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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여인추억2부1권-21 심야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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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241 회 작성일 24-02-21 02: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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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심야의 드라마
거기서 마사오는 한가지 제안을 했다.
“아니,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 여자애를 구해 주었다는 사실이 하루까 씨에게 당신이 다시 신임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어요. 하루까 씨는 당신을 다시 보게 될 겁니다. 또한 돌아와서도 당신 옆에 풀이 죽은 여자애가 있다면 쌀쌀한 태도를 보이지 않겠지요. 당신이 사정을 설명한다면 그 애에게도 좋을 겁니다. 결국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 되고요. 오히려 그러는 편이 나아요.”
“그럼 당신도 같이 있어 줘요.”
사또가 마사오의 팔을 잡고는 사정하는 표정이 되었다.
“이도꼬와의 일도 있었고 하니 여자와 단둘이 있게 되면 곤란해.”
“하루까 씨는 몇 시쯤에 돌아옵니까?”
“이제 얼마 안 남았소. 12시 전에는 돌아와요.”
‘30분 정도면 된다.’
마사오는 사또의 부탁을 들어 줄 마음이 생겼다. 게다가 다부지게 저항하던 여자애의 얼굴도 한 번 보고 싶었다.
“좋아요. 그럼 가겠습니다. 금방 그리로 갈테니 방으로 돌아가 기다려 주십시오.”
“부탁하오.”
사또를 돌려보낸 마사오는 방으로 들어가 이불 속으로 미끌어져 들어가 묘우리를 않았다. 그리고 복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사또와 하루까라는 여자와의 사이가 어떻게 될 지 잘모르겠어요. 아무튼 하루까 씨가 돌아올 때까지 그 방에 있겠어요.”
“몇 호실?”
“5호실입니다.”
“옷을 제대로 입고 가.”
묘우미는 마사오의 그것을 만지작거리다가 잡고는 말했다.
“나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아니, 주무셔도 됩니다. 밖에서 자물쇠를 걸고 나갈 테니 안심해도 좋아요.”
화복을 벗고 바지와 상의를 걸쳐 입었다. 드러누워 있는 묘우미에게 키스를 했다.
“자물쇠 안에서 걸겠어. 그러니 빨리 와.”
“잠이 안 와요?”
“응. 책을 읽고 있을게.”마사오는 5호실로 갔다.
방 중앙에 소반이 놓여있고, 사또는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맞은편에 빨간 가디건을 입은 체구가 큰 여자가 앉아 있었다.
체구는 크지만 나이는 아직 어려 보였다.
‘십대의 소녀로군. 과연 이런 체구라면 요시무라의 공격을 견딜만하겠군.’
“아아. 잘 와주었소.”
“아니,전 괜찮습니다.”
사또의 옆에 마사오가 앉았다.
사또가 서로를 소개시켰다.
“이쪽은 역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인데, 저 방의 요시무라와는 달리 착실한 대학생이야. 다니는 대학도 좋은 곳이고. 이 애는 나까지와 다쯔꼬라고 해. 올해 고등학교를 나와 빈둥거리를 것 같아. 남자나 여자나 빈둥빈둥 놀고 지내는 것은 좋지 않지. 가출할 작정이 아니라 답답해서 도오꼬에 놀러와 신주꾸를 헤매다 저방의 요시무라에게 거려서 이리로 오게 된 거지. 이봐, 도회지는 짐승 같은 남자가 우글거리는 데라구. 내가 아니었으면 너도 저 방의 요시무라의 목이가 되었을 거야.”
“...............”
다쯔꼬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사또는 소주잔을 단숨에 비우고 상체를 흔들었다.
“나도 처음에는 별일이 아닌 줄 알았다구.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여자의 저항이란 십 분 정도가 대부분인데. 네 경우는 20분 이상이더군. 그래서 내가 감탄한 거지. 그런데 너는 처녀인가 보지?”
“아니에요.”
분명하게 대답을 했다.
“호오. 그래? 남자를 안단 말이지? 그렇다면 그렇게 난폭하게 굴 필요가 있었나?”
“저어.........”
다쯔꼬는 사또에게가 아니라 마사오쪽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크고 눈은 가늘었다. 아랫입술이 약간 젖혀진 상태로 말려 있어서 그것이 귀여운 형상을 짓고 있었다.
