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전풍(36)
페이지 정보
본문
제 36장 잠입
주위는 이미 어두워졌고, 담천기는 침상에 단좌한 채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사위는 쥐죽은 듯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 감겼던 그의 눈이 떠지고, 그의 내심이 조용히 정리되고
있었다. (시비 홍아에게 이곳에 아무도 접근치 못하게 지시했고
..... 주위에는 천라기진이 설치되었으니....누구든 함부로
들어올 수 없다.)
그는 품에서 하나의 나무토막을 꺼냈다.
괴이하게 생긴 나무토막,
[이것이 밀교의 환술비목임을 아무도 모를 것이다.]
환술비록----!
대체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가? 그 순간, 그의 전신으로
기이한 환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자욱한 무령의 기운, 그것은 거의 환상적으로 피어오르더니 종내는
침상에 놓인 환술비록까지 휘감았다. 그때,
담천기의 입에서 괴이한 중얼거림이 흐르는데, 그것은 마치
주술같았다. 뒤이어 그의 몸에서 환무가 걷혔다.
스스..... 한데, 이게 무슨 조화인가?
침상 위에 실로 기절초풍할 일이 벌어져 있지 않는가!
방 안에 담천기가 두사람이 된 것이다. 담천기는 우뚝 서 있는데,
또 다른 담천기는 침상에 가부좌를 틀고 있는 것이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지경이었다.
[밀교환술이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비록 정도의 절학은
아니지만 쓰임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는가!]
담천기의 얼굴에 감탄이 스쳤다. 밀교의 환궁밀전!
그곳에 있는 환술을 펼쳐 그는 또 하나의 담천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비록 눈속임에 불과하지만 극대의 정신력이 필요한 환체대법이다.
유지할 수 있는 앞으로 두시진 남짓.....]
그는 잠시 침상의 담천기를 바라보며 기이한 미소를 흘렸다.
[누가 만약 건드리면 환체는 다시 비목으로 변하고 만다.
하나 두 시진이면 충분하다!]
그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흑의와 보광이 서린
검을 꺼냈다. 검--!
그 검신은 종잇장같이 부드럽고 얇았으며, 전체적으로 은은한
자광이 흐르고 있었다.
(자룡기....! 당곡별부에서 이걸 가져오길 잘했군!)
연검 자룡기! 바로 연나라 때 만들어진 천고의 신검이었다.
담천기는 검신을 타고흐르는 자광을 만족한 듯 바라보다가
그것을 허리에 감았다. 스륵.....!
자룡기는 그의 허리에 흔적도 없이 감겼다.
이어, 그는 일산에 흑의를 걸친 다음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젠 준비가 끝났다!) 그는 가볍게 어깨를 흔들었다.
스--윽!
[흑!] [으.....!]
소리도 없이 허공을 부여잡으며 두 명의 흑의인 쓰러졌다.
그 자리에 불쑥 야행인 하나가 나타났다.
그는 바로 복면을 한 담천기였다.
그는 사방을 둘러보며 내심 터덜거렸다.
(이건 생각보다 훨씬 지독한 매복인걸!) 여기는 후궁쪽이었다.
지금 담천기는 후궁으로 이르는 절곡 사이에 있었던 것이다.
사방에는 지독한 운무가 자욱이 깔려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절세금진 다섯 새를 격파하였고, 무서운 고수
들로 이루어진 삼엄한 관문 열 개 이상을 돌파하고 돈 것이다.
일순, [......!] 그의 눈 앞이 환하게 트였다.
마침내, 그는 후궁 깊숙한 곳에 자리한 비역을 발견한 것이다.
비역--!
그곳은 바로 기형의 계곡이었다. 삼면이 막혀있고 입구는
단 하나 담천기가 들어온 것 뿐이었다.
한데, 그 계곡 안에 실로 굉이하기 그지 없는 누각 하나가 서
있지 않는가! [....?] 음산한 분위기가 누각 전체를 뒤덬고
있었고, 마치 죽음같은 적막에 휘감겨 있었다.
(바로 저곳인가?) 담천기는 전신이 팽팽히 긴장됨을 느꼈다.
스슥....! 그는 귀신도 모를 신법으로 누각으 행해 접근해 갔다.
그 순간, [누구냐!] 파파---팟! 냉혹한 대갈과 함께 좌우에서
두 개의 인영이 퉁기듯 튀쳐나왔다.
그러나 다음 순간, [.....?]
그들은 어리둥절하고 말았다. 아무도 없지 않는가?
