 나를 성의 노예로 서서히 길들여가고 있었다.
한번도 본적없는 여자의 깊은 곳에 두근대며 꿈틀거리는 말초신경을 요오꼬는 감질나게 키워가고 있었다. 나는 운전기사로 취직된 것이 아니라, 다까하끼 요오꼬란 성에 굶주린 일본년의 성욕 충족을 위해 팔려온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헤어날 수 없는 마약에 중독된 뒤였다.


 

[ 피곤할텐데, 오늘은 그만 쉬어...]

첫 날의 베려였다. 다 큰 사내의 엉덩이를 서슴없이 두드리며 요오꼬는 목 계단을 따라 일층으로 내려갔다.
잠시 후 모르는 여자가 양손에 의복을 들고 올라왔다. 요오꼬가 말했던 또 다른 여자인것 같았다. 시영이라는 여자와 같은 차림의 옷을 입고 있었다.


 

[ 샤워하시고 갈아입으세요.]

굳은 표정이 시영이라는 여자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아무말도 붙일 수 가 없었다. 의복만 받아든 채 돌아가는 여자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 방문을 두르리는 소리에 문을 열었다. 시영이라는여자였다.


[ 식사하세요, 일층입니다.]


그녀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식사하라는 한마디만 남긴채 문 앞에서 멀어져 갔다.
곧 바로 그녀를 따라 일층으로 내려갔을 때, 펼쳐진 실내조경은 나를 놀라게 했다.
그 화려함과 특이함에, 벌어진 입은 한동안 다물어질 줄 몰랐다.


 

일층은 전체가 원룸이었다. 실내 장식은 중세의 황실을 연상케했다.
실물 크기의 한마리 말이, 사나운 기세로 앞발을 들고 서있는 거대한 돌 조각과 한쪽 벽 전체를 장식한 벽화가 독특한 인상으로 눈 안에 들어왔다.
벽화는 요오꼬가 예술이라 말하는, 보기 민망한 그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중간에 위치한 길다란 식탁에서 두 여자와 함께 식사 중인 요오꼬가 나를 향해 손짓했다.

 

[ 그렇게 입으니까 한결 낫구나. 편하지? ]

[ 네, 편해요.]


[ 집안에 있을 땐, 늘 그렇게 입도록 해. 앉아라.]


[ 네.]


 

의자를 앞으로 바짝 끌며 식탁 앞에 앉던 나는 눈을 의심하며 다시 한번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둥그런 소변 받이가 마치 실내용 슬리퍼 모양으로 길다랗게 코를 내밀었지만, 그것은 분명 대리석으로 깍아 만든 수세식 변기였다. 작은 칸막이 하나 없이 변기는 오픈되어 있
었던 것이다.

 

[ 모해, 안먹고. 어서 들어.]

[ 네에.]



 

 

18화 

 

[ 시영아.]


[ 네에.]


[ 태희도 왔고하니 술 파티 해야겠지? ]


[ 네.]


술을 가지러 시영이 일어서자 요오꼬의 질문은 다시 나를 향했다.


[ 술 잘하니? ]


[ 잘 못해요.]


[ 못먹긴... 잘 먹게 생겼는걸. 하영아, 태희 술 잘하게 생겼지? 아차! 너희들 아직 인사도 못했구나. 서로들 인
사해라.]


 

시영이란 여자는 스물 여섯살의 중국인이었고, 하영이란 여자는 나와 동갑의 일본인이었다. 섹시한 화장과 마른 몸매의 그녀들은 어려서부터 요오꼬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살아왔다고 했다.
식사와 곁들이며 시작한 반주는 굳은 그녀들의 표정을 서서히 풀어놓았고, 경계심에 긴장되었던 내 마음 또한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었다.

 

똑같이 먹는 술에 제일 먼저 지친것은 하영이었다. 그녀는 술을 이기려 몹시 애쓰는 것 처럼 보여졌으나 풀어진 눈동자는 이미 점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곳은 마치 천국같았다. 나는 일꾼으로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이웃나라의 귀빈으로 초대받아 푸짐한 대접을 받으며 머무는 것 같은 착각을 일게했다.

첫날은 그렇게 끝이났다. 나의 만족은 하늘에 감사할 정도였으며 - 사실 비단처럼 부드러운 잠자리로 들면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절로 되뇌여지고 있었다 - 이런 분위기라면 무보수로 일을한다 해도 평생을 하고도 남을 정도로 나는 행운을 잡았다고 웃으며 생각했었다.

