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전풍(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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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장 수라천제의 생존
드디어 ,천무대성이 움직였다. 광사탑과 빙천신궁!
그들의 중원 임시총단을 천무대성의 가공할 힘으로 초토화시켜
버린 것이다. 그것은 통쾌한 승전보였다.
한데, 그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 갑자기 무시무시한 피보라가
일어났다. 그동안 암중으로 활동해 왔던 광사탑과 빙천신궁ㅇ,
그들은 삽십여 년 전의 복수를 맹세하며 세외를 떠나 무섭게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광사탑주 광사무적 착목도-----!
빙천신궁주 빙존 조난향-----!
그들이 결국 중원으로......
거대한 마세를 전부 휘몰고 중원으로 몰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 피의 폭풍! 대사막에서 중원으로..... 북해에서
중원가지..... 무서운 피의 행진이 마침내 시작되고 말았으니...
삼십여년 전의 중원대겁난이 재현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무림의 절대자 천무시제는 발연대로하고 말았다.
마침내, 그는 무림첩을 천하각처로 돌렸고, 중원천하의 무림연맹회
소집령이 떨어지고 말았다. 중원천하가 몸을 일으켰다.
그런 와중속에서, 개방! 그들만은 시종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절곡, 사방에 풀 한포기 없이 황량한 계곡이었다.
기암괴석이 귀신처럼 난립해 있고, 시커먼 운무가 절곡을 뒤덮고
있어 지옥을 방불케 했다. 한데, 깎아지른 듯한 절곡의 중간쯤,
하나의 동굴이 시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있지 않는가?
동굴 안, 어둠이 먹물처럼 사방을 지배하는 천영동굴, 그 가운데,
백영 하나가 죽은 듯 누워있었다. 전신은 피투성이인 채로.....
그는 바로 담천기였다. 대체 그가 어떻게 이곳까지 들어왔단 말인가?
[으....으....] 괴로운 신음이 연이어 흐르고, 그의 감겼던
눈꺼풀이 힘겹게 벌어졌다.
[이...이곳은...으윽!]
상체를 일으키던 그는 온몸이 무서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신음을
토했다. 그때, 한줄기 냉혹한 음성이 그의 귓전에 와 닿았다.
[대단한 체질이군! 벌써 깨어나다니.....]
그 음성에는 놀라움이 배어있었다. 담천기는 흠칫 놀랐다.
[누....누구요?] 그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 그 순간, 담천기는 폐부가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으... 난생 처음대하는 무서운 .... 안광이다!)
그는 보았다. 어둠 속, 그곳에 괴물같은 괴인영 하나가 웅크리고
있음을.... 인영의 전신은 검은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백발은 마음대로 자라 무릎을 뒤덮고 있었다.
그의 두 눈, 그것은 마치 유황불처럼 섬뜩하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으음... 저분이 나를 이곳으로 끌어들였나 보구나.)
그는 몸을 일으키려 했다. [으윽----!]
그러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신음만 내뱉을 뿐이었다.
[일어날 생각마라!] 냉랭한 음성과 함께 괴노인의 손 하나가
가볍게 움직였다. 일순, 놀랍게도 부드러운 잠경이 일어나 그를
눕히는 것이었다. 담천기는 고통 속에서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엄청난 내공이다!0 [네 몸이 아무리 뛰어난 극강지체일지라도...
수라마공에 당한 이상 움직여서는 안된다.]
수라마공! 고금최강의 마공! 일설에 의하면 그것은 인간의 무공이
아니라 할 정도였다. 담천기는 내심 충격을 느꼈다.
(수라마공에 당한 흔적을 단번에 알아보다니.... 대체 이 괴인은..?)
그 순간, 괴노인의 번갯불 같은 시선이 담천기에게 꽂혔다.
[너에게 수라마공을 쓴 자는 대체 누구였는냐? 노부 그것만은
반드시 알아야겠다.] 후우우우.......! 무서운 살기가 괴노인의
전신에서 피어올랐다.
