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전풍(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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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장 거인의 분노
[혹시 이 안에 뭔가 들어 있지 않는냐?]
담천기는 찻주전자를 가리키며 시녀늘 바라보았다.
[그...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하...그만 나가 보아라.]
[그, 그럼....] 시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밖으로 나갔다.
홍아! 그녀는 바로 부상을 입은 녹수 대신 담천기의 시중을
들고 있는 시녀였다. 담천기는 침상에 벌렁 누웠다.
(오늘 하루 종일 놈들의 종적을 조사했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
바로 어젯 밤, 운혜미의 납치 사건을 생각한 것이었다.
그 사건은 천무대성을 발칵 뒤집어 놓았으나 외부에는 공표하지
않았다. 정녕 치욕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천무신제는 물론 대노했지만, 그들의 조직은 실로 치밀하여 아무런
흔적초자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운혜미를 미혼약에 취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녀의 시비였다!)
가장 믿었던 시비의 배신, 그렇기에 운혜미는 꼼짝 못하고 당한
것이었다. [하나 그 시비 역시 피살체로 발견되었고 흑의복면인
품에서는 아무런 단서조차 나오지 않았다. 무섭도록 치밀한 자들.....!] 천하의 누가 감히 절대자 천무신제를 건드린단 말인가?
폭풍이 시작....! 바로 그 시초이리라!
[천무대성에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놈들의 꼬리는 곧 잡히겠지
.....] 한데, 그 순간이었다. 그의 얼굴이ㅏ 차갑게 굳어졌다.
[왔으면 모습을 나타내는 게 도리가 아니겠소?]
순가, 그의 귓전으로 괴이한 전음이 파고들었다.
[으흐흐.... 과연 대단합니다. 공자의 이목을 도저히 피할 재간이
없군요!] [흑노요?] 스스.....!
경미한 기척이 일며 침상 곁에 흑영 하나가 나타났다.
야신 흑리풍이었다. 담천기는 은근히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천무대성에 천라지망이 펼쳐져 있거늘 어떻게 이곳까지
올 수 있었소?] 야신은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흐흐...천하의 야신이 거저 얻은 이름입니까?]
[도둑질해서 얻은 명성이 아니던가?] 일순, 야신의 얼굴이 구겨졌다.
(크으! 또 당했다!) 하나, 이내 그는 정색을 했다.
[천무대성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아닌 게 아니라 경비가
지독할 지경이었습니다.]
[일이 있기는 있었소. 한데 무슨 일로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왔소?]
일순, 야신의 얼굴에 긴장이 떠올랐다.
[실은 놀라운 일이 있어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
[그것은...오십여년 전에 실종되었던 천하고수중 일부가 갑자기
돌아왔습니다.] [뭐라고?] 담천기는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났다.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실종되었던 천하고수!
그들은 바로 구대무왕의 후예들이며, 오십여 년 전 구대무왕의
실종사건을 밝히려고 떠났다가 그들마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적이 있었다. 그런 그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하지 않는가?
그것은 절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돌아온 자들이
있었습니다. 한데....] [....?]
[괴이한 것은 그들이 지난 날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기다 각파에서 그들이 돌아온 것을 극비로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음....!] 담천기는 신음했다.
심상치 않은 풍운이 느껴졌다.
그가 누군가? 그는 바로 구대무왕의 공동전인이며 각파를 부흥시
키라는 엄중한 대명까지 있는 몸이 아니던가!
[그리고.....!] 야시노 긴장하며 말을 이으려 했다.
한데 그때, 담천기는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며 낮게 말했다.
[쉿! 누가 오고 있소.] [예? 노부의 귀에는 아무 것도.....?]
야신 흑리풍은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
그리고 잠시 후, 야신은 십장 밖에서 경미한 기척을 들었다.
그 기척은 매우 조심스럽게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음....! 공자의 덕분에 노부의 공력은 급증했으나 아직도
엄청난 차이가 있구나!) 그는 놀란 눈으로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담천기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도저히 가늠하기도 어려울 지경
이었다. 그때, 담천기는 문쪽으로 시선을 둔 채 전음을 보냈다.
