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 천왕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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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 淫魔에게 걸린 公主
콰---- 득!
검형강이 작렬했다.
그러나 실혼여제가 그은 것은 막붕비의 목이 아니라 그 옆의
땅이었다.
실혼여제는 최후의 순간에 살수를 거둔 것이었다.
"......!"
그녀는 떨리는 눈길로 막붕비의 옆을 보았다.
그곳에는 하나의 구슬이 신비한 자색 광망을 토하며 나뒹굴고
있었다.
그 자색 구슬은 막붕비의 가슴부분의 장포가 찢기면서 굴러나온
것이었다.
"아...... 아버님의 원정내단이다!"
실혼여제는 떨리는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
구슬을 집어들었다.
-원정내단!
그렇다.
그 구슬은 자면천존 단목후가 음양흡열마갱에서 죽어가며 남긴
원정내단이었다.
그것에는 자면천존이 평생 쌓은 십 갑자의 내공이 응축되어 있었다.
뚝......!
원정내단 위로 실혼여제의 눈물이 굴렀다.
"당신을...... 위해 복수하지 못하는...... 못난 딸을 용서하세요!"
원정내단을 받쳐든 채 실혼여제는 오열을 토했다.
딸......!
그녀는 바로 자면천존 단목후의 딸이었다.
그녀는 자기 아버지이며 자부문의 지존인 자면천존을 시해한 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으며 충분히 복수를 할 능력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모종의 원인 때문에 차마 원수를 베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
실혼여제는 눈물을 흘리며 막붕비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에서는 이미 살기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알고 보면...... 이 사람은 아버님의 전인(傳人)이랄 수가 있다.)
실혼여제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막붕비가 자부문의 한 가지 치욕스런 비밀을 알아차릴까 보아
그를 죽이려 했었다.
그러다가 막붕비가 어디선가 자기 아버지 자면천존의 원정내단을
얻어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자 살기가 흩어진 것이다.
"나는 차마 복수를 할 수 없다. 차라리 이 아이로 하여금 아버님의
복수를 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
실혼여제는 우울하게 탄식했다.
"이 아이는 아버님의 제자가 될 자격이 충분히 있다. 아버님도
제자가 당신의 복수를 하는 것을 바랄 것이야!"
실혼여제는 막붕비의 몸을 바로 뉘였다.
이어 그녀는 막붕비의 맥문(脈門:손목에 있는 혈도)을 움켜쥐었다.
"이 아이의 몸에는 채 용해되지 않은 강력한 잠력들이 도사리고
있다."
실혼여제는 두 눈을 반짝였다.
막붕비는 여러 번의 기연으로 막강한 잠력을 지니게 되었었다.
천년독망의 내단---- 천년독황지정(千年毒荒之精)!
화룡내단(火龍內丹)----!
천년빙정(千年氷精)----!
하나하나가 능히 범인을 초인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영효를 지닌
영약들이었다.
그러나 막붕비는 정종심법(正宗心法)을 연마한 적이 없이 마구잡이로
잡다한 무공들을 연마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가 복용한 영약들은 태반이 용해되지 않고 그의 내부에
잠력으로 도사리고만 있는 것이다.
"조금만 도와주면 곧 나만큼 강해질 아이다!"
실혼여제는 감탄의 눈으로 막붕비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는 이내 한 가지 결심을 하며 막붕비를 안고 옆의 토굴로
들어갔다.
토굴로 들어간 그녀는 막붕비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뉘었다. 이어
그녀는 빠르게 막붕비의 의복을 벗겼다.
그의 의복과 유리보갑을 벗겨내면서 실혼여제의 옥용이 능금빛으로
물들어 갔다.
자신에 비하면 무척 어려 보이던 막붕비의 몸...... 그러나 벗겨진
그의 체격은 숨이 막힐 지경으로 건장하고 자극적이었다.
(훗! 내게 아직도 이성에 대한 욕정이 남아 있다니......)
실혼여제는 고소를 지었다.
그 사이 막붕비의 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가 되었다.
"......!"
실혼여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숨을 쉬며 자신의 의복도 벗기
시작했다.
사르르......!
빛바랜 저고리가 벗겨지며 눈이 내린 듯 뽀얀 피부와 풍만한
젖무덤이 출렁이며 드러났다.
이어 치마가 바닥에 흘러내렸다. 그녀의 몸은 적당히 살이 올라
보기보다 살집이 좋고 풍만했다.
실혼여제는 한 손으로 자신의 부끄러운 곳을 가리고는 원정내단을
막붕비의 입에 넣어 주었다.
막붕비의 입 안에 들어간 자면천존의 내단은 이내 살아 있는
물체같이 그의 목구멍으로 기어들어갔다.
(이제...... 아버님은 이 사람의 몸을 통해서 부활하시게 된다.)
실혼여제는 촉촉히 젖은 눈으로 막붕비를 내려다 보다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그의 몸 위에 누웠다.
막붕비의 남성이 자신의 허벅지 사이에 닿자 실혼여제의 두 볼은
숯불같이 달아올랐다.
그녀는...... 아직 처녀였다.
(호연천존심결(浩然天尊心訣)을 이화접목(移花接木)의 수법으로 전해
주면 이 사람은 일시에 절정고수의 대열에 끼게 된다.)
실혼여제는 막붕비의 몸과 한 치의 틈도 없이 자기 몸을 맞붙인 채
한 가지 심결(心訣)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호연천존심결.
자부문이 창안한 천년최강의 현문신공이 그것이었다.
고금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내공심결이 바로 호연천존심결이었다.
천 년 내에 그 호연천존심결을 십이성 연마해낸 고수는 자부문에서도
없었다.
실혼여제는 그것을 구성 정도 연마했는데 그것이 자부문 사상 최고의
성취였다.
츠으...... 츠으......
고오오......!
실혼여제의 팔만사천모공에서 서기로운 자색노을이 흘러나와
막붕비의 팔만사천모공으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호연천강!
그것은 바로 호연천존심결을 연성하면 얻게 되는 일종의
강기신공이었다. 호연천강은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호신강기가 되는
것이다.
츠으......! 스스스......!
실혼여제의 몸에서 일어나는 호연천강은 점점 더 짙어져가 이내 두
사람의 몸을 가려 버렸다. 그와 함께 막붕비의 내부에서는 무서운
소용돌이가 일고 있었다.
천년독황지정, 화룡내단, 천년빙정......!
녹지 않고 있던 그것들이 자면천존의 원정내단과 그의 딸인
실혼여제의 호연천강의 힘에 이끌려 급격히 녹아내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 힘은 무엇이라도 녹이고 바스러 뜨릴 수 있는 강력한 것이었다.
막붕비----!
그는 지금 또 한 번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 * *
막붕비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토굴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왜 나를 죽이지 않았을까?)
막붕비는 의혹을 금치 못했다.
그러다가 그는 실혼여제가 비단 자기를 살려둔 것 뿐만이 아님을
알았다.
부러졌던 팔은 감쪽같이 나아 있었으며 몸 안에는 측량이 불가능한
막강한 공력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는 전에 복용한 천년독황지정, 천년빙정, 화룡내단 등이 거의 모두
용해되었음을 깨달았다.
그 뿐만 아니라 자면천존의 원정내단까지 용해되어 그의 내공은 그
자신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내공이 이제 만겁마종이나 실혼여제와
겨루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실혼여제는 그냥 가지 않았다.
막붕비는 이내 토굴의 바닥에서 한 장의 손수건을 발견했다. 그
손수건에서는 은은한 사향내음이 났는데 그 양면으로 빽빽히 글이 쓰여
있었다.
<천고(千古) 절기들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도 나 같은 계집에게까지
두들겨 맞는 너 애송이가 가엾어 여기 몇 가지 적어 놓고 간다......>
글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세 가지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무공구결들이 적혀
있었다.
-호연천존심결(浩然天尊心訣).
-열화진결(熱火眞訣).
-악마혈황탄종결(惡魔血荒彈鐘訣).
세 가지 무공구결, 그것은 하나하나 가공할 위력을 지닌
초절기들이었다.
호연천존심결은 자부문 최고의 절기!
그리고 열화진결은 태양여황 하란이 준 열화신척에 감추어져 있던
열화마종의 초마공이었다.
지상에서 가장 무서운 극양마공을 일으킬 수 있는 내공심법이
열화진결이었다.
천 년 동안 그것이 열화신척에 숨겨져 있음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을 실혼여제는 한눈에 알아보았던 것이다.
열화진결의 오의를 깨달으면 무서운 열화천강을 일으켜 몸 주위 백
장 내의 모든 것을 일순간에 태워 버릴 수가 있었다.
태양성황의 태양폭뢰신강과 함께 화문(火門)의 양대절학이 되는 것이
열화천강이었다.
-악마혈황탄(惡魔血荒彈)!
그것은 악마혈종의 표면에 기록되어 있던 기형문자를 풀이해 놓은
것이다.
그 구결대로 운공하여 악마혈종을 때리면 악마혈종에서 무서운
음파가 일어난다.
그 음파를 달리 증폭음강이라 하는데 음파가 직접적으로 미치는 범위
내의 모든 생명이 그 순간 파멸되고 만다.