갑자기 일어난 놀라운 변화였다. 담천기는 전신이 갈기갈기 찌겨져
나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무서운 기운이 있었다니...? 천하의 그 어떤 고수도 이미
능가할 지경이지 않는가?)
담천기는 진동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물었다.
[뉘신지... 명호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으흐흐흐.... ] 무서운 괴소갈 흘렀다.
[네가 당한 상황을 먼저 이야기 하라!] [.....]
무엇인가...? 괴노인의 음성에 담천기는 가슴 밑바닥에서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 자신도 생각치 못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를 시작햇다. 구대무왕을 만났고,
혈사천주에 의해 이 절곡에 떨어지게 된 일까지....
한 순간, 괴노인의 눈에서 무서운 신광이 솟구쳤다.
[천두대사 등이 분명 금풍자란 놈에게 당했단 말이냐?]
[틀림없습니다.] [으흐흐흐......]
음산한 괴소가 소름끼치게 일어났다.
사방 벽면에서 먼지가 풀썩 일어날 정도였다.
진정 어마어마한 내공수위가 아닌가! 한데, 그 괴소는 마치 한을
토하듯 울분에 차 있는 것같은 괴이한 느낌이었다.
담천기는 그의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으며 말했다.
[혈사천주... 그가 펼친 무공으로 보아 그는 바로 수라천제가 틀림
없는것 같습니다.] 오오.... 수라천제!
고금제일인! 그가 진정 살아있다는 말인가?
정녕 혈사천주가 그 가공할 고수가 분명한 것인가?
한데, [우흐흐흐흐.....!] 돌연 괴노인이 음침한 괴소를 터뜨리는
게 아닌가! [그까짓 혈사천주란 놈이 어찌 감히 수라천제의
자격이 있겠느냐?] [.....?] 담천기의 몸이 얼어붙었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심상치 않았다.
[으하하하하.....!] 괴노인은 허공을 쏘아보며 광소를 터뜨렸다.
야수의 울부짖음인가? 한의 응어리가 터져나오는가?
그 광소는 마치 피에 굶주린 야차의 신음인양 광기마저 감돌고
있으니.... 순간, 괴노인의 눈에서 무시무시한 한광이 폭사되었다.
[혈사천주! 그놈이 바로 네가 말한 금풍자 일 것이다.!]
[옛?..그...그게.... 무슨....?] 담천기는 대경실색했다.
혈사천주가 바로 대효웅 금풍자일지도 모른다니.....
믿을 수 없는 충격이 전신을 휩쓸었다.
다시, 괴노인의 냉혹한 음성이 이어졌다.
[동시에....노부를 이렇게 만든 놈 또한 금풍자! 그자이다!]
[....!] 순간 괴노인은 검은천을 들어 자신의 전신을 드러냈다.
한데, 이럴 수가? 두 다리가 없었다.
허벅지에서부터 뭉턱 잘려나가고 허연 뼈만 앙상히 드러나 있지
않는가! 어디 그 뿐이랴? 팔도 하나 밖에 없었다.
괴노인은 천천히 검은천으로 전신을 가렸다.
(대체....!) [너는 노부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겠느냐?]
[....!] 일순, 담천기의 뇌리에 무서운 예감이 진동했다.
[그렇다면....!] [흐흐흐...둔한 놈은 아니군! 노부가 바로
수라천제다!] 오오.....!
가공할 충격! 수라천제! 눈 앞의 괴인이 바로 그 어마어마한
존재일 줄은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죽었다는 그가 이렇게 버젓이 살아 있었단 것이다.
정녕 믿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
담천기는 할말을 잃고 멍하니 괴노인을 응시했다.
숨막히는 적막, 그렇게 얼마쯤 흘렀을까? 돌연, 수라천제는 따이
꺼질 듯한 장탄식을 토해냈다. [흐흐...벌써 이백 수십 년이 흘렀는가?] 독백처럼 나직이 시작된 그의 이야기.....
가공할 비사!
이백 삼십 년 전, 평범한 나뭇꾼 소년이 있었다.
그의 근골만은 천고에 보기 드물게 뛰어난 것이었다.