[여기를 떠나시오. 내 곧 직접 움직일 것이오.]
[이곳은 어쩌시려고?] 야신이 역시 전음으로 물었다.
일순, 담천기의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구대무왕의 가문과 종사는 천하의 무엇보다 중요하오.
내가 나갈 때까지 한시도 눈을 떼지 말로 그 내막을 철저히
조사해 두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벅저벅....! 밖의 경미한 걸음소리는 벌써 다가와 있었다.
[시간이 없소. 어서 말해 보시오.] 담천기의 재촉,
야신은 급히 전음으로 말했다.
[천하칠대명가와 구대문파는 지금 거의 봉문 한 채 암암리 내실을
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그들의 동정을 비밀리에 살피기란
실로 불가능합니다.] [....?]
[또한 노부가 혼자서 뛰어다닐 수도 없고.... 노부 및에 있는
녀석들의 능력이 변변치 않는 탓에....]
단숨에 여기까지 말한 야신은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담공자, 주무시는 건가요?]
문 밖에서 아름다운 교성이 들려왔다.
담천기는 흠칫했다. (운혜미의 음성이 아닌가? 그녀가 무슨일로
밤중에....?) 그는 시치미를 떼고 물었다.
[누구요?] [....] 밖에서 잠시 대답이 없었다.
그러나, [소녀....운혜미에요.....] 수줍은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잔뜩 긴장하던 야신의 표정이 묘해졌다.
[오라...! 바로 신군의 딸이 아닙니까?]
그는 짖궂은 표정으로 담천기를 빤히 바라보았다.
[과연...팔방미인이십니다. 아니 언제 운소저까지 홀려....]
[후후...쓸데없는소리!] 담천기는 고소를 지었다.
[방금 수하들이 능력이 모자란다고 했소?]
[예...!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좋소. 그럼 근골이 좋고 충성심이 강한 자를 골라 당곡별부의
영약을 사용해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도록 하시오....]
[.....!] 순간, 야신의 얼굴이 환해졌다.
사실 그는 아까부터 그 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공자!] 담천기는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삐걱....! 과연 문밖에는 운혜미가 고개를 떨 군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야신은 어느 틈엔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밤이 야심한데 어쩐 일이시오?] [그냥...지나가는 길에....]
그녀의 수줍어 하는 모습은 진정 아름다웠다.
[그리고....어젯밤 일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려고....]
아....! 그녀의 신비스런 용모, 그것은 정녕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황홀한 것이었다.
담천기는 잠시 넋을 잃었다.
하나, [잠시 들어오시오.] 담천기가 그를 청한 것과 야신에게
전음을 보낸 것은 동시에 이루어 졌다.]
[나가거든 아버님과 연락을 취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강호정세는
하나도 빠짐없이 챙기시오.] [알겠습니다.] 야신의 전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재미 많이 보십시오. 주약군 소저에게는 비밀로 해
주겠소이다.] (저런 빌어먹을.....!)
담천기는 쓴 웃음을 지었다. [왜 웃으세요?]
운헤미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하하....운소저가 너무 아름다워서요.]
[공자는 너무 짖궂으세요....!] 그녀는 눈을 흘겼다.
하나 결코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문득, 그녀는 담천기의 얼굴을
열심히 더듬었다. 그리고 의아한 음성,
[기이하군요? 소녀는 어디선가 공자를 많이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
담천기는 움찔했다. 그녀를 처음 만났던 낙양의 교외의 상청관,
그때는 담천기의 모습이 실로 엉망이었다.
헝클어진 장발, 그리고 덥수룩한 수염이 온통 얼굴을 뒤덮고 있지
않는가! 한데, 운혜미는 아직도 그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을 줄이야
[하하...그럴리 있겠소? 나는 어젯 밤 소저의 아름다운 모습을
처음 보았소.] [.....]
운혜미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어젯밤에는 자신이 잠의만 걸친 모습이었음을 상기한 것이다.
