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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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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253 회 작성일 24-02-21 08: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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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협을 건너


아침까지 줄곧 걸었다.
황금도로는 쇼야에서 끝났다. 에리모 곶에 가까운 작은 마을이었다. 쇼야의 옆에서부터 도로는 두 갈래로 갈라졌다. 한쪽 길은 해안을 따라 곶을 돌고, 또 다른 길은 산을 넘었다.
나가야마와 고로는 그 분기점 가까운 백사장으로 나왔다. 하꾸닌이라고 불리는 긴 백사장이었다.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른 지 얼마 안 된 시간이었다.
나가야마는 유목 그늘에서 가면을 취하고 있었다. 문어 모양을 한 거대한 나무의 뿌리였다. 바래서 백골처럼 하얗다.
바람에 불려온 모래를 파서 몸을 묻었다.
고로는 옆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피로가 극도에 달해 있었다. 굶주림이 닥쳐왔다. 곰이 습격을 받고나서 10킬로미터 넘게 걸어온 것이었다. 다리가 훌쭉했다. 무릎의 관절이 떨리고 있었다. 에리모 마을까지 아직 10킬로미터 남아 있었다. 그 10킬로미터를 걸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비슷한 것이 느껴졌다. 뮛이든 먹을 것이 있으면 걸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먹을 것이었다.
빈털터리였다.
거지처럼 동냥을 하면 어떻게든 된다.
집집마다 들러서 동냥을 하면 주먹밥 하나쯤은 줄 것이다. 그러나 나가야마는 그짓을 못했다.
과거와는 인연이 끊었다고 생각하는 나가야마였다. 과거에는 짙은 죽음의 그림자가 스며 있었다. 그리하여 죽음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서는 통산성 과장직을 내팽개치고 집도 처자도 버리고 도피행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도피행에 나섬으로써 나가야마는 과거와 인연이 끊었다. 미래는 바라볼 수도 없었지만 어쨌든 그는 이 길로 나섰다.
그러나 그러한 나가야마임에도 불구하고 과거는 줄기차게 그를 따라다녔다. 통산성의 과장까지 승진할 때까지의 습성이랄까 기억이랄까, 그러한 것이 몸 전체에 배어 있었다. 남의 집 앞에 서서 한숨의 밥을 구걸할 용기는 없었던 것이다. 다 굶어죽게 되어도 발이 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안 나왔다.
----남은 것은 10킬로미터.
기어서라도 에리모 마을까지는 가야만 한다. 에리모 마을에 일 거리가 있기를 빌었다. 나가야마가 눈을 뜬 낌새를 알아차리고 고로가 머리를 들었다. 웬일인지 고로의 풍모에 일말의 고독감이 있는 것을 나가야마는 보았다. 갈색 털에 아침의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고로는 그 바다로 눈을 돌렸다.
나가야마는 고로의 전신을 생각해 보았다. 감찰은 도쿄의 메구로 구였다. 도쿄에서 북해도까지 사냥하러 데려왔다면, 모르긴 해도 유복한 주인일 것이다. 고로의 바다로 향한 표정에는 그 안온한 고향을 꿈꾸는 빛이 서려 있었다.
함께 도쿄를 향해서 가고 있는 고로와 나가야마였지만 도착한 후에는 그 처지가 정반대가 될 가능성이 짙었다. 고로는 주인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고로가 고향을 지향해서 사루끼우시의 해변에 비틀거리면서 당도한 그 비참한 모습을 보고, 나가야마는 도피행을 중단하고 죽음을 각오하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 마음을 굳혔다. 그러나 그 기력과 엄습해 오는 죽음의 그림자와는 별개의 것이었다. 거대한, 정치가 얽힌 오직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검찰청에 보호를 요청하면 신변이 안전할까? 그것은 뭐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도 있었다.
[자, 가 볼까?]
나가야마는 일어섰다.
하꾸닌 백사장을 따라갔다. 검은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황량한 풍경이었다. 모래사장을 걸으면 쉽게 피로해질 것이다. 그러나 나가야마는 도로에는 나가지 않았다. 해변을 걷노라면 물가에 밀려온 물고기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2,3킬로미터쯤 걷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길게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피로를 풀었다. 배가 고프다 못해 쓰렸다. 몸의 어디에도 군살이 없었다. 통산성에 근무할 때, 배가 나올까봐 신경을 쓰던 일을 회상했다. 인간은 일단 지방이 고이면 마를 때에는 근육부터 마르기 시작한다. 배의 지방은 마지막까지 비축해 두려고 한다. 그것은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배의 지방이 1밀리미터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살갗을 집어보면, 종이처럼 앏은 피부가 들려 올라왔다. 이 상태라면 근육에서도 단백질이 거의 상실되었을 것이다. 근육의 단백질 소실이 심하면 인간은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고로는 바닷가에서 바닷물을 핥아마시고 있었다. 바닷물만 핥고 있었다. 고로의 배도 늑골이 앙상했다.