담천기의 신형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두 흑의인이 서로를 바라보며 음산히 중얼거렸다.
[괴이하군. 분명 무슨 소리를 들었는데.....?]
[우리의 눈을 속일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스스.....!
이내 그을의 신형은 좌우로 갈라져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여태 전혀 볼 수 없었던 초강고수들....천풍어기를 시전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발각될 뻔 했구나!)
스....스으....! 담천기, 그의 신형은 소리도 없이 안으로
미끄러져 갔다. {대체 저 누각에 무엇이 있기에 이토록
철통같은.....?) 순간, (아차!) 그는 낭패를 금치 못했다.
그가 누각의 측면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공교롭게도 누각 안에서
나오던 자의노인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만 것이다.
[웬....?] 자의노이이 막 소리치는 순간, 번--쩍!
한 가닥 섬광이 그의 목줄기를 꿰뚫었다.
(어....?) 부급뜬 자의노인의 눈에서 불신의 빛이 역력했다.
보고도 믿지 못할 가공할 쾌검을 본 것이다.
더욱이, 그와 담천기와의 거리는 무려 십 장이나 되지 않는가?
게다가 담천기는 맨손이었다. 그가 허리의 자룡기를 발견하고
그 검이 목에 꽂히는 순간까지 자의노인은 겨우 한 마디 밖에
내뱉지 못한 것이다. 어찌 믿겠는가? 공포의 쾌검!
바로 검왕의 천뢰구검이 아니겠는가! 한데 담천기가 자룡기를
회수하기도 전이었다. 쏴--악!
마치 광풍폭우같은 광채가 담천기를 휘감았다.
그 위세와 속도! 실로 무시무시한 것이 아닌가!
차--차--창! 번갯불이 퉁겨오르고, 거센 회오리가 일대를 벽력
처럼 휩쓸었다. 담천기는 질풍처럼 물러가 내려섰다.
(이토록 무서운... 도세가 존재하다니.....!)
앞을 보던 담천기는 내심 신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패도신옹!) 과연 담천기의 앞에는 한 명의 괴노인이 우뚝 서
있었다. 거도 하나를 거머쥐고 선 모습, 그것은 태산을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
패도신옹!
그는 바로 천무대성의 십이대봉공 가운데 가장 무서운 고수가
아닌가! 그 순간, 패도신옹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노부의 참륜패도를 막아내다니....!] (좋지않다!)
담천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는 이미 노출된 것이다.
(염탐이 목적이지 싸우는게 아니지 않았는가? 공연히 힘으 소모할
때가 아니다!) 그의 신형이 움직였다.
[놈! 어딜---!] 패도신옹의 거도가 벼락같이 섬광을 토했다.
번--쩍! 창! 차--창!
뇌성이 울부짖는 듯한 굉음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순간, [윽!] 잛은 신음과 함께 두 사람이 갈라섰다.
패도신옹! 놀랍게도 그의 가슴은 길게 베어져 피분수를 뿜고
있었다. [무다의 자오성검이라니! 너는 대체 누구냐?]
[하하... 그것은 검이 말해줄 것이다!] 담천기의 신형이 날아오르
며 자룡기가 무지개를 그렸다. 츠--파파팟!
오오....! 그 가공할 검세! 그것은 차라리 태산이 덮쳐오는
것 같지 않는가! 감히 그 앞에서 항거란 있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파파파---팟! [크--으---!]
수백 줄기의 피보라가 자욱이 일어났다.
패도신옹은 전신은 완전히 짓뭉개진 채 연달아 물러서고 있었다.
[으으....천룡구대검까지!] 천룡구대검! 무적의 신화와
함께한 미증유의 검학! 그는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정체를...밝혀라! 네가 누구기에 감히...천무금지를 엿보느냐?]
순간, 담천기는 주위의 공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휘--익! 휙!
이미 사방에서 흑의인들이 벼락같이 몰려들고 있었다.
(틀렸다!) 그는 입술을 물며 어깨를 흔들었다.
스스...슥! 이미 그의 신형은 그 자리에 없었다.
[마...막아라!] 패도신옹의 외침이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하나, 십 장 밖으로 미끄러지고 있는 담천기의 쌍장이 이미
춤을 추고 있었다. 꽈르르르---르릉! 휘리리리----리리---!
마치 돌풍이 치솟아 오르는가 싶자, 앞을 막아서던 흑의인들이
장난감처럼 퉁겨나가는 게 아닌가!
[으--악!] [크아--아--악!] 무시무시한 힘이었다.