[공자...어젯밤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고개를 숙이며 나직이 내뱉은 음성, 그것은 떨리고 있었다.
(평생....?) 담천기의 표정이 묘해졌다.
문득, 운혜미는 고개를 들어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공자....!] 가히 환상적인 안개로 가득한 봉목,
거기에는 뜨거운 열기와 간절한 빛을 가득 채워져 있지 않는가?
담천기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크! 심상치 않다!) 어쨌든 좋은 밤이었다.
사흘이 지났다. 하넫, 천무대성이 발칵 뒤집혔다.
아니 천하가 뒤흔들 사건이 터졌다.
마침내 , 웅크리고 있던 화산이 폭발하고만 것이다.
천무대성!
천하의 주인으로 우뚝 군림하고 있는 절대자의 성!
십팔만리 대륙에 십삼대분궁과 백팔분타를 휘하에 두고 있는
초유의 세력, 한데, 터졌다. 산서와 하북에 있는 두 개의
분궁이 박살났고, 십여 개의 분타가 하룻밤 사이에 초토화가
되었던 것이다. 아아...! 경천동지!
누군가? 누가 감히 천무대성에 정면으로 도전해 온단 말인가?
어디 그 뿐인가? 금천장!
천의 부를 거머쥐고 있는 미증유의 재가, 그곳이 불타고 장주
담궁위마저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천하가 혈풍에 휘감겼다. 그리고, 흉수가 밝혀졌다.
광사탑!
대사막의 혼이라 불리는세외삼문 가운데 하나, 삽십여 년전
천무신군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았으며, 피눈물을 뿌리며 사막으로
돌아갔던 그 가공할 세력이 다시 힘을 일으켜 천하르 휩쓸고
있다는 것이다.
화륭왕자!
광사탑의 소주인으로 중원에 파견된 최고의 수뇌.
그의 심기는 천하무싸이라고 했다.
오대광신! 그들의 잔인한 마명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삽십여 년 전 이미 천하를 공포에 함몰시켰던 광사탑 제일 고수들..
그들은 당금 광사탑주와 실력이 버금가는 고수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들마저 중원에 들어왔던 것이었다.
하나, 광사탑 뿐만 아니었다.
빙천신궁! 만독곡!
그들마저 중원 곳곳에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아....! 대폭풍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절대자 천무신제의 분노가 폭발했다.
십이대공봉과 십육대호법이 모조리 호출되었고, 천무대성의
가공할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진의청, 그곳에서 천무신제의
사자후가 터졌다.
--나는 지금껏 무림의 안녕을 위해 많은 것을 참아왔다.
--하나 더 이상의 인내는 없다.
--천무의 전 제자는 세외삼문을 이땅에서 제거하라!
오오....! 그의 말 한마디는 곧 법이었으며, 천하무림의
향배가 아니겠는가? 드디어, 대폭풍의 서막은 오르고 있었다.
담천기, 그는 붉게 타오르는 석양 아래 우뚝 서 있었다.
금천장의 붕괴와 부친의 실종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그였다.
하나, 그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
[아버님께서도 드디어...움직이기 시작하신 것이다.]
장주 담궁위, 그 또한 거대한 대명을 지고 있는 몸이 아니던가?
담천기는 부친의 실종이 또 다른 거보를 향한 준비라고 믿고
있었다.
[또한.... 이것이 신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혈사천을 조사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다.]
내일 아침, 그는 이곳을 떠나리고 이미 신제와 이야기를 마친
상태였다. 이유는 부친의 실종으 조사한 다는 것이었다.
[하나.... 이곳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조사해야 될 곳이 남아잇다.]
그는 한곳을 바라보았다. 후궁!
천무대성의 가신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후궁 쪽이었다.
그곳은 바로 북천신로가 말했던 곳이었다.
(오늘밤이 아니면 저곳을 조사할 기회가 영원히 없어질지도
모른다.) 후궁, 문제의 후궁이었다.
