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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십전풍(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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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023 회 작성일 24-02-21 02: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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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에 제 일때문에 글을 못올릴 것 같아서
약간은 여유있는 오늘 4장까지 올립니다.


제 4장 천하제일도법


산신묘, 말이 좋아 산신묘지 흉가도 그런 흉가도 없을 것이다. 허물어진 담장과 깨어진 기왓장, 산신묘를 완전히 뒤덮을 듯 자란 무성한 잡초... 금새라도 무언가 뛰쳐나올 듯 황량하고 음산한 전경이었다. 밤은 더욱 깊어들고,
산신묘 안, 사인, 오래 전부터 네사람이 굳은 듯 정좌해 있었다.
각기 적, 황, 녹, 백의 장포를 걸친 그들.... 나이는 모두 육순을 넘은 듯했고 용모 또한 특이했다. 하나, 그들의 전신에서 하나같이 냉혹무비한 기운이 줄기차게 뻗쳐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뼈골을 저밀 듯한 지독한 살기였다.
[...] 침묵, 그들은 굳어버린 화석인 양 티끌만큼의 미동도 없었다.
그때, 스스슥---! 잡초 스치는 스산한 음향과 함께 한 줄기 인영이 산신묘
안으로 불쑥 들어섰다. 누군가? 그는 바로 파면노인이었다.
그는 담천기를 마치 소중한 보물인양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쳐들고 있었다.
그가 들어서는 순간, 네 인영 중 적표노인의 눈이 번쩍 벌어졌다.
번갯불같은 섬광이 파면노인을 향해 와르르 쏟아졌다.
[늦었구나, 다섯 째.....!] 파면노인은 그들에게 다가서며 득의에 찬 괴소를
흘렸다. [흐흐흐... 대신 기막힌 놈을 하나 데려왔소!] 그는 담천기를 반듯하게 바닥세 세웠다. 순간, 네 노인의 시선이 일제히 담천기에게 쏠렸다.
벼락같은 안광이었다. [.....!] 담천기는 내심 크게 진동했다.
(사람의 눈빛이 바위로도 뚫을 것 같구나!)
그는 마치 전신으로 수십 개의 바늘이 한꺼번에 꽂히는 듯 한 전율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심의 느낌이었을 뿐, 그의 안색은 추호의 변화
도 없었다. 한데 돌연, 네 노인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
나는 것이었다. [ 과, 과연.....!] [오오....! 마침내 우리 패천오혈이 진정한
귀재를 만났다다!] 격동! 믿을 수 없는 격동과 탄성이 그들의 입에서 폭죽처럼 터져나왔다. 한데, 패천오혈-----! 실로 가공할 명호가 아닌가!
만약 누군가 옆에서 그 이름을 들었다면 아마 심장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 나오고 말았으리라! 하나, 담천기에게는 전혀 생소한 이름이었다.
그는 격정에 떨고 있는 패천오혈을 바라보며 내심 생각했다.
(짐작컨데 이들은 강호에서 무서운 악명을 떨치는 자들이리라.....!)
대충 맞아떨어지는 짐작이었다. 하나,
그의 얼굴에서는 전혀 두려움 따위를 찾을 수 없었다.
(후후..... 내가 이런 곳에서 귀재 대접을 받을 줄은 몰랐군.)
그의 내심은 빙그레 웃기까지 했다.
(어쨌든 흥미로운 일이고.....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구나.)
그는 한 줄기 여유있는 미소마저 머금은 채 천천히 옆으로 걸어갔다.
그때, 적포노인은 파면노인의 어깨를 힘있게 움켜쥐고 있었다.
[다섯 째...... 이번에는 정말 멋진 놈을 데려왔구나!]
아직도 흥분을 떨치지 못한 음성이었다. 파면노인은 나직이 웃었다.
[흐흐.... 매일 구박만 받던 소제가 처음 칭찬을 듣는 것 보니 저놈이 대단한
놈임에는 분명한 모양이구려!]
[두말하면 잔소리! 저놈은 우리의 소원을 풀어줄 놈이 틀림없다!]
[흐흐흐....] 한데, 그때였다. [자, 시작해 봅시다.]
돌연 뒤쪽에서 무게 있는 음성이 들려오는게 아닌가!
[...] [....?] 적포노인과 파면노인은 흠칫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았다.
담천기가 점잖게 자리를 잡고 앉아 그들을 부르고 있지 않은가!
[뭘 망설이고 계시오. 어서 시작하자니까........]
일순, [....] [....] 패천오혈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이어, [와하하하하----!] [크하하하하....... 점점 더 마음에 드는 놈이로다!]
패천오혈은 일제히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그들이 그러건 말건,
담천기는 제법 으젓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먼저 나를 납치한 이유부터 들어봅시다.] 파면노인은 입맛을 다셨다.
