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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여인추억2부1권-19 현대의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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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135 회 작성일 24-02-20 23: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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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현대의 남편
여섯 시 정도에 역의 개찰구에 묘우미가 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강의가 끝나자 마사오는 곧바로 쇼와 장으로 돌아왔다. 네 시가 조금 지났다.
방 청소를 하려고 열어둔 문 쪽에서 여자가 나타났다.
“실례합니다.”
얼굴을 마주친 순간, 하노시다베 도끼에라는 아주머니일 거라고 직감했다. 나이는 30세 전후로 눈은 이글거리며 얼굴 전체가 음탕하게 느껴졌다.
“예.”
걸레를 든 채로 마사오는 일어섰고 여자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왔다.
“어제 내가 없는 사이에 학생이 다녀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인사하러 왔어요.”
그렇게 말한 후 자기 소개를 했다. 역시 미야자끼 마사오도 새삼스럽게 인사했다. 도끼에는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는데,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이것 좀 드세요. 몸에 좋으니까요.”
여름 귤이었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도끼에는 가까이 다가와서 마사오의 팔에 손을 얹었다.
“혼자?”
“그렇습니다. 전에 있었던 미야모또의 친구입니다.”
“그래요. 미야모또 학생도 좋은 사람이었지만 당신 같은 사람이 들어와서 기뻐요.”
아직 사귀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말했다.
‘꽤 말솜씨가 좋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여러 가지로 지도해 주십시오.”
그러자 도끼에는 마사오의 팔에 걸친 손에 힘을 넣으면서 말했다.
“우리 부부가 이 아파트에 살게 된 것은 아이가 없기 때문이에요.”
“네에.”
“임신한 뒤에는 이사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정해져 있거든요. 아이가 태어나면 시끄러워서 이 아파트에 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게 되니까.”
“지독한 결정이군요.”
“그렇게 계약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나는 괜찮아요. 아이를 낳을 수 없기 때문에.”
“의사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그래요. 그렇기 때문에 확실해요. 미야모또 씨가 나에 관한 일을 얘기했나요?”
눈이 빛났다.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서 있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그러나 팔이 잡혀 있기 때문에 떨어질 수 없었다. 걸레와 여름 귤을 든 채로 마사오는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아무것도 선입관 없이 사귀라고 말하면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좋아요. 그런데 세탁을 자신이 해요?”
“예.”
“귀찮으면 나에게 갖고 와요. 언제든지 빨아 줄께요.”“감사합니다.”
거기서 도끼에는 손을 심하게 흔들었다.
“청소 도중에 말을 시켜서 미안해요. 그렇지만 감탄했어요. 젊은 사람이 걸레질을 하다니.”도끼에가 가자 이번에는 고노 하루까가 나타났다.
어젯밤과는 달리 짙은 화장으로 치장했다. 그녀도 또한 그대로 열려져 있는 문으로 들오왔다.
“오늘부터는 변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이제부터 출근할 거예요.”
“남편은 여전합니까?”
“남편 이야긴 하지 말아요. 이미 끝났으니까. 와서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한다면 관리인에게 알려 주시겠어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열쇠를 갖고 있지 않나요?”
“갖고 있었지만 빼앗아 버렸어요.”
“정말로 완전히 갈라섰습니까?”
“물론이예요.”
하루까는 웃었다.
“그건 그렇고, 이번 쉬는 날엔 성찬을 준비할 테니 먹으로 와요. 요리는 아무거나 좋아하죠?”
“쉬는 날은 무슨 요일인데요?”
“정해져 있지 않아요. 가게는 연중무휴니까. 여기서는 자기가 쉬고 싶을 때 신청해줘 쉬어요.”
“어떤 가게죠?”
“작은 바예요. 당신이 온다면 반액으로 해주겠지만 그래도 비싸요. 오지 않는 것이 좋아요. 돈의 사용 방법을 모르는 남자들이 오는 가게니까, 후후. 그럼, 실례해요.”
하루까가 있던 자리에는 화장품 냄새가 남아 있었다.
여섯 시 오 분 전에 마사오가 역에 도착하자 묘우미는 이미 개찰구 옆에 서서 책을 읽고 있었다.
마사오는 그 앞에 섰다.
얼굴을 든 묘우미는 인사는 생략했다.
“스카치를 갖고 왔어.”
“그거 좋은데요. 오늘밤 마실 겁니까?”
“마시고 싶어.”
