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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대 천왕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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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10 회 작성일 24-02-19 23: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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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惡魔의 劍, 吸血魔皇劍

꽈르르---- 릉!
대폭발!
형언불가의 굉음이 지축을 들썩 뒤흔들었다.
아아! 그 가공할 대폭발과 함께 시뻘건 화염과 맹렬한 폭풍이
원형석실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
"크아아......!"
그 가운데서 자면천존의 짐승 같은 울부짖음이 아득하게 들려왔다.
우르릉......!
천번지복의 굉음.
그 한 번의 폭발로 금마궐(禁魔闕) 전체는 한참 동안이나 무너질 듯
뒤흔들렸다.

일 다경 후----

"지독한 폭발이었다! 이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게지?"
문득 폭발의 여파가 가라앉은 장내에서 한 줄기 놀라움이 섞인
음성이 들려왔다.
이어,
우두둑......!
무너진 돌더미를 헤치며 한 명의 청년이 원형석실이 있던 곳으로
다가섰다.
막붕비, 바로 그였다.
"굉장하군!"
막붕비는 이십여 장 넓이의 웅덩이로 변한 석실의 자리에 서며 눈이
휘둥그래졌다.
바로 그때,
"으으......!"
어디선가 끊어질 듯 미약한 신음성이 막붕비의 귓전에 들려왔다.
막붕비는 흠칫했다.
(사람이......!)
다음 순간,
슥!
그는 급히 몸을 날려 신음성이 들린 곳으로 다가갔다.
예의 미약한 신음성은 만 근은 나감직한 하나의 돌더미 밑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화---- 득!
막붕비는 급히 그 석괴를 치웠다.
순간,
(읏!)
너무도 끔찍한 장면에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틀어 막았다.
바위덩이 아래, 하나의 살덩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팔 다리는 물론 하체까지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으스러진
인물...... 아! 그는 바로 도마왕이 아닌가?
자부천존의 자전신강에 사지가 박살난 그는 뒤이어 일어난 폭발에
휘말려 전신이 통째로 으깨진 것이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참상이었다.
하나, 도마왕은 그 상태로도 완전히 죽지 않았다.
그것은 한 가지 지독한 한(恨) 때문이었다.
막붕비는 도마왕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술을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여보시오! 할말이 있소?"
그는 도마왕의 가슴을 눌러 급히 내공을 쏟아 부으며 물었다.
삽시에 그의 손은 시뻘건 피와 살점으로 물들었다.
이때,
"나...... 는 도마왕...... 부탁......!"
도마왕은 사력을 다해 쥐어짜듯 입을 열었다.
그 말에 막붕비는 아연실색했다.
(도마왕! 이 자가 바로 도마왕이란 말인가?)
하나, 그는 경악을 가라앉히고 곧 도마왕의 유언을 듣는데 전신경을
집중했다.
도마왕은 극히 미약한 음성으로 띄엄띄엄 말했다.
"마가(魔家)...... 삼태상(三太上)에게 전해...... 지금의......
가주는 가짜...... 놈은 바로......!"
부르르......!
말을 하던 그의 전신이 갑자기 세찬 경련을 일으켰다.
비로소 무엇인가 깨달은 듯 그의 으스러진 몸에 격렬한 파문이
일었다.
"그...... 래! 그랬었구나...... 마모(魔母)님께서...... 갑자기
자살을 기도...... 하신 것이나...... 혈관음(血觀音)......
소가주께서...... 마가를 탈출하신 것...... 모두...... 놈이 가짜인
것을 아시고......!"
주르르......!
짓뭉개진 도마왕의 눈에서 눈물같이 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불...... 불쌍한...... 소가주님......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목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막붕비는 그의 생명이 다해감을 알고 다급해졌다.
"도마왕! 놈의 정체는 무엇이오? 가짜 패무극의......!"
그는 도마왕의 귀로 보이는 곳에 대고 필사적으로 외쳤다.
도마왕의 고막이 완전히 파열되어 자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함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하나, 그러면서도 막붕비는 간절한 심정으로 외친 것이었다.
무림최대의 비밀을 쥔 도마왕, 그가 막 죽음의 문턱을 넘으려는
순간에 있지 않은가?
그가 죽으면 그 비밀은 영원히 매장될 수도 있었다.
이때, 막붕비의 간절힌 심정을 안 탓일까?
도마왕이 사력을 다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는...... 자...... 면...... 천......!"
툭......!
거기까지 말하던 그는 마침내 머리를 힘없이 옆으로 굴렸다. 절명한
것이었다.
"자...... 면(紫面)......?"
막붕비는 멍한 표정으로 도마왕의 시신을 내려다 보았다.
"자면...... 그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흉수의 얼굴이 자색이란
말인가? 아니면......!"
번쩍!
돌연 그의 두 눈이 기광을 쏟아냈다.
"서...... 설마! 도마왕이 말하려 한 것이 자면천존 단목후라는
이름이란 말인가?"
그는 아연한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중얼거렸다.

