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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대협(9) - 1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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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66 회 작성일 24-02-21 02: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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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7편 무협 중 1권 끝입니다.



第 九 章 지옥도(地獄島)의 밤

지옥도(地獄島)의 남쪽.
바다와 접해있는 하나의 동굴이 자리하고 있었다.
바닷물이 동굴 안까지 밀려들어 반쯤 물에 잠긴 동굴이었다.
한데,
지금 그 동굴 옆에 자리한 편편한 바위 위,
파츠츠...... 따당!
두 남녀가 드잡이질을 벌리며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사내는 삼십 전후로 보이는 냉혹한 인상의 장한이었다.
그 자의 무기는 짙은 남광이 도는 한자루의 장검이었다.
그리고 여인.
그녀는 삼십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궁장여인이었다.
일신에 하늘색의 얇은 군장을 걸친 육감적인 몸매.
그녀의 얼굴은 백설같이 희었으며 인상은 몹시 후덕해 보였다.
그녀가 무기로 쓰고 있는 것은 한폭이 일장 길이에 달하는 허리띠였다.
그것은 보통 허리띠가 아니었다.
허리띠 끝에는 유성(流星) 모양의 날카로운 추(鎚)가 달려 있었으며 허리띠 좌우에는 낚시바늘 형상을 한 날카로운 갈고리들이 십여개나 달려 있었다.
윙위---- 쩌러렁!
채대가 휘둘러질 때마다 갈고리와 유성추가 부딪히며 날카로운 금속성을 일으켰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길이 일장이 넘는 채대를 궁장여인은 마치 수족같이 다루고 있었다.
싸움의 국면은 아주 격렬했다.
츠파파앗...... 쩡!
장한의 검법도 또한 기괘신랄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 자가 장검을 휘두를 때마다 수많은 검영(劍影)들이 마치 독사의 이빨처럼 사방에 넘실거리며 궁장여인을 위협했다.
하나,
전체적인 국면은 궁장여인에게 다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현란한 채대수법이 장한의 손발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었다.
오래지않아,
장한은 차츰 궁장여인에게 밀려 바위 끝으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대로 간다면 그 자는 이내 바다에 빠져버리고 말 것이었다.
(저자는 천랑마검(天狼魔劍)이란 자가 아닌가?)
장내를 내려다 보이는 바위 위에 우뚝선 능풍운(陵風雲).
그는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궁장여인과 싸우고 있는 사내.
그 자는 다름이 아닌 천랑마검(天狼魔劍)이란 자였기 때문이다.
오늘 새벽 능풍운(陵風雲)을 핍박하다 천독노조(千毒老祖)에 혼쭐이 나 달아났던 자.
능풍운(陵風雲)은 장내를 내려다 보며 놀라움의 눈빛을 반짝였다.
(대단한 여걸이다! 저 음험한 작자를 몰아붙이다니.....!)
그는 내심 감탄하며 궁장여인을 주시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나운영(羅雲影)과 비교하고 있었다.
궁장여인은 실로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나운영(羅雲影)의 용모를 보지못해 무어라 표현할 수는 없었다.
하나,
궁장여인은 나운영(羅雲影)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부드럽고 풍요한 인상.
나운영(羅雲影)은 비록 능풍운(陵風雲)에게 잘 대해 주었지만 어딘가 가까이 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타고난 고고함과 천하를 오시하는 여걸의 기품 때문이었다.
하나,
궁장여인은 그에 반해 지극히 온유하고 그윽한 인상을 풍기었다.
그녀에게서는 사내를 편안하게 해주는 안온한 분위기였다.
궁장여인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에 잠겨있던 능풍운(陵風雲).
문득 그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게지?)
그는 화끈 얼굴이 붉어졌다.
하루 사이 여자의 신비를 모두 알아버렸기 때문일까?
능풍운(陵風雲)은 자신도 모르게 궁장여인을 욕정의 눈으로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자책했다.
바로 그때,
[천녀획사(天女劃蛇)!]
그의 귓전으로 궁장여인의 날카로운 일갈이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파라락------!
그녀의 채대가 맹렬히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천랑마검(天狼魔劍)의 장검을 휘감았다.
순간,
[어엇!]
천랑마검(天狼魔劍)은 질겁하며 다급성을 발했다.
하나,
이미 늦고 말았다.
카가각!
궁장여인의 채대는 천랑마검(天狼魔劍)의 검신을 순간적으로 욱죄어 버렸다.
채대의 좌우에 있는 날카로운 갈고리가 검신을 옭아매어 버린 것이었다.
[당신이 졌어요. 천랑마검(天狼魔劍)!]
팽-----!
궁장여인은 싸늘하게 외치며 채대를 맹렬히 잡아당겼다.
