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전풍(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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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장 가공할 혈사천
[.....]
담천기는 잠들어 있는 주약군을 조용히 내려다 보고 있었다.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미녀의 청초한 모습,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실로 아름다운 용모, 주약군, 천하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그것은 명장이 필생의 심혈을 기울여 다듬어 놓은 조각품 같았다.
그녀는 지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담천기의 품속에
안겨 잠들어 있는 것이다. 담천기는 입맛을 다셨다.
(정녕....금천공자 담천기의 약혼자로 손색이 없는 여인이다!)
그는 내심 음융한 미소를 지었다.
문득, [으음....!] 주약군이 몸을 뒤척이더니 스르르 눈을 떳다.
갑자기, 담천기의 얼굴이 그녀의 시선 속으로 들이닥쳤다.
[....!] 순간, 주약군은 경악하며 벌떡 일어났다.
하나, [어멋!] 그녀는 자신이 알몸인 것을 깨닫고 황급히 주저앉아
이불로 가슴을 가렸다. 그 순간, 그녀의 하체에서는 뻐근한
통증이 전해 오는 것이 아닌가! [아!]
그녀는 갑자기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모든 악몽이 한꺼번에 되살아 난 것이다.
그녀는 담천기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당,,,당신이 감히!] [본의가 아니었소.]
담천기는 멋쩍게 웃었다. 그말에 주약운의 얼굴에서는 아예 핏기가
싹 걷혔다.
[이 음적! 일시간 내 너를 잘못 보고 한을 남기다니!]
윙----! 그녀의 옥수가 담천기의 뺨으로 날아들었다.
하나, 그녀의 옥수는 이미 담천기의 손에 잡혀 있었다.
그는 그녀의 팔을 잡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를 죽이고 싶소?] [오늘 너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을 것이다
!]
그녀는 노기가 치솟아 외쳤다. [그러면 곤란한데....]
담천기는 심각하게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는 죽어서 안될 몸이고..더욱이 약혼녀를 죽게 할 수 도 없고..?]
[이 음적이 그래도....!]
[허허...음적 음적 하다가 진짜 바람 피우면 어쩌려고 그러시오?]
[으....!] 주약군은 기절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이크! 더 건드렸다가는 아예 산통을 깨겠다.)
담천기는 정색했다. [우선 마음을 진정시키시오. 그리고....]
[....?} [저 쪽을 보시오.]
담천기가 가리킨 곳은 바로 혈공자가 죽어 있는 곳이었다.
[....?] 순간, 주약군은 흠칫 놀랐다.
[저건 누구....?] 하나, 그녀의 음성에는 표독스런 살기가 배어있었다. [얼굴을 보시오.]
주약군의 싸늘한 봉목이 혈공자의 얼굴에 닿았고, 그 순간,
그녀의 전신은 불신과 충격으로 휩쓸렸다.
[아니...저 얼굴은 바로 담공자....?]
[이제 알겠소? 저놈이 나로 가장하여 못된 짓을 벌인 것이오.]
[아....! 그럴 수가....?]
주약군은몸이 휘청거렸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눈으로 혈공자와
담천기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어찌 이런 일이 생기다니...? 그렇다면 여태 가짜에게 농락?)
갑자기, 그녀가 얼어붙는 듯한 음성을 물었다.
[저자는언제부터 공자로 위장....?]
담천기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어젯밤부터인 것 같소. 내 잠시 자리르 비운 사이에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나는 몰랐소.]
그는 거짓말을 했다.
이년 전부터 혈공자가 자시으로 행세해 온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
혈사천의 세력이 결코 심상치 않았으며, 그는 은밀히 일을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나 무엇보다도, 주약군이 금천공자 담천기에게 가지고 있는
소중한 꿈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였다.
[아무튼 본장에서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났으니... 소저에게
면목이 없소.] 순간,
[아, 아니예요...] 그녀의 음성은 작게 잦아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내심으로 치밀어 오르는 환희를 주체할 수 없었다.
음적으로만 알았던 담천기, 알고보니 그게 아닌 것이었다.
(역시 담공자는...천하에 꺼릴 것이 없는 당당한 대장부이셨어...!)