 

그러나 꼭 한달이 지났을 때 나의 체중은 55 라는 눈금까지 줄고 말았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눈이 떠졌다. 어지러움이 미약하게 머리를 조여왔다. 일본식으로 직접 담갔다는 밀주의 뒷끝 같았다.

욕실로 들어와 세면을 할까하다가 어젯밤 누누이 강조하던 요오꼬의 말이 떠올랐다.

[ 내집처럼 생활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이곳이 진짜 내집이다, 라고 생각해야 편하게 오래오래 함께 살 수있어. 무슨말인지 알겠지? ]


 

샤워를 끝내고 나올 때 까지도 요오꼬의 방과 일층은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나를 먼저 올려보낸 어젯밤 아마도 그들은 늦은 시간까지 분위기를 연장시켰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랫층에서 누군가 올라오거나 요오꼬가 깰때 까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거실에 위치한 요오꼬 커다란 책장을 구경했다.

일본어로 쓰여진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 하나를 골라 펼쳐 보았으나 역시 읽을 수 없었다. 낡아 보이는 책을 다시 꺼내 주루룩 넘기다 다시 맨 앞장을 찾았다. 만화책이라고는 생각들지 않았으나 글과 삽화가 반반 이었다.

이어지는 그림과 끊어진 단락 단락이 내용이 다른 여러편의 글들을 모아 놓은 것 같았다. 그림으로 보아선 음담패설류의 고전 집 같았지만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맨 첫장의 그림은 허름하고 작은 마굿간이다. 기모노를 곱게 입은 여인의 뒷 모습이 말을 향해 서 있다. 다음 폐지는 아랫도리가 벗겨진 채 말의 머리를 쓰다듬는 일본여인의 그림이다.
나는 곧장 다음 폐지로 넘겼다.


네 발로 서 있는 말 밑으로 들어선 여인이 다리를 벌린채 쭈구려 앉아 커다랗게 발기 된 말의 성기를 주무르는 그림이다.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고 무엇에 들킨 사람처럼 가슴이 쿵쿵 거렸다. 누군가 금방이라도 나올것 같은 불안감에 얼른 책장안에 책을 끼어 넣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슴은 금새 가라앉았으나 얼굴은 아직도 후끈거리고 있었다.
요오꼬와 아랫층은 여전히 조용했다. 허기를 참지 못해 연신 울어대는 위장을 달래려 물을 한 사발 들이키곤 방안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 하얀 천정을 바라보며 요오꼬란 여자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하는 여자일까......

그러다 또 다시 잠이 들고 말았다. 누군가의 인기척에 부시시 눈을 떳을 때 하얀 천사의 모습이 흐릿한 눈 안으로 아늑하게 들어왔다. 시영이었다.

그대로 누운 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마에 땀을 흘리며 달게 자고난 뒤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은 신비로운 나라의 여인처럼 아늑하게 느껴졌다.

[ 일어나 차 드세요...]


작은 쟁반을 든채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 깜빡 잠이 들었나봐요, 언제 왔어요? ]

[ 조금전에요. 곤히 주무시는 것 같아 깨울 수가 없었어요.]


[ 지금 몇시죠? ]


[ 11시 조금 넘었어요.]


그녀가 건네주는 찻잔을 받아들었다.


 

[ 고마와요. 사장님은요? ]

[ 아직 주무시고 계세요.]


[ 어젯밤 과음하셨나보죠? ]


그 물음에 시영은 가볍게 웃기만 했다.


[ 차 드시고 편히 쉬세요.]


그리고 방안에서 나갔다. 아침식사는 요오꼬가 일어난 뒤 해결할 모양인지, 아니면 식사하러 내려오란 소리를 깜빡 잊은 것인지 배는 점점 쓰려 오는데 시영은 편히 쉬라는 말만 남기고 나가버렸다.

미지근히 식어버린 차를 홀짝이다 한입에 털어넣었다. 계피향 비슷한 게 어제 마신 차와 같은 것 같았다.
빈 찻잔을 바라보다 챙겨 일어섯다. 일층에 가져다 줄 생각이었다.
여전히 인기척이 없는 요오꼬의 방을 스쳐보며 목 계단을 따라 일층으로 내려갔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큰 소리로 그녀들을 찾았다.

[ 차 잘마셨어요! ]


 

대답이 없었다. 마치 술집의 빠 처럼 만들어진 주방 테이블에 찻잔을 올려놓고 방안 중간에 위치한 식탁을 향해 걸어가다 나는 놀라고 말았다.

[ 아! 미안해요.]


 

나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식탁에서 대각선으로 바라보이는 구석, 오픈된 변기위에 쭈구려 앉아 나와 시선을 마주친 시영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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