어느날, 그에게 운명의 손길이 뻗었다. 도대체 어딘지도 모를
산중으로 접어들었고, 가공할 마기가 소년을 삽시간에 휘감아
버렸다. 그리고, 치솟는 마기 속에서 사악한 음성이 진동했다.
[너는.... 하늘이 보낸 망의 후예....너에게 천하무적의 마공을 전수
하겠다....!] 오오.... 그것이 시작이었다.
저주처럼 영혼을 뚫고 뇌리에 와 박히는 절대무싸의 마공들.....
그것은 지옥의 낙인이었다. 그리고, 소년은 다시 마의 음성을
들었다. [너는 강호에 가야한다! 가서 반드시 혈쇄를 구해와야
한다!] 소년..... 평범하기만 했던 소년은 고수가 되어 그 마역을
떠났다. 그렇게 바로 수라천제의 신화는 시작된 것이다.
한데, 혈쇄란 대체 무엇인가? 바로 저주와 공포로 뒤엉킨 마역을
열 수 있다는 천고마물이 아닌가! 천금혈옥! 그렇다
소년 수라천제는 믿을 수 없게도 그 저주의 마역에서 무공 일부를
전수받은 것이다. 그후, 백여 년이 흐르고 수라천제는 고금칠대고수
의 으뜸의 신화를 창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늘날 갑자기, 그에게 뜻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칠대고수 가운데 오대고수가 나타난 것이다.
잊지도 않은 혈쇄를 요구하는 그들, 그리고 벌어진 대혈투.....!
제아무리 수라천제라도 오대고수의 합공은 당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수라천제는 죽음 직전까지 이르고 말았다.
만약, 수라마공의 힘이 아니었다면 그는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한데, 그 당시 음모를 꾸민 자는 바로 칠대고수 가운데
만상귀령자가 아닌가! 만상귀령자! 어둠 속의 신비인,
그의 확실한 정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나, 수라천제는 그가 무슨 목적으로 음모를 꾸몄는지 끝내 알지
못했다. 그리고, 수라천제는 기적적으로 환생했다.
그는살아나자 마자 복수에 광분했다.
그의 휘하에 광천혈교가 탄생했고, 급기야, 천하는 그의 혈풍
앞에 무참히 무너졌다.
한데, 하나의 공교로운 하늘의 안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뜻하지 않게 혈쇄가 나타난 것이다. 혈쇄!
천금혈옥을 열수 있다는 천고의 마물! 수라천제는 곧 천금혈옥의
저주로 탄생한 존재였으며, 그의 목적은 오직 혈쇄를 찾아
천금혈옥을 개옥하는데 있었지 않는가?
하나, 그는 막상 혈쇄가 나타나자 심한 갈등을 겪었다.
천금혈옥이 열리면 천하는 종말을 고하고 말리란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그때, 구대무왕이 일어나 광천혈고를 멸망시켰으니.....
그 당시, 수라천제는 능히 구대무왕을 상대할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그는 이미 지독한 절독에 당하고난 후였으니....
순간, 수라천제의 눈에서 무서운 불꽃이 타올랐다.
[그 모든 것은 노부가 거둔 제자 천무생이 꾸민 암계였다.]
[천무생?] [바로 그놈....그놈은 처음부터 철저히 혈쇄만을
노리고 있었다. 그놈이 바로 금풍자이며 구대무왕까지 휩쓸어
버린 것이다.] 아아.... 대효웅 금풍자!
그의 껍질이 하나 둘 벗겨지는 순간이었다.
[음....!] [노부는 놈을 믿었기에 더욱 철저히 당한 것이다.]
[.....] [그리고 혈쇄는 이미 그놈의 손에 들어갔다.]
혈쇄! 담천기는 가슴에 불꽃이 일었다.
그의 가문은 바로 천금혈옥을 견제하기 위해 세워졌다 하지 않았는가!
한데, 그저주의 천금혈옥을 열수 있는 혈쇄를 이미 대효웅 금풍자
가 거머쥐고 있다 하니.... 어찌 경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금풍자! 그의 가공할 힘은 어디가 끝인지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일순, 담천기의 눈에 기광이 번뜩였다.
