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전풍(27)- 3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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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일이 있어 부정기적으로 올립니다.
이러면 안돼는데..... 자꾸일이 있네요.
지송.....
제 27장 풍운제일보
관도, 금천장에서 십여 리 떨어진 한적한 관도, 우두두두두....!
뽀얀 먼지를 휘날리며 한 대의 마차가 질주하고 있었다.
화려하기 이를데 없는 마차였다.
마부석 뒤에는 거대한 깃발 하나가 꽂혀 바람에 찢어질 듯 나부끼는데, 그 깃발에는 용의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와룡보, 그것은 곧 북육성의 패자인 와룡보의 독문표기였다.
우두두----두두두! 두두----두두----!
마차 좌우에는 다섯 필의 준마가 위맹한 모습으로 호위하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와룡오걸이었다.
마차 안, 바닥에는 푹신한 융단이 깔려있고, 비단 휘장이 멋들어지게 감겨 있었다. 그곳에 자리잡은 일남일녀,
아.... 그들의 눈부신 용모! 일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준걸찬
모습이지 않는가! 특히 홍의여인, 그녀의 용모는 가히 숨막힐
지경이었다. 그들은 바로 담천기와 주약군이었다.
[....] 주약군은 담천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마치 한쌍의 원앙인듯 다정하고 환상적인 모습이었고,
주약군은 담천기를 그윽히 올려다보며 활짝 웃고 있었는데,
보석같은 치아가 살짝 드러나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우리 언제 다시 만나게 되나요?] 백옥같은 옥수가 담천기의 옷자락을 가만히 만진다. [내가 그렇게 좋소?] [짖궂으셔라.....!]
[나는 당신을 내게 보내준 그놈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어지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하하....! 그런 일이 있었소.]
[.....?] 주약군은 이상하다는 눈으로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어찌 알겠는가? 눈 앞의 담천기는 그녀가 처음 혼약을 맺은
담천기가 아님을.... 하나, 그런건 이제 두 사람 사이에 별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주약군은 담천기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고,
담천기 또한 그저 얻은 천하제일미를 마다할 리가 없지 않은가!
또한, 그녀를 얻음으로서 북육성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와룡보까지
거저 굴러들어오는 셈이 아닌가!
[내가 보고 싶더라도 잠시만 기다리시오. 내 천무대성에서 나오는대로 와룡보를 들리리다.] 담천기는 미소를 지었다.
주약군은 잠시 머뭇거리다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천무대성에 가시거든 혜미언니께 안부나 전해 주세요. 한데 그녀는
소녀보다 더욱 아름다운 절세....] 그녀는 말끝을 흐렸다.
[하하...걱정되오?] 일순, 주약군의 얼굴이 능금처럼 붉어졌다.
담천기의 시선이 창 밖으로 향했다.
[약군....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오.] [......!]
주약군의 눈매가 젖어들었다.
두두두...! 한 필의 준마가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져갔다.
담천기였다.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주약군은 마차의
창 너머로 끝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기이하구나? 그의 모든 것이 전보다 훨씬 나아진 것 같으니....
마치 거인의 풍속같았다!] 백봉신녀 주약군!
그녀의 안목은 역시 날카로웠다. 하나, 그녀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이윽고, 마차는 담천기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준마 위에 몸을 실고 조용히 응시하는 그의 입가에 고소가 흘렀다.
[약군....당신을 나쁜 뜻으로 속인게 아니었소.]
그는 천천히 말머리를 돌렸다. 따각----따각!
한데, 지금 그가 가는 길은 태산 쪽이 아닌 금천장으로 되돌아가는
길이 아닌가? 문득, 그의 입꼬리에 신비스런 미소가 흘렀다.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순간, 준마는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 담천기와 준마는 한 덩이가
되어 숲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순식간에 그들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잠시 후, 스스----슥! 숲속에서 하나의 인영이 기척도 없이
나타났다. 놀랍게도 그는 바로 담천기였다.
그렇다면, 그는 금천장으로 되돌아가지 않았단 말인가?
담천기는 씨익 웃었다.
[그들이 나에게 비밀스럽게 출발하라고 했지? 이 정도면 놈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스----윽! 그의 신형이 질풍처럼 날아올랐다.