그 잡아채는 기세는 너무나 힘차 천랑마검(天狼魔劍)은 그대로 장검을 놓쳐버릴 지경이었다.
한데 그때,
[흐흐..... 글쎄...... 과연 그럴까?]
문득 천랑마검(天狼魔劍)이 음험한 눈을 번뜩이며 싸늘하게 웃었다.
그와 함께,
그 자는 돌여 장검의 손잡이 한쪽을 꾹 눌렀다.
직후,
쩡!
돌연 검신의 끝이 분리되며 검신의 끝부분이 그대로 벼락같이 궁장여인을 향해 폭사되는 것이 아닌가?
실로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사태였다.
놀랍게도 천랑마검(天狼魔劍)의 장검에는 기관장치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위기를 당했을 때 작동시키면 검신의 일부가 암기로 변해 폭사되는 장치,
그것은 무림인들이 사용하지 않는 비열한 암수였다.
다음 순간,
[악!]
지척의 거리에서 갑자기 검신의 일부가 튕겨나오자 궁장여인은 아연실색했다.
그녀는 비명을 내지르며 다급히 몸을 옆으로 날렸다.
하나,
퍽!
[흐윽!]
그녀는 비명과 함께 쓰러질 듯 교구를 휘청거렸다.
아!
폭사된 검편이 그녀의 오른쪽 가슴에 그대로 박혀버린 것이 아닌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능풍운(陵風雲).
그는 분노를 참지못하며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비겁한......!)
생각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때,
[카캇! 해룡왕(海龍王)의 보물은 내 차지다, 다정관음(多情觀音)!]
쉬익!
천랑마검(天狼魔劍)은 득의하여 외치며 장검으로 쓰러진 궁장여인의 혈도를 찍어갔다.
순간,
파앗!
궁장여인은 급급히 몸을 굴려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이어,
[오너라! 비열한 작자!]
그녀는 허리춤에서 한자루의 비수를 꺼내며 싸늘하게 외쳤다.
하나,
그녀의 안색은 백지장같이 파리하게 변해 있었다.
이미 그녀의 가슴 부위는 온통 피범벅이었다.
그녀는 힘겹게 교구를 비칠거리며 무서운 눈으로 천랑마검(天狼魔劍)을 노려 보았다.
[흐흐...... 과연 은하신궁(銀河神宮)의 총관다운 투지로군!]
천랑마검(天狼魔劍)은 궁장여인의 그런 모습에 히죽 비웃음을 흘렸다.
[무림에 그런 소문이 나돌더군. 은하신궁(銀河神宮)의 계집들은 태어날 때부터 절묘한 방중기교를 익혀 사내를 죽여준다고!]
그 자는 문득 음험한 눈으로 궁장여인의 풍만한 몸매를 쓸어보며 이죽거렸다.
[흐흐...... 오늘 나 천랑마검(天狼魔劍)도 그 소문이 사실인지 한 번 확인해 봐야겠군!]
말과 함께,
그자는 탐욕의 눈길로 궁장여인을 향해 다가섰다.
순간,
[닥...... 닥쳐라!]
궁장여인은 천랑마검(天狼魔劍)이 음탕한 눈길로 자신의 몸을 쓸어봄을 느끼며 전율했다.
하나,
그녀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지금으로서는 천랑마검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때,
[크크읏! 각오해라!]
위잉----!
천랑마검(天狼魔劍)은 음험하게 외치며 장검을 무찔러갔다.
[아......!]
궁장여인은 절망의 신음을 발했다.
천랑마검(天狼魔劍)의 검법은 음험하고 신랄하기 이를데 없어 도무지 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위기일발!
바로 그때였다.
[우삼보(右三步) 후에 왼쪽을 치시오!]
돌연 한소리 날카로운 음성이 궁장여인의 귓전을 울렸다.
[......!]
궁장여인은 돌연한 그 음성에 흠칫했다.
하나,
그녀는 그것이 누구의 말인지도 모른 채 본능적으로 따라했다.
과연 우측으로 세걸음 급히 옮기자 순간적으로 천랑마검(天狼魔劍)의 검세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동시에,
쉬욱!
궁장여인은 쥐고있던 비수로 그대로 천랑마검(天狼魔劍)의 왼쪽을 찔렀다.
다음 순간,
[크악!]
처절한 비명이 장내에 울렸다.
아!
실로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궁장여인이 아무렇게나 찌른 비수는 그대로 천랑마검(天狼魔劍)의 왼쪽 옆구리를 찔러버린 것이 아닌가?
직후,
풍-----덩!
옆구리를 잡고 비칠비칠하던 천랑마검(天狼魔劍)은 바위 아래의 바다로 풍덩 빠져버리고 말았다.
