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전풍(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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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장 위기의 여체
스슥....!
유령같은 청영하나가 금천장을 빠져나오더니, 어둠을 가르며 허공으로 치솟아 갔다. 가공할 신법이었다.
그때, 울창한 송림 사이에서 한 줄기 음성이 흘렸다.
[흑노! 저자의 뒤를 밟아 뭣하는 자인지 확인할 수 있겠소?]
[으흐흐! 그게 노부의 전문 아닙닊?]
뒤이어, 소리없이 한 개의 인영이 송림을 빠져나갔다.
스슥----! 그 인영은 거의 기척도 없이 청영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후원의 천경각, 그곳에 한 명의 백의미공자가 소리없이 나타났다.
순간, 스스슥----! 싸늘한 예기가 무섭게 이동했으며,
안에서 냉랭한 호통이 터져나왔다. [누구냐?] [하하하..나요!]
백의미공자는 낭랑히 웃으며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일순, [아! 담공자께서 이 밤중에 웬일로.....]
천경각 안에서 오인의 홍의대한이 바람같이 나타났다.
한결같이 용호의 기상을 지닌 장한들이었다.
(음...와룡십걸 중 올걸의 신위가 이토록 뛰어나다니.... 역시 와룡보는 무시할 곳이 아니로군.)
와룡오걸!
그들은 바로 주약군을 호위하기 위해 와룡보에서 파견된 일류고수들
이었다. (후후후...그러나 그 계집만 수중에 넣으면!)
내심 음침한 염두를굴리는 미공자, 그는 바로 담천기였다.
그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담았다. [주소저와 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소.] 으젓한 기품과 낭랑한 음성, 그것은 너무나 훌륭하여 명가의
자제로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 [아! 그러시다면 곧 연락을....]
담천기는 손을 내저으며 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만 두시오. 내가 직접 들어가 만나 보리다.]
[그러시다면....] 와룡오걸은 서로 마주보며 빙그레 웃을 뿐 담천기를 막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담천기를 와룡보의 사위로 대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규방, 은은한 황촉불이 아른거리고, 엷은 잠의만을 걸친 주약군,
그녀는 아까부터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었다.
아직도 그녀의 얼굴에 서린 노기는 사라지지 않은 채였다.
그때, 똑...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언뜻 들려왔다.
[누구세요?] [나 담모외다.]
일순, 주약군의 눈초리가 날카롭게 빛났다.
[무엇때문에 이밤중에 오셨나요! 돌아가세요!]
[약군...꼭 할 말이 있소.] [듣기 싫어요!]
순간, 문이 열리며 준수한 용모의 담천기가 천천히 들어왔다.
휘익! 허공을 가르며 베개나 날아갔다.
[돌아가요! 꼬도 보기 싫어요!]
퍼억...! 담천기는 면상으로 날아온 베개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얼굴을 맞고 떨이진 베개를 손에 든 채 진지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약군....용서를 빌려왔소.] [.....!]
주약군의 눈꼬리가 가늘게 떨렸다. 담천기는 부드러운 미소를 담으며
촛불로 다가갔다. 그는 촛불을 밝히는척 하더니 소매 안에서 무엇인가 하얀 분말을 촛불 위에 쏟았다.
화르르....! 촛불이 밝게 피어오르고, 보이지 않는 향기도 퍼져나갔다.
담천기의 입가에 음침한 괴소가 섬전처럼 스치고 있었다.
(흐흐흐...네가 발광을 해도 소용이 없다. 천욕분이 뿌려진 이상...)
그때, [흐흑....흑흑.....!]
주약운은 침상에 얼굴을 묻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나 서러웠다. 천하의 기남자로 알려진 금천공자 담천기,
그와 혼약을 맺은지 일 년여 만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처음 상면
했는데, 설마 그가 짐승이었을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하늘이 무서져 내린들 이보다 가슴이 아프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 더욱 짐승같은 일이 곧 벌어지리라곤 그녀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엷은 잠의만 걸친 채 흐느끼는 그녀의 육체,
그것은 확연히 굴곡을 이루며 성숙한 내음과 함께 광적인 유혹을
불러일으켰다. (으.....음!)