-자면천존(紫面天尊) 단목후(丹木吼)!
그 이름은 막붕비도 아는 이름이었다.
바로 음양흡열마갱의 동굴에서 발견한 자부천세경의 맨 끝에
기록되어 있던 이름이 아닌가?
사대천왕 중 자부천존(紫府天尊) 단목고황(丹木孤皇)의 후예이며 현
자부문(紫府門)의 지존.
그 자부천세경은 자면(紫面)의 청수한 중년인의 시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가?
막붕비는 침음하며 검미를 모았다.
(역시...... 음양흡열마갱에 죽어 있던 중년인은 자면천존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는 무거운 신음성을 발하며 문득 고개를 저었다.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내 손으로 확인하기 전에 속단해서는
절대 안된다!)
이윽고, 그는 몸을 일으켰다.
이어 그는 석벽의 한쪽에 도마왕의 시신을 들어 조심스럽게
안치했다.
그리고, 그 주위에 돌을 쌓아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편히 잠드시오! 어쩌면...... 천하무림은 그대의 죽음으로 파멸에서
벗어날지 모르오!"
막붕비는 잠시 침중한 표정으로 묵도했다.
도마왕의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하나, 그의 죽음 만큼은 막붕비를 감동시킬 만한 것이었다.
문득,
툭!
일어나던 막붕비의 발 끝에 무엇인가 걸렸다.
"......!"
그것은 도마왕이 허리에 두르고 있던 허리띠였다.
하나, 그것은 보통 허리띠보다 폭이 넓고 두터웠다.
막붕비는 허리를 굽혀 그것을 집어들었다.
(칼(刀)...... 그렇군! 도마왕의 칼은 면도였군!)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놀랍게도 그 허리띠에는 한 자루 종이같이 얇은 칼이 숨겨져 있었다.
도마왕이 도법을 펼칠 때도 그의 칼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그 칼이
허리띠에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문득,
쩡......!
막붕비는 도마왕의 칼을 빼보았다.
길이는 세 자, 도신이 종이보다 얇고 반투명했다.
그것의 도신(刀身), 깨알 같은 글이 핏빛으로 새겨져 있었다.

<만겁마가 십대호법마병(十大護法魔兵) 서열 팔위
염왕벽섬도(閻王霹閃刀).>

그 아래로 오식(五式)의 쾌도구결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

-뇌전도결(雷電刀訣).
하늘과 땅 사이에 가장 빠른 도법.
마도 묵룡풍에 새겨진 아수도결이 패도적인데 반해 뇌전도결은
쾌(快)를 전문으로 하는 도법이었다.
그 두 가지 도결은 각기 일장 일단이 있어 어느 쪽이 뛰어난지는
언뜻 구분이 되지 않았다.