[그렇다면 혈사천주가 바로 노선배의 제자 천무생으로 생각하십니까?] [흐흐....그놈 말고 누가 또 수라마공을 안단 말이냐?]
수라천제의 눈에서 무서운 흉광이 쏟아졌다.
[노부는 이미 구대무왕과의 은원은 이미 잊었다. 다만.....!]
[그놈을 죽일 수만 있다면 노부는 생애 최고로 만족할 것이다.]
[......] [흐흐흐....노부는 네가 회복 되도록 도와 주겠다.
그놈을, 천무생을 죽여라!]
순간, 쓰윽----! 수라천제는 가볍게 한 손을 내밀었다.
다음 순간, 놀랍게도 강한 흡인력이 담천기를 끌어가는 게 아닌가!
그리고, 쏴---아! 담천기의 백회혈로 노도와 같은 진력이
스며들었다. 그건 단순한 상처 치료가 아니었다.
바고 고금제일인이었던 수라천제의 광세적인 내공진력이 아니겠는가!
[노, 노선배....!] 담천기는 대경하여 외쳤다.
수라천제는 눈을 부릅떴다. [저항할 생각은 마라! 그놈만을 죽여주면 된다!] [.....!]
[그리고 놈에게서 혈쇄를 찾아 없애버려라! 만약 천금혈옥이
열린다면 노부의 죄는 구천에서도 씻을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다.]
수라천제! 그는 이곳에서 무서운 복수심을 부태우고 있으되,
한편으로는 지난날을 후회하고 있었음인가?
그의 음성은 자괴로 가득했다.
[.....] 담천기의 전신에서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순간, 심오한 구결이 그의 고막으로 파고들었다.
[수라마공은 저주받은 무공이다. 천하의 어떤 절학도 그것을
깨뜨릴 수 없다. ] [......]
[잘들어라. 이것이 수라마공을 깰 수 있는 유일한 마공이다.
이름하여..... 역천수라마비......!]
절곡! 아무도 모른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
그것이 장차 천항의 운명을 뒤바꿔 놓을 줄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리고, 역천수라미비!
드디어 ,천무대성이 움직였다. 광사탑과 빙천신궁!
그들의 중원 임시총단을 천무대성의 가공할 힘으로 초토화시켜
버린 것이다. 그것은 통쾌한 승전보였다.
한데, 그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 갑자기 무시무시한 피보라가
일어났다. 그동안 암중으로 활동해 왔던 광사탑과 빙천신궁ㅇ,
그들은 삽십여 년 전의 복수를 맹세하며 세외를 떠나 무섭게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광사탑주 광사무적 착목도-----!
빙천신궁주 빙존 조난향-----!
그들이 결국 중원으로......
거대한 마세를 전부 휘몰고 중원으로 몰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 피의 폭풍! 대사막에서 중원으로..... 북해에서
중원가지..... 무서운 피의 행진이 마침내 시작되고 말았으니...
삼십여년 전의 중원대겁난이 재현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무림의 절대자 천무시제는 발연대로하고 말았다.
마침내, 그는 무림첩을 천하각처로 돌렸고, 중원천하의 무림연맹회
소집령이 떨어지고 말았다. 중원천하가 몸을 일으켰다.
그런 와중속에서, 개방! 그들만은 시종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절곡, 사방에 풀 한포기 없이 황량한 계곡이었다.
기암괴석이 귀신처럼 난립해 있고, 시커먼 운무가 절곡을 뒤덮고
있어 지옥을 방불케 했다. 한데, 깎아지른 듯한 절곡의 중간쯤,
하나의 동굴이 시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있지 않는가?
동굴 안, 어둠이 먹물처럼 사방을 지배하는 천영동굴, 그 가운데,
백영 하나가 죽은 듯 누워있었다. 전신은 피투성이인 채로.....
그는 바로 담천기였다. 대체 그가 어떻게 이곳까지 들어왔단 말인가?
[으....으....] 괴로운 신음이 연이어 흐르고, 그의 감겼던
눈꺼풀이 힘겹게 벌어졌다.
[이...이곳은...으윽!]
