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륭전기 제 1장 -1부
페이지 정보
본문
제 1장
1부 – 반란의 태동
평상시에 다섯 가신들은 일통된 해남을 관리하기 위해 다섯군데로 퍼져서 자신들의 산장을 짓고 거주했었지만, 주군이자 친구의 아들 생일잔치 때문에 이틀전부터 이곳에 머물고 있었다.
“어서 결정하게! 하지만 자네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우리들은 그대로 추진할 것이네”
한 사내가 탁자에 팔을 괴며 앉아있었고 그 앞에는 세명의 또다른 사내들이 서 있었다.
앉아있던 사내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지만. 결국은 이를 물며 들릴 듯 말 듯 말했다.
“좋아! 하도록 하지.. 하지만 …..하지만…휴…알았네..”
새벽이 밀어닥칠 정도로 밤이 깊이있는 시간에 세명의 사내들은 그 자리를 떠났다.
주명화(周冥化)는 불안감에 방안을 서성이다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머무르고 있는 전각주위로는 아름다운 정원이 꾸며져 있었는데 그 중앙으로 고요한 달빛이 작은 연못에 비추며 일그러져 있었다.
그 위로 사내의 얼굴이 보였다.
나격(羅擊)!
어릴때부터 함께 자라며 항상 옆에 있었다. 그래서 계속 함께 할 줄 알았다.
그와 함께 피를 흘리고 사선을 넘나들며 해남을 일통할때가 차라리 좋았다.
평화가 찾아오고 한동안 떠났던 그가 돌아올때만을 기다렸지만, 돌아온 그는 이미 혼자가 아니였다.
딱히 그와 부부가 된다는 생각은 해본적은 없지만 그가 데려온 여인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또 그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며 명화는 지독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아픔을 느꼈다.
한동안의 아픔이 증오가 되고, 괴로움에 몸부림칠 때 주위를 살펴보자 자신만 힘든 것이 아닌 걸 알았다.
나격의 친구들.
그들은 자신처럼 지독한 상사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애초부터 인간세계에 오지말아야 했다, 설화연 같은 여인은.
설화연은 그들을 반듯이 대했다. 남편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동지들이였기 때문에 올곳이 그들을 남편의 형제처럼 대했다.
그러나 설화연은 그녀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스스로 알지 못했다.
그들은 나격을 만날때마다 그 옆에 존재하고 있는 설화연에게 점점 빠져들어 점점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어갔다.
그리하여 자기들 스스로는 중원진출을 막고있는 나격을 제거하고 해남 중원진출의 원대한 꿈을 실현한다는 핑계로 스스로와 서로를 기만하며, 바로 내일 화륭(火隆)의 생일잔치를 기점으로 거사를 일으키기로 한것이다.
연못을 바라보던 주명화의 뺨위로 눈물이 흘렀다.
이년이란 시간은 참으로 길었다. 사랑이 변할정도로 길었다.
‘어쩔수 없어 이젠….돌이킬 수 없어…’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연못속에 흐릿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참으로 누추했다.
‘아냐!.. 이건 아냐!…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알려야 한다..’
눈물을 훔치며 그녀는 나격의 전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였지만 그동안 주명화의 마음은 수십번 바뀌었다.
그러나 이내 이를 악물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이대로 나격을 죽게 할 수는 없었다.
마음이 급해지자 발걸음도 빨라졌다.
나격이 머물고 있는 전각근처에 이르자 호위령 다섯이 은신을 풀고 나타났다.
그러나 이내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알아보고 각자 자기들 자리로 돌아갔다.
경계할 사람도 보고할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격은 사생활의 보호를 중요시해 넓은 공간을 사이에 두고 호위령을 두었기 때문에 정원외곽으로만 호위령을 두고 일단 정원안으로 들어서선 호위령이 없었다.
물론 자신스스로가 무적이었기 때문에 호위자체를 필요없다고 여기고 있었다.
넓은 정원을 가로질러 전각으로 들어간 주명화는 나격의 방을 향해 걸음을 빨리했다.
모퉁이를 지나 나격의 방을 두드리려는 순간,
“아..흥..아!….흑”
손을 앞으로 내민 상태로 그녀는 벼락을 맞은 듯 그대로 멈쳐 섰다.
살짝 열린 문사이로 넓은 침대가 보이고 그 침대에는 두남녀가 서로 엉켜있었다.
한사람은 자신이 너무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고, 또 한사람은 당대 해남제일미인인 자신조차 무색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의 아내였다.
평상시 같으면 반갑게 인사를 해야할 처지였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주명화는 급하게 전각을 빠져나왔다.
어리둥절해 하는 호위령을 뒤로 하며 달려가는 그녀의 두눈에 쉴새없이 눈물이 흘려내렸다.
그리고 그 밤은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그렇게 지나갔다.
# 죄송합니다. 처음 써보는 글인지라 허접합니다.
정사신을 넣었어야 했는데 다음에 중요한 정사신이 있어서 이렇게 지나갑니다.
양해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