“자아, 이제 뭘 좀 사러가야 해요. 자취도구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그럼, 그렇게 하지.”
두 사람은 역을 뒤로 하고 걸어나왔다.
“혹시 시루꼬로 부터 전화가 오더라도 유혹 당하면 안 돼. 혹시 어젯밤에 온 건 아니겠지?”
“물론이죠. 번지도 전화번호도 모를 거예요.”“가르쳐 주지 마. 나도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을 거니까.”
“오늘밤은 몇 시까지? 묵고갈 수 없어요? 나는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럼 묵고 가기로 결정했어. 마시기 전에 목욕탕을 들리기로 하지.”
“그럽시다.”
두 사람은 정육점과 아채가게에 들러서 식료품을 샀다.
마사오가 묘우미의 가방을 들고, 묘우미는 야채 따위를 들었다.
“학생 때의 가방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것이군요. 핸드백은 없습니까?”
“오늘은 원고를 받으러 갔기 때문에 이것을 가져 왔어. 위스키도 넣어서 나와야 했고 그것보다 어떤 방인지 빨리 보고 싶어. 당신이 사는 집을 보는 것은 처음이잖아.”
이윽고 두 사람은 쇼와 장에 도착했다. 묘우미는 아파트 전체를 둘러보았다.
“그렇게 낡진 않았군.”
현관에 들어서서 신발을 벗었다. 현관 옆에 각방의 신발장이 있었다. 손님이 실수하지 않도록 방을 빌린 사람들의 명찰도 붙어 있었다. 마사오의 명찰은 새것이었다.
묘우미의 신발을 신발장넣을 때 관리인이 나왔다.
미야자끼 씨, 등기우편입니다.“
받은 것은 하얀봉투였다. 뒤쪽을 보니 다에꼬한테서 온 것이었다.
‘좀전에 온 것도 안닌데 지금에야 주다니, 타이밍을 맞출 줄 모르는 남자다.’
다에꼬에게는 여기의 주소를 가르쳐 줬기 때문에 펴지가 온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등기우편으로 한 것은 편지를 쓴 시점에서 마사오가 아직 이사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관리인은 묘우미를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방으로 돌아갔다.
이층으로 올라왔다.
방에 돌아온 묘우미는 창을 열며 말했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좋은 방인데.”
책상 속에 편지를 넣고 마사오는 등 뒤에서 묘우미의 어깨를 안았다.
“이 방은 전망이 좋군. 배경도 그지없이 좋구.”
“미야모또는 저 벤치에 아베크족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대요. 밤에는 방의 불을 끄고 봤다는 군요.”
“당신은 그런 짓을 하지 않겠지?”
“거리가 꽤 떨어져서 보고 있어도 재미없어요.”
묘우미는 창을 닫고 뒤돌아보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입맞춤해 왔다.
‘그날 이후 묘우미가 다른 남자와 이렇게 하지 않았다는 보증은 없어.’
마사오는 그렇게 생각했다.
입맞춤 도중에 묘우미는 마사오를 더듬었다. 그것은 이미 서 있었다. 그것을 쥐고 묘우미는 입을 뗐다.
“이렇게 됐는데 이대로 목욕탕에 갈 수 있어?”
“그건 괜찮아야. 밖으로 나가면 보통 때처럼 되니까요. 그리고 간혹 씻고 있는 동안 이렇게 되어 버리기도 해요. 그때는 곤란하니까 주위에서 눈치채지 않도록 현명하게 다른 것을 생각하죠.”
“자아, 조금 접촉해도 좋지?”
“그래요.”
십 분 후 마사오와 묘우미는 세면도구를 들고 방을 나와 동쪽에 있는 목욕탕으로 향했다. 묘우미는 어깨를 부딪쳐 왔다.
“이제 괜찮아졌어?”
“그래요.”
“저긴 부부도 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나 아이들은 없어요. 임신하면 태어나기 전에 이사가야 된다는 규칙이 있어요.”
“그런 것 법률에 위반되는 것 아니야?”
“하지만 생각해 보면, 아기가 있으면 근처 사람들에게 폐가 되기 때문에........”
목욕탕에 도착한 두 사람은 좌우로 나눠 서로 모른 체하고 각각의 요금을 지불했다. 카운터에 있는 사람은 어제와 같이 머리가 벗겨진 중년의 남자였다.
20분 후에 만나자고 약속했기 했기 때문에 마사오가 20분이 되어 나오자 묘우미도 때맞춰 나왔다.