상체를 일으키던 그는 온몸이 무서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신음을
토했다. 그때, 한줄기 냉혹한 음성이 그의 귓전에 와 닿았다.
[대단한 체질이군! 벌써 깨어나다니.....]
그 음성에는 놀라움이 배어있었다. 담천기는 흠칫 놀랐다.
[누....누구요?] 그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 그 순간, 담천기는 폐부가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으... 난생 처음대하는 무서운 .... 안광이다!)
그는 보았다. 어둠 속, 그곳에 괴물같은 괴인영 하나가 웅크리고
있음을.... 인영의 전신은 검은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백발은 마음대로 자라 무릎을 뒤덮고 있었다.
그의 두 눈, 그것은 마치 유황불처럼 섬뜩하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으음... 저분이 나를 이곳으로 끌어들였나 보구나.)
그는 몸을 일으키려 했다. [으윽----!]
그러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신음만 내뱉을 뿐이었다.
[일어날 생각마라!] 냉랭한 음성과 함께 괴노인의 손 하나가
가볍게 움직였다. 일순, 놀랍게도 부드러운 잠경이 일어나 그를
눕히는 것이었다. 담천기는 고통 속에서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엄청난 내공이다!0 [네 몸이 아무리 뛰어난 극강지체일지라도...
수라마공에 당한 이상 움직여서는 안된다.]
수라마공! 고금최강의 마공! 일설에 의하면 그것은 인간의 무공이
아니라 할 정도였다. 담천기는 내심 충격을 느꼈다.
(수라마공에 당한 흔적을 단번에 알아보다니.... 대체 이 괴인은..?)
그 순간, 괴노인의 번갯불 같은 시선이 담천기에게 꽂혔다.
[너에게 수라마공을 쓴 자는 대체 누구였는냐? 노부 그것만은
반드시 알아야겠다.] 후우우우.......! 무서운 살기가 괴노인의
전신에서 피어올랐다.
갑자기 일어난 놀라운 변화였다. 담천기는 전신이 갈기갈기 찌겨져
나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무서운 기운이 있었다니...? 천하의 그 어떤 고수도 이미
능가할 지경이지 않는가?)
담천기는 진동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물었다.
[뉘신지... 명호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으흐흐흐.... ] 무서운 괴소갈 흘렀다.
[네가 당한 상황을 먼저 이야기 하라!] [.....]
무엇인가...? 괴노인의 음성에 담천기는 가슴 밑바닥에서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 자신도 생각치 못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를 시작햇다. 구대무왕을 만났고,
혈사천주에 의해 이 절곡에 떨어지게 된 일까지....
한 순간, 괴노인의 눈에서 무서운 신광이 솟구쳤다.
[천두대사 등이 분명 금풍자란 놈에게 당했단 말이냐?]
[틀림없습니다.] [으흐흐흐......]
음산한 괴소가 소름끼치게 일어났다.
사방 벽면에서 먼지가 풀썩 일어날 정도였다.
진정 어마어마한 내공수위가 아닌가! 한데, 그 괴소는 마치 한을
토하듯 울분에 차 있는 것같은 괴이한 느낌이었다.
담천기는 그의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으며 말했다.
[혈사천주... 그가 펼친 무공으로 보아 그는 바로 수라천제가 틀림
없는것 같습니다.] 오오.... 수라천제!
고금제일인! 그가 진정 살아있다는 말인가?
정녕 혈사천주가 그 가공할 고수가 분명한 것인가?
한데, [우흐흐흐흐.....!] 돌연 괴노인이 음침한 괴소를 터뜨리는
게 아닌가! [그까짓 혈사천주란 놈이 어찌 감히 수라천제의
자격이 있겠느냐?] [.....?] 담천기의 몸이 얼어붙었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심상치 않았다.
[으하하하하.....!] 괴노인은 허공을 쏘아보며 광소를 터뜨렸다.
야수의 울부짖음인가? 한의 응어리가 터져나오는가?
그 광소는 마치 피에 굶주린 야차의 신음인양 광기마저 감돌고
있으니.... 순간, 괴노인의 눈에서 무시무시한 한광이 폭사되었다.