바다에 빠져버린 그 자의 모습은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이 일련의 사태는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궁장여인은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에 들린 비수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 자신이 천랑마검(天狼魔劍)을 물리친 것이 믿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때,
[다치신 곳은 없습니까?]
능풍운이 바위에서 훌쩍 뛰어내리며 궁장여인의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궁장여인은 흠칫하며 돌아섰다.
(이 소년이 나를 도와준 장본인이란 말인가?)
그녀는 능풍운(陵風雲)을 주시하며 경이의 눈빛을 지었다.
비록 체격은 어른 못지않게 건장해 보였으나 그녀는 한눈에 능풍운(陵風雲)이 아직 나이어린 소년임을 알아본 것이었다.
삽십대 중반의 나이인 그녀에게는 아들뻘 밖에 안되는 소년인 것이다.
[고마워요. 소협덕분에 미천한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어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능풍운(陵風雲)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 말에 능풍운(陵風雲)은 겸손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소협이라니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저 전에 그 자의 검법을 한 번 본적이 있어서 그 파해법을 생각해 내었을 뿐인걸요.]
그는 말을 하며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순간,
(뭐라고?)
궁장여인은 아연한 표정으로 입을 벌렸다.
눈앞의 이 어린 소년은 믿어지지 않게도 천랑마검(天狼魔劍)의 검법을 한 번 보고 그 파해법을 알아내었다고 하지 않은가?
그같은 능력을 지닌 자는 전무림을 통틀어도 없을 것이다.
[신첩이 오늘 소년 기인을 만나는 영광을 누리는군요. 저는 은하신궁(銀河神宮)의 제자인 다정관음(多情觀音) 제연연(劑燕燕)이라고 해요!]
궁장여인은 파리한 안색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여협이시군요. 소생은 능풍운(陵風雲)입니다!]
능풍운(陵風雲)도 공손한 태도로 손을 모아 보였다.
다정관음(多情觀音) 제연연(劑燕燕)이라 자칭한 궁장여인.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바람(風)과 구름(雲)! 좋은 이름이군요...... 으음!]
말과 함께 그녀는 교구를 휘청하더니 힘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런 그녀의 옥용은 혈색 한점 없이 창백하게 변해있었다.
과다한 출혈 때문이었다.
능풍운(陵風雲)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정관음(多情觀音) 제연연(劑燕燕)을 내려다 보았다.
[괜찮겠습니까?]
[어지...... 럽군요. 피를 너무 많이 흘린 모양이에요![
제연연(劑燕燕)은 창백한 얼굴로 억지로 미소 지었다.
이어,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품속에서 하나의 옥병을 꺼냈다.
하나,
툭......
그녀는 옥병을 열려다 말고 그것을 힘없이 바닥에 떨구며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아주머니!]
능풍운(陵風雲)은 깜짝 놀라며 급히 쓰러진 제연연(劑燕燕)에게로 다가갔다.
이어,
그는 제연연(劑燕燕)의 옆에 앉으며 바닥에 떨어진 옥병을 집어들었다.
(이 약을 먹으려 했지?)
그는 눈을 빛내며 옥병의 뚜껑을 열었다.
옥병을 열자 향긋하고 그윽한 향기가 진동했다.
그 안에는 몇알의 반투명한 환약이 들어있었다.
능풍운(陵風雲)은 그 중 한알을 꺼내어 혼전한 제연연(劑燕燕)에게 먹이려 했다.
하나,
그녀는 입을 꼭 다물고 있어 약을 먹일 수가 없었다.
(난감하군!)
능풍운은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그는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도리가 없지!)
그의 얼굴은 절로 붉어졌다.
이윽고,
능풍운(陵風雲)은 환약을 자기의 입으로 집어넣었다.
타액과 섞이자 환약은 금방 녹아 액체가 되었다.
(용서하십시오!)
능풍운(陵風雲)은 입안으로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조심스럽게 제연연(劑燕燕)의 몸을 끌어안았다.
두 팔 가득 느껴지는 부드럽고 탄력있는 여체.
제연연(劑燕燕)을 안는 순간 능풍운(陵風雲)은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야릇해졌다.
그는 숨을 죽이며 제연연(劑燕燕)의 고개를 뒤로 젖혔다.
핏기 한점 없는 파리한 안색.
그 때문에 그녀의 입술은 한층 더 붉어 보였다.
능풍운(陵風雲)은 그녀의 붉은 입술을 자기의 입술과 포개었다.
향긋하고 달착지근한 느낌이 전해졌다.
그는 혀로 제연연(劑燕燕)의 꼭 다물린 입술을 벌리고 액체로 화한 환약을 그녀의 입안으로 흘려넣어 주었다.