“사실은 당해도 좋을 작정으로 왔어요.”
“뭐어?”
사또가 놀라 기성을 발했다.
“그럼 왜 그렇게 반항했지?”
“그 사람 방에 들어가자 단숨에 나를 쓰러뜨리고 돈을 쥐어 주려고 했다구요. 돈으로 나를 사려고 했단 말예요. 돈이라면 나도 갖고 있어요.”
방바닥에 있는 자기 백에서 다쯔꼬는 지갑을 꺼냈다. 지갑 속에서 몇 장의 지폐를 꺼내 보였다. 과연 십대의 소녀가 소지하기엔 많은 돈이었다.
“이 한 장을 쥐어 주려고 했던 거예요.”
“천 엔인가? 흠, 여자를 사는 값으로 치르겠다는 것이었겠지. 녀석 부모의 신세를 지고 사는 주제에. 그리고 너는 돈을 받는 것이 싫어서 저항했단 말이지? 잘 했어. 여자는 그래야 한다구.”
다쯔꼬는 돈을 지갑 속에 도로 넣었다. 그러나 한 장은 남겨서 사또에게 건내어 밀었다.
“이것, 구해 주신 데 대한 예의로.”
그러자 사또가 당황해 하며 말했다.
“무슨 말이야. 이런 걸 받아 넣을 내가 아니라구. 자, 어서 도로 넣으라구. 모처럼 사람을 도와 주게 되어 기분이 좋은데 돈 따위를 내밀다니.”
“죄송합니다.”
할 수 없이 다쯔꼬는 돈을 도로 집어 넣었다.
사또는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그래, 너는 남자 품에 안길 작정이었단 말이지?”“그렇습니다.”
“그럼, 이 대학생은 어떤가?”
마사오를 턱짓으로 가르켰다.
마사오는 일부러 잠자코 있어 보았다. 다쯔꼬는 슬그머니 마사오를 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사이를 두고 다쯔꼬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먼저 어떻게 그걸 말할 수 있겠어요.”
사또는 마사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자아, 당신부터 말해 보라구. 그리고 당신 방으로 데리고 가든지 하라구.”
“그건 안 됩니다. 실은 지금 내 방에는 여자 친구가 와서 자고 있습니다.”
“뭐라구? 그게 정말인오?”
“정말입니다.”
갑자기 다쯔꼬는 일어나서 사또의 곁으로 와서 앚고는 그의 팔을 붙잡았다.
“부인이 돌아오기 전에 이곳에서 나가요. 저와 함께 여관으로 가도록 해요.”
“아, 잠깐 기다려 봐. 그런데 여관비는 있나? 참, 그건 상고나 없겠군. 하지만 나는 하루까와 할 이야기가 있어. 그리고 내 옆에 앉지 말고 저쪽으로 가 있어 줘. 이럴 때 하루까가 나타나면 큰일이니까.”
“오늘밤은 여관에서 묵고 내일 우리집으로 함께 가요. 아저씨가 우리집에 함께 살면 좋겠어요.”
“아저씨라니 섭섭하군. 아직 오빠 뻘밖에 안 되는 나인데. 그리고 뭐? 너희집에는 내가 산다구? 거기서 무얼하고 살지?”
“우리집은 작은 철공소를 하고 있어요. 오빠가 한 사람이어서 일손이 부족해요. 내방에 살면서 철공소에서 일하면 돼요. 그렇게 되면 아저씨도 빈둥거리고 지내지 않게 되어 좋구요.”
“놀리지 마. 네가 나를 취직시켜 주겠다는 건가? 그리고 내가 네신랑이 된다구?”
“그렇지 않아요. 어딘가로 가고 싶을 때는 가도 좋아요. 자, 어서 부인이 돌아오기 전에 떠나자구요.”
마사오가 다쯔꼬에게 물었다.
“이 사또 씨와 부인과의 일에 대해 들었었나?”
다쯔꼬는 고개를 끄덕였고 사또가 설명했다.
“그랬지. 내가 마시면서 지껄였어. 허세를 부리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러나 어이가 없군. 네가 나 같은 것을 데리고 돌아가면 집의 오빠가 받아 줄 거라고 생각하니?”