"훌륭한 도다!"
막붕비는 염왕벽섬도의 도신을 가볍게 퉁겨보았다.
"그대의 복수는...... 그대의 애도(愛刀)로 해드리겠소! 놈이
누구든지......!"
그는 도마왕에게 그렇게 약속했다.
이어, 그는 염왕도를 도갑에 넣고 허리에 둘렀다.
언뜻 보아서는 그것이 칼인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상대는 무기가 없다고 방심하게 되고 그 순간
뇌전도결(雷電刀訣)의 벼락치는 듯한 쾌도에 목이 잘리고 마는
것이었다.
막붕비, 그는 문득 두 눈을 예리하게 번뜩이며 중얼거렸다.
"가짜 패무극이 태양황의 함정에 빠져 낭패한 것이 분명하다. 운이
좋으면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순간,
슥!
그는 총총히 걸음을 옮겨 그곳을 떠났다.
다시 주위는 깊은 밤의 적막 속에 잠겼다.
도마왕의 돌무덤만이 덩그라니 어둠 속에 누워 있을 뿐이었다.

* * *

금마궐의 밀로(密路)----
"......!"
막붕비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시체, 그의 앞 밀로에 수십 구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젊은 남녀의 시체로 하나같이 태양의 문양이 수놓인 장포를
걸치고 있었다.
그 태양의 문양은 바로 태양도(太陽島)의 표기였다.
막붕비는 의아한 표정으로 시체를 살펴보았다.
"태양황이 이끌고 온 태양도의 정예들 같은데...... 누가 이들을
죽였을까?"
그들은 대부분 재기발랄한 청년들이었다.
한데, 그들 모두 공포의 표정을 지으며 죽어 있었다.
기이한 것은 그들의 전신에 상처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체는 마치 마짝 마른 나무같이 변해 있지 않은가?
"피와...... 뇌수가 고갈되어 죽었다!"
막붕비의 안색이 순간 홱 변했다. 한 가지 무서운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설...... 마! 진짜 흡혈마황검이 나타났단 말인가?"
그는 무거운 신음성을 발하며 일어섰다.
"태양성황이...... 가져갔다는 흡혈마황검이 태양도의 제자들을
죽이다니......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막붕비는 침중한 안색으로 중얼거렸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흡혈마황검을 사용한 자가 이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순간,
슥!
그는 급히 시체가 널린 밀로의 안쪽으로 날아갔다.
시체는 갈수록 많아졌다.
그것은 밀로 안쪽에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태양도의 정예들은 그 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지키려다 흡혈마황검에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하나 지금, 금마궐의 어디에도 사람의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금마궐 자체가 거대한 묘지 속인 듯한 기분 나쁜 적막이 사위를
짓누르고 있었다.
휘---- 익!
막붕비는 그 숨막히는 적막을 가르며 질주했다.
한데, 그때였다.
"아---- 악!"
돌연 어둠 저편에서 날카로운 여인의 비명이 들려왔다.
막붕비는 흠칫했다.
(급하다!)
피---- 잉!
그는 전력을 다해 비명이 들린 곳으로 날아갔다.

한 칸의 밀실----
열 겹의 기관장치로 방호된 사방이 밀폐된 석실이었다.
그곳은 아마 금마궐의 기관중추인 듯했다.
수많은 쇠사슬과 쇠막대기들이 사면의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한데, 석실의 바닥, 십여 명의 소녀들이 쓰러져 있었다.
붉은 경장차림에 손에 단검을 쥔 소녀들, 그녀들 역시 극한 공포의
표정으로 죽어 있었다.
소녀들의 시체 가운데,
"......!"
한 명의 여인이 창백한 안색으로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나이는 삼십 전후, 온화하고 기품있는 미인이었다.
그녀는 몸에 유생복을 걸쳤으며 머리에는 문사건을 두르고 있었다.
하나, 지금 그 문사건이 뜯겨나가 탐스러운 머릿결이 폭포수같이
어깨 위로 흘러내려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
바로 자칭 태양황이라고 하던 태양도의 신임도주가 아닌가?
이때,
"열...... 화태세(熱火太世)! 당...... 당신이 이럴 수가......!"
유생복의 여인은 분노와 공포로 뒤범벅된 표정으로 전면을 주시했다.
"크크크......! 여황! 이런 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겠지?"
여황이라면......
그렇다.
유생복의 여인, 그녀는 바로 태양여황 하란이었다.
그녀의 앞, 한 명의 괴인이 우뚝 서 있었다.
팔 척 장신의 청년, 그는 매우 준수한 용모였다.
하나,
츠으......
그 자의 전신은 섬뜩한 핏빛 광기로 물들어 있었다.
입가로 한 줄기 침을 흘리고 서 있는 자, 그 자의 오른손에는 한
자루 괴검(怪劍)이 들려 있었다.
손잡이에서 검끝까지 피칠을 한 듯 시뻘건 고검(古劍).
아! 그것은 도마왕이 본 가짜 흡혈마황검과 똑같은 모습이 아닌가?

