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臥龍岡 中國正統 武俠小說 雷王大戰 第一卷 第 二 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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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29 회 작성일 24-02-19 21: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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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 章

龍을 잡아먹는 鳳

북경(北京)-----

대명제국(大明帝國)의 황도(皇都),
명실공히 대륙문화(大陸文化)의 구심점으로서 풍요 속에 번영을 누리고 있는 천하제일도가 바로 이곳이었다.
때는 영락십년(永樂十年),
북경은 원단을 맞이하여 경축의 분위기가 물씬 타오르고 있었다.

동화대로(東華大路),
대명을 이끌어 나가는 왕족(王族)과 왕후장상(王侯將相)들의 사저만이 있는 북경 내의 작은 북경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집들이요,
눈에 보이는 것들 모두가 화려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친왕부(親王府).

영락제(永樂帝)의 제이자(第二子)이며, 대명의 병권(兵權)을 한 손에 쥐고 있는 적룡친왕(赤龍親王) 주운천(朱雲天)의 사저였다.
자금성(紫禁城)의 통화문(통화문)을 방불케 하는 십 장 높이의 전문,
전문 좌우로는 당장이라도 웅비(雄飛)할 듯한 두 마리 적룡(赤龍)의 상(像)이 조각되어 있으며,
그 좌우로 십여 명의 호군(護軍)들이 형형한 안광을 뿌리며 서 있었다.
한데,
쥐새끼 한 마리조차 얼씬거리지 않는 친왕부를 향해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는 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를 발견한 십여 명의 호군들의 눈이 곤혹스러움으로 가득했다.

[북경의 명물이 오늘도 어김없이 행차하시는군.]

[아무튼 천하에 저런 괴물도 없을 거야.]

호군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하였다.
그때,
친왕부 앞에 이른 한 사내,
아니 정확히 말해 사내라는 말을 쓰기에는 아직 어린 소년이었다.
소년, 이제 십 오륙 세나 되었을까?
일신에 평범한 마의를 걸치고 있었으나 그는 왠지 모르게 특이했다.
긴 장발을 허리께 까지 치렁이고 유난히 흰 피부는 은백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의식적이랄까?
소년은 전신의 살을 최대한 가리고 있었다.
손등까지 흘러내리는 소맷자락과 목까지 휘감고 있는 높은 옷깃,
그리고, 눈(眼)!
오오....현허스럽기조차 한 신비안은 기묘한 마력을 분출시키고 있었다.
사이하다고나 할까?
그도 아니면 한 줄기 빛이라고나 해야 할까?
그의 모습은 어쩌면 관음과도 흡사한 것이었다.
기존의 것을 파괴하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소년,
하나,
그 모든 것이 그의 잠력으로 내재되어 있을 뿐 타인으로선 느낄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모든 것을 초월해 원색적이기조차 한 그의 모습이었다.

[....]

소년은 자신을 향해 곤혹한 모습을 하고 있는 호군들을 바라보며 입가에 기이한 미소를 떠올렸다.

(후훗! 마치 혼이 빠진 듯하군!)

소년은 호군들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가 무슨 말인가를 하려는 순간,
호군들은 그의 곁에서 비켜서며 급히 문을 여는 것이 아닌가?

[자, 어서 들어가게.]

호군 중 한 명이 곤혹한 표정으로 말했다.

[후훗! 고맙소.]

소년은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안으로 들어서자 그때서야 호군들은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오늘은 무사히 하루를 넘기겠군.]

그러자, 한 명의 호군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예의 호군에게 말했다.

[대체 저 소년이 누군데 문을 열어 주고 마치 짐승 보듯 피하시는 것입니까?]

그 물음에 예의 호군은 그를 바라보았다.

[자네는 신참이니 저 소년을 모르겠군. 아무튼 앞으로 저 소년을 만나거든 피하게. 그게 자네의 신상에 이로울 테니....]

[아니 대체 누구기에....?]