“가보지 않고는 몰라요.”
“보나마나 불합격이야.”
“그럼?”
다쯔꼬는 사또의 팔을 쥐고 흔들었다.
“지바로 돌아가지 않아도 좋으니까 여관으로 가요.”
“너, 남자가 그리도 소원이냐?”
“그래요.”
“그 나이에 벌써 남자 맛을 알았단 말이야?”
“품어 주면 알 수 있어요. 오빠와 새언니는 밤마다 나를 참을 수 없게 만들어요.”
“일부러 드러내 놓고 그걸 한단 말인가?”
“그렇지는 않지만 들리거든요. 새언니는 제가 가출하도록 일부러 큰소리를 질러요.”
“그것이 고통스러운가?”
“나도 여자이니까요.”
“그래 좋아. 그렇다면 왜 요시무라를 그렇게까지 거부했지?”
“나를 모욕했으니까요.”
“알았으니 제발 저쪽으로 가줘.”
다쯔꼬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자 사또는 소주를 단숨에 삼키고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넌 남자와 놀기 위해 신주꾸를 방황한 건가?”
“그래요.”
“그런데 왜 하필 저런 요시무라에게 걸렸지? 아까 한 이야기와는 다르잖아. 요시무라가 여자 친구네 집으로 데리고 간다고 했다면서?”
“그건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냥 잠자코 따라온 거예요.”
사또는 마사오를 돌아보았다.
“어이, 어쩌지? 이 애는 남자와 자고 싶다는데 말야?”
“다른 방의 누군가를 소개해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흐흠.”
사또는 팔짱을 낀 채 다쯔꼬에게 물었다.
“너 말야. 아무 남자나 괜찮다는 건 아니겠지?”
“그건 그래요. 이쪽의 오빠같은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이 사람은 안 돼. 지금 여자 친구가 와 있다지 않아. 좋아, 하루까가 돌아오면 의논하도록 하지.”
그때 기세등등하게 하루까가 들어왔다. 문을 향하고 있는 사또를 바라보며 화난 어조로 말했다.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예요?”
마사오와 다쯔꼬를 보고 그녀는 무척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대체 무슨 일이죠?”
이 순간을 쉬해 마사오가 자리를 같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사오가 일어나서 하루까의 곁으로 다가가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사정을 알아 들은 하루까가 말했다.
“알았으니 이제 당신들은 여기서 나가 줘요. 미야자끼 씨만 여기 남으시고요. 어서 당신들 둘은 나가 줘요.”
닫았던 문을 다시 열었다.
“사람이 없는 집에 들어와서 술을 마시고 기분좋게 앉아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그래도 당신이 남자인가요?”
“하루까, 부탁이야. 다시 한동안만 여기서 지내게 해줘. 이도꼬에게는 남자가 있어. 아니, 이도꼬 같은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구.”
사또는 빌다시피 말했다.
“그런 것은 이제 어쨌든 상관없어요. 자, 어서 나가 주세요.”
다쯔꼬가 백을 들고 사또의 곁으로 갔다.
“그래요. 가요, 아저씨. 남자가 그렇게 비굴할 필요는 없어요.”
“시끄러워!”
사또는 다쯔꼬의 팔을 뿌리쳤다.
“나는 여기 하루까밖에 없는 몸이란 말야. 이제 여기서 한발짝도 움직이 않겠어.”
“경찰을 부르겠어요.”
하루까가 방을 나가려고 했다.
“잠깐 기다려요.”
당황해서 마사오는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러자 하루까는 백을 내려뜨리고 양팔로 마사오를 껴안아 왔다.
“당신, 오늘밤 쭈욱 함께 있어 줘요. 이제 저 남자와는 절대로 자지 않을 테니까.”
마사오는 하루까의 등을 두드렸다.
“놓아 주세요. 천천히 이야기 해도 좋으니까. 우선 앉으세요.”
하루까를 앉게 한 뒤 문을 닫고 서로 마주 보게 마사오도 앉았다.
“사또 씨도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여기에 있는 다쯔꼬는 요시무라에게 철저하게 반항했고, 그래서 사또 씨가 도와 주게 되었지만 실은 아까부터.......”
마사오는 다쯔꼬가 유혹했는데도 그것을 거부한 사또의 태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듯 말했다.