백리, 낙양으로부터 백여 일 떨어진 관도 위에 하나의 백영이
모습을 나타냈다. 눈부신 백의 장삼, 한번 보면 반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용모, 담천기였다.
그의 신형은 관도 위를 미끄러지듯 유연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언뜻 보면 느린 것 같았으나 기실 매우 쾌속한 속도였다.
바로 신왕 하후림의 비전절기 천풍어기였다.
하나, 담천기는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었다.
(결코 나를 드러내서는 안된다! 천하의 정세는 지금 너무나
불투명하다.] 담천기! 구대무왕의 진전을 이어받은 가공할 잠룡!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천하는 발칵 뒤집히고 말 것이다.
하나,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 그의 신분은 천무대성 쪽에서 본다면
금천장의 소장주일 것이고, 혈사천에서 보면 혈공자 인 것이다.
그는 결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대효웅 금풍자의 꼬리를 붙잡을 때까지.... 그러나, 움직이면
천하의 모든 것이 뒤바뀌게 될 것이다.
풍운제일보! 담천기는 마침내 그 운명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돌연, 그의 생각이 끊겼다.
그의 눈빛 깊은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며 신형이 잠시 느려졌다.
[.....!] 하나, 그것은 너무 미세한 변화로 곁에서 보아도
모를 정도였다.
스슥-----! 그의 신형이 이미 사오 장 앞으로 미끄러져 갔다ㅏ.
길이 좁아지고, 관도 좌우에 울창한 숲이 나타났으며,
대낮인데도 사방은 음침한 분위기로 휘싸였다.
그 순간, 슥!
느닷없이 좌우 숲에서 가공할 음향이 터지고, 담천기를 향해
무수한 철전이 무서운 속도로 뿜어지는 게 아닌가!
마치 폭우가 쏟아지듯 엄청났다. 영락없이 벌집이 되는 순간,
스슥....! 담천기의 신형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어느새 그의 신형은 오장 밖에 내려서 있었다.
[누구냐?] 담담한 음성, 그 순간, 파----파팟! 번----쩍!
좌우 숲에서 벼락같은 도광이 옆구리로 쇄도해 왔다.
가히 전광석화! 더구나 믿을 수 없는 각도였으며,
미리 피할 곳까지 계산에 둔 고도의 살수가 아닌가!
(심상치 않다!) 담천기의 검기가 찌푸려 지는 순간,
그의 양손이 회오리같은 변화를 일으켰다.
다음 순간, [윽!] [커---억!]
피보라가 자욱이 일어났다. 여섯 자루의 장도!
그것은 좌우의 숲속에 꽂혀 피분수를 뿜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암습자의 가슴에 박혀 있지 않는가?
실로 경읍귀백할 한 수였다. 하나, 담천기는 단 일성의 공력을
사용했을 뿐이었다. 만약 그가 전력을 기울였다면....?
주위 백 장 이내는 완전히 뒤집어지고 말았으리라!
그는 결코 자신을 드러내서는 안되는 입장인 것이다.
그때, 담천기는 한곳을 쏘아보며 냉엄히 일갈했다.
[감히 누구이기에 본공자의 길을 막는거냐?] 돌연, [흐흐흐...!]
사사---사삭! 경미한 기척이 일며 십여 명의 인영이 유령처럼
모습을 나타냈다. [......!]
일순, 담천기의 검미가 찌푸려졌다. 괴영들......!
그들은 한결같인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푸른 천으로 감싸고 있었다.
섬뜨한 살기가 일어났다.
[흐흐흐....연환사진을 격파하다니 보통이 아니구나]
음산하 괴소가 진동해 오르며, 청색복면인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네가 금천장의 담천기냐?] 복면 속의 두 눈은 살기가 이글거렸다.
(이자들이 나를 어떻게 알고.....?)
담천기는 실로 뜻밖이었다. 밖으로 나오자 마자 암습을 받게 될
줄은 그조차 짐작치 못한 일이 아닌가?
[내가 담모는 분명한데...너희는 누구냐?]
[흐흐흐.....네가 담가놈이라면 죽어주기만 하면 된다!]
순간, 쏴-----아! 번-----쩍!
열명의 청색복면인들이 담천기를 향해 일제히 날아올랐다.