주위는 벌써 땅거미가 드리워져 어두웠다.
“배고프지?”
“예.”
“빨리 돌아가서 만들어 줄게.”
묘우미는 마사오의 팔짱을 꼈다.
“나의 클라스메이트 중에 요시다 나오꼬라는 애가 있어. 졸헙해서 곧바로 결혼했는데, 그 친구가 첫 번째인 셈이지. 그런데 토요일에 긴자에서 만나서 두 시간 정도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들었어.”
“그래요. 결혼한 뒤 변했어요?”
“조금. 하지만 학생 시절 때와 거의 같더군. 확실히 아직 주부라는 기분이 안 드나 봐. 취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학생 기분일 거야.”
마사오는 그녀의 귀에 입을 댔다.
“밤의 생활도 들었어요?”
“작년 가을에 맞선 봐서 약혼하고 봄까지 교제했지만 키스가 전부였대.”
“맞선 보는 경우는 대개가 그러 것 같더군요.”
“첫날밤은 교오또의 여관방에서 지냈대.”
“그래요?”
“그 앤 학생 시절에 연애한 적이 있어서 처녀는 아니었어. 연애한 적이 있는 것을 상대에게 말했대.”
“음.”
“그때 만약 상대가 어느 정도까지였던가를 질문해 왔다면 있었던 그대로 답할 생각이었대. 그런대 상대는 ‘나에게도 있었어’라고 말했을 뿐 자세히 질문해 오지 않았대. 그래서 구체적인 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약혼했고, 또한 약혼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던 것 같애.”
“결국 첫날밤에 처녀처럼 행동을 해야 할지 어떨지, 갈피를 못 잡았겠군요.”
“그렇지. 않아.”
“그럼 결국 어떻게 했어요?”
“그녀가 먼저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데, 신랑이 들어와서 안을 때 ‘나, 처음이 아니에요’라고 낮은 목소리로 고백했대.”
“훌륭하군요. 사람들의 얘기로는 속이려고 드는 신부가 많은 것 같아요. 속이려 하면서도 속이지 않고 고백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결국은 태연히 속이면서 고백하지 않고 끝내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여러 가지인 것 같아요.”
“그녀는 확실하게 사전에 고백했어. 그 점에도 불구하고 ‘몇 회’라고 추궁 당했다나 봐.”
“저런.”
“그런 단순한 질문을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당황하고 ‘30회 정도’라고 대답했대. 헤어진 애인과는 일 년 가까이 사귀었기 때문에.”
“응”
“그러자 신랑은 ‘상대는 몇 사람?’이렇게 물어왔기 때문에 조금 안심하고 ‘한 사람뿐’이라고 사실 그대로 대답했대.”
“그래서요?”
“신랑은 ‘그 상대가 언젠가 말했던 연애의 상대인가?’라고 질문했기 때문에 그녀는 끄덕였고, 신랑은 유방을 애무하면서 ‘임신한 적은?’이라고 질문을 계속했대.”
“으음.”
“임신한 적은 없었대. 애인도 주의깊게 피임을 했었나 봐. 없었다고 대답하자, 그 다음의 질문이 중요했나 봐.”
두 사람은 쇼와장 근처까지 왔다.
“어떤 질문?”
“그것은 스카치를 마시면서 얘기할게. 어떤 질문이었나 생각해 봐.”
20분 후 묘우미가 만든 쇠고기 요리를 앞에 놓고 식탁에 앉은 두 사람은 위스키로 건배했다.
‘다에꼬의 편지는 묘우미가 돌아가고 나서 봐야지.’
마사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물었다.
“신랑의 질문은 어떤 것이었나요?”
“어떤 것이라 생각해?”
“당연히 그 상대와 어떻게 해서 헤어졌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겠죠.”
“그렇지. 나중에 그것도 질문 받았대. 그것은 간단히지. 남자가 바람을 피워서 그걸 용서하지 않고 헤어졌던 거야. 그렇지만 중요한 질문은 그게 아니야.”
고기를 먹으며 마사오는 묘우미의 요리 솜씨를 칭찬했다.
“이것 굉장히 맛있는데요. 같은 재료라도 내가 만든 것과는 전혀 다른군요.”
“입에 맞다니 기뻐. 엄마 흉내를 좀 냈을 뿐인데.”
고기를 먹고 위스키를 마셨다.