[혈사천주! 그놈이 바로 네가 말한 금풍자 일 것이다.!]
[옛?..그...그게.... 무슨....?] 담천기는 대경실색했다.
혈사천주가 바로 대효웅 금풍자일지도 모른다니.....
믿을 수 없는 충격이 전신을 휩쓸었다.
다시, 괴노인의 냉혹한 음성이 이어졌다.
[동시에....노부를 이렇게 만든 놈 또한 금풍자! 그자이다!]
[....!] 순간 괴노인은 검은천을 들어 자신의 전신을 드러냈다.
한데, 이럴 수가? 두 다리가 없었다.
허벅지에서부터 뭉턱 잘려나가고 허연 뼈만 앙상히 드러나 있지
않는가! 어디 그 뿐이랴? 팔도 하나 밖에 없었다.
괴노인은 천천히 검은천으로 전신을 가렸다.
(대체....!) [너는 노부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겠느냐?]
[....!] 일순, 담천기의 뇌리에 무서운 예감이 진동했다.
[그렇다면....!] [흐흐흐...둔한 놈은 아니군! 노부가 바로
수라천제다!] 오오.....!
가공할 충격! 수라천제! 눈 앞의 괴인이 바로 그 어마어마한
존재일 줄은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죽었다는 그가 이렇게 버젓이 살아 있었단 것이다.
정녕 믿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
담천기는 할말을 잃고 멍하니 괴노인을 응시했다.
숨막히는 적막, 그렇게 얼마쯤 흘렀을까? 돌연, 수라천제는 따이
꺼질 듯한 장탄식을 토해냈다. [흐흐...벌써 이백 수십 년이 흘렀는가?] 독백처럼 나직이 시작된 그의 이야기.....
가공할 비사!
이백 삼십 년 전, 평범한 나뭇꾼 소년이 있었다.
그의 근골만은 천고에 보기 드물게 뛰어난 것이었다.
어느날, 그에게 운명의 손길이 뻗었다. 도대체 어딘지도 모를
산중으로 접어들었고, 가공할 마기가 소년을 삽시간에 휘감아
버렸다. 그리고, 치솟는 마기 속에서 사악한 음성이 진동했다.
[너는.... 하늘이 보낸 망의 후예....너에게 천하무적의 마공을 전수
하겠다....!] 오오.... 그것이 시작이었다.
저주처럼 영혼을 뚫고 뇌리에 와 박히는 절대무싸의 마공들.....
그것은 지옥의 낙인이었다. 그리고, 소년은 다시 마의 음성을
들었다. [너는 강호에 가야한다! 가서 반드시 혈쇄를 구해와야
한다!] 소년..... 평범하기만 했던 소년은 고수가 되어 그 마역을
떠났다. 그렇게 바로 수라천제의 신화는 시작된 것이다.
한데, 혈쇄란 대체 무엇인가? 바로 저주와 공포로 뒤엉킨 마역을
열 수 있다는 천고마물이 아닌가! 천금혈옥! 그렇다
소년 수라천제는 믿을 수 없게도 그 저주의 마역에서 무공 일부를
전수받은 것이다. 그후, 백여 년이 흐르고 수라천제는 고금칠대고수
의 으뜸의 신화를 창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늘날 갑자기, 그에게 뜻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칠대고수 가운데 오대고수가 나타난 것이다.
잊지도 않은 혈쇄를 요구하는 그들, 그리고 벌어진 대혈투.....!
제아무리 수라천제라도 오대고수의 합공은 당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수라천제는 죽음 직전까지 이르고 말았다.
만약, 수라마공의 힘이 아니었다면 그는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한데, 그 당시 음모를 꾸민 자는 바로 칠대고수 가운데
만상귀령자가 아닌가! 만상귀령자! 어둠 속의 신비인,
그의 확실한 정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나, 수라천제는 그가 무슨 목적으로 음모를 꾸몄는지 끝내 알지
못했다. 그리고, 수라천제는 기적적으로 환생했다.
그는살아나자 마자 복수에 광분했다.