[납치라... 그거 별로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닌데...?]
[그럼 나를 모셔 온것이오?] (제기랄.....)
패천오혈은 잠시 얼떨떨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문득,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를 낮게 상의하기 시작했다.
실로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패천오혈의 가공함을 아는 그 누가 그런 광경을
보았다면 필시 자신의 눈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눈알을 뽑고 말았을 것이다. 불현듯, 적포노인이 파면노인을 향해 나직이 말했다.
[다섯 째는 이제 더이상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일전에 데려온
아홉 녀석은 모두 죽여버려라...!] [알겠습니다!]
나직이 대답하는 파면노인의 얼굴에 잔혹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그 순간, 담천기의 검미가 강하게 좁혀졌다.
[죄없는 목숨들을 죽일 작정이오?] 비록 봉두난발에 피투성이의 얼굴 이었으나 , 그의 전신에서는 믿을 수 없는 위엄이 일어나고 있었다.
[정히 살인을 하고 싶거든 오래 산 당신들의 목숨부터 끊도록 하시오!]
[허어....?] [빌어먹을.....!] 패천오혈은 다시 멍청해지고 있었다.
그들이 감히 언제 그런 질책을 들어 보았겠는가!
담천기는 한수 더 떠 무서운 힐문까지 하고 있었다.
[노인장 들! 당신들은 손자가 있소?] [어,...없다.]
적포노인이 엉겁결에 대답하자, 담천기는 차갑게 냉소했다.
[불행 중 다행이오. 만약 당신들의 손자가 있었다면 그들마저 자질이 부족하다고 죽이려 했을 것이오!]
[음.....] (환장하겠구나......!) 질책도 질책이지만,
담천기는 패천오혈의 내심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지 않는가!
[....] [....] 잠시 괴이한 침묵이 흘렀다. 패천오혈은 서로의 눈치를 힐끔
거리며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문득, 적포노인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네 노인의 얼굴에도 같은 종류의 미소가 소리없이 피어났다. 패천오혈, 오직 죽음과 냉혈로만 뭉쳐진 그들......
그들은 오늘 평생 처음으로 당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더불어, 아무리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자신들이 이렇게 부드러운 미소을 지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녀석.....!) (큰 놈은 큰놈이다!)
가슴이 뿌듯해지고 저절로 자랑스러워질 지경이었다.
그것은 자신들도 미처 이해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었다.
바로 그것, 담천기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력이었다.
적포노인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아이들은 죽이지 말고 보내주어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네째는 먹을 것을 구해 오너라.]
[네.] 스윽..... 인영이 번뜩였으며, 황포노인의 신형이 산신묘 밖으로
유령처럼 빠져나갔다. 적포노인은 여전히 미소띤 얼굴로 담천기 앞에 섰다.
[너를 데려온 이유는 바로 너에게 엄청난 것을 주기 위해서다.]
[.....?] [우리가 너를 만난 것은 최대의 복연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너를
천하제일인으로 키워줄 생각이다.] [천하제일인....?}
실로 엄청난 말이 아닌가! 이 하늘과 땅위에서 가장 강한 일인자!
황당하기까지 한 말이어었다. 그러나, 담천기는 씨익 웃고 있었다.
[매우 흥미 있는 일이구려. 나를 어떻게 천하제일인으로 만들어 줄 작정이소오?] [그것은...!] 적포노인은 잠시 멈칫거렸다.
[우선 너의 이름이 무엇.....?] 하나, 그 물음은 끝을 맺지 못했다.
그 순간, 삐이이익-----! 어디선가 고막을 찢는 날카로운 소성이 밤공기를
진동시켰다. 순간, 적포노인의 안색이 급변했다.
[이.. 이소리는....?] 옆에 있던 녹포노인이 다급성을 터뜨렸다.
[바로 그놈들입니다!] 순간, 꽝-----! 산신묘의 우태롭던 문을 박살내며
한 인영이 뛰어들었다. 아.... 그 인영은 바로 조금전 음식을 구하러 나갔던 황포노인이 아닌가! 한데, 나갈때와는 달리 지금 그의 모습은 그대로
혈인이었다. 왼쪽 팔은 어깨에서부터 깨끗이 절단되었고, ,
걸레처럼 파헤쳐진 가슴에서는 시뻘건 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저, 저런...?] [네째.....?] 모두 대경실색하여 그에게 다가갔다.
황포노인은 억지로 버티고 선 채 뼈저린 신음성을 토했다.
[그놈들..... 우리를 뒤쫓던 바로 그놈들이.....!] 킁....!
그의 무릅이 힘없이 꺾였다.
[ 이.... 이것을 저 녀석에게 .... 먹이고 싶었는데...]