그것은 흡혈마황검과는 또 다른 무서운 마력이었다.
흡혈마황검은 일 대 일로 싸울 때 가히 악마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이에 반하여 악마혈종은 다수의 적을 일거에 쓰러뜨릴 때 무서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한 가지 단점은 내공의 소모가 극심하다는 점이었다.
악마혈종을 전력으로 울려내고 나면 하루 이내에 다시 무공을 쓸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만겁마가에 들러 혈관음을 만나보아라. 그러면 본녀의...... 뜻을
알게 될 것이다. 만겁마가는 복우산(伏牛山) 천마애(天魔崖)라는 곳에
있다.>
손수건의 글은 그렇게 끝을 맺고 있었다.
"복우산 천마애......!"
막붕비는 손수건을 잘 접어 품에 넣으며 중얼거렸다.
(혈관음......! 그래. 그녀를 만나보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막붕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토굴을 나섰다.
밖은 벌써 태양이 중천에 떠 있었다.
"시키는 대로 만겁마가에 가주겠다. 그러나 다시 만나게 되면......
이번에 당한 빚은 꼭 돌려 주겠다!"
슥!
막붕비는 눈을 번뜩이며 자신이 나온 토굴에 슬쩍 손을 흔들었다.
순간,
꽈---- 릉!
그의 손 끝에서 낙뢰가 일며 토굴을 후려쳤다.
그러자 토굴이 있던 자리에 깊이 오 장 넓이 이십 장의 웅덩이가
파여졌다. 실로 가공할 역도였다.
그런 결과는 막붕비 자신조차 놀라게 할 정도였다.
의당 기뻐해야 하거늘 막붕비는 반대로 우울한 표정이 되었다.
(실혼여제에게 정말 큰 빚을 졌다. 나중에 복수를 하더라도 그녀가
베푼 은혜는 배로 갚은 후에 복수하겠다!)
팟!
염두를 굴리며 막붕비는 지면을 차며 남쪽으로 날아갔다.
피---- 이잉!
그의 신형은 순간 백 장 밖을 날고 있었다.
"우우......!"
한 걸음에 백 장을 날아간 막붕비는 한 소리 장쾌한 휘파람을 불며
연산의 남쪽으로 멀어져 갔다.
스으으......
한 줄기 산풍이 연산의 산록을 스치고 지나갔다.
* * *
-복우산(伏牛山)!
하남성(河南省)의 서쪽에 자리한 명산이다.
멀리서 보면 그 산세가 엎드린 소와 같다고 해서 복우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던가?
늦가을의 황혼 무렵.
무거운 먹장장구름이 복우산을 짓누르고 있었다.
휘르르르......!
금방이라도 소나기를 몰고올 것만 같은 습기찬 바람이 복우산을
휩쓸고 지나갔다.
복우산 북쪽의 어느 산봉.
"......!"
한 명 소년이 옷깃을 펄럭이며 표표히 서 있었다.
이제 십 사오 세 정도 되었을까?
인형같이 귀엽고 섬세한 얼굴에 탐스런 머릿결을 영웅건으로 질끈
묶고 있었다.
그 소년의 몸에는 헐렁한 자색 전포가 걸쳐져 있었다.
자색 전포의 소매에는 황금색의 수실로 봉황이 아로새겨져 있는 것이
보였다.
"휴......!"
소년은 어두운 하늘을 보며 어른스럽게 탄식을 흘렸다.
"이 넓은 세상 어디에 가서 그 얄미운 사람을 찾지?"
소년은 울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감히 나 장미를 거절한 나쁜 사람! 만나기만 하면 마구 꼬집어 줄
테야!"
소년은 날카로운 손톱으로 쥐어뜯는 흉내를 내며 예쁜 입술을
삐죽였다.
장미(薔薇)!
그렇다. 소년은 바로 장미공주 주약금이었다.
두 달 전, 그녀는 막붕비가 자신과의 혼담을 거절하는 것을 숨어
듣고 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평생 좌절이라고는 모르던 이 황실의 말썽꾸러기에게 그것은 참으로
대단한 충격이었다.
실의에 차 두문불출하던 그녀는 결국 남장을 하고 자금성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막붕비를 만나 따져볼 작정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어리석은 행동으로 지금 자금성이 온통 발칵
뒤집혔음을 그녀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고독모모와 나한천존 등이 천여 명의 신비각의 고수들을 이끌고
중원을 이잡듯 뒤지며 북상중이었다.
장미공주는 그것도 모르고 막붕비를 찾아 이곳 복우산까지 온
것이었다.
"비가...... 올 것 같아! 어딘가에 가서 비를 피해야지!"
주약금은 힐끗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먹장구름은 더욱 짙어져 금방이라도 비를 흩뿌려 낼 기세였다.
주약금은 어디 인가라도 없나 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때였다.
"우......!"
한 소리 음침한 장소성과 함께 하나의 빠른 그림자가 북쪽에서
날아왔다.
"어! 사람이야!"
주약금은 이런 깊은 산중에서 사람을 만난 것이 반가와 눈을 치떴다.
그녀는 아직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임을 알지 못하는
순진한 소녀였다.
"엇!"
휘르르르----!
날아오던 그 자도 주약금을 발견하고 급히 신형을 휘돌려
주약금에게로 날아왔다.
그 자는 상복을 걸친 음침한 안색의 노인이었는데 오른쪽 팔이 없는
외팔이였다.
유령음황----!
그 자는 바로 유령음부갱의 갱주인 유령음황이었다.
(이놈은...... 남장을 한 계집이다!)
주약금 앞에 내려선 유령음황의 눈이 희번덕거렸다.
그는 한눈에 주약금이 남장소녀임을 알아본 것이다.
(헤헷! 이거 운이 좋은데, 마가(魔家)로 돌아가기 전에 어린 계집의
야들야들한 속살맛을 볼 수 있게 되다니......!)
유령음황은 탐욕스런 눈으로 주약금의 아래 위를 살펴보았다.
그는 자색전포 속에 감춰진 주약금의 풋풋한 어린 몸을 상상하자
아랫도리가 뻐근하게 팽창하는 것을 느꼈다.
그 자신이 늙고 추괴한 탓인지 유령음황에게는 순진한 소녀를 능욕할
때 가장 큰 쾌감을 얻는 도착적인 취미가 있었다.
"이봐! 늙은이! 너 눈빛이 불손하구나!"
주약금이 불쾌하게 교갈을 했다.
그녀도 본능적으로 유령음황의 눈길이 불손한 의도를 품고 있음을
알아본 것이었다.
"흐흣! 실례했소! 꼬마아가씨!"
유령음황은 음충하게 웃으며 성한 왼손을 들어 포권하는 시늉을
했다.
순진한 주약금은 전혀 방비를 하지 않은 채 코웃음을 쳤다.
"흥! 조심해랏! 늙은이, 본 공주는 지금 심기가 몹시 불편......"
돌연 코웃음을 치던 주약금의 안색이 홱 변하며 휘청했다.
갑자기 유령음황이 홱 손을 뒤집어 무엇인가 분홍분말을 주약금의
얼굴에 덮어 쒸워 버린 것이다.
그 분홍분말을 들이마시는 순간 주약금은 맥이 탁 풀리는 것을
느끼며 대경실색하였다.
"너...... 늙은, 감히...... 나를......"
쿵!
쥐어짜듯 중얼거리며 유령음황을 노려보던 주약금은 신음을 토하면서
털썩 바닥에 주저 앉았다.
정신이 급격히 몽롱해지면서 온몸에 스물스물 열기가 치솟았다.
"흐흐......! 어린 계집! 곧 극락으로 보내 줄 테니 기대하거라!"
유령음황은 히죽 웃으며 주약금에게로 다가섰다.
"으...... 음!"
혼미한 중에도 주약금은 지금 자신이 일생 일대의 위기에 처했음을
깨달았다.
고이 간직해온 순결이 늙고 추괴한 음적의 손 아래 유린당할
찰나였다.
(안돼! 붕비를 만나지 못하고 몸을 더럽힐 수는 없어!)
주약금은 사력을 다해 손 끝에 고독천강을 끌어모았다.
"죽엇!"
꽈---- 릉!
그리고는 사력을 다해 유령음황에게 작렬해 갔다.
회색 강기의 덩어리가 벼락치듯 주약금의 손 끝에서 일어나
유령음황에게 작렬해 갔다.
"억!"
유령음황은 대경실색하여 급히 신형을 날려 고독천강을 피해내었다.
꽈르릉!
간발의 차이로 고독천강은 유령음황을 스쳐지나가 그의 등 뒤에 있는
만근거석을 박살내어 버렸다.
"음......"
전신의 내공을 한꺼번에 내친 주약금은 흥분제가 급격히 전신으로
퍼져감을 느끼며 뒤로 벌렁 쓰러져 까마득히 정신을 잃고 말았다.
"고...... 독천강! 설마 이 계집은 진짜 공주인가?"
간발의 차이로 죽음을 면한 유령음황은 오싹 소름이 끼쳤다.
그도 고독모모에 대해서는 잘 알 고 있었다.
또한 영락제의 마지막 공주인 장미공주가 고독모모의 제자라는
사실도......