그녀는 환성이라도 내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나, 그녀 역시 정숙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긴 속눈썹이 휘늘어진눈을 들어 담천기를 그윽히 응시했다.
그리고 정갈한 음성, [이몸을 음적의 손에서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담천기는 짖궂게 웃었다.
[천욕분의 효력은 실로 가공하여 살을 섞지 않았다면 낭자를 죽일
뻔 했소.] 일순, 주약군의 안색이 벌겋게달아올랐다.
[저를 가지신 걸...혹시 후회하시나요?]
[글쎄....?] 담천기는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 주약군의 표정은다시 완전한 울상으로 변했다
(너무 약올렸다가는 나중에 꼬집힐라!)
문득, [하하하....! 오해 마시오. 나는 지금 너무 좋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중이오!] 담천기의 호쾌한 대소,
순간, 주약군의 주먹이 담천기의 가슴을 강타했다.ㅏ
[이 진짜 음적 같으니라구...!] [하하하....!]
와락! 담천기는 그녀의 나신을 와락 덮쳤다.
그리고 두툼한 입술이 그녀의 화편 입술을 가차없이 점령해 버렸다.
[우웁.....!] 짜릿한 비음이 흘러나오며, 주약군의 팔이 담천기의
목을 휘감았다. 그녀의 꼭 감은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환희의 눈물이리라.....!
그리고, 실내는다시 폭풍같은 열기로 휘감았다.
담천기와 주약군.... 그들은 다시 정식으로 하나가 되고 있었다.
뜨거운 열풍이 지나갔다. 실내는 적막에 빠졌고, 주약군은 행복한
모습으로 단잠에 빠져 있었다. 문득, 담천기가 눈을 뜨며 전음을
보냈다. [흑노요?] 그만이 알수 있는 기척을 느낀 것이다.
일순, [으흐흐...공자, 너무 뜨거워 이 늙은이 몸이 타버릴 지경이었습니다.] 야신 흑리풍, 바로 그의 짖궂은 전음이 귓전에
와 닿았다. [어찌 되었소?]
[말도 마십시오. 하마트면 골로 갈 뻔 했습니다.!]
[후후....내 곧 나가리다.] 담천기는 주약군의 수혈을 짚을며
몸을 일으켰다.
아직 으슥한 밤이었다. 이곳은 금천장의 후원 깊숙한 장소,
그곳에 일노일소가 마주앉아 있었다.
바로 담천기와 야신 흑리풍이었다. 한데, 야신의 전신은 땀으로
흠뻑했고 기력은 거의 탈진한 모습이었다.
그는 담천기에게 두툼한 봉서를 내밀었다.
[휴...! 이것 때문에 노부는 십년 감수했습니다.]
그는 죽는 시늉을 했다. [십년 동안 안뛰어 다녔더니 빌어먹을
잡것들이 나타나서는 아이고! 내 다리야....!]
담천기는 빙그레 웃으며 봉서를 보았다.
한데, 그는 이내 실망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아니! 이건 절반이 찢어져 있지 않소?] [헤헤...그게 사실은...!]
야신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더니,
이내 총당순찰을 미행했던 이야기를 간략히 설명했다.
금천장을 빠져나간 총당순찰,즉 복면괴인은 언사교외 의 사당에서
한 인물을 만났다. 그후, 총당순찰은 두 차례에 걸쳐 다른 복면인
들과 접촉했으며, 그들에게 암암리에 뭔가를 지시했다.
다섯 명의 복면인들.... 그들은 하나같이 가공할 무공을 지닌
고수들이었다. 하나, 그들은 한결같이 총당순찰에게 지극히 공손한
태도였다.
야신이 뇌까렸다. [그런데 복면인 들 중 하나는 분명 중놈이었습니다.] [화상까지....?] 담천기는 흠칫했다.
[그렇습니다. 그놈이 총당순찰을 만난 곳은 숭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장소였습니다.] 일순, 담천기의 눈에 싸늘한 기광이 스쳤다.
(그럼 혹시 소림의 제자?)
야신은 담천기의 눈치를 살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그놈이 황하로 가는데 돌연으슥한 갈대숲에서 한 척의
쾌속선이 불쑥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담천기는 흥미있다는 눈으로 야신을 바라보았다.