다음 순간, 담천기의 신형은 유령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으으....천하에 저렇게 무서운 놈이 있었을 줄이야.....?]
패도신옹, 그는 완전히 넋을 놓고 말았다.
휘--익!
삽시간에 절곡의 입구까지 다다른 담천기, 하나 그 순간,
그는 움찔 놀라며 신형을 멈추고 말았다.
[대담하구나!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담담한 음성, 그러나 심금을 뒤흔들어 버리는 가공할 내력이
깃든 음성이었다. 동시에 꽈아아아----
무시무시한 잠경이 밀어닥쳤다. 담천기는 다급히 쌍장을 내밀었다.
콰--콰--쾅! 거대한 굉음과 흙먼지가 천지를 휩쓸었다.
[으....음!] 신음성이 터지며 담천기의 미간이 구겨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서고 있었다.
아.....1 이건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담천기가 밀리다니....? 천하에 누가 있어 거의 무한대에 이른
담천기의 내공을 막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
[....!] 담천기는 불신이 가득찬 시선으로 앞을 쏘아보았다.
삼 장 앞, 한 명의 중년인이 옷자락을 펄럭이며 서 있었다.
(천무신제.....!) 담천기는 내심 신음하고 말았다.
아아....! 놀랍게도 눈앞에는 절대자 천무신제가 나타나 있는
것이었다. 상황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때, 천무신제의 청수한 얼굴도 놀람으로 가득했다.
[광사탑은 너같은 고수를 길러낼 능력이 없다! 너는 혈사천에서
왔느냐?] 내부를 우를 진동시키는 음성, 일순,
담천기는 내심 해연히 놀랐다.
(혈사천도 알고 있었다니....?]
그렇다면 천무신제는 결국 모든 것을 손바닥 보듯 알고 있었다는
뜻이 아닌가! 순간, 담천기의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신제! 한 번쯤 부딪쳐 보는 것도 나쁠게 없다!)
다음 순간, 그는 벼락치듯 천무신제를 덮쳐갔다.
화르르르--르릉! 그의 십지에서 가공할 폭염이 벼락치듯
뿜어졌다. [육양지!]
천무신제는 흠칫했다. 하나, 그는 이내 괴이한 각도로 일장을
가격했다. 꽈--꽝! 벼락같은 굉음이 터지고,
쏴--아! 그 반동을 기막히게 이용하며 담천기의 신형이 야공으로
쭉 뻗어오르는 게 아닌가!
그 순간, [서랏!] 냉엄한 호통이 터지며 검은 그림자 하나가
담천기를 덮쳤다. 실로 가공할 기세,
차--창! 야공에서 번갯부이 일어나더니, [욱....!]
검은 그림자가 다급히 떨어졌다.
하나, 그의 신형은 믿을 수 없게도 뒤집어지더니 다시 날아올랐다.
그 순간, 천무신제의 나직한 음성이 울렸다.
[쫓을 필요 없다. 놈은 이미 이곳을 벗어났다.]
스스--슷! 검은 그림자는 근처 어딘가로 모습을 감추었다.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문득, 천무신제는 어두운 야공을
응시했다.
(풍운대장까지 일격에 격퇴시키다니.... 거기다 나와 맞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무서운 고수......!)
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대체 놈은....?) 그의 눈빛이 은은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무심한 야풍에 그이 옷자락이 부서지고 있었다.
휘이잉.....!
스윽....! 담천기의 신형이 유령처럼 처소로 돌아왔다.
그의 전신은 땀으로 목욕한 듯 홍건했다.
(천무신제! 그는 정녕 무서운 고수였다. 한데... 그는 그 비역에
무엇을 숨겨놓았기에.....)
갑자기 그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흠칫 굳어졌다.
놀랍게도 주위에 풀어놓은 진세가 흐트러져 있지 않는가?
(천라기진은 침입을 가미지하는데 목적이 있는 기진..그렇다며
침입자가...?) 순간, [....]
담천기의 눈이 기이하게 빛났다.
침실 입구에 하나의 흑영이 안의 동정을 살피고 있지 않는가!
(급하게 됐다!) 다음 순간, 그의 신형이 바람처럼 흔들리며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침상, 또 하나의 담천기가 아직도 가부좌를 튼 채 단아하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수고했다!) 담천기는 씨익 웃으며 그의 코 끝을 툭 쳤다.
팟! 환체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순간, 스륵.....! 문이 열리며 흑영이 유령처럼 들어섰다.
----------------------------------------------------
4권 끝입니다... 재미있게 보세요....