“역시, 정말로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루까는 계속 고개를 저었다.
“어젯밤에도 말했죠? 이번 일은 좋은 찬스라구. 이전부터 헤어지려는 마음이었다구요.”
“좋아. 난 자바로 갈 거야. 자, 오늘밤은 정말 나갈 테니까 내 짐을 정리해 줘.”
사또는 큰소리로 말했다.
“고마운 말이군요. 그 정도의 서비스는 해드려야겠죠. 당신 짐을 여기 두면 방해될 뿐이니까.”그렇게 말한 하루까는 재빠른 동작으로 보자기를 펼쳐서 사또의 의류를 챙겼다. 그 사이에 벌써 사또는 다쯔꼬와 부둥켜 앉고 입을 맞추고 있었다. 사또의 손이 다쯔꼬의 스커트 속으로 들어갔다.
다쯔꼬는 다리를 편하게 하여 그 손을 받아들였다.
“이봐, 안 입고 있었어?”
“아까 저쪽에다 벗어놨는데....... 두고 왔나 봐요.”
“그럼 가지러 가야지.”
“아니, 그대로 둬요.”
“벌써 이렇게 젖어 있군.”
“아니, 안 돼요. 다음에 해요. 여기에서 이러면 걸을 수 없게 돼요.”
다쯔꼬의 목소리가 한층 요염해졌다.
두 사람은 서로 얼싸안았다.
하루까는 그런 두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사또의 의류를 챙기며 짐 정리를 하였다. 보자기 묶는 것을 마사오가 거들었다.
“그것뿐입니까?”
“그래요. 나머진 현관에 있는 구두뿐이에요. 우산도 없어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은 채 무작정 들어왔기 때문에.”
그 말 끝에 비로소 사또와 다쯔꼬 쪽을 돌아다보았다.
“자, 짐 정리는 끝났어요. 당신은 이제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사또는 어정쩡하게 서 있었고 다쯔꼬는 그를 부축했다.
“너 같은 건!”
사또는 크게 소리쳤다.
“돈에 놀아나는 계집이야! 하지만 이 애는 요시무라가 돈을 내자 그걸 뿌리쳤다구.”
하루까의 손이 그 말과 동시에 갑자기 뛰어올랐다. 사또의 뺨에서 경쾌한 소리가 났다.
하루까로부터 뺨을 맞은 사또는 괴성을 지르며 되갈겼다. 싸움에 익숙해 있는 만큼 조건 반사도 빠른 것이다.
마사오는 뒤로 쓰려지려는 하루까를 부축하며 다시 덤벼드는 사또로부터 하루까를 보호하려다 머리를 한 대 맞았다.
마사오는 하루까를 멀찌감치 떼어 놓고 양팔로 사또를 감싸안았다.
“그만 두세요. 이러면 당신이 나빠요.”
“미안해, 당신을 쳐 버려서.”
“괜찮아요. 그보다 이런 데서 어거지를 쓰면 안 됩니다.”
“어거지가 아니야.”“아니 어거지예요.”
“이 여잔 말이야, 돈을 주는 손님하고는 호텔까지 가는 여자야.”
등 뒤에서 하루가의 이빨가는 소리가 들렸다. 말은 자주 들어왔지만 실제로 그 소리를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기지가 아니라면 당신의 억측입니다. 당신 뺨을 순간적으로 때린 건 그런 짓을 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예요.”
이렇게 말한 마사오의 가슴 속에는 하루까의 신뢰를 얻으려는 계산도 있었다.
다쯔꼬가 다가왔다.
“가요. 어쨌든 여잘 때리면 안돼요. 나도 그런 짓은 싫어요.”
계집아이인 탓인지 방을 나설 때 다쯔꼬는 무릎을 끓고 정중하게 마사오와 하루까에게 인사를 했다.
마사오는 둘을 전송하러 현관까지 나갔다.
“미안하오 아프지 않소?”
“대답했잖아요. 나보다 하루까 씨가 훨씬 더 아팠을 거예요.”
“그년은 어찌되든 상관없어. 오늘밤 안아보라구. 저 년은 틀림없이 당신한테 달라붙을 거야.”