(보통 살수들이 아니다!) 담천기의 눈에 경이의 빛이 떠올랐다.
놀랍게도 그들의 공세는 전혀 방어초식이 없었다.
오직 상대의 목숨을 노리는 악독한 살초만이 난무하는 것이었다.
휘리리----릭! 파츠츠츠츠----츠츳!
삽시간에 담천기 주위로 도검의 회오리가 휘감았다.
(악랄한 자들이로군!) 담천기는 냉소했다.
[물러가라!] 그의 손끝에서 가공할 조력이 쏟아졌다.
파파----파팟! 츠츠---츠---팟!
[으----악!] [크-----아악!] 실로 무서운 위력이었다.
그 엄청난 조력이 사방을 휩쓴다고 느낀 순간, 도검이 부러지고
피보라가 분수처럼 뿜어지는 게 아닌가! 개천풍운조!
지왕 육양수가 남긴 가공무쌍할 절학! 단 일수에 십여 명의
복면인들이 하나도 남기지 않고 박살난 것이다.
(단 삼성의 개천풍운조가 이렇게 놀라울 줄이야....!)
담천기는 그 패도무쌍한 위력 앞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하나, 바로 그때, 츠츠츠----팟----!
그가 방심하는 사이 섬전과도 같은 암기가 그의 전신을 뒤덮어버렸다. 하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자욱한 암기 뒤에는 매서운 검세가 숨어 담천기의 전신 요혈을
노리고 있지 않은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악랄한 검세!
[교활한 놈이로구나!] 담천기의 눈에 진한 노기가 서렸다.
동시에, 그의 일권이 벼락치듯 허공을 쫘악 갈랐다.
꽈----릉! 거대한 경력이 태풍처럼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꽝! [커억-----!] 자욱한 굉음과 함께 피보라가 일었으며,
하나의 인영이 퉁기듯 나가떨어졌다.
그의 전신에는 암기가 고슴도치처럼 꽂혀 있었으며, 검은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그가 바로 수뇌인 듯, 핏구덩이 속에서 전신을 바르르
떨며 신음하고 있었다. 천하의 그 누가 감히 담천기를 해 할 수
있으랴? 그는 바로 구대무왕의 분신과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음....복마금강권의 위세가 상상보다 훨씬 가공하구나!)
스슥....! 그는 내심 중얼거리며 복면인의 곁으로 다가갔다.
복면인은 이미 만신창이였다. [으으.....!]
그는 담천기가 접근하는 것을 보고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일 뿐, 그의 전신은 이미 뻣뻣하게 마비되어
있었다. [으...으! 네가...이토록...가공할...고수였다니...?]
불신으로 몸을 떨며 허공을 움켜잡았다.
담천기는 담담했다. [너는 곧 죽는다. 너는 누구이기에 나를 노렸느냐?] [으.....!] 복면인은 몸을 떨며 눈을 감아버렸다.
일순, 담천기의 입가에 냉소가 스쳤다.
[너는 살수조직의 일원이 분명한데....누구의 사주를 받았지?]
[크흐....너의 안목은...보통이 아니다...하나...네가 죽는...것은
역시....변함이...없다!] 쥐어짜듯 튀어나오는 저주스런 음성,
담천기는 빙그레 웃었다.
[그건 참 재미있는 일이군. 내가 반드시 죽도록 되어 있나?]
[그....렇다!] [하하하....나는 원래 남과 원수진 일이 없는데
누가 나를 노린단 말이냐?] 그때, 복면인의 눈꺼풀이 허옇게
뒤집어지고 있었다.
[으...으...비록...나는 실패...그러나..너는 결국...죽게...컥!]
그의 신형이 부르르 경련을 일으켰고, 목이 뒤로 힘없이 꺽여
버렸다. [......!] 천천히.....
담천기는 눈쌀을 찌푸리며 돌아섰다.
[알 수 없는 일이군. 대체 누가 나를 노린단 말인가? 더구나 이들은
내가 지나가는 길목까지 훤히 알고 있지 않는가?]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무엇 때문에 그를 노린단 말인가?
(내 목숨이 필요한 작자들 같으면....또 나타나겠지.)
담천기는 이내 걸음을 옮겼다.