황제의 딸......!
그녀에게 음심을 품었다는 것만으로도 능히 구족이 몰살당할
대역죄가 되는 것이다.
유령음황이 사색이 된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기절한 주약금의 상아 같은 목덜미를 보는 순간 유령음황은
격렬한 욕정이 치밀어 두려움을 잃어 버렸다.
"흐흐...... 황제의 딸이면 어떠냐? 몇 번 갖고 놀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처치해 버리면 누가 알겠는가?"
유령음황은 음흉하게 웃었다.
주약금이 고귀한 황제의 딸이라는 사실은 오히려 그에게 야릇한
흥분을 불러 일으키기까지 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고귀한 여체!
그것을 마음껏 유린하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자 유령음황은 절로
전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흐흐......! 어디 황족계집의 그곳은 좀 특출한가 볼까?"
그는 히죽 웃으며 기절한 주약금의 아랫도리로 손을 가져갔다.
* * *
사르륵!
음적의 손에 주약금의 바지가 벗겨 내려졌다.
순간 상아로 깎아놓은 듯 황홀한 소녀의 아랫도리가 유령음황의 눈에
확 들어왔다.
윤기 흐르는 매끈하고 뽀얀 허벅지, 작고 귀여운 엉덩이......
그리고 그 앞쪽의 연어 속살같이 하얀 아랫배와 자그마한 배꼽이
자리하고 있었다.
유령음황은 침을 꿀꺽 삼키며 주약금의 바지를 발 끝에서 빼내어
옆으로 던졌다.
이어 그는 주름살 투성이의 손으로 주약금의 무릎을 쥐어 양옆으로
벌렸다.
허벅지가 서서히 벌려지며 주약금의 은밀한 곳이 유령음황의 눈에
적나라하게 들어왔다.
도도록한 둔덕, 그곳에는 아직 채 춘초(春草)가 돋아나지도 않은
상태였다. 다만 보송보송한 솜털이 겨우 그 주위에 나 있을 뿐이었다.
둔덕의 아랫 부분, 상아빛 피부에 돌연 섬세한 흠이 가 있는 것이
보였다.
조물주가 도끼로 찍어놓은 듯 갈라진 틈바구니, 그 도끼자국이 살짝
벌어진 틈으로 분홍빛의 복잡한 꽃잎이 살짝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주약금의 그 꽃잎들은 지금 붉은빛의 이슬을 머금고 금방이라도 토할
기세였다.
유령음황의 눈이 벌개졌다.
그는 목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이에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가냘픈 허벅지를 벌릴 수 있는 데까지
벌렸다.
주약금의 허벅지가 한일자로 벌어지며 그녀의 부끄러운 꽃잎들은 더
많이 밖으로 내보였다.
최음제가 전신에 퍼져 주약금의 그곳은 급격히 축축해지고 있었다.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자그마한 엉덩이를 두 손으로 받쳐든 뒤 입술을
주약금의 허벅지 가운데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신성한 의식을 행하듯이 주약금의 꽃잎이 토해내는 붉은
이슬을 핥기 시작했다.
"하아......!"
자극이 가해지자 혼절한 주약금의 하체가 퍼덕 경련을 일으켰다.
(느낌이 좋은 계집이다!)
유령음황은 히죽 웃으며 그녀의 꽃잎을 혀로 가르며 들어갔다.
유령음황의 혀가 깊숙이 침입하자 주약금의 몸이 푸들푸들 떨렸다.
(윽......!)
그와 함께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그곳이 갑자기 강한 힘으로 자기
혀를 조여댐을 느끼고 질겁을 했다.
"이...... 어린 계집은...... 최고의 명기를 가졌다!"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하체에서 얼굴을 떼며 흥분하여 중얼거렸다.
아직 어린 소녀 건만 주약금의 그곳의 긴축력은 노색마(老色魔)를
놀라게 할 정도로 발군이었다.
"흐흐...... 오늘 잘못하면 노부는 이 어린 계집의 배 위에서
복상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아랫도리를 노려보며 히죽 웃었다.
주약금의 그곳은 지금 유령음황의 타액과 그녀 자신의 체액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더는...... 못 참겠다!)
유령음황은 헐떡이며 자신의 하의를 벗어내렸다. 그의 흉측한 일부가
용을 쓰며 나타났다.
그는 욕정으로 눈이 벌개져 주약금의 배 위로 올라탔다.
살과 살이 맞닿고 그 자의 흥분한 일부가 주약금의 순결한 꽃잎
사이에 닿았다.
"으음......!"
더할 수 없이 보드랍고 따스한 주약금의 살점을 느끼며 유령음황은
두 눈을 감고 지그시 하체를 내리눌렀다.
피---- 이잉!
돌연 비단폭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파공성이 일어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헉!)
유령음황은 심장을 바스러뜨리는 듯한 냉기가 등으로 날아듬을
느끼며 안색이 홱 변했다.
피---- 잉!
그는 황망히 주약금의 배 위에서 날아올랐다.
순간,
퍼---- 억!
"크...... 윽!"
화끈한 통증이 옆구리에 가해지며 한 자루 검은 빛의 장도(長刀)가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마도 묵룡풍!"
하의를 추스르며 유령음황은 경악성을 토해내었다.
그의 옆구리를 베며 허공으로 치솟은 장도는 바로 아수천황의 마도
묵룡풍이었다.
(지옥...... 혈황?)
유령음황은 전율하며 홱 돌아섰다.
그때,
"유령...... 음황! 네놈과는 늘 똑같은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구나!"
피---- 이잉!
싸늘한 음성과 함께 일천 장 밖에서 한 명의 청년이 허공을 밟으며
날아들었다.
놀랍게도 그는 산봉 사이의 허공을 마치 평지처럼 밟으며 다가서고
있었다. 그것은 전설상의 경공인 답공비행(踏空飛行)의 경공이었다.
날아오는 청년은 바로...... 막붕비였다.
"괴...... 괴물이 되었군!"
막붕비가 삽시에 이백 장 앞까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유령음황은
사색이 되어 몸을 날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죽음의 위협을 느낀 것이다. 그때,
"너는...... 이미 기회를 상실했다! 달아나려면 본인을 발견한 그
즉시 달아났으면 살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스---- 윽!
막붕비는 백 장으로 거리를 좁히며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백 장을 격하고 나를 공격하겠다는 얘긴가?)
허공으로 몸을 날리면서 유령음황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정말 어이없는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갈! 아수파천황(阿修破天荒)!"
막붕비는 폭갈과 함께 허리에 두른 염황도로 아수도결을 펼쳐내었다.
쩌---- 저적!
순간 한 가닥 시뻘건 핏빛 도강이 막붕비의 손 끝에서 일어 일백 장
밖의 유령음황의 허리를 그어갔다.
퍼---- 억!
"케---- 에엑!"
핏빛 도강의 폭류가 언뜻 유령음황의 허리를 스치며 그의 몸을
상하로 분리시켜 버렸다.
후드드득!
두 동강난 몸뚱이에서 내장과 선혈이 비오듯 쏟아지며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유령음황은 죽는 순간까지도 불신으로 두 눈을 부릅뜬 채 절벽
아래로 사라져갔다.
"후우......!"
스---- 윽!
막붕비는 탄식하며 주약금의 옆으로 날아내렸다.
그는 실혼여제의 글대로 연경에서부터 일로 남하하여 오는
복우산역에 이른 것이었다.
복우산까지 이르는 동안 그의 무공은 가히 비약적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도강을 일백 장 넘게 내쳐서 유령음황을 벨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 말썽꾸러기가 끝내 나를 속썩이는군!"
막붕비는 능욕당하던 자세로 누워 있는 주약금을 내려다보며 얼굴을
붉혔다.
고귀한 황실의 꽃---- 장미공주!
그녀가 지금 아랫도리가 발가벗겨져 부끄러운 그곳에서 애액을
토해내며 기절해 있는 것이다.
막붕비는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급히 주약금의 바지를 입혀 주었다.
(최음제에...... 중독당했다!)
그러다가 막붕비는 당혹한 표정이 되었다.
주약금이 유령음황의 최음제에 당한 것을 알아본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사내와 교접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후두둑......!
그때 굵은 빗방울이 막붕비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마침내 먹장구름이 비를 토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츠으읏!
그러자 양극천강이 반응을 일으켜 막붕비와 주약금의 몸 주위로
강기를 일으켜 빗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막붕비는 주약금의 몸을 안아들었다.
그녀의 자그마한 몸은 그에게 깃털같이 가볍게 느껴졌다.
(우선...... 비를 피할 곳을 찾자!)
스---- 윽!
막붕비는 주약금을 안고 급히 남쪽으로 날아갔다.
후두둑...... 후두둑......!
빗발은 급격히 굵어져 이내 복우산 전체가 뽀얀 우연(雨煙)에
뒤덮이기 시작했다.
(암자다!)
피---- 잉!
빗속을 질주하던 막붕비의 눈이 번뜩 빛을 발했다.
뽀얀 우연(雨煙) 저편!
흐릿하게 절 같은 건물의 그림자가 죽림(竹林)에 덮여 있는 것이
보인 것이다.