신참은 눈에 호기심 어린 빛을 담으며 물었다.

[자네, 혹 십절소야(十絶少爺)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십절....소야요?]

일순 신참호군의 얼굴이 경악의 빛을 떠올리며 저 멀리 걸어가는 소년의 뒷모습을 직시하였다.

[그....그럼....저 소년이....?]

[그렇다네. 바로 십절소야라네.]

말하는 예의 호군,
그의 얼굴에는 십절소야라 알고 있는 것이 큰 자랑이라도 되는 듯 기쁜 표정이 아닌가?

십절소야(十絶少爺)!

대체 이 소년이 누구이기에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대명제국의 호군들의 입에서 흘러나온단 말인가?

십절소야!

이 이름이 알려진 것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홀홀 단신으로 북경에 나타났으며,
불과 일 년만에 북경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알아주는 인물이 되었다.
누군가 말했다.

<황제의 이름은 몰라도 십절소야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자 도둑놈이라고....>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그는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천문대선생(天文大先生) 왕문양(王文陽),
천하가 알아주는 대석학(大碩學)이었다.
영락제가 수십 번을 청해도 벼슬을 하지 않았으며,
대신 조정의 중신(重臣)들 중 십중팔구(十中八九)는 그에게 학문을 닦은 제자들이었다.
그만큼 학문에 관한 한 제일인자라 불리운 천문대선생 왕문양.

하나,
그 이름도 한 인물 앞에서는 무용지물(無用之物)에 불과했으니....
그 인물이 바로 십절소야라 불리는 소년이었다.
논담(論談),
천하의 학문을 놓고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나,
천문대선생 왕문양이 알고 있는 학문은 십절소야라는 소년이 알고 있는 학문에 비한다면 새 발의 피였다.
그리고,
천문대선생 왕문양은 자신에게 손자뻘 밖에 안 되는 그에게 머리를 숙였으니....

-----그대의 학문....실로 엄청나오. 그대를 대하니.... 지금껏 대석학이라 불리웠던 나 자신이 부끄러울 지경이오.

그 말은 천하의 모든 이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전해졌다.

돈전수노(豚錢守奴)
천하가 알아주는 수전노였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그가 지금껏 쓴 돈은 불과 백 냥 안팎이라 할 정도로 돈밖에 모르는 수전충이었다.
하나,
그 역시 한 소년에 의해 지금껏 모아 놓았던 돈을 날리고 말았으니....

-----십절소야!

바로.....그에게.....

십절소야는 돈전수노에게 하나의 제안을 하였다.
자신이 돈전수노에게 십 일 안에 돈 오십만 냥을 쓰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십절소야는 그 내기에 천 냥을 걸었으니....
돈전수노,
그는 자신이 있었다.
자신의 능력이라면 십 일 안에 돈 오십만 냥은커녕 다섯 냥도 쓰지 않을 자신이....그래서 내기를 승낙했다.
하나,
십 일이 지난 후,
돈전수노는 오십만 냥은커녕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날리고 말았으니....
그것은 간단했다.
돈전수노에게 공급되는 모든 물품들을 십절소야가 중간에서 가로막았던 것이다.
인간,
인간이라면 아무리 먹지를 못해도 삼 일 안에는 뭐든지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죽기가 십상이다.
하나.
인간이 십 일 간을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면....
상상을 해봐라.
돈전수노도 예외는 아니었다.
칠 일,
그는 칠 일동안 물 한 모금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
그는 죽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다시 하루가 지났을 때는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다.
다시 삼일이 지났을 때 그는 십절소야에게 머리를 숙였다.

이 일련의 괴상망측한 사건들은 십절소야라는 이름을 만들어냈으며,
그는 삽시에 영락제 위에 군림하는 인간이 되고 말았으니....