“그럼 중요한 질문이란 것은 ‘아직 미련이 있나’라는 건가요? 남자의 바람기가 원인이 되어 헤어졌다면 싫은 것은 아니었을 테니까요.”
“아니야, 그 질문은 받지 않았대.”
“참, 알 수 없군요. 어떤 질문이었을까요?”
“신랑는 그녀의 귀에 입을 대고, ‘그러면 당신은 이미 여자의 기쁨을 알고 있겠지?’라고 상당히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대.”
“음, 확실히 그것은 중요한 질문이죠. 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했어요?”
“나오꼬가 나에게 말했던 것도 그것이었어.”
“으음.”
“거기에 또 그녀는 무슨 계산도 꾸밈도 없이 있었던 그대로 대답했어. 30회 정도여서 연인과의 관계에서 흔히 말하는 오르가즘은 느낀적이 없었다고 말이야.”
“음.”
마사오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 그것을 물은 신랑의 의식의 흐름을 상상했다.
묘우미는 계속했다.
“그녀가 있었던대로 대답하자 남편은 수긍하고 그녀의 유방을 애무하기 시작했대.”
“음.”
“당신이었다면 그런 얘기를 들었을 경우 어땠을까?”
“글쎄요.”
마사오는 위스키를 마셨다. 언제나 마사는 싸구려 술고 달리 정말 맛있었다. 입안에서 퍼지는 느낌이 순하고 향기가 있었다.
“우선 ‘좋아, 그렇다면 죄를 덮어두고 내가 개발해 주지’라고 하거나 계속해서 ‘어쩌면 불감증의 경향이 있지는 않을까’라고 불안해 하고, 뭐 대충 그러겠죠.”
“나오꼬가 염려했던 것은 후자 쪽이었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학생 시절에 고민했던 것 같아,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연인 이외의 남자와 자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을 정도로. 그렇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대답하기 ‘싫어하지 않을까, 실망시키지는 않았나’라고 생각했대.”
“음.”
“그래서 그녀는 ‘죄송해요. 나는 그런 체질이기 때문에 재미없다면 바람 피워도 좋아요’라고 말하면서 매달렸다나 봐.”
“정말 겸허한 성격이군요.”
“그러자 남편은 ‘그래서 이별이 가능했군. 당신이 처녀가 아닌 것은 이해하고 있어. 그러니까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야. 아직 즐거움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즐거움이야’하고 말했대. 당신이 말한대로였어. 여자인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남자라서 그런가?”
“현대는 오랜 옛날과 달라서 남자는 거기까지 양보한 셈이에요. 적령기까지 여자가 처녀일 수 있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양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앞으로 십 년 후면 또 틀려지겠죠. 이미 즐거움을 아는 여자 쪽이 개발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좋다고 남자가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르죠. 그것이 수요와 공급의 문제로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 여자를 찾기가 어렵게 되겠죠.”
“그러면 나도 중매 결혼할 때는 나오꼬 처럼 말해도 괜찮을까?”
“그래요. 그러면 남자는 여자가 그때까지 사귀었던 상대를 경멸한 가능성이 있지요. 경멸은 관대함을 낳고, 자신이 정말로 여자에게 기쁨을 의식의 애정으로 연결되겠죠.”
“그렇다면 곧 덤벼 볼까?”
“아니, 자신을 콘트롤하면 좋아요.”
“그런 것 할 수 없어.”
“할 수 있어요.”
“나오꼬의 경우는 정말 그랫던 거야. 그렇지만 그 교오또의 첫날밤, 이변이 일어났어.”
“음.”
묘우미는 눈을 반짝이면서 얼굴을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는.”
그렇게 말을 걸고 문득 입을 다물었다가 사이를 두고,
“그 후 남편이 여러 가지 질문을 하자 모든 것을 정직하게 대답했어. 처녀가 아닌 것을 용서했기 때문에 믿게 되었던 거지. 남자에게 안기는 것이 싫지 않다는 것, 손으로 애무받을 때는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 등등 무엇이든지 자신의 비밀을 속속들이 내보였어.”
“과연 듣는 족도 능숙하군요.”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라서 무엇이든지 고백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대. 대답하면서 ‘이 사람이라면’이라는 기대가 흘러넘칠 정도였대.”
“좋은 결과군요.”