스---- 읏!
막붕비는 사막에서 샘을 만난 기분이 되어 일시 일천 장을 날아 그
암자로 날아갔다.
<대비암(大悲庵).>
암자의 산문(山門)에는 그런 편액이 걸려 있었다.
(대비암......!)
막붕비는 힐끗 편액을 본 뒤 손을 들어 산문을 두드리려고 했다.
한데 그때였다.
"바라옵건데 소란을 피워 스승이신 대비신니님의 참선을 어지럽히지
말아 주시옵소서!"
산문 안쪽에서 조용한 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막붕비는 흠칫했다.
산문 안에 있는 여인은 이미 그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장대비가 쏟아져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도 없었을 텐데
안쪽의 여인은 그것을 안 것이다.
그 사실은 예의 여인의 공력이 기오막측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예삿 암자가 아닌 같군!)
막붕비는 다시 한 번 대비암이라는 편액을 올려다보며 내심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정중하게 안쪽에 대고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소생의 누이가 급병이 나서 안정할 장소가
필요합니다!"
안쪽의 여인이 곤혹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죄송해요! 이곳은 비구니들만 있는 니암(尼庵)이라서......!"
한데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망아(亡我)야! 병든 시주가 있다는데 무얼 망설이느냐? 모시지를
않고?"
멀리서 한 가닥 온화한 음성이 들렸다. 그 음성은 요란한 빗속에서도
아주 또렷이 귓전에 들려왔다.
(천리전음! 이런 산중에 사대세가의 지존 만큼 강한 내공을 지닌
고인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막붕비는 해연하게 놀랐다.
음성의 주인은 만겁마종에 못지 않은 내공을 지니고 있음을 안
때문이다.
그때,
끼이익!
굳게 닫혔던 대비암의 산문이 열렸다.
산문 안쪽에는 한 명 여승이 고깔에 도롱이를 입은 채 서서 합장을
하며 막붕비를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 사부님께서......"
고개를 들며 막붕비를 맞던 비구니는 갑자기 부르르 몸을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이 여자가 왜 그러지?)
막붕비는 갸웃했다.
당황해 하는 비구니의 모습에 영문을 몰랐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그녀가 고개를 들었던 것은 찰나적인 순간인지라 막붕비는
미처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이리로......"
비구니, 망아사태는 당황을 감추며 총총히 안으로 들어갔다.
막붕비는 갸웃하며 주약금을 안고 따라 들어갔다.
(가만...... 저 몸매는 꽤 눈에 익는데......!)
막붕비는 앞서가는 망아사태의 뒷모습을 보며 검미를 모았다.
도롱이와 잿빛가사 속의 그녀의 몸매는 매우 풍만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은 막붕비에게 아주 눈에 익었다.
더군다나 그는 언젠가 그 몸을 안았던 적이 있었던 듯한 생각이
들었다.
(상대는 비구니이거늘...... 무슨 망상이냐?)
막붕비는 이내 고소를 지으며 스스로 자책했다.
그때 망아사태는 막붕비를 본전과 떨어진 죽림 속의 승방으로
안내했다.
"이곳에서 쉬십시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빈니를 부르시고요!"
망아사태는 말을 하며 총총히 되돌아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의식적으로 고깔에 얼굴을 숨겨 막붕비가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였다.
(정말 이상하군! 그녀를 어디서 보았지?)
막붕비는 빗속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침음했다.
그러다가 그는 자기 팔에 안긴 주약금의 몸이 불덩이같이 뜨거움을
느끼고 급히 승방으로 들어갔다.
승방 안은 검소하면서도 깨끗했다.
하나의 죽침이 가구의 전부인데 침상 머리맡에는 관음보살의 목각이
자애로운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아아......!"
그때 주약금은 전신이 새빨개져 바지작대고 있었다.
막붕비는 당혹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후유......! 내게 선택의 여지가 없군!)
막붕비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주약금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속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저고리를 벗기자 주약금의 가슴이 드러났다. 홍조를 띤 백옥 같은
가슴......
주약금의 몸은 대체로 발육이 늦은 편이어서 젖가슴도 겨우 망울이
지기 시작하는 정도였다.
살포시 부푼 그녀의 앙증맞은 젖가슴은 풋풋한 설익은 과일을
연상시켰다.
"음......!"
주약금의 앙증맞은 젖무덤을 보자 막붕비의 가슴 속에서 야릇한
충동이 일었다.
그는 자기 하체 일부가 아프도록 팽창함을 느끼며 주약금의 바지를
벗겨내리기 시작했다.
잘룩한 허리, 귀엽고 자그마한 둔부가 바지가 벗겨 내려짐에 따라
드러났다.
이내 주약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발가숭이가 되었다.
(귀여운 몸을 하고 있군!)
막붕비는 아직 소녀인 주약금의 몸을 보며 고소를 머금었다.
아직 하체에 잔디조차 돋지 않은 여체, 그 여체를 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막붕비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음 깊은 속에 가엾은 주약금을 마구 유린하고
싶은 충동이 꿈틀댐을 느끼고 흠칫 놀랐다.
(나에게도 이런 마성(魔性)이 있다니......)
그는 고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조심스럽게 주약금의 몸 위에 올라탔다.
자그마한 그녀의 몸은 우람한 막붕비의 몸에 눌려 납작 찌그러드는
듯이 보였다.
막붕비는 주약금의 풋풋한 젖가슴을 어루만지다가 그것을 덥석
베어물었다.
설익은 수밀도는 그의 한 입에 가득 물려졌다.
막붕비는 부드럽게 그녀의 유방을 베어물며 어루만졌다.
"아아......!"
주약금의 몸이 퍼득이며 반응을 보였다. 비록 어려도 그녀는 여자인
것이다.
그와 함께 막붕비는 다른 손으로 주약금의 하체를 탐색했다. 그녀의
그곳은 사내를 받아들이기 충분할 정도로 윤택하게 젖어들어 있었다.
막붕비는 그것을 확인하자 주약금의 가슴에서 일어나 몸을 위로
끌어올렸다.
그의 굳강한 일부가 주약금의 꽃잎에 닿았다. 촉촉하고 보드라운
살점이 막붕비의 예민한 부분을 자극했다.
결합의 준비가 되었을 때 주약금의 머리는 막붕비의 어깨에 간신히
닿을 정도였다.
막붕비는 그런 주약금의 볼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하체에 힘을
가했다.
"악!"
주약금의 입에서 고통에 찬 규성이 터지며 그녀의 가냘픈 사지가
퍼득였다.
막붕비는 흠칫했으나 멈추지 않고 주약금의 내부로 힘있게 자신을
밀어넣었다.
순간, 주약금의 입에서 단말마의 신음이 터지고 막붕비는 자신이
좁고 탄력 있는 여울목을 통과함을 느꼈다.
일단 그곳을 지나자 그 안쪽은 놀랄 만큼 따뜻하고 포근하게
막붕비의 실체를 휘감았다.
"으음......!"
막붕비는 몇 번이고 폭발할 뻔한 위기를 참아내며 자신을 뿌리까지
주약금에게 밀어넣었다.
주약금은 그 사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막붕비를 할퀴고 깨물어댔다.
그러나, 일단 그 단계를 지나자 광란하듯이 막붕비를 휘감으며
몸부림쳤다.
유령음황의 최음제는 그녀를 완전히 한 마리 굶주린 암컷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와 함께 막붕비는 주약금의 그곳이 수천 마리의 연체동물같이
자신을 휘감고 조여대는 것을 느꼈다.
(대단...... 하군!)
막붕비는 아찔한 긴축감에 신음하며 찬바람을 들이켰다.
주약금은 그가 상대한 어떤 여인보다도 뛰어난 명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결합하는 것만으로도 막붕비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였다.
"공...... 주! 나를 용서하시오!"
막붕비는 참지 못하고 신음을 토했다.
그리고는 광란하듯 주약금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아흑! 아아아......!"
막붕비의 하체가 격렬한 율동을 일으킬 때마다 주약금은 자지러드는
규성을 토하며 몸부림쳤다.
놀랍게도 그녀는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건만 막붕비의 행위에 맞춰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아아흑......!"
"으음......!"
때아닌 열풍이 신성한 승방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승방의 창문 밖,
"......!"
쏟아지는 빗속에 한 명의 여인이 망연히 서서 승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고깔에 도롱이를 쓴 여승......
그녀는 바로 망아사태였다.
빠꼼히 열린 승방의 창문 틈으로 낯뜨거운 장면이 망아사태의 눈에
쏘아 들어왔다.
하얀 개구리같이 납작 깔린 주약금, 그 위에서 휘몰아치듯 하체를
움직이는 막붕비.
망아사태는 슬픈 눈으로 멍하니 그것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비취야...... 너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
망아사태는 문득 고개를 떨구며 탄식했다.
또르르......!
뜨거운 이슬이 그녀의 긴 속눈썹 사이에서 배어나왔다.
슥......!
그녀는 우울히 탄식을 하며 몸을 돌려 죽림 속으로 사라져갔다.
제삼자가 보고 있었던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승방의 열풍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쏴아아......!
복우산을 두드리는 빗줄기는 점점 더 드세지고 있었다.