X X X

후원,
아름다웠다.
봄의 향기에 취하듯 후원의 곳곳에는 아름다운 기화이초들이 만발했으며,
저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천하에 알리려는 듯 만개해 있었으니....
십절소야,
그는 화원과 그림같이 자리하고 있는 하나의 전각을 연결해 주는 운교(雲橋) 앞에 이르러 있었다.

전각,
한 명의 여인이 서 있었다.
앞모습이 어떤지는 몰랐으나 가는 허리와 전신에서 풍기는 고귀한 기품으로 보아 보통여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

십절소야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후훗! 화났겠군. 아제 온다고 하고서 지금 나타났으니....)

십절소야는 그 다음에 있을 일을 상상이라도 하는 듯 입가에 실소를 머금었다.
이어,
그는 운교를 걸어 전각 앞에 이르렀다.
그러자,
휙!
마치 찬바람이 불 듯 몸을 돌리는 여인,
아아....그녀는 여인이 아닌 소녀였다.
나이는 십절소야와 비슷했으며,
백설같이 흰 피부에 섬세하고 또렷한 윤곽을 지닌 얼굴이 마치 인형같이 귀엽고 깜찍한 소녀였다.
한데,
지금 그 얼굴이 잔뜩 찡그러져 있었으니....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그런 얼굴이었다.

[....]

그런 소녀의 얼굴에 십절소야는 겁이 난 듯 잔뜩 목을 움츠렸다.

[벽하(碧霞)....어제 오려고 했는데....]

그의 변명이 채 시작되기도 전,

[닥쳐요!]

소녀의 입에서 터져나온 일갈성,
이어,
소녀는 두 손을 가는 허리춤에 얹으며 십절소야 곁으로 바싹 다가왔다.

[말해요. 어제는 왜 못 왔는지....]

[글쎄....그게....]

[내가 대신 말해볼까요?]

[뭘....]

십절소야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주시했다.

[어제 예월(藝月) 언니하고 같이 있었지요?]

[....]

십절소야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귀신이 다 됐군. 어떻게 알아냈지? 그러나 저러나 내가 그렇다고 말한다면 ....내 얼굴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이 얼굴 위로 올라갔다.
그 광경에 소녀의 얼굴이 더더욱 찡그러졌으니....

(사실이었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겁을 먹을 이유가 없잖아.)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눈앞의 십절소야를 요절내고 싶었다.
하나 그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꾹 눌러 참으며 찡그렸던 얼굴을 활짝 피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 소녀의 모습을 보고 십절소야는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아니 갑자기 왜 이렇게 변했지?)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오늘은 예전보다 더 지독하게 당할 것만 같은 생각이 문득 그의 전신을 엄습한 것이었다.

[린(麟), 하나만 묻겠어요?]

[....]

[린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자는 누구지요? 린의 솔직한 말을 듣고 싶어요.]

마치 연인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그런 소녀의 모습에 십절소야는 자신도 모르게 엉뚱한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으니....

[그야말로 예월누님....]

그는 말을 끊었다.
하나, 한 번 내뱉어진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법,

(시....실수다. 지상 최대의 실수....)

그는 소녀를 주시했다.
아니나 다를까?
좀전까지 환했던 소녀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죽....었다.)

십절소야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순간,
홱!
얼굴 전체로 느껴지는 고통,
십절소야는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고 말았다.

[예월 누님이라고.... 흥! 그럼 나는 예월 누님보다 못하다 이거지. 좋아, 오늘 아주 요절을 내고야 말겠어. 따라와요!]

소녀는 휑하니 전각을 나섰다.
그때,
십절소야는 얼굴에서 손을 떼 내었다.
아아....보라!
그의 얼굴 좌우로 길게 나 있는 열 개의 상처를....
소녀의 손이 그의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 것이었다.

(아이고.... 이게 무슨 꼴이람. 천하의 십절소야가.... 벽하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생쥐 꼴이 되니....)

그는 묵묵히 앞서 걸어가는 소녀의 뒤를 따랐다.
따르지 않는다면 그 어떤 고통을 당할지 몰랐기에....