담천기의 눈에 야릇한 빛이 스쳤다.
하나, 그는 이내 평정을 되찾으며 침상으로 다가갔다.
[약군! 미안하게 되었소.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으리라.]
주약군의 어깨가 떨렸다.
[그냥 나가줘요! 이젠 당신이란 사람은 보기조차 싫어요!]
[약군, 그건 오해요....] 순간 , 주약군의 신형이 퉁기듯 치상을
박차고 돌아섰다. 그녀의 눈에는 무서운 노기가 뿜어지고 있었다.
[뭐라고요? 그 시비년 하고 놀아난 게 오해라고요?]
담천기는 움찔했다. (이크! 잘못 건드렸구나.)
그러나 그의 기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약군...우리는 이미 약혼까지 한 사이 아니오, 그런 것으로 더이상
문제 삼지 맙시다.]
순간, 주약군의 교구가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파렴치한! 당장 나가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겠어요!]
그녀의 분노는 이제 극에 달해 있었다.
한데, 바로 그 순간, 그녀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마구
달아오르는게 아닌가! 담천기는 그 모습을 보며 음침히 웃었다.
[후후후...약군, 우리는 이제 합쳐지는 일만 남았소.]
[....!] 순간, 주약군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걷혔다.
[내, 내게 무슨 짓을...?]
[하하하...내가 감히 무슨 짓을 하겠소? 다만 나 담천기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자 할 뿐....!]
담천기는 크게 웃으며 다가들었다.
주약군의 신형이 휘청거렸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믿을 수 없는
욕정에 휘말려들고 있음을 경악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수치심과 분노로 일그러졌다.
[이....위선자!] 그녀는 휘청거리며 쌍장을 교차시켰다.
하나, 그녀의 섬섬옥수는 이미 담천기의 수중에 갇혀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음탕한 빛이 흐르고 있었다.
[후후후....약군, 이제 단념하시오.]
[아....!] 주약운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하나, 도무지 소용이 없었다. 사내의 체취를 맡자 가슴 속에 이글대던 욕정이 폭발하듯 일어나는 게 아닌가!
(흐흐흐...천욕분에 당하면 천하에 다시없는 정녀라도 견딜 수 없지!)
담천기는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그녀의 잠의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물컹....! 탄탄한 육봉이 한손에 거머쥐었다.
터질 듯하 젖무덤.... 그것은 아직 한번도 사내의 손길이 스치지
않은 신비의 밀지가 아닌가! 하나, 그것을 뻔히 보고서도 주약군은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아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짜릿한 비음을 토하며 몸을 밀착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금천장 후원 깊숙한 곳에 위치한 가산, 으스한 밤이었다.
그때, 스스....슥! 하나의 인영이 소리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주위를 조심스럽게 살피는 인영의 얼굴... 그는 바로 금의를
화려하게 걸친 담궁위였다. [.....!]
그는 주위가 조용함을 확인하고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십여 보나 갔을까? 그 앞에 거대한 금동사자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금동사자상의 웅대함이야말로 금천장의 부를 상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한데, 담궁위는 서슴없이 금동사자상의 왼쪽
눈을 쿡 찍어누르는 게 아닌가! 순간, 우르르르----!
은은한 진동음과 함께 거대하던 금동사자상이 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놀랍게도 금동사자상이 비껴간 자리에는지하로 통하는 동혈이 뻥
뚫려있지 않는가! 동혈 안쪽에는 층계가 보였고,
층계 아래로 굵은 철책이 보였으며, 그 안쪽은 너무 어두운 탓에
보이지 않았다. 담궁위는 다시 한번 사위를 살핀 후 층계 아래로
내려갔다.
그때, 층계 아래쪽에서 냉랭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누구시오?] [나다! 어서 열어라!]