-흡혈마황검(吸血魔皇劍)!
그렇다. 그것은 바로 악마삼보 중 흡혈마황검이었다.

웅웅......!
흡혈마황검에서는 야수가 울부짖는 듯한 섬뜩한 진동음이
울려나왔다.
그와 함께, 검신에서는 핏빛 광채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면서
섬뜩한 전율의 빛을 뿌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흡사 살아있는 물체와 같았다.
이때,
"흐흐...... 내 눈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하란?"
괴인 열화태세는 음침하게 웃으며 태양여황에게로 다가섰다.
한데, 그의 오른쪽 눈, 그것은 눈동자가 없이 휑한 구멍만 뚫려 있지
않은가?
무엇인가 날카로운 것에 찔려 실명한 듯했다.
츠으......
그의 남은 한쪽 눈에서는 시뻘건 마광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또한, 그 독목은 술에 취한 듯 초점이 없어 보였다.
태양여황 화란, 그녀는 열화태세의 독목을 바라보며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아아! 그는 이미 흡혈마황검의 마성에 물들어 광인(狂人)이
되었다!)
그녀는 가짜 만겁마종과 몇 차례 충돌하여 심각한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래서 운공요상 중이었는데 열화태세의 습격을 받은 것이었다.
실상, 그녀가 은황장의 지하에 금마궐을 지은 이유는 바로
열화태세의 흡혈마황검을 노린 것이었다.
한데, 금마궐의 기관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열화태세가 습격해 온
것이었다.
열화태세는 마광이 흐르는 독목으로 무섭게 태양여황을 노려보았다.
"켈켈...... 내 눈을 빼앗은 대가로 네 두 눈을 후벼주겠다!
크크...... 그리고 나서 흡혈마황검에게 고고한 네 년의 심장의 피를
맛보게 해 주겠다!"
이어, 그는 성큼 태양여황의 앞으로 다가섰다.
순간,
"이익! 태양열화참(太陽熱火斬)!"
태양여황은 사력을 다해 섬섬옥수를 쪼개냈다.
꽈릉......!
가공할 굉음, 그와 함께 일 장 두께의 철벽이라도 박살낼 양강의
강기가 그녀의 손끝에서 일어 열화태세의 가슴으로 날아들었다.
꾸---- 꿍!
흡혈마황검의 마성에 대뇌가 잠식당한 열화태세는 반응이 빠르지
못했다.
그는 그대로 태양여황의 일격에 격중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쿵......!
그는 단지 한 걸음 휘청했을 뿐 별로 충격을 받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 모습에 태양여황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이...... 이미 악마지체가 되...... 었구나!"
그녀는 쥐어짜듯 신음성을 발했다.
내상이 심한 상태에서 모든 내공을 쥐어짜 내친 그녀의 옥용은
백지장같이 하얗게 변했다.
마침내,
"아버님...... 소녀 더 이상......!"
쿠---- 웅!
겨우 중얼거리던 그녀는 그대로 뒤로 벌렁 나뒹굴며 혼절하고
말았다.
"크크......!"
열화태세는 괴소를 흘리며 혼절한 태양여황의 젖가슴 사이에
흡혈마황검을 겨누었다.
이어, 그는 서서히 흡혈마황검을 내리 찍어갔다.
절대절명의 위기!
위기의 순간이었다.