콰---- 득!
검형강이 작렬했다.
그러나 실혼여제가 그은 것은 막붕비의 목이 아니라 그 옆의
땅이었다.
실혼여제는 최후의 순간에 살수를 거둔 것이었다.
"......!"
그녀는 떨리는 눈길로 막붕비의 옆을 보았다.
그곳에는 하나의 구슬이 신비한 자색 광망을 토하며 나뒹굴고
있었다.
그 자색 구슬은 막붕비의 가슴부분의 장포가 찢기면서 굴러나온
것이었다.
"아...... 아버님의 원정내단이다!"
실혼여제는 떨리는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
구슬을 집어들었다.
-원정내단!
그렇다.
그 구슬은 자면천존 단목후가 음양흡열마갱에서 죽어가며 남긴
원정내단이었다.
그것에는 자면천존이 평생 쌓은 십 갑자의 내공이 응축되어 있었다.
뚝......!
원정내단 위로 실혼여제의 눈물이 굴렀다.
"당신을...... 위해 복수하지 못하는...... 못난 딸을 용서하세요!"
원정내단을 받쳐든 채 실혼여제는 오열을 토했다.
딸......!
그녀는 바로 자면천존 단목후의 딸이었다.
그녀는 자기 아버지이며 자부문의 지존인 자면천존을 시해한 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으며 충분히 복수를 할 능력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모종의 원인 때문에 차마 원수를 베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
실혼여제는 눈물을 흘리며 막붕비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에서는 이미 살기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알고 보면...... 이 사람은 아버님의 전인(傳人)이랄 수가 있다.)
실혼여제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막붕비가 자부문의 한 가지 치욕스런 비밀을 알아차릴까 보아
그를 죽이려 했었다.
그러다가 막붕비가 어디선가 자기 아버지 자면천존의 원정내단을
얻어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자 살기가 흩어진 것이다.
"나는 차마 복수를 할 수 없다. 차라리 이 아이로 하여금 아버님의
복수를 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
실혼여제는 우울하게 탄식했다.
"이 아이는 아버님의 제자가 될 자격이 충분히 있다. 아버님도
제자가 당신의 복수를 하는 것을 바랄 것이야!"
실혼여제는 막붕비의 몸을 바로 뉘였다.
이어 그녀는 막붕비의 맥문(脈門:손목에 있는 혈도)을 움켜쥐었다.
"이 아이의 몸에는 채 용해되지 않은 강력한 잠력들이 도사리고
있다."
실혼여제는 두 눈을 반짝였다.
막붕비는 여러 번의 기연으로 막강한 잠력을 지니게 되었었다.
천년독망의 내단---- 천년독황지정(千年毒荒之精)!
화룡내단(火龍內丹)----!
천년빙정(千年氷精)----!
하나하나가 능히 범인을 초인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영효를 지닌
영약들이었다.
그러나 막붕비는 정종심법(正宗心法)을 연마한 적이 없이 마구잡이로
잡다한 무공들을 연마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가 복용한 영약들은 태반이 용해되지 않고 그의 내부에
잠력으로 도사리고만 있는 것이다.
"조금만 도와주면 곧 나만큼 강해질 아이다!"
실혼여제는 감탄의 눈으로 막붕비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는 이내 한 가지 결심을 하며 막붕비를 안고 옆의 토굴로
들어갔다.
토굴로 들어간 그녀는 막붕비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뉘었다. 이어
그녀는 빠르게 막붕비의 의복을 벗겼다.
그의 의복과 유리보갑을 벗겨내면서 실혼여제의 옥용이 능금빛으로
물들어 갔다.
자신에 비하면 무척 어려 보이던 막붕비의 몸...... 그러나 벗겨진
그의 체격은 숨이 막힐 지경으로 건장하고 자극적이었다.
(훗! 내게 아직도 이성에 대한 욕정이 남아 있다니......)
실혼여제는 고소를 지었다.
그 사이 막붕비의 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가 되었다.
"......!"
실혼여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숨을 쉬며 자신의 의복도 벗기
시작했다.
사르르......!
빛바랜 저고리가 벗겨지며 눈이 내린 듯 뽀얀 피부와 풍만한
젖무덤이 출렁이며 드러났다.
이어 치마가 바닥에 흘러내렸다. 그녀의 몸은 적당히 살이 올라
보기보다 살집이 좋고 풍만했다.
실혼여제는 한 손으로 자신의 부끄러운 곳을 가리고는 원정내단을
막붕비의 입에 넣어 주었다.
막붕비의 입 안에 들어간 자면천존의 내단은 이내 살아 있는
물체같이 그의 목구멍으로 기어들어갔다.
(이제...... 아버님은 이 사람의 몸을 통해서 부활하시게 된다.)
실혼여제는 촉촉히 젖은 눈으로 막붕비를 내려다 보다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그의 몸 위에 누웠다.
막붕비의 남성이 자신의 허벅지 사이에 닿자 실혼여제의 두 볼은
숯불같이 달아올랐다.
그녀는...... 아직 처녀였다.
(호연천존심결(浩然天尊心訣)을 이화접목(移花接木)의 수법으로 전해
주면 이 사람은 일시에 절정고수의 대열에 끼게 된다.)
실혼여제는 막붕비의 몸과 한 치의 틈도 없이 자기 몸을 맞붙인 채
한 가지 심결(心訣)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호연천존심결.
자부문이 창안한 천년최강의 현문신공이 그것이었다.
고금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내공심결이 바로 호연천존심결이었다.
천 년 내에 그 호연천존심결을 십이성 연마해낸 고수는 자부문에서도
없었다.
실혼여제는 그것을 구성 정도 연마했는데 그것이 자부문 사상 최고의
성취였다.
츠으...... 츠으......
고오오......!
실혼여제의 팔만사천모공에서 서기로운 자색노을이 흘러나와
막붕비의 팔만사천모공으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호연천강!
그것은 바로 호연천존심결을 연성하면 얻게 되는 일종의
강기신공이었다. 호연천강은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호신강기가 되는
것이다.
츠으......! 스스스......!
실혼여제의 몸에서 일어나는 호연천강은 점점 더 짙어져가 이내 두
사람의 몸을 가려 버렸다. 그와 함께 막붕비의 내부에서는 무서운
소용돌이가 일고 있었다.
천년독황지정, 화룡내단, 천년빙정......!
녹지 않고 있던 그것들이 자면천존의 원정내단과 그의 딸인
실혼여제의 호연천강의 힘에 이끌려 급격히 녹아내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 힘은 무엇이라도 녹이고 바스러 뜨릴 수 있는 강력한 것이었다.
막붕비----!
그는 지금 또 한 번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 * *
막붕비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토굴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왜 나를 죽이지 않았을까?)
막붕비는 의혹을 금치 못했다.
그러다가 그는 실혼여제가 비단 자기를 살려둔 것 뿐만이 아님을
알았다.
부러졌던 팔은 감쪽같이 나아 있었으며 몸 안에는 측량이 불가능한
막강한 공력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는 전에 복용한 천년독황지정, 천년빙정, 화룡내단 등이 거의 모두
용해되었음을 깨달았다.
그 뿐만 아니라 자면천존의 원정내단까지 용해되어 그의 내공은 그
자신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내공이 이제 만겁마종이나 실혼여제와
겨루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실혼여제는 그냥 가지 않았다.
막붕비는 이내 토굴의 바닥에서 한 장의 손수건을 발견했다. 그
손수건에서는 은은한 사향내음이 났는데 그 양면으로 빽빽히 글이 쓰여
있었다.
<천고(千古) 절기들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도 나 같은 계집에게까지
두들겨 맞는 너 애송이가 가엾어 여기 몇 가지 적어 놓고 간다......>
글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세 가지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무공구결들이 적혀
있었다.
-호연천존심결(浩然天尊心訣).
-열화진결(熱火眞訣).
-악마혈황탄종결(惡魔血荒彈鐘訣).
세 가지 무공구결, 그것은 하나하나 가공할 위력을 지닌
초절기들이었다.
호연천존심결은 자부문 최고의 절기!
그리고 열화진결은 태양여황 하란이 준 열화신척에 감추어져 있던
열화마종의 초마공이었다.
지상에서 가장 무서운 극양마공을 일으킬 수 있는 내공심법이
열화진결이었다.
천 년 동안 그것이 열화신척에 숨겨져 있음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을 실혼여제는 한눈에 알아보았던 것이다.
열화진결의 오의를 깨달으면 무서운 열화천강을 일으켜 몸 주위 백
장 내의 모든 것을 일순간에 태워 버릴 수가 있었다.
태양성황의 태양폭뢰신강과 함께 화문(火門)의 양대절학이 되는 것이
열화천강이었다.
-악마혈황탄(惡魔血荒彈)!
그것은 악마혈종의 표면에 기록되어 있던 기형문자를 풀이해 놓은
것이다.
그 구결대로 운공하여 악마혈종을 때리면 악마혈종에서 무서운
음파가 일어난다.
그 음파를 달리 증폭음강이라 하는데 음파가 직접적으로 미치는 범위
내의 모든 생명이 그 순간 파멸되고 만다.