어쩌면 그곳에 천무신군의 가면이 감추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 이 안에 뭔가 들어 있지 않는냐?]
담천기는 찻주전자를 가리키며 시녀늘 바라보았다.
[그...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하...그만 나가 보아라.]
[그, 그럼....] 시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밖으로 나갔다.
홍아! 그녀는 바로 부상을 입은 녹수 대신 담천기의 시중을
들고 있는 시녀였다. 담천기는 침상에 벌렁 누웠다.
(오늘 하루 종일 놈들의 종적을 조사했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
바로 어젯 밤, 운혜미의 납치 사건을 생각한 것이었다.
그 사건은 천무대성을 발칵 뒤집어 놓았으나 외부에는 공표하지
않았다. 정녕 치욕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천무신제는 물론 대노했지만, 그들의 조직은 실로 치밀하여 아무런
흔적초자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운혜미를 미혼약에 취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녀의 시비였다!)
가장 믿었던 시비의 배신, 그렇기에 운혜미는 꼼짝 못하고 당한
것이었다. [하나 그 시비 역시 피살체로 발견되었고 흑의복면인
품에서는 아무런 단서조차 나오지 않았다. 무섭도록 치밀한 자들.....!] 천하의 누가 감히 절대자 천무신제를 건드린단 말인가?
폭풍이 시작....! 바로 그 시초이리라!
[천무대성에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놈들의 꼬리는 곧 잡히겠지
.....] 한데, 그 순간이었다. 그의 얼굴이ㅏ 차갑게 굳어졌다.
[왔으면 모습을 나타내는 게 도리가 아니겠소?]
순가, 그의 귓전으로 괴이한 전음이 파고들었다.
[으흐흐.... 과연 대단합니다. 공자의 이목을 도저히 피할 재간이
없군요!] [흑노요?] 스스.....!
경미한 기척이 일며 침상 곁에 흑영 하나가 나타났다.
야신 흑리풍이었다. 담천기는 은근히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천무대성에 천라지망이 펼쳐져 있거늘 어떻게 이곳까지
올 수 있었소?] 야신은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흐흐...천하의 야신이 거저 얻은 이름입니까?]
[도둑질해서 얻은 명성이 아니던가?] 일순, 야신의 얼굴이 구겨졌다.
(크으! 또 당했다!) 하나, 이내 그는 정색을 했다.
[천무대성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아닌 게 아니라 경비가
지독할 지경이었습니다.]
[일이 있기는 있었소. 한데 무슨 일로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왔소?]
일순, 야신의 얼굴에 긴장이 떠올랐다.
[실은 놀라운 일이 있어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
[그것은...오십여년 전에 실종되었던 천하고수중 일부가 갑자기
돌아왔습니다.] [뭐라고?] 담천기는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났다.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실종되었던 천하고수!
그들은 바로 구대무왕의 후예들이며, 오십여 년 전 구대무왕의
실종사건을 밝히려고 떠났다가 그들마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적이 있었다. 그런 그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하지 않는가?
그것은 절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돌아온 자들이
있었습니다. 한데....] [....?]
[괴이한 것은 그들이 지난 날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기다 각파에서 그들이 돌아온 것을 극비로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음....!] 담천기는 신음했다.
심상치 않은 풍운이 느껴졌다.
그가 누군가? 그는 바로 구대무왕의 공동전인이며 각파를 부흥시
키라는 엄중한 대명까지 있는 몸이 아니던가!
[그리고.....!] 야시노 긴장하며 말을 이으려 했다.
한데 그때, 담천기는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며 낮게 말했다.
[쉿! 누가 오고 있소.] [예? 노부의 귀에는 아무 것도.....?]
야신 흑리풍은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
그리고 잠시 후, 야신은 십장 밖에서 경미한 기척을 들었다.
그 기척은 매우 조심스럽게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음....! 공자의 덕분에 노부의 공력은 급증했으나 아직도
엄청난 차이가 있구나!) 그는 놀란 눈으로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담천기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도저히 가늠하기도 어려울 지경
이었다. 그때, 담천기는 문쪽으로 시선을 둔 채 전음을 보냈다.