담궁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스.....르륵.....!
금동사자상이 원래 위치로 돌아갔고 철책이 위로 올라갔다.
[아! 당주님, 어서 오십시오.]
어둠 속에서 한 명의 흑의인이 불쑥 나타나 고개를 숙였다.
깡마른 체구, 강팍스런 얼굴에는 냉혹한 살기가 감도는 중년인이었다.
눈빛은 무심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 뒤를 이어 다섯 명의 흑의장한들이 나타나 허리를 굽혔다.
[당주님을 뵈옵니다.] 담궁위의 눈길이 흑의인에게 멎었다.
[어찌 되었는가?] [전혀 소득이 없었소이다.]
흑의인은 메마른 어조를 발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 생전에 그토록 지독한 독종은 처음입니다.]
일순, 담궁위의 얼굴에 낭패한 기색이 역력히 나타났다.
[음....천하의 독수날심이 못다루는 인물이 있었다니!]
독수날심----!
정녕 몸서리를 일으키게 하는 이름, 그는 고문수법으로 천하제일이라할 냉혹한 위인이었다.
일순 그의 손에 걸리면 죽은 시체가 되어서도 입을 열고 만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의 악명은 드높았다.
한데, 누가 그를 곤란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오늘은 반드시 입을 열게 해야한다!]
스슥....! 담궁위는 독수날심을 싸늘히 쏘아보며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사라지고 짙은 어둠이 감돌 무렵,
한명의 장한이 미간을 찡그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상한 걸?] [무슨 소리냐?]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괴상한 느낌이 자꾸 든단 말이야..?}
[크흐흐...개소리 마라! 누가 엿본 단 말이야?]
[맞아! 누가 감히 우리의 이목을 속일 수 있겠느냐?]
[음...!] 스슥----!
장한들은 각기 흩어져 갔다.
한데, 그들이 전혀 못느끼고 있는 사이 오른쪽 벽이 서서히 미끄러녀 가고 있지 않는가!
저럴 수가! 벽이 움직이다니.....!
스슥....!
유령같은 청영하나가 금천장을 빠져나오더니, 어둠을 가르며 허공으로 치솟아 갔다. 가공할 신법이었다.
그때, 울창한 송림 사이에서 한 줄기 음성이 흘렸다.
[흑노! 저자의 뒤를 밟아 뭣하는 자인지 확인할 수 있겠소?]
[으흐흐! 그게 노부의 전문 아닙닊?]
뒤이어, 소리없이 한 개의 인영이 송림을 빠져나갔다.
스슥----! 그 인영은 거의 기척도 없이 청영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후원의 천경각, 그곳에 한 명의 백의미공자가 소리없이 나타났다.
순간, 스스슥----! 싸늘한 예기가 무섭게 이동했으며,
안에서 냉랭한 호통이 터져나왔다. [누구냐?] [하하하..나요!]
백의미공자는 낭랑히 웃으며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일순, [아! 담공자께서 이 밤중에 웬일로.....]
천경각 안에서 오인의 홍의대한이 바람같이 나타났다.
한결같이 용호의 기상을 지닌 장한들이었다.
(음...와룡십걸 중 올걸의 신위가 이토록 뛰어나다니.... 역시 와룡보는 무시할 곳이 아니로군.)
와룡오걸!
그들은 바로 주약군을 호위하기 위해 와룡보에서 파견된 일류고수들
이었다. (후후후...그러나 그 계집만 수중에 넣으면!)
내심 음침한 염두를굴리는 미공자, 그는 바로 담천기였다.
그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담았다. [주소저와 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소.] 으젓한 기품과 낭랑한 음성, 그것은 너무나 훌륭하여 명가의
자제로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 [아! 그러시다면 곧 연락을....]
담천기는 손을 내저으며 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만 두시오. 내가 직접 들어가 만나 보리다.]