그것은 흡혈마황검과는 또 다른 무서운 마력이었다.
흡혈마황검은 일 대 일로 싸울 때 가히 악마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이에 반하여 악마혈종은 다수의 적을 일거에 쓰러뜨릴 때 무서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한 가지 단점은 내공의 소모가 극심하다는 점이었다.
악마혈종을 전력으로 울려내고 나면 하루 이내에 다시 무공을 쓸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만겁마가에 들러 혈관음을 만나보아라. 그러면 본녀의...... 뜻을
알게 될 것이다. 만겁마가는 복우산(伏牛山) 천마애(天魔崖)라는 곳에
있다.>
손수건의 글은 그렇게 끝을 맺고 있었다.
"복우산 천마애......!"
막붕비는 손수건을 잘 접어 품에 넣으며 중얼거렸다.
(혈관음......! 그래. 그녀를 만나보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막붕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토굴을 나섰다.
밖은 벌써 태양이 중천에 떠 있었다.
"시키는 대로 만겁마가에 가주겠다. 그러나 다시 만나게 되면......
이번에 당한 빚은 꼭 돌려 주겠다!"
슥!
막붕비는 눈을 번뜩이며 자신이 나온 토굴에 슬쩍 손을 흔들었다.
순간,
꽈---- 릉!
그의 손 끝에서 낙뢰가 일며 토굴을 후려쳤다.
그러자 토굴이 있던 자리에 깊이 오 장 넓이 이십 장의 웅덩이가
파여졌다. 실로 가공할 역도였다.
그런 결과는 막붕비 자신조차 놀라게 할 정도였다.
의당 기뻐해야 하거늘 막붕비는 반대로 우울한 표정이 되었다.
(실혼여제에게 정말 큰 빚을 졌다. 나중에 복수를 하더라도 그녀가
베푼 은혜는 배로 갚은 후에 복수하겠다!)
팟!
염두를 굴리며 막붕비는 지면을 차며 남쪽으로 날아갔다.
피---- 이잉!
그의 신형은 순간 백 장 밖을 날고 있었다.
"우우......!"
한 걸음에 백 장을 날아간 막붕비는 한 소리 장쾌한 휘파람을 불며
연산의 남쪽으로 멀어져 갔다.
스으으......
한 줄기 산풍이 연산의 산록을 스치고 지나갔다.
* * *
-복우산(伏牛山)!
하남성(河南省)의 서쪽에 자리한 명산이다.
멀리서 보면 그 산세가 엎드린 소와 같다고 해서 복우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던가?
늦가을의 황혼 무렵.
무거운 먹장장구름이 복우산을 짓누르고 있었다.
휘르르르......!
금방이라도 소나기를 몰고올 것만 같은 습기찬 바람이 복우산을
휩쓸고 지나갔다.
복우산 북쪽의 어느 산봉.
"......!"
한 명 소년이 옷깃을 펄럭이며 표표히 서 있었다.
이제 십 사오 세 정도 되었을까?
인형같이 귀엽고 섬세한 얼굴에 탐스런 머릿결을 영웅건으로 질끈
묶고 있었다.
그 소년의 몸에는 헐렁한 자색 전포가 걸쳐져 있었다.
자색 전포의 소매에는 황금색의 수실로 봉황이 아로새겨져 있는 것이
보였다.
"휴......!"
소년은 어두운 하늘을 보며 어른스럽게 탄식을 흘렸다.
"이 넓은 세상 어디에 가서 그 얄미운 사람을 찾지?"
소년은 울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감히 나 장미를 거절한 나쁜 사람! 만나기만 하면 마구 꼬집어 줄
테야!"
소년은 날카로운 손톱으로 쥐어뜯는 흉내를 내며 예쁜 입술을
삐죽였다.
장미(薔薇)!
그렇다. 소년은 바로 장미공주 주약금이었다.
두 달 전, 그녀는 막붕비가 자신과의 혼담을 거절하는 것을 숨어
듣고 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평생 좌절이라고는 모르던 이 황실의 말썽꾸러기에게 그것은 참으로
대단한 충격이었다.
실의에 차 두문불출하던 그녀는 결국 남장을 하고 자금성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막붕비를 만나 따져볼 작정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어리석은 행동으로 지금 자금성이 온통 발칵
뒤집혔음을 그녀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고독모모와 나한천존 등이 천여 명의 신비각의 고수들을 이끌고
중원을 이잡듯 뒤지며 북상중이었다.
장미공주는 그것도 모르고 막붕비를 찾아 이곳 복우산까지 온
것이었다.
"비가...... 올 것 같아! 어딘가에 가서 비를 피해야지!"
주약금은 힐끗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먹장구름은 더욱 짙어져 금방이라도 비를 흩뿌려 낼 기세였다.
주약금은 어디 인가라도 없나 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때였다.
"우......!"
한 소리 음침한 장소성과 함께 하나의 빠른 그림자가 북쪽에서
날아왔다.
"어! 사람이야!"
주약금은 이런 깊은 산중에서 사람을 만난 것이 반가와 눈을 치떴다.
그녀는 아직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임을 알지 못하는
순진한 소녀였다.
"엇!"
휘르르르----!
날아오던 그 자도 주약금을 발견하고 급히 신형을 휘돌려
주약금에게로 날아왔다.
그 자는 상복을 걸친 음침한 안색의 노인이었는데 오른쪽 팔이 없는
외팔이였다.
유령음황----!
그 자는 바로 유령음부갱의 갱주인 유령음황이었다.
(이놈은...... 남장을 한 계집이다!)
주약금 앞에 내려선 유령음황의 눈이 희번덕거렸다.
그는 한눈에 주약금이 남장소녀임을 알아본 것이다.
(헤헷! 이거 운이 좋은데, 마가(魔家)로 돌아가기 전에 어린 계집의
야들야들한 속살맛을 볼 수 있게 되다니......!)
유령음황은 탐욕스런 눈으로 주약금의 아래 위를 살펴보았다.
그는 자색전포 속에 감춰진 주약금의 풋풋한 어린 몸을 상상하자
아랫도리가 뻐근하게 팽창하는 것을 느꼈다.
그 자신이 늙고 추괴한 탓인지 유령음황에게는 순진한 소녀를 능욕할
때 가장 큰 쾌감을 얻는 도착적인 취미가 있었다.
"이봐! 늙은이! 너 눈빛이 불손하구나!"
주약금이 불쾌하게 교갈을 했다.
그녀도 본능적으로 유령음황의 눈길이 불손한 의도를 품고 있음을
알아본 것이었다.
"흐흣! 실례했소! 꼬마아가씨!"
유령음황은 음충하게 웃으며 성한 왼손을 들어 포권하는 시늉을
했다.
순진한 주약금은 전혀 방비를 하지 않은 채 코웃음을 쳤다.
"흥! 조심해랏! 늙은이, 본 공주는 지금 심기가 몹시 불편......"
돌연 코웃음을 치던 주약금의 안색이 홱 변하며 휘청했다.
갑자기 유령음황이 홱 손을 뒤집어 무엇인가 분홍분말을 주약금의
얼굴에 덮어 쒸워 버린 것이다.
그 분홍분말을 들이마시는 순간 주약금은 맥이 탁 풀리는 것을
느끼며 대경실색하였다.
"너...... 늙은, 감히...... 나를......"
쿵!
쥐어짜듯 중얼거리며 유령음황을 노려보던 주약금은 신음을 토하면서
털썩 바닥에 주저 앉았다.
정신이 급격히 몽롱해지면서 온몸에 스물스물 열기가 치솟았다.
"흐흐......! 어린 계집! 곧 극락으로 보내 줄 테니 기대하거라!"
유령음황은 히죽 웃으며 주약금에게로 다가섰다.
"으...... 음!"
혼미한 중에도 주약금은 지금 자신이 일생 일대의 위기에 처했음을
깨달았다.
고이 간직해온 순결이 늙고 추괴한 음적의 손 아래 유린당할
찰나였다.
(안돼! 붕비를 만나지 못하고 몸을 더럽힐 수는 없어!)
주약금은 사력을 다해 손 끝에 고독천강을 끌어모았다.
"죽엇!"
꽈---- 릉!
그리고는 사력을 다해 유령음황에게 작렬해 갔다.
회색 강기의 덩어리가 벼락치듯 주약금의 손 끝에서 일어나
유령음황에게 작렬해 갔다.
"억!"
유령음황은 대경실색하여 급히 신형을 날려 고독천강을 피해내었다.
꽈르릉!
간발의 차이로 고독천강은 유령음황을 스쳐지나가 그의 등 뒤에 있는
만근거석을 박살내어 버렸다.
"음......"
전신의 내공을 한꺼번에 내친 주약금은 흥분제가 급격히 전신으로
퍼져감을 느끼며 뒤로 벌렁 쓰러져 까마득히 정신을 잃고 말았다.
"고...... 독천강! 설마 이 계집은 진짜 공주인가?"
간발의 차이로 죽음을 면한 유령음황은 오싹 소름이 끼쳤다.
그도 고독모모에 대해서는 잘 알 고 있었다.
또한 영락제의 마지막 공주인 장미공주가 고독모모의 제자라는
사실도......