[여기를 떠나시오. 내 곧 직접 움직일 것이오.]
[이곳은 어쩌시려고?] 야신이 역시 전음으로 물었다.
일순, 담천기의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구대무왕의 가문과 종사는 천하의 무엇보다 중요하오.
내가 나갈 때까지 한시도 눈을 떼지 말로 그 내막을 철저히
조사해 두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벅저벅....! 밖의 경미한 걸음소리는 벌써 다가와 있었다.
[시간이 없소. 어서 말해 보시오.] 담천기의 재촉,
야신은 급히 전음으로 말했다.
[천하칠대명가와 구대문파는 지금 거의 봉문 한 채 암암리 내실을
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그들의 동정을 비밀리에 살피기란
실로 불가능합니다.] [....?]
[또한 노부가 혼자서 뛰어다닐 수도 없고.... 노부 및에 있는
녀석들의 능력이 변변치 않는 탓에....]
단숨에 여기까지 말한 야신은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담공자, 주무시는 건가요?]
문 밖에서 아름다운 교성이 들려왔다.
담천기는 흠칫했다. (운혜미의 음성이 아닌가? 그녀가 무슨일로
밤중에....?) 그는 시치미를 떼고 물었다.
[누구요?] [....] 밖에서 잠시 대답이 없었다.
그러나, [소녀....운혜미에요.....] 수줍은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잔뜩 긴장하던 야신의 표정이 묘해졌다.
[오라...! 바로 신군의 딸이 아닙니까?]
그는 짖궂은 표정으로 담천기를 빤히 바라보았다.
[과연...팔방미인이십니다. 아니 언제 운소저까지 홀려....]
[후후...쓸데없는소리!] 담천기는 고소를 지었다.
[방금 수하들이 능력이 모자란다고 했소?]
[예...!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좋소. 그럼 근골이 좋고 충성심이 강한 자를 골라 당곡별부의
영약을 사용해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도록 하시오....]
[.....!] 순간, 야신의 얼굴이 환해졌다.
사실 그는 아까부터 그 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공자!] 담천기는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삐걱....! 과연 문밖에는 운혜미가 고개를 떨 군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야신은 어느 틈엔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밤이 야심한데 어쩐 일이시오?] [그냥...지나가는 길에....]
그녀의 수줍어 하는 모습은 진정 아름다웠다.
[그리고....어젯밤 일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려고....]
아....! 그녀의 신비스런 용모, 그것은 정녕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황홀한 것이었다.
담천기는 잠시 넋을 잃었다.
하나, [잠시 들어오시오.] 담천기가 그를 청한 것과 야신에게
전음을 보낸 것은 동시에 이루어 졌다.]
[나가거든 아버님과 연락을 취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강호정세는
하나도 빠짐없이 챙기시오.] [알겠습니다.] 야신의 전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재미 많이 보십시오. 주약군 소저에게는 비밀로 해
주겠소이다.] (저런 빌어먹을.....!)
담천기는 쓴 웃음을 지었다. [왜 웃으세요?]
운헤미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하하....운소저가 너무 아름다워서요.]
[공자는 너무 짖궂으세요....!] 그녀는 눈을 흘겼다.
하나 결코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문득, 그녀는 담천기의 얼굴을
열심히 더듬었다. 그리고 의아한 음성,
[기이하군요? 소녀는 어디선가 공자를 많이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
담천기는 움찔했다. 그녀를 처음 만났던 낙양의 교외의 상청관,
그때는 담천기의 모습이 실로 엉망이었다.
헝클어진 장발, 그리고 덥수룩한 수염이 온통 얼굴을 뒤덮고 있지
않는가! 한데, 운혜미는 아직도 그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을 줄이야
[하하...그럴리 있겠소? 나는 어젯 밤 소저의 아름다운 모습을
처음 보았소.] [.....]
운혜미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어젯밤에는 자신이 잠의만 걸친 모습이었음을 상기한 것이다.