* * *

웅웅----!
태양여황의 심장이 가까와지자 흡혈마황검의 섬뜩한 울림은 더욱
커졌다.
피냄새를 맡았기 때문일까?
흡혈마황검의 검신에 번쩍이던 시뻘건 광채가 더욱 짙어졌다.
위기일발!
바로 그때였다.
"놈, 멈춰랏!"
한 소리 찌렁한 폭갈이 사위를 뒤흔들었다.
동시에,
쩌러렁----!
하나의 그림자가 벼락치듯 날아들며 열화태세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무쇠소리가 울리는 일격, 그것은 바로 비파일맥의 비파철혈참이었다.
스치기만 해도 무쇠의 벽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순간,
"커---- 억!"
쿵쿵......!
열화태세는 등이 쩍 갈라지며 옆으로 나뒹굴었다.
"잔인무도한 놈! 용서치 않겠다!"
꽈---- 릉!
날아든 인물은 노갈을 터뜨리며 재차 쓰러진 열화태세를 향해
풍뢰신권(風雷神拳)의 일격을 후려쳤다.
물론 그는 막붕비였다.
그의 손 끝에서 일순 우뢰성이 일며 강맹한 권풍이 열화태세의
얼굴에 작렬했다.
우---- 르릉!
그 순간,
"죽...... 인다!"
열화태세는 짐승같이 울부짖으며 넘어진 자세 그대로 막붕비를 향해
일장을 후려쳤다.
쾅----!
핏빛의 시뻘건 강기가 그의 장심에서 폭발하듯 일어나 막붕비의
풍뢰신권과 충돌했다.
콰드---- 득!
가공할 굉음이 들썩 지축을 뒤흔들었다.
그와 함께, 두 가닥의 장력이 충돌하며 석실을 맹렬한 회오리
바람으로 휘말아 넣었다.
순간,
"크윽......!"
화드득!
막붕비는 그 와중에 괴로운 신음성을 발하며 석실 밖으로 가랑잎같이
날려나갔다.
열화태세---- 그 자는 이미 흡혈마황검으로 수많은 무림인들의
내공과 장력을 흡수하여 십 갑자에 이르는 내공을 몸 안에 쌓은
상태였다.
아무리 막붕비의 내공이 증진되었다고 하나 그 자의 막강한 내공에는
견딜 수 없었다.
"괴...... 괴물이군!"
막붕비는 고통스런 신음과 함께 간신히 바닥에 내려섰다.
풍뢰신권을 펼친 그의 오른 주먹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한데, 막붕비가 휘청거리는 몸을 채 세우기도 전에,
"캇캇...... 네놈도 흡혈마황검의 제물로 만들어 주겠다!"
열화태세는 미친 듯 광소를 터뜨리며 석실 밖으로 날아나왔다.
동시에,
위---- 이잉!
그는 맹렬하게 흡혈마황검을 휘둘러 막붕비의 정수리를 쪼개왔다.
"읏!"
따---- 당!
막붕비는 황급히 왼팔에 찬 방패 수정천둔을 들어 흡혈마황검을
막았다.
하나,
우둑......!
겨우 막기는 했으나 무서운 열화태세의 내공에 눌려 막붕비의 두
다리는 허벅지까지 돌바닥에 박혀들어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웅---- 웅!
수정천둔을 짓누르는 흡혈마황검에서 섬뜩한 울림이 일며 핏빛
광채가 번쩍였다.
그 순간, 막붕비는 자신의 내공이 썰물같이 흡혈마황검으로
빨려나감을 느꼈다.
"크---- 으!"
그는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며 상체를 휘청했다.
그 상태라면 막붕비는 일 다경도 안되어 전신내공과 정혈을
흡혈마황검에 빨리고 말 것이다.
순간,
"아...... 안돼!"
막붕비는 악을 쓰며 필사의 힘으로 흡혈마황검을 밀어올렸다.
이때,
"캇캇...... 네놈은 그래도 힘꽤나 쓰는구나!"
흡혈마황검을 통해 자신의 몸 안으로 밀려드는 막붕비의 내공을
받아들이며 열화태세는 독목을 광기로 번뜩였다.
한데, 그때였다.
따---- 당!
문득 한 소리 요란한 쇳소리가 주위를 울렸다.
막붕비의 몸이 격렬하게 떨리는 바람에 그의 품 속에 들어 있던
악마혈종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진 것이었다.
순간 전혀 상상도 못한 기변이 일어났다.
"으아악----!"
악마혈종의 울림을 듣는 순간 열화태세는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귀를
막으며 뒤로 퉁겨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
그 예기치 못한 사태에 막붕비는 일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나, 그는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어 바닥의 악마혈종을 재차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순간,
데---- 에---- 엥!
악마혈종에서 굉량한 종음이 일어 금마궐을 온통 뒤흔들었다.
"크아아......!"
그 소리를 들은 열화태세는 미친 듯 비명을 토하며 밀로 저편으로
몸을 날려 달아났다.
"으음...... 악마혈종이 흡혈마황검의 극성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군!"
비로소 막붕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이어,
콰득!
그는 바닥에서 빠져나왔다. 실로 예기치 않게 악마혈종이 그를 구한
것이었다.
문득,
"음......!"
막붕비는 지면에서 빠져나오며 신형을 휘청했다.
비록 잠깐이었으나 흡혈마황검에 삼할 정도의 내공을 빼앗겨 아찔한
현기증이 난 것이었다.
그는 고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 무섭다. 자칫했으면 태양도 제자들의 꼴이 될 뻔했다!"
이어 그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악마혈종을 집어들었다.
"한데...... 그 괴물은 누군데 흡혈마황검을 갖고 있는 것일까?"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석실 안으로 들어섰다.
석실의 한쪽, 태양여황이 죽은 듯 누워 있었다.
막붕비는 그녀를 바라보며 문득 고소를 지었다.
"깜작 속았군! 이 여인이 바로 태양도의 신성(新星)
태양여황(太陽女皇)이었군!"
이어, 그는 태양여황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상세를 살펴보았다.
(안 좋은데......!)
문득 막붕비의 안색이 침중하게 변했다.
태양여황 하란----
그녀는 자면인과 충돌하여 심각한 내상을 입은 데다가 열화태세를
공격하느라 무리한 내공을 사용하여 기식이 엄엄한 상태였다.
막붕비는 침중하게 검미를 모았다.
"무엇인가 강력한 영약이 없으면 이 여인을 살린다 해도 무공을 모두
상실하게 된다!"
그는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문득,
"......!"
그의 눈에 하나의 옥병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 태양여황이 열화태세를 공격한 후 쓰러질 때 그녀의 품 속에서
굴러나온 듯했다.