야신은 신이 나서 떠들었다.
[만약 그놈이 배를 타고 황하로 사라져 버리면 닭 쫓던 개 지붕을
쳐다보는 격 아닙니까? 노부는 다급히 쾌속선으로 잠입했습니다]
[...] [노부는 정말 아슬아슬하게 그놈이 있는 선실까지
들어가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때 심정은 정말 지옥에 들어가는
심정이었습니다.] [....]
담천기는 빙그레 웃고 있었다.
(젠장! 한 마디 칭찬해주면 입이 닳나? 뭐 저렇게 무뚝뚝하기만 해?)
야신은 내심 투덜거리면서도 연신 침을 튀기며 말을 이었다.
[노부는 천신만고.... 있는 실력을 십분 발휘하여 그놈의 품속에
있는 봉서를 훔쳐냈으나....] [......]
[그 놈이 그만 눈치 채는 바람에 봉서는 찢어지고 ...노부는 괴물
같은 놈에게 쫓겨 육백리를 돌아돌아 겨우 떼어놓고.....]
그래도 담천기가 반응이 없자 그는 갑자기 죽는 시늉을 했다.
[아이고... 내다리! 내 일찌기 이런 고생르 해본 적이 없거늘...!]
그때, 담천기의 음성이 불쑥 일었다.
[흑노, 이게 무엇인지 보았소?]
그의 시선은 침중한 기색을 담고 봉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젠장... 내 말은 어디로 듣고 딴 소리냐?)
그는 내심 투덜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노부가 그걸 봐서 무엇에 씁니까?]
[이것은소림 등 사대문파의 내부 형세도와 내응할 수 있는 자의
명단이오! 비록 절반밖에 없지만!]
순간, 야신은 대경실색을 금치 못했다.
[구파일방의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는 말입니까?] [그렇소!]
[그럴 수가....?] 야신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표정이었다.
[대체 총당순찰이란 자가 무엇하는 자이기에 그런 엄청난 일을...?]
[흑노는 혹시 혈사천이라고 들어보았소?] [혈사천..?전혀 들은 기억이 없는데....?]
담천기는 침중히 말했다.
[혈사천은 지금 암중에 엄청난 일을 벌이고 있는 신비집단이오.
총당순찰도 바로 혈사천의 인물이오.]
[그럼 공자로 가장한 놈도 혈사천의...?] [그렇소.]
[음....!] 야신의 노구가 얼어붙었다.
담천기가 그를 차분히 응시했다.
[흑노에게 한가지 부탁이 있소.] 일순 야신의 눈이 번쩍하고 빛났다.
(흐흐....드디어 노부의 실력을 알아주는 모양이구나!)
그는 재빨리 대꾸했다.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시오!]
담천기는 야신의 얼굴을 담담히 직시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신주칠대명가와 구대문파의 내부사정...
그리고 혈사천에 관한 정보요.] [.....!]
[이 일은 매우 중대한 것이오. 해낼 수 있겠소?]
[그야 어렵지 않지만....] 야신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일부러
말끝을 흐렸다. 이내, 그는 진진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사실 노부에게는 수많은 후배들이 있습니다. 비록 정식문파는
아니지만 정보를 탐지하는 데는 천하무쌍한 실결을 지녔지요.]
[....] 담천기는 고개를 끄덕였고, 야신은 머뭇거리며 뒷말을
꺼냈다. [다만... 맨입으로 절대 움직이지 않는 놈들이라서 골치가.....!] 그는 말을 해놓고 연신 담천기의 눈치를 살폈다.
담천기는 빙그레 웃었다. [그럼 돈이 필요하겠구려?]
일순, 야신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바로 그렇습니다. 많이는 필요없고 적당히만....!]
[하하...흑노! 그동안 훔쳐서 모아놓은 재산이 꽤 많을텐데?]
[그, 그게....] [그건 두었다가 어디에 쓸 작정이오? 설마
무덤까지 가져갈 생각이오?]
그의 말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자고로 재물이란 필요할 때 써야하는 법이오.]
야신은 그만 질린 표정이었다.
(아이고! 정말 지독하구나! 아비는 천하제일의 부호고 자신은 그보다
더 부자이면서 한푼도 안 내놓다니...이러다 난 망하겠다!)