주위는 이미 어두워졌고, 담천기는 침상에 단좌한 채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사위는 쥐죽은 듯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 감겼던 그의 눈이 떠지고, 그의 내심이 조용히 정리되고
있었다. (시비 홍아에게 이곳에 아무도 접근치 못하게 지시했고
..... 주위에는 천라기진이 설치되었으니....누구든 함부로
들어올 수 없다.)
그는 품에서 하나의 나무토막을 꺼냈다.
괴이하게 생긴 나무토막,
[이것이 밀교의 환술비목임을 아무도 모를 것이다.]
환술비록----!
대체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가? 그 순간, 그의 전신으로
기이한 환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자욱한 무령의 기운, 그것은 거의 환상적으로 피어오르더니 종내는
침상에 놓인 환술비록까지 휘감았다. 그때,
담천기의 입에서 괴이한 중얼거림이 흐르는데, 그것은 마치
주술같았다. 뒤이어 그의 몸에서 환무가 걷혔다.
스스..... 한데, 이게 무슨 조화인가?
침상 위에 실로 기절초풍할 일이 벌어져 있지 않는가!
방 안에 담천기가 두사람이 된 것이다. 담천기는 우뚝 서 있는데,
또 다른 담천기는 침상에 가부좌를 틀고 있는 것이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지경이었다.
[밀교환술이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비록 정도의 절학은
아니지만 쓰임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는가!]
담천기의 얼굴에 감탄이 스쳤다. 밀교의 환궁밀전!
그곳에 있는 환술을 펼쳐 그는 또 하나의 담천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비록 눈속임에 불과하지만 극대의 정신력이 필요한 환체대법이다.
유지할 수 있는 앞으로 두시진 남짓.....]
그는 잠시 침상의 담천기를 바라보며 기이한 미소를 흘렸다.
[누가 만약 건드리면 환체는 다시 비목으로 변하고 만다.
하나 두 시진이면 충분하다!]
그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흑의와 보광이 서린
검을 꺼냈다. 검--!
그 검신은 종잇장같이 부드럽고 얇았으며, 전체적으로 은은한
자광이 흐르고 있었다.
(자룡기....! 당곡별부에서 이걸 가져오길 잘했군!)
연검 자룡기! 바로 연나라 때 만들어진 천고의 신검이었다.
담천기는 검신을 타고흐르는 자광을 만족한 듯 바라보다가
그것을 허리에 감았다. 스륵.....!
자룡기는 그의 허리에 흔적도 없이 감겼다.
이어, 그는 일산에 흑의를 걸친 다음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젠 준비가 끝났다!) 그는 가볍게 어깨를 흔들었다.
스--윽!
[흑!] [으.....!]
소리도 없이 허공을 부여잡으며 두 명의 흑의인 쓰러졌다.
그 자리에 불쑥 야행인 하나가 나타났다.
그는 바로 복면을 한 담천기였다.
그는 사방을 둘러보며 내심 터덜거렸다.
(이건 생각보다 훨씬 지독한 매복인걸!) 여기는 후궁쪽이었다.
지금 담천기는 후궁으로 이르는 절곡 사이에 있었던 것이다.
사방에는 지독한 운무가 자욱이 깔려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절세금진 다섯 새를 격파하였고, 무서운 고수
들로 이루어진 삼엄한 관문 열 개 이상을 돌파하고 돈 것이다.
일순, [......!] 그의 눈 앞이 환하게 트였다.
마침내, 그는 후궁 깊숙한 곳에 자리한 비역을 발견한 것이다.
비역--!
그곳은 바로 기형의 계곡이었다. 삼면이 막혀있고 입구는
단 하나 담천기가 들어온 것 뿐이었다.
한데, 그 계곡 안에 실로 굉이하기 그지 없는 누각 하나가 서
있지 않는가! [....?] 음산한 분위기가 누각 전체를 뒤덬고
있었고, 마치 죽음같은 적막에 휘감겨 있었다.
(바로 저곳인가?) 담천기는 전신이 팽팽히 긴장됨을 느꼈다.
스슥....! 그는 귀신도 모를 신법으로 누각으 행해 접근해 갔다.
그 순간, [누구냐!] 파파---팟! 냉혹한 대갈과 함께 좌우에서
두 개의 인영이 퉁기듯 튀쳐나왔다.
그러나 다음 순간, [.....?]
그들은 어리둥절하고 말았다. 아무도 없지 않는가?
담천기의 신형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두 흑의인이 서로를 바라보며 음산히 중얼거렸다.