[그러시다면....] 와룡오걸은 서로 마주보며 빙그레 웃을 뿐 담천기를 막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담천기를 와룡보의 사위로 대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규방, 은은한 황촉불이 아른거리고, 엷은 잠의만을 걸친 주약군,
그녀는 아까부터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었다.
아직도 그녀의 얼굴에 서린 노기는 사라지지 않은 채였다.
그때, 똑...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언뜻 들려왔다.
[누구세요?] [나 담모외다.]
일순, 주약군의 눈초리가 날카롭게 빛났다.
[무엇때문에 이밤중에 오셨나요! 돌아가세요!]
[약군...꼭 할 말이 있소.] [듣기 싫어요!]
순간, 문이 열리며 준수한 용모의 담천기가 천천히 들어왔다.
휘익! 허공을 가르며 베개나 날아갔다.
[돌아가요! 꼬도 보기 싫어요!]
퍼억...! 담천기는 면상으로 날아온 베개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얼굴을 맞고 떨이진 베개를 손에 든 채 진지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약군....용서를 빌려왔소.] [.....!]
주약군의 눈꼬리가 가늘게 떨렸다. 담천기는 부드러운 미소를 담으며
촛불로 다가갔다. 그는 촛불을 밝히는척 하더니 소매 안에서 무엇인가 하얀 분말을 촛불 위에 쏟았다.
화르르....! 촛불이 밝게 피어오르고, 보이지 않는 향기도 퍼져나갔다.
담천기의 입가에 음침한 괴소가 섬전처럼 스치고 있었다.
(흐흐흐...네가 발광을 해도 소용이 없다. 천욕분이 뿌려진 이상...)
그때, [흐흑....흑흑.....!]
주약운은 침상에 얼굴을 묻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나 서러웠다. 천하의 기남자로 알려진 금천공자 담천기,
그와 혼약을 맺은지 일 년여 만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처음 상면
했는데, 설마 그가 짐승이었을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하늘이 무서져 내린들 이보다 가슴이 아프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 더욱 짐승같은 일이 곧 벌어지리라곤 그녀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엷은 잠의만 걸친 채 흐느끼는 그녀의 육체,
그것은 확연히 굴곡을 이루며 성숙한 내음과 함께 광적인 유혹을
불러일으켰다. (으.....음!)
담천기의 눈에 야릇한 빛이 스쳤다.
하나, 그는 이내 평정을 되찾으며 침상으로 다가갔다.
[약군! 미안하게 되었소.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으리라.]
주약군의 어깨가 떨렸다.
[그냥 나가줘요! 이젠 당신이란 사람은 보기조차 싫어요!]
[약군, 그건 오해요....] 순간 , 주약군의 신형이 퉁기듯 치상을
박차고 돌아섰다. 그녀의 눈에는 무서운 노기가 뿜어지고 있었다.
[뭐라고요? 그 시비년 하고 놀아난 게 오해라고요?]
담천기는 움찔했다. (이크! 잘못 건드렸구나.)
그러나 그의 기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약군...우리는 이미 약혼까지 한 사이 아니오, 그런 것으로 더이상
문제 삼지 맙시다.]
순간, 주약군의 교구가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파렴치한! 당장 나가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겠어요!]
그녀의 분노는 이제 극에 달해 있었다.
한데, 바로 그 순간, 그녀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마구
달아오르는게 아닌가! 담천기는 그 모습을 보며 음침히 웃었다.
[후후후...약군, 우리는 이제 합쳐지는 일만 남았소.]
[....!] 순간, 주약군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걷혔다.
[내, 내게 무슨 짓을...?]
[하하하...내가 감히 무슨 짓을 하겠소? 다만 나 담천기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자 할 뿐....!]
담천기는 크게 웃으며 다가들었다.
주약군의 신형이 휘청거렸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믿을 수 없는
욕정에 휘말려들고 있음을 경악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수치심과 분노로 일그러졌다.
[이....위선자!] 그녀는 휘청거리며 쌍장을 교차시켰다.