그의 휘하에 광천혈교가 탄생했고, 급기야, 천하는 그의 혈풍
앞에 무참히 무너졌다.
한데, 하나의 공교로운 하늘의 안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뜻하지 않게 혈쇄가 나타난 것이다. 혈쇄!
천금혈옥을 열수 있다는 천고의 마물! 수라천제는 곧 천금혈옥의
저주로 탄생한 존재였으며, 그의 목적은 오직 혈쇄를 찾아
천금혈옥을 개옥하는데 있었지 않는가?
하나, 그는 막상 혈쇄가 나타나자 심한 갈등을 겪었다.
천금혈옥이 열리면 천하는 종말을 고하고 말리란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그때, 구대무왕이 일어나 광천혈고를 멸망시켰으니.....
그 당시, 수라천제는 능히 구대무왕을 상대할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그는 이미 지독한 절독에 당하고난 후였으니....
순간, 수라천제의 눈에서 무서운 불꽃이 타올랐다.
[그 모든 것은 노부가 거둔 제자 천무생이 꾸민 암계였다.]
[천무생?] [바로 그놈....그놈은 처음부터 철저히 혈쇄만을
노리고 있었다. 그놈이 바로 금풍자이며 구대무왕까지 휩쓸어
버린 것이다.] 아아.... 대효웅 금풍자!
그의 껍질이 하나 둘 벗겨지는 순간이었다.
[음....!] [노부는 놈을 믿었기에 더욱 철저히 당한 것이다.]
[.....] [그리고 혈쇄는 이미 그놈의 손에 들어갔다.]
혈쇄! 담천기는 가슴에 불꽃이 일었다.
그의 가문은 바로 천금혈옥을 견제하기 위해 세워졌다 하지 않았는가!
한데, 그저주의 천금혈옥을 열수 있는 혈쇄를 이미 대효웅 금풍자
가 거머쥐고 있다 하니.... 어찌 경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금풍자! 그의 가공할 힘은 어디가 끝인지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일순, 담천기의 눈에 기광이 번뜩였다.
[그렇다면 혈사천주가 바로 노선배의 제자 천무생으로 생각하십니까?] [흐흐....그놈 말고 누가 또 수라마공을 안단 말이냐?]
수라천제의 눈에서 무서운 흉광이 쏟아졌다.
[노부는 이미 구대무왕과의 은원은 이미 잊었다. 다만.....!]
[그놈을 죽일 수만 있다면 노부는 생애 최고로 만족할 것이다.]
[......] [흐흐흐....노부는 네가 회복 되도록 도와 주겠다.
그놈을, 천무생을 죽여라!]
순간, 쓰윽----! 수라천제는 가볍게 한 손을 내밀었다.
다음 순간, 놀랍게도 강한 흡인력이 담천기를 끌어가는 게 아닌가!
그리고, 쏴---아! 담천기의 백회혈로 노도와 같은 진력이
스며들었다. 그건 단순한 상처 치료가 아니었다.
바고 고금제일인이었던 수라천제의 광세적인 내공진력이 아니겠는가!
[노, 노선배....!] 담천기는 대경하여 외쳤다.
수라천제는 눈을 부릅떴다. [저항할 생각은 마라! 그놈만을 죽여주면 된다!] [.....!]
[그리고 놈에게서 혈쇄를 찾아 없애버려라! 만약 천금혈옥이
열린다면 노부의 죄는 구천에서도 씻을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다.]
수라천제! 그는 이곳에서 무서운 복수심을 부태우고 있으되,
한편으로는 지난날을 후회하고 있었음인가?
그의 음성은 자괴로 가득했다.
[.....] 담천기의 전신에서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순간, 심오한 구결이 그의 고막으로 파고들었다.
[수라마공은 저주받은 무공이다. 천하의 어떤 절학도 그것을
깨뜨릴 수 없다. ] [......]
[잘들어라. 이것이 수라마공을 깰 수 있는 유일한 마공이다.
이름하여..... 역천수라마비......!]
절곡! 아무도 모른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
그것이 장차 천항의 운명을 뒤바꿔 놓을 줄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리고, 역천수라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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