스스..... 풍운제일보!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3권 끝>
이러면 안돼는데..... 자꾸일이 있네요.
지송.....
제 27장 풍운제일보
관도, 금천장에서 십여 리 떨어진 한적한 관도, 우두두두두....!
뽀얀 먼지를 휘날리며 한 대의 마차가 질주하고 있었다.
화려하기 이를데 없는 마차였다.
마부석 뒤에는 거대한 깃발 하나가 꽂혀 바람에 찢어질 듯 나부끼는데, 그 깃발에는 용의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와룡보, 그것은 곧 북육성의 패자인 와룡보의 독문표기였다.
우두두----두두두! 두두----두두----!
마차 좌우에는 다섯 필의 준마가 위맹한 모습으로 호위하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와룡오걸이었다.
마차 안, 바닥에는 푹신한 융단이 깔려있고, 비단 휘장이 멋들어지게 감겨 있었다. 그곳에 자리잡은 일남일녀,
아.... 그들의 눈부신 용모! 일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준걸찬
모습이지 않는가! 특히 홍의여인, 그녀의 용모는 가히 숨막힐
지경이었다. 그들은 바로 담천기와 주약군이었다.
[....] 주약군은 담천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마치 한쌍의 원앙인듯 다정하고 환상적인 모습이었고,
주약군은 담천기를 그윽히 올려다보며 활짝 웃고 있었는데,
보석같은 치아가 살짝 드러나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우리 언제 다시 만나게 되나요?] 백옥같은 옥수가 담천기의 옷자락을 가만히 만진다. [내가 그렇게 좋소?] [짖궂으셔라.....!]
[나는 당신을 내게 보내준 그놈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어지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하하....! 그런 일이 있었소.]
[.....?] 주약군은 이상하다는 눈으로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어찌 알겠는가? 눈 앞의 담천기는 그녀가 처음 혼약을 맺은
담천기가 아님을.... 하나, 그런건 이제 두 사람 사이에 별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주약군은 담천기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고,
담천기 또한 그저 얻은 천하제일미를 마다할 리가 없지 않은가!
또한, 그녀를 얻음으로서 북육성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와룡보까지
거저 굴러들어오는 셈이 아닌가!
[내가 보고 싶더라도 잠시만 기다리시오. 내 천무대성에서 나오는대로 와룡보를 들리리다.] 담천기는 미소를 지었다.
주약군은 잠시 머뭇거리다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천무대성에 가시거든 혜미언니께 안부나 전해 주세요. 한데 그녀는
소녀보다 더욱 아름다운 절세....] 그녀는 말끝을 흐렸다.
[하하...걱정되오?] 일순, 주약군의 얼굴이 능금처럼 붉어졌다.
담천기의 시선이 창 밖으로 향했다.
[약군....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오.] [......!]
주약군의 눈매가 젖어들었다.
두두두...! 한 필의 준마가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져갔다.
담천기였다.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주약군은 마차의
창 너머로 끝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기이하구나? 그의 모든 것이 전보다 훨씬 나아진 것 같으니....
마치 거인의 풍속같았다!] 백봉신녀 주약군!
그녀의 안목은 역시 날카로웠다. 하나, 그녀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이윽고, 마차는 담천기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준마 위에 몸을 실고 조용히 응시하는 그의 입가에 고소가 흘렀다.
[약군....당신을 나쁜 뜻으로 속인게 아니었소.]
그는 천천히 말머리를 돌렸다. 따각----따각!
한데, 지금 그가 가는 길은 태산 쪽이 아닌 금천장으로 되돌아가는
길이 아닌가? 문득, 그의 입꼬리에 신비스런 미소가 흘렀다.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순간, 준마는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 담천기와 준마는 한 덩이가
되어 숲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순식간에 그들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잠시 후, 스스----슥! 숲속에서 하나의 인영이 기척도 없이
나타났다. 놀랍게도 그는 바로 담천기였다.
그렇다면, 그는 금천장으로 되돌아가지 않았단 말인가?
담천기는 씨익 웃었다.
[그들이 나에게 비밀스럽게 출발하라고 했지? 이 정도면 놈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스----윽! 그의 신형이 질풍처럼 날아올랐다.