부들부들 떨리며 힘겹게 뻗어나오는 하나뿐인 손. 피에 젖은 음식이 쥐어져
있었다. 하나, 그 음식은 곧 바닥에 떨어지고, 황포노인도 곧 뻣뻣하게
넘어가 버렸다. 숨이 끊어 진 것이다. [....!]
섬뜩한 침묵이 깔렸다. 하나, 그 질식할 듯한 침묵은 적포노인의 일갈에
박살났다. [이놈들!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꽈우우우.......
그의 전신에서 엄청난 분노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 순간, 삐이---이익--! 날카로운 소성은 산신묘를 향해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었다. 적포노인은 이빨을 으드득 갈아붙였다.
[이번에는 기필코 놈들과 사생결단을 내고 말리라!]
쏴----아! 그의 신형이 벼락같이 날아올랐다.
그 뒤를 세 노인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담천기, 그는 앉은 채로 황포노인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사람의 목숨이 너무나 쉽게 떨어지는구나....] 강호,,,
그가 여태 동경하던 드넓고 광활한 꿈의 세계와는 달리 완전히 동떨어진
모습이 아닌가! 강호유랑 첫날 경험치고는 실로 끔찍한 일의 연속이었다.
문득, 그는 소매 속에서 한 가지 물건을 꺼냈다. 동전만한 철패였다.
바로 그를 죽이려 했던 청의복면인 품에서 나온 물건이었다.
(나를 어떻게 알아보고 나를 죽이려 했을까? 죽이려는 이유도 심상치 않고...)
도무지 알수 없는 일이었다. (그 자는 분명 어떤 단체의 소속인 것 같았는데...
음.....) 그는 철패를 살폈다. 별로 특징이 없는 철패였다.
다만, 기이한 모양의 핏빛 편월 문양이 새겨져 있을 뿐이었다.
(나중에 이 철패의 내력을 알아보면 뭔가 밝혀지겠지.)
그때였다. [우욱.....!] 폐부를 쥐어짜는 듯한 신음과 함께 한 피투성이의 인영이 비틀거리며 들어었다. 적포노인, 패천오혈의 수뇌인 바로 그가 아닌가?
그는 위태롭게 휘청거리며 담천기 앞에 다가서더니 그대로 덜썩 주저앉았다.
[으.... 놈들이 바로 그 악마의 ....후예들이었을 줄이야......!]
그의 얼굴에는 이미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문득, 피에 젖은 그의 시선이 담천기에게 향했다.
[너는 왜 가지 않았느냐?]
[노인장... 내게 의술이 조금 있으니 치료해 보겠소이다.]
담담한 음성이었다. 그러나, 거기에는 적포노인을 향한 염려와 따뜻함이
배어있었다. (녀석....) 적포노인의 입가에 미소가 스친 순간,
[욱.....!] 그의 입에서 검붉은 선혈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 핏덩이에는 끊어진 창자조각이 섞여 있는 게 아닌가!
담천기는 그를 부축했다. [노인장....!]
[아니다... 나는 이미 틀린몸이다.] 작포노인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신형을
세웠다. [그놈들이 악마였던... 광천혈교의 후예였을 줄이야....]
오오... 광천혈교! [형제들이 놈들을 잠시 다른 곳을 끌고 갔으나... 놈들은
머지않아 ..... 또 돌아 올것이다....]
적포노인은 암울한 시선으로 담천기를 바라보았다.
[우리 형제는 .... 너를 꼭 천하제일인으로 키우고 싶었다...!]
[그 마음... 천기는 가슴에 새겨둘 것입니다..]
[천기....] [담천기, 제 이릅입니다.] 일순, 죽어가던 적포노인의 눈이
찢어질 듯 벌어졌다.
[그럼..... 네가 바로 천하제일의 그.....?]
[맞습니다. 하나... 앞으로 일 년동안은 그런 껍질을 벗기로 한 몸입니다.]
[ 아...! 이럴 수가.. 네가 바로.....]
격동이었다. [후후... 참으로 알수 없는 운명이로구나.]
적포노인은 희미하게 뇌까리며 품에서 한장의 양피지를 꺼냈다.
[이것을... 네게....주겠다] [....?]
[이것은 우리 형제가.... 오십 년 전 ...천산에서 우연히 ....획득...여기에
천하제일의 도법이 .....하나....우리 자질 부족해 연성에....실패.....]
그랬던가? 대체 어떤 도법이기에 패천오혈마저 연성이 불가능했으며,
천하제일로 치켜세운단 말인가?
적포노인의 음성은 급격히 꺼져들고 있었다.
[익혀라....! 사상최강의 가공할 도버.... 극성연마하면....천하제일 되리라...!]
천천히...... 그의 신형이 옆으로 쓰려졌 갔다.
그러면서 그의 메마른 입술이 힘겹게 달싹였다.
[조금....일찍....만났으면 좋았을 것을......]
쿡.....! 그의 고개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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