<뇌정신화액(雷霆神火液).>

옥병의 표면에는 그와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옥병 안에는 검붉은 액체가 반쯤 들어 있었다.
막붕비는 옥병을 집어들어 살펴보았다.
"뇌정신화액? 독은 아닌 것 같군."
그는 옥병 속의 액체가 강력한 양강지기를 지닌 영약임을
알아보았다.
이윽고, 그는 죽은 듯 혼절해 있는 태양여황의 입을 벌리고
뇌정신화액을 한꺼번에 그녀의 입에 부어넣어 주었다.
이어 그는 태양여황의 저고리 고름을 풀어 상의를 젖혔다.
순간, 백설같이 흰 피부에 풍만한 한쌍의 육봉이 불쑥 튀어나왔다.
(젖꼭지가...... 내가 본 여인들 중에서 가장 크군!)
막붕비는 문득 고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태양여황의 유방을 움켜쥐어 그녀의 유근혈에 자신의
내공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풍만한 태양여황의 젖무덤이 막붕비의 손길에 이지러들었다.
동시에, 막붕비의 강력한 양극천강이 태양여황의 몸 속으로
흘러들어가 뇌정신화액의 약력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순간,
우르릉......!
뇌정신화액의 약력은 갑자기 활화산 터지듯 일어나 태양여황의
전신으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읏!)
막붕비는 아연실색했다.
뇌정신화액의 약력이 그 정도로 엄청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태양여황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양강지기의 폭류는 이화룡내단을
복용한 막붕비의 그것보다 세 배는 강했다.
(도...... 도대체 뇌정신화액이라는 것은 무엇이기에 이렇게 약력이
강하지?)
막붕비는 땀을 뻘뻘 흘리며 양극천강으로 뇌정신화액의 극양지력을
제어하는 데 온 정신을 쏟았다.