백리, 낙양으로부터 백여 일 떨어진 관도 위에 하나의 백영이
모습을 나타냈다. 눈부신 백의 장삼, 한번 보면 반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용모, 담천기였다.
그의 신형은 관도 위를 미끄러지듯 유연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언뜻 보면 느린 것 같았으나 기실 매우 쾌속한 속도였다.
바로 신왕 하후림의 비전절기 천풍어기였다.
하나, 담천기는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었다.
(결코 나를 드러내서는 안된다! 천하의 정세는 지금 너무나
불투명하다.] 담천기! 구대무왕의 진전을 이어받은 가공할 잠룡!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천하는 발칵 뒤집히고 말 것이다.
하나,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 그의 신분은 천무대성 쪽에서 본다면
금천장의 소장주일 것이고, 혈사천에서 보면 혈공자 인 것이다.
그는 결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대효웅 금풍자의 꼬리를 붙잡을 때까지.... 그러나, 움직이면
천하의 모든 것이 뒤바뀌게 될 것이다.
풍운제일보! 담천기는 마침내 그 운명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돌연, 그의 생각이 끊겼다.
그의 눈빛 깊은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며 신형이 잠시 느려졌다.
[.....!] 하나, 그것은 너무 미세한 변화로 곁에서 보아도
모를 정도였다.
스슥-----! 그의 신형이 이미 사오 장 앞으로 미끄러져 갔다ㅏ.
길이 좁아지고, 관도 좌우에 울창한 숲이 나타났으며,
대낮인데도 사방은 음침한 분위기로 휘싸였다.
그 순간, 슥!
느닷없이 좌우 숲에서 가공할 음향이 터지고, 담천기를 향해
무수한 철전이 무서운 속도로 뿜어지는 게 아닌가!
마치 폭우가 쏟아지듯 엄청났다. 영락없이 벌집이 되는 순간,
스슥....! 담천기의 신형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어느새 그의 신형은 오장 밖에 내려서 있었다.
[누구냐?] 담담한 음성, 그 순간, 파----파팟! 번----쩍!
좌우 숲에서 벼락같은 도광이 옆구리로 쇄도해 왔다.
가히 전광석화! 더구나 믿을 수 없는 각도였으며,
미리 피할 곳까지 계산에 둔 고도의 살수가 아닌가!
(심상치 않다!) 담천기의 검기가 찌푸려 지는 순간,
그의 양손이 회오리같은 변화를 일으켰다.
다음 순간, [윽!] [커---억!]
피보라가 자욱이 일어났다. 여섯 자루의 장도!
그것은 좌우의 숲속에 꽂혀 피분수를 뿜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암습자의 가슴에 박혀 있지 않는가?
실로 경읍귀백할 한 수였다. 하나, 담천기는 단 일성의 공력을
사용했을 뿐이었다. 만약 그가 전력을 기울였다면....?
주위 백 장 이내는 완전히 뒤집어지고 말았으리라!
그는 결코 자신을 드러내서는 안되는 입장인 것이다.
그때, 담천기는 한곳을 쏘아보며 냉엄히 일갈했다.
[감히 누구이기에 본공자의 길을 막는거냐?] 돌연, [흐흐흐...!]
사사---사삭! 경미한 기척이 일며 십여 명의 인영이 유령처럼
모습을 나타냈다. [......!]
일순, 담천기의 검미가 찌푸려졌다. 괴영들......!
그들은 한결같인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푸른 천으로 감싸고 있었다.
섬뜨한 살기가 일어났다.
[흐흐흐....연환사진을 격파하다니 보통이 아니구나]
음산하 괴소가 진동해 오르며, 청색복면인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네가 금천장의 담천기냐?] 복면 속의 두 눈은 살기가 이글거렸다.
(이자들이 나를 어떻게 알고.....?)
담천기는 실로 뜻밖이었다. 밖으로 나오자 마자 암습을 받게 될
줄은 그조차 짐작치 못한 일이 아닌가?
[내가 담모는 분명한데...너희는 누구냐?]
[흐흐흐.....네가 담가놈이라면 죽어주기만 하면 된다!]
순간, 쏴-----아! 번-----쩍!
열명의 청색복면인들이 담천기를 향해 일제히 날아올랐다.