하나, 그녀의 섬섬옥수는 이미 담천기의 수중에 갇혀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음탕한 빛이 흐르고 있었다.
[후후후....약군, 이제 단념하시오.]
[아....!] 주약운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하나, 도무지 소용이 없었다. 사내의 체취를 맡자 가슴 속에 이글대던 욕정이 폭발하듯 일어나는 게 아닌가!
(흐흐흐...천욕분에 당하면 천하에 다시없는 정녀라도 견딜 수 없지!)
담천기는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그녀의 잠의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물컹....! 탄탄한 육봉이 한손에 거머쥐었다.
터질 듯하 젖무덤.... 그것은 아직 한번도 사내의 손길이 스치지
않은 신비의 밀지가 아닌가! 하나, 그것을 뻔히 보고서도 주약군은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아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짜릿한 비음을 토하며 몸을 밀착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금천장 후원 깊숙한 곳에 위치한 가산, 으스한 밤이었다.
그때, 스스....슥! 하나의 인영이 소리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주위를 조심스럽게 살피는 인영의 얼굴... 그는 바로 금의를
화려하게 걸친 담궁위였다. [.....!]
그는 주위가 조용함을 확인하고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십여 보나 갔을까? 그 앞에 거대한 금동사자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금동사자상의 웅대함이야말로 금천장의 부를 상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한데, 담궁위는 서슴없이 금동사자상의 왼쪽
눈을 쿡 찍어누르는 게 아닌가! 순간, 우르르르----!
은은한 진동음과 함께 거대하던 금동사자상이 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놀랍게도 금동사자상이 비껴간 자리에는지하로 통하는 동혈이 뻥
뚫려있지 않는가! 동혈 안쪽에는 층계가 보였고,
층계 아래로 굵은 철책이 보였으며, 그 안쪽은 너무 어두운 탓에
보이지 않았다. 담궁위는 다시 한번 사위를 살핀 후 층계 아래로
내려갔다.
그때, 층계 아래쪽에서 냉랭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누구시오?] [나다! 어서 열어라!]
담궁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스.....르륵.....!
금동사자상이 원래 위치로 돌아갔고 철책이 위로 올라갔다.
[아! 당주님, 어서 오십시오.]
어둠 속에서 한 명의 흑의인이 불쑥 나타나 고개를 숙였다.
깡마른 체구, 강팍스런 얼굴에는 냉혹한 살기가 감도는 중년인이었다.
눈빛은 무심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 뒤를 이어 다섯 명의 흑의장한들이 나타나 허리를 굽혔다.
[당주님을 뵈옵니다.] 담궁위의 눈길이 흑의인에게 멎었다.
[어찌 되었는가?] [전혀 소득이 없었소이다.]
흑의인은 메마른 어조를 발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 생전에 그토록 지독한 독종은 처음입니다.]
일순, 담궁위의 얼굴에 낭패한 기색이 역력히 나타났다.
[음....천하의 독수날심이 못다루는 인물이 있었다니!]
독수날심----!
정녕 몸서리를 일으키게 하는 이름, 그는 고문수법으로 천하제일이라할 냉혹한 위인이었다.
일순 그의 손에 걸리면 죽은 시체가 되어서도 입을 열고 만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의 악명은 드높았다.
한데, 누가 그를 곤란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오늘은 반드시 입을 열게 해야한다!]
스슥....! 담궁위는 독수날심을 싸늘히 쏘아보며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사라지고 짙은 어둠이 감돌 무렵,
한명의 장한이 미간을 찡그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상한 걸?] [무슨 소리냐?]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괴상한 느낌이 자꾸 든단 말이야..?}
[크흐흐...개소리 마라! 누가 엿본 단 말이야?]
[맞아! 누가 감히 우리의 이목을 속일 수 있겠느냐?]
[음...!] 스슥----!
장한들은 각기 흩어져 갔다.
한데, 그들이 전혀 못느끼고 있는 사이 오른쪽 벽이 서서히 미끄러녀 가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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