황제의 딸......!
그녀에게 음심을 품었다는 것만으로도 능히 구족이 몰살당할
대역죄가 되는 것이다.
유령음황이 사색이 된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기절한 주약금의 상아 같은 목덜미를 보는 순간 유령음황은
격렬한 욕정이 치밀어 두려움을 잃어 버렸다.
"흐흐...... 황제의 딸이면 어떠냐? 몇 번 갖고 놀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처치해 버리면 누가 알겠는가?"
유령음황은 음흉하게 웃었다.
주약금이 고귀한 황제의 딸이라는 사실은 오히려 그에게 야릇한
흥분을 불러 일으키기까지 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고귀한 여체!
그것을 마음껏 유린하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자 유령음황은 절로
전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흐흐......! 어디 황족계집의 그곳은 좀 특출한가 볼까?"
그는 히죽 웃으며 기절한 주약금의 아랫도리로 손을 가져갔다.
* * *
사르륵!
음적의 손에 주약금의 바지가 벗겨 내려졌다.
순간 상아로 깎아놓은 듯 황홀한 소녀의 아랫도리가 유령음황의 눈에
확 들어왔다.
윤기 흐르는 매끈하고 뽀얀 허벅지, 작고 귀여운 엉덩이......
그리고 그 앞쪽의 연어 속살같이 하얀 아랫배와 자그마한 배꼽이
자리하고 있었다.
유령음황은 침을 꿀꺽 삼키며 주약금의 바지를 발 끝에서 빼내어
옆으로 던졌다.
이어 그는 주름살 투성이의 손으로 주약금의 무릎을 쥐어 양옆으로
벌렸다.
허벅지가 서서히 벌려지며 주약금의 은밀한 곳이 유령음황의 눈에
적나라하게 들어왔다.
도도록한 둔덕, 그곳에는 아직 채 춘초(春草)가 돋아나지도 않은
상태였다. 다만 보송보송한 솜털이 겨우 그 주위에 나 있을 뿐이었다.
둔덕의 아랫 부분, 상아빛 피부에 돌연 섬세한 흠이 가 있는 것이
보였다.
조물주가 도끼로 찍어놓은 듯 갈라진 틈바구니, 그 도끼자국이 살짝
벌어진 틈으로 분홍빛의 복잡한 꽃잎이 살짝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주약금의 그 꽃잎들은 지금 붉은빛의 이슬을 머금고 금방이라도 토할
기세였다.
유령음황의 눈이 벌개졌다.
그는 목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이에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가냘픈 허벅지를 벌릴 수 있는 데까지
벌렸다.
주약금의 허벅지가 한일자로 벌어지며 그녀의 부끄러운 꽃잎들은 더
많이 밖으로 내보였다.
최음제가 전신에 퍼져 주약금의 그곳은 급격히 축축해지고 있었다.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자그마한 엉덩이를 두 손으로 받쳐든 뒤 입술을
주약금의 허벅지 가운데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신성한 의식을 행하듯이 주약금의 꽃잎이 토해내는 붉은
이슬을 핥기 시작했다.
"하아......!"
자극이 가해지자 혼절한 주약금의 하체가 퍼덕 경련을 일으켰다.
(느낌이 좋은 계집이다!)
유령음황은 히죽 웃으며 그녀의 꽃잎을 혀로 가르며 들어갔다.
유령음황의 혀가 깊숙이 침입하자 주약금의 몸이 푸들푸들 떨렸다.
(윽......!)
그와 함께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그곳이 갑자기 강한 힘으로 자기
혀를 조여댐을 느끼고 질겁을 했다.
"이...... 어린 계집은...... 최고의 명기를 가졌다!"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하체에서 얼굴을 떼며 흥분하여 중얼거렸다.
아직 어린 소녀 건만 주약금의 그곳의 긴축력은 노색마(老色魔)를
놀라게 할 정도로 발군이었다.
"흐흐...... 오늘 잘못하면 노부는 이 어린 계집의 배 위에서
복상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유령음황은 주약금의 아랫도리를 노려보며 히죽 웃었다.
주약금의 그곳은 지금 유령음황의 타액과 그녀 자신의 체액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더는...... 못 참겠다!)
유령음황은 헐떡이며 자신의 하의를 벗어내렸다. 그의 흉측한 일부가
용을 쓰며 나타났다.
그는 욕정으로 눈이 벌개져 주약금의 배 위로 올라탔다.
살과 살이 맞닿고 그 자의 흥분한 일부가 주약금의 순결한 꽃잎
사이에 닿았다.
"으음......!"
더할 수 없이 보드랍고 따스한 주약금의 살점을 느끼며 유령음황은
두 눈을 감고 지그시 하체를 내리눌렀다.
피---- 이잉!
돌연 비단폭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파공성이 일어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헉!)
유령음황은 심장을 바스러뜨리는 듯한 냉기가 등으로 날아듬을
느끼며 안색이 홱 변했다.
피---- 잉!
그는 황망히 주약금의 배 위에서 날아올랐다.
순간,
퍼---- 억!
"크...... 윽!"
화끈한 통증이 옆구리에 가해지며 한 자루 검은 빛의 장도(長刀)가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마도 묵룡풍!"
하의를 추스르며 유령음황은 경악성을 토해내었다.
그의 옆구리를 베며 허공으로 치솟은 장도는 바로 아수천황의 마도
묵룡풍이었다.
(지옥...... 혈황?)
유령음황은 전율하며 홱 돌아섰다.
그때,
"유령...... 음황! 네놈과는 늘 똑같은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구나!"
피---- 이잉!
싸늘한 음성과 함께 일천 장 밖에서 한 명의 청년이 허공을 밟으며
날아들었다.
놀랍게도 그는 산봉 사이의 허공을 마치 평지처럼 밟으며 다가서고
있었다. 그것은 전설상의 경공인 답공비행(踏空飛行)의 경공이었다.
날아오는 청년은 바로...... 막붕비였다.
"괴...... 괴물이 되었군!"
막붕비가 삽시에 이백 장 앞까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유령음황은
사색이 되어 몸을 날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죽음의 위협을 느낀 것이다. 그때,
"너는...... 이미 기회를 상실했다! 달아나려면 본인을 발견한 그
즉시 달아났으면 살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스---- 윽!
막붕비는 백 장으로 거리를 좁히며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백 장을 격하고 나를 공격하겠다는 얘긴가?)
허공으로 몸을 날리면서 유령음황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정말 어이없는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갈! 아수파천황(阿修破天荒)!"
막붕비는 폭갈과 함께 허리에 두른 염황도로 아수도결을 펼쳐내었다.
쩌---- 저적!
순간 한 가닥 시뻘건 핏빛 도강이 막붕비의 손 끝에서 일어 일백 장
밖의 유령음황의 허리를 그어갔다.
퍼---- 억!
"케---- 에엑!"
핏빛 도강의 폭류가 언뜻 유령음황의 허리를 스치며 그의 몸을
상하로 분리시켜 버렸다.
후드드득!
두 동강난 몸뚱이에서 내장과 선혈이 비오듯 쏟아지며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유령음황은 죽는 순간까지도 불신으로 두 눈을 부릅뜬 채 절벽
아래로 사라져갔다.
"후우......!"
스---- 윽!
막붕비는 탄식하며 주약금의 옆으로 날아내렸다.
그는 실혼여제의 글대로 연경에서부터 일로 남하하여 오는
복우산역에 이른 것이었다.
복우산까지 이르는 동안 그의 무공은 가히 비약적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도강을 일백 장 넘게 내쳐서 유령음황을 벨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 말썽꾸러기가 끝내 나를 속썩이는군!"
막붕비는 능욕당하던 자세로 누워 있는 주약금을 내려다보며 얼굴을
붉혔다.
고귀한 황실의 꽃---- 장미공주!
그녀가 지금 아랫도리가 발가벗겨져 부끄러운 그곳에서 애액을
토해내며 기절해 있는 것이다.
막붕비는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급히 주약금의 바지를 입혀 주었다.
(최음제에...... 중독당했다!)
그러다가 막붕비는 당혹한 표정이 되었다.
주약금이 유령음황의 최음제에 당한 것을 알아본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사내와 교접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후두둑......!
그때 굵은 빗방울이 막붕비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마침내 먹장구름이 비를 토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츠으읏!
그러자 양극천강이 반응을 일으켜 막붕비와 주약금의 몸 주위로
강기를 일으켜 빗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막붕비는 주약금의 몸을 안아들었다.
그녀의 자그마한 몸은 그에게 깃털같이 가볍게 느껴졌다.
(우선...... 비를 피할 곳을 찾자!)
스---- 윽!
막붕비는 주약금을 안고 급히 남쪽으로 날아갔다.
후두둑...... 후두둑......!
빗발은 급격히 굵어져 이내 복우산 전체가 뽀얀 우연(雨煙)에
뒤덮이기 시작했다.
(암자다!)
피---- 잉!
빗속을 질주하던 막붕비의 눈이 번뜩 빛을 발했다.
뽀얀 우연(雨煙) 저편!
흐릿하게 절 같은 건물의 그림자가 죽림(竹林)에 덮여 있는 것이
보인 것이다.