(보통 살수들이 아니다!) 담천기의 눈에 경이의 빛이 떠올랐다.
놀랍게도 그들의 공세는 전혀 방어초식이 없었다.
오직 상대의 목숨을 노리는 악독한 살초만이 난무하는 것이었다.
휘리리----릭! 파츠츠츠츠----츠츳!
삽시간에 담천기 주위로 도검의 회오리가 휘감았다.
(악랄한 자들이로군!) 담천기는 냉소했다.
[물러가라!] 그의 손끝에서 가공할 조력이 쏟아졌다.
파파----파팟! 츠츠---츠---팟!
[으----악!] [크-----아악!] 실로 무서운 위력이었다.
그 엄청난 조력이 사방을 휩쓴다고 느낀 순간, 도검이 부러지고
피보라가 분수처럼 뿜어지는 게 아닌가! 개천풍운조!
지왕 육양수가 남긴 가공무쌍할 절학! 단 일수에 십여 명의
복면인들이 하나도 남기지 않고 박살난 것이다.
(단 삼성의 개천풍운조가 이렇게 놀라울 줄이야....!)
담천기는 그 패도무쌍한 위력 앞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하나, 바로 그때, 츠츠츠----팟----!
그가 방심하는 사이 섬전과도 같은 암기가 그의 전신을 뒤덮어버렸다. 하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자욱한 암기 뒤에는 매서운 검세가 숨어 담천기의 전신 요혈을
노리고 있지 않은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악랄한 검세!
[교활한 놈이로구나!] 담천기의 눈에 진한 노기가 서렸다.
동시에, 그의 일권이 벼락치듯 허공을 쫘악 갈랐다.
꽈----릉! 거대한 경력이 태풍처럼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꽝! [커억-----!] 자욱한 굉음과 함께 피보라가 일었으며,
하나의 인영이 퉁기듯 나가떨어졌다.
그의 전신에는 암기가 고슴도치처럼 꽂혀 있었으며, 검은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그가 바로 수뇌인 듯, 핏구덩이 속에서 전신을 바르르
떨며 신음하고 있었다. 천하의 그 누가 감히 담천기를 해 할 수
있으랴? 그는 바로 구대무왕의 분신과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음....복마금강권의 위세가 상상보다 훨씬 가공하구나!)
스슥....! 그는 내심 중얼거리며 복면인의 곁으로 다가갔다.
복면인은 이미 만신창이였다. [으으.....!]
그는 담천기가 접근하는 것을 보고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일 뿐, 그의 전신은 이미 뻣뻣하게 마비되어
있었다. [으...으! 네가...이토록...가공할...고수였다니...?]
불신으로 몸을 떨며 허공을 움켜잡았다.
담천기는 담담했다. [너는 곧 죽는다. 너는 누구이기에 나를 노렸느냐?] [으.....!] 복면인은 몸을 떨며 눈을 감아버렸다.
일순, 담천기의 입가에 냉소가 스쳤다.
[너는 살수조직의 일원이 분명한데....누구의 사주를 받았지?]
[크흐....너의 안목은...보통이 아니다...하나...네가 죽는...것은
역시....변함이...없다!] 쥐어짜듯 튀어나오는 저주스런 음성,
담천기는 빙그레 웃었다.
[그건 참 재미있는 일이군. 내가 반드시 죽도록 되어 있나?]
[그....렇다!] [하하하....나는 원래 남과 원수진 일이 없는데
누가 나를 노린단 말이냐?] 그때, 복면인의 눈꺼풀이 허옇게
뒤집어지고 있었다.
[으...으...비록...나는 실패...그러나..너는 결국...죽게...컥!]
그의 신형이 부르르 경련을 일으켰고, 목이 뒤로 힘없이 꺽여
버렸다. [......!] 천천히.....
담천기는 눈쌀을 찌푸리며 돌아섰다.
[알 수 없는 일이군. 대체 누가 나를 노린단 말인가? 더구나 이들은
내가 지나가는 길목까지 훤히 알고 있지 않는가?]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무엇 때문에 그를 노린단 말인가?
(내 목숨이 필요한 작자들 같으면....또 나타나겠지.)
담천기는 이내 걸음을 옮겼다.
스스..... 풍운제일보!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3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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