그들은 10분쯤 쉬고 나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다리가 모래속으로 빠져들었다. 떠밀려 온 물고기는 없었다. 있는 것은 해초뿐이었다. 씹어 보았지만 먹을만한 것이 못 되었다. 갈매기가 날고 있었다. 갈매기가 먹고 싶었지만 잡을 방법이 없었다. 모래사장에 내려앉은 갈매기를 고로도 두 세번 쫒아가 보았지만 지금은 단념하고 말았다.
한 시간쯤 걸었다.
나가야마는 물가에 무릎을 끓고 바닷물을 마셨다. 타는 듯이 목이 말랐다. 물통은 곰의 습격을 받았을 때 배낭과 함께 버렸다. 물을 찾아나설 기력이 없었다. 될 대로 되라는 기분으로 마신 바닷물은 갈증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조금 걷자 오히려 갈증이 더 심해졌다. 동시에 뱃솟에 이상이 생겼다. 위는 텅 비어 있었다. 거기에 많은 바닷물을 마신 게 잘못된 것 같았다. 염분 때문에 위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나가야마는 1킬로미터쯤 걸어간 곳에서 주저앉았다. 통증이 심해졌다. 유목 그늘에서 무릎을 끓었다. 무릎을 배에 세게 갖다댔다. 이제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루끼우시를 떠난 것이 10월 19일, 오늘은 10월 28일일 것이다. 9일간 걸어왔다. 그동안 식사다운 식사는 한번도 못했다. 게다가 강인한 체질도 아니었다. 피로가 축적되어서 마지막 힘이 빠져나가려는 것 같았다.
고로가 옆에 와서 걱정스러운 듯 나가야마를 보았다. 나가야마는 고로의 목을 껴안았다. 고로의 체온은 정상적이었다. 나가야마는 체온을 잃어 가고 있었다. 유일한 방한복이었던 웃도리를 곰에게 찢기어서 10월의 바닷바람이 살갗에 차갑게 닿았다. 침낭도 없이 유목 그늘에서 잔 선잠이 나빴던 모양이었다.
[내가 다 죽게 되면 너는 여기서 곧바로 나아가는 거야. 서쪽으로, 서쪽으로 말이야.]
나가야마는 에리모 곶의 돌단을 가리켰다. 돌단이라고 해도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7,8킬로쯤 되는 백사장이 사람 그림자 하나 없이 황량하게 뻗어 있을 뿐이었다. 이제는 더 갈 수 없다고 나가야마는 생각했다. 에리모 곶에서 하꼬다데까지의 거리는 4백 킬로미터나 되었다. 무일푼으로 개를 데리고 걸어서 갈 수는 없었다.
나가야마는 배를 부둥켜안고 신음했다. 복통이 나으면 최후의 수단만이 남아 있었다. 구걸을 할 수 없으니 훔칠 수밖에 없다. 식량이건 돈이건 훔치고 볼 일이다. 아마도 잡힐 거다. 경찰에 넘겨지면 먹을 것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때에는 고로와 헤어져야 한다. 경찰은 개까지 돌봐 주지는 않을 거다. 그러나 나가야마는 절도나 강도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망설이다가 꼼짝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 고로가 옆에 와서 앉았다.
바닷가에는 흰 파도가 부서지고 있었다. 먼 바다는 어두운 남색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작은 배 한 척 보이지 않았다. 나가야마는 그것을 보면서 고로를 데리고 길을 나선 것을 후회했다. 개를 데리고 6백 킬로미터를 걸어가려고 한 것은 너무도 무모했다. 6백 킬로미터 뿐이 아니었다. 아오모리에서 도쿄까지는 몇 백킬로미터나 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거기서도 걸어가야만 하는 것이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거리가 가로 놓여 있었다. 해풍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고 있었다.
고로는 그 해풍에 얼굴을 돌렸다. 길게 찢어진 두 눈에 낮게 깔린 하늘이 비춰지고 있었다.
별안간 고로가 코를 하늘로 높이 치켜들었다. 하늘을 가리켰다. 하늘에서 무슨 냄새를 맡으려는 눈치였다. 잠시후 고로가 몸을 일으켰다. 잔등의 털이 싸악 거꾸로 서듯이 움직인 것을 나가야마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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