사또는 술에 취한 채 횡설수설 했다.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두 사람이 부둥켜 안은 채 나가는 것을 지켜본 뒤 마사오는 5호실로 돌아왔다. 하루까는 사또가 먹고 마시던 것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갔습니다.”
“다행이야. 고마워요.”
하루까는 마사오에게 방석을 내주었다.
“잠깐 앉아요.”
“아니, 이제 제 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조금만 더 있다 가요. 그 남자,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남자라 다시 돌아올 지도 몰라요.”
“아니 돌아오진 않습니다. 그 여자애가 놔주지 않을 걸요.”
그러면서도 마사오는 방석 위에 자리를 잡았다.
“그 여자애 구해 줬다는 말 사실이예요?”
“사실입니다. 옆방에 있었으니까 잘 알죠. 나도 구해줄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애가 왜 그렇게 저항했는지 모르겠어요. 서로 즐기려고 온 건데 말입니다. 역시 요시무라가 먼저 돈을 꺼낸 게 잘못이었던 건지..........”
“환한 대서 얼굴을 처음 보고 싫어진 거 아니에요?”
“요시무라는 그렇게 험상궂게 생긴 사람은 아니에요.”
“나는 싫어요. 위험한 느낌이 들기도 하구.”하루까는 마사오와 마주보고 앉았았다. 왼쪽 볼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볼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일은 더 부을까요?”
“아니, 괜찮을 겁니다. 뒤로 몸을 젖히길 잘 했어요. 취해 있었기 때문에 스피드도 없고 체중도 실려 있지 않았어요.”
“밤에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몸을 판 적은 없어요. 우린 잠잘 것 같은 태도를 보여서 손님을 물러나게 하는 요령을 써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뺨 때리는 건 굉장히 빠르던데요. 눈 깜짝할 사이에 찰싹 소리가 났어요.”
“너무 화가 났어요. 그런 남자한테 손찌검하는 건 자살행위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랫어요. 바보죠.”
무릎을 끓은 채 조금씩 다가온 하루까는 상체를 기울여 마사오의 양 무릎에 양손바닥을 올려놓았다.
“오늘밤 여기서 자고 가줘요. 아무 짓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나 혼자선 허전해요.”“오늘밤은 곤란합니다. 여자 친구가 와 있거든요. 혼자 놔둔 채 사또 씨한테 불려온 거예요. 사또 씨가 절 부른 건 아까 그 여자애 일을 당신이 의심해선 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
“내가 의심을 해요? 이젠 그 남자하곤 끝이에요. 그보다 와 있는 여자는 애인?”
“미안합니다.”“미안해 할 거 없어요.”
양손바닥을 마사오의 무릎을 누른 채 하루까는 희미한 눈빛으로 마사오를 뚫러지게 바라보았다.
“당신 인기 있는 남자군요.”
“별 말씀을. 오랫동안 사귀고 있는 친굽니다. 곧 소개해 드리죠. 도오꾜에서 내가 알고 있는 단 한 명의 여자 친구라고 할 수 있죠.”
“결혼할 거예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애인은 실골에 있어요. 지금 내방에 있는 여자는 어디까지나 친굽니다.”
“자, 빨리 돌아가야죠? 미안해요. 묶어 두어서.”
“사또 씨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아심하고 주무세요.”
하루까가 무릎에서 손을 떼었기 때문에 마사오는 일어섰다. 하루까도 일어서 바싹 다가서서는 마사오의 팔을 잡았다.
“아까는 고마웠어요. 당신이 해준 말 기뻤고요.”
“천만에요. 당연한 말을 했을 뿐입니다.”
하루까의 얼굴이 다가왔다. 그녀의 눈과 입술의 미묘한 움직임으로 마사오는 하루까의 의도를 알아챘다. 한쪽 손을 마사오의 어깨에 걸치고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다가왔다.
‘인사다. 피하면 실례가 된다.’
마사오는 에라 모르겠다. 하는 기분으로 자신의 입술을 하루까에게 가져갔다. 입술을 마주치면 마사오는 얼른 떨어질 생각이었다. 그러나 하루까의 입술은 더욱 달라붙어 올 뿐만 아니라 혀도 진입시켜 왔다. 마사오도 이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관능적인 입맞춤이 계속 되었으며, 하루까의 혀는 교묘하게 움직였다. 남자를 흥분하게 하는 움직임이었다. 사카구니가 뜨겁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조만간 이 여자의 몸을 맛보게 되겠지.’