하나, 담천기는 전혀 못본 척하며 엉뚱한 소리를 했다.
[흑노는 선천적으로 경공에는 아주 적합한 체질이오. 하나 상승무공을 익히기에는 어딘가 문제가 있소.] [....?]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린가? 야신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흑노의 경공이 더이상 발저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오.
내공 역시 평생을 연마해야 그 수준일 뿐이오.]
[그건 맞습니다! 역약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내공이 오르지 않으니....!]
담천기는 빙그레 웃었다.
[흑노가 도둑질에 전념한다면 그 정도로 충분하오. 하나 진정한
고수를 만나면 잔재주는 통하지 않을 것이오.]
[그, 그럼...?] [하하...나는 지금 흑노의 생사현관을 타동해 줄
것이오.] 순간, 야신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역력히 떠올랐다.
[그, 그게 가능합니까?] [하하...내가 누구요?]
[아....!] 생사현관의 타동 무림인이라면 꿈에도 바라는 경지!
어디 그것이 말처럼 쉬운 문제인가?
무려 오갑자 이상의 지순한 내력이 필요하며,
체질을 근본적을 바꿀 수 있는 역근지술까지 고도로 익혀야마
겨우 가능하지않은가! 한데, 담천기는 너무 쉽게 말하고 있는것이다.
[공자...?] 야신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하...흑노! 내가 갑자기 우대해 보이시오..]
[....!] 야신은 멍한 얼굴로 담천기를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후, 야신 흑리풍의 입은 함지박만하게 벌어져 있었다.
너무나 좋아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었을 게다
(으흐흐..앞으로 반쪽 봉서가 아닌 온쪽 봉서만 가지고 오리다!)
그는 내심 신나게 외치며 신형을 날렸다.
쉬---앙!
아아... 그게 도대체 무슨 빠람인가? 뇌전?
놀랍게도 그의 신형은 올때보다 무려 다섯 배 이상 빨라져 있었다.
-----------------------------------
제가 사정이 있어 몇일 글을 못올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있는 오늘 그을 여러장 올렸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
담천기는 잠들어 있는 주약군을 조용히 내려다 보고 있었다.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미녀의 청초한 모습,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실로 아름다운 용모, 주약군, 천하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그것은 명장이 필생의 심혈을 기울여 다듬어 놓은 조각품 같았다.
그녀는 지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담천기의 품속에
안겨 잠들어 있는 것이다. 담천기는 입맛을 다셨다.
(정녕....금천공자 담천기의 약혼자로 손색이 없는 여인이다!)
그는 내심 음융한 미소를 지었다.
문득, [으음....!] 주약군이 몸을 뒤척이더니 스르르 눈을 떳다.
갑자기, 담천기의 얼굴이 그녀의 시선 속으로 들이닥쳤다.
[....!] 순간, 주약군은 경악하며 벌떡 일어났다.
하나, [어멋!] 그녀는 자신이 알몸인 것을 깨닫고 황급히 주저앉아
이불로 가슴을 가렸다. 그 순간, 그녀의 하체에서는 뻐근한
통증이 전해 오는 것이 아닌가! [아!]
그녀는 갑자기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모든 악몽이 한꺼번에 되살아 난 것이다.
그녀는 담천기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당,,,당신이 감히!] [본의가 아니었소.]
담천기는 멋쩍게 웃었다. 그말에 주약운의 얼굴에서는 아예 핏기가
싹 걷혔다.
[이 음적! 일시간 내 너를 잘못 보고 한을 남기다니!]
윙----! 그녀의 옥수가 담천기의 뺨으로 날아들었다.
하나, 그녀의 옥수는 이미 담천기의 손에 잡혀 있었다.
그는 그녀의 팔을 잡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를 죽이고 싶소?] [오늘 너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을 것이다
!]
그녀는 노기가 치솟아 외쳤다. [그러면 곤란한데....]
담천기는 심각하게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는 죽어서 안될 몸이고..더욱이 약혼녀를 죽게 할 수 도 없고..?]
[이 음적이 그래도....!]
[허허...음적 음적 하다가 진짜 바람 피우면 어쩌려고 그러시오?]