뇌정신화액(雷霆神火液)----
그것은 천여 년 전 태양성황이 오패천 중 열화천마(熱火天魔)를
패배시키고 빼앗은 영약이었다.
열화천마는 극양기공의 고금제일강자였다.
하나, 그는 너무 강하기만 해서 만 가지 무공을 지닌 태양성황의
술수에 넘어가 패배하고 말았다.
실상 무공의 극강함만으로 따지자면 열화천마를 능가할 자는
전무했다.
하나, 그는 지나치게 급한 성격과 극강 일변도의 무공 때문에
태양성황에게 패배해 그 서열이 사대천왕의 다음으로 떨어진
인물이었다.
뇌정신화액은 바로 열화천마의 비전지보였다.
그것은 한 방울만 마셔도 백년수련을 얻을 수 있는
열화지력(熱火之力)을 얻을 수 있었다.
하나, 그것을 알 까닭이 없는 막붕비, 그는 뇌정신화액을 한꺼번에
반병을 복용시킨 것이었다.
그 때문에 태양여황의 몸에는 전혀 상상도 못할 급변이 일어났다.
그녀의 전신피부는 급격히 구워진 가재의 등같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뿐 아니라 그녀의 전신 체모도 타는 듯 붉게 변하는 것이 아닌가?
탐스럽던 그녀의 모발도 이글거리는 태양의 그것같이 붉게 변해갔다.
하나, 막붕비, 그는 태양여황의 내부에서 들끓는 뇌정신화액의
약력을 제압하는 데 정신이 팔려 그런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문득 태양여황은 정신을 차렸다.
그 순간 그녀는 누군가 자신의 유방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것을
느꼈다.
태양여황은 아연하여 번쩍 눈을 떴다.
그러자 웬 멍청하게 생긴 작자가 무아경에 빠진 표정으로 자신을
올라타고 유방을 주무르고 있지 않은가?
순간,
"이익!"
철썩----!
수치와 분노를 참지 못한 태양여황은 섬섬옥수로 벼락같이 치한의
뺨을 후려쳤다.
"어이쿠!"
쿵!
졸지에 빰을 얻어맞은 막붕비, 그는 비명을 내지르며 벌렁 뒤로
나뒹굴었다.
"네...... 네가 감히 본녀를......!"
대노하여 벌떡 일어서던 태양여황, 그녀는 흠칫했다.
분명 심각한 내상을 입었던 자신이건만 전혀 다친 기색이 없지
않은가!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 속에는 형언불가의 강대한 열화지력이 폭발하듯 느껴졌다.