스---- 읏!
막붕비는 사막에서 샘을 만난 기분이 되어 일시 일천 장을 날아 그
암자로 날아갔다.
<대비암(大悲庵).>
암자의 산문(山門)에는 그런 편액이 걸려 있었다.
(대비암......!)
막붕비는 힐끗 편액을 본 뒤 손을 들어 산문을 두드리려고 했다.
한데 그때였다.
"바라옵건데 소란을 피워 스승이신 대비신니님의 참선을 어지럽히지
말아 주시옵소서!"
산문 안쪽에서 조용한 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막붕비는 흠칫했다.
산문 안에 있는 여인은 이미 그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장대비가 쏟아져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도 없었을 텐데
안쪽의 여인은 그것을 안 것이다.
그 사실은 예의 여인의 공력이 기오막측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예삿 암자가 아닌 같군!)
막붕비는 다시 한 번 대비암이라는 편액을 올려다보며 내심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정중하게 안쪽에 대고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소생의 누이가 급병이 나서 안정할 장소가
필요합니다!"
안쪽의 여인이 곤혹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죄송해요! 이곳은 비구니들만 있는 니암(尼庵)이라서......!"
한데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망아(亡我)야! 병든 시주가 있다는데 무얼 망설이느냐? 모시지를
않고?"
멀리서 한 가닥 온화한 음성이 들렸다. 그 음성은 요란한 빗속에서도
아주 또렷이 귓전에 들려왔다.
(천리전음! 이런 산중에 사대세가의 지존 만큼 강한 내공을 지닌
고인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막붕비는 해연하게 놀랐다.
음성의 주인은 만겁마종에 못지 않은 내공을 지니고 있음을 안
때문이다.
그때,
끼이익!
굳게 닫혔던 대비암의 산문이 열렸다.
산문 안쪽에는 한 명 여승이 고깔에 도롱이를 입은 채 서서 합장을
하며 막붕비를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 사부님께서......"
고개를 들며 막붕비를 맞던 비구니는 갑자기 부르르 몸을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이 여자가 왜 그러지?)
막붕비는 갸웃했다.
당황해 하는 비구니의 모습에 영문을 몰랐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그녀가 고개를 들었던 것은 찰나적인 순간인지라 막붕비는
미처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이리로......"
비구니, 망아사태는 당황을 감추며 총총히 안으로 들어갔다.
막붕비는 갸웃하며 주약금을 안고 따라 들어갔다.
(가만...... 저 몸매는 꽤 눈에 익는데......!)
막붕비는 앞서가는 망아사태의 뒷모습을 보며 검미를 모았다.
도롱이와 잿빛가사 속의 그녀의 몸매는 매우 풍만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은 막붕비에게 아주 눈에 익었다.
더군다나 그는 언젠가 그 몸을 안았던 적이 있었던 듯한 생각이
들었다.
(상대는 비구니이거늘...... 무슨 망상이냐?)
막붕비는 이내 고소를 지으며 스스로 자책했다.
그때 망아사태는 막붕비를 본전과 떨어진 죽림 속의 승방으로
안내했다.
"이곳에서 쉬십시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빈니를 부르시고요!"
망아사태는 말을 하며 총총히 되돌아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의식적으로 고깔에 얼굴을 숨겨 막붕비가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였다.
(정말 이상하군! 그녀를 어디서 보았지?)
막붕비는 빗속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침음했다.
그러다가 그는 자기 팔에 안긴 주약금의 몸이 불덩이같이 뜨거움을
느끼고 급히 승방으로 들어갔다.
승방 안은 검소하면서도 깨끗했다.
하나의 죽침이 가구의 전부인데 침상 머리맡에는 관음보살의 목각이
자애로운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아아......!"
그때 주약금은 전신이 새빨개져 바지작대고 있었다.
막붕비는 당혹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후유......! 내게 선택의 여지가 없군!)
막붕비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주약금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속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저고리를 벗기자 주약금의 가슴이 드러났다. 홍조를 띤 백옥 같은
가슴......
주약금의 몸은 대체로 발육이 늦은 편이어서 젖가슴도 겨우 망울이
지기 시작하는 정도였다.
살포시 부푼 그녀의 앙증맞은 젖가슴은 풋풋한 설익은 과일을
연상시켰다.
"음......!"
주약금의 앙증맞은 젖무덤을 보자 막붕비의 가슴 속에서 야릇한
충동이 일었다.
그는 자기 하체 일부가 아프도록 팽창함을 느끼며 주약금의 바지를
벗겨내리기 시작했다.
잘룩한 허리, 귀엽고 자그마한 둔부가 바지가 벗겨 내려짐에 따라
드러났다.
이내 주약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발가숭이가 되었다.
(귀여운 몸을 하고 있군!)
막붕비는 아직 소녀인 주약금의 몸을 보며 고소를 머금었다.
아직 하체에 잔디조차 돋지 않은 여체, 그 여체를 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막붕비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음 깊은 속에 가엾은 주약금을 마구 유린하고
싶은 충동이 꿈틀댐을 느끼고 흠칫 놀랐다.
(나에게도 이런 마성(魔性)이 있다니......)
그는 고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조심스럽게 주약금의 몸 위에 올라탔다.
자그마한 그녀의 몸은 우람한 막붕비의 몸에 눌려 납작 찌그러드는
듯이 보였다.
막붕비는 주약금의 풋풋한 젖가슴을 어루만지다가 그것을 덥석
베어물었다.
설익은 수밀도는 그의 한 입에 가득 물려졌다.
막붕비는 부드럽게 그녀의 유방을 베어물며 어루만졌다.
"아아......!"
주약금의 몸이 퍼득이며 반응을 보였다. 비록 어려도 그녀는 여자인
것이다.
그와 함께 막붕비는 다른 손으로 주약금의 하체를 탐색했다. 그녀의
그곳은 사내를 받아들이기 충분할 정도로 윤택하게 젖어들어 있었다.
막붕비는 그것을 확인하자 주약금의 가슴에서 일어나 몸을 위로
끌어올렸다.
그의 굳강한 일부가 주약금의 꽃잎에 닿았다. 촉촉하고 보드라운
살점이 막붕비의 예민한 부분을 자극했다.
결합의 준비가 되었을 때 주약금의 머리는 막붕비의 어깨에 간신히
닿을 정도였다.
막붕비는 그런 주약금의 볼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하체에 힘을
가했다.
"악!"
주약금의 입에서 고통에 찬 규성이 터지며 그녀의 가냘픈 사지가
퍼득였다.
막붕비는 흠칫했으나 멈추지 않고 주약금의 내부로 힘있게 자신을
밀어넣었다.
순간, 주약금의 입에서 단말마의 신음이 터지고 막붕비는 자신이
좁고 탄력 있는 여울목을 통과함을 느꼈다.
일단 그곳을 지나자 그 안쪽은 놀랄 만큼 따뜻하고 포근하게
막붕비의 실체를 휘감았다.
"으음......!"
막붕비는 몇 번이고 폭발할 뻔한 위기를 참아내며 자신을 뿌리까지
주약금에게 밀어넣었다.
주약금은 그 사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막붕비를 할퀴고 깨물어댔다.
그러나, 일단 그 단계를 지나자 광란하듯이 막붕비를 휘감으며
몸부림쳤다.
유령음황의 최음제는 그녀를 완전히 한 마리 굶주린 암컷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와 함께 막붕비는 주약금의 그곳이 수천 마리의 연체동물같이
자신을 휘감고 조여대는 것을 느꼈다.
(대단...... 하군!)
막붕비는 아찔한 긴축감에 신음하며 찬바람을 들이켰다.
주약금은 그가 상대한 어떤 여인보다도 뛰어난 명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결합하는 것만으로도 막붕비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였다.
"공...... 주! 나를 용서하시오!"
막붕비는 참지 못하고 신음을 토했다.
그리고는 광란하듯 주약금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아흑! 아아아......!"
막붕비의 하체가 격렬한 율동을 일으킬 때마다 주약금은 자지러드는
규성을 토하며 몸부림쳤다.
놀랍게도 그녀는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건만 막붕비의 행위에 맞춰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아아흑......!"
"으음......!"
때아닌 열풍이 신성한 승방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승방의 창문 밖,
"......!"
쏟아지는 빗속에 한 명의 여인이 망연히 서서 승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고깔에 도롱이를 쓴 여승......
그녀는 바로 망아사태였다.
빠꼼히 열린 승방의 창문 틈으로 낯뜨거운 장면이 망아사태의 눈에
쏘아 들어왔다.
하얀 개구리같이 납작 깔린 주약금, 그 위에서 휘몰아치듯 하체를
움직이는 막붕비.
망아사태는 슬픈 눈으로 멍하니 그것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비취야...... 너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
망아사태는 문득 고개를 떨구며 탄식했다.
또르르......!
뜨거운 이슬이 그녀의 긴 속눈썹 사이에서 배어나왔다.
슥......!
그녀는 우울히 탄식을 하며 몸을 돌려 죽림 속으로 사라져갔다.
제삼자가 보고 있었던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승방의 열풍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쏴아아......!
복우산을 두드리는 빗줄기는 점점 더 드세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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