[으....!] 주약군은 기절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이크! 더 건드렸다가는 아예 산통을 깨겠다.)
담천기는 정색했다. [우선 마음을 진정시키시오. 그리고....]
[....?} [저 쪽을 보시오.]
담천기가 가리킨 곳은 바로 혈공자가 죽어 있는 곳이었다.
[....?] 순간, 주약군은 흠칫 놀랐다.
[저건 누구....?] 하나, 그녀의 음성에는 표독스런 살기가 배어있었다. [얼굴을 보시오.]
주약군의 싸늘한 봉목이 혈공자의 얼굴에 닿았고, 그 순간,
그녀의 전신은 불신과 충격으로 휩쓸렸다.
[아니...저 얼굴은 바로 담공자....?]
[이제 알겠소? 저놈이 나로 가장하여 못된 짓을 벌인 것이오.]
[아....! 그럴 수가....?]
주약군은몸이 휘청거렸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눈으로 혈공자와
담천기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어찌 이런 일이 생기다니...? 그렇다면 여태 가짜에게 농락?)
갑자기, 그녀가 얼어붙는 듯한 음성을 물었다.
[저자는언제부터 공자로 위장....?]
담천기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어젯밤부터인 것 같소. 내 잠시 자리르 비운 사이에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나는 몰랐소.]
그는 거짓말을 했다.
이년 전부터 혈공자가 자시으로 행세해 온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
혈사천의 세력이 결코 심상치 않았으며, 그는 은밀히 일을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나 무엇보다도, 주약군이 금천공자 담천기에게 가지고 있는
소중한 꿈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였다.
[아무튼 본장에서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났으니... 소저에게
면목이 없소.] 순간,
[아, 아니예요...] 그녀의 음성은 작게 잦아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내심으로 치밀어 오르는 환희를 주체할 수 없었다.
음적으로만 알았던 담천기, 알고보니 그게 아닌 것이었다.
(역시 담공자는...천하에 꺼릴 것이 없는 당당한 대장부이셨어...!)
그녀는 환성이라도 내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나, 그녀 역시 정숙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긴 속눈썹이 휘늘어진눈을 들어 담천기를 그윽히 응시했다.
그리고 정갈한 음성, [이몸을 음적의 손에서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담천기는 짖궂게 웃었다.
[천욕분의 효력은 실로 가공하여 살을 섞지 않았다면 낭자를 죽일
뻔 했소.] 일순, 주약군의 안색이 벌겋게달아올랐다.
[저를 가지신 걸...혹시 후회하시나요?]
[글쎄....?] 담천기는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 주약군의 표정은다시 완전한 울상으로 변했다
(너무 약올렸다가는 나중에 꼬집힐라!)
문득, [하하하....! 오해 마시오. 나는 지금 너무 좋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중이오!] 담천기의 호쾌한 대소,
순간, 주약군의 주먹이 담천기의 가슴을 강타했다.ㅏ
[이 진짜 음적 같으니라구...!] [하하하....!]
와락! 담천기는 그녀의 나신을 와락 덮쳤다.
그리고 두툼한 입술이 그녀의 화편 입술을 가차없이 점령해 버렸다.
[우웁.....!] 짜릿한 비음이 흘러나오며, 주약군의 팔이 담천기의
목을 휘감았다. 그녀의 꼭 감은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환희의 눈물이리라.....!
그리고, 실내는다시 폭풍같은 열기로 휘감았다.
담천기와 주약군.... 그들은 다시 정식으로 하나가 되고 있었다.
뜨거운 열풍이 지나갔다. 실내는 적막에 빠졌고, 주약군은 행복한
모습으로 단잠에 빠져 있었다. 문득, 담천기가 눈을 뜨며 전음을
보냈다. [흑노요?] 그만이 알수 있는 기척을 느낀 것이다.
일순, [으흐흐...공자, 너무 뜨거워 이 늙은이 몸이 타버릴 지경이었습니다.] 야신 흑리풍, 바로 그의 짖궂은 전음이 귓전에
와 닿았다. [어찌 되었소?]
[말도 마십시오. 하마트면 골로 갈 뻔 했습니다.!]