문득 고개를 돌리던 태양여황은 바닥에 나뒹구는 빈 옥병을
발견했다.
그리고 구운 가재같이 빨개진 자신의 피부를 보고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이...... 이럴 수가......! 뇌정신화액을 병째 내게
먹이다니......!"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깨닫고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입을 딱 벌렸다.
그녀는 백 명의 일류고수를 키울 수 있는 뇌정신화액을 혼자 마셔
버린 것이었다.
그때,
"아이구...... 아파라!"
막붕비가 퉁퉁 부은 뺨을 감싸쥐며 비칠 몸을 일으켰다.
"......!"
그 모습을 바라보던 태양여황의 안색이 짧은 순간 여러번 바뀌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타는 듯 붉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거늘...... 어쩌랴?)
이어, 그녀는 씁쓸하게 중얼거리며 가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막붕비에게로 다가갔다.
"미안해요. 아프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한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한 손으로는
막붕비의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고마와요. 소협이 제때 도와 주지 않았으면 큰일......"
말을 하던 태양여황, 그녀는 문득 두 볼이 새빨개지며 얼른 두
손으로 가슴을 감쌌다.
막붕비, 그가 취한 듯한 표정으로 눈 앞에 출렁이는 젖무덤을
쳐다보며 넋나간 듯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타는 듯 붉은 피부의 태양여황, 그녀의 몸은 야릇한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이 있었다.
문득,
"공자의...... 고명은 어찌 되시지요? 저는......!"
태양여황은 당황을 감추기 위해 얼른 말을 꺼냈다.
그제서야 막붕비도 급히 시선을 들며 멋적게 웃었다.
"알고 있습니다! 위대한 태양성황의 후예이신 태양여황 하란소저
아니십니까?"
그 말에 태양여황은 살짝 아미를 찌푸렸다.
(요 당돌한 꼬마녀석! 내가 만겁마종과 싸울 때부터 듣고 있었구나.
도대체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자식은 어느 문파의 제자지?)
그러다 문득, 그녀의 시선이 막붕비의 등 뒤로 삐죽 나와 있는 마도
묵룡풍에 닿았다.
그녀의 옥용에 놀라움의 빛이 떠올랐다.
"공자는 혹시 지옥...... 혈황이라 불리시는 분이 아니신가요?"
막붕비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막붕비라고 합니다!"
"......!"
태양여황의 눈빛이 은은한 경악으로 흔들렸다.
(이 사람이었군! 혜성같이 나타났다는 중원제일의
후기지수가......!)
그녀는 막붕비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보면 볼수록 그녀는 막붕비에게 어림잡을 수 없는 막강한 잠력이
깃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다.
(대단한 골격이다. 우리 태양도에 이런 인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그녀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전 태양도주 천일제왕 하륜----
그에게는 딸만 셋이 있었다.
그녀들 모두 뛰어난 자질을 지닌 여걸들이었다.
하나, 그녀들은 여인이기에 무공성취에 한계가 있었다.
하란(河蘭)은 그 중 첫째로 사정에 의해 태양도의 도주직을 맡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나이 삼십이 되도록 출가를 못한 상태였다.

문득,
"한데...... 어찌된 일입니까? 아까 흡혈마황검을 쓰던
괴물은......?"
막붕비가 생각에 잠긴 태양여황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그제서야 태양여황은 퍼뜩 사념에서 깨어나며 우울하게 탄식했다.
"그는 패도의 촉망받던 제자의 한 사람으로 열화태세
독고횡(獨孤橫)이라는 자예요!"
"열화태세 독고횡......!"
태양여황은 슬픈 눈으로 석실 주위에 쓰러져 있는 문하제자들의
시체를 돌아보았다.
그녀들은 운공요상 중인 태양여황을 지키려다 열화태세의
흡혈마황검에 죽음을 당한 것이었다.
태양여황은 우울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열화태세는 악인이 아니었는데 우연히 저희 태양도의 화산 속에
감추어진 흡혈마황검을 발견한 뒤 그것의 마기에 잠식당해
마인(魔人)이 되고 말았어요!"
"......!"

천 년 전----
사대천왕은 연수합격으로 신강지옥성을 급습하여 악마삼보를
탈취했다.
악마삼보를 손에 넣는 순간, 그들은 악마삼보의 무서운 마성(魔性)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악마삼보의 하나하나마다 세상을 파멸시킬만한 가공할 광기(狂氣)와
저주가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대천왕은 악마삼보를 각기 한 가지씩 맡아 그것이 세상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로 했다.
악마혈종은 만겁마종이, 천년마녀는 자부천존이, 그리고 가장 마성이
강한 흡혈마황검은 철사대제와 태양성황이 함께 관리하기로 했다.
그 후, 사대천왕 사이에 내분이 일고 그 과정에서 자부천존에게
좌절당한 태양성황은 분을 삼키며 동해의 태양도로 물러났다.
태양도는 활화산이었다.
태양성황---- 그는 흡혈마황검이 세상에 나갈 것을 저어하여
철사대제와 함께 태양도의 활화산 속에 만년한옥(萬年寒玉)으로 한
칸의 석실을 만들고 그곳에 흡혈마황검을 넣어 밀봉해 버렸다.
한데, 삼 년 전, 태양도의 한 제자가 우연히 그 만년한옥의 석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바로 열화태세 독고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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