[괴이하군. 분명 무슨 소리를 들었는데.....?]
[우리의 눈을 속일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스스.....!
이내 그을의 신형은 좌우로 갈라져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여태 전혀 볼 수 없었던 초강고수들....천풍어기를 시전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발각될 뻔 했구나!)
스....스으....! 담천기, 그의 신형은 소리도 없이 안으로
미끄러져 갔다. {대체 저 누각에 무엇이 있기에 이토록
철통같은.....?) 순간, (아차!) 그는 낭패를 금치 못했다.
그가 누각의 측면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공교롭게도 누각 안에서
나오던 자의노인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만 것이다.
[웬....?] 자의노이이 막 소리치는 순간, 번--쩍!
한 가닥 섬광이 그의 목줄기를 꿰뚫었다.
(어....?) 부급뜬 자의노인의 눈에서 불신의 빛이 역력했다.
보고도 믿지 못할 가공할 쾌검을 본 것이다.
더욱이, 그와 담천기와의 거리는 무려 십 장이나 되지 않는가?
게다가 담천기는 맨손이었다. 그가 허리의 자룡기를 발견하고
그 검이 목에 꽂히는 순간까지 자의노인은 겨우 한 마디 밖에
내뱉지 못한 것이다. 어찌 믿겠는가? 공포의 쾌검!
바로 검왕의 천뢰구검이 아니겠는가! 한데 담천기가 자룡기를
회수하기도 전이었다. 쏴--악!
마치 광풍폭우같은 광채가 담천기를 휘감았다.
그 위세와 속도! 실로 무시무시한 것이 아닌가!
차--차--창! 번갯불이 퉁겨오르고, 거센 회오리가 일대를 벽력
처럼 휩쓸었다. 담천기는 질풍처럼 물러가 내려섰다.
(이토록 무서운... 도세가 존재하다니.....!)
앞을 보던 담천기는 내심 신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패도신옹!) 과연 담천기의 앞에는 한 명의 괴노인이 우뚝 서
있었다. 거도 하나를 거머쥐고 선 모습, 그것은 태산을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
패도신옹!
그는 바로 천무대성의 십이대봉공 가운데 가장 무서운 고수가
아닌가! 그 순간, 패도신옹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노부의 참륜패도를 막아내다니....!] (좋지않다!)
담천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는 이미 노출된 것이다.
(염탐이 목적이지 싸우는게 아니지 않았는가? 공연히 힘으 소모할
때가 아니다!) 그의 신형이 움직였다.
[놈! 어딜---!] 패도신옹의 거도가 벼락같이 섬광을 토했다.
번--쩍! 창! 차--창!
뇌성이 울부짖는 듯한 굉음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순간, [윽!] 잛은 신음과 함께 두 사람이 갈라섰다.
패도신옹! 놀랍게도 그의 가슴은 길게 베어져 피분수를 뿜고
있었다. [무다의 자오성검이라니! 너는 대체 누구냐?]
[하하... 그것은 검이 말해줄 것이다!] 담천기의 신형이 날아오르
며 자룡기가 무지개를 그렸다. 츠--파파팟!
오오....! 그 가공할 검세! 그것은 차라리 태산이 덮쳐오는
것 같지 않는가! 감히 그 앞에서 항거란 있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파파파---팟! [크--으---!]
수백 줄기의 피보라가 자욱이 일어났다.
패도신옹은 전신은 완전히 짓뭉개진 채 연달아 물러서고 있었다.
[으으....천룡구대검까지!] 천룡구대검! 무적의 신화와
함께한 미증유의 검학! 그는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정체를...밝혀라! 네가 누구기에 감히...천무금지를 엿보느냐?]
순간, 담천기는 주위의 공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휘--익! 휙!
이미 사방에서 흑의인들이 벼락같이 몰려들고 있었다.
(틀렸다!) 그는 입술을 물며 어깨를 흔들었다.
스스...슥! 이미 그의 신형은 그 자리에 없었다.
[마...막아라!] 패도신옹의 외침이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하나, 십 장 밖으로 미끄러지고 있는 담천기의 쌍장이 이미
춤을 추고 있었다. 꽈르르르---르릉! 휘리리리----리리---!
마치 돌풍이 치솟아 오르는가 싶자, 앞을 막아서던 흑의인들이
장난감처럼 퉁겨나가는 게 아닌가!
[으--악!] [크아--아--악!] 무시무시한 힘이었다.