[후후....내 곧 나가리다.] 담천기는 주약군의 수혈을 짚을며
몸을 일으켰다.
아직 으슥한 밤이었다. 이곳은 금천장의 후원 깊숙한 장소,
그곳에 일노일소가 마주앉아 있었다.
바로 담천기와 야신 흑리풍이었다. 한데, 야신의 전신은 땀으로
흠뻑했고 기력은 거의 탈진한 모습이었다.
그는 담천기에게 두툼한 봉서를 내밀었다.
[휴...! 이것 때문에 노부는 십년 감수했습니다.]
그는 죽는 시늉을 했다. [십년 동안 안뛰어 다녔더니 빌어먹을
잡것들이 나타나서는 아이고! 내 다리야....!]
담천기는 빙그레 웃으며 봉서를 보았다.
한데, 그는 이내 실망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아니! 이건 절반이 찢어져 있지 않소?] [헤헤...그게 사실은...!]
야신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더니,
이내 총당순찰을 미행했던 이야기를 간략히 설명했다.
금천장을 빠져나간 총당순찰,즉 복면괴인은 언사교외 의 사당에서
한 인물을 만났다. 그후, 총당순찰은 두 차례에 걸쳐 다른 복면인
들과 접촉했으며, 그들에게 암암리에 뭔가를 지시했다.
다섯 명의 복면인들.... 그들은 하나같이 가공할 무공을 지닌
고수들이었다. 하나, 그들은 한결같이 총당순찰에게 지극히 공손한
태도였다.
야신이 뇌까렸다. [그런데 복면인 들 중 하나는 분명 중놈이었습니다.] [화상까지....?] 담천기는 흠칫했다.
[그렇습니다. 그놈이 총당순찰을 만난 곳은 숭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장소였습니다.] 일순, 담천기의 눈에 싸늘한 기광이 스쳤다.
(그럼 혹시 소림의 제자?)
야신은 담천기의 눈치를 살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그놈이 황하로 가는데 돌연으슥한 갈대숲에서 한 척의
쾌속선이 불쑥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담천기는 흥미있다는 눈으로 야신을 바라보았다.
야신은 신이 나서 떠들었다.
[만약 그놈이 배를 타고 황하로 사라져 버리면 닭 쫓던 개 지붕을
쳐다보는 격 아닙니까? 노부는 다급히 쾌속선으로 잠입했습니다]
[...] [노부는 정말 아슬아슬하게 그놈이 있는 선실까지
들어가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때 심정은 정말 지옥에 들어가는
심정이었습니다.] [....]
담천기는 빙그레 웃고 있었다.
(젠장! 한 마디 칭찬해주면 입이 닳나? 뭐 저렇게 무뚝뚝하기만 해?)
야신은 내심 투덜거리면서도 연신 침을 튀기며 말을 이었다.
[노부는 천신만고.... 있는 실력을 십분 발휘하여 그놈의 품속에
있는 봉서를 훔쳐냈으나....] [......]
[그 놈이 그만 눈치 채는 바람에 봉서는 찢어지고 ...노부는 괴물
같은 놈에게 쫓겨 육백리를 돌아돌아 겨우 떼어놓고.....]
그래도 담천기가 반응이 없자 그는 갑자기 죽는 시늉을 했다.
[아이고... 내다리! 내 일찌기 이런 고생르 해본 적이 없거늘...!]
그때, 담천기의 음성이 불쑥 일었다.
[흑노, 이게 무엇인지 보았소?]
그의 시선은 침중한 기색을 담고 봉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젠장... 내 말은 어디로 듣고 딴 소리냐?)
그는 내심 투덜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노부가 그걸 봐서 무엇에 씁니까?]
[이것은소림 등 사대문파의 내부 형세도와 내응할 수 있는 자의
명단이오! 비록 절반밖에 없지만!]
순간, 야신은 대경실색을 금치 못했다.
[구파일방의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는 말입니까?] [그렇소!]
[그럴 수가....?] 야신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표정이었다.
[대체 총당순찰이란 자가 무엇하는 자이기에 그런 엄청난 일을...?]
[흑노는 혹시 혈사천이라고 들어보았소?] [혈사천..?전혀 들은 기억이 없는데....?]