“그런 얘기를 하는 도중 남편의 손이 그 부분을 뻗어왔고, 그때 그녀는 이미 기대로 충만하게 되어 버렸대. 거기를 만지며 남편이 ‘음, 여기의 즐거움을 아직 알지 못했다구’하며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질문을 했대. 그녀가 수긍하자 남편은 애무를 시작했대.”
“으음.”
“조금 후에 남편은 그녀에게 ‘당신도 나의 것을’하고 소근거렸어. 그녀는 남편의 그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상스럽다고 생각해서 사양할 뿐이었어.”
“그 편이 좋아요. 설령 체험이 있으면 몰라도 조신하게 처신하는 게 좋아요.”
“그렇지만 거절할 수 없어 결국은 만지작거렸대.”
“재미있는 대목에 들어섰나요?”
“남편의 하반신을 알몸으로 쥐는 순간 까무라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대.”
“어째서?”
“그것은 자신도 알 수 없었대. 확실한 느낌을 주는 첫 남서이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라고 그녀 말했어. 어쩌면 결혼식이라는 커다란 의식을 치른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
“과연.”
“그녀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쥐게 되자 남편은 그녀의 귀에 속삭였어. ‘헤어진 남자와 비교해서 어때?’라고,”
“어떻게 대답했죠.”
“비교할 그런 정신이 없었대. 그렇지만 그런 말을 듣고 그 기분으로 손과 손가락을 움직여, 헤어진 남자의 그것을 생각해 내고 비교했어.”
“음.”
“여러 가지 점에서 틀리다는 것을 발견했대. 남자란 얼굴이 다르듯이 거기도 다르구나 라고.”
“여러 가지 점에서 틀리다는 것을 발견했대. 남자란 얼굴이 다르듯이 거기도 다르구나 라고.”
“여자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10인 10색이죠.”
“그래서 그녀는 끄덕이면서 ‘다른 것 같아요’라고 낮게 대답했어.”
“그러자 ‘어떻게 다른데?’하고 물었겠지요.”
“그래.”
묘우미는 웃는 얼굴로 끄덕였다.
“그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점을 느꼈지만 입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고 부끄러웠대. 그래서 그때 남성이 크기를 마음에 두는 것을 생각해 냈대. 순진하지만 역시 계산에 넣었나 봐.”
“그건 그래요. 아무리 순진해도 계산을 고려하지 않으면 바보죠.”
“그래서 그녀는 ‘당신이 커요’하고 입을 삐죽거리면서 그렇게 말했지.”
“으음.”
“사실은 그게 아니라 크기는 거의 같은 정도로 느껴졌대. 그렇지만 어차피 알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대.”
“현명한 여성이군요.”
“그것에 대해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그 후 전희를 계속해 이윽고 남편과 결합했대.”
“음.”
“그녀도 놀랄 정도로 감탄하지는 않았지만 기대는 했었대. 그리고 그 기대대로 되었지만 이번에 남편 쪽이 믿어 주지 않았어.”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정말 처음 맛보는 즐거움이었다고 설득하는 데에는 상당히 얘를 먹은 듯 싶어.”
“그러나 결국 남편은 믿어 주지 않았겠죠.”
“그때는 납득했겠지만 그후 관계를 가지면서 ‘실은 이전부터 즐기고있었지?’라고 끈덕지게 물어오기 때문에 그녀는 몹시 난처해서 ‘그럼 그와 만나 확인해요’라고 말했대.”
“그 남편, 약간 이상한 사람이네요. 트집을 잘 잡는 사람인가 봐요. 이제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닌데.”
“나도 그렇게 생각되지만 남편에게 있어서는 중요했나 보지.”
“아직 그 문제를 결말 짓지 못했나요?”
“결말 지었어. 결국 그녀가 옛날 애인 이름과 직장을 가르쳐 줘서 그 다음날 남편이 만나러 갔어.”
“놀랍군요. 상당히 지독한데요.”
일본인으로서는 드문 타입이라고 마사오는 생각했다.
“옛날의 애인은 당황했겠죠? 그렇지만 자신이 버린 여자가 아니라 여자 쪽에서 헤어지자고 했기 때문에 두려워하지는 않았겠죠?”
“다방에서 만났다더군. 남편은 솔직히 질문하고 상대는 그녀의 고백대로 있는 그대로를 대답해 주었어.”
“남자가 들떠서 ‘아아, 그때 굉장했습니다’라고 말했다면 얘기가 복잡하고 까다랍게 되었겠군요.”