[공자...어젯밤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고개를 숙이며 나직이 내뱉은 음성, 그것은 떨리고 있었다.
(평생....?) 담천기의 표정이 묘해졌다.
문득, 운혜미는 고개를 들어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공자....!] 가히 환상적인 안개로 가득한 봉목,
거기에는 뜨거운 열기와 간절한 빛을 가득 채워져 있지 않는가?
담천기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크! 심상치 않다!) 어쨌든 좋은 밤이었다.
사흘이 지났다. 하넫, 천무대성이 발칵 뒤집혔다.
아니 천하가 뒤흔들 사건이 터졌다.
마침내 , 웅크리고 있던 화산이 폭발하고만 것이다.
천무대성!
천하의 주인으로 우뚝 군림하고 있는 절대자의 성!
십팔만리 대륙에 십삼대분궁과 백팔분타를 휘하에 두고 있는
초유의 세력, 한데, 터졌다. 산서와 하북에 있는 두 개의
분궁이 박살났고, 십여 개의 분타가 하룻밤 사이에 초토화가
되었던 것이다. 아아...! 경천동지!
누군가? 누가 감히 천무대성에 정면으로 도전해 온단 말인가?
어디 그 뿐인가? 금천장!
천의 부를 거머쥐고 있는 미증유의 재가, 그곳이 불타고 장주
담궁위마저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천하가 혈풍에 휘감겼다. 그리고, 흉수가 밝혀졌다.
광사탑!
대사막의 혼이라 불리는세외삼문 가운데 하나, 삽십여 년전
천무신군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았으며, 피눈물을 뿌리며 사막으로
돌아갔던 그 가공할 세력이 다시 힘을 일으켜 천하르 휩쓸고
있다는 것이다.
화륭왕자!
광사탑의 소주인으로 중원에 파견된 최고의 수뇌.
그의 심기는 천하무싸이라고 했다.
오대광신! 그들의 잔인한 마명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삽십여 년 전 이미 천하를 공포에 함몰시켰던 광사탑 제일 고수들..
그들은 당금 광사탑주와 실력이 버금가는 고수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들마저 중원에 들어왔던 것이었다.
하나, 광사탑 뿐만 아니었다.
빙천신궁! 만독곡!
그들마저 중원 곳곳에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아....! 대폭풍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절대자 천무신제의 분노가 폭발했다.
십이대공봉과 십육대호법이 모조리 호출되었고, 천무대성의
가공할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진의청, 그곳에서 천무신제의
사자후가 터졌다.
--나는 지금껏 무림의 안녕을 위해 많은 것을 참아왔다.
--하나 더 이상의 인내는 없다.
--천무의 전 제자는 세외삼문을 이땅에서 제거하라!
오오....! 그의 말 한마디는 곧 법이었으며, 천하무림의
향배가 아니겠는가? 드디어, 대폭풍의 서막은 오르고 있었다.
담천기, 그는 붉게 타오르는 석양 아래 우뚝 서 있었다.
금천장의 붕괴와 부친의 실종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그였다.
하나, 그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
[아버님께서도 드디어...움직이기 시작하신 것이다.]
장주 담궁위, 그 또한 거대한 대명을 지고 있는 몸이 아니던가?
담천기는 부친의 실종이 또 다른 거보를 향한 준비라고 믿고
있었다.
[또한.... 이것이 신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혈사천을 조사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다.]
내일 아침, 그는 이곳을 떠나리고 이미 신제와 이야기를 마친
상태였다. 이유는 부친의 실종으 조사한 다는 것이었다.
[하나.... 이곳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조사해야 될 곳이 남아잇다.]
그는 한곳을 바라보았다. 후궁!
천무대성의 가신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후궁 쪽이었다.
그곳은 바로 북천신로가 말했던 곳이었다.
(오늘밤이 아니면 저곳을 조사할 기회가 영원히 없어질지도
모른다.) 후궁, 문제의 후궁이었다.
어쩌면 그곳에 천무신군의 가면이 감추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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