담천기는 침중히 말했다.
[혈사천은 지금 암중에 엄청난 일을 벌이고 있는 신비집단이오.
총당순찰도 바로 혈사천의 인물이오.]
[그럼 공자로 가장한 놈도 혈사천의...?] [그렇소.]
[음....!] 야신의 노구가 얼어붙었다.
담천기가 그를 차분히 응시했다.
[흑노에게 한가지 부탁이 있소.] 일순 야신의 눈이 번쩍하고 빛났다.
(흐흐....드디어 노부의 실력을 알아주는 모양이구나!)
그는 재빨리 대꾸했다.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시오!]
담천기는 야신의 얼굴을 담담히 직시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신주칠대명가와 구대문파의 내부사정...
그리고 혈사천에 관한 정보요.] [.....!]
[이 일은 매우 중대한 것이오. 해낼 수 있겠소?]
[그야 어렵지 않지만....] 야신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일부러
말끝을 흐렸다. 이내, 그는 진진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사실 노부에게는 수많은 후배들이 있습니다. 비록 정식문파는
아니지만 정보를 탐지하는 데는 천하무쌍한 실결을 지녔지요.]
[....] 담천기는 고개를 끄덕였고, 야신은 머뭇거리며 뒷말을
꺼냈다. [다만... 맨입으로 절대 움직이지 않는 놈들이라서 골치가.....!] 그는 말을 해놓고 연신 담천기의 눈치를 살폈다.
담천기는 빙그레 웃었다. [그럼 돈이 필요하겠구려?]
일순, 야신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바로 그렇습니다. 많이는 필요없고 적당히만....!]
[하하...흑노! 그동안 훔쳐서 모아놓은 재산이 꽤 많을텐데?]
[그, 그게....] [그건 두었다가 어디에 쓸 작정이오? 설마
무덤까지 가져갈 생각이오?]
그의 말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자고로 재물이란 필요할 때 써야하는 법이오.]
야신은 그만 질린 표정이었다.
(아이고! 정말 지독하구나! 아비는 천하제일의 부호고 자신은 그보다
더 부자이면서 한푼도 안 내놓다니...이러다 난 망하겠다!)
하나, 담천기는 전혀 못본 척하며 엉뚱한 소리를 했다.
[흑노는 선천적으로 경공에는 아주 적합한 체질이오. 하나 상승무공을 익히기에는 어딘가 문제가 있소.] [....?]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린가? 야신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흑노의 경공이 더이상 발저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오.
내공 역시 평생을 연마해야 그 수준일 뿐이오.]
[그건 맞습니다! 역약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내공이 오르지 않으니....!]
담천기는 빙그레 웃었다.
[흑노가 도둑질에 전념한다면 그 정도로 충분하오. 하나 진정한
고수를 만나면 잔재주는 통하지 않을 것이오.]
[그, 그럼...?] [하하...나는 지금 흑노의 생사현관을 타동해 줄
것이오.] 순간, 야신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역력히 떠올랐다.
[그, 그게 가능합니까?] [하하...내가 누구요?]
[아....!] 생사현관의 타동 무림인이라면 꿈에도 바라는 경지!
어디 그것이 말처럼 쉬운 문제인가?
무려 오갑자 이상의 지순한 내력이 필요하며,
체질을 근본적을 바꿀 수 있는 역근지술까지 고도로 익혀야마
겨우 가능하지않은가! 한데, 담천기는 너무 쉽게 말하고 있는것이다.
[공자...?] 야신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하...흑노! 내가 갑자기 우대해 보이시오..]
[....!] 야신은 멍한 얼굴로 담천기를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후, 야신 흑리풍의 입은 함지박만하게 벌어져 있었다.
너무나 좋아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었을 게다
(으흐흐..앞으로 반쪽 봉서가 아닌 온쪽 봉서만 가지고 오리다!)
그는 내심 신나게 외치며 신형을 날렸다.
쉬---앙!
아아... 그게 도대체 무슨 빠람인가? 뇌전?
놀랍게도 그의 신형은 올때보다 무려 다섯 배 이상 빨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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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정이 있어 몇일 글을 못올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있는 오늘 그을 여러장 올렸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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