“그랬겠지. 하지만 좋은 사람이었던 모양이야. 그 사람은 나오꼬가 걱정돼서 ‘나오꼬 씨, 결혼해서도 아직 그렇습니까?’라고 진심으로 물었대.”
“그러자 남편은 너그러운 마음이 되어 ‘아니 처음에는 아무리 애를 써봐도 헛것이었으나 요즘은 잘 하게 됐어요’라고 대답했던 것 같아.”
“그럼, 어째서 일부러 그런 것을 캐물으러 갔었는지 이해가 안 가는 데요.”
“글세? 상대편 남성도 확실히 이상하다고 생각했음이 트림없이. 그렇지만 여기서 남편은 만족해서 그 일은 마무리 되었지. 그래서 지금은 매우 행복한 신혼 생활을 하고 있어.”
“그러나 그런 것을 확인하기 위해 옛 애인을 만나러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성격이에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렇지만 그녀는 나에게 자랑하기 위해 그 얘기를 했어.”
“아, 그렇겠지요. 어쩐지 이것은 애정 문제가 아니라 성격 문제라고 생각되는군요.”
“그런데.”
묘우미는 마사오의 잔에 위스키를 따랐다.
“그녀는 어떻게 해서 남편과의 첫날밤에 느낄 수 있었을까?”
“글세,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겠지요. 우선 목이 맞았던 것인지도 모르고, 남편이 능숙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고, 신선함이 감동을 불렀다고도 해석할 수 있고, 아니면 마침 그 시기가 되었는지도 모르죠. 그녀 자신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죠?”
“진정한 자신의 상대를 우연히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남편에게 반했어. 만나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남편 얘기 뿐이었어.”
“부러웠죠?”
“아니야. 나는 아직 결혼 따위는 생각지 않아. 결혼하지 않고 베테랑 편집자가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어. 우리 회사는 급료가 괜찮은 편이고. 게다가 남녀차별도 없어.”
묘우미는 턱을 들었다.
“내가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면 나와 평생 사귀어 줘. 당신은 아까 편지 온 그녀와 결혼해도 좋아. 다만 그 후에도 계속 나를 만나 줘.”
그때 무엇인가가 심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만해요! 난폭하게 굴면 경찰을 부를 거예요. 그만 하라구.”
흥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관리인의 목소리였다.
“시끄러워!”하고 사또가 울부짖었다. 묘우미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마사오는 일어섰다.
사또는 문에 기대어 재차 큰 소리를 내며 몸을 부딪치는 모양이었다.
“제발 그만 해요! 당신은 이제 여기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뭐라구? 어째서 그렇단 말야? 내 주소는 여기로 되어 있어. 상관하지 마, 이 자식아!”
“그 이야기는 하루까 씨에게나 해요. 이곳은 하루까 씨가 세든 방이란 말이오.”
다른 방에서도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았다.
‘이럴 때 신참은 나서지 않는 게 현명하지.’
마사오는 그렇게 판단했다.
‘어쨌든 하번 나간 남자가 여자가 방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남자답지 못한 짓이지.’
마사오는 원래 있던 자리로 와서 앉았다.
사또는 다시 한번 울부짖으며 관리인에게 요구했다.
“어서 열쇠를 내달라구.”
관리인은 기가 차다는 듯 매물차게 거절하고 있었다.
이윽고 어떻게 이야기가 되었는지 관리인과 사또는 계단을 내려갔고, 주위는 다시 조용해졌다. 그래서 안심한 마사오는 어젯밤의 일을 묘우미에게 말했다.
“그건 너무 했어.”
사또가 하루까에게 “나는 그런 일로 신경쓰지 않으니까 그건 별로 대단한 일이 못된다.”라고 주장한 것을 이야기하자 묘우미는 고개를 내저었다.
“남자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나 보지?”
“그래요. 자기 멋대로 둘러대느라 그랬겠지만 어쨌듣 그렇게도 생각 할 수는 있어요.”
마사오가 수긍했다.
“당신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요. 그러나 그 남자처럼 무죄가 된다는 것은 보통의 남자라면 생각도 못할 거예요. 그러고 보면 저 남자가 자기 멋대로라는 것과 지금 묘우미 씨가 얘기한 친구 남편의 실미와 약간 비슷한 데가 잇는 것 같군요.”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는 동안에 벌써 아홉 시가 되었다.
“저어, 이제 자도록 하지. 이 이상 마시면 내일 수업에 지장이 있어.”
묘우미가 위스키 병의 콜크마개를 닫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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