마사오가 그러한 생각을 하는 동안 어깨에 걸쳐 있던 하루까의 손이 아래로 내려와 방향을 바꾼 뒤 마사오의 허벅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이 여자도 꽤 취했어.’
사또를 때린 걸로 보아도 그건 확실했다. 하루까의 손놀림은 매우 상쾌하여 마사오의 것은 더욱 부풀었다. 그때는 이미 그 손이 자신의 것을 만져 주길 기대하는 마음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러나 하루까는 허벅지에서 손을 떼고 입술도 떼었다.
“방에 있는 그 여자를 생각하고 있죠?”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무얼 하죠?”
“저어........”
하루까의 손이 다신 허벅지로 돌아왔다. 마사오의 눈을 응시하면서 위아래로 쓰다듬기 시작했다.
“결합했을 때 당신 눈은 부드러울 것 같아요. 어젯밤도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잠들었어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상한 여자죠?”
“아니요. 그런 걸 연상하는 건 남자든 여자든 똑같습니다.”
“그래요?”
하루까의 눈은 더욱 촉촉해졌다. 목소리도 속삭이는 듯했다.
“하고 있을 때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내 얼굴을 생각해 줘요. 잠깐이면 돼요.”
처음 듣는 말이다.
‘여자라는 동물은 갖가지 기발한 발상을 하지.’
속으로 그런 감탄을 하면서 마사오는 대답했다.
“그렇게 하죠.”
하루까는 다시 허벅지에서 손을 떼고, 마사오의 팔을 끼고 있던 손도 뗐다.
마사오는 5호실을 나와 복도를 지나 자기 방 앞에 섰다. 방에는 전등이 켜져 있었다.
노크를 하자 조금 지나 문 바로 저쪽에서 낮은 묘우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나예요.”
문이 열리자 마사오는 방으로 들어갔다.
묘우미가 품안으로 안겨 왔다.
묘우미를 안아 이부자리로 옮긴 뒤 둘은 다신 알몸이 되어 부둥켜 안았다.
“벌써 한 시야. 왜 그렇게 오래 걸렸어?”
“트러블이 연속이었습니다. 도움을 받은 여자애가 어지간했어야죠.”
“얘긴 나중에 하고.”
묘우미는 마사오의 그것을 움켜 쥐었다.
“어머, 벌써 이렇게 됐어?”“당신의 얼굴을 봤으니까요?”
“정말?”
이윽고 마사오는 정상의 자세로 묘우미의 몸속으로 자신의 것을 집어 넣었다. 묘우미는 낮게 신음을 냈다. 양다리로는 힘껏 마사오를 조여댔다.
마사오는 진행을 잠깐 멈추고 묘우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묘우미의 몸속에서 요정들이 뛰어 노는 것을 느끼면서 신호를 보냈다.
“아아.........”
묘우미도 그에 응하여 바짝 조여왔다.
마사오는 하루까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여자 돈을 받고 같이 자지는 않아도 상당한 베테랑일 거야. 어떤 기술을 갖고 있을까?’
‘됐어. 이걸로 약속은 이행했고, 이제 새악하지 않아도 돼.’
그는 묘우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주 굉장해요. 그래서 오늘 처음인 것처럼 긴장해 있어요.”
“아아....... 기뻐. 그게 내 몸속에서 살아 있어. 아아.”
묘우미의 목소리는 떨렸다.
율동을 원하며 묘우미의 허리가 상하로 움직였다. 이에 응하여 마사오는 천천히 빼냈다가 스피드를ㄹ 붙여 전진시켰다.
묘우미가 비명을 질렀다.
두 사람이 떨어진 것은 세 시가 돼서였다. 두 시간이나 행위를 한 셈이 된다. 그래도 정액을 방출한 것은 한 번뿐이었으므로 마사오는 그렇게 지쳐 있지 않았다.
탈진 상태에 빠져 있는 묘우미를 옆에서 안으며 마사오가 물었다.
“이대로 자요?”
묘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쪽 방 사람들 얘기해 줘. 목소리 들으면서 자고 싶어.”
“아, 좋아요.”