(천하가 이 사실을 알면.... 배꼽이 빠져라 웃겠지.)

이 일련의 상황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주시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화려한 금의에,
금의 한 가운데에는 웅비할 듯한 적룡 한 마리가 수놓아져 있었다.
나이는 이십 칠팔 세 가량 되었을까?
준수했다.
어디 한 군데 흠잡을 것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용모에 전신으로는 제왕만이 지닐 수 있는 기도마저 물씬 뿜어내고 있었다.
이 인물,
누구인가?

적룡친왕(赤龍親王) 주운천(朱雲千)!

바로.... 그였다.
영락제의 제 이자로 대명의 병권을 한 손에 장악하고 있는 인물,
그리고,
천화공주(天花公主) 주벽하(朱碧霞)의 오라버니이기도 했다.

[후훗!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는 린이 언제나 벽하에게만은 당하고 마니.... 그래서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천적(天敵)이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군.]

저 멀리 사라지는 두 남녀를 바라보며 주운천은 나직이 중얼거렸다.

[내가 린아를 만난 것이 일 년 전이었다. 그때 린아는 십절소야라는 이름을 얻었고, 그 이름 때문에 나는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신과 십절소야가 만났던 일을 상기하였다.

일 년 전,
적룡친왕 주운천은 동생인 주벽하와 몇몇의 호군만을 대동한 채 사냥을 나섰다.
사냥에 열이 오를 때,
주운천은 몇 명의 호군만을 데리고 사냥에 열을 올렸다.

홀로 남은 주벽하,
그녀는 혼자 말을 몰아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다.
그러다,
그녀는 산중지왕(山中之王) 대호(大虎)를 만나고 말았다.
당장이라도 잡아먹힐 지경이었다.

그때,
위기에 처한 주벽하의 앞으로 한 소년이 나타났으니....
그는 기묘한 자세로 대호를 물리쳤다.
하나, 그 지경에서 소년은 적지 않은 부상을 당했으니....

적룡친왕 주운천,
그는 단숨에 소년이 범상한 인물이 아님을 느꼈다.
마치 자신이나 주벽하에게 어떤 운명의 끈을 연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운명,
그리고, 그는 소년의 정체를 알았을 때 더더욱 그런 느낌을 확신으로 여겼다.

---- 내 이름은 린(麟)! 이곳 사람들은 나를 십절소야라 부르고 있소이다!

X X X


[그러한 생각이 일 년이 지난 지금껏 변함이 없다.]

적룡친왕 주운천은 감았던 눈을 뜨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어쩌면.... 린아로 인해.... 황실을 감싸고 있는 먹구름이 걷힐지도 모른다. 그것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일순,

번----쩍!

잔잔했던 주운천의 두 눈이 무섭게 타올랐다.

(황실을 휘감고 있는 암운(暗雲).... 그것은 여지껏 일어났던 무수한 암운과는 다르다. 그것은 제국의 운명까지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그러한 것임을 알고 있다. 하나....)

불끈, 주운천의 두 주먹이 움켜쥐어졌다.

(그 발원지는 아직껏 밝혀 내지를 못했으니.... 하나 나는 알고 있다. 암운.... 머지 않아 그 신비가 벗겨지리라는 것을.... 그리고 그 암운의 신비를 막을 수 잇는 사람은 오직 하나.... 린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화급한 신색을 하고 주운천에게 다가온 인물이 있는 것은....

[전하, 황궁에서 급한 전갈이 왔습니다.]

[....]

[황제폐하께서 갑자기 쓰러지셨다 하옵니다.]

그 말을 듣던 주운천은 일순 흠칫했으나 이내 본래의 표정으로 되돌아 왔다.

(벌써 일곱 번째다. 그토록 건강하셨던 분이 어느 날 아침부터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 과연 이것을 우연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누군가가 꾸민....)

적룡천왕 주운천,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밝혀지리라!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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