그런 후에도 그는 잠시 입술을 붙이고 있었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여인과의 입맞춤.
능풍운(陵風雲)의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하며 심하게 쿵쾅거렸다.
약이 흘러들자 제연연(劑燕燕)의 파리한 안색에는 급격히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되었다!)
능풍운(陵風雲)은 그제서야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제연연(劑燕燕)을 바닥에 뉘였다.
이어,
문득 그는 제연연(劑燕燕)의 오른쪽 가슴을 주시하며 눈썹을 모았다.
(이것을 빼내 드려야 한다!)
제연연(劑燕燕)의 오른쪽 가슴.
그곳에는 날카로운 검편이 박혀 온통 피투성이였다.
능풍운(陵風雲)능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제연연(劑燕燕)의 궁장 저고리 고름을 풀었다.
순간,
출렁......!
터질 듯한 무르익은 한 쌍의 젖무덤이 물결치드 드러났다.
나운영(羅雲影)보다는 좀 작았지만 더 탱탱하고 탄력있어 보였다.
젖꼭지 또한 앙증맞게 작았으며 색깔은 연분홍빛이었다.
천랑마검(天狼魔劍)의 장검의 파편은 제연연(劑燕燕)의 오른쪽 유방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능풍운(陵風雲)은 모질게 마음 먹고 그 파편을 뽑아냈다.
[......!]
파편이 뽑히자 혼절한 제연연(劑燕燕)의 교구가 움찔하며 반응을 나타냈다.
이윽고,
능풍운(陵風雲)은 자신의 옷자락을 찢어 제연연(劑燕燕)의 가슴을 싸매어 주었다.
하나,
파편이 뽑히며 흘러내린 피는 그녀의 가슴에서부터 배, 그리고 아랫도리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피를 닦아드려야겠다!)
능풍운(陵風雲)은 조심스럽게 제연연(劑燕燕)의 치마끈을 풀었다.
그러자,
대리석같이 미끈한 그녀의 하복부가 드러났다.
군살 하나없이 팽팽한 하복부.
[......!]
그것을 보는 순간 능풍운(陵風雲)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한차례 심호흡을 한 후 제연연(劑燕燕)의 치마와 속치마, 그리고 고의를 한꺼번에 아래로 끌어 내렸다.
피는 그녀의 아랫배를 지나 허벅지 사이의 계곡으로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문득,
(헉!)
속옷을 허벅지 아래로 벗겨내리던 능풍운(陵風雲)은 두 눈을 부릅떴다.
제연연(劑燕燕)의 풍만한 아랫도리,
그 가운데에는 급경사를 이룬 계곡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데,
그곳은 놀랍게도 아주 매끈하지 않은가?
무모(無毛).
그녀의 그곳에는 한 올의 방초도 나있지 않았던 것이다.
달덩이같은 매끈한 둔덕.
그 아래로 깊게 파인 살틈이 적나라하게 들여다 보였다.
선홍색의 피는 그 갈라진 살틈으로까지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그같은 모습은 실로 야릇한 느낌이 들게 했다.
능풍운(陵風雲)은 특이한 제연연(劑燕燕)의 그 모습에 가슴이 심하게 쿵쾅거림을 느꼈다.
그는 억지로 가슴을 진정시키며 떨리는 손으로 대충 제연연(劑燕燕)의 아랫도리에 흘러내린 피를 닦아주었다.
천조각을 통해 느껴지는 그 야릇한 감촉에 능풍운(陵風雲)은 전율했다.
이윽고,
[휴......!]
그는 대충 피를 닦아준 다음 제연연(劑燕燕)의 옷을 입혀주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온몸은 온통 땅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이 분은 왜 천랑마검(天狼魔劍)과 싸운 것일까?)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어,
그는 몸을 일으켜 동굴 안쪽을 주시했다.
(저 안에 무엇이 있는 모양이다!)
그는 눈을 빛내며 자신도 모르게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능풍운(陵風雲)은 모르고 있었다.
[......!]
제연연(劑燕燕),
그녀의 감은 눈꼬리가 파르르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사실 그녀는 이미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정신이 든 순간 그녀는 기겁을 했다.
능풍운(陵風雲)이 자신의 아랫도리를 만지고 있음을 느낀 것이다.
그녀는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녀는 아직 처녀의 몸이었다.
만일 능풍운(陵風雲)이 음탕한 짓을 한다면 즉시 격살해버릴 각오였다.
하나,
능풍운(陵風雲)은 그녀를 치료해 주었을 뿐 더 이상 음탕한 짓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후한 아이야!)
제연연(劑燕燕)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하나,
왠지 서운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 一 卷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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