얘기를 시작하자 묘우미는 마사오의 것을 움켜 쥐었다. 가끔 맞장구를 치기도 했으나 그 목소리는 점차 희미해졌고 자연스럽게 잠들어 갔다.
‘아홉 시까지 회사에 가야 될 테니까. 일곱 시 반에는 깨워 줘야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묘우미의 매끈한 등을 쓰다듬는 동난 마사오도 잠들었다.
눈을 떳을 때 방안에는 아침 햇살이 가득 차 있었으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품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시계를 보았다. 여섯 시 반이었다.
‘나는 점심 때가지 잘 시간이 있어.’
묘우미가 깨지 않도록 조심해서 떨어진 뒤 이불 속에서 나왔다. 잠옷을 입고 복도로 나갔다.
소변을 본 뒤 복도를 걷고 있는데 옆방의 문이 열리며 요시무라가 나타났다. 머리카락은 헝클어졌고, 푸르둥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마사오의 팔을 잡아 끌고 빨래 건조대 쪽으로 데리고 갔다.
“어젯밤 일, 좀 설명하고 싶어.”
빨래 건조대 옆의 사과 상자에 나란히 앉았다.
요시무라는 피자마를 입은 채였다.
하늘은 맑게 개었으며 바람이 상쾌했다.
“너 어제 5호실에 불려 갔었지?”
“갔어.”
“그렇게 고집 센 여자는 처음 봤어.”“너와 자려고 따라 왔는데 갑자기 돈을 주려고 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 거야. 불량 소녀한테도 프라이드가 있는 법이야.”
“아, 돈을 꺼내지 않앗으면 좋았었나?”
“본인은 그렇게 말하고 있어.”
“하지만 그 여잔 땡전 한푼 없잖아. 전철비 정도 주는 게 인정 아니야?”
“땡전 한푼 없다고 말했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느껴졌어.”
“아니. 그 애는 돈을 많이 갖고 있었어. 집에 돌아가지 않아도 여관에 묵을 돈이 있었단 말이야. 남자를 갖고 싶어서 너를 따라 온 거야.”
“돈이 있었어?”
“그래.”
돈을 보게 된 경위를 설명하자 요시무라는 신음을 했다.
“그 애는 아무데도 갈 곳이 없는 것 같은 불안한 표정을 하고 있었어. 이상한 애야. 세상 일 참 가지가지군. 한데 너도 잘못했어. 내가 끌고 온 여잔데 네가 데리구 논 건 의리없는 짓이야.”
여기서 마사오는 요시무라가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 그ㅐ서 날 이리로 끌고 온 거구나, 어젯밤 묘우미의 소리를 그 불량 소녀가 낸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밤중에 내내 분해하고 있었을 거야.’
“아. 그건 잘못 오해한 거야. 내 방에 있던 여잔 내 애인이야. 네가 여자애를 데리고 오기 전부터 있었어.”
“정말이야?”
“그래.”
“그럼 그 앤 어디로 갔지? 설마 사또 방으로?”
“아냐. 그 앤 밖으로 나갔어. 사또 씨와 함께.”
사정을 안 요시무라는 혀를 찼다.
“그랫던가. 음, 결국 사또 씨는 사신을 위해서 그렇게 했군.”
요시무라의 얼굴에 경련이 이는 것을 마사오는 눈치챘다.
“사또 씨야말로 빈털터리였지. 그 애의 돈으로 여관에 머물러 갔어. 그 애가 널 따라온 건 돈이 목적이 아니었어.”
“내가 실수했나?”
“음,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을 수 있지. 아마 그 애는 사또 씨를 지바의 집으로 데리고 갈거야.”
“그래, 집은 지바라고 했어?”
“결국 네 덕분에 하루까 씨는 사또라는 끈으로부터 놓여났군. 사또씨도 직장과 집이 생길 수 있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네가 사람을 도와 준 셈이 되었어.”
“그 녀석 흠뻑 여자에 빠진 주제에 대들더군 게다가 힘도 세고.”
자꾸만 후회하는 요시무라를 달래고 방으로 되돌아왔다. 묘우미는 이불 위에 무릎을 끓고 앉아 멍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디에 갔었지?”
“빨래 건조대 옆에 있었어요.”
마사오는 눕자마자 갑자기 묘우미를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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