다음 순간, 담천기의 신형은 유령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으으....천하에 저렇게 무서운 놈이 있었을 줄이야.....?]
패도신옹, 그는 완전히 넋을 놓고 말았다.
휘--익!
삽시간에 절곡의 입구까지 다다른 담천기, 하나 그 순간,
그는 움찔 놀라며 신형을 멈추고 말았다.
[대담하구나!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담담한 음성, 그러나 심금을 뒤흔들어 버리는 가공할 내력이
깃든 음성이었다. 동시에 꽈아아아----
무시무시한 잠경이 밀어닥쳤다. 담천기는 다급히 쌍장을 내밀었다.
콰--콰--쾅! 거대한 굉음과 흙먼지가 천지를 휩쓸었다.
[으....음!] 신음성이 터지며 담천기의 미간이 구겨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서고 있었다.
아.....1 이건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담천기가 밀리다니....? 천하에 누가 있어 거의 무한대에 이른
담천기의 내공을 막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
[....!] 담천기는 불신이 가득찬 시선으로 앞을 쏘아보았다.
삼 장 앞, 한 명의 중년인이 옷자락을 펄럭이며 서 있었다.
(천무신제.....!) 담천기는 내심 신음하고 말았다.
아아....! 놀랍게도 눈앞에는 절대자 천무신제가 나타나 있는
것이었다. 상황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때, 천무신제의 청수한 얼굴도 놀람으로 가득했다.
[광사탑은 너같은 고수를 길러낼 능력이 없다! 너는 혈사천에서
왔느냐?] 내부를 우를 진동시키는 음성, 일순,
담천기는 내심 해연히 놀랐다.
(혈사천도 알고 있었다니....?]
그렇다면 천무신제는 결국 모든 것을 손바닥 보듯 알고 있었다는
뜻이 아닌가! 순간, 담천기의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신제! 한 번쯤 부딪쳐 보는 것도 나쁠게 없다!)
다음 순간, 그는 벼락치듯 천무신제를 덮쳐갔다.
화르르르--르릉! 그의 십지에서 가공할 폭염이 벼락치듯
뿜어졌다. [육양지!]
천무신제는 흠칫했다. 하나, 그는 이내 괴이한 각도로 일장을
가격했다. 꽈--꽝! 벼락같은 굉음이 터지고,
쏴--아! 그 반동을 기막히게 이용하며 담천기의 신형이 야공으로
쭉 뻗어오르는 게 아닌가!
그 순간, [서랏!] 냉엄한 호통이 터지며 검은 그림자 하나가
담천기를 덮쳤다. 실로 가공할 기세,
차--창! 야공에서 번갯부이 일어나더니, [욱....!]
검은 그림자가 다급히 떨어졌다.
하나, 그의 신형은 믿을 수 없게도 뒤집어지더니 다시 날아올랐다.
그 순간, 천무신제의 나직한 음성이 울렸다.
[쫓을 필요 없다. 놈은 이미 이곳을 벗어났다.]
스스--슷! 검은 그림자는 근처 어딘가로 모습을 감추었다.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문득, 천무신제는 어두운 야공을
응시했다.
(풍운대장까지 일격에 격퇴시키다니.... 거기다 나와 맞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무서운 고수......!)
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대체 놈은....?) 그의 눈빛이 은은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무심한 야풍에 그이 옷자락이 부서지고 있었다.
휘이잉.....!
스윽....! 담천기의 신형이 유령처럼 처소로 돌아왔다.
그의 전신은 땀으로 목욕한 듯 홍건했다.
(천무신제! 그는 정녕 무서운 고수였다. 한데... 그는 그 비역에
무엇을 숨겨놓았기에.....)
갑자기 그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흠칫 굳어졌다.
놀랍게도 주위에 풀어놓은 진세가 흐트러져 있지 않는가?
(천라기진은 침입을 가미지하는데 목적이 있는 기진..그렇다며
침입자가...?) 순간, [....]
담천기의 눈이 기이하게 빛났다.
침실 입구에 하나의 흑영이 안의 동정을 살피고 있지 않는가!
(급하게 됐다!) 다음 순간, 그의 신형이 바람처럼 흔들리며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침상, 또 하나의 담천기가 아직도 가부좌를 튼 채 단아하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수고했다!) 담천기는 씨익 웃으며 그의 코 끝을 툭 쳤다.
팟! 환체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순간, 스륵.....! 문이 열리며 흑영이 유령처럼 들어섰다.
----------------------------------------------------
4권 끝입니다... 재미있게 보세요....
추천62 비추천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